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이 투명한 유리잔에는 붉은 포도주가 반쯤 담겨 있었다. 그윽한 향기로 보아 합성품이나 저질품이 아닌 상등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것도 숙성이 잘된... 그런 그 잔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에는 아쉬운 눈빛이 물들어다. 남자는 하얀색의 제복에 뚱뚱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다. 한참을, 잔을 바라보며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던 남자는 돌연 들고 있는 잔을 단번에 마셔버렸다. 아쉬워하던 좀 전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한 모습이었다. 고급스런 포도주가 아까울 뿐이었다. 어찌하던 남자는 단번에 마신, 이제는 빈 잔을 미련 없이 창가로 던져버렸다. 이 남자가 있는 장소는 아무것도 없는 넓은 방... 한쪽 벽 전체가 유리창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공간은 모두 단단한 벽으로 둘러싸여져 있는 공간이었다. 유일하게 외부를 볼 수 있는 창의 풍경은 이 장소가 얼마나 높은 장소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주위에는 지금 위치보다 작은 건물의 상층부위가 보였고 나머지 부분들은 구름에 둘러 쌓여 보이지 않았다.
"언제까지 보고있을 것입니까??"
남자는 입이 심심했는지 책상 위에 있는 상자를 열어 그 안에 있던 두툼한 시가를 하나 물고는 불을 붙이며 말했다. 하지만 그가 보고있는 장소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 남이 보면 미쳤다는 소리가 나올 일이지만 그의 행동에는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알고 있었나?-
"그렇게 살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는데 모르는 놈이 웃기는 놈이지요..."
-그 말은 내가 왜 왔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
"글쎄요,..요즘 나이를 먹었는지 영...?"
허공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의 말에 대답이 돌아왔다. 비록 진한 살기에 이를 가는 음성이었지만...
-이 하찮은 존재여!! 어찌하여 신과의 약속을 저버렸는가? 천벌이 무섭지 않은가?!!!-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진한 살기가 뿜어져 나와 좁지 않은 방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그 살기의 대상인 남자는 어느집 개가 짖느냐는 표정으로 입가에 물고 있는 시가의 연기를 가슴 깊숙한 곳까지 들여마실 뿐이었다.
-이!! 이 하찮은 존재여!! 내!! 그대 하찮은 존재를 성스러운 신의 일에 동참하여 주었거늘..마음속 깊이 감사하며 눈물을 흘려도 모자라는 일 인지읜데!! 감히 일을 망쳐! 네놈이 마지막 일을 시행하지 않은 덕분에..-
"시끄럽구나.."
-뭐야!! 이 감히!!!-
그 남자의 무표정한 도발에 허공의 존재의 살기는 거의 유형화 단계까지 짖어졌다.
"신? 병신 지랄하네!! 네놈이 항상 말하는 하찮은 존재의 마음도 모르면서 신이라고 말하느냐?"
남자의 신랄한 반응에 할말을 잊었는지 허공의 존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큭큭큭.. 내가 네놈에게 허리를 굽히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고있나? 이 신이라고 사기치는 머저리야!!"
-무함한..어.. 어째서냐!! 네놈은 그를 처치하고 싶어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어찌하여 마지막 일을...-
그의 갑작스런 모습에 허공의 존재에게서 당황한 듯한 음성이 들렸다. 하지만 남자는 '피식' 한번 비웃고는 그런 그를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가려진 어둠에 아련한 기억이 떠올랐다.
수천, 수만 ,수억번... 눈을 감을 때마다 떠오르는... 불타는 도시.. 어미를 잃고 울부짖는 아이들... 그런 이이들을 찾기 위해 불바다를 헤매는 어른들... 그런 이들 중에 자신도 있었다. 갑작스레 퍼 붇는 공격에 연신 대피하라는 방송에도 평범한 샐러리맨인 그는 자리를 박차고 거리로 나왔다. 그리곤 그는 불타는 자신의 집 쪽을 바라보며 정신 없이 달렸다. 상당한 규모의 아파트단지였던 그의 집은 반쯤 무너진 체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타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멍한 눈빛으로 바라본 그는 곧 정신을 차리고 무너진 잔해를 해치기 시작하였다. 지금도시..아니 전국, 전 세계가 불타고 있었다. 구조대는 이 건물을 재건축 할 때나 올 것이었다. 그의 곁에서는 그 자신과 같은 경우인 것으로 보이는 몇몇 이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 불타오르면서 나오는 유독가스 때문일까? 그는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출근 전 아내와 한바탕 싸운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의 아내는 다 좋았지만 약간 낭비벽이 있어서. 매일 할인마트나 백화점에 들리는 것이 일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그것 때문에 한바탕 화를 냈고 그의 아내는 그에게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그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불타는 잔해를 화상을 입으면서 치우는 그는 그런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그녀는 꼭 나갔을 거라 믿는 중이었다. 그는 그녀가 약속을 안 지켰을 거라 굳게 믿었다....하지만...
이건..
눈에 낯익은 물체가 보였다. 틀림없이 자신이 딸아이의 4살 생일 때 사준 예쁘장한 붉은 장화였다. 그 장화를 받고 좋아라 하며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았던가..그는 미친 듯이 그 근처를 뒤집기 시작하였다. 날카로운 모서리에 피부가 찢어지고 돌을 들다 손가락이 부러졌지만 그는 아픔을 모르는 사람처럼 잔해를 치우면서..결국 자신이 찾고 있었으나 없기를 바랬던... 모습을 발견했다. 그것은 커다란 기둥 사이에 있는 두 구의 시체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시체를 만졌다. 그리고는 오열했다.. 그것은 자신의 아내였다. 무너진 잔해 틈에서 불탔는지 그녀의 등은 이미 숯덩이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품안에 있는 딸을 살리기 위해 품안으로 감쌌는지 딸아이는 비교적 깨끗했다. 하지만 딸아이는 불보다는 유독가스에 질식해서 이미 죽어있었다. 아내는 아침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 그의 흐르는 눈물이 아내의 얼굴에 떨어졌다. 아내는 등이 타는 고통이었지만 미소를 짖고있었다. 아마 그녀가 죽기 전에는 딸아이가 살아있었던 것 같았다. 자신은 죽어도 딸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그녀의 웃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딸아이는 유독가스에 의해 질식해 죽어있었다. 그는 오열했다. 자신 탓이라고 돌려도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그는 신을 탓했다.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었다.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이 밑을 보아라!! 이 두 모녀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내 주위의 시신을 찾으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가!! 우리 인간이 이렇게 당해야 할 만큼 나쁜 존재들인가!!아니 인정한다..인간은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남을 속이고!! 자연을 파괴하며.. 서로 죽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데 왜!! 나같이 나쁜 놈을 데려가지 않고 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가느냐!! 이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것이 진정 너의 벌이냐!! 그렇다면 나는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인간이 신의 이름으로 얼마나 희생했느냐!! 네놈의 존재가 있던, 없던 인간은 네놈의 이름 하에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나는!! 내 아내와 내 자식의 원수라는 네놈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며칠 뒤 그는 그 공격이 외계인의 공격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복수를 다짐했고.. 한창 만들어지던 레지스탕스에 말단 행동대원으로 가입하였다. 이 모든 것이 신 따위는 상관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의 가슴 안 깊숙한 곳에는 외계인의 증오 외에도 작지만 신의 증오도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이들처럼 죽을힘을 다했고 그에 반하여 차츰 지위도 올라갔다. 하지만...눈을 감을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에 그는 아무런 의욕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더 많은 살육, 그것만을 발하며 왔을 뿐이었다. 눈앞의 존재가 나타났을 때까지..
처음 눈앞의 존재가 신을 자청했을 때... 그는 피가 거꾸로 쏟아지는 분노를 느꼈다... 그토록 원했던 시기에는 존재하지도 않은 존재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 눈앞의 존재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신 따위를 자청하는 존재는 그에게는 절대말살을 외칠 뿐이었다. 그 존재는 평소 그 남자가 마음에 안 드는 한 인물의 처치를 부탁하였다. 계획은 다 짜져 있었다. 그의 도움을 청한 것은 몇 가지 되지 않았다. 그 남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겉으로는 웃는 얼굴을 가장했다. 그리고 그 존재의 생각대로 따라주었다. 그리고..가장 중요한 순간에 남자는 배반한 것이었다.
-네!! 네놈이!!! 명령대로 수송선에 설치된 폭탄만 작동시켰어도!!-
"킥킥...멍청한 놈!! 아무리 그가 싫다고 해도 그 위에 있는 목표가 있는 법이다.. 네놈이 신을 사칭했을 때... 네놈은 실수한 거야. 멍청한!! 놈 왜 마지막을 장식하지 않았냐고?? 이일은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할 것이지..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해서 네놈들에게 마지막에 한방먹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이!! 이놈의 개자식!!-
허공의 존재에서 줄기줄기 살기를 뿜어져 나왔다. 그 살기는 차츰 그 남자에게 가까워 졌다. 하지만 남자는 그 모습을 보아도 비릿한 비웃음을 흘리면서 시가의 연기를 가슴 깊숙한 곳까지 들여 마셨다. 그의 마음은 살기에 대한 두려움도 죽음에 대한 공포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가짜 신이라고 해도.. 원망하던 존재에게 한방 먹였다는 흐뭇함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특보를 알려들겠습니다. 오늘 오후 5시경 지그라인 나기 주둔군 총사령관께서 자신의 집무실에서 변사체로 발견 됐습니다. 현장을 연결하겠습니다. '한명훈' 특파원!!"
"예! 여기는 지금 지그라인 나기 주둔군 총사령관의 집무실입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평소 우울증이 있었던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리 일단 자살로 보고 수사를...."
온통 연신 특보를 말하는 방송이었지만...
그저 주위에 걸음을 옮기는 이들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소음일 뿐이었다.
어차피 이들에게는 그저 자신이 모르는 남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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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이 오로지 하늘과 땅만이 존재하는 공간.. 이전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두 존재와 몇 개의 석상이 존재하던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 하나의 석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보이지 않은 존재들은 그 수가 늘어나 있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책임지실 것입니까? 자그마치 10만입니다. 원래 계획보다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번 당신의 실수는 엄청난 계획의 차질을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모두 폐기 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저번에도 제가 말씀들이지 않았습니까? 그 존재들은 너무 문제가 많다고.. 이번 계획은 처음부터 잘못되었습니다.》 여러 존재들이 한 존재를 비난하고 있었다. 지금 그들이 책망하는 이는 이 장소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들어내는 이였다. 하지만 지은 죄가 있는지 그저 묵묵히 있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이번과 같은 경우가 거의 없었으니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그리고 자네.. 말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 안 드나?》 책망하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늙고 힘없는 목소리의 존재가 말했다. 하지만 힘없는 목소리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 지위와 영향력을 가진 존재인지 아름다운 목소리는 즉각 자신의 말을 사과하였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승복하지 못하였는지 그 아름다운 목소리에는 찬바람이 몰아쳤다.
《...그렇군요... 힘도 없는, 주제도 모르는 것이 너무 설쳤군요..사과드리지요》 가시 돋친 그녀의 말에 한숨을 쉰 늙은 목소리의 존재는 얌전히 책망을 받아들이는 존재에 게 물었다.
《그래..어떻게 할 텐가? 우리들이 조정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은데... 》 《...어쩔 수 없지 않지... 이미 떠난 화살이지....》 체념하는 듯한 말에 늙은 목소리의 존재가 또 한번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만 대책을 수립해야하는 존재로써 이대로 있을 수는 없었다.
《하기는.. 계획은 이미 우리의 손을 떠났지.. 이제는 누구와도 상관없이 저 혼자 움직일 테니... 하지만 이대로 손놓고 있기에는 문제가 있지 않겠나?》 책망을 받아들이는 존재에게 말하는 듯하였으나 그 뜻은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늙은 목소리의 존재로써는 항상 계획을 수립하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의 의견을 꼭 들을 필요가 있었다. 그의 생각을 알아차린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다.
《그럼 제가 한 말씀들이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아주 은밀하게 계획을 진행시켰습니다.
