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31/49)

 발견 -도착했나?-

조커의 그 특유의 탁한 음성이 만마전의 브리지 안에 울렸다. 전속력으로 항해한 덕분에 예상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한 만마전이었다. 전방 중앙에 띄어놓은 커다란 화면에 보이는 파란색의 아름다운 행성을 전 함정에 있는 자들이 바라보면서 서서히 속력을 줄여나갔다.

"목표가 저기인가?"

리셀의 질문에 항법사가 대답하였다.

"예!! 수송선 '메르카바' 구조신호의 좌표를 대입했을 때 저 행성일 확률이 98.24%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행성은 지구형 행성으로 태양과 같은 항성 주위를 19개의 행성들이 돌고 있었다. 목표인 행성은 5번째 행성으로 3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는 지구와 비슷한 크기였다.

"일단 전 함대 위치를 지금 좌표에 고정시켜라! 전 함정 방어태세로.. 전방의 행성에 정찰위성발사!!"

"예!! 전 함대! 지금 좌표에 위치고정!! 다시 말한다. 전 함정 지금 좌표에서 고정!! 전 함정 방어태세!! 전방의 행성에 정찰위성발사!!"

만약을 위한 진의 명령에 리셀의 복창소리와 함께 잠시 후 만마전 주위로 전체 함정 중 일부분이 일사불란하게 밀집형태로 접근하였다. 그와는 반대로 나머지 함들은 넓게 산개(散開)하여 미사일등을 발사할 때 타 함정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였다. 그와 동시에 만마전의 수많은 출입구 중의 한 격납고의 문이 열리면서 5줄기의 빛줄기들이 전방을 향하여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 빛줄기들은 지름이 약 30m정도의 완벽한 구체로 그 안에는 통신, 정찰, 원거리의 아군에게 에너지 중계를 하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다목적 원거리 정찰위성이 4개가 들어있었다. 물론 정찰함대를 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만 팔마의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쓸 때 없는 위험은 피하는 것이 나았다.

"명령하신 대로 총 20개의 '아르곤'급 정찰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목표 궤도까지 앞으로 120초!!"

오퍼레이터들의 보고들 받으면서 한가지 이상한 의구심이 든 루미나가 진을 바라보았다. 평소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그녀의 성격이 나온 것이었다.

"저기...진..아니 사령관님..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루미나의 조심스런 음성에 많은 이들이 그녀를 바라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신분은 중위..진의 경우 군에서 퇴역하여 휘하에 머문 자들은 과거의 지위에 따라 진을 사령관이라 부르지만 엄밀히 말해서 그는 사령관이 아니다. 진의 군단이 정식 군부대가 아닌 사설군대였으니... 그렇다고 그의 신분이 낮다고 말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진의 위치는 군 하급 자들에게는 전설적인 인물이요, 상급자들 중에도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막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정치에서도 그의 발언은 대통령 이상의 권위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에서도 그의 힘은 막강 그자체었다. 따라서 슈렘의 서열에서도 그는 지구의 대통령과 동등 또는 더 높은 위치에 있었다. 따라서 지금 그녀의 행동은 이등병이 군단장에게 '질문 있습니다!!'라는 행동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의 돌발적인 행동에 키네라 등이 사색이 되었지만 진은 그녀의 질문이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가 궁금하지?"

예상외로 다정한(?)음성에 자신을 얻은 루미나는 옆에서 차마 말은 못하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키네라 등을 무시하고 진을 바라보았다.

"제가 알기로는 정찰위성 '아르곤'급은 퇴역한 기체가 아닌가요? 저 행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정찰위성 '천리안'급이 더 유용하지 않습니까? 수량도 넉넉할 텐데.."

그녀의 질문에 진은 좌석 한족에 비치된 케이스를 열어 담배 하나를 물었다. 독한 연기가 가까이에 있는 루미나와 에프로슈네의 후각을 마비시켰다..

"쿨럭 쿨럭"

하지만 진은 기침소리를 무시하며 폐 가득히 담배연기를 담았다.

"음..뭐라 설명할까? 자네는 어차피 버리는 물건에 좋은 물건을 쓰나?"

