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49)

 - 프롤로그 -

- 프롤로그 --(1)

 하늘이 보인다.

'하지만 가짜 하늘... 그 끝을 알 수 없는 파란 하늘을 본적이 언제인가! 아마 저 밖의 하늘도 예전의 기억에서처럼 파란색을 띠고 있을까?'

진법의 영향으로 생긴 회색 빛으로, 회오리치는 바다처럼 기분 나쁘게 움직이는 하늘...

천하 죄인들을 가두는 장소.

신분이나 실력 때문에 죽일 수 없는 이들을 금하는 장소. 세상 온갖 인간군상들이 모이는 마지막 땅 .. 마곡 (魔谷). 그 마곡이 오늘 불타고 있었다.

'젠장 이제 저 망할 하늘도 마지막이군..'

그의 귀에 들리고 있었다. 칼 소리.. 고함소리....죽어 가는 자의 신음소리.......

흐릿한 눈을 간신히 뜨고 아래를 보았을 때, 그곳에는 지옥이 펼쳐지고 있었다. 타오르는 불꽃, 시체 타는 연기, 길가에 널려진 수많은 부러진 병기들..그리고 인간의 조각들,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에 이르는 시체의 산, 독에 중독되어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시체들.. 아직 살아서 그 시체의 산에서 허우적거리며 발버둥을 치는 인간들. 주위는 온통 그들의 피로 이미 작은 하천이 형성되었다. 지옥! 그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는 장면.. 그 장면이 어찌 추하던지 평소 안하무인격인 그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역겹더라...?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의 몸도 저 장면 못지 않게 추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끊어진 두 다리, 어떤 강한 힘에 의해 찢어진 오른팔... 내장은 엉망이고 심장은 뛰고 있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만약 그의 공력이 심오하지 않았더라면 벌써 시체가 되어서 썩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바스락"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그의 옆에서 미약하게 소리가 나왔다. 소리의 진원지로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간신히 돌리자 그곳에는 커다란 고깃덩어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뭐야 아직 살아있었나?"

퉁명스런 말이었지만 그의 말 깊숙한 곳에는 반가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의 음성을 들은 고깃덩어리...아니 사람이라 칭하는 것이 고개를 들었다.

"큭큭큭 뭐..뭐야 라니!! 당연한 말..쿨럭 쿨럭.....말을 하고있나 네놈이 저승사자에게 안....가겠다고 때 쓰는 장면은.. 보고 가야지 않겠나..?"

쇳소리 같은 날카로운 목소리지만 그의 목소리에도 반가움이 들어있었다.

수많은 선.....인간의 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그 괴인의 몸은 수천 개의 칼로 난자 당한 것처럼 뭉개져 있었다.

'불쌍한 놈'

온몸이 난자 당한 고깃덩어리를 보면서 그가 내린 판단이다.

눈앞의 온몸이 뭉개진 사람은 과거 진법의 천재였다. 무림인은 아니지만 산 속에서 조그마한 밭을 돌보며 가족과 오순도순 함께 살고있었다. 허나 그의 진법실력이 그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당시 정파에게 밀리던 마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함정을 만들었고. 그 함정에서 가장 중요한 진을 그가 만들게 되었다. 물론 그의 가족이 인질로 잡혀 있어 서였지만... 큰 피해를 입은 정파는 복수를 원했고 마교는 정파와 세력의 균형을 원했지 전면전을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정파의 분노를 다독일 필요가 있었다. 그 희생물로 선택된 이가 바로 그였다. 더욱이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납치에 대한 앙심을 품었을 거라는 생각에 마교는 정파인 들에게 은근히 정보를 흘렸다.

결국 마교에게 풀려난 가족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서 기습을 한 정파인들의 손에 그의 아내와 10살도 안된 딸이 정파인 들에게 겁탈을 당했고 그의 몸의 상처도 여기에서 얻어졌다. 즐거운 한때를 지낸 그 짐승들은 그와 가족들을 죽이기 위해 칼을 들었지만, 그들을 방해하는 인물에 의해 저지되었다.

바로 소림의 공요대사...

공요대사는 마교의 인물이지만 무공이 없는 인물을 어찌 죽을 수 있느냐는 개소리를 하며 그와 그의 가족을 살려주었다. 물론 죗값이라는 말로 이 망할 놈의 마곡에다 처박아 두는 것을 잊지 않았지만...

망할 놈의 땡중... 눈앞에서 10살도 안된 여자아이가 겁탈을 당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말리지 않았던 놈이 살생 운운 하다는 말에 어찌 웃지 않으리요.

그의 목적은 살생이 아니라 자기는 이렇게 인자하다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한 연기였다.