따라서 적들은 아직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항 상 계획에 투입하는 미끼들이 소수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미끼의 규모는 너무 많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우리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제부터 우리의 계획은 완벽하게 차단, 또는 급속하게 축소될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으로 그들과 우리의 전면전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이러난다면 우리는 소멸이 되겠지요.. 이 일의 담당자가 일을 열심히 했으면 사정은 달라졌겠지만 요..》 이 일의 심각성을 말하면서 다시 한번 가시 돋친 말을 하는 존재였다. 그 존재의 말이 끝나 자 주위에 있던 이들이 모두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젠장!! 감히 신을 속이다니.. 하찮은 존재 따위가'
딴 존재들이 뭐라고 말하던 책망을 묵묵히 받고 있던 존재는 마음으로는 그 소리가 들어오지 않았다. 원래 그의 계획대로 만마전 안으로 들어간 수송선들이 만마전의 아마겟돈이 발사하기 직전에 폭발하였다면, 지구측은 아마겟돈을 쓰기 위해 무리하게 진형을 변형했고 그 진형에서 아마겟돈을 쓰지 못했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때마침 지구측의 지원군이 오고 데라군은 급히 자리에서 이탈하기 위해 자신들이.. 데라 그들 자신도 모르게 준비 해준 석주를 발사했을 것이고. 만마전을 비롯한 소수의 함대만이 계획대로 이동됐을 것이다. 자신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숫자가... 그렇게 되면 지금 여기에 있는 존재들의 처음 계획처럼 지구인 몇 명과 데라의 황녀만을 보낸다는 당초의 계획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지금처럼 책망을 듣겠지만 그때는 들을지언정 유쾌하게 넘길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그 멍청한 지구인이 망친 것이었다. 이번에 결심한 자신의 유희가 망쳐진 것이었다. 그 하찮은 놈 때문에..
'좀더 잔인하게 죽였어야 하는데...'
그이 머리에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자신을 비웃으면서 죽어가던, 그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지구인이 떠올았다.
《지금 그 미끼들은 어디에 있나.. 예상지점에 도착한 것은 아니겠지?》 《예! 허용량을 초월하는 질량 때문에 발생한 오차 때문에 도착지점이 예상지점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계획대로 일부는 예상지점으로 들어갔습니다.》 《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지만, 그 지점에 목표물이 일부라도 들어갔다는 것은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리니...할 수 없군. 이제 뒤로 돌릴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지만 이번에는 그냥 밀고 나간다. 더 이상 오류가 발생하지 못하도록 모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늙고 힘없는 이의 목소리였다. 그 존재의 말대로 계획은 이미 그들의 손을 떠났다. 이제는 그들이 어떠한 노력을 해도 계획은 수정될 수 없었다. 이미 시작된 계획을 문제 삼기보다는 차라리 다음계획을 노릴 수밖에..
《하지만 이번에 먹이로 지정된 놈들의 힘은 너무 강합니다. 기억하십시오. 그들의 모든 화력을 데라에게 쏟아 붇는 것을 석주 쪽으로 돌리는 일에만 하급의 존재들이 2명이나 힘이 빠져 소멸했습니다. 그것도 모든 힘을 다했는데 반밖에는 돌리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을 눈치 채고 빠르게 대처해서 가까스로 나머지 반쪽을 석주로 돌렸지만 그 작업만으로 상위의 존재들이 힘에 겨워했습니다. 고작 공격을 막는 것도 아닌 약간 돌리는 데만 하급존재들이 2명이나 소멸한 것입니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는 여전히 넘어간 이들의 무력을 우려했다. 물론 그들의 무력에 자신들이 당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무력으로 해결할 일이라면 애초에 이런 복잡한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었다, 《너무 우려한 것이 아닌가? 넘어간 이들이 무력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리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네.. 고작 하등한 존재의 힘이 강하면 얼마나 강하겠나? 그 힘 덕분에 오류가 심각할 정도는 발생라고 있지만, 그들 자신이 계획을 뒤집어 버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네..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제가 너무 신경을 쓴 것 같네요》 '하등한 존재들?? 어리석은... 그들이 쓰는 아마겟돈 하나만 보아서도 그들이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 특히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지구인들이다. 그 어디로 튈지 모르는 힘을 가진 존재들을 가볍게 보니 초기부터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오류들이 발생하지 않은가?'
겉으로는 늙은 목소리에 수긍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지만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의 마음에는 강한 불안감이 존재하였다. 이번의 미끼들은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틀리는 놈들이다. 데라 나 계획에 들어가는 존재들은 계획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지구놈들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들의 힘을 다른 존재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문제였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는 슬쩍 책망을 당하고 있는 존재를 바라보았다. 그가 예정에도 없는 계획을 짜고 있다는 것쯤은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의 계획도, 저 존재의 계획도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저 존재는 자신들의 눈을 피해 계획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본래의 계획보다 오류가 클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지구인까지 합세하니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이번 계획은 자신의 생각처럼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수많은 계획을 경험하면서 또 매번 실패를 경험하지만 지금과 같이 시작단계부터 문제였던 적이 있었던가? 불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존재였다.
좀 짧아요~~ ^^ 급하게 써서 이상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다음 편 쓸 때 좀 수정을..해야~^^ 이제 한 두편 올라가고 그 다음부터 본격적인 판타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 리플에서 어떤 님께서 함대를 같이 보내라고 하셨는데. 함대 같이 갑니다. 예고편처럼 전쟁이 나려면 어느 정도 물자가 있어야 하니까요^^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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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 - 1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게 누워있는 긴 흑발의 소녀가 있었다. 모든 것이 보통 소녀의 모습이지만 인간에게는 없는 한 쌍의 뿔이 있는 것으로 보아 평범한 존재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잔디밭에 누워 햇살을 받는 소녀의 얼굴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들이 저절로 미소를 지을 정도로 기분 좋은 미소가 어려있었다. 지금 만마전에서 유일한.. 아니 단 두 명밖에 없는 외계종족인 루미나였다. 지금 루미나가 누워있는 장소는 푸른 바닷가가 보이는 언덕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이곳이 어느 행성인 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녀가 있는 장소는 다소 황당하지만 우주 한복판 이였다. 만마전 안.. 바로 루미나들이 처음 이곳에 도착하여 진을 만나기 위해 잠시 들렸던 도시였던 것이다. 항상 같이 있는 키네라의 경우 이제야 간신히 시간이 나, 지금 병동에 붙잡혀서 지구에서 암살용으로 박아놓은 정신체를 빼내기 위해 침상 신세를 지고 있었다.
다른 이들의 경우에는 갑작스런 공간이동의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하여 이제까지의 적들과 회의에 들어가고 있었다. 한가지 놀라운 것은 이 이야기를 먼저 제안한 자는 진이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동안 관찰했을 때 외계인 적이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분노하던 많은 이들이 잠잠하다는 것이다.
지금.. 근처에 별조차 없는 이 장소에는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숫자의 함대만이 고요히 떠있었다. 당황한 각 종족의 우두머리들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이상하지만 화면에서 본 이 사태의 책임자인 데라의 우두머리도 파랗게 질려있었다) 회의를 위해 이동하자 당연하지만 그에 따르는 많은 이들이 그 자리에 참석하였다. 하지만 루미나의 경우 브리지 소속이지만 아직 정식으로 자리를 받은 것도 아니고 딱히 할 일고 없어서, 일단 적들과 임시로 맺은 조약에 의해 전 부대의 전투태세를 해제하자 처음부터 눈독을 들인 이 도시로 들어온 것이었다. 같이 가고싶어하는 키네라에게 미소를 지어주면서 약을 올리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음...심심하네..."
오랜만에 흰색 빛이 아닌 천연 태양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인공태양 빛을 하루종일 마음껏 받은 루미나는 결국 심심한지 기지개를 키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수십만이 살고있는 도시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물론 연이은 전투가 있었고 지금은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어차피 이곳 만마전의 사람들은 그들의 목적을 위해 이 장소를 벗어나기 힘들뿐더러, 근 수백 년 간의 전쟁으로 일상생활과 전투와의 구분이 모호한 요즘의 상황에서 갑작스런, 지금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좌절한 나머지 집에 틀어 박혀있다는 예상은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인 것이다. 더욱이 지금 이 만마전을 포함한 함대 전체는 거의 완벽하게 자급자족 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인 것이다. 물론 근처에 무인행성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그런 행성쯤이야 우주에는 널리고 널린 물건인 것이었다.
"응?"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던 루미나는 저 멀리 보이는 주거지역인 3개의 거대한 구조물 쪽을 바라보았다. 높이만도 수십Km에 이르는 이 거대한 구조물은(건물 면적만으로 제주도 크기)안에 주거시설, 학교, 상점 등이 모두 포함된 이 장소의 실질적인 도시라고 이름을 붇게 만든 장본인 인 것이었다. 참고로 그 외의 지역은 모두 자연보호구역으로 바다, 강을 포함한 작지만 산맥도 존재하고 있었다.
루미나가 눈을 멈춘 지역은 주거직역인 저 3개의 구조물 바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올 때 그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한 작은 상점들이 모여있는 장소였다. 아까 루미나가 나올 때에는 모두 문이 닫쳐있었지만 지금 한 가계가 문이 열기 있었던 것이었다.
"음...저기서 좀 물어볼까?"
처음으로 격은 전투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루미나는 지금 빈둥대는 시간이 너무나 지루했다. 아직까지 그때의 전투를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으니...
"저기 말씀 좀 물어도 될까요?"
가까이에서 본 가계는 화원이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화원은 아름다운 꽃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뽐내며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 꽃을 기른 사람이 얼마나 정성을 들여서 키웠는지 알 수 있었다. 유혹하는 듯한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루미나는 그 화원 안쪽에서 몸을 웅크리며 무언가를 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누구여?"
들려온 목소리는 좀처럼 들어보지 못한 늙은 목소리였다. 이윽고 루미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이는 목소리의 주인공처럼 굉장히 늙은, 하얀색의 독특한 질감의 옷을 입은 노인이었다. 이곳에 와서 루미나도 많은 나이 드신 분들을 만났지만 이분만큼 독특한 노인은 처음이었다. 진의 곁에 있었던 노인들은 대부분 수염이 엄청 길게 나면서 보통 청년을 능가하는 탄탄한 모습에 패기와 강함이 느껴지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노인은 주름진 얼굴, 구부정한 허리, 가냘픈 몸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특별한 것이 아닌 옆집 할아버지 같이 평범한 노인의 모습이었지만 이제까지 노화하고는 거리가 먼 아돈족이었고 이제까지 본 지구인도 대부분이 군인이어서 노인이 있을지언정 유전자 조작을 하여 젊은이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노인의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음? 아직까지 이곳에 있는 사람이 있었구먼?"
"예? 무슨 말씀이신 지?"
루미나를 한번 바라본 노인은 이상하다는 듯한 말에 루미나가 궁금증을 더하여 물어보았다.
"당연히....응?? 허허.. 이거 내가 실수를 했구먼...이런 이런.. 아돈족이었구만.. 음.. 이곳에 타종족이 있었다는 소리는 없었는데.. 아! 자네.. 며칠 전 수송함에 타고있었는가?"
슬쩍 루미나의 머리뒤쪽에 나 있는 뿔을 바라본 노인이었다.
"예?.. 아! 예"
"그렇군.. 그렇다면 모를 수야 있지.. 이런!! 거기 잠시만 기다려보게 내 지금 바빠서.."
루미나의 대답도 듣지 않고 서두르는 걸음걸이로 안쪽으로 들어가 버리는 노인이었다. 그에 황당한 표정을 지은 루미나는 어차피 지루하던 참이란 생각에 잠시 꽃구경을 하면서 노인의 말대로 시간을 보내며 기다렸다. 기다림의 시간은 의외로 짧았다.
"많이 기다렸는가? 아돈족의 처녀여?"
"전 루미나라는 이름이 있습니다만..."
자기 멋대로 행동한 노인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똑 쏘는 듯한 루미나의 말에 노인은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허허..내가 아름다운 숙녀의 기분을 상하게 했나? 하지만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그쪽이라네"
"그렇다면 그쪽도 아직 성함을 말씀하시지 않은 것 같은데요?"
