소설리스트

해골제작자-45화 (45/80)

제5장. 장수들

범려가 아르테미스의 말 한마디에 몇 날 며칠을 말을 타고 달리고 달려서 도착한 곳은 정말 폐허가 된 도시였다.

"폐허가 된 도시라."

비록 폐허가 되기는 했지만 도시가 얼마나 크고 웅장했는지 알 만한 크기의 도로와, 부서지긴 했어도 수많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런 곳에 뭐가 있다는 거지? 퀘스트 내용을 봐도 고집불통이라고만 나와 있고……."

대충 짐작이 가기는 하지만, 퀘스트라는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기 때문에 아직은 장담할 수 없었다.

챙! 챙!

갑자기 어디선가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범려와 해골들이 몸을 돌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가자 그곳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무기를 휘두르며 상대를 죽이기 위해 공격을 펼치고 있었다.

"이놈! 감히 폐하를 배신하고 살아남을 줄 알았더냐!"

"웃기는 소리! 반란을 일으켜 왕위를 찬탈한 그 쓰레기가 무슨 폐하라는 거냐!"

"뭣이!"

범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대충 감이 잡혔고, 퀘스트의 내용이 뭔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들을 설득하라는 거군. 그 고집불통에 꽉 막혔고, 이야기를 잘못하면 목숨을 내걸어야 한다는 녀석들……."

이건 장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군부의 장수들은 주군, 혹은 왕을 위해 언제나 목숨을 초개처럼 던질 각오가 필요한 이들이다.

"젠장, 말귀를 알아들을 놈들이 아닌데 저것들을 설득하라니… 미치겠군."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군부의 장수들이 범려의 말을 귀담아 들을지는 미지수였다.

"왜 퀘스트 난이도가 B+인지 이해가 가는군."

저 지랄 같은 녀석들을 보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일단, 저들의 싸움을 말려야 퀘스트 완성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되겠지?"

범려는 해골들에게 뒤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한 뒤, 해골마를 타고 유유히 칼부림을 하고 있는 이들 앞으로 나아갔다.

"어이쿠! 이런, 이런. 폐허가 된 도시에서 싸우고 계시는 분들이 있군요."

"어디가 폐허가 된 도시냐!"

두 장수들이 동시에 버럭 소리치며 다그치자, 범려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려 살짝 웃었다.

"푸훗!"

"뭐냐! 방금 웃은 거냐!"

그의 웃음은 일부러 저 둘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싸움도 멈추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 테니까.

"아,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

"무엇이 웃긴 거냐!"

"이곳은 이미 왕이 없는 곳입니다. 왕이 없는 곳에서의 신하는 그냥 평민에 불과한데, 아직도 과거의 영광만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 한심해 보여서 웃었습니다."

"무엇이 과거의 영광이라는 거냐! 그 영광은 되살리면 되는 것을!"

범려는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으로 그 장수에게 되물었다.

"무엇으로 그 영광을 되살리겠습니까? 이미 사라져 버린 왕을 찾아서인가요? 왕은 백성들이 있어야 비로소 존재하는 것. 백성도 없는 이곳에 무슨 왕이 있고 신하가 있으며 나라가 있습니까!"

범려가 버럭 소리치며 상대방의 기세를 콱 눌러버리자 두 장수는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 그건……."

"아무것도 없는데 쓸데없이 칼부림이나 하는 당신들이야말로 진정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생각이 있기나 한 겁니까!"

두 장수는 각자의 마음속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것처럼 절망적인 표정을 짓더니, 이내 무기를 손에서 놓아버리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난 그저 폐하의 소망을, 과거의 영광을……."

"이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만 그 마음을 놓으십시오. 지금은 그 마음조차 불필요한 짐입니다."

기세를 꺾은 뒤에는 어르고 달래면서 상대의 마음을 흩뜨려 버렸다.

"흑흑흑."

장수는 눈물을 흘리며 통곡했다. 마음 한구석에 스스로가 부정하고 거부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이곳에 남아 있는 미련을 털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장수의 몸이 둥실둥실 떠오르더니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음, 생각보다 쉬운데."