기분 좋은날 좋지 않은 생각이 떠올라 고개를 저으며 다시 시선을 다시 시체의 산에 멈추었을 때 고깃덩어리(?)가 말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무엇을 말인가??"

"그는 대..체 누구..지... 어찌해서 그... 그 전각에서 나왔지? "

"...."

"말해봐라!! 네...놈은 알고있지? 어...어찌하여 백악이 안나오고 저 정체불명의 인물이 나와 이 마곡...을 불사르고 있는지 말이다!!"

"......"

"말해라!! 자그마치 ..쿨럭.. 30년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그 전각에서는 20년 전 약을 써서 미쳐버리게 한 후 섭혼술로 기본 내공만을 쌓게 한 100명의 소년소녀에게서 순수한 내공을 흡수한 백악이 거드름을 피우며 나와야 했다.. 말해라... 말하란 말이다! 진백천!!"

그의 추궁에도 팔다리가 뜯겨진 진백천이라는 인물은 조용히 시체의 산을 응시할 뿐이었다.

그의 무반응에 다시금 노화를 터트리려는 찰라 진백천이라 불리는 인물이 정면을 응시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입을 열었다.

"너는 백악...그놈이 우리의 염원을 성공시킬만한 인물이라 생각하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엉뚱한 말에 상처로 얼룩진 얼굴을 실룩거릴 때 그의 대답을 듣지 않고 진백천이란 인물은 입을 열었다.

"원로원은 천하제일의 무인을 키우는 것만이 우리의 복수를 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그 목적에 최상의 무골을 지닌 백악이 선정되었지.."

"당연한 것이 쿨럭...아닌가!! 우리의 적이 누구인가!! 거의 전 무림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무림은 힘이 정의인 세상이다. 아름다운 말로 치장을 해도 그 본질은 벗어나지 못하지."

"..말을 이해하지 못했군... 내가 문제삼고싶은 것은 천하제일이라는 힘이 아니고 무인이라는 말이다"

"....무슨 뜻인가"

"별 것 아니네.. 단지 난 복수가 무인의 손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니 한심해서 견딜 수 없더군"

그의 말의 뜻을 음미하던 고깃덩어리(?)가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 졌다.

"...서..설마"

".....그 설마가 사실이라네.. 나는 내 독단으로 계획을 변경했네, 이 나의 목숨과 마곡을 바꾸면서 말이야"

"..그런 미친... 이 계획은 30년 전부터 계획.."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천하제일의 무인이 공정하게 비무를 하여 올바르게 승리하는 것이 우리의 복수라는 것인가!! 말해보게!!"

난자 당한 이의 말을 끊으면서 진백천이라는 인물이 고함을 지르듯 소리쳤다. 그의 고함 속에서는 세월로는 절대 일어버릴 수 없는 어떤 울분이 섞여 있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온 몸이 칼로 난자 당한 인물이 입을 열었다.

"..그럼 어쩌라는 것인가.. 자네도 강호인 이지 않은가.. 강호는 한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아. 쿨럭 쿨럭.. 이 방법이 최선이라 자내도 인정하지 않았나.. 그래서 100명의 소년소녀를 미치게 하는 독도 서슴없이 쓰지 않았나.."

"피식"

다독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난자 당한 인물에게 진백천은 가볍게 웃어준 다음 남아있는 팔을 들러 시체의 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을 보게. 멋지지 않은가? 그때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라네"

"그럼 자네의 방법은 쿨럭..무엇인가? 어떠한 방법을 찾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과 30년의 계획... 그리고 마곡까지 불태우면서 일을 추진한 것인가?"

난자 당한 이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잠시 시체의 산을 바라본 후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자네는 악마를 믿나?"

엉뚱한 이야기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지은 난자 당한 이는 충격을 벗어난 후 소리 쳤다.

"지금 자네는 나를 우롱하는 것인가!!"

"..우롱이 아니네. 나는 20년 전, 100명의 소녀, 소년 중에서 악마를 보았네. 악마의 눈을 말이네.. 자네 악마의 눈은 어떻게 생겼으리라 생각하는가? 살기가 흐르고 쭉 찢어진 눈?. 혼탁한 눈빛의 죽음의 눈? 붉은 빛은 띠면서 분노하는 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게' 라는 말이 목 바로 앞까지 나왔지만 앞의 인물의 진지한 눈을 보자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악마의 눈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네... 평범한 눈이었지. 아니 오히려 아름다운 눈이었지. 하지만 보는 순간 느낄 수 있었지. 그 아름다운 눈빛 속에서 도사리는 그 무엇을 말이네. 단순히 증오나 분노 따위가 아닌 그보다 더 어두운 그 무엇인가를 말이네.. 20년 전 100명에게 미치게 한 후 상태를 보려고 그로부터 10년 후에 가 보았지. 처음에 그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네, 그 눈빛이라니.. 배교의 섭혼술과 강력한 독으로 완전히 미쳐있어야 하는데 그 악마는 정상이더군. 단지 몸은 여전히 굳어있는 상태였지만.. 난 나도 모르게 그 악마의 아혈을 풀었지, 그리 하였더니 그 악마가 말하더군 지금 나를 구해주면 당신의 부탁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않은가?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는 놈이 그런 소리를 하다니..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소리였지.."

