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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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상당히 불만들이 많습니다."

리셀이 중앙의 좌석에 자신의 자리인양 느긋이 앉아있는 붉은 머리의 제2 군단의 사령관 말로프를 바라보며 조금 불쾌한 표정으로 보고를 하였다. 보고의 내용보다 마스터의 자리에 함부로 앉아있는 말로프 때문이니라.. 지금 이들이 있는 장소는 만마전의 브리지.. 진과 몇몇 고위층들이 적들과 회담을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온 제 2사령관이 지금 자신의 자리인양 진의 자리에 앉자 있었다. 그가 왔을 때 결사반대를 한 엘디리아는 지은 죄가 있는지라 그가 온 뒤로 옷자락 하나 보이지 않았다.

"무슨 걱정?"

"지금 아래쪽에서는 이번의 마스터의 결정에 불만이 많습니다. 지금 어려운 상황인 것은 알지만 아군이 밀리는 상태도 아니고 확인된 3세력 또한 소형함들이 대부분인 지금 굳이 불가침 조약을 내세워서 적의 지휘자들을 만난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들입니다."

그녀의 설명에도 그는 느긋이 자리에 앉아 진이 남겨둔 담배를 들어 이리저리 보면서 피울까? 말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보였다.

"사령관 대리님!!"

그 모습에 짜증이 난 리셀이 자신보다 상관인 자에게 소리쳤다. 그제야 들고있는 담배를 아쉬운 눈빛으로 놓은 말로프는 리셀을 바라보았다.

"불만인 것도 많네.."

딴청 피우는 과정에서도 들을 것은 다 들었는지 리셀이 다시 한번 대답하는 수고를 할 필요는 없었다. 몰론 돌아온 대답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야 했지만...

"멍청한 것.. 네놈은 진 그 자식 밑에 있는지가 거의 수십 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성격을 파악하지 못한 거냐?"

말로프의 말에 순간 리셀은 발끈하는 무언가가 올라왔다. 그 자식이라니!! 아무리 잘 알고 있는 사이라지만 진의 경우 만만하게 반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가 아니었다. 지금 있는 약 10만에 이르는 함대가 개인함대라고 지구정부에서(정부는 약3만으로 알고 있다) 인정을 한 것만으로도 진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욱이 함 건조선이 있어 자체적으로 함을 만든다 하더라도 소량이기는 하지만 수입해야 하는 부품 값만 하더라도 무시무시한 액수이다. 더욱이 수십만의 소모성 인구를 거느리는... 재계에서도 알아주는 위치에 있는 자였다. 그런 마스터에게 마치 옆집 개 이름을 부르듯이 부르는 말로프에게 분노가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분노는 말로프 이어지는 말 때문에 터트리지 못하였다.

"알겠냐? 진은 말이야.. 한번 적이라 인식되면 그 존재는 끝까지 적으로 남지.. 그것이 누구라도, 또한 수백년의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말이야.. 저 둘, 내 명예를 걸고 말하지 저 둘은 반드시 진의 손에 죽는다.... 그리고 그 정도의 불만은 당연히 다독거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상급자로서의 역할이 아닌가? 그 정도 불만도 잠재우지 못하다니..무능한 것들!! 진이 불쌍하다"

말로프가 가리키는 곳은 데라와 수수께끼의 부대가 있는 방향이었다. 이제까지 모습이 아닌 제 2군단의 사령관의 모습이었다. 진지한 그의 모습에 방금 전까지 일었던 분노가 얼어붙는 것을 느끼는 리셀이었다.

"그런데.. 리셀.."

"예!!"

그의 분위기에 긴장한 리셀이 부동자세를 취하며 대답했다.

"이거 어디가 앞인지 아나?"

"......."

말로프의 손에 있는 것은 진의 담배였다.

 ◆ "정말인가?"

-그렇다네.. 한 10분전쯤 연락이 왔더군..-

조커는 진의 물음에 간단히 대답해 주고는 고개를 돌려 두꺼운 강화유리 너머에 있는 우주를 쳐다보았다. 지금 둘이 있는 장소는 사령관 전용의 호화수송선이었다. 만나지 10분도 되지 않은 시간으로 회담을 끝낸 조커는 상대방의 의견도 묻지도 않고 진을 수송선에 태운 다음 만마전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회담의 중요한 한가지가 해결됐기 때문이었다.

"그래..수송선에 탑승한 이들의 지금 상태는..?"

-그것이...-

"..무슨 문제라도...?"

-...들어온 보고에는 고작 3~4광년 거리였는데 들어온 통신을 계산한 결과 지구 표준시로 약2~3달이 걸렸다는 군...-

"무슨 소리인가? 초광속 통신으로 고작 그 거리를 2~3달이나 걸렸다니!!"

초 광속 통신은 전적으로 에너지의 크기에 달렸다. 초광속통신이란 '도약'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압축하여 지정된 좌표만큼 공간을 일그러트리고, 들어 난 틈으로 통신을 쏘아보내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압축하는 에너지에 따라 공간의 일그러짐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통신의 질도 달라진다. 문제는 소량(?)의 에너지를 이용한 아주 간단한 신호로 되어있는 구조신호가 이처럼 늦었다는 것은 지금 그들은 정상 상태가 아닌 최소한의 생명유지장치만이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 더욱 큰 문제는 그런 상황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도약 도중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아예 기능이 정지되는 것이 훨씬 타당성이 있는 문제였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의 고운 이마에 주름이 지어졌다. 지금 둘이 이야기하는 것은 강제이동과 동시에 사라져 버린 수송선에 관한 것이었다. 전투중의 사망만을 인정하는 그로써는 이번과 같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부하를 잃는다는 것은 용납 못할 일이었다.

".. 도약이 성공한 다음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이군..."

-그렇다고 봐야지...어떻게 하겠나?-

"그 문제는 내가 자네에게 물어봐야 하겠는데? 그 안에 탄 이들 중 자네 일족이 있지 않은가?"

진의 대답에 조커는 고개를 흔들었다.

.

-우리의 일족의 운명은 자네에게 맡겼다는 것을 잊었는가? 자네의 뜻에 따르겠네..-

"나야 확고하지.. 일단 돌아가서 정확한 보고를 들어야겠군.."

대화를 멈춘 둘은 조용히 우주를 쳐다보았다. 심연의 어둠을...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세르피가 앞의 인물에게 높임말을 사용하였다. 그녀가 누구인가? 웬만해서는 모두 자신의 발 밑의 먼지로 보는 그녀가 높임말을 사용하다니!! 세르피가 있는 장소는 방금 전 진과 회담에 이용한 소형 수송선 안이었다. 지금 이 장소에는 모두 밖으로 보낸 세르피와 베일로 몸을 가린 여인만이 존재하였다. 그럼 이 여인이 데라의 황녀의 높임말을 사용할 정도로 높은 인물이란 말인가?

 "무엇을 걱정하지? 저 녀석은 쓰레기지만 자기가 한 약속은 확실하게 지키는 녀석이야. 기습에 대한 걱정은 저 녀석의 말대로 당분간은 걱정 없지... 당분간은..."

세르피의 높임말에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반응하였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예정이십니까?"

"..글세... 일단 이끌고 온 부대들이 모두 소형함들이라 보급이 문제군..."

"저희가 돕고 싶지만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터라...."

"걱정 할 것 없어..그보다 우리는 이제 진과 같이 움직여야겠군.."

베일의 여인 말에 세르피가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다. 붉게 물은 얼굴이 어지간히 화가 났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무..무슨 말씀이십니까?!! 적과 같이 움직이다니요!! 말도 안 됩니다. 그 자가 무슨 짖을 저지를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녀의 강변에도 베일의 여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곳이 어디인지는 우리조차 모르지 않나? 더욱이 우리도 문제지만 자네 함대도 시간에 지나면 보급에 어려움이 클텐데?"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열세입니다. 만약 저 자식이 딴마음이라도 먹으면.."

"아 됐어..그런 일은 적이 우리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어나기 힘들지.. 힘은 저쪽이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저들의 목줄을 가지고 있으니.. 지금 상황으로는 아마 우리를 이용해 먹으려고 할 꺼야. 일단 자네는 돌아가 피해를 수습하는 일을 먼저 하게. 지금은 고개를 숙이고 힘을 기를 때이니.. 모자라는 물품은 이번 이동과 같이 딸려온 대파된 함들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는 될 꺼야"

타이르는 듯 말하는 베일의 여인의 의견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순순히 고개를 숙였다.

"예..알겠습니다. 지금은 당신의 의견을 따르지요.."

말을 마친 세르피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리브드릴과 참모들을 만나 지금의 이야기를 상의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래.. 아! 한가지 물어봐도 될까?"

"무엇을 말입니까?"

"그 마지막에 썼던 석주(石柱)..그것은 뭐지?"

"....그것은 이번에 발굴된 슈렘의 유물입니다.. 만약을 위해 무단으로 가져왔지요.. 어느 정도 연구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결과는 예상 밖으로 너무 강했습니다. 쓸데없이 우리들까지 이동되었으니까요."

자신도 이번 결과에 이상한 점을 느꼈는지 고개를 갸웃거린 세르피였다.

"그렇군..과거의 잔재였군... 그래.. 그럼.."

