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은 인과율...
석판...
만마전 엔진 앞부분의 후미부분에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전혀 쓸모가 없는 물건이 있었다. 그 크기가 30Km에 이르는 이 물건은 하나의 암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일반적으로 석판이라고 불리 우는 거대한 돌덩어리였다. 원형을 이루고 있는 이 석판 표면에는 산스크리트가 손바닥 하나의 크기로 그 넓은 면적을 원을 그리며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직경이 30km에 이르는 거대한 면적에 비해 두께는 1m에 이르는 아주 얇은 판이었다. 물론 하나의 판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이런 석판들이 수천 개가 차곡차곡 겹쳐있었다. 또한 각각의 판은 전혀 다른 규칙의 산스크리트가 적혀있었다. 이 석판 중앙에는 수백 미터의 공간이 있었는데 바로 진이 지내고있었던 그 불타버린 숲이 존재하고 있었다. 석판과 석판의 사이에는 30cm정도의 틈이 있었고 그 사이에는 엄청난 수의 가느다란 기둥들이 지지역할을 하고있었는데, 그 기둥 틈 사이로 엄청난 수의 관들이 들어차 있었다. 만마전의 건조자금의 반 이상을 먹어치운 이 석판이 지금, 움직이고 있었다.
진의 명령에 따라 리셀이 물러나자 진의 뒤에 앉아 있었던 노인들과 진을 호위하고 있었던 4명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진이 누워서 치료를 받았던, 지금 있는 것에서 그럭저럭 넓은 곳에 원형을 이루면서 서 있었다. 그들의 표정이 엄숙한데 반하여 리셀과 에프로슈네의 일그러지는 얼굴과 계속적인 호기심을 끌어올리는 이 상황을 흥미 있는 눈빛으로 관찰하는 루미나와 키네라였다.
원형을 이룬 9명의 인물들의 자리를 잡자 그 모습을 보고있던 에르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바닥이 마치 물결처럼 출렁거리면서 그들을 둘러쌓으며 원형의 태가 형성되었다.
그 원형의 태의 중앙에 빛의 구체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그와 함께 딱딱한 전자 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석판 기동합니다. 지정된 이들은 패스워드를 말하여 주십시오-
전자 뇌의 목소리에 이제까지 눈을 감고 서있던 군천이 눈을 뜨면서 자신을 쳐다보는 8명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모습에 8명의 인물들도 고개를 끄덕여주며 답을 한 다음 두손을 들어 수인을 맺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확인한 군천은 자신도 수인을 맺으면서 외쳤다.
군천의 음성은 기괴한 파장으로 사방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음과 양이 만나 하늘이 열고 만물이 생성될 때!-
한 문장을 말하곤 지금 맺고있던 수인을 엄청난 속도로 변화시켰다 군천의 말에 화답하듯 옆에 사람이 원을 따라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인간의 목소리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울림으로 말하였다.
-하늘로 올라간 양은 신이 되고!-
-땅속으로 들어간 음은 귀신이 되었도다!-
-그사이에 있는 만물은 음과 양의 조화로 태어났으니!!-
-그 모든 것은 하나의 법칙으로 되어 있도다!!-
5명의 노인들이 외칠 때 진의 호위를 맡았던 나머지 4명은 범어를 마치 노래하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23세기.. 인간이 우주를 날며, 인간이 생명을 만들어 내고.. 하늘에 거대한 공중도시를 세우며 수백만의 전함이 죽음의 수를 놓는 이때에 이곳에서의 수천년 전의 원시종교의 모습은 신기하다 못해 기괴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의식은 계속되고 있었다. 한마디씩 한 노인들은 잠시 뜻 모를 범어를 나직한 목소리로 말한 후 모두 한 목소리로 크게 외치기 시작하였다.
-이 모든 세상은 인과율로 되어있나니!! 태초의 계약도 그 신성한 법칙의 하나로다!! 이세상의 또 하나의 축이며 땅속에 존재하는.. 이 세상에 존재하니 않은 자여!! 지금 그 신성한 법칙에 따라!!-
총 9명의 사람들이 엄청난 속도로 수인을 바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온 천지가 울리도록! 몇 사람이 내는 소리라고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음성으로 말했다.
-몸을 일으키거라!!-
엄청난 소리 때문에 이 광경을 넉 놓고 보고있었던 루미나와 키네라는 고통 속에서 급히 귀를 막고 몸을 웅크렸다. 그들이 내지른 소리는 언령이 되어 완벽한 방음을 자랑하는 메인 브리지의 투명한 벽을 넘어 만마전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곤 잠시 후 그들의 행위의 결과물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키릭....키릭.."
낡은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기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그것과 동시에 오퍼레이터들의 보고가 속속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뭐...뭐야 이거!! 접근 금지구역 제 4번 구역에서 진동을 확인하였습니다!!"
"어떻게 된거야!!"
갑작스런 변화에 신참인 오퍼레이터들의 공포 섞인 목소리의 보고들이 올라왔다. 일련의 보고들이 들어왔지만 진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여전히 허공에 둘뿐이었다.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예정된 것이다!! 서둘지 말아라!!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것이지만 이것은 모두 우리의 의도적인 계획이다!! 석판이 있는 장소의 변화는 신경 쓰지 말아라!! 석판은 상관하지 말고 모든 인원은 아마겟돈을 준비하여라! 처음 하는 일이지만 훈련대로 하면 된다!! 서둘러라!!"
얼빠진 루미나와 키네라와 별반 다름없이 이런 경험을 처음 당해보는 오퍼레이터들의 불안을 눈치챈 리셀이 전 브리지를 향해 말했다. 이제까지 아마겟돈을 사용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러니 이 기괴한 저들의 혼란은 당연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결사 반대하여도 이미 화실은 쏘아져 갔고 이제 자신이 할 일은 진의 처음 계획대로 철저히, 완벽하게 아마겟돈의 비밀을 위해 적들을 말살하는 일만이 남았다.
그런 리셀을 무표정으로 본 진은 다시 고개를 돌려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은 노인들에게 향했다.
"성공했다. 수고했구나 군천!! 내가 빠져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인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원래 이 의식은 저희들이 해야하는 것입니다.. 허허허 그래도 요즘은 나이를 먹었는지 지옥의 벌레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힘이 드는군요..슬슬 후계자를 모색해봐야겠습니다"
"석판 목표위치까지 앞으로 약 5분이면 충분합니다."
"에너지 주입!! 생명유지 장치 외, 타 에너지 유입 차단!! 모든 함 내의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라!!"
"엔진을 석판에 연결 완료!!"
진과 노인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오퍼레이터들은 이제까지 착실히 한 훈련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준비가 끝나가고 있었다.
◆ "적 모함 변형 완료!! 타입으로 보아 이제까지 사용된 만마전 중 함 내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 모아 단번에 발사하는 5번째 만마전과 비슷하다고 예상됩니다."
"이런...모든 함정들에게 밀집대형을 풀고 산개하라 명해라!!"
"'프리타리 세르피 잔 데라'시여!! 적들의 공격이 너무 강력합니다!! 지금 밀집대형을 풀고 산개한다면 함대의 선두 그룹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오퍼레이터의 비명석인 보고에 산개를 명했던 세르피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그리브드릴을 짜증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이 대형을 계속 유지하란 말인가? 선두그룹의 막대한 피해를 피하려고? 잘못하단 선두그룹 자체가 우주의 먼지가 될 판인데?"
어이없는 표정이 세르피였다.