"예? 무슨 뜻인지....."

"앗!! 아르곤 1번기(基) 4번기 5번기 탐색장치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르곤 발사 궤도에서 섬광 관측!!"

"2번기 3번기 또한 사라졌습니다!!"

"탐색장치에는 그 어떤 물질이나 광탄, 기타 레이저와 같은 반응은 없습니다!"

갑작스런 오퍼레이터들의 보도가 올라왔다.

".............."

"이런 뜻이라네.."

진은 들어오는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멍한 표정의 루미나에게 간단한 답변을 해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작스런 공격을 예상했는지 담담한 목소리였다.

"모든 함정! 불시의 공격에 대비하라..탐색장치 가동"

"전 함정에게 알린다. 모든 이지스함은 탐색장치 가동!! 적의 탐색에 전력을 기울여라!! 모든 함정은 불시의 공격에 대비하라!"

리셀의 복장소리가 고요한 브리지 안에 흘렀다. 공격을 당했지만 뚜렷한 적이나 공격방법을 모르는 지금.. 일부에서는 희미한 공포까지 흘러드는 것 같았다.

"응? 뭐지?"

"무슨 일 인가?"

한 오퍼레이터가 괴상한 것을 본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리자 리셀이 물었다.

"그것이...만마전을 기준으로 전방 약 일백km의 거리에서 점차 상승하는 에너지를 포착했습니다.."

"뭐야!! 그런데 왜 보고를 하지 않았는가!!"

오퍼레이터의 힘없는 보고에 화가 난 리셀이 다그쳤다. 하지만 그 오퍼레이터는 억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관측된 에너지는 정신에너지...일종의 사이킥 에너지입니다..."

"............"

오퍼레이터의 말에 리셀은 할말이 없었다. 웬 우주공간에서 정신에너지가....황당한 표정들이 브리지를 장식하였다. 정신에너지란 일종의 사이킥이나 샤먼, 또는 ESP의 원동력으로써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지금의 과학으로써도 아직은 미지의 에너지였다. 이 정신에너지는 모든 생물에게서 검출되지만 특정 소수의 종족만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구인의 경우는 그 유래를 알 수 없는 수행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그 양을 늘리거나 활용법 등을 개발하는 등 매우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어찌하였든 정신에너지의 근간은 생명에서 출발한다. 그런 에너지가 생명체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는 우주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점점 에너지가 상승합니다. 지구인 기준으로 약 3만 생령(生靈)을 넘어서고 있습니다.(생령이란 하나의 생명에서 자연스럽게 발산하는 에너지를 1로 환산하는 수치이다. 주로 ESP의 측정 단위로 쓰인다)

"으.. 3만4천..4만..4만5천..최종 4만6천 생령(生靈)!!!"

"저..전방에 물질감지!!! 화...화면에 띄우겠습니다!!"

연속된 괴현상에 오퍼레이터들이 자기 일을 충실히 하면서 패닉에 빠지는 모습은 당사자가 아니면 꽤 재미 있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제상황!! 팔마를 공격한 적의 무기일지도 몰랐다. 나타난 화면에서는 저 멀리 행성을 배경으로 광활한 우주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 화면을 모두는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서 나타났다. 마치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공간에서 엄청난 빛과 함께 출연하였다. 다행이 그 장소를 비추고 있던 화면은 갑작스런 빛에 보호장치가 작동하여 보는 이들의 망막은 보호가 되었다. 점차 약해지는 빛에 시선들이 모두 화면에 집중되었다.

약해진 빛 사이로 나타난 것은 여자였다......여자? 여자였다!! 절대영도에 가깝고 온갖 방사능과 기압차이로 인하여 우주복을 입지 않으면 지옥보다 더 지옥인 곳이 우주였다.. 그런데 나타난 이는 어떠한 보호장치도 보이지 않는 여자였다. 단지 식물의 넝쿨 같은 것을 옷처럼 입었을 분이었다. 온몸에서 초록색의 빛이 나는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창백한 얼굴의, 화면의 여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 저 정체불명의 괴물(대부분의 이들이 화면의 저 여자를 마음속으로 괴물로 지정했다.)과 만마전의 거리는 일백km의 거리가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는 우주에서는 물론이고 지상에서조차 어지간한 소리가(음..한 핵폭발 정도?) 아니면 들리지 않는 거리였다. 하지만 자 괴물은 천천히 입을 열었고 그 소리는 놀랍게도 소리의 매개물이 전혀 없는 광대한 거리를 뛰어넘어 모든 이들의 귀에 생생하게 들렸다. 마치 옆에서 속삭이듯이...