"어이쿠!! 이런 내가 한방 먹었군.. 나의 이름은 이종경이라고 하네. 지구출신이지"
"안녕하세요 전 아돈족으로 라마 리 루미나라고 합니다"
"오.. 참! 아름다운 외모와 어울리는 이름이구먼"
노인의 아름답다는 말에 얼굴을 붉힌 루미나는 꽁한 기분을 풀고 노인을 마주보며 씩 웃었다. 나이도 종족도 성별도 틀리지만 어딘지 모르게 넉살좋은 이 노인이 친근하게 느껴진 것이었다. 이종경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가진 노인이 한아름 안고 나온 것은 흰 국화였다. 두 팔 가득 안은 국화는 한 송이 한 송이를 정성스럽게 포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왜소한 몸집에 너무나 많은 꽃을 안고 있자 휘청거리는 노인이 안쓰러웠는지 루미나는 말없이 위에 있는 꽃다발을 들었다.
"너무 무리하신 것 아니에요? 제가 좀 도울게요."
"허허 고맙네 그려, 안 그래도 부탁 좀 하려고 했다네.. 그러고 보니 자네, 처음에 뭔가를 물어 보려고 하지 않았나?"
우뚝...
그때서야 이곳에 온 이유가 생각난 루미나였다. 원래 목표는 어디다 놓아두고 엉뚱한 일이나 하고있었던 것이었다.
'휴...나도 참..'
"저기요.. 제가 처음에 이 장소를 봤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왜 지금은 아무도 없나요?"
"그것도 모르나? 그거야 당연히....이거 이거 나이를 먹었더니.... 자네가 이곳에 처음 왔다는 것을 깜박했군..그것은 말아야...아니, 자네 시간 있나?"
"시간이요?? 예..."
"그렇담 직접 가보세.. 말로 해봤자 이해하기도 힘드니"
노인은 루미나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서두르는 걸음으로 먼저 나아갔다. 그 모습을 본 루미나는 작게 한숨을 쉰 후 무거운 걸음을 옮겨나갔다. 처음에는 가볍게 도와줄 요량이었지만 앞서나가는 노인이 교통수단으로 보이는 원반이 있는 장소로 걸음을 옮기자 이제까지 가볍기만 했던 국화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잠시 후...
"다 왔네"
그들이 원반을 타고 간 곳은 도시구역을 완전히 벗어난 후에도 약 10분 이상 아래로 향한 다음에서야 도착한 곳이었다. 아직 원반은 천천히 아래 보이는 대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루미나는 노인의 목적지를 위에서 천천히 감상할 수 있었다.
"으응?"
벌판..
바로 그것이었다. 천장과 50m의 거리도 안 되는 낮은 높이지만 넓이만큼은 방금 떠나온 도시 못지 않았다. 그 장소에는 언 듯 보기에도 십만 이상의 사람들이 그 넓은 벌판에 분산되어 뭔가를 하고 있어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루미나의 눈에 띈 것은 사람들보다는 그 벌판에 촘촘히 박혀있는 그 무언가 이었다. 거리가 멀어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천천히 지면과 가까워질수록 그 무언가가 확연히 눈에 들어왔다. 여러 가지 색과 모양이 있지만 대부분은 직사각형의 돌.... 그리고 그 뒤에 반구형으로 올라온 흙더미... 자신이 배운 기억으로 동북아시아, 한국이라는 곳에서 자주 보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관습....
그것은 무덤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히 먼 곳까지.....
한편 남았다^^!! 기다려라 판타지의 엘프여!! 드워프여!!..
싹 쓸어버린다!! 푸하하하하..하..(퍽!!) 쿨럭... 쿨럭..
좀 늦었습니다. 죄송 _(_ _)_ 지난주에는 예비군 훈련이나 레포트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어제는 밤늦게 술까지...
아! 어느 분이 리플로 언어문제를 물어보셨는데..
진의 경우에는 만마전의 대부분의 인종이 동양 권이기 때문에 일단 언어는 한국어로 통일했습니다.(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종족의 언어, 문자를 가지고 있으며 표면적으로는 자신이 속한 상위종족의 언어와 문자를 따르고 있습니다. 즉 지구도 나기에게서 독립을 하지 않았다면 나기의 언어와 문자를 쓰고있겠지요^^ 물론 전 우주 공통어도 있었습니다. 슈렘의 언어지요.. 뭐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타종족과 대화를 할 경우 몸속의 나노머신이 작동합니다. 이것의 기능은 나중에 설명이 나오지만 일단 주 기능은 의료입니다. 언어는 부차원적인 기능이지요^^ 들어온 언어는 상대자의 음성을 그대로 자국의 언어로 번역됩니다. 예로 한국인이 일본인과 이야기한다면 한국인은 그 일본인 목소리로 한국어가 들리는 것입니다.^^ 이 기능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지구인과 관계가 있는 종족의 언어만이 기본으로 들어있으며 시간이 지나, 새로운 종족의 언어를 업그레이드하는 형식입니다. 문자의 경우는 대부분의 기록이 종이가 아닌 얇은 종이 같은 컴퓨터 비스므리 한 것에 적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번역기능을 가지고 있지요^^ 번역이 안 되는 글의 경우는 안구에 들어있는 나노머신이 번역한 다음 망막에 스크린처럼 띄워 놓지요...좀 어거지 설정이지요~~^^ 그럼 아!! 또 깜박했는데 제 세계관에서는 인간의 형태가 전 우주 생물의 진화의 끝이라고 설정했습니다. 물론 100%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며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 말입니다.^^ 인간의 형태가 전 우주 생물의 진화의 끝의 모양이라니...
같은 종이라고 해도 사는 지형이나 기후 등에 따라 그 형태가 조금씩 변하고, 또 섬과 같은 고립된 생태계를 보면 그 세계만의 독자적인 진화를 거쳐 또 다른 별세계를 만드는데.. 하물며 좁은 지구에서도 이러 하는데, 처음부터 그 시작이 다른, 행성의 생태계가 같다는 것은 농담거리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만약 같다면 전 열성적인 신의 추종자가 되겠지요^^) 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위와 같지 않으면 글을 쓸 때..- 아돈족인, 문어머리에 날개와 30개의 촉수를 가진 루미나와 키네라가 방긋 웃었다.........상상을 해보니 별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네요^^ 따라서 제 글에서는 대부분의 문명을 가진 종족들은 인간형태를 취한다고 설정합니다!!
단! 구별을 위해서 뿔과 같은 것을 부착시켜 놓은 것이지요^^ 좀 오늘은 잡설이 많네요^^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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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이 - 2 "...여기는"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무덤을 바라보며 당황한 음성의 루미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여기에 있는 무덤의 숫자는 언 듯 보기에도 수백..아니 수천만이 넘었다. 이 정도 숫자라면 아돈족 전체의 숫자와 만 먹는 어마어마한 숫자인 것이었다 .더욱이 무덤이라니... 지구는 우주장을 치르지 않았나?
"...여기는 전장에서 죽은 전사자들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지.."
노인의 말에 루미나는 바닥에 멈춰진 원반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려올 때는 몰랐지만 내려오고 보니 하늘은 저녁노을이 지어져 있었다. 입체영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하늘이었다. 어디선가 바람 한줄기가 그녀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면서 멀어졌다.. 수를 셀 수 없는 비석들.... 몇 그루의 나무,,그보다는 적은 사람들..이상한 냄새.. 그것이 이 장소의 전부였다.
".. 이 향기는 뭐죠?"
"향이라네.. 부정한 것을 제거한다는 뜻이지만... 저기 보이나?"
노인이 가리킨 곳은 아득히 먼 곳이었다. 그곳에서는 수십 줄기의 연기들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각자의 전통에 따라 시체를 태우는 것이라네..향은 시체 타는 냄새를 없애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
노인의 말에 잠시 말을 잊은 루미나였다.. 아돈족의 경우 행성이 없는 떠돌이 종족으로써 시체는 대부분 원자분해 시킨다. 그들은 자신들이 죽어서 우주의 씨앗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태운다니.... 여러 독특한 종족이 있지만 대부분의 종족은 아돈족과 같거나 일부 우주장을 치르기 때문에 굉장히 신기한 모습이라고 생각한 루미나였다. 멀리 올라가는 연기로 시선을 따라간 루미나는 붉은 색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황혼이네요...."
"황혼은 끝을 의미하지.. 영원히 끝나지 않는 그런 안식들....이 장소에 꽤나 어울리지 않은가?"
잠시 하늘을 쳐다본 노인은 바닥에 놓아두었던 꽃을 두 팔로 안으면서 허리를 폈다. 그의 무언의 재촉에 루미나도 작게 한숨을 쉬면서 두 팔 가득 안은 꽃을 들며 노인의 뒤를 따랐다. 무덤들 중간 중간에 나있는 작은 길을 따라 가면서 연신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워낙 넓은 장소였기 때문에 분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한곳에 모여있지 않고 소규모 무리를 지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독특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며 웃고 노래하고 즐기는 사람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묵묵히 서있는 사람들. 길을 걸어가면서 노인이 설명하기에 저 모습은 인종, 종교에 따라 죽은 자의 명복을 비는 모습이라고 말하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무리들은 걸어가고 있는 자신들의 길 앞쪽에서 오는 무리들이었다. 하얀색 옷을 입고 몇 사람의 사람들이 앞장을 서면서 어떤 인물의 사진과 괴상한 문자가 적힌 직사각형의 길다란 천을 달아 놓은 수많은 막대기를 들면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뒤를 십 수명이 울긋불긋 화려한 천으로 치장을 한 커다란 사각형의 상자를 매고 걸어갔다. 그 뒤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흰색 옷을 입은 체 조용히 따라가고 있었다. 이 기이한 행렬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루미나를 바라보면서 조인은 천천히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보고있는 것도 장례식이라네..."
"장례식이라니요?"
평소 그녀가 공부한 내용에서의 장례식은 대부분의 우주장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사라진 풍습을 알리 없었다.
"좀 이상하겠군.. 하긴 지금 저 행렬도 지구에서도 사라진지 150이상이 지났으니..."
노인이 가리킨 곳은 그녀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 행렬이었다.
"저기 저 행렬은 아주 옛날 아직 지구인들이, 이런 금속의 대지가 아니고 진정한 대지를 걷고 있을 때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죽은 자의 길을 위한 의식이지...."
"그럼..."
".... 저 행렬도 이번 전투로 죽은 이들이지.. 뭐.. 어떤 면에서는 행복한 죽임이야..시신이라도 남아..마지막 가는 저승길을 위로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야..."
무언가 허탈한 음성의 노인이었다. 그렇게 둘이 이야기를 나눈 사이 그 상례행렬은 둘을 지나쳐 멀어져 갔다. 왠지 보는 것만으로도 슬픈 행렬이었다. 그런 그녀의 귀로 나직하지만 노인의 음성이 들렸다.
"자네는 지금의 장례식이 이상할 꺼야.. 어차피 죽은 시체로 저런 것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 리고 생각할 테지.. 하지만 이 계획의 창시자인 사령관이 말하더군.. 우리들은 갈곳이 없는 떠돌이들이다. 다른 이들은 최소한 고향이라는 이름을 마음에 담고 떠날 수 있는 자 들이지만 우리들의 마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라고... 하다 못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주고 이승에 자신의 발자취라도 남겨줘야 한다고...그의 뜻에 따라 도시에 있는 자들도 동조하여 전투가 끝난 뒤에는 모두 모여 이렇게 장례식을 치르지"
"....그래서 만든 것이 이 묘지인가요?"
"그렇지....이곳에서는 지난 수십 년 간 죽은 이들이 묻혀있지...웃차.. 다 왔네.."
천천히 걸음을 옮겼지만 의외로 목적지는 가까이에 있어서 금방 도착하였다. 지금 둘의 걸음이 멈춘 곳은 낡은 비석만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여기는 시체가 없는 이들을 위한 무덤이라네.. 평소 그들이 남겨둔 머리카락이나 손톱 등을 보관하였다가 사망 시 시체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이렇게 비석만을 새워두지.. 이곳에 있는 모든 무덤 중 90%이상이 이런 무덤이지... 죽어서 남겨둔 것은 이런 비석 에 쓰여진 한 구절의 문장뿐이지..."
노인의 말에 루미나는 눈앞의 비석을 바라보았다. 물론 루미나가 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안구에 저장된 나노머신들이 글자들을 인식하고 번역하여 루미나의 안구에 비추었다.