"허나 선두그룹에 있는 함들은 공격의 핵입니다. 수는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화력 면에서 50%이상을 차지하고있습니다. 만약 선두그룹에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면 이번 전투는 아군의 패배입니다.!!"
"그럼 어쩌자는 것인가?!!"
"전진해야합니다!! 전군을 최대한의 속도로 진군시켜서 적이 만마전을 쓰지 못하게 해야합니다!!"
언 듯 들어보면 훌륭한 생각이었지만 세르피는 그리브드릴의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안 된다!! 만약 그럴 경우 적이 한 수 빠르다면 우리는 그만큼 적에게 가까워지고,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더욱이 적의 무기가 예상대로의 무기인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무기인지 우리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모험은 위험할 뿐이다."
"하지만...."
그리브드릴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말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세르피가 손을 들어 막았기 때문이었다.
"지휘자는 나다!! 조언하는 자여.. 그대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라!"
세르피의 말에 그리브드릴은 동의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한번 슬쩍 본 세르피는 다시 전방을 바라보았다.
"전 함정 최대 출력으로 방패형성!! 급속 산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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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은 인과율...
" 적들이 산개하고 있습니다!!"
아마겟돈을 쓰기 위해 준비중이던 만마전의 메인 브리지에서 적의 탐지를 담당한 한 오퍼레이터가 외쳤다.
"뭐야!! 이런 젠장!! 함대 뭐하고있나? 잔탄 같은 것은 생각하지 말아라!! 발사대가 녹아버릴 정도로 쏴!! 적들이 산개하지 못하도록 탄막을 형성하란 말이다!!"
예상외로 빠른 적들의 반응에 당황한 리셀이 함대 통신을 열면서 소리쳤다. 적들이 산개를 하면 할수록 아마겟돈의 위력은 반감된다. 아직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한 만마전으로서는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다.
"쾅!!"
"젠장!! 막아!! 막으란 말이다!! 적의 밀집지형에는 공격할 필요 없다!! 모든 함대의 미사일!! 광탄 할 것 없이 모조리 외각에 집중공격해라!! 탄막으로 포위망을 형성하란 말이다!!"
상처가 날 정도로 강하게 브리지를 나누는 투명 벽을 친 다음 날카로운 고음으로 재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다행히 효과가 있는지 아군의 신속한 반응에 허공에 떠있는 상황판에서는 적의 산개하는 속도가 처음보다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리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적의 진형 후미에서 다수의 함대, 본 진에서 이탈한 후 떨어져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선두의 산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지원 부대인 것 갔습니다."
"젠장!! 다수의 소형 병기들! 후퇴 중이던 아군의 기간테스 부대의 후미와 접촉!! 치열한 교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적들의 의도는 아마겟돈을 쏘기 전에 후미의 부대로 하여금, 산개를 방해하는 아군의 침묵과 아직 소수이지만 후퇴하고 있는 아군을 붙잡아 인질로 삼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아마겟돈을 무력화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다행이 밖의 전황이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내부를 담당하는 오퍼레이터들은 착실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였고 그에 맞게 일은 빠르게 진척되고있었다.
"엔진에 여분의 에너지 충전 100%"
"엔진과 석판, 발사구 까지 일직선으로 연결 완료!!
"모든 에너지!! 이제부터 석판의 관에 주입합니다."
일단 쓰기로 했으면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확실하게 써야한다는 생각이지만 일그러지는 눈가의 주름을 어찌하지 못한 리셀이었다. 외부의 급격한 변화를 일단 저버리고 아마겟돈을 쓰기 위해 전력을 다하려고 마음을 다진 리셀 이었지만, 그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 "아직 회수되지 않은 기간테스는 몇 대인가?"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함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연신 화면을 보면서 무언가를 체크하는 오퍼레이터에게 물었다. 지금 그들은 데라 함대의 측면을 공격하기 위해 출동한 기간테스를 회수하기 위해 온 수송함이었다. 사령부에서는 연신 후퇴를 명령하고 있지만, 함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승무원들은 한기의 기간테스라도 회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아직 생존이 확인된 기간테스 중에서 505번과 204번 기간테스들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생존이 확인된 기간테스들은 모두 회수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수송함을 찾지 못한 32기의 기간테스를 회수했습니다. 이제 이곳에 있는 유인함은 저희 함이 유일합니다."
"함장!! 사령부에서 또 전문이 왔습니다. 응? 이전과는 다른 문장이군요..읽겠습니다. 속히 작전구역을 이탈하라!! 이제 곳 그곳으로 사신의 낫이 갈 것이다. 사신의 낫에는 눈이 없다...입니다"
"사신의 낫? 사신의 ....... 뭐야!! 젠장. 어이 이봐! 메인 화면 자리에다 만마전을 띄워봐!!"
함장의 명령에 여러 가지 복잡한 수치와 정보 창들로 가득한 공간에 돌연 거대한 함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나타난 함은 특이하게도 앞부분에, 엄청 큰 함 덕분에 조그마하게 보이는 수많은 함들이 원통형을 이루고 있는 진형이었다. 처음 보는 만마전의 특이한 진형을 보면서 오퍼레이터들이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화면을 바라 볼 때 함장은 경악에 차있었다. 그가 보고있는 것은 특이한 진형이 아닌 만마전 몸체에서 지금 천천히 나오는 가느다란 기둥 때문이었다. 자신이 함장이 될 때 함장 이상의 계급만이 읽을 수 있는 극비문서로 본 글에서 저 기둥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기둥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한 오퍼레이터가 턱이 빠져라 입을 벌리고 있는 함장을 바라보았다.
"함장! 저 기둥은 뭔가요? 처음 보는 건데..."
하지만 함장은 그 오퍼레이터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기둥에 정신이 반쯤 나갔는데 이번에는 둔하게 생긴 스쿠툼이 천천히 기동하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젠장!! 야! 빨리 함 전장에서 이탈시켜!!"
"하지만 아직 두기의 기간테스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함장!! 사신의 낫이라는 코드네임은 뭐를 뜻하는 건가요? 어떠한 기록도 없는 내용인데..."
아직 분위기를 파악 못한 한 오퍼레이터의 질문이었다.
"젠장!! 두기는 포기한다! 이제 까지는 조금 지체해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여기 남아있다면 이제는 우리까지 확실하게 죽는다!!"
"아직 두기가 남아있습니다!!. 그들의 희망은 이제 우리밖에 없습니다"
한 오퍼레이터가 반대했다. 하지만 함장은 그의 마음은 알지만 저 화면을 본 이상 이제는 여기서 지체할 수 없었다. 슬쩍 화면을 본 만마전의 모습에서 스쿠툼이 점차 방패를 형성하는 것을 본 함장은 애타기 시작하였다.
"젠장!! 저것은 아마겟돈을 쓰기 위한 준비단계란 말이다. 이놈들아!! 저 기둥은 최종 안전장치고 앞에 나와있는 스쿠툼은 만마전이 발사한 아마겟돈의 포신 역할을 한단 말이다!! 알겠냐!!"
함장의 말에 일순간 브리지 안은 침묵하였다. 그리곤 이제까지와는 상대도 되지 않은 속도로 긴박하게 움직였다. 아군의 손에 죽지 않기 위해.. 하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하..함장!! 만마전에서 고 에너지반응!! 우리함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수치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스쿠툼..강력한 방패 완성했습니다. 미세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최종 조정을 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들어오는 정보에 함장은 눈을 감았다. 이제 곧 자신의 예상하는 보고가 올라 올 것이다...사령부에서 계속 후퇴명령을 내렸을 때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자신의 실수였다. 자신의 실수로 200명의 수송선의 승무원들과 500명에 다다르는 기간테스의 파일럿에게 위험을 안겨준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틀렸습니다.....만마전으로 모이는 빛 무리 포착....이제는.."