몸 상태도 심각한데 너무 많은 말을 해서인지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에 난자 당한 이가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는 그 눈빛 하나로 30년 동안 진행된 계획을 바꾼 것인가?"

허탈하다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잠시 호흡을 조절한 진백천이라는 인물이 다시 말했다.

"안 믿어지겠지..하지만 그 당시라면 자네도 나와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네, 알겠나? 정상이었다네. 자그마치 십 년이었네 십 년!! 외부자극이라곤 몸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일주일에 한번 해주는 안마와 벽곡단 뿐.. 시각, 촉각, 청각 등 오감이 막혀있던 상태에서 자그마치 10년이네..... 보통 사람이었다면 반년도 되지 않아 미치는 것이 정상인 상황에서 십 년... 무서울 따름이지.. 그 악마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자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 큭큭큭큭.. 그래 이자라면 할 수 있으리라! 정당한 비무에 의한 죽음이 아닌 원수들에게 진정한, 죽여달라고.. 죽여달라고 애원하면서 허우적거리는 그런 모습을 말이야.. 큭큭큭"

난자 당한 이는 그의 모습을 보자 소름이 돋았다. 눈앞의 인물에게 느낄 수 있는 거라곤 광(狂)!! 그것 하나밖에는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웃었던 진백천은 웃음을 거두고 앞의 인물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방금 전의 광기는 보이지 않고 대신 그의 눈에는 눈물과 함께 슬픔이 맺혀있었다. 잠시 그를 보던 진백천은 고개를 숙이며 마지막 가는 이에 대한 인사를 했다.

"...내 독단으로 일을 해서 미안하네. 저승에서 만나 네놈의 종이 되어 주지...... 미안하네"

앞의 상황과 상관없는 엉뚱한 행동과 이야기를 하자 난자 당한 이가 당황해했다. 잘 이야기를 하더니 갑자기 잘 가라는 인사라니.. 그러나 곧 그는 진백천이 한 인사의 뜻을 알 수 있었다. 목에서 뜨거운 고통이 전신에 퍼져 나갔기 때문이었다.

갑작스럽데 달려온 끔직한 고통.. 미치는 것 같은 무기력 감이 전신을 퍼지며 서서히 정신이 사라져갔다.

'이것이 죽음인가?'

숨이 막히고 정신이 아득히 멀어지는 순간 그의 눈앞에 두 인물이 나타났다. 마지막 가는 이에 대한 사신의 배려일까? 사랑스런 아내와 귀여운 딸... 그 죽음과 같은 끔직한 사건 뒤로 몸 약한 딸은 서서히 죽어 같고 그 충격에 아내는 미쳐 자살했다.

하지만...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아내와 딸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기억에도 희미한 아내와 딸의 웃음...그의 미소에도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용서하네..

잘린 목이 잠시 허공을 탄 후 지면을 굴러 어느 한 인물의 발에 부디 치며 멈추었다.

"왔나?"

잠시 잘려진 머리를 슬픈 눈으로 지켜보던 진백천은 머리에서 시선을 돌려 새로 등장한 인물에게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그의 눈앞에 서있는 인물은 인간이었지만, 인간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5척(1척-약30.3cm)를 약간 넘는 키에 왼팔이 존재하지 않았고 큰 눈에 붉은 입술, 희다 못해 창백한 피부. 남자라고 진백천,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은 소녀... 아주 귀여운 여자아이 같은 얼굴이었다. 발목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 붉은 빛의 큰 자루 같은 망토로 몸을 가렸지만 좁은 어깨에 간간이 들어낸 흰 피부의 팔과 다리는 가늘어, 겉보기에는 완벽한 여자아이였다. 대충 15-16살 전후의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었지만 앞의 인물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은 지독한 허무....그리고 짜증이었다. 지독한 부자연스러움..그것이 겉보기처럼 그를 선 듯 귀여운 여자아이라고 단정짓지 못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아름다운 얼굴을 한 소년이 피투성이의 망토에 시체의 산을 뒤로하고 서있는 모습은 묘한 아름다움.. 진백천의 눈에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황제의 남색도 이해가 가는군'

10년 전 그의 제안을 들은 후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한, 그의 마곡에 오기 전 모습이었다. 황제가 총애하던 애인...