대지의 괴로운 길을 걸었던 이여..
흐르는 강에 눈물을 더한 이여 이곳에서 편히 쉬어라, 이곳에서는 고통도. 분노도. 외로움도 없으리...
비록.. 그대의 아름다운 고향만 못하지만..
그대 한 존재 편히 쉴 장소이니라..
하지만 그 언젠가는 그대의 지친 육신과 영혼 그대의 고향에 묻히기를 간절히 기원하리라..
간단하면서..어찌 보면 유치하기까지 한 구절이었지만.... 한가지 마음만이 존재하는 문장인 것이었다.
"....이곳에 있는 자들은 항상 원하지.. 이제는 갈 수 없지만...자신이 죽어도.. 언젠가...수백년... 수천년... 수억 년이 지나도 그 언젠가 고향을 보고 싶다고.. 자신이 태어난 대지를 걷고 저무는 태양을 바라보며... 만신창이가 되고 손가락질 당하는 신세가 되어도... 언제든지 자신을 반겨줄 그런 고향...."
"...그럼 전쟁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나요? 지금 지구인들이 전쟁을 멈춘다한들 불이익 같은 것은 없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그렇게 가고싶은 고향이라면 전쟁만 멈추면 언제든지 갈 수 있잖아요.."
"허허허.... 그리 간단하면 무얼 걱정하겠는가... 자네는 지구인이 왜 싸웠다고 생각하나.."
갑작스런 엉뚱한 질문에 잠시 당황한 루미나......
노인은 천천히 안고 온 꽃들을 근처 평지에 놓고 한 송이를 들어 근처의 비석 앞에 놓았다. 그리곤 그녀의 대답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는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지구인이라는 것들은 말이야.. 아주 겁쟁이지...암 우주 최고의 겁쟁이고 말고..."
노인의 말에 노인이 놓은 장소에 막 꽃을 놓으려는 루미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겁쟁이? 지구인이? 최고 종족이라 불리는 나기를 멸살시켰고 그 휘하에 있는 많은 종속 종족들을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주었으며 자유 종족 중에서도 손꼽히는 데라와 막상막하(아직 지구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의 싸움을 하는 전투종족이.. 겁쟁이? 타 종족들에게 물어보면 서슴없이 '우주 최고의 흉폭한 종족은 지구인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그녀의 생각이 얼굴에 나타났는지 노인은 피식 웃어주었다.
"거짓말 같은 말이지? (루미나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사실이라네... 지구인은 말이야.. 어떤 일이든 쉽게 무서워하지... 따라서 적당한 공포는 다스리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지...하지만 나기인들은 너무 몰아 붙였어...수많은 이들이 불타죽는 그 공포 속에서.... 그 공포가 극에 달할 때... 보통의 공포에 순종하는 다른 종족과는 다르게 지구인들은 공포를 없애 버리기 위해 움직이지..겁에 질리기 보다 죽어도 좋으니 그 공포를 없애버리려는 것이야..그것이 타 종족과는 다른 점이지... 그리고 여기 있는 자들은 그 공포와 싸운 자들이고....증오와 분노를 발판으로 해서.."
한 송이 한 송이 들고 온 꽃송이를 무덤에 하나씩 놓으면서 말했다.
"전쟁을 누가 하고 싶겠나.. 이지든 지던 상처 입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말일세... 지구..아니 인류는 말이야? 이제까지 인류가 두 다리로 대지를 선 그 순간부터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지금 까지 이어졌지.. 물론 지배라는 것은 있었지만 그것은 타 종족이 아닌 자신, 즉 인간의 의한 지배였다네.. 그런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엉뚱한 놈이 나타나 지배자가 됐다고 생각해보게... 자존심 하나는 무지 강한 놈들이 가만있겠는가? 뭐...덤벼보기도 전에 왕창 깨졌지만.. 알겠나? 지구인들은 말이야... 쉽게 무서워하고 공포에 질리기도 하지만 자존심도 무지 강한 놈들이야..자신에게 공포를 준 상대가 약함을 보인 상태에서, 가만히 있겠는가?..더욱이 그들의 존재는 자신들의 가족과 형제 부모를 죽인 자들이네... "
"......"
"웃차... 그러니.. 아마 전쟁은 끝이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네... 같은 지구인조차 전쟁을 하는 마당에 자신들에게 공포와 자존심을 뭉개버린 존재를 가만히 두겠는가? 더욱이 잔인하게 죽어간 가족들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상태에서는...그래서 죽은 이들도 알고 있는 것이지..자신이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 "
노인은 가지고 온 꽃을 모두 무덤 가에 한 송이씩 놓고 허리를 토탁 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전 이해가 안 되요... "
"그렇겠지.. 지구인인 나 자신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데 하물며 다른 종족이야 무얼 말하겠나..... 자!"
노인이 루미나의 말을 답해주며 준 것은 국화 한 송이었다.
"이와 이곳에 왔으니 꽃 한 송이라도 놓는 것이 예의라네.. 아마 저 놈들도 이런 미인이 꽃을 주면 좋아 할 꺼야.."
노인의 말에 그녀는 피식 웃으며 권하는 꽃을 받아 처음 본 비석의 재단에 놓았다.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왜지 쓸쓸한 이곳에서도 여전히 상쾌한 바람은 그녀를 감쌌고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것이 흉폭함으로 명성이 자자한 지구인이었나?....마치 상처입고 그것을 감추려고 위협하는 어린 동물과 다를 바가 없잖아...'
예상외의 모습에 지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가는 그녀의 생각에도..이 공간에서는 여전히 죽어 가는 자에 대한 의식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영원히 파란 하늘이 오지 않는 이곳에서...
헉!! 이상해 ㅜ.ㅜ 원래의 목표는 지구가 악착같이 덤비는 이유를 적으려고 했는데..
그리고 죽은 다이스케 함장의 딸 히나키를 출연시킬 예정이었는데..
어찌어찌하는 동안 사라져 버렸네요.. 복수의 화신으로 등장시킬 예정이었는데..ㅜ.ㅜ 원체 글 솜씨가 없는지라.. 이상한 넋두리가...차리리 적지 말걸...
아!! 이제 끝입니다. 이제 다음 편부터는 판타지 ^^ 그러고 보니 요즘 몇 편은 거의 외전 같네요...시간의 흐름에 따른지라 그냥 적었는데..
외전은 몇 사람의 시선으로 본 나기와의 전쟁과 주인공의 어렸을 때 모습, 그리고 주인공의 무림의 이야기 같은 것을 적을 예정입니다.
이제 가면~ 언제오나...
어~~야~~~디~~야아!!..
가는 세월~ 막을 순가..~ 어~~야~~~디~~야아!!
...
..
맞나요? 어디서 들은 대로 대충 적은 것인데..
본 내용에다 적으려고 했는데 괜히 썼다가 창피 당할 것 같아서^^ 문제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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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대륙 ' 유리치안'
크기가 지구의 아시아대륙만 한 거대한 대륙이었다.
이 대륙의 가장 강한 대 제국 '라고'... 황제 직속의 중앙군만 하더라도 대략 120만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군세를 자랑하는 군사 강국이었다. 대륙 유리치안의 인간이 사는 땅 중 최북단에 존재하는 이 제국은 대륙 최남단의 마법의 제국 '바스르일'과 유리치안의 동쪽에 있는 대륙 '하이아라스'와 가까운 거리를 위치한 덕분에 엄청난 부를 쌓고 있는 대륙의 동쪽 바다의 제국' 크리이츠'만이 가까스로 대적할 수 있다고 세인들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 강한 제국의 북쪽에는 창세기 이후부터 인간의 발자취를 거부하는 대륙 유리치안의 40%를 차지하는 엄청난 넓이의 숲이 있었다.
마의 숲 '란드르도'
전설에는 창세신 중의 하나인 '대지의 신 '반'과 물의 신 '환' 이 합작하여 어둠의 무언가를 가두는 결계라고 말을 한다.
이 숲과 제국'라고'가 만나는 경계면에 있는 귀족의 영지 중에는 라고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공작 '피드 비 아스프라스'가 살고 있었다. 이 영지의 중심에 있는 도시는 그의 성의 이름을 따서 아스프라스라고 불리 우고 영지의 중심이 되고 있었다.. 아스프라스는 길게 펼쳐진 열십자 모양의 대로를 중심으로 들어선 웅장한 건물들.. 도시 곳곳에 있는 고풍스런 조각물들.. 화려한 분수.. 도시 전체가 박물관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유서 깊은 도시였다. 그 도시의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성.. 성 주위를 따라 깊은 수로로 감싸여 있었고 성곽의 높이만도 20m에 이르는, 엄청난 높이를 가지고 있었다. 과거...아니, 겨우 5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작의 영지는 '아스프라스'라는 독립국가로, 별 볼 일 없는 그저 그런 제국 주위에 있는 작은 소국 중의 하나였다. 단 적은 양이라고는 하지만 귀하기가 황금의 수십 배에 이르는 미스릴 광맥이 제국의 탐험가들에 의해 발견되기까지..
광맥의 존재를 알아차린 탐욕스런 제국은 30만에 이르는 대군을 국경 근처로 집중시켜 왕국 아스프라스를 합병 시켜 버렸다. 재수가 없게도 광맥이 아스프라스의 수도 근처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외각이라면 무력시위만으로 그 광맥을 얻었겠지만 수도 근처니 제국도 껄끄러웠기 때문에 처음부터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합병을 단행한 것이었다. 물론 아스프라스의 왕실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이미 국경에 집중된 30만에 이르는 대군 외에도 제국은 아스프라스의 귀족들을 포섭한 뒤였다. 따라서 힘없는 왕실은 강하게 합병을 추진하는 매국노 귀족들을 보면서 이미 어떤 일을 해도 뒤집어지기는 힘들다고 판단하였다. 해서 왕실은 차라리 스스로 같다 받치는 것이 나중을 위해 났다는 생각에 제국의 황제를 찾아가 합병에 찬성하였다. 내심, 합병이라지만 아스프라스는 약 5만의 정병이 있는 나라였다. 수성의 입장인 이들이 강하게 반항했다면 아무리 30만의 대군이라도 상당한 피해를 입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따라서 황제는 그런 결정을 한 아스프라스가 기특했는지 아스프라스의 왕을 제국의 귀족이라는 '비'의 칭호와 함께 공작으로 그 지위를 인정해 주었다. 제국의 입장에서는 미스릴 광맥이 중요한 것이지 아무런 전략적 가지가 없는 땅 따위를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찌하든..
이제는 왕국에서 공국이 된 아스프라스의 '피드 비 아스프라스' 공작은 이제 40대에, 남자답게 생긴 얼굴에 우람한 체격을 지닌 전형적인 무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사라졌지만 자신은 뿌리까지 아스프라스의 왕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잊지 않은 자였다. 힘에 밀려 나라를 팔아버린 왕..아니 공작인 할아버지를 그는 뼈 속까지 증오하며 스스로의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였다. 따라서 전략, 전술, 문학, 종교 등등 여러 가지 공부를 하는, 오로지 칼질밖에 모르는 무장과는 차원이 다른 인물이었다. 지금 그가 있는 장소는 성에서 가장 높은 탑 중의 하나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의 성격을 대변해 주는 듯 한쪽 벽에는 갖가지 무기와 상당히 많은 숫자의 책들이 방을 장식하고 있었다. 지금 시간은 막 점심때를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점심도 잊은 채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함부로 다루었는지 매우 구겨진 몇 장의 일기장을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일기장은 구겨졌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뿌려진 피로 더렵혀져 있었다. 제국의 귀족이라면 더러운 종이라 하여 기겁을 하겠지만 그는 다시없는 소중한 보물이라는 듯이 조심스럽다 못해 정중하기까지 하였다. 그만큼 그 종이에 적혀있는 내용은 중요하였다.
"음......"
한차례 나직한 한숨을 쉰 그는 들고 있던 종이를 바닥에 놓고 피로한 눈을 쉬게 해 주었다.
"똑똑"
집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공작은 감고 있던 눈을 뜨면서 문 쪽을 바라보았다. 문은 그의 허락도 없는데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공작의 눈에는 그리 불쾌한 느낌이 없었다. 지금 문을 여는 누군가를 잘 알고 잇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잠시 쉬었다 하세요.. 방금 구운 쿠키와 차를 좀 가져왔는데.."