「그대들은 누구인가!!」 그녀의 한마디는 진까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를 보니 모두 그 목소리를 들었는지 당황한 표정들이었다. 들리는 목소리는 뇌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언어를 번역할 수고는 없었다. 언어가 아닌 뜻이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가 떠오른 진은 재빠르게 팔걸이에 비치된 콘솔을 조작하였다. 그러자 진의 앞 30cm의 거리에서 작지만 수많은 화면이 나타났다. 화면은 각 함정의 브리지의 모습이었다. 화면에 나타난 모든 이들이 당황한 표정들이 역력했다.

"말도 안 돼!! 이런 우주공간으로 텔레포트 하는 일도 놀라운데!! 이런 비지정 광범위 텔레파시라니!!"

슬쩍 진이 띄어놓은 화면을 본 에프로슈네가 말했다.

「다시 말하겠다!! 그대들은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왜 이곳으로 왔는가!!」 "어떻게 할까요?...공격할까요?"

리셀은 진을 바라보며 명령을 기다렸다. 리셀등은 저 괴물이 팔마의 원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의 의견은 달랐다.

"공격은 저 물체가 적대행위를 했을 때만 허락한다.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적일지 아닐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공격할 수는 없지"

"하지만.."

예상외의 진의 대답에 리셀의 반문이 이어졌다. 평소의 진이라면 당연히 '전 함정 공격'이라는 말이 나왔어야 했다.

"리셀... 우리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지금 구조를 기다라는 수송선의 승무원들의 구출과 팔마의 복수다!! 지금 저것이 팔마를 공격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멋대로 정해서 복수운운하면서 자기 만족을 위하여 공격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싸늘한 진의 음성에 다른 이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진의 목표는 팔마를 공격한 직접적인 존재였다. 단지 심적으로 복수했다는 만족감이 아닌 진실로 죽인 이들에게 복수를...

"하지만 저 존재가 팔마를 공격하지 않았다는 증거 또한 없지 않습니까?"

리셀의 반문에 진은 그저 화면만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진을 대신에 옆에 있던 조커가 대신 진의 뜻을 알려주었다.

-걱정하지 마라. 진이 일부로 대파된 팔마의 함정을 가져온 것이 아니니.. 내장된 블랙박스만 해독된다면 적이 누구라는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조커의 대답에 리셀은 자신이 블랙박스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 그 문제는 넘어갔지만 다음 문제는 저 존재의 대처방법이었다. 계속해서 정체를 물어보는 저 괴물의 모습에 리셀등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물어보는데 대답해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음..재미있군!! 이봐 리셀!! 밖에 입체영상 하나 만들어 줘!!-

갑작스런 조커의 반응에 어리둥절하고 한 리셀이었지만 뒤따라 달리는 진의 허락에 오퍼레이터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드디어 진이 다음 편, 또는 그 다음 편에 행성 내로 진입하네요..