"........이.....이 녀석이 계획의 차..창시자였나??"

20년 동안 말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약간 더듬기는 했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고요하고 깨끗한 목소리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끔직한 방법으로 죽인 살인마의 목소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음 이였다.

"그렇다네, 그가 이 계획의 시초였지"

진백천의 말을 들은 남자는 지긋이 자기 발 근처에 있는 머리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쪽 발을 들어올리더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머리를 부셔버렸다.

"빠각"

경쾌한 소리와 함께 머리는 산산조각이 났다.

"뭐...... 이것이.. 이것이 무슨 짓인가!!"

뇌수와 머리카락 뼈조각등으로 구성된 덩어리를 지긋이 밟고 있는 발을 멍하니 쳐다보던 진백천은 정신을 차리고 흔들거리는 몸을 간신히 추수 리며 한 팔로 엄금엉금 기어 눈앞의 인물이 박살을 낸 머리로 다가갔다. 두 줄기로 눈물을 흘리면서...

'마지막 가는 이에 대한 예도 치르지 못했는데....'

진백천의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자신의 독단으로 가장 친한 친구를 죽였다. 그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고 진실이다. 감추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사실이니까...눈앞의 인물과 계약을 한 순간부터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허나 이런 식의 죽음은 아니었다. 그가...그가 이렇게 고작 목이 잘리고 머리가 부스러지기 위해 수십 년을 살았다니....

"그...그래서 뭐!"

부서진 머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던 진백천의 머리 위에서 들리는 차가운 목소리였다. 순간 치밀어 분노로 고개를 들었지만 그 뒤로 들리는 비웃는 목소리에 의해 다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너와 나의 계약에 죽...죽음의 방법도 적혀있었나? 꼴...꼴을 보아하니 친한 친구인 것 같은데 나하고는 ..상관없어. 네놈에게는 친구였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수십 년 동안 지옥을 선사해준 미..미친놈일 뿐이야!... 하루 하루가 지...지옥이었지. 차라리 다른 이들처럼 미쳐버리고 싶을 때가 하루에도 수십 번 찾아왔지.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에, 어린 마음에 매일 두..두려움에 떨었고. 매일 찾아오는 암흑에 난 나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싸웠다. 이런 고통을 준 놈에게 내가 한 행동은 자비에 불가해.. 시...시간이 더 있었으면 수십 년 동안 생각한 방법을 행하고 싶지만......뭐.. 아쉬울 뿐이지"

상상해보면 지옥보다 끔직한 고통을 당한 기억일터, 허나 그의 말투는 지극히 담담했다.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진백천은 그 점이 더욱 소름이 끼쳤다. 그 지옥을 경험을 하게 한 장본인 앞에서도 지극히 냉정한 이성... 보통 사람이었다면 수백 번은 분노를 터트릴 만 하건만 지극히 냉철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순간 오싹했지만 진백천은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자라면 할 수 있다! 그들에게 지옥을... 인세에 격을 수 없는 지옥을 선사해 줄 것이라고...그의 머릿속에는 더 이상 친구의 죽음이 떠오르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친구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자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그는 완전히 미쳐있는 것이었다.

"...그렇군.. 더 이상 불필요 없는 이야기는 서로 시간 낭비이지.....그러고 보니 자네..환골탈퇴를 했구먼."

마지막 만났을 때의 모습보다 어려 보이는 그를 보며 물었다.

"..당...당연하지 ..인간영약이라 할 수 있는 100명을 먹어 치웠는데.. 바보 천치도 할 수 있는 일이지"

"...그렇군...자! 그럼 이제 우리도 끝을 볼까?"

진백천의 말에 앞의 눈앞의 인물은 고개를 끄덕이며 칼을 수직을 들어 올렸다.

서서히 올라가는 그의 칼을 보면서 진백천이 나직히 말했다.

"...약속을 지킬 수 있겠는가?"

"...약...약속을 한 이상 지킨다. 그들에게 지....지옥을 보여주지"

씨익 그의 말에 진백천은 기쁜 듯이, 아주 기쁜 듯이 ..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잘 가게 내...내 왼...왼팔의 원수"

순간 울려진 칼은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수직으로 떨어졌다.

"슈아악"

빛살과 같은 속도로 떨어진 칼은 순식간에 진백천의 몸을 수직으로 이등분해버렸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듯 미처 피가 나오기도 전, 밑으로 향한 칼을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회전하였다. 회전력과 허리의 탄력등에 힘입은 칼은 아까 와는 비교도 되지 않은 속도로 다시 한번 진백천의 몸을 허리에서 수평으로 이등분을 시켰다.