"허허 마침 잘됐구나! 출출하던 참이었는데.."
들어온 사람은 단순하지만 고급스럽게 보이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었다. 아니 소녀라고 하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였다. 그녀는 이 아스프라스 공작의 외동딸인 17세의 헬렌 비 아스프라스였다. 아내가 그녀를 낳다가 난산으로 죽자 공작은 재혼도 하지 않고 부인을 대신하여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딸아이였다.
"헌데.. 요즘 무슨 일입니까? 요 며칠사이 식사도 제대로 하시지 못하신 것 같은데.."
헬렌 은 들고 있던 쿠키와 차를 탁자에 놓고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물었다.
"허허 내가 무엇을 걱정하겠느냐? 이런 귀여운 딸이 있는데.."
"진지하게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
능청스러운 말로 넘어가려 했지만 그녀의 진지한 눈빛에 공작은 한숨을 쉬었다.
"........너도 잘 알고 있겠지. 2주일 전 그 빛을 말이다..그리고 조사대의 일도...."
공작이 말한 빛과 조사대의 일은 헬렌도 잘 알고 있었다.
2주전 새벽에 전 영지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빛이 하늘에서 쏟아 졌다. 그 빛에 밖으로 나온 많은 이들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장면을 보고 말았다. 언 듯 보기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정사각형의 초거대 운석이 밝은 빛을 내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무시무시한 속도고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운석이 지나가는 충격파만으로도 도시 내의 모든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사람들은 조각나는 유리창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멀어지는 운석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살펴볼 뿐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 운석이 떨어진 북쪽의 란드르도의 숲에서는 그 어떠한 폭발음이나 충격파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제국의 황실도 이 문제로 시끄러웠다. 신탁에서도 아무런 말이 없었고. 그렇다면 의심나는 것은 9서클의 극악의 자살 마법 '메테오'였지만 마법사들의 이야기로는 마나의 유동 같은 것은 없었다고 하였다. 그에 떨어진 운석이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 제국의 황제는 운석이 떨어진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스프라스 공작에게 조사대를 파견할 것을 명하였다. 그에 공작은 명대로, 1차로 보낸 수십 명의 레인저와 마법사, 그리고 기사 급의 인물들을 보냈지만 조사대는 들어 간지 10일 만에 소식이 두절되었다. 들여보낸 조사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공작은 할 수 없이 두 번째 조사대를 파견한 것이었다. 하지만 근 100명에 다다르는 조사대는 숲에 들어 간지 19일 만에 연락이 끊어져 버렸다.
임무수행 중 통신마법을 쓰는 마법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법이다. 원군을 요청하거나 보고를 위해서는 그들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1차 조사대에는 1명만을 보냈던 통신 마법사를 이번에는 만약을 대비하여 3명이나 보낸 것이었다. 그런 그들이 연락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조사대는 전멸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었다. 위에서는 계속 재촉을 하고 중요한 전력인 마법사와 기사들이 계속 죽어가자, 공작은 3차의 조사대에서는 근 400명 이상의 엄청난 숫자의 인물들을 숲으로 보냈다. 공작의 입장으로써는 엄청난 무리수를 둔 것이었다. 다행이 그들은 들어간 숲에서 23일째, 지금 공작의 손에 들고 있는 2차 조사대의 화염마법사의 기록으로 보이는 메모지를 찾은 것이었다. 이에 보고를 받은 공작은 지체 없이 조사를 중지하고 돌아올 것을 명하였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장소에서 자신의 중요한 전력이 허무하게 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참고가 될 수 있는 메모지를 구한 이상, 그것을 분석하여 제 4차 조사대를 파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사히 돌아온 3차 조사대가 가져온 메모지는 거의 대부분이 피에 젖어 볼 수 있는 장은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방에 위치하는 마법사가 피에 젖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이 치열한 전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지고 온 메모지를 공작은 꼼꼼히 조사하고 분석했지만 적혀 있는 내용은 그가 보기에도 황당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급하게 써 내려간 메모지를 보고 있으면 이글을 적은 마법사가 얼마나 급박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 글이 거짓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글이 사실이라면 4차 조사대는 가는 즉시 전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것을 그대로 황궁에 보내고 싶지만 황실에 적들이 많은 그로써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어 며칠간 고민한 것이 딸에게 들킨 것이었다.
공작은 잠시 자신의 자랑스런 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린 나이에 벌써 4서클의 수계 마법사 이었다. 만약 이들로 태어났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자신.. 아니! 전 영지민들의 소망인 아스프라스의 독립도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은 이 세계에서는 아무리 유능한 여성이라도 그저 한 남자에게 시집을 가 집안이나 지키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숨을 쉰 공작은 어쩌면 이 똑똑한 딸이 해결책을 내놓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두통거리를 건네주었다.
헬렌은 받은 종이가 피투성이란 것을 보고 눈가에 주름이 졌지만 공작과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받았다. 겉표지부터 피에 적셔졌는지 바깥쪽의 몇 장을 읽을 수 없었었지만 어차피 그 부분은 숲의 초입 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는 없었다. 그녀는 읽을 수 있는 쪽의 가장 처음 부분을 읽기 시작하였다.
-숲에 들어온 지 14일..
오늘 숲에서 1차 조사대의 마지막 인물로 보이는 기사와 통신 마법사로 보이는 남자의 시신을 보았다. 처음 출발하기 전 들은 정보에는 1차 조사대가 통신이 끊어진 것이 10일째.. 그렇다며 그들은 통신 마법사가 있는 상황에서도 4일이나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대장이 시체를 조사하면서 의문점이 확인되었다. 그 둘은 죽은 채로 여기까지 끌려온 것이었다. 껄렁거리기는 하지만 실력하나만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내가 봐도 상당한 솜씨로 보이는 피트라는 레인저의 말이니 틀림없겠지.. 시체는 가슴에 깨끗한 구명이 사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사대의 대장의 말을 들어보면 근위기사급의 자신이라도 이정도의 깨끗한 상처는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젠장.. 이곳까지 오면서 확인한 숫자로 1차 조사대는 전멸이 확실시되었다. 설마 설마 하면서 은근히 기대했는데..
왠지 기분이 좋지 않다. 마치 누군가가 감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근위기사인 대장도 가만히 있는데 둔하기로 소문난 마법사인 내가 말해봤자 웃음거리밖에 안될 테니 잠자고 있어야 하겠다. 젠장.. 라드가 오늘 저녁은 요리는 바비큐라고 했는데 짐승에게 뜯어 먹히고 반쯤 썩어있는 시체를 보고 고기가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저녁이나 먹고 나서 발견될 것이지..근데 누가 시체를 이쪽으로 옮겼지?... 피트의 지나가는 말에 아무도 그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왠지 찜찜하다.
-숲에 들어온 지 15일 은근히 뒤통수가 간지럽다. 누군가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는 인간이 거주한 기록조차 없는 대지.. 온갖 독풀과 독을 품은 곤충들.. 한눈을 팔면 바로 빠져드는 늪.. 그리고 몬스터조차 뜯어먹는 이상 증식한 독물들.. 이런 곳에 시선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생각이다. 마법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나? 오늘은 저녁 먹고 일찍 자야겠다.
다음 장은 음식물을 부었는지 피는 아니었지만 얼룩이 심하여 읽지 못한 헬렌은 중간을 생략하고 빠르게 넘기기 시작하였다. 몇 장을 넘기자 드디어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나왔다.
-숲에 들어온 지 19일 드디어 발견했다. 1차 조사대를 죽인 놈들은 저것일 것이다. 벌써 카란드가 죽었다. 제길!! 좋은 놈이었는데.. 통신 마법사들 중 마지막 놈이었는데.... 놈들은 매우 똑똑하다. 통신 마법사를 제일 먼저 죽이는 것을 보면.... 놈들은 다행히 낮에만 나타나는 것 같다. 이제까지 밤에 습격한 적은 없다. 대신 한낮에는 한번의 굉음에 한명의 목숨이 사라진다. 하지만 밤이라고 안심이 되지 않는다. 숲에 들어와서 본 모닥불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사라진 사람들의 빈자리는 한가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구나. 분노보다 공포가 먼저 떠오른다. 부디 내일 목표는 내가 아니기를...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나는 너무 무섭다.
-숲에 들어온 지 21일 어제는 너무 정신이 없어 글을 쓰지 못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하지만 안심이 되는 이유는 내가 살아있기 때문일까? 제길.. 이제 그것들은 밤에도 찾아온다. 이제는 죽이기보다 무슨 목적인지 사람들을 데려간다. 벌써 30명이 끌려갔다. 나는 그들이 죽었다는 데에 내 전 재산을 걸겠다. 젠장.. 내가 왜 이일을 자원했는지... 지금 모두 모여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숲에 자주 드나들던 레인저도 그것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뭐야 그럼.. 그것들은 운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그것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모두 침울한 표정을 짖고 있다. 아! 나는 살아 돌아 갈 수 있을까?
-숲에 들어온 지 22일 점점 글이 짧아진다. 내가 이 세상에 남기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웃음만 나온다. 제기랄.. 이제 내 주위에는 10명도 남지 않았다. 사람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 끌려가는 사람은 없다. 대신 가슴에 빛줄기를 맞으며 죽는 수밖에.. 그것의 무기는 낮에는 굉음 밖에는 들리지 않았지만 밤에 는 굉음과 빛이 함께 날아왔다. 어떤 방법을 쓰는지 마나의 운용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길.. 나는 이 상황에서도 그것이 제일 궁금하다. 역시 마법사란 종족은... 이제는 연락할 마법사도 없지만 우리는 계속 전지할 수밖에 없다. 왠지 그것은 우리들을 운석이 떨어진 위치로 몰고 가는 것 같다.
-숲에 들어온 지 23일 제길.. 다리에 그것의 무기에 맞았다. 피가 너무 흐르는지 머리가 어지럽다. 이제 끝인가... 나를 버린 3명에 대한 원망은 없다. 극심한 공포가 오는 이곳에서 상처 입은 동료는 짐일 뿐이니... 나는 그들이 살아서 돌아가길 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그것으로 보아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우리들은 그 어떤 동물도 만나지 못하였다. 이 란드르도 숲에서...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그것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아마 방해되는 동물들은 근처에만 와도 죽었겠지..토끼몰이 하듯이 뒤로 도망갈 수 없도록 한 후 우리는 계속 전진밖에 할 수 없는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누군가 이곳에 와서 내 일기를 읽는다면 나는 죽어서도 말릴 것이다..
이 숲에는 그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그것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고...
드디어 판타지 시작^^ 주인공들은 좀 있다 나옵니다~~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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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
"어떻게 생각하느냐?"
심각한 표정으로 일기장을 바라보는 딸의 얼굴이었다. 이제까지 이런 심각한 딸을 본 기억이 없는 공작은 조심스레 물었다.
"하... 이거 문제가 심각하겠는데요.."
"그럼 다시 조사대를 파견해야 하겠느냐?"
"예..이 글에서 그것과 운석의 관계를 증명할 그 어떠한 단서도 없습니다. 단지 추측뿐이지요.. 이 글이 맞다 하더라도 황실에서는 납득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이대로 피해가 두려워 물러선다면 아마 다른 귀족들의 공격거리가 될 뿐이겠지요.. 황제의 명도 듣지 않은 오만한 귀족이라는 소리를 하면서..."
"하지만.. 지금 숲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함부로 조사대를 파견할 수 없지 않느냐? 더욱이 벌써 우리들의 소중한 전력을 많이 소모한 상태인데.. 더 이상 피해를 입었다가는 수십 년 동안 비밀리에 모아 논 전력이..."
"이번에는 수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3차 조사대에서는 한 명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지 않습니까? 최대한 규모를 늘려서 만약을 대비하여 가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만약 보낸 이들이 모두 죽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황제의 발 아래에 있는 수밖에 없다!! 벌써 50년이 지났다. 과거 아스프라스의 영광을 아는 자들은 사라지고 제국의 속국만을 보고자란 영지 민들만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만약 지금과 같은 상황이 십년만 더 나아간다면 ....아스프라스를 기억하는 자들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벌서 명령을 받은 지 2개월이 지났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려고 해도 끌 시간이 없어요... 하루라도 빨리 운석의 정체와 아울러 일기장에 적혀있는 '그것'이라는 것을 확인 해야합니다.."