말을 마친 베일의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문밖으로 걸어났다. 그녀는 특이하게 아무런 호위도, 그렇다고 참모조차도 없었다. 그녀의 등을 보며 세르피는 쓸쓸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축구가 ㅜ.ㅜ 아~ 시험공부도 미루고 봤는데.... 훌쩍..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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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서둘러 만마전으로 돌아온 진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브리지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이미 행방불명된 수송선의 정보들을 올려놓은 판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었다. 각 군의 지휘자들과 행정을 담당하는 이들.. 그리고 그들의 상위에 있는 군천을 중심으로 한 5인 방의 노인들과 만마전을 담당하는 인원들로 좁지 않은 제2 브리지가 답답해 보일 지경이었다. 진과 조커가 들어서자, 제일 상석에 앉아있던 제2군단의 사령관인 말로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의자에 앉아있던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들어온 진과 조커에게 소리 없이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하였다. 그런 그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준 진은 길다란 직사각형의 좌석 중 가장 상석에 앉았다.

"계속하지."

진의 말에 좌석에도 앉지 못한 리셀이 진에게 고개를 숙인 다음 좌석에 모인 이들이 자신을 주시한다고 느끼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계속 회의를 속행하겠습니다. 일단 들어 난 정보로는 그 구조신호는 정확하게 수송선'메르카바'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냈습니다. 들어온 정보가 확실한 이상 서둘러 구출부대를 파견하자는 것이 저의 만마전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한기의 순양함이라도 모자라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순양함으로 구조대를 편성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차리리 이번에 지구에서 온 수송선으로 구조대를..."

리셀의 말에 장군으로 보이는 제복 위에 수많은 훈장과 함께 사령관을 뜻하는 문장이 새겨진 젊지만 어딘지 모르게 날카로운 칼날 같은 느낌의 얼음 미녀가 말했다. 그녀의 말에 리셀의 옆에 앉아있던 깐깐한 눈빛의. 머리가 악간 벗겨진 중년의 사내가 그녀의 말을 반박하였다.

"하지만 제4사단 미마스 사령관.. 수송선의 구조신호를 분석하면서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지 않습니까? 만약 보낸 구조대조차 위험에 처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책임지시겠습니까?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강력하게 무장을 한 순양함급의 함대를 조직해서 보내는 것이 났다는 것입니다."

"허허..그리 말씀하시면 안되지요!! 다르 시장.. 우리 쪽도 그들이 걱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허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들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위함에 처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저런 소모성 이야기에 끝이 나지 않자 이제까지 잠자고 있던 좌석 끝 부분에서 한 남자가 일어났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제가 한가지 사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 우리 함대의 대부분은 많은 손상을 입고 있습니다. 먼저 제1 군단의 경우 월등히 앞선 적을 공격하기 위해 많은 손상을 입었습니다. 더욱이 제2군단과 3군단의 경우 엘디리아 덕분에 급하게 온 상황이라 보급도 문제지만 대부분의 함들이 예열이 끝나기도 전에 최고 속력을 장시간 냈기 때문에 상당한 손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즉 현재의 전력은 지금의 전력보다 실제는 약 30%를 빼는 숫자가 정확하다는 결론입니다."

보급이나 정비를 담당하는 보급군의 우두머리 칼 행정사령관의 말에 이제까지 소란을 피우던 두 집단이 그를 주시하였다. 어차피 군부나 도시는(여기서 도시는 순수하게 주거지역만을 말한다.) 소비집단이다. 따라서 뒤에서 둘을 보조해주는 행정구역의 우두머리의 말을 무시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의견이 이렇게 이리저리 나누어지는 것은 진의 사병이 크게 3조직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 조직이란 일단 공격을 하는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이지스함 등등의 군부와 함 건설함을 포함한 건설, 공장 등을 담당하는 보급군. 그리고 전투와 상관없는 만마전과 주위의 호위함.. 그리고 그 안의 민간인들을 포함한 도시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중대사를 결정하는 일은 당연히 진만이 결정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이번 구출적전의 경우는 미묘한 문제가 발생하여 진은 정보를 받았던 수송선에서 리셀에게 미리 자신이 가기 전에 결론을 내보라는 말을 보냈다. 그 미묘한 문제라는 것이 실종된 수송선의 사람은 만마전 소속의 인원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만마전에서는 그들을 빨리, 피해 없이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였다.

행정을 담당하는 보급군에서는 하루빨리 복구작업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리하려면 우선 전투를 중지해야 하기 때문에 만마전의 입장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힘의 집중이 안 되는 상황에서 전투는 무리라는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그에 반하여 전투를 담당하는 군부의 경우 코앞에서 알짱거리는 적들을 남겨두고 일부분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의 휘하의 부대들이 떠나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문제는 3~4광년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함은 공격함, 특히 순양함 급이어야 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순양함은 공격의 핵심이고 또한 성격상 원거리를 가기 위해서는 호위함이나 구축함들이 필수적으로 따라야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구조신호가 미약한 것은 그들이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뜻이 강하기 때문에 수송선이나 순양함 한 두 척으로는 힘들다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때문에 데라와 다시 전투가 벌어진다면 적들을 한 척도 빠지지 않고 아주 멸살시켜야 하는 입장인 전투사령관들의 입장으로써는 몇 십 척이지만 순양함들이 빠져나간다는 데에 큰불만이 있었다. 따라서 그들의 입장에서는 일단 힘을 모아 적들을 쓸어버린 후 구출부대를 출동시키자는 입장이었다.

"음..이거 결론이 나지 않겠는데..."

팔짱을 한 말로프가 지루한 표정을 지은 진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이 의견이 서로 맞는군..-

조커도 말로프와 동일한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한 손을 들어 힘껏 탁자를 내리쳤다.

"쾅!!!"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정교한 장식의 탁자가 조커의 손짓 한번에 파괴되어 버렸다. 그것도 강력한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닌 한순간의 손짓으로 가루가 되어버려, 좌석의 앉아있던 모든 이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조커의 행동에 말로프는 만족했는지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동조했다. 그에 반하여 이 탁자의 진정한 주인이라 할 수 있는 리셀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지금 적이 있다. 구해야 할 아군이 있다.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조커의 밀에 회의실은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대충 각 부처의 원하는 바를 알았으니 결론을 내리지.... 일단 지금 당장 구출 대는 파견하겠다."

이제까지 시큰둥하게 앉아있던 진의 말에 군부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에 반하여 도시구역의 사람들의 경우 얼굴이 환하여졌다. 하지만 진의 말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순양함의 파견은 군부의 말대로 파견하기 힘든 일이다. 때문에.."

"하지만..그 방법 밖에는..."

리셀의 말에 진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지금 당장 팔마(八魔)를 준비시켜라. 그들로 하여금 구출을 하게 한다"

진의 말에 대부분의 얼굴들이 일그러졌다. 망토를 쓴 조커를 빼고..

"저기 진.. 팔마는 조금 그렇지 않을까? 그 똘아이들이 인질구출작전 같은 것을 해봤기나 했을까? 인질까지 죽인다면 또 모를까? 그런 놈들을 투입한다는 것은 좀... "

연신 지루한지 하품만 하던 말로프도 진의 결정에 못마땅한지 한소리 하였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그들이라면 순양함대를 파견하지 않아도 화력 면에서나 어떤 부분은 능가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팔마(八魔)

군대는 세월이 갈수록 점차 세분화되어지고 전문화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의 UDT나 수색대, 또는 공수특전단과 같이 특수부대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지금 진에게도 수많은 특수부대들이 존재하고 있다. 어느 부대가 최고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느 부대가 최악인 것은 말할 수 있다. 바로 팔마이다. 대부분의 지구인들이 복수를 위해 참전했지만 그 중에는 다른 목적으로 참전한 이들도 존재하는 법이다. 바로 살육에 맛을 들인 자들.. 수많은 사람들 중에 순수하게 죽이는 것에 쾌락을 느끼는 미치광이들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이들은 대부분이 주위에서 소외 받고 전정에서 사라지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진은 이들만을 따로 모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창설한 부대가 있었다. 바로 팔마.....

총인원이 100명도 안 되는 이들은 이들만의 전용 전함과 공격무기들을 가진, 실력으로 봤을 때에는 초 엘리트였다. 하지만 오로지 진과 그들, 무리를 통솔하는 대장의 명만 받는 이들은 이 둘을 빼고는 그 누구의 명도 받지 않는다. 아무리 자신들의 상관이라도... 더욱이 자신의 생명은 휴지취급도 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남에게 잔인해질 수 있는 이들이었다... 뭐 그것이 그들에게는 행복이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이 이런 황당한 부대에 보고 구출을 하라는 소리는 그저 장난스런 농담으로 들리는 소리였다. 하지만 진이 말했다는 데에 문제가 있지만...

"재고할 의향은 없냐??"

모두의 응원을 받으면서 말로프가 물었다. 하지만 그도 알고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진은 결코 한번 내놓은 말은 철회하지 않는다.

"저기... 그냥 순양함을 파견해도 될 것 같습니다. 수만 척의 배들 중에 몇 십 척이 빠져나간다고 전력에 구명이 생기겠습니까?"