"아니다!!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우리함은 아마겟돈의 외각에 있다. 충분히 살 수 있다. 아니 살아날 것이다!! 포기하는 순간이 죽는 것이다!! "
함장의 말에 절망감에 빠져있던 브리지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강한 표정들이 떠올랐다. 한순간 포기라는 생각을 한 자신들을 부끄러워하면 다시 잡은 마음은 흔히 말하는 악과 깡 이었다.
"만마전 드디어 쏩니다!"
"모든 승무원!! 대 충격방어!! 대 섬광방어!!..모두 살아라!!"
"만마전 발사!!!"
상황을 지켜보던 오퍼레이터의 말과 동시에 전방의 밖의 상황을 나타내는 화면에서 타버릴 정도로 강력한 빛이 보고있던 이들의 망막을 태웠다.
그것은 재앙이었다. 과거 인류가 지구표면에서 본 태풍이나 해일과 같은 광경을 본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발사된 것은 거대한 빛의 기둥이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겠다는 듯 날아가는 빛의 기둥은 신화시대의 신이 내리는 천벌처럼 강력한 모습이었다. 그 위혁에 강력한 방패형성장치를 가진 스쿠톰이 원통형 진형에 의하여 한 점으로 집중되었어도 미세하게 분산된 에너지에 의해 수송함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만마전의 위력을 모르는 자의 생각을 뿐이었다.
실제로 수송함의 함장은 분산된 에너지 폭풍에 의한 진동 때문에 내동댕이쳐진 상황에서도 시선은 화면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의문에 사로잡혔다. 조금전의 위력이 위력적이긴 하지만 보통 만마전 크기의 모함의 요새포와 그리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못하였다. 내동댕이 처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쳤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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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상황을 보고해라!!"
마그테리아는 다행히 아마겟돈을 피했다. 지구군의 후퇴하는 부대의 발목을 잡고, 산개하는 아군을 돕기 위해 전진시킨 후미부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직접 빈자리로 이동했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적의 빛의 기둥이 휩쓸고 간 함정의 숫자가 언 듯 보기에도 1만에 가까운 숫자였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대부분이 적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던 선두부대였다. 만약 예상대로 휩쓸린 모든 함정이 대파라면... 남아있는 함정의 숫자는 이제까지 파괴된 함정을 빼고 약 2만 전후... 더욱이 남아있는 많은 함들이 공격함이 아닌 수송함 등이 상당수를 차자하고 있었다. 따라서 전력은 처음의 40%도 이르지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피해상황을 보고하라는 소리도 안들 리나!!"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분노에 찬 세르피였다. 적의 무기는 예상대로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무기였다. 다행이 예상을 하고 산개와 교란 등을 시행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문제는 예상외로 적의 무기가 관통력이 대단했다는 것이다. 보통의 요새포들이 적의 함을 격파하면서 점차 위력이 약해지는 대 반해 조금전의 적들의 무기는 1만에 가까운 함정을 관통하고도 위력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고 함대를 관통해 우주 저 너머로 사라져가 버렸다. 만약 그리브드릴의 말을 따라 밀집대형으로 진격했다면... 아마 지금쯤 함대는 괴멸했으리라. 하지만 안도의 한숨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아군의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뭐 하는 짓이냐!! 어찌하여 아직까지 보고가 올라오지 않은 것인가?"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세르피 황녀시여...이제 보고가 올라올 것입니다"
격한 음성의 세르피를 안정시킨 파이렌은 자신이 직접 브리지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곧 달려온 이에 의해 브리지까지 갈 수고를 덜었다.
"그래 피해상황은..."
여전히 기분이 나쁜 세르피의 차가운 음성이었지만 보고를 위해 달려온 이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황녀전하!! 기뻐해 주십시오. 피해조사 결과 아군의 단 한 척도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그대는 나를 능멸하고 있느냐?"
"예?..무슨...깍!!"
보고하는 이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세르피는 자신의 옆에 있던 고급스러운 술병을 들어 그대로 그녀의 머리로 던져버렸다. 머리로 날아간 술병은 그녀의 머리를 맞고 산산이 조각나 붉은 술과 피를 포함한 액체들이 사방으로 번졌다.
"적의 방금 공격이 축제의 폭죽으로 보이느냐!! 그 과도한 에너지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이 있을 지인데... 한데도 피해가 없다니!! 지금 그대의 행동은 무엇이란 말인가!!"
분함을 해소하지 못하고 다시 한번 옆에 있던 물건을 던지려는 세르피의 행동에 파이렌과 자이렌이 기겁을 하며 말리며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그 소동은 세르피가 직접 전자 뇌의 보고를 듣고 나서야 풀렸다. 슬쩍 손짓으로 피를 흘리며 기절한 이를 물러나가 한 세르피는 들어온 보고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다. 단 한 척도 파괴된 함이 없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지금 버젓이 일어나고 있었다. 기쁨에 춤이라고 추고싶은 마음이지만 자신은 황녀... 마음을 차분히 한 다음 명령을 내렸다. 적이 쓴 빛의 기둥이 궁금했지만 그것은 전쟁이 끝나고 생각해도 늦지는 않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는 방금 자신이 던진 술병을 맞아 기절한 이 따위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 기쁜 소식을 함대 전체에게 알려라!! 전군 진군!!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한 적들에게 사신의 키스를 전하러가자!!"
세르피의 마음과 같은지 흥분한 목소리의 파이렌이었다. 그에 반하여 자이렌은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녀의 명령에 함대는 천천히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저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면 그리브드릴은 걱정에 휩싸였다. 무언가가 이상하였다. 아니 뭔가가 있다!! 적은 단순한 바보들이 아니었다. 바보는커녕 백전노장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수많은 전쟁에서 살아온 이들이었다. 더군다나 적들의 우두머리는 그 이름도 유명한 미친 사냥꾼이다.. 뭔가가 있다. 그리브드릴은 세르피에게 면박을 당하더라도 충고하기 위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뜻은 이룰 수 없었다.
쿵!!!!
점차 속도를 내던 함대가 어느 순간 벽에 부딪친 것처럼 갑작스럽게 정지하였다. 그 충격으로 세르피에게 다가가던 그리브드릴은 엉덩방아를 찌었다.
"무슨 일인가!! 왜 갑작스럽게 멈춰진 것이지!!"
파이렌의 물음에 한 오퍼레이터가 외쳤다.
"선두그룹이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무슨 말이냐!! 통신을 연결해라!! 조금전의 적의 공격에 통신장치가 마비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지만 모든 통신수단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그테리아의 전자 뇌를 이용하여 강제로 통신을 열어라!! 허가한다!"
"알겠습니다. 브리지에 통신을 개방형으로 열어두겠습니다."
오퍼레이터와 파이렌의 대화를 들은 그리브드릴은 걱정에 휩싸였다. 그 무언가라는 것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곧 그 무언가가 윤곽을 들어냈다.
"까아아아아아아아아"
통신이 연결되자 마치 온몸이 난자 당하는 사람의 목소리처럼 고통의 비명이 연결된 통신을 타고 온 브리지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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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은 인과율...