딸의 말에 한숨을 쉰 공작은 자신의 의자에서 일어나 창밖에 도시를 한번 보았다. 시간이 더 이상 흐른다면 이 도시는 아스프라스의 수도였다는 사실보다 아스프라스라는 공작이 다스리는 제국의 한 귀퉁이에 있는 공국의 도시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황제의 명령을 받지 않는 다면 지금 당장 아스프라스의 영광은 사라질 것이다. 황실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아스프라스 옆에 영지를 가지고 있는 한타 후작이 영지 위쪽에 있는 숲의 나무를 노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만약 황제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면......
"....지금은 네 말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무장답지 않게 지금의 영지의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한 공작의 말에 걱정스러운 표정의 헬렌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결정권은 공작에게 있는 법이다. 잘못된 결정인 것을 알면서도 걸어야 하는 것처럼 괴로운 것이 없으리라...
"잘 생각하셨어요.. 그리고 이번 조사대에는 저도 따라 갈까 합니다"
"뭐? 안 된다!! 네가 그런 위험한 곳을 간다니!! 절대 안 된다!!"
헬렌의 말에 공작은 이제까지의 암울한 영지를 생각하면서 지은 우울한 표정이 단번에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하나의 전력이라도 가세하는 것이 다른 이의 생환에 더 도움이 됩니다! 제가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4서클의 수계 마법사입니다."
"그래도 안 된다! 네가 가느니 차라리 내가 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곳의 영지민들의 지도자입니다. 만약 아버지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조사대의 일이 아무리 성공하여도 우리들은 망합니다."
"하지만...."
"전 이번 조사대에 꼭 참가할 것입니다. 그리 아세요!!"
"쾅!!"
자기 할말만을 하고 떠난 딸의 뒷모습을 보면서 공작은 할말을 잊었다. 이제까지의 아버지를 위한 딸아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단지 고집이 여자아이만이 있을 뿐...
이틀 뒤..
3차 조사대의 파견을 끝으로, 조사대의 파견이 없을 것이라는 처음의 예상을 깨고 대규모 조사대가 숲 쪽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근위 기사급이 3명, 기사급이 15명. 수련기사가 53명. 공격계통의 마법사가 14명. 통신전용마법사가 6명, 보통의 마법사 4명, 신관10명에 숲과 산에서는 기사보다 더 믿음직스러운 레인저가 5명.. 그리고 시중과 식량을 들고 가는 일꾼 등을 포함한 240명.. 합이 350명으로 된 3차 조사대 보다는 숫자가 적지만 전력으로 따지면 수배에 이르는 막강한 조사대가 편성되었다. 이 숫자는 아스프라스 공작이 황실 몰래 키운 전력의 반 이상이 되는 엄청난 전력이었다. 물론 잘못되면 다 죽을지 모르는 조사대에 이런 과분한 전력을 쏟아 붇는 이유는...
"아! 햇살이 좋다"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햇살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짖고 있는 소녀.......헬렌 덕분이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밤새도록 헬렌을 따라다니며 말리던 공작은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공작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받으면서 340명에 이르는 대 인원이 새벽을 틈타 조용히 마의 숲'란드르도'로 떠났다.
◆ "까악!!!"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숲에 들어 온지 벌써 18일이 지났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어떤 짐 덩이 때문에 움직이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방금도 그 짐 덩이는 나무 넝쿨을 실수로 밟아 심하게 넘어졌다. 다행이 '아가씨는 나 없이 아무것도 못해!!' 라는 대사를 하면서 강제로 따라온 유모가 부축을 해 주었다. 일행이 자신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헬렌은 웃는 얼굴을 하며 재빠르게 일어났다. 다행이 치마가 아닌 흰색의 몸에 딱 달라붙는 반바지를 입은 덕분에 창피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픔이 가라않지 않았는지 두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것이 안쓰러웠는지 곁에서 걷고있던 근의 기사중의 한명이며 이 조사대의 대장인 알프레그 백작이 한 손을 들어 외쳤다.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겠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근처의 나무 곁에 짐을 놓고 삼삼오오 앉아 질긴 육포를 먹거나 대장 모르게 물병으로 위장한 술병을 들이키며 잡담을 하였다. 이들은 처음의 예상과는 다르게 접근하는 동물들을 하나도 보지 않았으며 따라온 헬렌의 체력 덕분에 평소보다 더 많은 휴식을 취하는 지금이 마냥 행복했다. 물론 그것을 모르는 헬렌은 미안한 감에 어쩌지 못할 정도였지만....
"휴...."
휴식을 취하게 하는 알프레그 백작에게 감사의 표시로 살짝 고개를 숙여준 헬렌은 천천히 아픔에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숲으로 들어갔다. 물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공녀가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생리 현상 같은 일을 해결하기 위한 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출발하여 이제까지 어떠한 위험한 일도 발생하지 않은 점도 한목 하였다. 과거 한걸음에 한번씩 볼 수 있었던 창조신의 실패작이라는 괴상한 동물들을 출발하고 나서 누구도 보기 못하였다. 따라서 처음, 사람들은 거기의 의문을 가지면서 경계를 폈지만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차츰 경계의 눈빛이 무디어졌고 지금에 와서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하는 경우까지 와버렸다.
'하~.... 괜히 따라왔나? 다리 아프다...침대도 그리워..."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은 헬렌은 아픈 다리를 두드리며 혼자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자신이 자청한 일에 다른 이에게 투정을 할 정도로 사리분별이 없는 헬렌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 소녀의 나이에 공작의 여식이라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안락한 생활을 해온 그녀에게 이런 먼길의 산행은 괴로운 일일뿐이었다. 첫날 아침이슬을 맞으며 뻣뻣한 몸에 곤욕을 치르면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하... 이제 지겹다.. 돌아가자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지금 '그것'이라는 것이 나타나면 안될까? 만약 그것이 운석과 관련이 있다면 지금 당장 돌아가도 될텐데.."
당차게 영지를 나온 처음의 결심은 산산이 조각나고 이제는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또 한번의 한숨을 쉰 헬렌은 천천히 앉은자리에서 일어났다. 경험상 슬슬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을 두고 가지는 않을 것이지만 공작의 여식이라 하여 특별 취급받는 것은 자존심 강한 그녀로써는 사양이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이미 특별 취급을 받고 있지만...
"부스럭.."
그동안의 야영으로 괴로운 소리를 지르는 몸을 억지로 편 헬렌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순간 몸과 마음이 차갑게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부스럭.."
또 한번의 소리에 무언가가 숲을 해지면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이 소리가 인간이 일으키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 수 있었다. 사람의 경우는 걷는 소리와 두 팔이 움직이는 소리가 어긋나 있기 때문이었다. 즉 일정한 규칙이 없는 소음이 나는 법이었다. 하지만 뒤에서 들리는 소리는 묘한 리듬감이 있는 소리였다. 가령 네발로 걷는 동물처럼... 하지만 이제까지 어떠한 짐승도 보지 못한 지금.. 일기장에 적혀있던 그것일수도 있다는 느낌에 식은땀이 등을 적셨다. 헬렌은 천천히 마나를 모았다. 처음 겪는 실전에 두군거리는 심장이 밖으로 뛰어나올 것 같지만 헬렌은 전투 마법사였다. 훈련이라면 충분했다.
'침착..침착'
헬렌은 자신은 4서클의 수계 마법사.. 승산이 있을 것이다란 생각을 하며 흐트러지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잡으며 수계마법사답게 그녀의 오른손 안쪽에 자그마한 원형의 육망성이 그려진 마법진이 생성됐다. 접근 전에서 주문의 영창을 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마법.
바로 1서클의 '아쿠아 애로우'
'간다'
뒤에 무언가가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들자 헬렌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빠른 몸놀림으로 퉁기듯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뒤의 그것과의 거리를 늘렸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몸을 회전하여 마나의 배열을 마친 마법진을 쥔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의 행동은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취미의 단계가 아닌 단순히 공작의 영애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 정확한 몸놀림이었다. 하지만...
"히힝힝힝"
"자스민!!"
마법을 쓰기 직전에 가까스로 멈춘 헬렌은 자신의 앞에서 서있는 애마를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과 함께 오른손에 형성된 마법진이 사라지면서 모여진 마나가 천천히 대기 중으로 사라져갔다.
'아...하하하하 나도 참.. 하긴 벌써 그것이 나올 때가 아니지.. 야! 너 때문에 괜히 긴장했잖아!!"
헬렌은 반가운지 머리를 비비는 자신의 애마에게 장난스럽게 머리를 때린 다음 돌아가기 위해 고삐를 쥐고 몸을 돌렸다. 말을 타고 돌아가기에는 울창한 숲의 낮은 가지 때문에 여의치 않아 걸어가야만 했다.
"까악!!"
몸을 돌리는 순간 나무의 수액을 발견하지 못한 헬렌은 미끄러지는 몸을 주체를 하지 못하고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이 고삐를 쥐고 있어서 머리를 크게 다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응?"
넘어지는 순간... 시선이 위쪽을 향해 질 때 반짝이는 뭔가를 본 헬렌은 일어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의 눈은 햇살에 반짝이는 그것에 향해 있었다. 햇살 때문에 희미하게 보이는 그것을 보는 순간 헬렌의 머리속에서 갑자기 일기장의 마지막 구절이 떠올랐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그것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고...
"까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척추를 타고 내달리는 공포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좀 늦었습니다. 일이 있어서^^ 아! 또 하나 알려 드릴 것이 있는데 제 소설에서 판타지는 십진법을 쓰고 같은 24시간과 한 달이 30일이라는 등의 지구와 같은 계산법을 씁니다. 또한 길이 단위도 같습니다. 사실 설정에는 모두 다른 단위를 했는데.. 글을 써보니 쓰는 저까지 어지럽더군요^^ 또 제가 다른 글을 읽어볼 때 우리와 다른 길이나 무게단위가 나올 때마다 짜증이 났던 관계로.. 더욱이 길이의 단위를 고친다 하더러도 (예로 미터가 아닌 크론이라던지..) 지구와 같은 십진법을 쓴다면 그것도 이상할 것 같아서 아예 처음부터 기본적인 단위는 지구와 같다고 설정합니다.
뭐라 하시지 마시길...(사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선호작품수가 100이 넘었습니다.
ㅜ.ㅜ 이 감격.. 감사, 감사..
문제 있음 리플요~~
=+=+=+=+=+=+=+=+=+=+=+=+=+=+=+=+=+=+=+=+=+=+NovelExtra([email protected])=+=
보물...
헬렌의 비명소리는 조용한 숲을 한바탕 뒤집어 놓았다. 비명소리에 놀란 수많은 새들이 대지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 올라 주위를 온통 검은 빛으로 물들였다. 물론 한가하게 수다를 떨며 쉬고있던 일행도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재빠른 솜씨로 대다수의 일꾼들과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소수의 인원만을 남긴 체 칼만을 들고 바람과 같은 속도로 내달렸다.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상상하기는 싫지만 아마 그들은 끔찍하게 딸을 사랑하는 공작에게 살아있는 상태로 해부를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빨리 달려라!! 뒤의 마법사들은 접근할 필요 없다!! 마법을 쓸 수 있는 가시거리까지만 달려라!!"
알프레그 백작은 주위에 명령을 내리면서 헬렌에게 아무런 호위를 붙이지 않은 자신의 멍청함에 치를 떨었다. 아무리 평범한 숲이라고 해도 숲은 그 자체로, 만만하지 않은 장소이었다. 더욱이 이 숲은 마의 숲으로 유명한 란드르도... 겨우 초입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방심한 것이 화근이었다. 말 그대로 멍청한 짓이었다. 그들은 단순히 기사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울창하여 짐승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니면 한치 앞을 보는 것조차 힘든 이 숲을 마치 아무것도 없는 평원을 달리는 것처럼 거침이 없었다.
헬렌은 마법사, 따라서 그녀는 그리 먼 곳까지 가지 않아 그들은 곧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공주님!!"