4사단 미마스 사령관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얼음마녀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삐질 삐질 땀을 흘리며 자신의 의견을 번복했다. 그녀의 의견에 군부의 대다수의 인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라고 당장 구하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상황이 안되어서 문제였지...하지만 팔마를 보낼 바에야 전력의 구명이 생겨도 순양함대를 보내는 것이 더 마음 놓이는 일이었다.

"음 ..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들 구출이 좀 늦어져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벌써 2-3달이 지나지 않습니까? 만약 위험에 처했다면 지금 가도 늦었을 것이고 아직까지 무사하다면 몇 달은 더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오..그렇군요!! 좋은 생각입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하하하..."

필사적으로 결과를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을 보면서 안됐다는 생각을 하는 말로프였다.

"쯧쯧 그러니 처음부터 한발자국씩 물러서지..."

슬쩍 진을 바라보았다. 진은 그 결정을 하고 난 뒤 한마디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 모습에 어느 정도 희망을 느꼈을까? 좀더 밝은 분위기에서 회의가 계속될 뻔했다.... 뻔했다??

"진 아까 말한 거 팔마에게 말하고 왔어!! 하겠다고 승낙하던데? 아주 즐거운 표정들이었어"

나 잘했지? 하는 표정의 엘디리아였다. 그녀는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그 내용을 전하고 온 것이다.

무단으로...

그녀의 말에 모두 절망감에 빠져있을 때 그녀에게 악감정이 있는 말로프의 조용한 음성이 그들의 뇌리를 관통했다.

"거 바라.. 저 미친 전자 뇌는 빨리 폐기 처분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건만..."

그 말이 대부분의 인물들이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가 끝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아서 한 무리의 유선형으로 날카롭게 생긴 전함들이 경쾌한 엔진음으로 멀어져 갔다. 그 소리는 마치 소풍을 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처럼 가볍기만 하였다. 그들이 왜 떠나는지 알고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한숨을 쉬었지만...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은 정신이 없어요...

그놈의 시험이 뭔지..

그래도 2과목 남았네요^^ 아마 다음주부터는 방학이니 좀 빨리 연재가 ...

..........될라나?(퍽!!)....

이제 조금 있으면 드디어 지구군과 외계인들(판타지 사람들..)이 만나네요^^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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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진은 조그마한 화면을 띄어놓고 팔마의 함정들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들고있던 포도주를 입가로 가져갔다. 이윽고 달짝지근한 포도주의 향기를 음미하면서 조금 입가에 담아 맛을 느끼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잔을 놓았다.

"이제 말해줄 때도 된 것 같은데...누구였나?"

평소의 호탕한 목소리가 아닌 날카롭게 선 면도날 같은 음색이 말로프의 입에서 나왔다. 지금 이들이 있는 장소는 아주 좁은 밀실이었다. 이곳에는 항상 따라다니던 리셀이나 에프로슈네, 심지어 만마전을 담당하는 엘디리아도 접근하지 못하는 장소였다. 이 좁은 밀실에는 오로지 진과 말로프, 그리고 조커만이 앉아 있었다.

"글세... 어떠한 가문이나 국가를 형상화하는 문장도 없고 목소리를 바꾸고 모습도 어떤 감시장치도 투시하지 못한 천으로 감싸고 있어서..."

-더욱이 언어는 데라의 언어를 쓰더군. 여자라고 추측만 할 뿐이지.-

"그렇지 아마 정보대로 '플라우린' 녀석들은 아니었어. 아무리 나에 대한 복수심에 눈이 멀어도, 그 정도의 함대라면 플라우린의 군 규모로 봤을 때 황실근위대까지 모두 끌고 온 숫자와 비슷한데.. 설마 어떤 미친놈이 복수를 위해서 종족을 몰살로 몰아가겠나?"

"지구인을 빼고 말이야"

진의 말에 말로프가 한마디 첨가해주었다.

-그렇지... 그리고 플라우린이라면 그리 정체를 숨기기 위해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일!! 당당하게 나서도 누구 하나 비난할 사람은 없을 텐데..누가 뭐라 해도 그들은 모성을 잃어 버렸으니..-

"...그렇다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다는 것인가...."

한탄하듯 나직이 말하는 말로프였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일이었다. 이제 1~2년만 지나면 드디어 시작인 것이었다. 끝이 나지 않는 행보이지만, 그토록 원하는 일이..... 근 10만 척의 대함대로 정치나 정의가 아닌 오로지 복수! 그것하나만으로 행해지는 길... 그런데...

"제길 별 거지 같은 것들이 다 지랄인지..."

열이 받은 말로프는 탁자에 놓여져 있는 포도주 병을 들고 한번에 마셔버렸다.

"꿀꺽꿀꺽"

순식간에 한 병을 다 마셔버린 말로프는 안주로 가져온 치즈를 한 움큼 쥐어서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그 모습에 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져다. 말로프가 맛도 음미하지 않고 마셔버린 저 포도주는 진 자신이 손수 기른 포도도 담근 누가 봐도 숙성이 잘된 명품이었다. 상당히 애지중지 한 물품인데....

"이제 어쩌지... 돌아갈 수나 있을라나...."

포도주 한 병을 마셔서 그런지 안 그래도 붉은 머리에 얼굴까지 붉어져 상당히... 귀여운 모습이었다. 취기가 돌아서일까? 평소의 호탕한 모습이나 방금 전처럼 날카로운 기운은 없어지고 그저 허무한 기운만이 돌았다.

-그건 그렇고 어찌하여 구출 대에 저런 쓰레기들을 보낸 거지?-

병 나팔을 불면서 한숨을 쉬는 말로프의 손에 쥐어진 포도주 병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던 진은 조커의 물음에 한숨을 쉰 다음 창가를 향하여 고개를 돌리면서 말문을 열었다.

"자네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무슨 말인가?-

"지금의 상황 말일세.."

"지금의 상황?"

혼자 땅파고(?) 있던 말로프가 진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끼여들었다.

"그래...상황.. 마치 잘 짜여진 연극의 각본을 보는 느낌이라네..."

진의 말에 둘은 곰곰이 이제까지의 상황을 회상해보았다. 그러자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음.. 자네의 말을 들어보니 그렇군...-

"그러고 보니 딱딱 맞네... 지구에서 수송선이 오면서 데라놈들이 쳐들어오고 그 다음 아군의 지원군... 데라가 위험하니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부대... 그리고 처음 보는 지역까지 도약....그리고 어이없게 단 한 척의 수송선이 사라져버렸고..."

-그 수송선에는 중요한 인물이 타고 있었고 말이야...-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이상한 점들이 나타났다. 물론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주에서 정확한 시간의 개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워낙 넓기 때문에 같은 부대에서 동시에 출발하면서 각자의 도약으로 출발할 경우 지정된 지역까지 가는 훈련에서도 오차가 2일 이내에 들어오면 훌륭하다고 표창까지 줄 지경이었다. 그런데 우연이하고 하기에 지구의 수송선.. 데라의 군단.. 정체불명의 군단.. 2틀도 안 되는 사이에 모이기도 힘든 일이지만 더욱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이 상황이 정상일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팔마..그들은?"

눈치 빠른 말로프는 진의 의도를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그로써도 진이 어떤 의도로 그들은 보냈는지 알 수 없었던 일이었다. 겉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는 회의에 화가나 보복하는 모습처럼 보였지만 배 안에 능구렁이가 한 열 마리쯤 들어가 있는 진이 화풀이로 팔마를 출동시켰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진의 의견을 듣고 알 수 있었다.

-훼방 놓기...- 조커의 말에 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조커는 진의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훌륭한 계획이라는 것은 계획의 실현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변수를 포함하느냐에 달렸다. 계획을 방해할 수 있는 요건을 모조리 파악하고 그것을 얼마만큼 억제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계획의 승패가 달라진다. 따라서 생각할 수 있는 변수를 모두 생각한 계획은 성공확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실패할 확률은 낮아진다. 이런 계획은 방해하기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만약 계획의 변수에 포함되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면?.... 그 계획이 정교하면 정교할수록... 마치 수많은 톱니바퀴 중 하나가 빠지면 그 모든 것이 멈추어지는 것처럼 더욱 쉽게 망가질 것이다. 만약 이번 일이 계획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면 진은 그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하긴 팔마 그놈들이 재수는 좀 없어도 그놈들을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지..어디로 튈지 모르는 놈들이니, 거기다 실력하나만큼은 알아주니..만약 계획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어떠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계획도 완벽하게 망치고도 남을 놈들이고 말고..."

진의 계획을 알게 된 말로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생각해 볼수록 계획은 있다는 확신이 들더군. 더욱이 좋은 의도인지 나쁜 의도인지 모르지만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의사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어...이번에 무의미한 전투에서 데라놈들에게 파괴된 함은 그렇다고 해도 부하들만 수천 명이 죽었지...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누군가의 꼭두각시로 말이야... 생각하기는 싫지만 만약 우리를 손바닥에 놓고 움직이는 놈이 있다면!!..이번 일을 계획한 놈들이 존재한다면...!!"

순간 진에게서 죽음의 기운이 슬금슬금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살기도, 내공도 아닌 것이 좁은 방안에 순식간에 가득 찼다. 보통인물이라면 이 장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받을만한 그런 죽음의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 나왔으나 정체불명의 인물인 조커는 그렇다고 해도 의외로 말로프는 무사했다. 하지만 무사한 것이지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무의식으로 방출된 진의 기운에 가늘게 몸을 떠는 말로프의 귀에 마치 선언하듯이 한 글자, 한 글자 말하는 진의 음성이 각인되었다.

