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 (21/49)

 모든것은 인과율...

아직도 정신이 몽롱한 키네라는 부축해주는 루미나에게 기댄 상태어서 목만을 움직여 주위를 돌아보았다. 기억이 나는 장소... 기묘한 분위기의 움직이는 공간.. 탑에서 진을 만나기 위하여 내려가던 곳이었다. 분명히 자신은 방금 전까지 여기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곳에서 에프로슈네의 안내를 받으며 마지막 문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갑자기 제어 할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졌다는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정신을 잃다시피 잠이 든 후 가까스로 깨어난 후에는 모든 것이 바뀌어져 있었다. 분명히 같은 장소였지만, 처음보다 늘어난 사람들, 내려가는 것이 아닌 올라가는 공간.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사라진 팔...

사정은 대충 루미나와 지금, 함몰된 가슴뼈가 폐를 찔렀는지 기침과 동시에 피를 토하는......겉보기에는 소녀같이 생긴 소년에게 들어서 대충 알게되었다. 처음 저런 아이가 군단사령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농담인줄 알았지만...

지금 키네라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먹은 상태였다.'진'이라는 군단사령관에게 자신이 왜 이용당했는지, 어째서 간편한 최면이 아닌 자신의 정신세계에 또 다른 인격을 박아 넣었는지에 대해서 답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답은 간단했다.

아직은 이용가치가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잃을 정도의 강력한 최면의 경우 무의식의 영역에 그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이의 인격을 집어넣은 경우 그 인격만 처리하면 증거가 없이 완벽하다는 것이다. 한쪽 구석에서 폭발의 영향으로 쓰레기 같이 구겨진 기록형 통신기 안에 들어있는 최인호 원수의 말에 의하면 루미나의 경우에는 일족의 장의 혈육이라는 점에서 만에 하나 들켰을 경우 문제는 개인을 떠나서 지구전체의 문제가 되어버린다는 점이었다. 그에 반해 키네라의 경우, 그녀 또한 높은 지위에 있는 자의 혈육이었지만 루미나의 경우보다 문제가 훨씬 적은 편이었다. 최악의 경우에도 개인의 문제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어느 정도 높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의심을 하지 않은 장점도 있었다. 만약 진에게 접근하는 이들이 지구인이거나 다른 종족이라면 의심을 할 수밖에 없지만, 설마 지구의 금융이나 경제규모로 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아돈족의 고위종족의 혈족을 이용할 수 있겠느냐 하는 허점을 찌른 것이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결과가 지금 그녀의 눈앞에 훌륭하게 드러나 있지 않은가.....

"괜찮아 키네라?"

키네라가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주위를 둘러본 행동이 루미나에게는 고통의 몸부림으로 보였는지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보았다. 항상 자신이 돌보아 준 상대에게 거꾸로 당하는 기분에 키네라는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고통은 없었다.

팔도 아예 없어진 덕분에 치료할 때 귀찮게 팔을 복원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부위를 잘라내야 하는 수고도 덜었으니.....비록 고통은 없지만 씁쓸한 기분으로 자신의 조각난 팔을 보고 있던 키네라는 문득 구석에서 검은 망토로 온몸을 가린 4명의 인물에게 보호를 받으며 쓰러져 있는 진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외모, 작은 키와 왜소한 몸에 치명상을 입고 쓰러져 괴로운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은 진의 잔인한 본모습을 보지 못한 키네라에게는 애처롭게 보였다.

그녀가 처음 통로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에 보았던 그는 혈색도 그럭저럭 괜찮았으며 자신에게 전후 사정을 알려줄 정도의 정신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있는 공간이 점점 상승할 때마다 상태가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힘들어하고 있었다. 외견상 가장 심한 상처로 보이는 가슴 부위의 상처도 처음에 거의 지혈이 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지혈은 고사하고 가슴에서 흘러 내인 피가 바닥을 적셔서 좁지 않은 주위에는 온통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

키네라가 보기에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시간이 갈수록 상태가 나빠진다는 말인가? 아무리 심한 상처를 입어도 목숨만 붙어있으면 체내에 있는 의료용 나노머신에 의해 죽는 일은 없었다. 더욱이 군에 몸담고 있는 자들은 민간인들이 쓰는 것보다 월등히 품질이 좋은 제품을 주입 받게 되어 있었다. 또한 불평등할지는 모르지만 계급이 올라갈수록 그 질은 더욱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니 지금의 진의 상태는 불가사의였다.