"뭐...뭐야!!"
듣는 것만으로도 오싹한 비명이었다. 일순간 브리지에서는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여....여...영상을 연결해!!"
"하..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연결해!! 전체를 비출 필요는 없어!! 단 한 척에 모든 전자 뇌를 집중해!!"
"에..예!!"
기묘한 비명소리에 정신이 나간 세르피등을 대신해 평소에 대담하기로 유명한 파이렌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여....영상을 연결합니다"
떨리는 오퍼레이터의 음성의 뒤로 커다란 화면이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우욱....."
한 명의 오퍼레이터가 영상을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토해버렸다. 매우 보기 좋지 않은 광경이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나머지 영상을 보는 이들도 같은 심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지옥...
인세에 나타난 지옥이었다. 지옥.... 이 단어보다 지금의 상황을 더 완벽하게 표현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비춰진 영상은 어느 한 함의 브리지였다. 규범대로라면 그 곳에는 20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 전투중이라면 그것은 당연하고 절대적인 숫자였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영상에는 10명도 안 되는 이들이 있었다. 이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우주 전에서는 모두가 살거나 모두가 죽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이들은 어디 있을까?
어떤 이는 찢어지지 않은 전투복을 움켜쥐고 쓰러져 있었다. 쓰러진 벽에는 붉은 색의 피와 뇌수가 칠해져있었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는지 상처난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후벼파고 있었다. 어떤 이는 지금도 자신의 피투성이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빨리 죽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할까? 그 존재의 양손에는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이 한 움큼 쥐어져있었다. 또한 어떤 이는 날카로운 레이저 나이프를 흔들면서 죽은 자나 산 자 모두를 난도질 하고있었다. 그리고 ..어느 한구석에는 꽤 많은 이들이 웅크리고 모여있었다. 그들은 입가에 피를 잔뜩 칠한 체...이것만이 자신이 할 일이라는 듯 무언가를 열심히 먹고 있었다. 잠시 고개를 든 한 여자의 얼굴의 입가에는 무언가가 삐죽 나와 있었다. 사람의 손가락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아니 손가락이었다... 아름다운 은색의 브리지는 그 색을 잃어버리고 피와 뇌수...그리고 광기만이 존재하는 도살장을 표현하고 있었다.
"욱...."
또 한 명이 그 광경을 이기지 못하고 토해버렸다. 그 소리에 정신이든 자이렌이 재빠르게 달려서 영상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들 치듯이 밀쳐버리곤 영상을 차단하였다. 영상이 사라졌지만 아무도 그 장소에서 시선이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에 스친 것은 방금 본 장면이 단 한 척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마...원인은 그 빛.... 그리고 그 빛을 받은 것은 약 1만척...
"이.....이!! 이!! 지구인들!!! 도대체 뭐를 만들어 낸 거야!!"
가장 현실로 빠르게 돌아온 이는 그래도 이들 중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리브드릴이었다.
"세르피 황녀시여!!... 황녀시여 정신을 차리십시오!! 아직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리브드릴은 먼저 아직도 멍한 표정의 세르피를 정신차리게 하였다. 그런 그녀의 말에 세르피의 정신은 현실로 돌아왔다. 또한 그리브드릴의 음성에 옆에 있던 파이렌 또한 이성을 회복하였다. 멀리 브리지로 달려간 자이렌이 오퍼레이터들에게 호통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완벽하게 차리기도 전해 불행의 낫은 끝나지 않고 그들의 머리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도 명령하는 이가 없는데도 함이 약간의 진동과 함께 원형의 방패를 형성하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데라인들의 함대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조직적인 밀집대형이 아닌 함 전체를 감싸안은 거대한 원형의 방패였다. 외부 영상으로 그것을 확인한 그리브드릴은 절망감에 쌓여있었다. 이런 함대 급에서 저런 방패를 형성하는 것이 뭔지 알기 때문이었다. 보고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전개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나타나는 자동방어시스템... 뜻하는 것은....
쾅!!!
마그테리아 옆에 존재하는 함 한 척이 밝은 빛과 함께 엄청난 폭발을 하였다. 워낙 근거리에서 터진 경우라 그 충격파는 마그테리아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방패를 형성하고 있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적지 않은 진동이 브리지를 강타했다.
"무...무슨 일인가?"
영상의 후유증으로 아직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세르피였다. 그녀의 질문에 자이렌의 덕분에 어느 정도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한 오퍼레이터가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방금 공격은 적이 있는 전방이 아닌 좌측 후방에서 왔습니다. 아!! 방금 위치에서 대규모 공격이 옵니다. 이..이런!! 함대의 우측에서도 대규모 공격이 ...."
오퍼레이터는 차마 뒤의 말을 잊지 못하였다. 자신의 말대로라면 함대는 3면에서 완벽하게 포위된 형상이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아마겟돈에 의해 전면이 막힌 데라의 함대는 후면과 우측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공격에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하였다.
◆ "아마겟돈 적 관통 성공.. 예상 적의 피해 함의 수는 약1만에 다다른다고 추정"
오퍼레이터의 보고에도 브리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아직 진을 포함한 10명이 브리지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리셀의 입가에는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당당하게 붙어서 이기고 싶었지만 아마겟돈의 힘을 빌린 지금은 마치 무기의 성능차이로 간신히 이긴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적들은 아직 아마겟돈이 무엇인지 모르는지 천천히 전진까지 하고있었다. 외적으로 손상이 없으니 아직은 압도적인, 숫자로 밀어붙이려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알 것이다... 아마겟돈이 관통하고 지나간 자리에 뭐가 남아있는지...
"전황은..적의 피해를 보고해라"
잠시 만마전의 아마겟돈이 덮쳐버린 적 함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끔직한 일을 상상하고 있을 때 진의 음성이 뒤에서 들렸다. 리셀이 뒤로 돌아 진을 바라보았을 때에는 진은 어느새 자신의 자리에 앉아 차분한 표정으로 전방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손으로 방금 수십만을 지옥으로 밀어 넣은 사람의 표정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예!! 적들의 최전방에서 아군을 공격한 함정의 80%이상을 아마겟돈으로 맞추었습니다.... 아마 적들은 다시는 그 함장을 쓰..."
"전방의 적 함대에서 대규모 폭발 확인!! 미사일 공격이라 생각됩니다!!"
"적 후방과 아군의 좌측에서 대규모 함대가 접근 중!! 지금 식별 코드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 아군입니다!! 제2군단과 3군단으로 판명!!"
보고하는 리셀의 목소리를 끊으며 연달아 보고들이 올라왔다.
"이렇게 시간을 잘 맞추다니!"
자신의 보고가 중간에서 끊어지자 얼굴을 악간 찡그리는 리셀 이었지만 중요한 보고라는 생각에 잠자코 있었다. 하지만 보고를 들은 리셀은 자신의 예상으로는 전투종료까지 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깨고 2,3군단은 완벽한 타이밍으로 도착한 것이 의문점으로 남았다.
"제 시간에 왔네..하긴 안 왔다면 죽을 테니..."
진 뒤에서 있던 에르의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2군단의 사령관께서 이쪽으로 입체 통신을 요청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안 돼!!"