"반드시 복수한다. 수천억명이 죽어나가고 별의 괘도를 바꾸고, 별을 부수는 한이 있더라도......만마전을 이용한 '그것'을 불러내는 한이 있더라도..."

 ◆ "다른 모양은 만들지 못하는가?"

한남자가 화려하게 장식된 방에서 의자에 앉아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남자 앞에는 뻣뻣한 턱수염이 잔뜩 난 늙은 난쟁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도대체 그 금속이 뭐냐?? 내 300평생 그런 금속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검을 만들기는 커녕 날도, 모양도 만들지 못한 것이 눈에 안보여? 젠장! 단단하기가 전설의 오르하리콘이 울고 가겠네.."

"...대지의 장인이라는 드워프가 모른다면 누가 알겠는가?"

"네놈이 가져왔잖아!! 피드공작 네놈이!!"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자는 바로 대 제국 '라고'의 공작 '피드 비 아스프라스'이었다. 그런 그의 눈앞에 있는 난쟁이는 드워프라는 대지의 일족으로써 공국 아스프라스에서 발견된 미스릴을 캐기 위해 제국에서 보낸 노예 드워프 일족의 우두머리였다. 둘 다 제국에 대한 증오가 뼈 속까지 이어진 이들이기에 서로 비밀이야기를 할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 졌다. 그런 그들이 만난 이유는 지금 공작의 손에 들고있는 검 때문이었다.

검은 투박하다 못해 이것이 검으로 쓸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엉망인 모습이었다. 아니 처음부터 검이 아닌 어느 금속파편에 손잡이를 단 모양이었다. 날도 세워지지 않은 그것은 백색에, 자세히 보면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얇은 선들이 그어져 있었다. 아니 마치 수많은 종이를 겹쳐서 만든 것 같은 모양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단단하지 않은 형태지만 금속을 떡 주무르듯이 하는 드워프가 포기를 할 정도라니?..

 드디어 시험이 ㅜ.ㅜ..

매일 연재는 힘들어도 최소한 격일연재는 하겠습니다.

문제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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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설..설마 이것이 '그것'의 파편인 것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드워프를 잠시 주시한 공작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왜! 한번 보고싶나?"

"당연하지!! 생각해보게.. 자내 말을 믿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엄청난 것이 하늘을 날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 더욱이 이런 무지막지한 금속으로 감싼 몸체라니... 말도 안돼...들려온 소문의 그 크기라면 주조도 불가능하고 담금질도 불가능해..이런 것이 이 세상에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야.."

자신의 전문 분야가 나와서 그런지 두 눈에 이글거리는 불꽃을 단 드워프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온몸으로 감동을 표현했다. 그런 그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 본 공작은 자신의 앞자리 있는 탁자의 쿠키를 하나 입에 넣으며 말했다.

"꿈께! 자네 주위에 있는 제국의 감시원들 때문에 자네가 그곳까지 갈 수도 없을뿐더러, 감시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그 갔다 오는데 만 한달이 걸리는 그 거리를 어떻게 간다는 것인가?"

한창 행복한 상상을 하던 드워프를 공작은 참혹한 현실로 내 쫓았다. 그의 말에 마치 수백년은 늙어 버려진 모습으로 자리에 앉은 드워프는 좌석 앞에 있는 차를 한잔 마셨다. 차가 썼는지, 아니면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서 인지 그의 수염으로 뒤덮여진 얼굴은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젠장.. 이놈이나 저놈이나 인간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구석을 가진 놈이 없다니까? 젠장..자네가 말하지 않아도 나도 알아!! 그런 이야기 그만 하고, 왜 날 불렀는가? 설마 감시자들에 알린 것처럼 지난번에 만들어준 분수대가 마음에 들어 선물을 주기 위해서인가?"

선물을 빼앗겨서 투덜거리는 어린아이처럼 툴툴되는... 이 나이만 먹은 드워프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 공작은 나직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자네의 힘이 필요해서이네"

"...무슨 소리인가? 그렇다면 이 귀하신 몸이 이곳에 올 필요도 없지 않은가? 자네가 이렇게 부탁할 정도의 일이라면 단시일 내에 끝날 일이 아닐텐데.. 그러면 감시자들은 어떻게 할 텐가?. 더욱이 지금도 자네가 부탁한 무기들을 만들기 위해 동굴 속의 우리 일족들은 잠도 못 자고 있는 판이야! 아무리 자유도 좋지만 지금 우리 일족의 피로는 죽음 그 자체일세.. 더 이상 일을 받을 수는 없어"

".이리 와보게 ..그것을 직접 보고도 그런 말을 할지 궁금하군.."

공작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와 문 밖의 상황을 살펴본 후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한쪽 벽의 책장에 다가가 다른 책과 구별이 가지 않는 평범한 책 한 권을 밀었다.

"드르르르릉"

돌끼리 마찰을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책장이 옆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끝이 없는 어둠의 통로가 나타났다.

"..이것은.."

"이 성이 건축될 때 피난용으로 만들어놓은 통로라네.. 자! 감상은 그만하고 빨리 이리 오게"

공작이 가리키는 곳은 비밀 통로로 약 1m정도로 들어가 왼쪽의 벽이었다.

"응? 이 통로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쪽은 함정이지. 100이면 100 모두 죽는다네. 자 이쪽으로"

"드르르르등"

공작이 벽의 한 벽돌을 밀자 방금 전과 같은 마찰음이 들리면서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작은 구멍이 나타났다. 그 구멍 주위에는 문이 열리면서 동시에 벽에 박혀있던 작은 구술들이 빛을 내기 시작하였다.

"호.. 머리 좀 썼는데? 거기다 영구 마법이 걸린 마법등이라니.."

"자 가세.."

이제까지 열려있던 통로와 책장이 마찰음을 내면서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슬쩍 바라본 드워프는 통로 안쪽의 빛에 의해 나타난 계단을 조심스레 밟으며 내려갔다.

한 10분일 내려갔을까? 계단을 내려가던 드워프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이 들어온 공작의 성은 5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려온 거리를 대충 계산해 봐도 그 높이는 월등히 초과했다. 아마 지하로 내려가는 것이리라.

"다 왔네."

공작이 걸음을 멈춘 시간은 출발해서 15분 정도 걸린 뒤였다. 그가 가리키는 곳은 통로에 박혀있던 마법등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아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하지만 공작이 말을 하자 그 목소리가 울리는 것으로 보아 이 장소는 굉장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 성을 건축할 때 돈이 모자랐나? 기껏 통로에다가는 박아놓은 마법등이 왜 여기는 하나도 없어?"

드워프의 입담에 '피식' 한번 웃어진 공작 손가락을 허공에 튀겼다.

"보고 놀라지나 말게"

"딱"

공작의 손가락에서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허공에서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불빛이 밝혀진 장소는 거대한 원형의 돔으로, 대충 보아도 그 크기가 어마어마한 넓이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드워프의 입이 땅에 닿을 만큼 벌어졌다. 물론 드워프의 입장에서는 이런 돔쯤이야 하품 나올 수준이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그 광장을 가득 메운 어떤 물체 덕분이었다.

"...이...이..이것이 뭐...뭐야!!"

너무 놀라서 말까지 떨리는 드워프를 보면서 득의 만만한 표정의 공작이었다.

"어떠냐!! 놀랍지?"

공작의 말에 자존심 강한 드워프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드워프 자신의 눈으로 비치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믿어지지 않았다, "마장기?? 아냐.. 이전까지 발견된 마장기보다 2배는 더 커!!"

그것은 인간형의 거대한 구조물이었다. 높이만도 거의 13m에 다다르고 폭이 6m에 이르는 크기였다. 더욱이 슬쩍 보아도 구조물의 외벽을 감싸고 있는 갑옷은 보기만 해도 질릴 정도로 두터운 두께였다.

모습은 이상하게도 빼빼 마른 인간이 철모를 쓴 모습이었다. 그 위에 어마어마한 두께의 특이한 모습의 갑옷을 입혀놓았다. 하지만 전신의 갑옷이 아닌 흉부와 양어깨, 양팔과 양다리, 그리고 양쪽의 허벅지를 가린 모습이었다. 더욱이 그 뒤에는 두개의 거대한 기둥과 함께 처음 보는 금속구조물들이 가득 달려있었다.

이런 거인의 형상들이 대략 20개정도 보였다. 그리고 그 형상물 뒤에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높이 5m의 마장기들이 대략 30구가 보였다. 물론 30이라는 숫자는 제국의 감시 하에 있는 공국 아스프라스의 상황을 볼 때 놀라운 숫자였다. 하지만 앞의 저 거대한 구조물을 보자 시시하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단순한 숫자로 5m와 13m의 차이지만 전체적인 압박감에 비한다면 마치 오크에 드래곤과 비교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움직이기는 하는가?"

어마어마한 크기에 질려버린 드워프가 공작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뭐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마장기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미안한 일이지."

"오오오오오"

"이번에 계약에 의해 얻은 것들이라네."

"그..그럼..'그것이' 이것을 주었단 말인가? 고작 그런 약속을 위해서?!!"

