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화 (23/49)

 모든것은 인과율...

수십만의 함성은 광대한 공간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진은 한 손을 들어 그칠 것 같지 않았던 함성을 멈추게 하였다.

"리셀"

"예! 마스터"

진은 시선은 여전히 정면을 바라보면서 옆의 기둥에 있는 사람들만이 들을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로 리셀을 불렀다.

"대충 이야기는 전자 뇌와 에프로슈네의 보고서로 들었겠지?"

"예! 진의 거처에서 사고난 직후 들어온 보고서와 그 뒤 에프로슈네의 보고서로 사정을 알았습니다."

"준비는?"

"예! 어르신께서 함대 지위 권을 주셔서 지금 함대는 난리(亂離) 1 을 발령하고 있습니다. 각 함대는 전원 전투준비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잘했다. 리셀"

진은 아직도 부복하고 있는 리셀에게 빠른 대처에 대한 칭찬을 해준 후 전방을 항해 마음을 잡았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지팡이를 한번 바닥에 강하게 찍어 주위의 시선을 자신에게 모이게 한 후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 말 하기는 싫지만... 여기에 있는 제군들!!...... 우리들은 버림받았다."

사전 설명도 없는 진의 갑작스런 말에 수십만의 사람들은 당황하여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본 진은 다시 한번 지팡이로 바닥을 강하게 찍어 시선을 자신에게로 모았다. 신기한 것은 지금 진이 밟고 있는 기둥의 재질은 강화 금속으로 일종의 단결정으로 만든 단단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금속이었지만, 진이 한번 찍을 때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거대한 진동과 함께 살짝 파편이 튀기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희생양 되어 근 수십 년을 끌고 왔던 전쟁의 종지부를 끊기 위한 제물로 선택되었다.!!! 바로 지구 사령부에 의해서.."

진의 말이 끝나자 아직 이해를 못한 많은 이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당황해했다. 하지만 진의 이야기를 이해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진의 말에 분노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진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 저 우주 밖에는 우리들을 목표로 수많은 함대들이 접근하고 있다. 나는 오늘 지구사령부의 뜻을 알았다. 지구사령부는 우리를 미끼로 많은 적과 함께 없애 버림으로써 적의 군을 약화시키고, 아직 전면에 나오지 않은 나와 같은 1세대 은둔자들을 복수라는 미명으로 끌어들여 압도적인 화력으로 단판승부를 펼치려고 하고 있다."

"진!! 특급비밀인 그런 말씀을 함부로..."

"리셀..."

나직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진을 바라본 리셀은 섬뜻한 느낌을 받으며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곳 자신의 추태를 깨달은 리셀은 원래자리로 돌아와 진을 바라보았다.

"예"

"입 닥치고 있어라. 이들에게도 알 권리는 있다."

".....알겠습니다"

갑작스런 특급비밀을 함부로 말하는 진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리셀이었지만 진의 살기 어린 눈빛을 받고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의 진은 위험 그 자체라는 것을 과거의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었다. 리셀을 물리친 진은 자신의 입만이 떨어지도록 기다리는 수십만의 군중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것은 사실이다.... 화가 날것이다. 분노할 것이다. 물론 지구사령부의 선택은 타당한 선택이다. 수백만의 목숨으로 수백 억의 평화를 얻는다면 그것으로 좋은 거겠지.... 단!! 그 희생양이 우리라는데 문제가 있다!! 남겨진 우리는 무엇이냔 말이냐! 우리는 아무런 지원도,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 장소!! 이곳은 우리들의 손으로 만든 것이다! 나사하나!! 코드선 하나!! 그 어느 것도 지구 측에서 도와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를 희생양으로 만든다니.........

우리가 수십 년 동안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이냐!! 고작 전쟁을 끝내는 희생양이 되기 위해?! 아니면 군에서 쫓겨나서 갈곳이 없어서?! 그것도 아니면 전쟁의 살육을 즐기기 위해서?!!

...아니다...

아니다!....

아니란 말이다!!!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알았냐 인간의 탈만 쓴 텅 빈, 증오와!! 분노만이 남아있는 이 쓰레기들아!! 우리가 이 장소에 온 것은, 우리들에게 증오와 분노만을 남겨준 그들에게!! 우리의 분노가!!.. 우리의 증오가!!.... 얼마나 큰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진의 비통하고 분노에 찬 음성 공간 곳곳에 울려 펴졌다. 그 음성에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수십 년 동안 그들이 겪은 고통이, 진의 말에 따라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많은 이들이 처음 나기가 지구를 침략했을 때의 생존자였다. 그로부터 근 백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상처는 깊이 남아있었다. 또한 더 많은 이들이 나기 이후 타 종족의 침략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분노와 절망감으로 군에 자원한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군 인원감축과 이런 저런 이유로 싸움터에서 쫓겨나고... 술과 마약으로 폐인이 되다 시피 한 것을 진이 거두에서 만든 것이 이 군단이었다. 그 후 수십 년... 그들은 피나는 노력을 하였다. 언젠가 다시 한번 싸우기 위해서.. 함대를 만들고, 훈련을 하며... 군의 지휘가 아닌 자신들의 의지로!! 전략과 전술이 아닌 단지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서!!

....그런데 희생양이라니...

