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0/49)

 모든것은 인과율...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러니 그만 하시고 문을 열어주시면 안될까요? 에프로슈네?"

루미나의 투덜거림에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계속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던 에프로슈네를 지루하게 쳐다보던 키네라의 말에 에프로슈네는 탈출구를 찾았다는 듯 재빠르게 문 앞으로 다가섰다. 문 바로 앞에선 에프로슈네는 옷차림을 단정히 한 후 허공을 쳐다보며 말하였다.

"인식번호 5214251, 호위대 소속 에프로슈네, 마스터의 명대로 수송선의 탑승자를 모시고 왔습니다."

말이 끝나자 에프로슈네의 머리 위에서 정사각형 평면적인 투명한 막이 내려와 머리에서 발끝까지 관통하여 바닥으로 사라졌다.

『인식번호 5214251, 에프로슈네 확인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군요. 에프로슈네, 안녕하세요 뒤의 두분, 지금 마스터이신 아이샤르 진께서 기다리십니다.』 ..멈칫 '아이샤르 진?!...아이샤르 진...아이샤르 진....'

허공에서 들리는 마스터라는 사람의 이름을 듣는 순간 키네라의 동작이 일순 멈추었다. 분명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갑자기 머릿속이 헝클어지는 듯 한 느낌이 들면서 메아리치듯 아이샤르 진이라는 소리만 계속 들렸다.

"키네라 괜찮아? 안색이 어두운데...."

"으..응? 아! 괜찮아..걱정하지마"

걱정해주는 루미나에게 약간은 차갑게 말해주면서 키네라는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런 키네라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루미나는 곧 천천히 열리는 문을 바라보면서 키네라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에프로슈네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고 루미나는 조금씩 열리는 문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키네라의 눈빛이 검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한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문이 천천히 열리자 맨 처음 보이는 것은 파란 하늘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쾌함의 극치에서 갑자기 따뜻한 햇살이라니... 강한 빛에 의해 눈살을 찌푸리는 표정의 루미나에 비해 키네라는 무표정으로 주위를 유심히 관찰할 뿐이었다.

신기하게도 순식간에 적응한 키네라에 비하여 루미나는 어두컴컴한 장소에서 갑자기 나타난 밝은 빛 때문에 흐려진 시하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문 넘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이 나무들은?"

문 넘어는 완전히 숲이었다. 루미나는 앞의 나무들이 신기한지 연신 요리조리 쳐다보았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이런 생김새의 나무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루미나가 보고있는 나무는 거친, 보통의 나무와는 다르게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고있었다. 약30cm정도의 간격으로 마디가 존재하였고 가지가 거의 없고 두 손바닥으로 감싸안을 정도로 얇은 두께 주제에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고있었다.

"에프로슈네!! 뭐죠! 이 나무는?"

"대나무... 지구 특산 종으로써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속하는 여러해살이 상록 교목의 총칭."

대답은 에프로슈네가 아닌 키네라에게서 나왔다.

"너 이거 알고있었어?"

루미나의 질문에 키네라는 쳐다보지도 않고 주위를 유심히 관찰할 뿐이었다.

"알고 있었냐고!"

"........"

"뭐야! 내가 물어봤잖아!"

평소와 다르게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에 막 화를 내는 루미나를 완벽히 무시한 키네라는 조그맣게 나아있는 길을 따라 혼자 가버렸다.

"잠깐 키네라! 같이 가요!!"

키네라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란 에프로슈네는 서둘러 따라갔고 그 모습을 본 루미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그녀들을 뒤따랐다..

'뭐야! 저 행동은 평소와 다르잖아'

울창하게 들어선 나무들 때문에 방향도 구분 못할 지경에도 마치 잘 아는 길이라는 듯 키네라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한 5분쯤 걸었을까? 울창한 숲 사이로 자그마한 공터가 나타났다. 하지만 걸음걸이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키네라는 공터 안쪽으로 더 걸어나갔다. 그러자 공터의 깊숙한 안쪽에 통나무로 만든 조그마한 집이 눈에 띄었다.

"와!! 사치스러워라.. 비싼 천연 나무로 집을 짓다니.."

루미나는 통나무집을 보며 감탄했다.

"...통나무집.."

루미나가 나무로 만든 집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을 때 키네라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로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를 우연히 들은 에프로슈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통나무집이라는 단어를 알고있네? 사라진 단어인줄 알았는데.'

에프로슈네는 키네라에게 그 단어를 어디에서 들었는지 물어보기 위해 가까이 가는 순간 이상한 소리가 들려 걸음을 멈추었다.

'이 소리는?'