"그렇다네.. 뭐 약속은 지킬 테지만 돌려줄지 말지는 아직 모르지..어차피 이것의 위력은 단 한번 펼쳐...누구냐!!"

갑자기 말을 멈춘 공작은 보조공격 수단으로 차고있던 작은 단도를 순식간에 빼어들고 아직 빛이 비쳐지지 않은 공간으로 쏘아 보냈다. 섬전과 같은 속도로 쏘아지는 단도에 한 인형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 인형은 군살 없는 탄탄한 체구에 가벼운 셔츠차림의 남자였다. 그가 모습을 들어내자 공작의 뒤에서 긴장한 모습을 취하고 있던 드워프는 나직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뭐야. 알프레그 자네였나? 어디로 들어온 건가?"

"너무하십니다. 공작님, 전 단지 감상을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어이쿠! 오랜만에 뵙습니다. 하늘 들어 망치님 요즘도 망치질을 하십니까?"

"하하하 당연한 것 아닌가 우리는 드워프야! 죽는 날까지 망치를 손에 놓으면 그는 더 이상 드워프가 아니지!!"

알프레그 백작의 요란한 인사말에 드워프는 호탕한 웃음을 지어주며 그를 반겼다. 대부분의 인간이 이종족이라 무시하는 것과는 달리 공작과 알프레그 공작은 이종족이던 인간이던 그런 것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근데 자네 뭐하고 있었나?"

공작은 긴장된 몸을 풀고 편안한 음색으로 물었다. 이 장소가 특급 비밀인 것은 사실이지만 알프레그 공작은 그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중의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우리 아스프라스를 독립, 아니 제국으로 만들어줄 귀여운 녀석들을 보러왔지요."

그러면서 백작은 행복한 표정으로 옆에 서있던 거대한 거인의 형상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아! 그러고 보니 자네! 그때 마지막 조사대의 대장으로 참가하지 않았나?"

드워프의 갑작스런 말에 백작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그러합니다만.."

"그거 잘됐군!! 그때 이야기 좀 해주게.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야!! 내가 지금 제국에 노예신분만 아니라면 지금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이라네..."

노예라는 말에 백작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차피 자신들도 문서상만 아니지 노예나 다름없지 않은가....그래도 자신들은 인간의 대접이라도 받는다. 하지만 이종족의 노예들의 경우 그들은 완벽하게 소유물이고 물건이었다. 자신의 길조차 갈 수 없는 눈앞의 드워프를 보자 백작은 갑작스레 눈물이 나왔다. 그가 슬쩍 공작의 눈치를 보자 공작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러하지요, 어차피 지금은 훈련이 없어서 할 일도 없는데."

얼굴에 미소를 지은 백작은 자신의 셔츠를 조금 들추어 주었다 부상을 입었는지 붕대가 두텁게 감겨있었다. 그 상처 때문에 지금 백작은 훈련도 할 수 없어서 이런 곳에서 시간을 때웠던 것이다.

"음.. 어디부터 말할까요? 아!! 그래.. 제가 그 운석을 두 눈으로 볼 때부터 말씀들이지요"

"아! 잠깐 그전에 저 거인을 뭐라고 부르나?"

"음...아마 기간테스라는 단어를 쓴 것 같은데......"

 졸려...

드워프의 작명은 인디언 식으로 합니다. 은근히 마음에 들더라구요..

음 기간테스 제원도 적어야 하는데...

다음 편에 올려야지^^ 오늘은 앞에서 나온 팔마의 설정을 올려요~~ 팔마(八魔)

실제 이 부대에서 군무하는 이들은 약 천명이 되지만 실제적으로 팔마라고 불리 우는 인물은 약 100명 안팎을 이루는 작은 부대이다. 이름의 유래는 과거 나기와의 전쟁에서 몇 번의 지상전이 벌어졌는데 단 한번 후퇴를 해야한 적이 있었다. 그때 후퇴하는 아군의 시간을 얻기 위해 악착같이 적들과 싸운 8명의 보병을 기르기 위해서 붙여졌다. 그 싸움의 모습이 마(魔)에 가깝다 하여 팔마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따라서 초창기에는 매우 영광스런 부대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의미는 점차 퇴색되어가고 나중에는 오로지 살육만을 위한 미치광이들만이 남게되었다. 따라서 퇴역 일 순위였고 당연히 인원감축 때 첫 번째로 쫓겨난 것을 팔마의 대장과 진과의 인연이 있어서 진의 사병으로 눌러앉아 버렸다. 따라서 이 부대의 명성은 같은 편 편조차 얼굴을 찌푸릴 만큼 좋지 않다. 하지만 진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주로 초접근전의 부대로써 전원 장갑보병으로 이루어짐. 최전방에서 싸움을 하며 광학병기 나 화학병기보다 주로 초진동 나이프를 이용한 적들의 직접적인 '도륙'이었다. 적들에게는 팔마라는 명칭보다 녹색의 악마라는 말이 유명하다. 그것은 그들이 사용하는 장갑의 색이 녹색이기 때문이다.(국방색의 전통)

-장갑보병이란?

최전방에서 싸우는, 지금으로 말하면 보병과 같은 역할을 한다. 물론 화력 면에서는 지금의 전차를 능가하지만... 전체 크기는 약2,5m의 크기에 마치 인간을 확대해놓은 것 같은 크기이다. 이곳에 사람이 들어가 조종한다는 개념이다. 물론 기간테스처럼 탑승자의 몸을 마취시켜 다음 기간테스와 탑승자의 뇌를 연결하는 시스템이 아니고 직접 육체를 이용하여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탑승자의 육체적 능력이 다른 공격기보다 중요하게 평가된다.

길이 - 245cm 폭 - 170cm 무게 - 5t 동력 - 핵융합 무장 - 80mm 물질탄 발사 레일건 - (사정거리 12km, 파괴력-지금으로 균질 압연강판으로 8km에서 2m관통)어깨에 장착, 약 12발을 탑재 x2기, 장거리용..

- 8mm고속 레일건 - 초당 20발의 속력으로 탄환이 나감, 중거리용..

- 초진동 나이프 - 길이 40cm의 크기에서 전투시 180cm으로 늘어남. x 2기 - 권총형 레일건 - 소형이지만 여러 가지 탄환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전투보다 다른 목적으로 사용(소이탄, 연막탄, 섬광탄등등)

- 기타 취향에 맞게 다른 무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폭넓은 범용성.

 방어 - 예로 현재의 최신 주력전차의 전차포를 50m 거리에서 방어할 수 있을 정도임. 핵과 같은 열핵병기의 직접 방어는 무리이지만 접근한 거리에서(약1MT전략핵폭탄 직격에서, 1000m정도의 거리) 생존이 가능하다.

기동성- 뒤쪽에 배낭과 같은 형태의 핵융합 엔진의 덕분에 고출력을 자랑한다. 물론 핵융합 엔진의 용기는 슈렘의 법률이 지정하는 지상군의 화력 제한덕분에 지상에서 낼 수 있는 화력으로는 파괴가 힘들다(이 법은 지구군 때문에 만들어졌다^^)

- 2족보행시 시속 60km - 점프 시 최대 60m - 엔진을 고출력으로 분사하여 점프하여 전진시. 최고 시속 250km 현재 지구군의 주력 지상군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계속적인 개량을 통하여 현재 수백만의 숫자가 쓰여지고 있음. 수많은 파생형 들이 있음,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인 기간테스와는 다르게 앞으로도 계속적인 개량을 통하여 주력 장비로 사용할 예정 문제 있음 리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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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그것을 처음 보았을 때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환각 마법에 걸린 줄 알고 옆에서 두 눈이 빠져라 바라보고 있는 마법사에게 디스펠 마법을 걸어달라고 부탁하는 이도 있을 정도였다.

저것을 무엇이라 설명할까? 이제까지 기사답지 않게 수많은 책을 읽은 백작으로써도 저것의 정체는 알 수 없었다.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로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것만큼 허무맹랑한 장면은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메테오가 떨어진 것처럼 원형의 거대한 구덩이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 크기는 중심에서 반지름만으로도 약3km에 이르고 깊이만도 대략 100m에 이르고 있었다. 이 정도의 피해가 만약 메테오를 시전 하여 운석이 떨어진 피해라면 지금쯤 자신의 고향은 끔직한 충격파로 한줌의 모래로 남아 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덩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자신의 상식에 충격을 주는 것은 저 구덩이 한 가운데 있는 산과 같은 크기의 거대한 물체의 존재 때문이었다. 아마 그때 하늘을 가로질러 떨어진 그 운석이라 짐작되는 물건이었다. 그것의 크기는 정말 어마어마하여 과거 제국에서 단 한번 본 제국 제일의 비공정 '칼리'와 비교한다면, 단순한 길이만도 수십 배의 크기였다. 만약 부피까지 계산하기라도 한다면... 비교하는 것이 미안할 지경이었다.

그것은 인공물체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기라도 하듯이 겉 표면이, 깨지긴 했지만 하얀색의 반질반질 한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직사각형 기둥의 형태였는데 겉 표면은 이상한 돌기들이 잔득 나 있었다. 떨어질 때 충격으로 두 토막이 나 있는 상태였는데 그 주변에는 잔해로 보이는 수많은 파편들이 사방에 널려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이상한 것은 운석..아니 저 물체가 하늘에서 떨어졌으면 그 몸체는 당연히 땅에 깊숙이 박혀 있어야 하는데 저 물체는 그저 구덩이 한가운데에 누가 조심스레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모양이었다.