범려는 어려움이 많을 거라 생각했던 일이 쉽게 끝나자 약간 싱겁게 느껴졌다.

"그럼 이 도시에 있는 녀석들을 처리해볼까."

다음 녀석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혼자 창을 들고 서 있었다.

"누구냐!"

"저와 잠시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데……."

"이놈 역적이구나!"

"역적?"

지금 범려의 눈앞에 있는 자는 갑자기 그를 역적으로 몰아세우면서 창을 겨눴다.

"역적, 내 창을 받아라!"

"젠장!"

챙! 챙!

범려는 섬전의 창을 휘둘러 다급하게 공격을 막았지만, 상대방은 그 모습에 더 황당한 소리를 했다.

"이놈!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한순간에 역적으로 몰면서 공격해오는데, 정말 말이라도 한마디 하고 공격당하면 덜 억울할 정도였다.

"난 이곳에서 역적을 처단하라는 폐하의 명을 받았다!"

"이 아저씨가 생사람 잡는 소리 하네."

"헛소리 말고 내 창에 죽어라!"

"이런, 뭔 말을 해놓고 당하면 억울하지나 않지."

범려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방어하면서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썼다.

"도시는 폐허가 됐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러고 있는 거야!"

"헛소리 마라! 난 폐하의 장수! 폐하의 명이 남이 있는 이상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왕이 없는데 무슨 얼어 죽을 폐하야!"

범려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면서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그는 그냥 흘려들을 뿐이었다.

"이렇게 되면 그 무기에서 손을 놓게 만들지."

섬전의 창이 순간 빛을 내뿜더니 녀석의 창을 두 동강 내버렸다.

"크악!"

"흥! 사람의 말을 들어먹어야 뭘 해먹지. 꼴좋다."

범려는 잘됐다고 소리를 치면서 속으로는 이제 달래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폐하, 이 못난 놈을 용서해주십시오."

창이 부서져서 졌다고 대성통곡을 하는 녀석을 보니 왠지 병신처럼 보였다.

"이런 비리비리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장수라고. 이걸 콱! 어이구."

창을 다루는 실력이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니고, 머리도 그리 좋은 녀석이 아니었다.

"너, 솔직히 말해봐. 장수 맞아?"

"난 폐하가 임명하신 명실상부한 장수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실력으로나 머리가 돌아가는 것으로 봐도 뭐 하나 뛰어난 것이 없었다.

장수는 최소한 글은 알아야 하고, 작전을 세우려면 명석한 머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녀석의 생각하는 양으로 봐서는 절대로 장수의 성질이 아니었다. 병사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말이다.

"야, 다시 한 번 묻겠다. 너 정말 장수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네놈 머리 돌아가는 거나 창을 다루는 실력은 어디 병사 수준이던데. 너 뇌물 썼냐?"

"으윽!"

뇌물이라는 말이 정곡을 찔렀는지 녀석은 바로 말을 하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어어, 진짜 뇌물을 썼나 보네? 이런 병신을 장수로 쓰다니 돈이 급하기는 했나 보군."

"뭐, 뭐! 내 아무리 실력이 떨어지지만 폐하의 명에 장수로 임명을 받았거늘, 날 함부로 대하다니!"

범려는 녀석의 말에 기가 차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고는 그를 노려봤다.

"야, 넌 죽었다 깨어나도 안 돼. 나도 이기지 못하는 놈이 무슨 장수야!"

실력을 비난하자 녀석은 기운이 팍 꺾어버리며 좌절하고 말았다.

"크윽, 난 제대로 무장 시험을 쳤다고!"

"너 뇌물 주고 했잖아. 왜 이래?"

창 든 녀석의 기세가 마침내 확 수그러들자, 범려는 말에서 내려 그의 등을 두드리면서 위로해주었다.

"그래, 남자라면 한 번쯤은 무장이 되어 병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를 휩쓸고 싶겠지. 나도 그런데 너라고 안 그러겠어? 네 마음 충분히 이해해."

"난 어릴 적부터 무장이 되고 싶어서 그런 거였어. 그런데 갑자기 나라가 망하고, 폐하는 행방불명되시고. 남은 이들은 죽어도 자리를 지키겠다며……."