"찰칵"

뽑은 칼을 칼집에 회수하는 순간 진백천의 몸은 4등분이 되어 뿜어져 나오는 피와 함께 사방으로 비산 되었다.

순간의 정적..

"....끝인가?"

진백천을 죽인 그는 끝없을 것 같았던 정적을 깨고 칼집을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다. 사방이 피바다에 시체 타는 냄새가 지독했지만 그에게는 아무 감흥도 없는 듯 하였다.

한시진.... 두시진이 지나도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음....이제 다죽었나??"

놀랍게도 지금까지 계속 탐색하고있었던 것이었다. 그는...살아있는 사람을.. 시체의 산에서 허우적거리며 죽어 가는 이들도... 독과 상처, 출혈로 끔직한 죽음의 고통 속의 그들이 사라져갈 때에도, 그는 지켜보았다. 단칼에 죽이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죽음의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방금 그의 느낌에 마지막 인물이라 생각되는 인물이 한평생 질머진 모진 생을 마감했다.

"죽...죽었군...자 그럼 나가볼까?"

한발 두발,, 시체와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한 세계의 창시자인 그가 걸어나갔다.

시체의 산을 넘었다. 시체의 길을 걸었다. 시체의 강을 건넜다.

어깨에 칼을 걸치고..피묻은 망토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악마가 둥지를 떠났다.

세상 밖으로...

 ----------------------------------------------------------------

보시고 부족한 부분은 리플 달아주세요.

참고로 이 글은 SF 차원 이동물입니다.

=+=+=+=+=+=+=+=+=+=+=+=+=+=+=+=+=+=+=+=+=+=+NovelExtra([email protected])=+=

 연대표 연대표 2077년 08월05일 "침략" - <상위종족 나기> 외우주 탐사를 위한 시험항해 중 지구발견 2077년 11월01일 "침략종료" - 궤도 위성에서의 폭격으로 지구전체인구의 2/3 소멸 지구항복, 대도시 중심이였기 때문에 폭격에 의한 지구 환경 변화 없음.

2077년 12월27일 "선언" - <상위종족 나기> 지구인을 제88번째 노예종족으로 전 우주에 선포(지구에서 '륨'이란 명칭으로 변경) 슈렘의 법에 따라 지식전수 2089년 12월03일 "전쟁" - <상위종족 나기><자유종족 데라> 전쟁발발 2089년 12월31일 "철수" - 지구에서의 지식전수 중지. 제국 "슈렘" 나기와 데라 쌍방의 문제로 인식. 타종족 개입중지 선언 2090년 02월21일 "철수" - 제국 슈렘의 명에 따라 나기 지구에서 완전철수(여전히 노예종족으로 주인은 나기로 되어있음)

2090년 03월03일 "반란" - 지구 빈틈을 노려 독립선언. 대외에 공포하지 않음. 지구에 남아 있었던 소수의 나기인들 처형. 일시적 군인 정치 실시. 전수된 지식 흡수를 위해 총력. 나기인들 지구 독립을 알았으나 데라와 전쟁을 위해 잠시 묵인 2090년 03월29일 "소집" - 전 지구상의 모든 잔존 군대 통합. 지구전체의 완전 전시태세  2090년 05월19일 "창설" - 우주군 창설 2090년 09월18일 "선언" - 윤리 문제로 보류 중이던 모든 인류의 인공진화 착수 2091년 02월28일 "창조" - 인구 수 감소로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인공생명체 이데아 계획수립 2091년 09월27일 "준비" - 함 건설함 건조 계획 수립. 차례로 한달에 한번씩 건조계획 1차로 24척 계획 2094년 03월01일 "창조" - 첫 이데아 완성 2097년 07월16일 "완성" - 우주전에 이용될 소형 전투기 "사신급"완성 2098년 04월07일 "완성" - 함 보조를 위한 인간병기 "기간테스" 완성(K-37)

2101년 01월30일 "완성" - 함 건조함 1번함 완성, 함대 건조 시작. 그후 모든 자원을 동원한 전쟁준비 계속...

2109년 08월13일 "재침공" - 나기, 전쟁에서 승리 선언, 지구노예화 재시작과 나기인들의 처형에 대한 응징을 위해 나기 함대 지구로 전진 2110년 12월30일 "전쟁" - 나기와 전쟁 .

.

.

.

.

나기와의 전쟁 기록하지 않음....훗날 역사학자들이 말하기를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한 시기... 광(狂)의 시대....

.

.

.