≪이봐! 언제까지 감상만 할 것인가?≫ 모두 이 상식이 파괴되는 물건에 넋이 나가 있을 때, 그들의 뒤에서 그 몬스터가 말했다. 몬스터의 말에 비로소 모두 현실로 돌아와 천천히 그 물체에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길이 가파르고, 또한 귀하신 몸인 헬렌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거리까지 가는데 만 약1시간이 걸렸다. 가까이에서 보는, 그 운석이라고 생각되었던 물건은 길이만도 대략 2km에 다다르는 끔찍하게 큰 물건이었다. 이곳저곳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마치 동물의 내장같이 사람 허리 만한 수많은 밧줄(?)들이 밖으로 빠져 나와있었다 특히 중앙은 완벽하게 두 조각으로 나누어져 위쪽의 부분만이 간신히 두 부분을 연결하고 있었다.

"..자 이제 이곳까지 왔어..이제 어쩔꺼지?"

헬렌의 말에 그 몬스터에게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이곳까지 오는 것만이 처음의 약속이었다. 이제 이곳에 왔으니 그 약속은 깨어지고 서로의 입장만이 남게된 것이었다.

"스르릉"

기사 중 한 명이 조심스레 칼을 뽑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백작은 그런 그를 상관하지 않았다. 이제까지 웃고 떠들며 신기한 모습의 몬스터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던 마법사들도 서서히 기사들의 뒤쪽으로 물러나 두 손에 지팡이를 쥐며 언제라도 마법을 쓸 수 있는 자세를 취하였다. 그들의 행동은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었다. 처음의 저 괴물이 죽인 사람이 몇 명인가? 제1 조사대와 제2 조사대의 죽은 이들은 누가 그랬을까? 답은 뻔하였다. 이제 이 장소까지 온 이상 저 몬스터는 필요 없었다.

≪이제부터는 너 혼자 들어간다!≫ 그 괴물체가 가리키는 곳은 헬렌이 서 있는 장소였다.

"훗.. 지금 사정을 모르는 모양인데.. 지금 우리에게 명령을 내릴 입장이 아닐텐데....지금 위험한 것은 너야"

비릿한 웃음을 지어준 헬렌은 주위에 있던 백작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리곤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행동과 동시에 준비하고 있던 전투마법사들이 주문을 욀 필요가 없는 저 레벨의 마법들을 쫓아내었다.

"아쿠아 애로우!"

"파이에 애로우!!"

"아이스 애로우!"

등등...

수십 발에 다다르는 마법들은 현란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순식간에 그 괴물체에게 다다랐다.

"콰콰광!!"

저 레벨의 마법들이지만 그 수가 수십 발에 다다르자 그 파괴력은 거의 폭(爆)계열의 6서클의 익스플로전과 비슷한 효과를 내었다. 그와 동시에 준비하고 있던 기사들이 엄청난 속도로 도약하여 순식간에 몬스터와의 거리를 좁혔다. 수련기사들은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뛰어나간 이들은 대부분 기사 급이라 그 기세는 폭풍과 같았다. 물론 선두에는 백작이 있었다. 백작이 이 조사대의 대장이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헬렌의 능력과 직위에 의해 암묵적으로 그녀를 지휘자로 모시고 있었다.

그때!!

"탕!!"

"으악!!"

달려가던 기사 한 명이 비명을 질렀다. 가슴에 엄청난 피 분수를 뿜어내며, 달리던 몸이 균형을 잃었다. 자신의 속도를 이기지 못한 그는 머리부터 떨어져 요란한 흙먼지를 튀기면서 목뼈가 부러져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다. 그 모습에 달려가던 기사들이 주춤하였다.

그와 동시에 전방의 흙먼지 속에서 방금 전과 같은 굉음이 연속적으로 들리면서 그들의 발 밑의 흙먼지들이 마치 벽을 형성하는 것처럼 요란하게 튀어 올라 기사들의 폭풍과 같은 돌진은 막을 내려야 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처음의 기사를 빼고 죽은 이들은 없었다.

"..맙소사.."

뒤에 있던 어느 한 마법사가 백작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여 주었다. 마법의 여파로 인하여 일어난 흙먼지가 사라지자 드디어 몬스터의 모습이 들어 났다. 예상대로 그것은 처참하게 죽어(?)있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피와 내장은 보이지 않고 단지 이상한 밧줄과 딱딱한 물질들의 파편만이 널려있었다. 물론 이 괴상한 시체에 놀란 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들의 앞에는 방금 전 죽어버린 몬스터와 같은 형태의 존재들이 수백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로 나타난 것이다.

일행들이 얼이 빠져 있는 동안 공중을 떠다니는 그것들은 빠른 속도로 원을 그리며 일행을 포위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대부분의 인물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차츰 몬스터들의 원이 형성되면서 일행은 점차 안쪽으로 모이게 되었다. 백작은 돌진하던 도중 그 이상한 무기에 의해 절명한 기사를 바라보았다. 기사단에 소속된 수백 명의 사람 중에 그런 대로 실력 있는 기사였다. 그런 기사를 일격에 죽일 정도라면...

저 정도 숫자라면 수백 명의 일행이 죽음의 강을 건너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처음 야간에 저 몬스터를 습격할 때 이미 본 무기지만 다시 보아도 전율이 일어날 것 같은 무기였다.

≪이제 누가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은지 알겠지? 다시 한번 말하지!! 거기 인간!! 너 혼자 들어간다!≫ "목소리가!!"

몬스터 무리 중에 어느 한 몬스터가 말했다. 그 목소리에 뒤쪽에 있던 한 기사가 놀라워했다. 그 몬스터의 목소리가 방금 전 파괴된 몬스터와 똑같은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목소리가 같다는 것이 아닌 그 말의 뜻이었다.

"말도 안 된다!! 위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찌 혼자 보낸단 말인가!! 그냥 여기서 결판을 내자!!"

백작은 아래로 내려가 있던 칼을 다시 올려 자세를 잡았다. 백작의 그런 행동에 이제까지 절망에 사로잡혀있던 나머지 기사들도 모두 칼을 들어올려 자세를 잡았다.

"모두 멈추세요!! 제가 갑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헬렌에 의해 멈춰졌다.

"예? 하지만!!"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들은 우리들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으로 데려오지도 않고 그 숲에서 죽였을 것입니다."

≪그럭저럭 똑똑하군. 약속하지 그대의 안전은 책임진다. 우리도 그대가 살아있어야 하기 때문이지..≫ 몬스터의 말에 헬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백작!! 지금우리의 최선의 선택은 저들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

헬렌의 말에 백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상황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었다. 생각에 잠긴 백작을 바라보며 헬렌 또한 찹찹한 마음이었다. 여차하면 힘으로 밀어붙일 계획이었지만 설마 몬스터의 숫자가 저리도 많을 줄은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모두 죽겠는가? 아니면 처음 말대로 따라오겠는가?≫ "좋다!! 하지만!! 나도 따라간다!!"

"알프레그 백작!!"

헬렌의 소리에도 백작의 의지는 단단했다. 자신의 의견이 들어지지 않는다면 같이 죽을 각오로 말한 백작이었다. 그것을 느꼈을까?

≪뭐! 상관없는 일.. 좋다! 이쪽으로 ..≫ 예상외로 백작의 동행을 허락한 몬스터는 둘을 거대한 물체의, 두 쪽으로 갈라진 틈으로 이끌었다. 그와 동시에 나머지 몬스터들도 천천히 물러나기 시작하였다.

"너희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무사히 돌아올 테니 조심하면서 대기하고 있어라!"

혹시 모를 돌발행동을 일으킬 것을 염려한 백작은 그 말을 남기고 헬렌과 같이 천천히 어둠의 틈 사이로 사라져갔다.

 -졸려....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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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몬스터들은 대부분 밖에서 포진하고 있었다. 단 한 마리의 몬스터만이 둘을 인도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온 장소는 가장 크게 부셔진 부분이었다. 마치 계곡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에 헬렌과 백작은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밖에서 본 부분과 안에서 본 부분은 천지차이였다. 안쪽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방향이라 자세히는 보지 못하였지만 수많은 층으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이 인공 물체를 만든 이는 누구란 말인가? 또 이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무엇 때문인가? 연속적으로 떠오르는 의문의 끝은 한쪽 구석에 있는 원형의 판에서 몬스터가 멈출 때까지 이어졌다.

≪이 위에 올라서라! 원하는 목적지까지 빠르게 데려다 줄 것이다≫ "말도 안 된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안전하게 우리는 걸어가는 것을 택하겠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단 한 명이다! 이왕 남기는 것은 약한 이가 좋겠지...≫ 지금 이곳이 인공물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아낸 백작은 좀더 많은 정보를 알기 위해 위험을 핑계삼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말 안 들으면 둘 중 하나는 죽는다는 소리에 잠자코 있어야 했다.