"그래, 내가 너 몰라주면 누가 널 알아주겠니."

범려는 병 주고 약 주면서 상대를 농락했지만, 녀석은 눈치 채지 못하고 그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이제 미련을 털어내. 이미 망해버린 나라, 어떻게 되살리겠어? 그러니 툭툭 털고 하늘에서 기다리시는 폐하를 만나는 거야."

"정말 미련을 버려도 될까?"

범려는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대답을 대신했지만, 속으로는 어서 미련을 떨쳐 내라고 연신 외치고 있었다.

"그래, 이미 죽었는데 이깟 세상에 남은 미련이 뭐가 있다고. 가는 거야. 저 하늘로 가서 편안하게 지내는 거야."

범려의 세 치 혀는 악마보다 더 달콤하게 그를 유혹했다.

"더군다나 살아생전에 장수를 해먹고 병사들도 부려먹었잖아. 여기에 남은 미련이 뭐 있어, 안 그래?"

"그래! 난 살아생전에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었어. 미련은 없어!"

미련이 없다는 말을 내뱉자 녀석의 몸이 두둥실 떠오르더니 하늘 위로 올라가 버렸다.

"한 건 해결."

또다시 장수의 영혼 하나를 하늘로 올려 보냈지만, 참으로 아쉬웠다.

"세 명 올려 보냈는데 하나같이 바보들만 있네. 어디 지략이 뛰어나고 무예가 출중한 무장이 없냔 말이야."

범려는 은연중에 지략과 무예가 출중한 장수와 한판 겨루고 싶어졌다. 다행히 그 소원은 곧 이루어졌다.

"하압!"

"이얏!"

"하하하! 네놈의 실력이 대단하구나!"

"젠장!"

지금 범려와 싸우고 있는 상대는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가진 장수였다. 검을 너무나 잘 다루고, 기마술 또한 범려에게 밀리는 실력이 아니었다.

"어디 한번 내 검을 받아봐라!"

"쳇!"

상대의 검이 얼마나 길고 큰지 단창(短槍) 정도의 길이를 가진 무기였다.

"환영섬!"

"참절검!"

둘 다 한바탕해볼 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우하하! 이놈, 이름이 무엇이냐. 너 정도의 실력자가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나와 함께하지 않겠느냐."

녀석은 오히려 범려를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회유를 하기도 했으며,

"난 중산정왕의 18대 후손인 유비다!"

"어디서 되지도 않는 소리를 하는 것이냐!"

범려의 말도 안 되는 궤변에도 놀아나지 않았다.

'전에 뛰어난 무장과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말, 전면 취소다!'

이 장수를 꺾으려면 일단 무력으로 이겨야 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아서 도망도 쳐 보았다.

"이 겁쟁이 놈! 어디를 도망가느냐!"

"카악, 퉤!"

침을 뱉으며 범려는 '너 같으면 도망 안 가고 버티겠냐'라면서 도발하기도 했지만, 녀석은 절대 넘어오지 않았다.

'저놈, 상대방한테는 말을 함부로 하면서 자기는 침착하게 대처하네.'

속이 타는 것은 범려만이 아니었다. 상대방도 범려의 실력과 말재주에 까딱 잘못했으면 넘어갈 뻔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독한 놈! 한 번은 걸려 주지, 더럽게 안 걸리네."

"이놈, 뭐라고 지껄이는 것이냐!"

"네놈 욕한다! 왜!"

범려는 녀석에게 이렇게 적당히 맞장구도 쳐주면서 화를 돋우기도 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어서 해골들에게 가야 한다. 저놈을 잡으려면 나 혼자는 힘들다. 하지만 녀석들과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잡는다.'

"이놈! 비겁하게 동료를 찾는 것이냐! 남자답게 일대일 승부를 가르자꾸나!"

"……."

범려는 절대로 녀석의 말대로 하지 않았다.

일대일로 붙기에는 저 장수의 실력이 자신만큼 좋았고,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의 머리도 있었다.

"얘들아!"