푸해해해행~~ 전쟁이다!! 살육이다!! 푸히히힝~~ (^^)/ 근데 글을 올렸는데 최신작품이나 작품리스트에 안 나타나네요? 뭐가 문제지??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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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견 10명의 빛의 신중의 하나인 숲과 나무의 신 '현'은 허둥지둥 하늘의 방패 너머, 이곳에 도착하였다. 오랜만에 화원의 식물을 다듬으면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중 갑작스런 소집을 당해 허둥지둥 달려갔다. 갑작스런 대군이 저 별들의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오는 것이었다. 따라서 빛의 신중의 리더격인 '천'이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해, 너무 급한 나머지 가장 먼저 도착한 그녀를 보낸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막막하기 이를 때 없었다. 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보이는 물체 5~6개가 모이면 드래곤들의 성지인 '용황성'과 비슷한 크기가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특히 저 집단 한가운데 있는 저 거대한 물체는 자신들의 대지인 산도라의 4개의 위성 중 가장 작은 위성인 산가라와 비슷한 크기였다. 무한한 시간의 흐름에서 살아온 자신의 기억으로도 저런 대군은 구경조차 한 적이 없었다. 어떠한 마나의 유동조차 느껴지지 않았지만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그녀는 지금 급한 일이라는 '천'의 소리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는 이유로 이곳에 온 일을 후회하고 있었다. 솔직히 그녀는 연약한 성격에다, 전투를 하는 전방보다는 후방에서 활동하는 신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수많은 생물들에게 받들어진 신!! 자존심은 누구보다도 강했다. 저 존재들의 의도는 모르지만 일단 강하게 나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몇 번의 질문에도 저 존재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인지 그 어떠한 대답이나 행동을 나타내지 않았다. 분명 자신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보냈으니 어떠한 반응이 와야하는데... 그녀는 저것을 만든 이들이 신 급의 존재라고 강하게 믿고 있었다. 저 거대한 물체는 하등 한 생명체들이 만들기에는 저 수천 년을 살면서 무한한 지식을 축적하는 드래곤조차 불가능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계속되는 기다림에도 반응이 있지 않아 은근히 화가 난 그녀는 좀더 가까이 접근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자신의 육체는 그저 허상.. 본체가 아닌 이상 물질적인 공격으로는 그리 큰 타격을 입지 않으므로 소심한 성격의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적대시했을 때의 위험에 대비하여 최대한의 신력을 갈무리하였다. 하지만 한 걸음도 떼기 전에 드디어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반응이 나타났다. 가장 거대한 덩치의 괴물체의 앞부분에서 돌연 일그러짐이 발생하였다. 그녀는 그 반응에 흠칫 놀라며 그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지켜보았다. 그 일그러짐은 빠르게 사라져갔고 그에 반하여 빛의 입자가 모이면서 한 명의 거대한 모습의 존재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 존재의 크기는 어림잡아도 300km(전에도 말하였지만 길이 도량과 같은 것은 지구 것으로 통일했습니다.)크기의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물론 그녀의 감각으로는 저것이 환영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저 정도 환영을 만들기 위해 쓰여진 마나나 신력 또는 마기등을 생각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이었다. 더욱 조심스러워 지는 것은 저 환영을 만들었을 때 그 어떠한 힘도 느낄 수 없었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아마 저들은 마나나 마기, 신력 등의 힘과는 별개의 능력을 쓰는 것 같군..조심해야겠어..'

과학에 대한 무지가 이런 재미있는 상상까지 만들어 냈다. 일단 마음을 가라앉힌 그녀는 나타나는 거대한 거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녀와 거인의 거리는 약 100km.. 자세히 쳐다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자존심 상하는 행동을 해야했지만 지금은 궁금증이 먼저였다. 그 거인은 검은 망토에 이상한 문자가 적혀있는 천으로 감겨있어 자세한 모습을 알 수 없었다. 망토 안쪽의 모습을 제멋대로 상상하고 있을 때 그 거인의 뜻이 들렸다.

「그대는 누구인가? 어찌하여 우리의 앞을 막는 것이지?」 도리어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이지만 그녀는 그 질문에 관심이 쏠리지 않았다.

'뜻을 전달하는 힘이 너무 약하잖아? 환영을 만드느라 힘을 다 소비한 것인가?'