몬스터와 백작의 김빠지는 문답을 듣지 못하였는지 헬렌은 연신 눈앞에 있는 원형의 판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몬스터의 말대로라면 이것이 움직인다는 것인데 바퀴도 없고 그렇다고 기계장치(여기서 기계장치란 전자기기가 아닌, 톱니바퀴 수준의 기계장치를 말한다)도 없는 것이 움직인다니.. 머리구조의 삼분의 일이 호기심으로 뭉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법사의 호기심은 대단하다고 한다. 물론 그녀도 마법사였고.. 한참을 관심 있게 꼼꼼히 살펴본 그녀는 곧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움직일 리가 없다고... 하지만.....

"까아아아악"

두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몬스터를(?) 태운 원반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였다. 하지만 이동하는 이 장소가 심각하게 파괴되어 급정거와 급 가속을 반복하여 이동 중에 관찰은커녕 엎드려서 허공에서 약 30cm 떠서 움직이는 판을 생명줄인 냥 죽어라 붙잡고있을 뿐이었다. 백작의 사정도 헬렌과 그리 차이가 없었다. 단지 더 강력한 악력으로 판을 붙잡고 있어서 주위를 볼 기회가 있다는 것뿐이었다. 판은 정말 무섭게 돌진하였다. 기이하게 뒤틀려진 통로를 이리저리 돌다 어떤 경우에는 하늘로 솟구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추락하듯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처음의 계획인 자세히 관찰하기는 둘 다 그 뜻을 이르지 못하는 듯 하였다.

≪다 왔다. 이제 이 장소에서 상승하면 드디어 목적지다!≫ 몬스터의 말과 함께 이제까지 탑승자의 편이라고 는 개미 눈곱만큼도 없던 판이 갑자기 미쳐버렸는지(?) 우아하게 상승하였다. 하지만 그 덕분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둘은 마지막 기회인 지금, 주위를 둘러보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하였다. 하지만 이 장소까지 빛이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에 캄캄한 암흑 그 자체였다. 몬스터의 눈치를 살피던 헬렌은 품속에서 작은 유리로 만든 구슬을 꺼내었다. 구슬 안에는 이상한 가루가 들어있었다.

"그것은..?"

"연금술사에게 부탁한 '라이트'효과가 나는 병입니다. 마그네슘 혼합물이지요.."

헬렌은 그것을 힘껏 어둠을 향해 던졌다. 그녀의 행동에 백작은 몬스터가 자극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을 했지만 의외로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파아~~~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백색의 빛이 공간에 퍼졌다. 그 순간적으로 강렬한 빛은 잠시지만 눈앞의 공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어두운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터진 빛에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백작과 헬렌의 눈도 순간적으로 멀게 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슬은 그들이 두 눈을 회복할 때에는 빛의 강도도 낮아져 충분히 맨눈으로 주위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경의였다. 벌써 이 인공물체에게 몇 번이고 놀라, 이제는 어떠한 것을 보아도 충분히 안정된 심정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장면을 보고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득히 넓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밖에서 본 거대한 몸체를 생각하면 그 크기는 그리 놀라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백..아니 수천에 이르는 수많은 거인들을 본다면 그리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마장기.."

경악에 차마 말을 잊지 못하는 백작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은 틀림없이 마장기였다. 물론 마장기보다 근 2배 이상 크지만 인간형의 거대한 저것을 보고 떠오른 것은 마장기뿐이었다. 만약 저것이 마장기라면 ...대륙 제일의 군사대국 '라고'에 필적하는 숫자였다. 아니!! 보이는 것만으로도 근 2배의 크기를 자랑하는 저 거대한 마장기라면 그 전력은 어쩌면 제국을 능가할지도...

여기서 마장기란 무엇인가?

마장기라는 것은 신들의 유산이었다. 아득히 먼 옛날.. 아직 인간이 문화와 글을 알지 못하여 기록조차 없어 단지 구절로 근근히 이어진 아득히 먼 옛날.. 신들의 거대한 싸움이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선과 악도 아니고.. 그렇다고 빛과 어둠의 싸움도 아닌 단지 두 무리로 나누어져 싸운 그 싸움은 대지를 불태우고 바다를 가르며 수백 년 동안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 싸움에서는 단지 천족과 마족이 만이 아닌 지금은 멸종한 수많은 종족들 또한 참가하였다. 서로 나누어진 두 집단을 추종하는 종족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하지만 초기에는 그들은 수만 많았지 전력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신들이 쏟아내는 신성력과 마기 앞에서는 그저 단순한 방패 역할 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것을 불쌍히 여긴 신들은 각자의 휘하의 종족들을 보호하면서 그들의 전력을 높이려는 연구를 하였다. 수많은 방법들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그 방법은 극소수였다. 다행이 마장기의 경우에는 도구라는 수단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잔해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는 전쟁이란 있을 수 없는 일... 그 전쟁의 마지막 날! 두 무리는 자신들의 모든 전력을 이용하여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고 단지 수많은 천족과 마족 그리고 두 집단을 따르는 수많은 종족들이 한줌의 모래로 변해버렸다. 다행이 신들은 모두 무사하여 그때부터 전쟁을 멈추고 지상을 복구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다행이 인간의 경우에는 그때의 능력으로는 전쟁에서 끼는 것조차 불가능하여 극소수지만 살아남았다. 약하디 약한 종족들뿐인 지상을 바라보며 신들은 한 종족을 선택하여 복구의 힘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었다. 그때까지는 단지 하급의 종족일 뿐인 인간이 이때부터 전화위복으로 지상의 왕으로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문서상으로 마장기라는 것은 외벽 수많은 마법을 새겨 내부를 보호하고 양쪽 어깨에는, 대기의 마나를 흡수한다고 알려진 신들의 금속 '흡장석'을 이용하여 동력을 삼는 거대한 인간형 병기를 뜻한다. 그 힘은 신들의 전쟁에서 사라져간 자이언트 족을 능가하며 민첩함은 탑승자에 따라 다르지만 빠르게 움직이면 잔상을 남길 지경이라고 한다. 더욱이 신들이 만든 마장기는 구동시 엄청난 마나를 빨아들여 머리 위에서 빛의 고리가 생성된다고 알려져 왔다. 또한 그때 빨아들인 마나로 하늘을 자유자제로 날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 현재 남아있는 마장기는 그 시절에 파괴되거나 실패작들.. 또는 수만 분의 일의 확률로 멀쩡하게 발굴된 마장기를 기초로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설계만 비슷하지 재질도, 또한 힘의 동력이 되는 흡장석도 없기 때문에 단지 탑승자의 마나를 이어받아 움직이는 인형에 불과하다. 마법방어에도 기술과 야금술의 부제로 미스릴을 외부에 바르는 엽기적인 일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위력은 압도적이어서 전장에서의 마장기의 위력은 1개 사단과 필적하는 위력을 낳아 각 국은 마장기 제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초지식의 미비로 많은 어려움을 낳고 있어 마장기 제조를 하는 나라는 극소수에 불과하였다. 또한 만들어도 그 가격이 천문학 적이기 때문에 강대한 제국도 일년에 가까스로 한 대씩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일단 만들어 놓으면 반영구적으로 쓰기 때문에 그 숫자는 예상외로 엄청난 숫자가 존재하고 있었다.

전방의 공간을 바라보며 헬렌과 백작의 눈빛에는 탐욕이 깃들었다. 저것만 있다면 제국에서 독립.. 아니 제국을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이 될 것이다. 그런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식명칭 '함의 독립적 자동 방어 기구' 백혈구는 어딘가 모르게 비웃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리 넓어도, 아무리 천천히 움직여도 결국 끝은 있게 마련.. 둘을 태운 판은 지금의 공간을 벗어나서 넓은 공간에 도착하였다. 그 공간은 사방이 막혀있었는데 중심으로 몇 개의 좌석이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우리를 이곳가지 데리고 온 목적이 뭐죠?"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장에서 한줄기 빛이 쏟아졌다. 빛은 신기하게도 공간을 비추는 것이 아닌 어느 한 지점에서 어떤 형태를 만들었다. 잠시 뒤 그 형태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형상을 취하게 되었다. 잠시의 침묵 뒤에 그 존재는 인사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마치 둘을 잘 아는 것처럼...

≪그대를 이곳에 부른 이유는 계약을 하고 싶어서이다≫ 그 인간 형상을 한 존재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이제까지 같이 있었던 몬스터와 같은 음성이었다. 그의 말에 백작이 헬렌을 뒤로 물러서게 한 다음 칼을 들며 외쳤다.

"무슨 말이냐!! 계약이라니!! 영혼이라도 팔라는 말이냐!!"

백작의 말에 그 존재는 대꾸하지 않고 여전히 시선을 헬렌으로 돌렸다. 아마 그녀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을 알아서일까? 분노하는 백작은 당연하였다. 계약은 보통 마족들이 쓰기 때문에 인식이 좋지 않았다. 따라서 잘 쓰지 않는 단어였다. 그런데 갑자기 계약이라니..

"...그 계약이라는 것이 뭐죠?"

"공주님!!"(백작은 헬렌을 제국의 공녀가 아닌, 아스프라스의 공주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을 보세요. 이들은 지금 우리를 이곳에 데리고 왔습니다. 그것은 지금 저 존재가 말한 계약을 위한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거부한다며 그들은 우리를 죽일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수색대가 이곳에 오기를 기다리겠지요..그렇지요?"