"연결해라"
진과 에르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하지만 오퍼레이터는 당연히 진의 명령을 따랐고 그 모습을 본 에르는 얼굴을 구기면서 황급히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빈 장소에 발목부터 시작하여 머리까지 천천히 모습을 들어내는 자가 있었다. 통신을 요청한 2군사령관이었다. 나타난 이는 거구의 탄탄한 몸집에 붉은 머리카락의 잘생긴 미남이었다. 그의 모습이 완성되자 그 보습을 본 루미나들의 얼굴에 홍조로 물들었다. 그녀들이 본 어느 남자보다도 잘생기고 남자답게 생긴 얼굴에 호감이 갔기 때문이었다. 그가 입을 열기 전까지...
"반가워. 오랜만이군"
진이 먼저 손을 들어 반가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2군사령관이라는 자는 진은 쳐다보지도 않고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누군가를 찾고있었다.
"누구를 찾으세요?"
조심스레 리셀이 물었다. 그런 그녀를 붉은 눈빛으로 바라본 사령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썩을 계집애..아니 엘디리아 이 썩어죽을 미친 전자 뇌는 어디에 처박혀 있어?"
침묵에 쌓이는 브리지였다....
문제 있음 리플요... 아! 아마겟돈은 나중에 설명이 본문에서 나옵니다..
무대포식으로 광선X빔...이라는 식의 처리는 아니고...
논리(?)이고 이론(?)적......설명을......음음...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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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은 인과율...
"저기 무슨 말씀을 그리 심하게..."
"무슨 말씀? 심하게? 지금 내가 장난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이렇게 빠르게 온 것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해?!"
"........"
"엘디리아 이 썩을 계집애가 첨부파일로 뭘 줬는지 알아!! 자폭 프로그램이 있어, 자폭 프로그램!! 한순간만 늦었더라도 4만에 이르는 대 함대가 우주의 쓰레기로 변했다는 말이야!! 아! 생각하니 더 짜증나네!! 빨리 안나와. 엘디리아!! 안나오면 이곳에다 포격을 할 테다!!"
것으로 보기에 차분하고 듬직하게 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거친 말들이 쏟아 졌다. 입체영상인줄은 알고있지만 그 흉악한 분위기에 리셀들은 움찔하며 한 걸음씩 물러섰을 정도였다. 길길이 날뛰는 그를 제어하기 위해 부관으로 보이는 자들이 입체영상 안에서 나타나 그의 몸을 붙잡고 말렸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어이 그만하지.. 듣고있자니 심히 귀가 힘들어하는군..-
"어느 새끼가 참견...."
-나라는 새끼인데..-
".....하..하하 왔나?"
갑자기 입체영상으로 나타나, 날뛰는 2군단 사령관을 진정시킨 이는 굉장히 특이한 복장의 존재였다. 언 듯 보기에 170을 약간 넘는 키에 온몸을 검은색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심지어 머리부분까지 두꺼운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온몸을 감싼 검은색 천 위에는 손바닥만한 넓이에 괴상한 문자가 그려진 길다란 천으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감고있었다. 그가 나타나자 리셀과 에프로슈네, 그리고 진 뒤에 있었던 5명의 노인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앞에 부복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조커"
-오랜만이구나-
조커라고 불리는 존재의 목소리는 보통 목소리가 아닌 기계 음이었다. 성별을 구분할 수 없는 이 음은, 듣기에 가벼운 인사라고 해도 듣는 이에게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일찍 왔구나?"
-뭐.. 나도 저기 저 말로프 녀석처럼 줄어드는 시간을 보며 왔으니까..-
"그렇군..좋은 방법이야.. 종종 써먹야겠어"
-... 나에게 살인충동을 일으키게 하지 말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둘을 바라보는 루미나는 아까 전부터 덜덜 떨고있는 키네라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추워?"
"... 저런 존재까지 이곳에 있었다니... "
"응? 누구 저기 저 조커라는 존재 말이야?"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루미나가 조커를 가리키며 하는 손가락질을 혼비백산하면서 말린 키네라는 귓속말로 말했다.
"화성에 있을 때 정보 부에 근무하던 친구가 말해준 적이 있는 자야. 통칭 '조커' 또는 '사신'이라 불리는 용병으로써 나이도 성별도 심지어 종족도 모르지만, 한마디로 괴물이지.. 저자를 건드리고 살아있는 자는 아무도 없어. 일단 자신을 건드리면 둘 중 하나야.. 자신이 죽던지..아님 적이 모두 죽던지. 적이라면 이제까지 아군이라 해도 모두 죽여버리는 냉혹한 자야...한번은 계약되어 있는 곳에서 자신에게 무례하게 군 자신보다 높은 계급의 인물을 그 자리에서 죽여 버렸다는 군.."
"....."
"저런 자가 이런 곳에 있다니.. 수십 년 전에 죽었다고 들었는데...그것도 리셀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계약관계는 아니고...이곳은 정말 알 수 없는 곳이야..."
루미나는 키네라의 이야기를 듣고는 다시 한번 조커라는 존재를 바라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망토 매니아(?)로 밖에 안 보이는 존재가 그리 위험한 인물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저기.. 마스터.. 각 군단이 정해진 위치에 전개했습니다.."
조심스레 조커라는 존재의 눈치를 바라보면서 보고하는 리셀이었다. 이야기를 중간에 끊은 리셀을 바라보는 조커의 눈빛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군..지금은 전쟁중이니.. 끝나고 술이나 하지고"
진의 말에 눈빛을 거둔 조커는 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사라졌다. 입체영상을 끊은 것이다. 그와 함께 붉은 머리의 말로프도 고개를 술이라는 이야기에 열심히 끄덕이며 사라졌다. 아마 화는 다 풀린 것 같은데.... 그들이.. 아니 정확히는 조커가 사라지자 리셀등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러 대단한 인물들을 자주 본 리셀도 조커만큼 위축되는 느낌을 준 자는 거의 없었다. 물론 진을 빼고... 하지만 진은 명확히 공과 사를 구분 짖는데 반하여 조커는 그 구분이 없다는 것이 문제랄까?
◆ 전투는 슬슬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마그테리아의 화면으로 외부를 바라보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 그것이었다. 사방의 별들보다 더 많은 인공 물체들이 자신의 자태를 뽐내며 늘어서 있고 그 수에 몇 배에 달하는 엄청난 빛덩어리들의 향연은 지금이 전쟁터라는 사실만 아니면 너무나 아름다운광경이었다. 전쟁터만 아니라면.....
2군단과 3군단이 전장에 참여하면서 데라군은 빠르게 무너져 내리고있었다. 전방에는 진과 전투에 방해만 되는 미쳐버린 1만의 함대가 있었으며 좌측과 우측에는 자신보다 더욱 많은 수의 대 함대가 사방을 포위하면 사방에서 공격을 받고있었다.
쾅!!!
마그테리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구군의 미사일 공격은 집요하게 마그테리아만을 노렸고 그에 반하여 화려하고 웅장하던 마그테리아는 점차 흉물스럽게 변하고 있었다.
"제 504구역 격납고 대파!! 504구역을 폐쇄합니다."
"제102구역과 103구역 통로 적 공격으로 대파.."
들어오는 보고는 아군의 피해뿐이었다. 더 이상 당당하던 데라군이 아니었다. 적의 무자비한 공격을 피하는 단순한 표적 판이었다. 처음의 당당하던 세르피도 얼굴을 찡그리며 전항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좀 전의 영상의 후유증 따위는 없었다. 순간순간 삶과 죽음이 오가는 지금, 내가 아닌 다른 이의 피해에 팔 정신 따위는 없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참담한 음성으로 파이렌이 물었다. 단단하게 밀집대형을 취하고 있을 뿐 더 이상 공격을 불가능하였다. 공격을 위해 작게 구멍을 만들어도 광탄을 쏘기 전에 적의 집중 공격을 받아 밀집대형의 표면은 물론 안쪽 깊숙한 곳까지 치명타를 입었다. 이제 그들이 할 일은 출력을 높여서 단단하게 방패를 형성하여 두들겨 맞는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가 다 할 때까지...