2140년 8월16일 "섬멸" - 우주의 모든 나기함대 격파, 나기의 모성 '루우간'대 행성용 병기 '벨제바브에 의해 생명체 완전히 소멸 2150년 4월05일 "선언" - 슈렘에 정식으로 독립 종족을 선포.

2160년 7월26일 "흡수" - 떠돌이 종족 지구에 흡수(총13종족)

2210년 01월22일 . . . 몇 차례의 타 종족과의 전쟁 후. . . . . . . . 현재...

 인공진화 - 수명연장, 면역력강화, 육체강화, 우주적응 등을 목적, 순전히 육체만을 위한 진화. 정신적인 부분은 관여하지 않음 소형 전투기'사신' - 19세기 말에 주요 해군국에서 건조된 대형의 장갑 순양함을 발전시킨 것으로, 전함과 비등한 주포(主砲)를 장비하면서 순양함과 같은 속력을 낼 수 있으나, 장갑이 얇아서 방어력이 약한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와 같은 형태의 우주선으로 크기도 19세기의 공격순양함과 비슷하여 흔히들 공격순양함이라 불리워짐. 보통 2인 승으로 넓은 공간으로 기간테스보다 훨씬 장기간의 작전수행능력을 가졌다.

기간테스 - 수억에 달하는 많은 수의 지상군과 자원자들을 단기간으로 우주군으로 훈련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하고 개발해낸 접근전 전용의 인간형 로봇. 같은 역할을 하는 전투기에 비해 높은 제작단가, 전투에 상관없는 많은 부분. 지상에서는 전혀 쓸 수 없는 좁은 작전 반경. 등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훈련이 전혀 필요 없는 장점이 있다. 타 공격기와는 다르게 인간이 가수면 상태에서 뇌에 직접 연결하여 조종, 즉 탑승자의 평소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공격기와는 다르게 기체 조정에 대한 연습보다 육체의 능력이 중요함 슈렘 - 일종의 연합체의 모임, 초기는 처음 지식을 전수해준 종족 슈렘을 우두머리로 한 집단이 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슈렘인들이 멸종하고 지금은 상위종족을 우두머리로 한 모임, 역할은 대외적인 일이 대부분이고 내부는 종족간 전쟁시 허용범위를 지정해주는 소극적인 형태.(허나 소극적이라 해도 일단 정해지면 막강한 영향력을 지님-만약 거역시 전 종족의 공격을 받아 멸망)

슈렘의 법 - 처음 발견한 종족, 혹은 행성은 발견한 종족이 소유권을 가짐, 단! 종족의 경우 일정 이상의 지식을 전수 해 주어야 함. 또한 발견한 종족은 일정 기간동안 소유 할 수 있지만(대부분 노예) 처음 약속된 기간이 지난 후에는 독립된 종족이 됨(대부분 독립 후에도 종속에서 벗어나기 힘듦)

=+=+=+=+=+=+=+=+=+=+=+=+=+=+=+=+=+=+=+=+=+=+NovelExtra([email protected])=+=

 모든것은 인과율...

주위의 울창한 숲사이에 나있는 도로를 맹 질주하는 오토바이..

"빨리 오란 말이야!!"

손목의 홀로그램에서 귀엽게 생긴 소녀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바이크를 몰고 있던 긴 흑발을 휘날리던 미소녀가 짜증스럽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가고 있었어!! 지금 속도가 300km넘었다고.. 도로에 돌멩이 하나라도 밟으면 바로 사고날 속도란 말이야!!"

주위의 풍경이 속력에 의해 마치 선으로 바뀌는 것처럼, 늘어지는 장면을 손목의 홀로그램에 나타난 소녀에게 보여주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홀로그램의 소녀가 입을 다물었다. 바퀴가 있는 바이크에게 300km은 너무 위험한 속도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길 상태가 않좋은 산길에서는 더욱 더.. 잠시 잠자코 있던 홀로그램의 소녀는 시간을 확인한 뒤 다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였다.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다.

"그러니깐 부양정(자동차모양으로 중력을 조절하여 지면으로부터 30cm정도 떠서 움직이는 가장 보편화된 교통수단)을 타고 오면 되잖아!! 지금 너 때문에 함이 출발을 못하고 있잖아!! 이륙 예정시간에 벌써10분이나 지났다고..네가 소위고 회장 딸이래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거야!!"