헬렌이 동의를 구하는 시선을 보이자 그 존재는 대답 대신에 시선을 바닥을 향하였다. 그와 동시에 바다에서 소리 없이 구멍이 생성되면서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 분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나타나는 것은 두 개의 원형의 기둥이었다. 그 기둥은 인간의 손으로는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맑은 투명도를 보여주었다. 그 기둥의 위와 아래에는 기동보다 약간 둘레가 큰 금속의 덩어리들이 올려져 있었다.

"인간?"

"어째서 이런 시체를!!"

둘은 그 투명한 원기둥 안에 들어있는 사람에 시선이 모아졌다. 안에 들어있는 사람은 두 명의 여성이었다. 알몸의 여성은 두 눈을 감은 체 액체로 보이는 것에 넣어져 있었다. 마치 죽은 모습처럼 보였는데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들이었다. 제국에서는 아름다운 노예(대부분 반란죄, 또는 침략 당한 소국의 귀족들)를 죽여서 얼음관속에 넣는 것이 유행이라 백작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시체라는 말이 나왔다. 그와 동시에 흰색의 빛의 집합체가 순식간에 붉은 빛에 휩싸였다.

≪함부로 말하지 말라!! 아직 살아 계시다!!≫ 분노에 찬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리자 자신의 실수에 무안했는지 괜한 헛기침을 하면서 뒤로 한발 물러섰다. 저 존재의 반응으로 보아 영혼을 팔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는 예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경솔한 행동을 한 백작을 한번 째려본 헬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저희가 실수를 했습니다. 그럼 계약에 대하여 묻고 싶군요"

헬렌의 말에 분노가 악간이나마 풀어 졌는지 그 존재는 아직은 붉은색이지만 다시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너희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 두 분을 일정한 기간동안만 보호해 달라는 것이다!≫ "잠깐!! 말도 안 되는 소리이지 않습니까? 언 듯 보기에도 당신이 저 밖의 몬스터들의 우두머리인 것 같은데 단순히 생각해도 당신들은 막대한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그런데 굳이 저희들에게 부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것을 말해주지 않을 시에는 우리는 어떠한 조건에도 불이행하겠습니다"

일리 있는 그녀의 말에 앞의 존재는 고개(?)를 끄덕이면 말했다.

≪그렇군.. 너희에게는 알 권리가 있는 것 같군... 물론 당연히 우리가 보호하는 것이 너희가 보호하는 것보다 당연히 안전하다. 그것은 비교할 수 없는 일이지..≫ 어쩐지 무시하는 발언 같아 백작은 몹시 불쾌했지만 자신의 손목을 잡는 헬렌을 보고 참기로 했다. 그가 무슨 행동을 하려는지 관심이 없는지 그 존재는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기동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따라서 이 장소는 시간이 지나면 그저 단단하기만 할 관이 될 뿐이다≫ "응? 기동이라니? 무슨 말이지요? 당신이 죽는다는 말입니까? 당신이 죽는 거와 이 장소가 관이 된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너희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이 함의 '자아'이다. 따라서 이 함이 부셔지면 나 또한 죽은 셈이지..≫ 그렇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함의 전자 뇌인 것이었다. 그렇다면 둘은 당연히 이 함의 생존자일 것이다.

전자 뇌의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우려 섞인 말에도 둘은 전자 뇌의 말뜻을 잘 이해하였다.

"그럼 당신은 이 거대한 물체의 자아? 그렇다면 당신은... 에고 소드? 아니 검은 아니니..."

...약간 어듯나기는 했지만..

"그 문제는 됐고... 그럼 우리가 보호의 대가로 받는 것은 뭐지요?"

그녀의 말에 옆의 투명한 기둥이 올라올 때처럼 소리 없이 또 하나의 공간이 생성되었다. 그 구멍에서 올라온 것은 가로, 세로 약 50cm정도의 큼직한 상자였다. 그 상자 안에는 공녀의 신분으로 이것저것 아름다운 보석을 본 일이 있는 헬렌조차도 처음 보는 큼지막한 보석들이 상자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보석을 본 둘은 할말을 잊었다. 저 정도의 양이라면 제국의 수년동안의 세금보다 많을 것이다.

≪이것을 주겠다. 어떠한가? 단지 둘을 보호하면서 이정도 대가를 받는 것은 너희에게도 그리 나쁘지 않은 조건일 것인데...≫ 그 존재의 말에 백작은 자신도 모르게 '계약을 하죠!!'라는 말이 나올 뻔했다. 저 정도의 보석이라면 자신들의 독립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에 반하여 헬렌은 묵묵히 생각에 잠겼다. 그런 그녀를 앞의 존재는 기다려주었다. 잠시의 침묵의 시간이 흐른 뒤 헬렌은 고개를 들어 앞의 존재와 시선을 마주하였다.

"하겠습니다"

≪잘 생각했다. 어차피 너희에게도 좋..≫ "단!!"

헬렌은 앞의 존재의 말을 끊으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저희가 받는 조건을 다른 것으로 정하겠습니다."

≪....뭐지?≫ "저희가 원하는 것은 보석이 아닙니다. 저희가 대가로 원하는 것은 바로 아래층에 있었던 거인입니다!!"

그녀의 말에 보석대신 다른 것을 받겠다고 하여 불만이 생간 백작의 얼굴이 환하여 졌다. 자신은 받을 보석만을 생각했지만 헬렌의 말이 더욱 이익이었다. 백작은 방금 전 본 거대한 마장기를 생각했다. 그 마장기만 있으면 보석 따위는 필요 없었다. 마장기는 돈으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니까..

≪.......너희들이 다룰 수 있는 물건이 아닐텐데...뭐 나와는 상관없겠지...너희들이 움직일 수는 있도록 해 주겠다.. 지금 그따위 물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 하지만 대부분이 충격에 의해 파괴되어있어 멀쩡한 것이 단지 20구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20구로 계약을 하겠나?≫ 의외로 흔쾌히 받아들이는 존재의 말에 헬렌은 고개를 한번 끄덕인 것이지만 속으로는 기쁨에 어찌할 줄 몰랐다. 자신이 말한 것은 단 한기였다. 솔직히 보석의 값어치는 마장기 1기의 값을 월등히 능가하지만 자신들이 본 거인은 단순한 마장기가 아닐 것이었다. 크기만 비교하더라도 절대 이 크기를 능가할 수 없다 라는 생각을 한 마장기의 2배가 넘을뿐더러 그 많은 숫자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성능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설마 그런 실패작을 그리 많이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니까..

하지만.. 처음 그의 말이 걸렸다. 너희들이 다룰 수 있는 물건이 아닐텐데...

≪그럼 너희들이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 물건은 3일 뒤 이 숲에서 주기로 하지!! ≫ "잠깐만요! 물어볼 말이 있어요!!"

≪..뭐지?≫ 사라지려는 그 존재를 헬렌이 붙잡았다.

"저희가 이곳에 보낸 이들 중 대부분이 죽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끌려갔다는 정보를 구했습니다. 그들은 어디 있습니까? 어떤 이유에서 끌고 갔습니까?"

그녀는 이제까지 본 것으로 1차 조사대 와 2차조사대를 쓸어버린 이가 눈앞에 있는 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의 말에 사라지는 것을 멈춘 그 존재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주지! 그렇다네.. 내가 했다네.. 그럼 자네의 대답을 해주지. 첫 번째! 그들이 죽은 이유는 그들이 먼저 적대시했기 때문이지.. 접근하는 우리를 아무런 말없이 공격한 그들이 잘못이지.. 그리고 두 번째로는 살아있는 이들을 끌고 간 이유는 지금 그대와 내가 같은 언어를 쓰고 있게 해준 것이 그들의 덕분이지. 그리고 세 번째! 끌려온 이들은 모두 죽였네. 이제 됐나?≫ 그 존재의 말에 헬렌은 지긋이 이를 악물었다. 결국 이 기둥에 들어 있는 둘을 살리기 위하여 백여 명이 넘은 사람을 죽인 것인가!! 헬렌은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지긋이 누르고 이제 막 사라져 가는 존재에게 물었다.

"만약 약속이 깨지만 어찌되지요? 당신을 이제 곧 죽는다면서요.."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면서 마치 놀리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간단했다.

≪훗. 만약 자네들이 계약을 어긴다면 물론 나는 어떠한 제재도 가할 수 없을 것이지..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알아두게 만약 그대들이 약속을 어긴다면 그때부터 그대들의 삶은 지옥이 될 이다≫ ◆ "그렇게 해서 저희는 일단 부하들이 만들어 놓은 야영지로 돌아와 마장기들을 가져갈 수 있는 수레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일 뒤 다시 그 장소에 갔을 때에는 지금 이 마장기들이 외부에 서있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약속한 대로 이 마장기 20대와 유리 속에 들어있는 여자 둘을 데리고 왔습니다.

백작의 말에 드워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외부에 미스릴을 바르는 것에 묵향이 떠오르는 분이 많으시겠는데. 제가 묵향처럼 미스릴을 쓴 것은 마법효과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부식방지입니다. 주재료가 철이기 때문에 떨어지는 야금술로 만든 마장기가 반영구적이라고 한다면 개가 웃을 일이지요^^ 전장에서 피와 빗물이 묻으면서 녹 안 쓸고 멀쩡하기를 바란다면... 음...글쎄요..

졸려... ㅜ^ㅜ 문제 있음 리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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