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은 인과율...
모함이 워낙 크다보니 중간, 중간 초고속 엘리베이터와 자기부상 판을 갈아타며 목적지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수송선에서 출발한지 2시간이 흐른 뒤였다. 예상외로 복잡한 길에 이동만으로 2시간을 허비한 루미나와 키네라는 기진맥진하여 자기 부상 판에 앉아서 축 쳐진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힘드세요?"
에프로슈네의 말에 둘은 축 처진 고개를 간신히 들어 그녀를 보았다. 기운이 다 빠져 고개도 간신히 드는 루미나와 키네라에 비해 그녀는 땀 한 방울 흘러내리지 않은 생생한 모습이었다. 땀이야 군복의 기본 기능 중 하나인 체온 조절기능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너무나 생생한 모습에 은근히 화가 난 루미나가 그녀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당연히 힘들죠! 저희는 아돈족 이라고요. 당신들, 지구인과 같이 기본적인 육체의 힘도 괴물 수준에서 육체의 인공진화까지 한 종족과 같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녀의 퉁명스러운 대답에 에프로슈네는 씽긋 웃어주었다. 하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키네라는 그 웃음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머. 전 인공진화를 하지 않았는데요?"
"예?? 하지만 지구군에 입대하려면 지구인은 기본적으로 인공진화를 받는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키네라의 말에 에프로슈네는 앉아있는 그들을 배려해서 무릎을 굽이며 둘에게 머리카락을 손으로 젖히며 자신의 목 뒷부분을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길이2cm 폭4cm에 적지 않은 검은 선들의 집합체가 있었다. 우리들이 흔히 부르는 바코드였다.
"...설마 이데아?"
키네라의 경악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데아-
과거 나기와의 전쟁에서 부족한 군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만들어진 생명체였다. 신체의 모습과 생리 현상은 인류와 거의 같아 유일하게 외부에서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목 뒤에 있는 바코드였다. 하지만 속, 즉 유전자로 들어가면 인간과 원숭이의 유전자 차이보다 월등하게 차이가 나타났다. 즉 겉모습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지만 유전자 관점으로 보면 별종의 생명체였다. 인간보다(인공진화하기 전 인류) 월등한 육체적인 능력을 소유하며 지능은 인간과 비슷하였다. 어린 시절이 없고 즉시 17세의 몸을 가지고 태어나도록 말들어 졌다. 허나 이데아는 단일 종족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이데아들은 생식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당시 사회의 인식이 이데아는 생물기계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던 점도 이데아들이 단일 종족이라는 것을 부정하게 말들었다.
나기와 전쟁이 끝이 나고 나기의 기술을 받아들여 기술이 발전하며 차츰 군이 자동화되면서 사령부는 지구인인 군인들도 퇴출시키는 마당이었으니. 생명체 취급도 하지 않는 이데아는 그들에게는 퇴출 0순위였던 것은 당연하였다. 처음 정부는 이데아를 인격체로 취급을 하지 않아 퇴출 된 이데아를 대부분 소각 폐기처분 하였다. 다행이 한 기자의 사진에 의해 이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각종 사회 단체나 일부 기관에서 반발하였다, 그들의 주장은 아무리 만들어 진 생명체라고 하지만 인격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지구를 위해서 목숨 바쳤는데 필요 없다고 폐기 처분한다는 것은 나기인과 다름이 없다는 주장이었고 당시 전쟁에 지쳐있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그들의 주장은 점점 힘을 얻어갈 수 있었다. 반발이 거세어지자 결국 정부는 법을 고쳐서 이데아들을 자유 인격체로 규정하고 지구인으로 등록해주었다.
허나 법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나기와의 전쟁으로 엄청난 수가 만들어 졌던 이데아는 나기와의 전쟁이 끝나고 군의 자동화란 이유로 예산이 집행되지 않자 물건을 납품하지 못한 기업체들은 더 이상 이데아의 제조가 필요 없다는 판단에 생산라인은 완전히 폐쇄시켰으며 엄청난 수가 전쟁에서 사망하고, 정부의 방침에 따라 법이 계정 되기 전까지 수많은 이들이 이미 폐기된 후라 법 계정 후 살아있는 이데아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더욱이 간신히 살아남은 그들은 태어나서부터 계속 전쟁을 하였던 존재들이라 갑자기 지구인이 되었으니 사회 전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그나마 정부에서 받은 정착자금을 날리거나 사기를 당해 대부분 빈민으로 전락하고나 여성체의 경우 굉장히 아름다운 얼굴을 이용하여 길거리에서 몸을 팔거나 불법적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거의 무균실에 가까운 우주선에서만 살아온 이데아들이 빈민이 되어 비위생적인 생활에 의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일단 감염되면 치료 대책이 없다는 점이었다. 인간이라면 아주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도 인간과 유전의 체계가 아주 다른 생물이기 때문에 극도로 위험해지는 경우가 흔하게 발견되었다. 물론 의학의 발달로 연구를 하면 효과는 금방 나타날 테지만 누구도 이데아의 질병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들이 이런 세균이나 바리어스에 감염 시 먹을 수 있는 약품도 존재하지 않았다. 제약사들이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이데아들을 위하여 생산라인을 돌릴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귀찮은 이데아를 사라지게 만들려는 정부차원의 음모라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지금은 이데아의 숫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 영상으로만 존재하는 생물체라는 인식이 강하였기 때문이었다, 키네라가 놀란 이유도 사회에서 거의 사라져 가는 이데아를 가장 보기 어려운 군에서 보았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이데아가 군에 있는 것이죠? 이데아는 대부분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예... 키네라님께서 말하시는 것처럼 대부분 사라졌지요...아마 지금쯤이면 이 함에 있는 이데아들 빼고는 사라졌을 수도 있고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에프로슈네가 말했다.