제일 먼저 도착한 이는 물론 알프레그 백작이었다. 그리곤 눈앞에 일어나는 일에 그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헬렌을 지켜본 사람이었다. 그의 가문은 제국의 작위가 아닌 아스프라스의 작위를 물려받은 가문이었다. 따라서 그의 제국의 정식 지위는 단순한 남작에 지나지 않은 자였다. 하지만 영지 민들이나 공작조차도 그의 가문을 아스프라스의 작위 그대로 백작이라 불렸다. 물론 그 자신도 자신은 제국의 국민이 아닌 아스프라스의 국민이라는 생각이 뼈 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있는 자였다. 따라서 그에게는 헬렌은 단순한 공녀가 아닌 한 국가의 공주였다. 그런 공주가 지금 눈앞에서 어떤 존재에 의해 구속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헬렌을 구속하고 있는 존재는 괴상한 모습이었다. 길이는 약 50cm 정도의 길이에 허공에 떠있었다. 겉모습은 마치 독수리의 머리같이 생겼으며 앞부분의 아래로 처진 부분이 독수리의 부리같이 끝이 뾰족하였다. 그에 반하여 약간 위쪽으로 치켜 올라간 뒷부분은 독수리의 뒤쪽 머리에 나있는 깃털처럼 사방으로 퍼져있었다. 전체적인 색깔은 금속성의 진한 회색을 띄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 헬렌을 아주 얇은 실로 완벽하게 구속시켜놓은 것이었다.
"이 자식!! 네놈은 뭐야!! 빨리 공주님을 내놓아라!!"
인질로 잡혀있는 헬렌 때문에 차마 덤비지 못하고 약간 거리를 둔 곳에서 그 존재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에게 시선을 붙잡아 두려는 계산이었을 뿐이다. 그의 눈치를 받은 그의 부하중 하나인 근위기사 한 명이 천천히 무리를 벗어나 그 존재의 뒤쪽으로 이동하였다. 하지만..
"탕!!"
날카롭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 근위기사의 발 밑에 한 가닥의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것으로 백작의 계획은 저지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발 밑에 무언가가 날아와 박혔는데 그의 시력으로도 보이지 않는 놀라운 속도였다. 만약 땅에 박힌 그것이 자신에게 날아 왔다면 자신은 막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그 근위기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알프레그 백작을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에 백작은 일그러지는 얼굴로 그 괴물체를 바라보았다. 그 소음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듯이 그 괴물체의 일부분이 튀어나와 희미한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돌연 그 괴물체가 말을 하였다. 그것도 인간의 말을....
들려오는 목소리는 인간의 말이었지만 어딘가 인간의 음성이 아니었다. 금속성의 목소리라니... 상상이나 해봤을까?
"어떻게... 몬...스터가 인간의 말을..."
저 멀리 떨어져 있던 마법사가 하는 소리가 백작의 귀에도 들렸다. 그것은 백작도 하고 싶은 말이었다. 물론 괴물이라 칭하는 몬스터들에게도 언어는 있다. 하지만 보통의 몬스터들은 그 지능이 인간의 비해 월등히 떨어진 상태였다. 하물며 그런 그들이 타 종족의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일부 고위 몬스터 종족이나 각 몬스터들의 로드급이 아닌 이상...
그렇다면 저 생명체는 보통 몬스터가 아닌 것이다!!(일행은 괴물체를 몬스터로 단정했다.)
"하..하여튼!! 빨리 공주님을 내 놓아라!! 그렇지 않다면 내 칼이 네놈의 몸을 두 동강 낼 테다!!"
≪호! 지금 당당해야 할 것은 자네가 아니고 나인 것 같은데..≫ 그 몬스터의 말에 백작은 속으로 적지 않게 놀랐다. 단순하게 뜻이 통하는 말이 아닌 유창한 언어 구사력으로 보았을 때 자신들의 처음 예상보다 뛰어난 지적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원하는 것이 뭐나!!"
≪호오...≫ "빨리 원하는 것을 말해라! 원하는 것이 있으니 일부로 인질인 잡은 것 아닌가??.. 빨리 말해라!!"
≪그리 멍청한 놈은 아니군..그럼 말해볼까?≫ 백작의 재촉에 그 몬스터가 인질 교환 조건으로 내놓은 조건은 상당히 아리송하였다, 그 존재는 그들 일행의 걸음으로 10일 거리에 있는 지역까지 가는 것이었다. 그의 조건에 백작은 흔쾌히 응했다. 어차피 그들로써는 탐사보다 헬렌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 더욱이 그 지역이라는 곳은 자신들의 목표지점과 동일한 지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정확한 지점을 모르는 그들로써는 저 몬스터의 안내가 더 이익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한가지 물어보자"
≪...뭔가?≫ "이제까지 이 숲에 들어온 인간을 죽인 것이 너인가?"
≪...훗.. 그 대답은 조건에 명시된 지역까지 간다면 설명해주는 이가 있을 것이다≫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몬스터는 어떠한 대화에도 응하지 않았다. 답답한 백작이 협박, 회유 등등 온갖 수단을 써보았지만 허사였다. 나중에는 백작도 포기했는지 더 이상의 질문은 없었다.
그 뒤로 기묘한 동거가 계속되었다. 그 몬스터는 약속대로 헬렌을 풀어주었지만 헬렌의 머리 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첫날밤에 몇몇의 기사들이 그 괴물체를 덮쳤지만 괴상한 소리와 함께 온몸이 벌집이 되어 죽어나간 뒤로는 그 누구도 그것에 위협을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물론 눈에 띠지 않는 마법을 사용도 해 보았지만 몬스터는 슬립도 그렇다고 환각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격마법을 쓰기에는 가까이에 있는 헬렌이 너무 위험하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사들은 어떠한 위협도 하지 않은 그 몬스터에게 경계의 시선은 점차 무디어졌다. 하지만 그에 반하여 마법사들의 관심은 더 높아져 갔다. 그 이유는 눈앞의 존재가 이제까지 어떠한 자료에도 나오지 않았던 몬스터(?)였기 때문이었다. 마법사로써의 영광 중의 하나인 신종 몬스터의 발견과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는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었다. 따라서 마법사들은 매일 쉬는 시간마다 헬렌 곁으로와 그 몬스터를 관찰하거나 그 모습을 그리는데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 어떤 열성적인 마법사는 그것의 생태를 조사한다는 이유로 24시간을 따라다니다가 짜증이 난 헬렌의 명령으로 백작에게 멱살을 잡히기까지 하였다.(그것이 있는 장소는 헬렌의 머리 위이기 때문이었다) 그들로써는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떠있는 그 몬스터의 존재는 경악 그 자체였다. 그들의 시선이 항상 존재하는 곳에 있었던 몬스터는 이제까지 먹지도 자지도 않고 있었다. 더욱이 생명체의 외피가 금속이라니!! 그들로써는 그 존재가 불가사의 그 차체였다. 몬스터로 부터 안전을 보장받은 그들로써는 그저 행복한 비명만을 지를 뿐이었다.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마법사들과는 상관없이 백작은 헬렌이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이 헬렌은 자신의 머리에 떠있는 몬스터를 그리 무서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뭐라 해도 그녀도 호기심에 미친 종족, 마법사의 길을 걷기 때문이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이 희귀한 생명체를 보는 것은 그녀로써도 매운 즐거운 일이었다. 단지 생리작용을 처리할 때마다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이윽고 그 몬스터가 조건에 단 지역까지 거의 다와 갔다. 그동안 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안락한 생활을 하였다. 그 어떠한 습격도 없었으며 길 또한 동물들이 만들어 놓았다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잘 정돈 되어있었다. 식량 또한 넉넉히 가지고 왔으며 더욱이 지루하지 않게 마법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몬스터(?)까지 있으니 물이 약간 부족하여 목욕들을 하지 못한 것을 빼고는 만족스러운 여행길이었다. 아니 처음 출발할 때 전멸을 각오한 길이었으니 지금의 상황은 축복이리라...단 저 몬스터만 빼고...
≪다 왔다! 자 언덕만 넘으면 약속한 목적지이다≫ 이제까지 굳게 다문 그 몬스터의 입이 오랜만에 열렸다. 그 존재가 가리키는 곳은 언덕이었다. 가까이에서 본 그 언덕은 좌우로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이었다. 만들어진지 별로 안된 것을 말해 주듯 일체의 식물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더욱이 뒤쪽의 운신하기조차 힘든 숲과 대조적으로 엄청난 고열에 타버렸는지 숯이 된 잔해들이 언덕과 숲의 경계면에 존재하였다.
"음... 마치 헬파이어가 터진 뒤를 보는 것 같군요..규모에서는 상대가 안되지만.."
백작의 뒤쪽에 서있던 마법사 한 명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헬파이어를 본적이 있는가?"
백작의 의문은 당연하였다. 헬파이어란 8서클의 고난도 마법으로써 일종의 소환 마법이었다. 즉 마계의 지옥의 불꽃을 소환하여 파이어 볼처럼 압축한 다음 적을 공격하는 마법인 것이다. 따라서 단위 면적의 파괴력에서는 9서클을 능가하는 위력을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마법은 절대로 아니었다. 솔직히 말이 8서클이지 능숙하게 사용하려면 9서클 마스터급의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마법이었다. 심지어 마나의 조작을 잘못할 경우 적을 죽이기는커녕 자신이 그 지옥의 불꽃에 재물이 되어 버리는 마법인 것이다. 더욱이 마법을 완성되어 적에게 던지더라도 그 사정거리는 가시거리가 한계였다. 따라서 개인 참호라도 파 놓고 시전하지 않으면 시전자 까지 자신이 쓴 마법에 영향을 받는 일이 태반이었다. 따라서 대륙에 몇 없는 9서클 대마법사라 해도 쓰기를 꺼려하는 마법이었다.
"시전 한 모습은 본적이 없지만 그 흔적은 본적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번 탑에 들렸을 때 탑의 마스터께서 후배들을 위하여 남겨둔 과거의 흔적을 볼 기회가 있었지요."
"그렇다면?"
"예.. 아마 어떤 거대한 물체, 또는 파괴력을 가진 무엇이 지면과 충돌하면 이런 언덕이 만들어지지요. 아마 저 언덕 위를 올라가면 반구형의 구덩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은.. 그럼 우리가 제대로 찾아 왔다는..."
"예 그렇다고 봐야지요."