「나는 이 산도라를 담당하는 10명의 신중의 하나!!(원래 다른 계열의 신이라 칭하는 이가 12명이 있지만 적대관계라 아예 빼버린 그녀였다) 나의 의무는 이 행성을 지키는 것!! 이제 내가 묻겠다. 그대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의 목적은 잃어버린 동포를 찾는 것!! 그대와 적대행위를 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그대는 산도라라고 했던가? 그 행성의 관리자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답해 주기 바란다! 그대의 행성으로 우리의 동포가 행방불명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상당한 숫자의 배를 보냈다. 그런데 그들이 완벽하게 파괴되어 버렸다. 묻겠다. 그대의 행위인가!!」 다른 신이었다면 대화보다 힘부터 방출했을 테지만 다행이 그녀는 소심하고 온화한 성격이었다. 누가 다행인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대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 우리는 그대들이 말한 첫 번째의 동포라는 것의 행방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그 다음의 존재들은 알고 있지 않다.」 「그대가 이곳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면 분명히 봤을 것이다!! 그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순간 울컥하는 현이었다. 언제 자신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소리를 들어봤을까? 자신을 모시는 많은 종족들의 자신의 말을 절대적인 진실로 알고 행동하였다. 그런데 거짓이라니!! 소심한 성격의 그녀라도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 건방진 존재에게 분노의 일격을 하기 위해 마음을 안정시킬 때 돌연 앞의 저 존재의 말 중에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계속 지키고?'

솔직히 그녀는 엄밀히 말하면 이 산도라라고 이름 붙여진 행성과 우주 사이를 구분하는 하늘의 방패라는 대 방어체계에서 경비를 서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대부분 이것을 관리하는 이들은 빛과 어둠의 진형에서 각기 선발된 오로지 싸움에 목숨거는 인종들만이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니 후방지원(?)인 그녀가 지금 이곳까지 온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까마득히 옛날의 이야기였다. 그런고로 ..그녀의 말은 거짓인 것이다....? 아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고!! 이 장소를 지키는 것은 4개의 달 중에서 가장 큰 달인 '산루다'가 산도라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 때마다 경계임무를 번갈아 맡아서 하는 일이었다 말이 경계임무지 정확히는 자신이 담당하는 날에는 꺼져!! 이였다. 만약 자신들이 담당하는 날에 그 두 번째가 왔다면 그녀의 지위로 당연히 들었어야 할 이야기였다. 하지만 반대쪽이 담당하는 날에는 하늘에서 메테오가 떨어져도 눈으로 보기까지는 어떠한 일도 알 수 없었다....그렇다면!!

「..그대들이 말한 두 번째 일행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이곳에서 잠시 기다려 주겠는가?」 현이 정중하게 물었다. 앞에도 말했지만 그녀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를 자신과 거의 동급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 생각은 다른 신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오로지 소심한 그녀만이 생각할 일이었다. 이것은 이들의 힘을 이용하여 역으로 빛의 신들을 칠 계획을 하고 있던 암흑의 12신들조차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아니 너무 급한 나머지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하여 가장 먼저 온 현에게 부탁한 천의 예상 밖의 행동에 모두의 예측이 어긋한 것이었다. 12신들이나..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존재들조차도,,, 「어차피 우리는 그대들과 적대시 할 마음이 없다!」 「그대의 아량에 감사한다」 그 말을 끝으로 현은 사라졌다. 일단 이들의 진격도 멈추었고 그들의 생각도 알았으니 자신이 할 일은 다한 셈이었다. 아마 지금 돌아가면 모두 모여있으리라...

 ◆ 브리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경의에 찬 눈으로 조커를 바라보았다. 그의 능력이 출중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가 ESP 능력자라는 사실은 누구도 알지 못한 일이었다. 방금 저 존재와 이야기 한 것은 바로 '정신감응'이었던 깃이었다. 물론 저 괴물 같은 존재처럼 수십만에 이르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뜻을 알리는 그런 괴물 같은 능력은 아니지만 한사람이라고는 하지만 근 백km에 이르는 허공을 격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자체가 실로 경이적인 능력이었다.

"입체영상 꺼!! 당장!!!!"

천천히 사라지는 그 괴물체를 바라면서 급하게 진이 명령을 내렸다. 다급한 행동에 의문이 들었지만 명령은 명령! 전방의 화면에서 기하학적인 뒤틀려짐과 함께 조커의 입체영상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이제까지 굳은 시선으로 전방을 바라보던 조커가 허리를 숙였다. 아니 쓰러졌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울컥..."