"...슬픈가 보군요..."
키네라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에프로슈네는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도 함에는 적지 않은 이데아가 살고 있으니까요."
"적지 않은? 이 함에는 이데아가 몇 명인가요 말투를 들어보니 꽤 많은 것 같은데.. ?"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루미나의 질문에 키네라가 눈총을 주었고 에프로슈네는 웃음을 지어주었다.
"예.. 상당히 많은 수가 이 함의, 방금 전 보신 도시에서 살고있지요.. "
"헤.. 운이 좋으셨네요? 살아남은 이데아를 모으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뇨... 모으지 않아도 되었어요..... 우리는..그러니까, 이 함에 살고있는 이데아는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이데아가 아닙니다. 이 도시의 이데아는 전부 프로토 타입의 실험체에요..".
"실험체??"
"예 실험체..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직접 만들어 보는 것만 못하니까요"
에프로슈네의 말에 둘은 아무런 말로 하지 못했다.
"실험체라... 그러고 보니 이 함의 지도자는 좋은 사람인 것 같네요..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는 실험체를 보살 펴 주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이야기를 했다간 땅을 팔 것 같은 분위기에서 키네라는 서둘러 화제를 바꾸었다.
"좋은 사람이라... 그렇지요. 좋은 분이지요.. 좀 무섭지만"
"예? 무섭다니요?"
기묘한 표정을 짖는 에프로슈네를 바라보며 어찌 화제선택을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키네라였다. 하지만 키네라의 뜻을 알았을까? 에프로슈네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밝은 미소를 지어주며 둘을 재촉하였다.
"자 이제 출발하지요. 충분히 휴식을 취한 것 같은데."
"에구 에구.. 얼마나 남았죠?"
젊은 주제에 허리를 톡 톡 두드리며 일어나는 루미나가 에프로슈네에게 물었다 "이제 다 왔습니다. 조금만 기시면 되요"
에프로슈네의 말에 둘은 서둘러 준비를 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출발하였다. 과연 에프로슈네의 말대로 조금 더 지나자 통로는 끝이 나고 반구의 큰 광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자 다 왔어요"
에프로슈네가 가리키는 곳은 광장의 중앙, 복잡하고 기묘한 도형이 그려져 있는 거대한 탑이었다 "다..다 왔다니요? 저의가 만나야 하는 분이 이 탑에 계시나요?"
"아뇨, 여기는 그분이 계시는 곳으로 가는 문입니다"
에프로슈네의 말을 들으면서 일행은 천천히 광장의 정 중앙에 있는 탑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걸어가는 중 키네라는 바닥을 유심히 보았다. 바닥은 보통 함처럼 깔끔한 모습이 아닌 투박한 자연석에 앞에 보이는 탑처럼 기괴한 모습의 도형이 그려져 있었다. 도형은 언 듯 보기에 누군가의 낙서로 마구잡이로 그려진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관찰하니 일정한 형태를 이루고 있었으며, 그녀의 몸 속에 있는 나노머신에 입력되어 있는 모든 언어들과는 다른 형태의 글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닥의 문자를 유심히 쳐다보다 궁금증이 일어 에프로슈네에게 물어보려는 순간 일행은 탑에 도착하였다.
"자! 잠시만 뒤로 물러나 주세요"
진지한 표정의 그녀를 바라보며 키네라는 질문을 나중에 하기로 하였다. 둘에게 물러날 것을 부탁한 에프로슈네는 탑의 정 중앙에 복잡한 도형이 그려진, 다른 부위와는 다르게 아무 형태도 없는 부위를 오른손바닥을 가볍게 밀착시켰다. 그러자 손바닥으로 만져진 부위에서 은백색의 빛이 쏟아졌고 그와 동시에 탑 전체에 그려진 도형들의 틈에서도 같은 빛이 퍼져 나왔다.
"뭐지?"
처음 보는 장면에 둘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에프로슈네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기괴한 목소리로 무언가를 외쳤다. 그러자 그녀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듯 잠시 후 탑의 앞부분이 분리되기 시작하였다. 점점 에프로슈네의 목소리가 높여짐에 따라 탑이 분리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야읍!!"
에프로슈네의 기합 같은 괴상한 말로 끝을 맺자, 그 순간 탑 전체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빛이 펴져 루미나들은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그 빛은 감겨진 눈으로도 느낄 수 있는 강한 빛이었다. 잠시 후 빛이 사라지자 약간의 시간을 들여 간신히 시력을 회복한 둘이 탑을 보았을 때는 탑 정 중앙에 커다란 구멍이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 이쪽으로"
루미나들에게 손짓으로 부르면서 에프로슈네는 생겨난 구멍 안으로 망설임 없이 사라졌다.
"어쩌지?"
왠지 기묘한 분위기에 찜찜한 루미나는 키네라를 바라보았지만 키네라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할 해 보일 뿐이었다. 그녀의 행동에 루미나는 작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들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먼저 움직인 것은 키네라였다. 그녀는 에프로슈네처럼 아무런 망설임 없이 구멍 안으로 사라져갔다. 둘을 삼킨 구멍을 노려보던 루미나는 또 한번의 한숨을 쉰 후 천천히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에휴~~~ 드디어 끝.. 드디어 다음 편에 주인공이 나올.....라나??......음 오타나 문제 있음 리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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