≪이봐!!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것인가?≫ 언덕을 보고 추측을 하는 백작과 마법사가 시간을 너무 끌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몬스터가 둘을 재촉하였다. 그의 음성에 둘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둘의 주위에는 지루한 표정으로 헬렌이 서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이 언덕 위에 올라서서 무언가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묘한 배신감을 느낀 둘은 일그러지는 얼굴로 언덕을 올라갔다. 언덕은 그리 높지 않아 쉽게 정상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이윽고 언덕을 올라온 둘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 왜 다른 이들이 그런 멍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은 좀 뒤에 나와요^^ 보시고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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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빛조차 그 끝을 알 수 없는 허무의 우주는 항상 고요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 이 장소에만 세 무리의 수많은 인공물체들이 삼각형을 이루면서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한 집단은 엄청난 크기의 거대함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함들이 방추형을 형성하고 있었다. 다른 한쪽은 앞의 집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위에 있는 조그마한(?) 함들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함을 중심으로 조밀한 밀집형태를 취하며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집단은 앞의 두 집단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그 수에서는 두 집단을 능가하는 숫자였지만 문제는 그 함들이 앞의 함들에 비해 매우 작은 함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에 차이가 있었다. 이 집단은 수백대가 한 집단을 이루고 다시 그 집단들이 모여 H형태의 진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가 적대적 입장인지 뱃머리를 삼각형의 안쪽으로 향한 다음 뒤의 아군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평면 형태가 아닌, 정면에서 보면 서로 교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삼각형 집단의 중심에는 한 척의 소형 수송선이 외로이 떠있었다. 하지만 이 조그마한 수송선에는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함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이곳으로 앞의 거대한 집단의 수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바로 그 석주와 이상한 현상에 의해 강제로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이동한 진과 세르피, 그리고 마지막에 진을 공격한 정체불명의 군단이었다. 처음에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강제이동을 당한 이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을 연출한 세르피에게 불가침이라는 약속과 함께 통신으로 사정을 알려고 했지만 돌아온 내용으로는 원흉인 세르피 조차 단편적이 것만을 알뿐 지금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대답뿐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지금 진의 권유(?)에 따라 한자리에 모여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모였다. 물론 그 전에 당분간은 상호불가침을 명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구 측의 아이샤르 진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들어오는 이를 소개하는 음성과 함께 소리 없이 문이 열리면서 이 장소에 있는 이들의 이목이 모두 열리는 문 쪽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이윽고 진의 모습이 천천히 모습을 들어내자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나타냈다. 그들의 눈에 진은 외형상으로는 가녀린 소녀의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여성스러운 소녀의 얼굴에 160정도의 작은 키, 거기에 몸에 착 달라붙는 옷 때문에 선명하게 들어 나는 육체는 지구인보다 육체가 약한 데라인들이 툭 건들어도 금방 끊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남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런 소년이 그 악명이 깊다못해 끔찍하기로 소문난 미친 사냥꾼이라니.... 먼저 자리에 와있던 세르피는 진의 모습에 깊은 불신감을 들어냈다. 혹시 가짜를 들여보낸 다음 약속을 어기고 적들의 수뇌부를 한번에 처리한 계획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긴장한 덕분인지 자신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불안한 느낌에 원탁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여성을 바라보았다. 온통 하얀색의 천으로 몸을 감싸, 눈으로 들어 난 것으로는 볼록한 가슴뿐이어서 간신히 여성이라는 사실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장소에 오기 전에 비밀리에 들어온 통신에 의해 세르피는 저 베일로 몸을 가린 여성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런 그녀가 진이 몸을 들어내자 가늘게 떠는 모습이 세르피의 눈에 띠었다. 만약 통신의 내용대로라면 그녀는 진의 진면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진"
베일의 여성이 잠시 자리에 일어나 진을 바라보며 인사를 하였다. 그녀의 행동을 보면서 세르피 또한 자리에 일어나 진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안면이 있는 그녀가 인정했다면 앞의 인물은 정품(?)일 것이다. 물론 세르피 앞장에서는 갈아먹어도 아쉬운 마당이었지만. 지금 전력으로 그에게 덤비었다면 바로 전멸이라는 것을 알기에 목구멍으로 뛰쳐나올 분노에 지긋이 이를 악물 뿐이었다. 더욱이 진의 경우에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문서상으로 상위종족인 지구에서 최고위층이었다. 그보다 하위인 자유종족 데라로서는 잠시라고는 하지만 서로 불가침을 맺은 상태에서 함부로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진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베일로 인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를 바라볼 뿐이었다.
"...네년이 바로 우리의 뒤통수를 치려고 한 년이냐?"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넌 누구냐.."
"..글쎄요... 그것이 중요할까요? 당신에게?"
진의 도발적인 질문에 그녀는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적이지만 예의 바른 음성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가 누구인지는 상관이 없었다. 적은 누구든 죽여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진에게 그녀가 누구인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잘 안다는 말투가 귀에 거슬렸다. 그런 둘을 바라보며 세르피는 화가 났다. 자신은 항상 중심에 서있는 자였다. 하지만 지금여기에서는 그 누구도 그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이다..
처음 보는 이들이지만 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반말을 하면서 자신에게 배정된 의자에 주저 앉듯이 앉았다. 지금 진은 짜증이 날 때로 난 상태...화풀이 할 상대가 눈앞에 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일...더욱이 좌표에도 기록되어지지 않은 장소로 강제 이동되면서 수송선 한 척을 잃어버렸다. 수만척중의 하나이지만 문제는 무인함이 아닌 유인함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루미나와 키네라가 가지고 온 수송선 중에서 수송을 위하여 들어간 상당수의 인원들이 투입되었는데 이번의 강제이동과 함께 단 한 척만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전투도 아닌 엉뚱한 일에 자신의 부하를 잃어버렸으니... 하지만 진의 그런 마음을 알리 없는 세르피는 그런 그의 오만함에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를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순간 진이 들어온 장소에서 기이한 음성이 들리면서 거대한 인형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 인형은 가로세로 각각 2M의 육중한 몸에 표면이 금속으로 되어 있으며 등에는 각종 무기로 보이는 물건들을 잔득 가지고 있었다.
"..저것은 뭐냐!! 우리들을 이 자리에서 제거하려는 수작인 것이냐!!"
성격이 개차반으로 유명한 그녀가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한다해도 순순히 고개를 숙일 자가 아니었다. 세르피의 날카로운 음성에 진은 고개를 들어 세르피가 가리키는 것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자신도 잘 알고있는 군 전용 중요인물을 호위하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무장로봇 흑랑-6 이었다. 그 로봇 옆에는 억지로 따라온 에프로슈네가 서 있었다.
"...그것이 왜 여기 있지?"
진 자신도 저 무지막지한 로봇을 가지고 온 기억이 없기 때문에 에프로슈네를 바라보며 의문을 표하였다.
"안전을 위하여 군사령부에서 딸려보낸 물건입니다."
진의 물음에 고개를 숙이며 에프로슈네가 말했다. 그러면서 진과 같이 앉아있는 이들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의 의미를 눈치챈 진은 세르피와 베일의 여인에게 말했다.
"..보아하니 그쪽도 무언가를 준비했는가 보군..한번 보여주지?"
진의 비꼬는 말에 세르피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인가?..나는 자랑스런 대 제국 대제국 테라의 황녀다. 그런 내가 치졸한 짖을 했다는 것인가!!"
그녀의 분노 어린 소리에 그 대상인 진은 잠시 얼굴을 찡그렸다. 음성을 번역하는 몸 속의 나노머신들이 집중된 상태에서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그녀의 음성이 증폭되어 귀를 울렸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뒤에 숨겨둔 그것은 뭐지요?"
에프로슈네의 말에 세르피는 '아차' 하며 혀를 찾다. 그녀가 말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뒤에는 지금 모습을 가린 호위로봇이 존재하고 있었다. 에프로슈네가 말한 것은 아마 그것이리라.. 에프로슈네를 분노의 눈빛으로 한번 째려본 세르피는 손가락을 퉁겼다. 그와 동시에 이제까지 아무것도 없었던 세르피의 뒷부분이 마치 물감을 허공에 뿌리는 것처럼 주변과는 다른 색이 퍼지면서 어떤 물체가 서서히 윤곽을 들어냈다. 그녀의 뒤에 나타난 것은 날씬한 모습의 인간형 로봇이었다. 하지만 다리부분이 없었으며 대신 인어꼬리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다리가 없지만 그 대신 중력장치가 되어 있는지 허공에 떠 있었다. 전체적으로 여성스러운 면이 강한 디자인이었다.
"이것은 황족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호위다..이것 때문에 그런 엄청난 것을 가져왔다면 당신들은 모두 새가슴뿐이군!!"
자신의 실수를 오히려 뒤집어 지구측이 겁쟁이가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역시 그녀가 단순한 황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그리브드릴은 그녀가 대견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녀가 모시는 분은 류미에르 황녀지만 지금은 세르피를 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아! 됐어. 어차피 저들도 나를 해하면 모두 전멸이라는 것을 알 테니!! 그것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가 원하는 것은 단 두 가지다!!"
"무..무례하군!! 아무리 그대가 아군보다 강..."
"데라의 황녀에... 내 말은 아직 안 끝났다.."
진의 오만한 질문에 세르피가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싸늘하게 뿜어져 나오는 진의 살기에 미동도 하지 못하였다. 황녀이며 육체가 약한 그녀로써 언제 이런 살기를 받았겠는가.. 그녀는 진의 눈빛에 질려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녀뿐만 아니라 진이 바라보고 있는 장소의 대부분의 인물들이 한 걸음씩 물러설 정도로 강력한 살기였다.
"첫째... 네가 선물로 준 마지막 그 물건의 정체는 무엇인가? 둘째! 그 물건의 효과를 말해라!! 단순하게 강제 공간이동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
".........."
"대답해라.. 그것이 너희들에 이익일 것이다! 대답 여하에 따라 통신에서 말한 불가침이라는 약속은 한낮 꿈이 될 테니.. "
"..지금 협박하는 것이냐?
"멍청하기는 지금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협박...."
"대답해주실 것 없습니다!! 쓸데없는 짓이니까요"
진의 살기 어린 말을 끊은 것은 이제까지 묵묵히 있던 베일을 한 여성의 음성이었다. 그녀의 음성에 진은 시선을 세르피에서 그녀에게 돌렸다. 그의 눈에서는 이제가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은 살기가 줄기줄기 뻗어 나왔다. 그 살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뒤에 있던 에프로슈네까지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런 무시무시한 실기를 직접적으로 받는 베일의 여성인 그저 묵묵히 있을 분이었다.
"고작 소형선 몇 척 가지고 유세를 떠는 것인가? 둘 사이를 보아하니 서로 협정이라도 맺은 것 같은데...어디 말로하지 말고 덤벼보시지? 그 잘난 자존심 다 어디다 팔아먹으셨나?"
"흥. 그대야말로 웃기는군요. 지금 우리가 열세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대야말로 우리를 얕보지 말도록 해주십시오. 그대는 지금 우리를 공격할 수 없지 않습니까?"
"....알고 있었나?"
"당신이 만약 우리를 공격한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파멸이겠지만 우리들 중 하나라도 벗어난다면 오히려 궁지에 몰린 것은 당신 아닌가요? 이곳에 들어오실 때부터 당신은 계속 오만한 행동을 우리에게 도발한 것은 우리가 먼저 덤벼들기를 원해서이지 않습니까?"
그녀의 말에 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베일의 여자의 말대로 이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공격을 받을 때에는 그 수에 당황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소형 함이라는 것은 접근 전에는 어떨지 몰라도 원거리 공격의 부제와 함께 대형 함에 비해 보급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수에 있다. 만약 전투가 벌어졌을 시 진의 입장으로는 적의 완전전멸을 해야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적들이 먼저 공격해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어리석은... 지금 우리는 네놈들을 죽이기는 손 뒤집는 것 보다 더 쉬운 일이다!"
"여전히 허풍이 심하시군요.. 만약 우리 중 누구 하나라도 이 자리를 떠나, 당신의 그 비열한 무리를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무사하지 못할텐데.."
비아냥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진의 미간이 좁혀졌다. 가뜩이나 짜증이 난 상태에서 눈앞의 여자는 그 짜증스러움에 불을 지르는 상황이었다. 진의 오른손이 슬그머니 허리부분으로 움직였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를 죽이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이제까지 솟아나던 살기가 완벽하게 사라져 버렸다. 그의 변화에 이제까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있던 베일의 여성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그의 결심은 실행되지 않았다. 언제 나타났는지 검은 복장의 인물..조커가 한 손을 들어 진의 오른손의 이동을 멈추게 하였다. 살기 어린 눈빛의 진이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흔드는 조커의 모습에 화는 삭히며 이동하던 오른팔을 천천히 원래의 위치로 돌려놨다. 물론 진이 멈춘 이유는 여자나 약자를 죽이지 않은, 정의의 사도 같은 것 따위의 이유는 아니었다. 단지 지금 상황으로는 그리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조커의 의견을 받아드리는 것이었다.
"다..당신은..."
세르피는 그 검은 복장의 인물을 알아보며 경악 성을 들어냈다. 그녀는 눈앞의 인물의 악평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에 관심도 표하지 않은 조커는 얼굴을 찡그리는 진을 다독거리며 물러나게 했다.
-처음의 약속대로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이상 서로 불가침이라는 약속은 이행될 것이다!-
그 한마디하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진을 데리고 나가버렸다. 진은 '어어'하는 순간에 끌려갔고 에프로슈네는 세르피등 두 명을 한번 째려보고는 호위로봇 흑랑-6을 대리고 물러났다. 그런 모습을 세르피는 단지 보기만 할 뿐이었지만 그 옆의 베일의 여자는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지 않은 체 오로지 진의 뒷모습만을 볼뿐이었다.
늦었습니다.. 죄송..
요즘은 정말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지경이예요 ㅜ.ㅜ 산더미 같은 레포트에 점점 다가오는 기말시험... 머리 부서집니다...
아마 다다음주까지는 이런 연재속도가 계속 될 듯..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매일 연재는 힘들어도 하루걸러 하루연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