해골 병사들이 있는 곳에 도착해 바로 병사들을 부르자 돌격병, 근위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젠장, 나머지 셋은 어디 간 거지?'

범려가 셋을 찾느라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상대방 뒤에서 툭 튀어나온 개마 기병이 녀석과 맞상대를 했다.

"헛! 뒤에서 나오다니."

개마 기병이 그 긴 창을 매섭게 휘두르자 상대가 물러났다.

"이런!"

"지금이 기회다. 몰아붙여라!"

해골들은 빠른 속도로 달려들더니 상대방 장수를 힘들이지 않고 붙잡았다.

"하하하!"

"이런 비겁한!"

"뭐가 비겁해. 전쟁터에서 그런 말이 통하나 보지?"

전쟁터에서는 어떤 비열한 짓을 하더라도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나중에 정정당당히 잡혀야 하네, 어쩌네 하는 걸 보니 미련이 많이 남나 보구나."

"그, 그건……."

이놈은 강한 상대와 미련 없이 제대로 된 승부를 내고 싶어 하는 성격인 모양이었다.

"음, 한번 들어줄까?"

범려가 살짝 그럴까 하는 표정을 짓자 녀석의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게 해주면 넌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는데?"

"사나이 대 사나이로 그냥 하면 안 되겠나?"

"안 해. 그냥 여기서 죽어라."

개마 기병이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뽑더니 녀석의 목을 향해 가져다댔다.

"자, 잠깐!"

"멈춰라. 그래, 할 말이 뭐지?"

"원하는 게 뭐냐?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들어주겠다."

범려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과거의 인연을 모두 버려라. 그러면 너와 한번 싸워보지."

순간 그는 머리가 멍해지면서 이걸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하지만 범려가 그 고민을 털어버릴 수 있게 해줬다.

"넌 이제부터 장수가 아니야. 한때 전쟁터를 누비던 병사가 되는 게 어때? 누군가의 명령을 받았을망정 전쟁이 끝나면 평화로운 일상을 찾는 병사 말이야."

"펴, 평화로운 일상……."

범려는 그가 스스로 환상에 빠지도록 유도했다. 그에 장수의 얼굴 표정이 밝게 변하자 거기서 조금만 더 자극을 주기로 했다.

"그 평화로운 일상에는 너 혼자만 있는 게 아니야. 넌 결혼을 했고, 아름다운 부인과 귀여운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해봐."

장수가 점점 행복한 단꿈에 젖어 들어가자 범려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대로 조금만 더 그 꿈에 젖어라. 그러면 넌 미련을 떨칠 수 있어. 힘내라!'

범려는 녀석이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하늘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면 되고, 그렇게 되면 저 무식한 놈과 굳이 싸워야 할 명분도 사라진다.

"아, 정말 행복해."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장수는 기분이 좋아서 입이 찢어지려고 했다.

"그래, 정말 행복하지? 이대로 가족들과 헤어지기 싫겠지?"

"물론이지."

"그럼 지금의 미련을 모두 버리고 하늘로 가는 거야. 그곳에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가족……."

장수는 범려의 말에 마음이 크게 흔들려, 하늘을 보며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얘들아, 미안하다. 이 못난 아빠가 지금 간다!"

드디어 하늘에서 작은 빛이 내려와 장수의 몸을 감쌌고, 그는 천천히 하늘 위로 올라갔다.

"후후후, 아무리 냉정하고 차가운 이들이라도 자식 앞에서는 그런 것들이 통하지 않지."

가족이라는 것을 이용해 범려는 상당히 골칫거리인 녀석을 처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장수들도 많은 건가? 이거 참, 해도 해도 끝이 어디인지 확인도 안 되네."

범려는 이대로 가다가는 퀘스트 완료하는 데 며칠이 필요할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얘들아, 이리로 모여 봐."

해골들이 주위에 모여들자 범려는 퀘스트에 관한 내용을 털어놓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퀘스트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좋은 방법이 있으면 말해봐."

[…….]

해골들도 이런 일은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손가락만 놀리고 있을 뿐이다.