쓰러진 조커는 엄청난 양의 피를 토해냈다. 하지만 온 얼굴을 가린 천 때문에 피는 시원하게(?) 밖으로 뿜어지지 못하고 천을 따라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모습에 의료진을 부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던 사람들은, 약신 이라는 노인이 황급하게 조커에게 다가가는 모습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약신은 진을 치료한 것처럼 품속에서 침통 등을 꺼내어 신중한 눈빛으로 조커의 옷 위에 침을 놓는 고단수의 기술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 모습을 처음 보는 세르피등은 경악했지만...

"저기 얼굴에 감긴 천을 푸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숨쉬기 불편해 하시는 것 같은데..."

허리를 숙인 조커가 피가 묻은 천이 기도를 막았는지 거칠게 숨을 쉬자 옆에 있던 루미나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의견은 갑자기 날아오는 몇몇의 인물들의 싸늘한 한기 속에 멈추는 수밖에 없었다. 영문을 모르는 루미나를 내버려두고 약신은 현란한 손놀림으로 몸 이곳 저곳에 침을 놓았다. 그러자 조커의 숨소리가 차츰 고르게 변하였다. 그런 그를 진은 군천을 포함한 5명에게 부탁하여 브리지를 나서게 하였다. 진의 명령을 받은 그 5명의 노인들은 마치 적지에 있는 것처럼 사방을 경계하며 브리지에서 나갔다.

"이제 어쩌지요?"

걱정스러운 리셀이 진을 바라보았다.

"어쩌긴 저 괴물체가 어떻게 나서느냐에 따라 다르지..."

"하지만 저희에게 적대시한다면.."

"뭘 걱정하나? 그때는 쓸어버리면 되지!! 아니 어차피 쓸어버리게 되나? 누군가는 죽어야 할 테니"

작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수천만에 이를지 모르는 많은 이들을 죽일지 모르는 일이지만 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하였다.

 ◆ 「그것이 사실이냐!!」 온몸을 황금빛으로 쌓여진 존재의 물음에 짜증인 난 듯한 목소리로 현이 대꾸했다.

「그렇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은 사실이고 진실이다!」 자신의 말이 거짓이라는 듯이 계속 묻는 황금빛의 존재 '천'의 계속된 물음에 은근히 짜증이 난 현이었다.

「무엇을 걱정하는 건가! 그 존재들이 정체불명이라고 해도 우리가 이렇게 회의를 할 필요가 있는가? 그냥 다 없애버리면 간단한 것을!!」 방금 과격한 말을 하는 이는 빛의 신인 주제에 회색의 빛을 뿜어대는 이였다. 그의 몸에서 나는 빛과 그의 말투는 마치 어둠의 신중의 한 명을 연상하게 하였다. 그 존재의 말이 끝나자 이곳에 모인 8명의 신중의 반 이상이 찬성하였다. 그들로써는 하급의 존재들 때문에 이런 회의를 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었다. 당장 쓸어버리자는 분위기가 충천하였다, 그런 그들을 묵묵히 바라보던 천은 조용히 자신의 생각에 몰두하는 여인의 형성의 존재를 바라보았다.

노란색의 빛에 둘러싸인 존재.. 지혜와 관용의 여신 '효' 하계의 이름으로는 '파르지아'

(신의 존재라는 것은 두 개의 이름을 가진다. 하나는 원래 탄생부터 받는 이름으로 주신 급이 한글자의 이름을 받으며 한 계단 급수가 내려갈 때마다 한 글자씩 더 붇는다. 빛의 계열의 경우 한글자의 이름이 붙는 이는 총10명이다. 또 하나의 이름은 하계..산도라에서 하등 한 존재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빛의 계열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여신으로 자신들이 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

「효..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천의 음성에 이제까지 시장 통 같았던 공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자신들이 뭐라 하였든 결정은 천이 하였고 그 결정에 가장 영향을 주는 이가 바로 효였다. 즉 둘이 찬성을 하지 않으면 어떠한 행동도 불가하였다.

「일단 우리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이하게 그녀는 다른 존재에게 존대를 해주었다.

「우선순위라..」 「예..지금 우리는 두 개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그들이고..또 하나는 지금 별들의 바다를 건너온 이방인들입니다」 「그러니까!! 발리 저놈들 없애 버리고 다른 하나의 문제에 전념하자니까!!」 신경질적으로 회색 빛의 존재가 말했다.