"젠장... 함정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런 정공법이라니..."
함정쯤은 간단하게 돌파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 자신이 한심했다. 적은 얄팍한 함정이 아닌 말 그대로 압도적인 대군을 동원하여 쓸어버리는 전법을 택한 것이다. 지금 병력차는 1:5(남아있는 데라 함대 수 약 2만 전후..총3만 이지만 1만은 지금은 완벽하게 쓰레기... 지구군의 경우 진의 함대 약2만, 말로프가 이끄는 제2군단 약4만, 조커가 이끄는 제3군단 약3만5천).. 이 정도 병력차이라면 제아무리 유능한 명장이 와도 승패를 뒤집을 수 없었다. 더욱이 지금 진형은 적에게 완전하게 포위된 형상... 가망이 없었다.
"하는 수 없지.."
세르피는 한 장의 판을 자이렌에게 주었다.
"이것에 적혀있는 그대로 시행해라"
세르피의 말에 잠시 판을 바라본 자이렌은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설마 이것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이것이라니?"
세르피의 말에 그리브드릴이 궁금증을 나타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어째서 내가 전투 시작하기 전 적의 함정이라는 말에 자신만만했는지 알고 있나?"
세르피의 말에 그리브드릴은 그때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때의 세르피는 지나치리 만큼 당당했다. 무슨 대책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브드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세르피는 말을 이었다.
"솔직히 쓰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어쩔 수 없군.. 이 것이 얼마나 쓸만한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마지막 희망이지.."
혼자 말을 하면서 자이렌이 보고있는 판을 받아 그리브드릴에게 주었다.
"설마 이것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아직 검증도 되지 않은 이것을??"
"뭐 어때.. 대충 그 성능은 알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써서 아군이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제 한2-3화 남았네요..이제 2부 격인 판타지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시간이 되면 내일 아침까지 빨리 올려버리겠습니다.
휴~~ 이제야 지겨운 우주전이 끝나는구나^^ 판타지는 다음주 한 토요일부터. 제가 어디 좀 가느라고^^ 그럼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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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쓴다는 것입니까? 쓰기 전에 발각될텐데..."
"내 생각도 그렇지..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이 딴 곳에 정신이 팔렸을 때 쓰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무리다..일단 '이것'을 쓰기 위해 준비는 해 둬야겠지..그런 다음 기다린다."
"기다린다니요?"
"말 그대로 기다린다! 지금의 적의 공격은 아군을 단시간에 격파할 수는 있어도 간단히 전멸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적의 이제까지의 결과로는 반드시 전멸을 원할 것이다"
세르피의 말에 그리브드릴을 포함한 3명의 등골이 오싹하였다. 이제까지 승리에 취해서 잊은 것이었다. 지구인들은 포로를 원하지 않는다. 즉 자신들의 길은 두가지 이 자리에서 죽거나 탈출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적들이 설마 황녀전하를 죽이기야... 아무리 멍청한 이들도 사로잡는 편이 더 이익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지 인데.."
"멍청하기는.. 지구인이 전에 공격한 나기의 종속 종족 중 하나인 '플라우린'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그때 지구인들이 어떻게 했지? 잡혀있는 황족들을 살려주었다면 싸우는 적들을 하나라도 줄일 수 있을 텐데 지구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 아주 토막을 내버렸을걸? 뭐. 나중에 후한이 없도록 플라우린을 아주 박살을 내버려서 뒤탈은 없었지만..뭐 어찌하던 적은 분명히 우리의 전멸을 원하고 또 그것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
"적의 진형에 변화가 있을 거라는 말씀입니까?"
역시 연륜이 있는 그리브드릴이 세르피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렇지..그때! 아군의 무인함들을 적에게 돌입시킨다!! 그리고 그 뒤에 '이것'을 발사하는 것이지.."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움직이지 못하는 1만의 함대가..."
"그들은 더 이상 살아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이제는 단순한 아군의 짐일 뿐이다. 너도 그 영상을 보았지 않느냐?"
세르피의 말에 반박하려던 파이렌이 입을 다물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본 세르피는 다시 고개를 돌려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
"알겠지? 모두 준비 단단히 하고 더욱 밀집대형을 좁히도록.. 적들이 안달하도록 말이야!"
"예!!"
그녀들의 다짐을 들으면서 세르피는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예상대로 전재되지 않을 때에는 완벽한 전멸이었다.
◆ 세상을 살면서 예상이 모두 적중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치밀한 계획을 세워도 맞는 경우보단 안 맞는 경우가 더 많은 법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엉뚱한 일이 일어나 실패한 예상을 뒤집어 놓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경우가 아주 드문 경우, 우리는 기적이라 부른다..
"함장!! 마그테리아가 이상합니다!!"
"이상하다니? 우리처럼 변형이라도 한단 말인가?"
리셀이 보고를 하는 오퍼레이터에게 장난삼아 물어보았다.
"예! 그렇습니다"
".........."
오퍼레이터가 보여주는 영성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있는 확대한 마그테리아의 영상이었다. 화면의 마그테리아는 천천히 두 조각으로 나누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아군의 공격에 마그테리아가 대파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조각나는 속도가 일정하고 칼로 자른 것처럼 갈라진 면이 일정하다면 결론은 하나로 이어진다.
"음...무슨 속셈이지? 적들도 아마겟돈처럼 비밀의 무기라도 있었나?"
오랜만에 흥미로운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는 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 무기가 나와도 상황을 뒤집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지금 쓸데없이 아군의 피를 흘리기 보다 모든 힘을 집중하여 적 모함을 부술 것을 건의합니다.
호기심 가득한 진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강경한 리셀이었다. 혹 적의 무엇이 전재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는 편이었다.
"만약 저 무기가 파괴의 무기라면 지금처럼 최악의 상황까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까? 아군이 했던 것처럼 적당한 순간에 썼다면 월등한 효과를 얻었을 텐데...한번 구경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절대 안됩니다!! 당장 파괴를 건의합니다!!"
강경한 리셀의 말에 입맛을 다시는 진이었다. 하지만 진의 장점중의 하나가 공과 사를 구분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것은 그들을 위해야 하는 자신의 지위에서는 용납되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의 지위에서는...
"...어쩔 수 없나..? 할 수 없지.. 함장!!"
"예!!"
진지한 진의 말에 리셀이 부동자세를 취하며 대답했다.
"자네가 말한 대로하게... 대신 일단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하겠지.. 2군단 과 3군단에게 연결을.. 전 함대의 모든 화력을 동원해 한번에 끝낸다!!"
진의 명령은 전 함대로 퍼졌다. 그러자 이제가지 제각각이던 공격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단 한번의 화력의 집중을 위해서였다.
◆ "적의 공격이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한방에 끝내려는 심산이군.. 전 함대 최대한 밀집상태로 전 에너지 방패로 집중해라!! 이번만 견디면 된다!!"