지금도 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눈에 보일 정도로 진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연신 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의 에프로슈네가 있었다. 진을 지키는 호위병이라고 생각되는 저 4명은 철두철미해서 조금 전 진이 정신을 차리고 있을 당시 진과 이야기 한 에프로슈네라 하더라고 접근하는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공격을 하였다. 사정을 봐주지 안았다는 증거로 20세기의 전차 포에 직격으로 맞아도 내장파열로 죽지 관통해서 죽지는 않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막강한 방어력을 지닌 에프로슈네의 군복이 심하게 찢어져 있었다.(참고로 전차 포의 파괴력은 보통 3세대 전차의 경우 105mm구경으로-한국의 K1기준- 대략 1,5KM의 거리에서 균질압연강판 기준으로 4~500mm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한마디로 지금 에프로슈네가 입고있는 군복의 강도는 실로 막강! 그 자체이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

"지금 마스터의 상태가 보이지 않아? 이 바보들아!!, 빨리 비켜!! 지금 한시가 급하단 말아야!!"

에프로슈네의 끈질긴 설득, 협박, 회유 등등을 동원해도 말 한마디하지 않으며 정체불명 4인 방은 묵묵히 경계활동만 하고 있었다.

"이 멍청한 돌맹이들아!!! 지금 마스터께서 위험하다는 것을 몰라? 빨리 비키란 말이야!! 평소에도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이!! 난 너희들이 정말 싫어!, 네놈들이 할 일이 마스터를 지키는 일 아니야?? 따지고 보면 지금의 마스터의 부상도 너희의 책임이야!! 평소에는 사사건건 마스터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우리들에게 시비를 걸면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는 자기들 할 일도 못하는 주제들이!!

처음 봤을 때의 아름다운 외모와는 다른 거친 고함소리에 키네라라 적응이 안 되는지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루미나를 에프로슈네를 가리키며 바라보았다.

"저기..에프로슈네 맞아?"

"으....응 맞아..그러고 보니 키네라는 진이 다쳤을 때의 에프로슈네를 보지 못했구나.."

키네라의 질문에 루미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당시에는 긴박한 상황이어서 몰랐지만 지금 저 모습을 보니, 겉보기에 어리벙벙한 모습의 에프로슈네도 실체는 상당히 다혈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느긋하기까지 한 둘과는 대조적으로 에프로슈네와 정체불명 4인 방과의 대립은 점점 강도가 심해지고 있었다.

두쿵!

혼자 떠들던 에프로슈네가 드디어 참지 못했는지 멱살을 잡을 기세로 정체불명의 4인에게 덤벼들려는 순간 꾸준히 올라서던 공간이 처음 시작점인 반쯤 분해된 탑이 있는 광장에 들어서자 도착과 함께 미약한 진동으로 그녀들의 발 밑을 흔들었다. 그와 동시에 탑을 중심으로 안에서 밖으로 행하는 강한 빛이 폭사되었다.

"시끄럽다.. .에프로슈네."

"마스터!!"

순간 강한 빛에 의해 일행의 눈이 가까스로 정상이 되었을 때 언제 정신을 차렸는지.. 거의 기력이 다 떨어진 목소리였지만, 분명한 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듣자 언제 자신이 화를 내었냐는 듯 에프로슈네는 눈물을 글썽이며 진에게 다가갔다.

"이...이놈들은 상관하지 마라, 어차피 내가 내린 명령...그런데 ..내가 정신을 차리다니?... 지금의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가.."

"정신을 차리셨습니까? ..아! 예 지금 저희의 위치는 처음 마스터의 명령대로 브리지로 향하고 잇습니다. 다행이 '정지된 시작의 광장'을 지나 이제 조금 있으면 메인 브리지에 도착할 것입니다. 정지된 시작의 광장을 거의 지나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셔서 걱정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는 에프로슈네를 바라보며 진은 천천히 숨을 고르게 내쉬었다.

"아...타격이 너무 심했는가 보지.. 정지된 시작의 광장을 지났더라.....결계를 지났나?.. 그럼 일어나 볼까?"

