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화 (25/49)

 모든것은 인과율...

텅 빈 공간, 오로지 빛 하나 없는 하늘과 두 다리로 설 수 있는 땅만이 존재하는 지역... 허나 이곳에도 존재하는 것이 있었다.

석상..

악귀, 악마, 마귀라고 불리는 형상의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석상, 아니 작은 석상...? 어찌된 일인지 가까이 접근하여도 이 석상이 큰지 작은지 알 수 없었다. 이것만 보아도 이곳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이 장소에는 이 석상 하나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준비는 다됐다.》 아무런 생명체가 없는 이곳에 돌연 탁한 목소리지만 하늘이 떨리고 대지가 울릴 정도로 웅장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어느 한 지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공간 전체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 존재의 목소리의 울림이 끝이 나는 것과 동시에 악마의 석상과 조금 떨어진 장소에 돌연 빛과 함께 이번에는 악마의 석상과 대비되는 성스러운 빛으로 치장한 여신의 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외형상의 차이점이 아닌, 크기에서도 차이점을 알 수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석상 하나의 크기하나도 정확히 짐작하지 못하는 공간이지만, 둘을 비교해보니 거대하게 보여도 악마의 석상이 월등히 커 보였고, 작다고 느꼈을 때에도 성스러운 여신의 석상보다 악마의 석상이 더 커 보였다.

《하지만 아직 또 하나의 말들이 도착하지 않고 있어요... 이 말들이 예측된 시간에 오지 않으면 계획은 다시 대대적인 수정에 들어갈 수밖에.. 가뜩이나 이 예측할 수 없는 녀석 때문에 수많은 수정작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 다시 이런 큰 오류가 발생하면 계획의 큰 줄기까지 바꿔야 하는 사태까지 발전할지 몰라요..》 탁한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이번에 들리는 목소리는 여성스럽고 아름다운, 천상의 울림 같은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 존재의 울림 중에 '또 다른 말들' 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돌연, 악마의 석상과 그 근처에 있던 아름다운 여신의 석상이 있는 장소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에 빛과 함께 또 다른 석상들이 나타났다. 이번에 나타난 석상은 두 개였는데. 첫 번째의 모습은 여신상이었는데 앞의 여신상과는 다르게 아름답지만 슬픈 표정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에 반해 두 번째 나온 석상은 동일한 여신상의 모습이지만 가련하고 슬픈 표정의 옆의 여신상과는 다르게 두 손에는 거대한 칼을 든, 투신의 형상이었다.

말을 마친 허공의 목소리에는 어느 한 구석, 은은한 불만이 서려있었다. 그 목소리와 함께 돌연 허공에서 거대한 손이 갑자기 나오더니 악마의 석상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한번 '툭' 치고는 사라졌다. 예측할 수 없는 녀석이라는 것은 악마의 석상을 말하는 것일까?...

《계획을 전면 수정 할 정도의 오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늦음은 허용된 오차 범위 안에 속하지 않나.. 그리고 자네가 말한 예측 불가능 때문에 이번에도 실패할 계획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이번 계획이 벌써 수백 번째.. 이런 대규모 계획이 여기까지 온 예가 없다는 것은 당신도 잘 알지 않나! 물론 그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야.. 나도 그 녀석의 머리를 쪼개서 보고싶을 때가 종종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의 계획은 너무 잘되었어.. 고작 예측불가능 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새로 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그는 너무 위험해요.. 처음부터 우리 손으로 만들지 않고 계획의 중간에 그를 발견하고 우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전래가 없던 일입니다. 전.. 차라리 그를 없애버리고 계획에서의 처음의 말에게 다시 그 역할을.. 아니 또 다른 말을 만들 것을 건의합니다.》

 느긋한 탁한 목소리의 주인공과는 대조적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는 탐탁지 않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미 계획은 중반이 넘어가고 있다. 우리의 계획을 보아라.. 수백 번의 시행차고가 있지만 어느 선을 경계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었어!. 지금까지의 위치까지 온 적이 있었던가?.. 지금의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영영 우리의 숙원을 달성하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요즘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있어...》 설득하는 탁한 목소리의 존재에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도 수궁은 하는지 강한 반박은 나오지 않았다.

《결과가 어찌되던 수레의 바퀴는 돌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제는 지쳤어.. 수레의 바퀴가 목적지에 도착하던, 중간에서 멈추던.. 아니면 수레의 바퀴에 깔려죽던....나는 결과를 보고싶네..》 지친 목소리의 탁한 울림의 주인공의 한탄하는 듯한 목소리에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말을 잊은 듯 한동안 침묵이 그 기괴한 공간이 흘렀다.

《그렇군요... 이런 짓도 벌써 수백 번.... 지칠 만도 하지요...좋아요.. 이번에는 당신의 의견을 수용하지요. 그럼 전 오류수정을 위해서..》 말을 마친 그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의 존재감은 사라져버렸다. 그 존재감이 사라진 공간에는 탁한 울림의 주인공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지쳤지...결과도 나오지 않은 이 일에... 그래서 이번 계획에는 미안하지만 내가 생각한 대로 움직일 것이라네... 뒤에서 계획대로 조정하는 것은 너무 따분한 일이 거든..》 탁한 목소리가 조용히 공간에 울려 퍼질 때.. 대지에 있던 악마의 석상과 성스러운 여신상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서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물론 둘에게 떨어져있던 석상도 점점.. 둘에게....