"휴, 결국 나 혼자 머리 싸매야 하는 거냐."

범려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그들을 어떻게 하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고 보니 이놈들이 하나같이 폐하의 명령이라고 그랬단 말이야. 그렇다면 그 폐하라는 놈이 등장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

가만히 생각을 한 범려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이 왕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왕이 안 된다면 아들은 어떨까? 하지만 그의 얼굴을 알고 있는 이들도 있을 수 있었다.

"손자는 어떨까?"

갑자기 손자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확 휘저어버리자 범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방법을 찾았다."

그는 바로 이 근처에 돌아다니는 장수의 영혼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오, 아주 멍청해 보이는 녀석이 하나 있구나. 망구다이, 녀석을 붙잡아올 수 있겠냐?"

망구다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녀석을 아무런 상처 없이 잡아오겠다는 눈빛을 내비쳤다.

"좋아, 녀석을 올가미에 꽁꽁 묶어서 끌고 와라."

망구다이는 바람처럼 해골마를 달리더니 순식간에 올가미를 던져서 잽싸게 녀석을 낚아채왔다.

"야, 간단히 몇 가지 질문을 하겠다. 묻는 말에 대답을 잘한다면 살려 주겠다."

"이놈!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으냐."

스르릉!

옆에 있던 개마 기병이 예기가 가득한 미스릴 검을 뽑아 목에 들이대자 녀석은 기겁을 하면서 벌벌 떨었다.

"그거에 베이면 아무리 영혼이라고 하지만 무사하지는 않겠지? 이제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할 마음이 들었나?"

녀석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범려는 질문 몇 가지를 했다.

첫째는 이 도시를 다스리던 마지막 왕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아들은 누구인지에 대해서였다.

"폐하는 하콘 14세였으며, 왕자님의 이름은 알렉스였습니다. 당시 왕자님의 나이 12살 때 나라가 망하면서, 두 분은 다음을 기약한다 하시고는 이곳을 빠져나갔습니다."

범려의 예상대로 장군들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하나같이 왕을 피신시키다 죽은 녀석들이었다.

왕이 성공적으로 피신을 했는지는 미지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손자로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었으니. 그리고 그 당시 왕의 이름을 물은 이유는 내가 누구의 손자라고 내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없었다.

"후후후,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내 이름은 망고요! 하콘 14세의 신하였으며, 폐하가 돌아가셨을망정 난 여전히 그분의 신하요."

"그래, 넌 내 할아버지의 충신이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요? 할아버지라니."

"난 하콘 14세의 왕손인 워커다!"

"왕손이라니, 난 믿을 수 없소."

범려는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자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의 아버지 하콘 15세는 왕성을 빠져나가 10년이 지난 뒤 날 태어나게 하신 분이다. 내 몸에 흐르는 피가 그분의 아들임을 증명하고 있다!"

순도 100퍼센트의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는 범려는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가 왕족의 것임을 외쳤다. 하지만 그의 피는 자기 부모님이 물려주신 거지, 왕족의 것이 아니었다.

"오! 왕손이시여."

"난 왕손이 아니다. 하콘 16세다!"

"폐하!"

자신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이놈들이 얼마나 순진한 녀석들인가 신기할 따름이다.

"망고, 그대는 나를 따라 장수들을 한자리에 모아주시오."

"예, 폐하."

망고가 다른 장수들에게 왕손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알리자, 폐허가 된 도시 곳곳에 있던 장수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폐하, 이 도시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던 충신들이옵니다."

모습을 드러낸 장수들의 숫자는 30명이었다. 다들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저놈들, 눈빛 좀 봐라. 다들 한가락 하게 생겼잖아?'

만약 범려가 왕을 사칭하지 않았다면 저들을 일일이 상대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어야 했다.

"그대들의 노고가 크다! 나 하콘 16세가 그대에게 명한다. 과거의 임무는 완수되었다. 더 이상 할아버지의 명령을 따를 필요는 없으니 편히 쉬어라. 이게 내가 내리는 명령이다!"