"그렇다... 우리는 그 이유 하나로!!... 아무것도 없는 이것에서 피를 토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금의 힘을 얻었다... 어여쁜 아내... 귀여운 자식들... 보고싶은 부모님.. 사랑하는 이들이... 불타고!! 고통에 힘없이 죽어갈 때!! 아무것도 못한 무능한 자신을 탓하며!! 피눈물을 흘리며!! 죽을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한 우리가!!!.. 희생양이 되었단 말이다!!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분노해라!! 당연히 분노해라!! 우리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지구사령부에게!! 우리를 이렇게 만든 우리들의 적들에게!! 아무것도 못한 자기 자신에게!!!"

점점 높아지는 진의 음성에 광장은 조용하기만 했다. 물론 진의 말을 부정해서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지금 표현하고 있는 것은 분노였다. 주먹진 두 주먹은 분노로 떨렸고, 꽉 다문 입에서는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부릅뜬 두 눈에서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소리나 행위가 아닌 단지 침묵으로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죽을 자리뿐인데... 죽어서 만날 부모, 형제, 아내, 아들, 딸, 사랑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굽히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부끄럽지 않게 싸웠다. 가슴을 펴고 자랑스럽게 말해보자.. 단지 그것만을 위해서 살아왔는데... 물론 전쟁을 멈출 수 있는 희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이 바라는 것은 평화가 아니다! 희생 따위의 끝이 아니다! 바라는 것은 부끄럽지 않게 싸우는 것!! 그리고 복수..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이들을 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지구 사령부는 우리들에게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우리의 힘이!! 수십 년 동안 갈고 닥은 우리들에게!! 고작 저 정도의 숫자로 덤비게 하다니!!..... 나는 지금 오는 적을, 지구사령부의 생각대로 칠 것이다!! 하지만 지구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길 것이다!! 그들에게 네놈들의 생각은 틀렸어!! 라고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그런 다음 우리 멋대로 움직일 것이다!! 전 우주를 상대해도 상관없다!! 자구자체가 적이 되어도 상관없다! 전 인류가 적이 되어도 상관없다! 우리는 앞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그 길에 끝이 없어도 좋다!! 우리는 그저 앞으로 갈 뿐이다!!... 이 바보들아!! 우리는 누구인가!!"

"복수의 술잔을 높이 들고, 쓰디쓴 증오를 안주로 삼는 지옥의 악마들!!!!"

진의 마지막 절규와 같은 음성으로 물었다. 그에 대답이 천지를 뒤집을 것 같은 엄청난 목소리로 돌아왔다. 그 엄청난 음성이 가라앉자 다시 한번 진이 물었다.

"우리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복수!! 복수!! 우리의 머리에는 그것밖에 안 들어 있다!!"

"우리가 가는 길은 험난하다!"

"험난해도 상관없다!! 길이 없어져도 상관없다!! 험난하면 다진다!! 없으면 만든다!! 막으면 부순다!! 우리는 오로지 전진뿐이다!!"

진의 물음에 답해주면서 사람들의 사기는 점점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지금 그들이 느끼는 분노, 증오 등이 상승하여 더욱더 많은 열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수십만이 내뿜는 그 열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쇠도 녹을 것 같이 피어올랐다.

"자!! 이 바보들아!! 가라!! 가서 보여줘라!! 적들에게!! 지구사령부에게!! 네놈들 자신에게!!"

"와와와와와와와와"

그 모습을 본 루미나와 키네라는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둘은 전에 지구군의 전력을 보고 의문이 되었다. 이 정도의 군으로는 대단하기는 했지만 상위종족인 나기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들은........ 미쳐있었다.

천지가 무너지는 듯한 함성과 함께 환호하던 사람들이 돌연 입자가 되어 사라져 갔다. 처음에는 하나, 둘이었지만 점차 그 수는 늘어나고 잠시 후에는 그 많았던 사람들이 전부 입자가 되어 사라져 갔다. 그 모습에 어리둥절한 루미나와 키네라였지만 잠시 후 그 넓은 공간까지 입자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본 둘은 그것이 입체영상으로 만든 가상공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행성 지표에서 보았던 하늘은 차가운 금속질의 천장으로 바뀌었고 그 넓은 평지는 수많은 오퍼레이터의 작업장으로 바뀌었다. 전체의 모양이 마름모인 지금의 방밖으로 또 하나의 마름모형태의 공간이 있었으며 그곳에는, 방금 전 자신들이 있었던 기둥 바로 옆에 있었던 기둥 위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처음 에프로슈네의 경비대 소속을 상부 직속의 호위대 소속으로 변경합니다..

 설정 2 라고 해야하나 ㅡ.ㅡ 난리(亂離)- 데프콘과 같은 전투준비태세.. 총 3단계로 이루어지며 3단계- 평시상황 2단계- 적의 도발이나 그에 준하는 위험사태가 발생할 때..

1단계- 적의 공격이 확실시되어, 전군의 전투태세를 명함...

지구에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

많은 나라들이 자신들만의 법과 무역을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외교권과 군사력은 오로지 지구연방만이 가지고 있다. 지구연방은 많은 나라들의 지도자들이 모여 만든 지금의 UN과 비슷한 기구이다(권한은 더욱 많지만...) 나라들은 각각의 콜로니와 무인행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부유한 국가는 유인행성을 가지고 있다. 점점 세월이 지남에 따라 교류가 손쉽고 지구인이라는 동질성 때문에 지금과 같은 국가에 대한 사명감이나 소속감이 매우 적어지기 때문에 따라서 앞으로 약 백년 정도 지나면 국가는 완전히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지구가 통합정부가 없는 이유..

같은 지구인이라도 차이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종교나 관습, 서로간의 사상 때문에 전체를 통합하는 것은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는 판단에 연방을 만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통합정부가 되겠지만...

 문제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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