소리의 출처를 찾자, 통나무집의 뒤뜰 인 것 같았다. 에프로슈네는 키네라에게 물어보려 한 것을 다음으로 밀어두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통나무집의 뒤뜰, 아담한 텃밭이 있었다, 그 밭에서 한 인형인 등을 보이며 앉아 있었다.

 ◆ "....흙투성이.."

마스터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본 루미나의 평이었다 .그 말에 에프로슈네도 창피한지 빨갛게 물들은 얼굴로 땅을 쳐다보고 있었다. 루미나들에게 수송함에서 이곳까지 출발하여 도착 할 때까지 느낀 점은 신비함이었다. 광장의 탑에서의 신비한 문양이나 통로에서 느껴진 기괴한 분위기등등....그런데...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빨갛게 물든 에프로슈네의 말에 쪼그리고 앉아 모종삽으로 땅을 파고있던 마스터라는 인물이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보고도 몰라? 담배재배 하고있다"

그렇다..지금 루미나들이 보고 있는 광경이었다. 엄청난 잎사귀를 자랑하는 커다란 풀(?) 옆에서 귀여운 소년(모습은 소녀였지만 목소리로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루미나였다)이 필터담배를 물고 있었던 것이었다. 더군다나 옷과 긴 머리카락은 땅에 닿아 흙투성이에,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조그마한 모종삽으로 땅을 토닥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마스터라는!.. 아니 사령관이라는 분이 모종삽이라니요!! 그리고 담배재배는 불법이지 않습니까?"

불씨만 당겨도 바로 활활 타오를 정도로 빨갛게 물든 에프로슈네가 소리 졌지만. 대답은 에프로슈네의 혈압만 더 높여줄 뿐이었다.(정부에서 담배는 마약으로 규정하고 재배금지를 시켰다. 만약 검거 시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向精神性醫藥品管理法) 에 의해 강도 높은 제재를 받지만 어디까지나 검거되면 이다. 상당수 많은 이들이 비밀리에 거래하고 있었다. 참고로 3화에서 지그라인 나기주둔군 총사령관이 피고있는 것은 담배 잎으로 만든 것이 아닌 합성, 즉 니코틴등 유해물질이 제거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담배이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과거의 담배를 잊지 못할 때 피우는 경우가 많다.)

"웃기지 말라고 해! 내가 피우고 싶으면 피우는 거야!. 내가 피우다 암에 걸리던 말던 지들이 무슨 상관인데! 그러니 그 입 좀 닥쳐!!! 남에게 피해 안주고 내가 직접 키우는데 뭐가 그리 말이 많아!! 애초에 네놈들이 농장에서 키우는 것을 반대하니 어쩔 수 없잖아!"

"지금 말이라고 하십니까? 금지 식물을 농장에서 키우신다는 말이 되신다고 생각하십니까?"

둘의 설전을 보면서 루미나는 머리가 아파 왔다. 신비한 이미지가 깨지는 구나.. 그때 키네라가 둘의 설전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뭐냐!!"

처음 보는 아돈족 처녀가 자신의 앞에 서자 진이 날카롭게 물었다.

"전 라마 리 키네라 소위입니다. 시급한 일이기 때문에 무례를 용서를... 극동 우주군 사령부의 최인호 원수의 전언을 가자고 왔습니다, 이것을"

키네라가 내보이는 것은 작은 가방이었다. 계급상으로 루미나가 해야하는 일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평소의 규율을 강조하는 키네라와는 다르게 행동하였다.

"네가 최인호 그 꼬마가 보냈다는 놈이냐? 그래 잘 왔다, 근데 이건..호....이건 기록형 통신기?"

가방 안에 존재하는 것은 둥근 접시 같은 기기장치였다. 이것의 이름은 기록형 통신기.. 상당히 위험한 물건으로 기밀이나 통신이 극도로 나쁜 상황에서 이용되는 장비로서 지식을 포함한 인격을 데이터 해서 보관하여 가상 인격체를 만들어서 이동 후 대화할 사람과 접촉하는 방식이다, 즉 이 장비는 입력된 데이터상의 인물과 같은 사고를 하는 가상 인격체를 만들기 때문에 직접 통신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자신의 기억과 인격이 담긴 가상 인격체와의 대화로써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알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이다.. 문제는 입력한 데이터시의 인격에 실체 인격의 지식이 들어가기 때문에 악용될 소지가 무척 커지고 또한 자신의 의견은 알릴 수 있지만 상대방의 의견은 알 수 없다는 점 등등 등 매우 부작용이 심해서 거의 쓰여지지 않는 물건이었다.

 드디어 주인공이 나왔구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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