세르피는 전 함대에 이같이 알리고 마그테리아에게도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이번만!! 이번만 견디면 된다...'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불안감을 애써 지워버리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가망성이 없었다. 물론 자신의 말대로 한번에 모드 화력을 집중한 지구군은 잠시 틈이 생기겠지만 근 10만에 가까운 함대..특히 화력집중이 장기인 지구군이라면 그 화력은 거의 금지무기인 항성파괴 포와 만 먹을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지...'
왠지 자신이 처량하게 느껴지는 세르피였다. 전방의 외부화면에서는 수많은 함들이 뱃머리를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다. 간간이 보이는 광탄이나 미사일을 빼면 조금전의 치열한 전투는 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고요는 앞으로 일어나는 잔인한 죽음의 광시곡 앞에 깨질 것이다...
"젠장..."
항상 하는 말이지만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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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은 인과율...
광활한 우주에 보는 별들의 숫자보다 더 많이 보이는 인공물체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움직이는 함들은 파도가 되어 흘러가는 바다가 연상되었다..
"함대 모든 화기 집중 완료.."
"미사일 발사 준비 완료!! 광탄 에너지 주입 완료 앞으로 1분이면 충분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한 준비들이 차곡차곡 진행되었다. 보고를 듣고있는 리셀은 바쁜 듯이 움직이고 있는 오퍼레이터들에서 시선을 땐 다음 외부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화면 옆으로 슬라바급의 미사일 순양함이 그 웅장함을 들어내며 지나가고 있었다. 워낙 큰 동체 덕분에 시야에서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이 걸렸다. 그 모습이 사라지자 저 멀리 시야가 넘보지 못하는 그곳까지 수많은 점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런 수많은 함대를 지휘해본 자가 몇 사람이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전체를 따져도 함대의 수는 1백만 안팎이다. 엄청난 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광년 단위로 따져야하는 영토를 생각해 보면 지금도 적은 숫자였다. 특히 적들이 넘치고 넘치는 지구라면 더더욱... 그러니 그 많은 숫자라고 해봐야 넓고 넓은 전선에 걸쳐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숫자를 지휘한다고 해봐야 1만 안팎이었다. 지금 자신이 지휘를 하지 않지만 지금 있는 아군의 숫자는 근 9만에 다다르는, 이제까지 지구역사상, 아니 우주단위로 따져도 이렇게 많은 함들이 한 전투에 모여있는 것은 열 손가락에 들 정도였다. 이 상상을 초월하는 함들이 모인 이유가 적들을 하나라도 더 죽이기 위한 것이 목표이지만 지금 리셀의 눈에는 그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으로 보일 뿐이었고 지금 자신이 이곳에서 이 장면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대충 준비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리셀이 진을 바라보며 최종 지시를 내리길 기다렸다. 그런 리셀을 바라본 진은 슬쩍 전방의 마그테리아를 바라보았다. 마그테리아는 여전히 두 조각으로 분리 된 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진은 아쉬운 마음을 접고 명령을 내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겨운 전쟁을 이것 한방으로 끝을 내기로 하자 제군들!!"
진의 음성이 함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전 함대 공격 준비!!"
진의 명령과 동시에 함대의 모든 광탄을 발사하기 위해 발사구가 예열하기 시작하였다. 모든 공격이 동시에 도착해야하기에 속도가 느린 미사일은 서둘러야 했다. 예열이 끝난 함들이 곳곳에 보이는지 에너지 탄을 발사할 수 있는 포(모양은 밑에는 두껍고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한 쌍의 원기둥의 창(槍) 모양)들이 빛을 내면서 마치 네온사인처럼 우주 곳곳에서 무질서하게 빛을 내기 시작하였다. 그와는 다르게 미사일을 발사하는 함들은 외부적으로는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내부에서는 미사일을 장전하는 진동으로 가득 찾을 것이지만... 공격하는 모든 함들이 준비가 됐다는 표시로 진을 바라보며 리셀이 고개를 한번 끄덕여주었다. 그 모습을 본 진은 짙은 미소와 함께 소리쳤다.
"적 함대!! 적들을 쓸어버....."
쾅!!!!
갑자기 문제가 발생하였다. 진의 공격 명령이 체 떨어지기도 전에 함을 진동시키는 엄청난 폭발이 발생하였다. 긴장된 모습으로 공격 명령을 기다리던 오퍼레이터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뭐...뭐야!!"
"아.. 아군의 후방에 대규모 광탄 접근 중!!"
"조금전의 폭발의 진동은 보급함'현무'01-45번함으로 판명!!"
"후방 광탄이 발사되었다고 예상된 코스에 대규모 적 발견!!"
갑작스럽게 울려 퍼지는 긴박한 보고에 모두들 당황한 표정을 넘어서 황당한 표정들이었다. 지금 자신들이 있는 곳이 어디인가.. 변방이었다. 그것도 요충지 따위를 논하는 것이 아닌 은하계 끝자락이었다. 어떠한 전략 요충지도 아닌 이런 곳에 십 수만 척이 있다는 것조차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아니 전대미문의 일이었다....대규모 적이라니...
"젠장!! 적이 이렇게 접근 할 때까지 뭐한 건가!!"
황당한 표정에서 돌연 오퍼레이터를 닦달하는 리셀이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적의 침공이 아닌 적(후방의 대군을 적이라 단정지었다)이 공격을 위해 접근할 때까지 발견한지 못한 것이 더 열 받는 일이었다.
"모든 함들은 대부분 공격을 위해 준비중이라.. 모든 탐지장치가 적 탐색보다 공격의 명중률을 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어서 적의 탐색이 늦어진 것 갔습니다."
"빨리 피해 보고해!! 주변 함들은 생존자가 있는지 수색하고!!"
긴박한 음성으로 응급명령을 내린 리셀은 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바라본 진 또한 당황한 표정이었다.
'설마 플라우린?..'
진을 솔직히 플라우린을 예상하지 못하였다. 물론 기록형 통신기를 통해 온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데라가 나타났을 때까지는 크게 걱정되었지만, 지금 엄청난 수의 지원군이 온 다음에는 마음 푹 놓고 있었다. 절호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오지 않은 적들을 막강해진 지금 오겠느냐는 아니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런 예상을 적들은 무참히 깨버리고 온 것이었다. 아마 적들은 데라와 상호연락을 하지 않은 듯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많은 함들을 발견했을 지인데도 공격을 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만큼 자신이 있거나 아님 '너 죽고 나 죽자' 라는 식의 공격일 텐데..솔직히 둘 다 예상하기 싫을 공격이었다.
"젠장.."
욕설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리셀은 방금 전부터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문제인데...진퇴양난이었다. 지금 자신의 함대는 화력을 최대한 집중시킨 상태였다. 따라서 공격 후 빈틈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세르피가 예상한 것을 진 또한 알고 있었다. 다른 점이라고는 진은 자신의 공격에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후방의 적들에 의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예정대로 데라를 공격한다면 그 빈틈에 후방의 적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함을 돌려 후방의 적들을 공격할 수도 없었다. 아직 많은 수의 함대가 남아있는 데라를 등뒤로 돌린다는 것은 죽으라는 소리밖에 안되었다. 아니면 반반씩 나누어서 데라와 후방의 적들을 공격하는 것인데.. 문제는 반절의 화력으로는 데라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도 없고, 후방의 적들을 격퇴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렇다고 방어로도 전환할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최악의 경우 살아남은 데라와 후방의 적들에게 협동을 당할 수도 있었다. 참모 진을 따로 만들지 않은 진은 갑자기 머리가 아파졌다. 적들은 어쩌면 시기 적절하게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만마전 후방에서 대규모 폭발 관측했습니다."