'피식'

바이크를 탄 미녀의 매혹적인 입술이 올라가며 비웃는 표현이 아닌 정말 즐거운 웃음이 떠올렸다 "책임?? 받으면 되지! 나에겐 지금 책임 문제가 아니라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구에 왔단 말이야.. 너도 내 꿈 알지?? 그 꿈을 위해서 그 어렵다는 지상 면허증(바퀴가 달린 교통수단-오토바이나 자동차 따위를 몰수 있는 면허증)을 따고, 욕나오게 비싼 환경보호금을 주고 가솔린엔진을 단 오토바이를 샀단 말이야!!부양정 따위에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이 웅장한 엔진음.. 콜로니에서 느낄 수 없는 속도감, 코너에서 바퀴가 지면에서 미끄러지는 그 쾌감!! 난 지금 꿈을 꾸고있는거야... 지금 지구를 떠나면 언제 다시 탈수 있을지 모른다고! 난 책임이고 뭐고 간에 지금을 느끼고 싶다고"

짜증을 부리던 눈빛은 어디 가고 꿈을 꾸는 몽롱한 눈빛을 발하며 속도를 더욱 높이는 미소녀를 뻥찐 표정으로 바라보던 홀로그램 안의 소녀가 한숨을 내쉬었다.

'누가 들으면 토종 지구인인줄 알겠네'

지금 통화하고 있는 소녀와 홀로그램 안의 소녀는 지구인이 아니었다. 물론 서류 상으로는 지구인이지만 그녀들은 토종 지구인이 아닌 지구와 합쳐진 13종족중의 하나였다. 동맹이나 노예가 아닌 자신들의 의지로 지구에 흡수된 종족들을 외부에서는 모두 지구인이라 불렀다. 13종족은 대부분 영토(거주행성)를 가지지 못한 떠돌이 종족으로 배를 타고 장사를 하며 씨족사회를 구성하고있었다. 우주의 다른 종족들은 떠돌이인 그들을 배척하는 분위기였고 그들은 정착을 못하고 떠돌아다니다 새로 떠오르는 강자인 지구에게 그들의 몸을 의탁한 것이었다. 지구는 전쟁에 승리하여 갑자기 늘어난 영토에 골머리를 쌓았고 13종족은 정착할 영토를 원하였다. 서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이야기는 빠르게 이어지는 법.

물론 그들은 지구에게 완전히 귀속되고 가진 과학력이나 그들이 구축해 놓은 판매망 등은 지구에게 귀속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 오토바이를 몰고있는 소녀도 지구인이 아니었다. 겉모습은 거의 비슷하지만 지구인에게는 없는 머리 뒤에 한 쌍의 뿔을 가지고 있었다.

홀로그램 안에서 한숨을 쉰 소녀는 할 수 없다는 듯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언제쯤 올꺼야?? 달 기지의 통합사령부에 들렸다가 다시 목성까지 갈려면 시간이 빠듯하단 말이야"

"알았다고 지금 항구가 보이고있으니깐 금방 도착이라고"

거짓말이 아닌 듯 저 멀리 시아에 거대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빨리 오라고.. 지금 출발해도 빠듯하단 말이야"

통신이 꺼지는 소리와 함께 점점 건물들이 가까워 졌다.

이제 바이크랑은 안녕이라서일까? 흥분에 젖여있던 눈빛이 차분해지며 긴 한숨이 흘러 나왔다.

"휴~ 지구인이 되어서 가장 기뻤던 건 오토바이 타는 것이었는데 이제 안녕 이라니..."

한숨을 쉬는 사이에 그녀는 항구에 도착하였다. 항구에는 상당히 많은 배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항구 안쪽에 위치한 납작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의 안쪽에서 잠시 멈춘 그녀가 보완 시스템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지정된 순서에 따라서 신분검사가 시작되었다. 한순간이지만 수많은 검사가 그녀의 몸을 조사하였다. 잠시 후 검사결과가 나왔는지 그녀의 눈앞에 여성의 모습을 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어서 오십시오 루미나 소위님, 신분 확인 완료되었습니다. 13번 통로로 내려가십시오"

신분 학인 후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그녀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보관한 건물을 잠시 본 후 한숨을 쉬면서 13번 통로에 들어갔다. 한번 더 오토바이를 보고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지금은 너무 시간을 지체한 후라서 망설일 시간도 없었다. 이미 열려있는 13번 통로에 들어서자 문이 닫치는 것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머리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하여 60을 넘었을 때 도착했다는 종소리와 함께 서서히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열려진 통로 앞에 보이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광장이었다. 그 광장 안에는 엄청나게 큰배들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그녀는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았다. 위의 항구에서도 많은 배가 있었지만 그들과는 다른 위압감이었다. 위의 항구에서의 화려하고 다양한 형태의 배들이 아니라 모두 같은 흑색에, 같은 모양으로 위쪽의 배들과는 상대도 안될 것 같은 크기의 배들이 질서 정연하게 정박해 있는 함들..... 군함이었다.