범려가 내리는 명령에 그동안 각자 맡고 있었던 임무에서 해방된 장수들이 둥실둥실 떠오르더니 빛을 뿌리며 사라져 갔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영혼의 융합 스킬을 배우셨습니다.

-영혼의 융합

숙련된 병사들 중에서 정점에 다다른 영혼들을 한데 묶어 더욱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낸다.

??

:개마 기병, 망구다이, 돌격병, 근위병, 마법사 각 한 명씩

??

:??

??

:??

마나 소비:300 쿨 타임:1초

"후, 퀘스트를 완료하니 스킬 하나를 또 배웠네. 그런데 스킬에 이 물음표는 뭐지?"

아직 감춰진 부분이 있지만, 범려가 데리고 있는 다섯 해골 병사들이 나타나는 부분도 있었다.

"음,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들의 영혼을 융합하라는 거군."

범려는 다섯 해골들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영혼의 융합!"

다섯 해골들의 뼈들이 조각조각 흩어지며 그들의 가지고 있는 영혼의 구슬 5개가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고는 장(將)이라는 한자가 나타나면서 완벽하게 융합을 하게 되었다.

"장(將)이라니, 장수를 말하는 건가?"

영혼이 하나가 되면서 그 주변에 떠돌던 뼈들이 영혼의 구슬로 모여들어 새로운 몸을 구성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부분은 머리였다.

"머리는 변함없이 해골인데……."

문제는 머리가 해골인 반면 목 아래부터는 그 형태가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골격은 똑같지만 그 골격 위에 뼈가 덧씌워지더니 허리가 굵어지면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가슴엔 이상한 막이 생겼고, 그 외에 다른 뼈는 일반 해골 병사의 뼈보다 배 이상 굵은 걸로 바뀌어버렸다.

"크기가 커진 건 아닌데, 뭔가 사람처럼 바뀌었다고 해야 하나?"

기본 틀은 똑같지만 왠지 뼈가 굵어져서 멀쩡한 사람의 팔과 손가락처럼 보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재구성된 녀석의 퀭하니 뚫린 두 눈에서 다시 주황색의 빛이 흘러나왔다.

-해골 부장이 생성되었습니다.

-해골 부장의 힘으로 인해 병사 제한이 50 추가됩니다. 기병의 제한이 10 늘어납니다.

-해골 부장(副將)

레벨:1

힘:80 민첩성:47 지능:38 정신력:40 체력:50

생명력:500 마나:100

공격력:440 방어력:320

마법 공격력:50 마법 방어력:170

-출정(出征):부장의 고유 스킬. 해골 병사 50명을 데리고 후방이나 측면을 따로 공격할 수 있다. [패시브]

-말발굽 공격:기병처럼 말을 타고 움직이며 말발굽을 이용해서 상대를 걷어찬다. 자신의 공격력의 2배의 힘으로 공격하며, 성공할 경우 상대방을 10미터 정도 뒤로 날리고 3초간 기절 상태를 부여한다. 부장은 실패해도 혼란 상태에 걸리지 않는다.

쿨 타임:20초 마나 소비:40

-아(牙):아(牙)는 모든 무기에 적용이 되며 200%의 추가 피해를 입히는 기술이다.

쿨 타임:14초 마나 소비:30

-무기 숙련:부장이 되면 창, 활, 검, 도끼 등의 무기를 소지 및 사용 가능하게 하며 보조 무기 시스템으로 인한 페널티가 없다. [패시브]

-심연의 분노:해골 제작자의 격노에 돌입되는 생명력을 10% 앞당겨 발휘한다. 다른 부장들의 심연의 분노와 중복되지 않는다. [패시브]

-부장의 역량:해골 부장은 현재 거쳐 왔던 모든 병사들의 기술을 발휘 가능. 마법사 제외 [패시브]

"헉! 뭐, 뭐야?"

범려는 새로운 해골을 보고 놀랐다. 특히 심연의 분노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갔다.

현재 격노는 범려의 생명력이 30퍼센트가 남았을 경우 발휘되는데, 그게 앞당겨지면 40퍼센트가 돼도 발동한다는 소리다. 또한 부장의 역량이라는 스킬을 통해서 마법사를 제외한 모든 스킬이 사용 가능하니, 지금까지 나온 해골들 중에서 가히 최강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괴물 탄생이군. 어디 속박 스킬을 한번 봐볼까."