"뭐!!"
생각지도 않은 일이었다. 지구군이 공격할 시간이 지나도 공격을 하지 않기에 또 뭔가를 준비하는가 해서 얼마나 조마조마했는가? 급하게 외부 영상을 바라보았고 수많은 함대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지만 함이 내뿜는 빛이나 미사일, 또는 광탄이 내뿜는 빛과는 어딘가 다른 빛이 전방의 지구 진형에서 아스라하게 보였다.
"빨리 폭발의 원인을 찾아보아라!!"
옆에 있던 그리브드릴의 목소리에도 흥분이 녹아 있었다. 가장 최악의 시기에 닥친 기적에 뒤에서 파이렌과 자이렌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적 후방에 어떤 대 함대가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어디 소속인지는 모르나?"
"예..아직 거리가 거리인지라..."
"상관없지..아군이던 또 다른 적이던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전 함대!! 계획대로 시행하라!!"
오퍼레이터의 말을 들은 세르피는 주저 없이 명령을 내렸다.
"아직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기회는 분명하지만 세르피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운 목소리의 그리브드릴이었다.
"어쩔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끝까지 왔다. 그리고 지금 기회가 왔다. 적의 후방이 어지러운 이때가 제일 적기라고 나는 판단한다!! 지체하지 말고 실행하라!!"
단단히 마음을 다진 세르피의 모습을 본 나머지 인물들은 반대를 하지 않고 자신들도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이제 되돌리 수 없는 입장이었다. 세르피의 명령은 전 함대에 퍼졌고 그와 동시에 수많은 함들이 밀집대형으로 보호되는 안쪽에서 머리부분으로 빠르게 이동하였다.
"예정 되로 준비가 됐습니다"
통신으로 들리는 오퍼레이터의 음성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르피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녹아 있었다. 어쩌면 몰살당할 시기에 훈련도 해보지 못했는데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준비한 물건을 발사해라!!"
"발사합니다!!"
세르피를 한번 본 파이렌의 명령에 마그테리아의 갈라진 틈 사이로 엄청난 진동과 함께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앞으로 돌진하였다. 그것은 석주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의 시작과 끝이 뾰족한 원기둥의 모습이었다. 그와 동시에 단단한 밀집대형을 위하던 마그테리아의 전방에 있던 모든 함들이 사방으로 비산 하였다. 그와 동시에 진형 머리부분에 집중되어 있던 함들이 발사한 그 석주를 최대한 밀집하여 동체로 지운 다음 전속력을 내어 전진하였다 목표는 전방의 만마전...
◆ "데라의 진형에서 일단의 부대들이 이탈하여 본 함으로 전속력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적 본대!! 천천히 반대방향으로 이동합니다"
"뭐!!"
브리지에 있던 인물들은 보고들 듣고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데라 또한 아군의 후방에 적들이 온다는 사실을 알았을 거라 예상하고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전면 공격이 아닌 일부분의 돌격부대라니...더군다나.. 본진의 이동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제는 고철 덩어리가 된 1만의 함대를 방패로 할 줄 알았는데... 아직 아군이 어떻게 할지 정하지 않은 이 마당에 적의 돌출 행동은 이쪽의 결정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 할 수 없다!! 데라의 돌격부대가 더 오기 전에 아군의 모든 화력을 집중!! 적 독립부대와 함께 본대까지 쓸어버린다!!"
"그렇다면 지금 후방의 적들은...."
"후방에 있는 함 건설함을 적의 공격예상지점에 배치 시켜라!, 두꺼운 장갑으로 아군이 후방의 적들을 공격할 시간을 벌어 주겠지.."
진의 명령에 함대는 준비하고 있던 모든 화력을 데라의 본진에 집중하였다. 엄청난 화력으로 본진은 물론 그 영향으로 아직 멀어지지 못한 독립부대까지 쓸어버린다는 생각이었다. 구축함들과 호위함들이 내놓는 광탄들의 잔상에 의해 그것은 빛줄기가 되어 온 우주를 수놓았다. 그 빛줄기 사이로 꼬리에 밝은 빛을 내는 수많은 미사일들의 빛줄기들이 마치 빗줄기처럼 쏟아지는 장면은 각 하나 하나의 파괴력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전장에서만이 볼 수 있는 최고의 장관이었고 생명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이었다. 하지만 그 차가운 빗줄기를 얇은 방패라는 외투로 피해야 하는 데라는 암담한 눈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진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수많은 빛줄기들이 둘로 나누어진 것이었다. 하나의 줄기는 데라 본진에... 또 다른 줄기는 독립부대에.. 이런 결과를 눈으로 보자 진 이하 모든 인물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자신들이 내린 명령은 그것이 아니었다. 물론 그것을 받은 최전방의 지휘자들 또한 명령대로 한 것이었는데 문제의 공격은 정확히 이등분이 되어..적을 강타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속도가 빠른 광탄이었다. 그 광탄이 독립부대의 밀집대형을 때리는 것과 동시에 그 수를 알 수 없는 엄청난 미사일들의 비가 도착하였다. 그 충격에 의해 생성된 빛들이 모든 함들의 화면을 통하여 그것을 지켜보던 모근 이들의 망막을 태워버릴 듯이 감싸버렸다. 심지어 진의 후방에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함대까지 그 화면이 빛의 괴물에게 먹혀버렸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그 뒤의 장면을 보지 못하였다. 심지어 데라 본진에 도착하던 것처럼 보이던 미사일과 광탄까지 그 코스를 이탈하여 데라의 독립부대로 돌진한 것을..... 한곳에 집중한 그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화력에 바깥쪽의 무인함들은 그대로 녹아버렸다. 그리고 안쪽에 있던 석주는 그 수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조각으로 나누어져 사방으로 비산하였다. 그 한 조각 한 조각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이 지역에 있던 모든 함들을 포위하듯이 사방으로 멀어져갔다. 물론! 아직 시야가 회복되니 않은 모든 함들은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엄청난 넓이까지 퍼진 조각들은 돌연 빛을 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미약한 빛은 순식간에 방금 공격에 의해 발생한 빛과 같은 엄청난 빛으로 변하여 내부에 있던 모든 함들을 감싸 안기 시작하였다. 그리곤 어느 시간을 기점으로 언제 빛을 내였냐는 듯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10일 뒤...
데라의 수색부대들이 황족인 세르피의 연락 두절을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왔을 때에는 단지 적은 수의 조각난 파편들만이 그들을 반겨주었다...
잠시 시간이 나서 pc방에서 올립니다. 너무 죄송스러워서.. ㅜ.ㅜ 대충 1부가 끝이네요...너무 급하게 마무리지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하지만 우주전이 너무 지겨워서요..^^ 처음 글을 쓰는 것이라 의욕만 앞섰지.. 내용은 따라주지 않아 엉터리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에는 각 소대의 전함들의 전투를 중심으로 전투를 이끌려고 했는데.. 공격미사일뿐만 아니라 방어형태도 준비해 놨는데...지금 생각해보니 처음의 의도대로 된 것이 거의 없네요.. 역시 글을 쓰는 것은 너무 어려워^^.. 질질 끌기나 하고 정작 넣고 싶은 것들은 넣지도 않고.. 하~~~ 예정에는 없었지만 내용을 보충하는 몇가지 간단한 내용으로 몇 화 나간 다음(외전은 아님) 본격적인 판타지이야기가 전개될 것입니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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