 ◆ 타 종족이 대부분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잡힌 동일함으로 함대를 구성하는 것에 비하여 다 종의 함으로 함대를 구성하는 지구군의 함대는 겉보기에는 복잡해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먼저 중앙에 미사일 순양함이 공격의 핵을 담당하고 그 외각에 구축함들이 배치된다. 구축함들은 근접거리의 적을 공격과 적의 공격으로부터 미사일 순양함을 보호하는 일이 주 임무이다. 이 진형 바로 뒤에는 이지스 순양함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지스 순양함은 현대의 이지스 시스템과 같은 일을 한다. 이 순양함은 강력한 탐지 장치로 구축함에서 발사한 각종 화기들을 통제하여 효율적인 공격, 또는 함대의 방어를 도와주는 일을 하며 자체적인 방어미사일들을 탑재할 수 있었다. 또한 크기도 상당히 커 최전방에서 긴급 군수지원함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이것이 1개 분대이다. 이 형태가 기본을 이루고, 소대.. 중대로 발전하여 군단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진형을 형성할 시에 소규모 단위가 자체적인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므로 타 종족의 함대보다 상당한 자유로움이 존재한다.

인간형태의 병기인 기간테스의 경우 보편적으로 이 진형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지휘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제는 서서히 퇴역하는 무기이지만 아직은 주력무기로 전 지구군에서 사용되고 있는 무기이다. 기간테스의 일은 단 둘로 압축된다. 먼저 하나는 각 구축함에 속하는 경우다. 각 구축함에는 기간테스를 각 두개씩을 탑재할 수 있는데 이들의 역할은 이지스 순양함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원거리 타격수단이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그럭저럭 훌륭한 탐지장치와 유도장치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역할이 역할이다 보니 공격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기간테스는 순양함에도 탑재를 하고 있었다. 순양함의 경우 최대 4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데 이들의 역할은 호위를 하는 구축함이 존재하지 않을 때 그 역할을 대신 하는 기체이다. 따라서 원거리 탐지장치는 구축함의 기간테스보다는 떨어지지만 단거리 탐지장치가 매우 우수한 편이다. 이렇게 함에 속하여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 첫째이다.

두 번째는 완벽한 공격용 기간테스로써 함대에 분산수용이 아닌 전용 수송함에 소속한 기체가 있다. 이 기체는 오로지 공격만을 위한 기체로써 각 구축함이나 순양함에 배치된 기간테스보다 월등한 공격력을 수유하고 있었다.

물론 이 기체 한 두대로 적의 함을 대파시키라는 것은 완벽하게 살인 선고와 같다. 이 기체의 역할은 함대 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이들은 적의 측면과 후방에서 적을 공격하는 일을 담당한다. 함대전의 경우 적의 대부분의 함들은 정면에 방패를 집중시킨다. 밀집대형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함대를 최대한 밀집대형으로 유지하여 방패를 정면에 집중시킴으로써 함 전체를 유지하는 에너지로 좁은 면적에 집중되기 때문에 그 강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밀집대형이기 때문에 방패가 전개되지 않는 후방이나 좌, 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해서 완벽한 방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간테스가 끼여들면 사태가 요상하게 돌아가게 된다. 기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측면에서 적이 전개한 방패의 틈 사이로 적의 함대 내부로 들어가 휘젓기 때문이었다. 일단 내부로 들어간 기간테스는 잡을 길이 없다. 빽빽한 밀집대형이기 때문에 방패를 전개하는 것이나, 광탄도 쓸 수 없으며, 만약 실수로 함정이 파괴라도 되면 그 주위에 끼치는 피해는 어마어마해 진다. 어디 그뿐인가. 기간테스들이 내부에서 뿌려되는 화력에 의해 대파는 아니라고 해도 파편, 또는 함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면 그 파편의 운동에너지에 의해 제2 제3의 피해를 입히게 된다. 따라서 들어온 기간테스를 파괴해 버리기 위해서는 밀집대형을 헐겁게 하거나 풀 수밖에 없지만, 이럴 경우 함들은 노출된 부분만 펼친 방패를 함 전체에 펼쳐야 하기 때문에 그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아군의 함대는 적을 밀집대형보다는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기간테스가 적의 진형에 들어갈 때의 이야기이다. 통계적으로 100이 공격에 들어가도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수는 0아니면1이다. 즉 수많은 기간테스를 출격시켜도 성공하는 수는 극소수, 또는 실패로 결말을 짖는다.

어찌하던 결론은 지구군의 편제는 여타 다른 종족과는 그 괘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지금 진의 군단이 취하는 방식도 전형적인 지구군의 방식이었다. 지금 진이 취하는 진형은 바람에 뒤집어진 우산의 형태였다. 각 분대로 적을 포위하듯 반구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반구형은 우산처럼 중심에 만마전을 두고 마치 우산 지지대처럼 퍼져나가는 듯이 함들이 조밀하게 퍼져있었다. 또한 조밀한 부분과 부분사이에는 기간테스를 투입하여 우산의 천과 같은 형태를 취하게 하였다. 이 진형의 중심, 만마전의 뒤쪽으로 해서는 예비부대들과 함 건설함.. 그리고 기타 전투와 상관없는 특수 함들이 마치 우산의 손잡이를 만드는 막대기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주둔지를 떠난 지 3시간... 처음으로 가장 넓은 탐지장치를 가진 만마전에, 적의 함대가 포착되었다.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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