"역시 무식하게 크군"

화성에서 행정병으로 군무하던 그녀는 지구함을 보는 일이 매우 적었다.

사관학교에서 배운 대로 지구군의 배들은 타 종족의 배들보다 그 크기가 2배 이상 컸다. 지구의 과학능력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지구군의 무기 체재에서의 특이점과 출력등 여러 가지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큰 크기가 다른 종족에서는 단점이 되지만 지구에서는 데라와 의 전쟁에서 이기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에 그녀는 웃음이 나왔다. .

"루 . 미 . 나!!!"

한참 전함들을 구경하고 있는 중 뒤에서 섬듯한 살기를 내뿜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한 글자 한 글자 끊어서 말하는 소리에 루미나는 창백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살기의 주인공이 누군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차!!'

역시나 그녀의 뒤에서는 아까 홀로그램에서 나왔던 귀여운 소녀가 붉은 오오라를 마구마구 뿜어대면서 서있었다.

"하하하..하..하 안녕? 키네라?"

'안녕이라고?'

뚝 키네라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 안녕 이라고 하는 거야!! 벌써 출항 시간이 40분이나 지체했다고!! 너 때문에 지금 100명이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그 100명중에, 너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아니 내가 너보다 지위가 높았더라면 넌 당장 군법회의 감이야!! 알아!! 너 때문에 우리 종족이 다른 동기들이나 우리를 알고 있는 지구인들에게(여기서 다른 지구인이란 자기 종족을 뺀 서류상 모든 지구인을 지칭함) 항상 게으르다는 소리나 듣지!!, 도대체 아까 통신한 뒤로 10분이면 올 거리를 30분이나 걸린 이유가 뭐야!! 출항 전에는 항상 1시간 일찍 와야하는걸 잊은거야??"

"좀 늦은걸 같고 왜 그래!! 전시 체제도 아니고 지금 우리는 소속도 없다고.. 우리가 달에 있는 통합사령부에서 보직을 받을 때까지는 아무도 우리에게 뭐라고 못한다고!!"

처음에는 지은 죄가 있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잠자코 있었던 루미나였지만 점점 격해지는 소리를 듣자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서 키네라에게 말해버렸다. 자신이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지은 죄와 소꿉친구의 예의로 잠자코 들어주었지만, 자신이 누구인가!! 지구에서도 손꼽히는 회사의 회장이 자신의 아버지이다.(13종족들은 지구에 융합되면서 도량이나 시간, 사회, 계급, 등을 지구의 것에 맞추었다) 또한 40세로 소위에 이르는 초 엘리트이기도 하지 않은가!! 지금 이런 대우를 왜들어야 하는가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당당하게 말하자 키네라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서있었다.

'누가 지금 화를 내야하는거야!!'

평소 루미나의 성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방금 들은 소식 때문에 자기는 펑펑 울고 싶은 마음인데 자신의 상관이라는 자가 저렇게 당당하다니..

키네라는 정말 화가 나는 걸 온 몸으로 느끼며 손에 쥐고 있었던 지구 특산물인 종이를 그녀의 얼굴에 던져 버리며 소리 쳤다.

"그래 너 잘났다!! 잘났다고!!"

난데없이 얼굴에 종이 뭉치를 얻어맞은 것보다 키네라가 종이를 던졌다는 것에 더 놀란 루미나는 멍하니 키네라의 얼굴만 보았다. 키네라가 이렇게 화내는 장면을 처음 보았고 평소 귀여움 많았던 그 큰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왜..왜 그래 키네라.."

평소와 다른 모습에 방금 전의 당당함은 없어지고 비 맞은 강아지처럼 움츠리며 조심스레 눈치를 살폈지만 자신의 행동 어디에서 저렇게 화내는지 몰라 고민하던 루미나는 키네라의 눈빛이 자기를 보지 않고 있다는 것에 의문을 지었다. 키네라의 눈빛은 자신의 얼굴에 맞고 떨어진 종이 뭉치에 가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심스레 종이뭉치의 표지를 본 루미나는 곳 키네라의 눈물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도 지금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금일 1500을 기해 공격위성의 점검과 재배치를 위해 지표면에 있는 모든 전함 및 상선의 출항을 전면 금지한다.-

'젠장'

루미나는 허둥지둥 손목에 홀로그램을 생성시키고 시작은 확인했다.

"1510...."

완벽하게 늦은 것이다.

창백해진 얼굴로 키네라의 눈치를 살피던 루미나가 한마디 했다.

"어..어쩌지? 감봉으로는 안 끝날 것 같은데..."

=+=+=+=+=+=+=+=+=+=+=+=+=+=+=+=+=+=+=+=+=+=+NovelExtra([email protected])=+=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