「그것을 정하기 전에 현!!」 「응?」 「그대가 보기에 그들은 얼마나 강할 것 같은가요?」 「...알 수 없다.. 하지만..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물건을 만드는 이들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쉽지 않은 상대라...잘됐군요..」 「그것이 무슨...」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자신들의 동족을 데려가는 것과 복수... 생각해보세요. 누가 그들을 해쳤을 것 같아요?」 그녀의 질문에 회색 빛의 인물이 대답했다.

「그들이?」 「예..그들밖에 없지요. 지금 별들의 바다에 나갈 수 있는 자들은 우리와 그 어둠의 12신들뿐이니까요..우리가 할 일은 그들과 어둠의 족속들을 이어주는 것이지요.. 어차피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별들의 바다의 이방인이 아니고 쥐새끼처럼 우리 뒤에서 무언가를 꾸미는 그들이 문제입니다.」 그녀의 타당한 음성에 아무도 반론을 하지 못하였다.

「어차피 어둠의 족속들은 우리 뒤에서 꾸미는 쥐새끼들은 안중에도 없으니 그들의 힘을 빌리기는 틀린 일이고...아니 그 멍청한 놈들은 이때다! 하면서 훼방이나 놓을지 모르지요..그러니 하찮은 것들의 힘이지만 이방인의 힘을 빌려 그 어둠의 족속들을 묵어둔 뒤 쥐새끼들을 해결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순순히 먹힐까? 아무리 멍청해도 그들도 우리와 같은 신... 어쩌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모르는데...증거를 남기는 멍청한 일을 했을 라고..」 여전히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 타 존재의 힘을 빌리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회색 빛의 존재가 반문했다.

「오호호.. 물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겠지요. 하지만 변수가 있었지 않습니까? 저도 설마 현이 그들과 대화를 했을 지는 상상도 못한 일.. 원래는 그들을 처음 만난 이들은 '산' 또 '정' 이 나섰어야 하는 일.. 저라면 그리 예상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싸움은 당연한 것.. 하지만 예상 밖으로 우리는 지금 그들의 의견을 알았고 이용해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산', '정' 그리고 '반'... 하찮은 것들의 힘을 빌리는 일이 기분 나쁠 것입니다. 계획을 세운 저 또한 기분이 나쁘니까요.. 하지만 저 더러운 흑색의 족속들 때문에 우리의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의 의견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하였다. 이방인들의 힘을 이용하는 일에 반대하는 이들도 중요한 것은 이방인 따위가 아닌 뒤에서 수작을 부리는 쥐새끼들이 더 문제라는 생각은 공통의 생각이었다.

엉뚱한 현의 출연에 12명의 어둠의 신들의 계획은 망쳐지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자기들 생각대로 움직일 것이라 생각한 이방인들이 만만하게 따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현은 자아도취에 빠진 그들을 보면서 불연 듯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 「으흐흐흐 예상 밖이군」 「이제 어떻게 할 텐가 그대의 계획은 허물어지는 듯 보이는데... 허.... 현이 나올 줄을 몰랐군..」 「으흐흐흐 뭐가 걱정인가? 도리어 잘됐지!!」 「뭐가 말인가?」 「이방인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어차피 하늘의 방패에 걸리면 몰살은 당연!! 하지만 이렇게 됐으니 이방인들은 하늘의 방패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이것으로 이방인들의 힘을 막을, 하나의 난관이 사라진 셈이지... 이제 그들의 힘을 막으려면 고생께나 할 꺼야! 우리 계획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별들의 바다를 넘어왔다고 해도 고작 하등 한 생물들이다.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법!! 으흐흐흐 잘됐어!! 잘됐어!! 푸하하하하」 「.................」 여기도 이방인들을 물로보고 있었다. 하지만....과연 순순히 이용될까?

 또 한번 말하지만 길이 도량 등은 지구 것으로 통일했습니다. 일단 보기 쉽고 길이나 도량을 따로 설정한다면 다른 것도 바꾸어야 하는데.. (예로 십진법 같은 것..) 이렇게 되면 더 혼란스러워 그냥 씁니다..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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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견 "왼쪽!! 왼쪽!! 아 십새끼야!! 왼쪽이라고!!"