-속박(중급 50.98%)

해골 제작자에게는 병사들을 소유하고, 그들을 부릴 수 있게 해줍니다. 대신 제한된 숫자를 초과해 병사들을 만들 수 없습니다.

해골 병사 숫자 166/230

기병 38/50

마법사 19/20

부장 1/???

병사를 5명이나 먹어치우고 부장이라는 괴물이 나왔다. 더군다나 1레벨 주제에 40레벨에 가까울 정도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병사들 숫자가 또 늘었군."

부장의 능력과 기병의 효과로 인해 또다시 병사의 숫자가 10 증가한 것이다.

"이 정도 숫자는 배에 다 올라탈 수는 있으니 그리 걱정은 할 필요가 없네."

해골 부장은 개마 기병이 입던 갑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서 그런지 외관상으로는 개마 기병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야, 가자."

"예! 범려 님."

범려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해야 했다. 지금까지 해골 병사들은 말을 하지 못하는데, 녀석은 방금 말을 한 것이다.

"다시 말해봐. 방금 뭐라고 한 거냐?"

"너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부장(副將)으로 승격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드디어 자신을 충실히 보좌하고 작전에 실질적 도움을 줄 녀석이 탄생한 것이다.

"하하하! 이제 나 혼자 머리 싸매고 고민할 일이 줄었어."

그렇지 않아도 해골들이 늘어날 때마다 이곳저곳 신경 써야 해서 상당히 골치 아팠는데, 그 걱정거리를 조금이라도 줄여 줄 만한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이제 돌아가자."

"예, 범려 님."

부장이 해골마를 꺼내자 범려는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넌 왜 말이 달라."

해골 부장이 타고 있는 해골마는 범려가 타고 있는 녀석보다 훨씬 더 멋지고, 기품 있어 보였다.

"영혼의 융합으로 해골마가 합쳐졌습니다."

"정말?"

범려는 영혼의 융합이 단순히 병사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것을 깨닫고 그 자리에서 말뼈를 꺼내들더니 조립을 시작했다.

"이런 건 진즉에 알려 줘야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뚝딱하고 해골마가 완성됐다. 범려는 길게 생각하지도 않고 2마리에게 영혼의 융합을 시도했다.

"영혼의 융합!"

해골들 때와 비슷하게 해골마도 융합되더니 부장이 타고 있는 말과 같은 모양으로 바뀌게 되었다.

"음, 이제 마음에 드는군."

범려는 변형된 해골마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이걸로 더 좋은 해골마를 양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해골들이 말을 하지 않을 때는 이름이 필요 없었는데, 이제는 필요하겠구나. 뭐가 좋겠냐?"

"일호라고 해주십시오."

"일호?"

"네, 일호입니다."

일호라는 이름이 어감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부장을 하나만 만들 것도 아니니 일호, 이호 이런 식으로 이름을 지으면 무척 편할 것 같았다.

"어감이 좋은 건 아니지만, 네가 원하면 그렇게 해라."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부터 날 부를 때 범려 님보다 장군님으로 불러라."

"알겠습니다, 장군님."

범려는 병사들을 이끌 때부터 장군님 소리가 듣고 싶었다.

"범려 님?"

"방금 장군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장군님이라니요? 범려 님."

"아르테미스 님."

범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르테미스는 장군님 소리에 약간 어리둥절해했지만, 별거 아니겠지라며 원래대로 표정을 바꾸었다.

"언제나 제가 주신 과제를 너무나 빨리 처리하시네요."

"하하하! 제가 원래 빨리 일을 처리하는 편은 아닌데 운이 좋게도 그렇게 되네요."

범려는 단순히 운이 좋은 거라고 말했지만, 아르테미스가 보기에는 퀘스트 진행 속도가 번갯불에 콩 볶아 먹을 정도로 굉장히 빨랐다.

"아르테미스 님, 혹시 부장이 입는 갑옷이 뭔지 아세요?"