부축하는 손을 뿌리치며 천천히 벽을 집고 일어서는 진을 바라보는 키네라와 루미나의 얼굴에는 괴상한 표정이 나타났다. 조금 전까지 거의 죽어가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창백한 얼굴만 뺀다면 멀쩡한 모습에, 방금 전 거의 죽어가던 모습은 꿈이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폐를 찌른 뼈에 의해 생긴 구멍으로 피가 들어가 숨쉬기도 힘들어하던 모습이었는데, 조금 전 대지를 빛을 뚜껑처럼 덮는 것처럼 보였던 그 순간을 기점으로 해서 진의 모습이 멀쩡한 형태로 변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본 키네라는 루미나를 바라보며 작게 소곤거렸다..

"방금 전 빛은 뭐지? 어떻게 거의 죽어가던 모습이 어느 한순간에 회복한 것처럼 보이지? 대화 중에 정지된 시작의 광장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던데... 알아?"

"글세.. 아마 우리가 처음 들어왔던 그 탑이 있는 광장이 아닐까? 지금 이곳은 탑이 분리되면서 밑으로 내려갔던 장소이니까....시간상으로도 내려갔었던 그 시간과 비슷한 시간이 지났으니 ..맞을 것 같은데....."

진과 에프로슈네의 말에 나온 정지된 시작의 광장이라는 곳에 대한 궁금증을 말할 때 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메인 브리지라... 지금 상황에 대한 보고는 했느냐?"

"예!! 만약을 대비해서 비밀 전송으로 전자 뇌를 이용하지 않고 극비문서형식으로 전했습니다."

"잘했다. 에프로슈네.."

자신의 칭찬에 얼굴까지 붉게 물들인 에프로슈네를 보지 못한 진은 여전히 자신의 곁에서 호위를 서고 있던 정체불명의 4인 방을 바라보았다.

"이제 되었으니 사라져라."

묵묵답답... 진의 말에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4인 방이었다.

".... 네놈들이 내 명령을 들을 놈들이 아니지.. 마음대로 해라..옷이나 줘! 가지고 있겠지?"

진의 포기한 듯한 말에 허리를 굽혀 사죄를 하는 4인 방은 곧 망토 안에서 여러 가지 잡다한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진은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걸레가 된, 피범벅의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루미나와 키네라는 붉게 물들인 얼굴로 시선을 돌렸고 진의 시중을 들기 위해 접근하려던 에프로슈네는 4인 방의 경계를 받으며 안타까운 모습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은 여자가 3명이나 있는 상황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옷을 벗었다.

슬쩍 그 모습을 본 루미나는 겉모습이 아무리 소녀 같아도 역시 알맹이는 남자라는 것을 알았고, 키네라의 경우 피범벅의 앞가슴이 빠른 속도로 아물고 있다는 것에 경악했다. 처음부터 아물었다면 이해를 하지만 점차 상황이 악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갑자기 일어나니 상처가 치료가 되고있는 것이다. 혹시 체내에 있던 나노머신이 문제가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방금 전 진과 에프로슈네의 대화를 들어보면, 나노머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루미나와 키네라의 힐끔거리는 눈빛을 받는 진은 상관없다는 듯 몸에 있던 모든 옷가지를 벗어버리고 알몸이 되었다. 몸에는 아직 피가 묻어있어 지저분한 몰골이었지만 곧 옆에 있던 정체불명의 4인에 의해 깨끗한 몸이 되었다. 하지만 가장 심한 상처를 입은 가슴의 경우에는 응급용 나노머신이 들어있으리라 생각되는 하얀 색의, 한쪽 구석에 녹색의 십자가가 붙어있는 천에 의해 가려졌다.

몸이 깨끗해지자 먼저 땅 끝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손질하여 피등 이 물질을 제거하고 머리 위에서 여러 가지 금속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끈으로 묶어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하였다. 그 다음 검은색의 금속질감의 머리를 제외한 전신을 감싼 옷을 먼저 입은 다음, 허리부분에 하얀색의 커다란 천을 둘렀다. 천은 안쪽의 금속질의 검은색 옷과는 다르게 깨끗하기는 했지만 구성하는 실이 두꺼워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하품질의 뻣뻣한 천이었다. 또한 끝 부분이 찢어지고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 지저분하였으며 매우 오래된 것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은 허리를 몇 번 감은 다음 검은색의 투박한 버클을 이용하여 고정시킨 후 바닥에 살짝 닿을 정도의 길이가지 흘러내리게 했다.