"판금 갑옷을 입히세요."

"판금?"

능력치가 좋은 데다 미늘 갑옷보다 방어력도 뛰어난 판금갑옷을 입히게 되면, 거의 사기적인 능력을 지닌 해골 부장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거, 돌아가면 드워프 도시에 가서 판금 갑옷하고 다른 무기나 갑옷들도 추가 주문을 해야겠는데."

"이제 배로 이동할게요."

"네, 아르테미스 님."

범려와 해골 부장은 아르테미스의 힘에 의해 순식간에 충무공호로 돌아왔다.

해골 병사들은 범려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반면, 로즈와 취선은 이미 로그아웃을 한 상태여서 보이지 않았다.

"일호, 네가 가능한 일이 뭐냐?"

"스킬에 나와 있는 걸 제외하고 말씀드리면 됩니까?"

"그래, 스킬이야 나중에 나 혼자 확인하면 되니까."

"병력을 이끌고 나가지 않을 때는, 장군님을 보좌하며 병사들과 장군님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범려의 지시가 내려졌을 경우 좀 더 정확한 명령 이행을 위한 조력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겠구나. 일호."

"예, 장군님."

범려는 부장의 능력이 얼마나 좋을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보좌해주는 녀석이 생겼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 줄어든다는 말과 같았다.

"일단 부장의 레벨이 1이니 좀 키워야 써먹을 수 있겠다."

레벨은 이제 1이지만, 부장의 능력은 레벨로 판단하기에는 뭔가 너무 많았다.

배로 돌아온 범려는 아르테미스의 힘으로 인해 심해의 노턴으로 다시 돌아왔다.

원래 세상으로 돌아온 후 해골 병사들의 전직과 해골마 제작을 하면서 단계가 높은 병사들을 양성했다.

"다시 노가다 직업의 진수를 보여 주는구나."

몇몇의 해골들은 전직하고 나면 레벨이 1로 변해버려 능력치에 따라 사냥할 때의 위험 노출이 심해지므로, 될 수 있으면 뒤에서 사냥하는 것이 제일 안전했다.

"후… 취선이나 로즈가 있었으면 그나마 안전한 사냥을 할 텐데, 없는 게 너무나도 아쉽네."

범려는 결국 배를 돌려서 폴리항 근처에서 적당히 사냥하기로 했다. 부장의 레벨을 적어도 100은 만들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사냥을 시작한다!"

해골들은 사냥이라는 말에 너무나 좋은 표정을 지었다.

"얘들아, 레벨 1짜리들이 있다. 각별히 주의하기로 하자."

자연히 다른 해골들은 부장과 그 외 1레벨이 된 해골들을 보호하면서 사냥을 시작했는데, 폴리항 근해에 있는 몬스터들만 하더라도 170레벨이 넘는 녀석들이 수두룩하기에 조금만 조심한다면 100까지는 손쉽게 올릴 수 있을 터였다.

"저기 블러디 샤크가 있다. 잡아라!"

"배를 전속력으로 몰아라!"

부장이 범려가 지휘하다가 배에 대해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해결해주자, 바다 위에서의 사냥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저쪽에 머메이드들이 있다. 발리스타, 준비해."

"예! 장군님!"

범려는 부장의 보좌가 이렇게 편한지 몰랐다. 먼저 몬스터를 발견하고 자신이 공격 준비 신호를 하면, 부장이 그 뒤에 무얼 해야 하는지 다음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해골들을 부리며 착실히 도와주는 것이다.

"후후, 그러고 보니 영혼의 융합 스킬에 물음표가 붙어 있었지? 부장이 나타났으니 다른 건 또 뭐가 있는지 한번 구경해볼까."

-영혼의 융합

숙련된 병사들 중에서 정점에 다다른 영혼들을 한데 묶어 더욱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낸다.

해골 부장:개마 기병, 망구다이, 돌격병, 근위병, 마법사 각 한 명씩

??

:??

??

:??

마나 소비:300 쿨 타임:1초

여전히 물음표가 있긴 했지만, 그중 하나에는 해골 부장이라는 내용이 나타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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