에프로슈네나 루미나, 키네라와는 다른 간편한 옷이었다. 그런 다음 양쪽의 팔에 투박한, 장식으로는 불 수 없을 정도로 팔각형의 두껍게 생긴 팔찌를 착용한 후 화려하게 장식된 반지와 목걸이, 그리고 귀걸이를 하는 것으로 끝이었다.

"마스터, 상처가 심한데... 일부로 예전의 옷까지 입으시면서 브리지에 나서실 필요가 있습니까? 지금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만.."

에프로슈네는 여전히 진이 걱정이 되는지 조심스런 음성으로 말하였다.

"걱정하지 마라..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지금은 이런 찰과상(?)이 문제가 아니다. 지구군 사령부에서 나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앉아서 당할 수는 없지. 또한 그놈들도 암살자 하나로 끝낼 놈들도 아니고 말이야.. 아마 아까 전 그 암살자의 말대로 적 하나가 아닌, 이번 일은 덫이 이중 삼중으로 있을 테니까..

"하지만 지구군의 사령부는 여론이나 마스터의 지지자들에 의해 절대로 직접 병력을 이쪽으로 투입하지 못합니다. 너무 과한 생각을 하시는 것이.."

진의 말에도 은근히 치료가 먼저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하는 에프로슈네지만 진은 고개를 흔들어 보이고는 옆에 둘의 대화를 경청하는 루미나와 키네라를 바라보았다.

"치료는 저기 키네라라는 아돈족의 처녀부터 해야할 것 같은데.."

"아니요.. 전 상관없습니다.. 그보다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십시오"

진의 말에 키네라는 차갑게 말했다. 상황이 어찌됐건 자신의 팔을 잘라버린 원흉이 앞에 있는데 좋은 감정이 들 수가 없었다. 더욱이 자신을 이용한 군사령부에게도... 키네라의 차가운 발언에 그 마음을 알겠다는 듯 피식 웃음은 지은 진은 아직 루미나에게 안긴 키네라에게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직 감정을 숨기기에는 어리구나"

진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들킨 것을 안 키네라는 고개를 숙이고 붉게 물든 얼굴을 감출 수밖에 없었다. 지구인보다 훨씬 순진한 종족인 아돈족인 키네라의 행동을 본 진은 미소를 지어주고 에프로슈네를 바라보았다.

"에프로슈네!"

"예! 마스터"

"이 둘을 내 직속 참모로 삼고 메인 브리지 소속으로 해라"

"예?.. 하지만 이 둘은 참모로서의 교육도 받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메인 브리지 소속이라면 나중에 반발이 있을 것입니다"

진의 말에 바로 반박하는 에프로슈네였다. 메인 브리지 소속은 지구군 사령부에서도 군침을 흘리는, 엘리트 중에서도 초 엘리트만이 모인 장소이다. 그들은 수십번, 또는 수백번의 전쟁을 겪은 이들로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자부심은 군단 전체에서 진의 직속부대 몇몇을 빼고는 최고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곳에 아직 전쟁 경험도 없는 초보자를 넣다니...물론 진의 명령이라면 만사형통이지만 앙금이 없을 수 없었다.

"뭐 내가 이 둘에게 작전이나 짜라는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도록! 이 둘은 정확히는 내 소속도 아니고 정확히는 전령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근데 하필이면 나 때문에 재수가 없었던 거지.. 어차피 이 둘은 아돈족의 고위직의 혈통이니 나나 지구군의 사령부로서도 아돈족의 눈치를 봐서 이곳에 계속 있게 할 수도 없는 일이지.. 이번 일이 끝나면 이 둘은 다시 최인호 녀석이 있는 사령부로 보낼 것이다. 그때까지의 편의를 좀 봐주는 것이지.. 이 녀석에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내가 당하는 꼴을 옆에서 직접 보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고 말이야.."

진은 여전히 키네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스터.. 이제 곳 메인 브리지에 도착할 시간이 다되어 갑니다."

탑을 빠져나와 그대로 계속 상승한 일행 중 에프로슈네는 기억을 더듬어 점점 주위의 환경이 변하는 것을 보고 메인 브리지에 가까워지는 것을 일행들에게 알려주었다.

진의 말에 심통이 난 것인지 에프로슈네의 음성에는 뾰족한 느낌을 지을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자신도 메인 브리지 소속이 아니었는데 루미나와 키네라가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메인 브리지 소속이 되었다는 것에 배가 아파서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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