"야!! 이 자식들아!! 빨리 빨리 안 움직여?!"

거대한 크레인 수십 개가 움직이고 엄청난 양의 자제들이 이동하는 이곳은 만마전에서 가장 거대한 격납고 중의 하나였다. 시장바닥 같은 이 장소는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연신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욕설이 난무하지만 짜증을 내는 이는 아예 없었다. 그저 손놀림을 더 빠르게 할 뿐... 작업하기 편리하도록 중력을 0에 가까이 줄여놓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공을 날아다니어 더욱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 작업용 로봇들이 연신 역분사를 하면서 자세를 잡는 중이라 여기저기서 '픽픽' 소리가 나 가뜩이나 시끄러운 이곳에 혼란을 더해주었다. 작업하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바닥으로 이동중인 장착무기를 완전하게 해제한 장갑보병들이 파이프나 각종 기기들을 옮기면서 연신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지만 대부분.....아니 전원이, 인력을 사용하는 작업이 없어진지 옛날이라 작업하는 이들의 손은 서툴기 짝이 없었다.

지금 이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이 격납고 중앙에 있는 것은 길이만도 장장 2090m에 이르는 거대한 수송선이었다. 함 이름은 '헤르메스' 루미나와 키네라가 타고 온 그 수송선이었다. 하지만 웅장한 과거의 모습과는 다르게 대부분이 분해되어 있었다. 그 분해된 수송선 사이로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수송선은 지금 대대적인 구조변경을 하고 있었다.

"작업의 진척 상황은..."

격납고가 한눈에 보이는 장소에서 창 너머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보고를 기다리는 이는 리셀이었다. 그녀는 지금 작업진행 상황을 직접 보기 위해 이곳까지 와있었다. 그녀의 지위를 생각했을 때 이곳에 직접 왔다는 것은 얼마나 이 작업이 위쪽의 관심을 끄는 것인지 알려주었다.

"현재 진척상황 67%.. 예상보다 8%이상 느린 진척 상황입니다. 지금 이 장비로는 예상시간을 지키기 빠듯합니다.. 좀더 시간을 주시는 것이..."

보고하는 이는 깨끗한 얼굴에 미남형의 인물이었지만 얼마나 힘든지 붉게 물든 눈에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안 된다!! 최대한 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인원을 배치해 줄 테니 조금만 노력해주게.."

스스로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웠지만 지금은 한순간의 시간이라도 아까웠다. 자신들이 준비를 철저히 할수록 마스터의 안전이 확보된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지금 보고를 하는 이 격납고의 책임자도 불만보다는 한숨을 쉴 뿐이었다.

"하지만.. 원래 만마전은 이런 대규모 작업을 할 장비가 없습니다. 다행이 원래 함들이 블록형식으로(함을 건조 시 지금과 같이 통째로 만드는 것이 아닌 대량생산이기 때문에 블록처럼 각 부위가 분리되어 조립형식으로 만들어진다) 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이런 일은 원래 함 건조함이 하는 일이라 만마전은 단지 고장난 블록을 교체하는 기능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일을 장비가 없는 지금 수작업으로 해야하지만 대부분의 인력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직접 두 손으로 만지기는 처음들입니다. 완전히 초보들이라 일의 진척이..."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자네도 알고 있지만 지금은 무엇보다도 시간이 중요한 일 아닌가?"

"하지만...........휴~.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나직이 한숨과 기운 없는 발걸음으로 작업을 독촉하기 위해 방을 나섰다.

"어쩌지요? 시간이 아슬아슬 할 것 같은데..."

한숨을 쉬는 리셀 뒤에는 그녀를 보좌하기 위해 에프로슈네가 와 있었다.

"힘들어하는 저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앞으로 약 30시간 이전까지 일이 안되면 30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니.."

"일단 마스터께서 말하신 물건들은 다 준비가 됐습니다. 함이 개조가 다 되면 2시간 안으로 완벽하게 적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건 다행이군..."

에프로슈네의 그나마 희망 섞인 보고를 받으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창 밖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저.."

"응?"

"정말 저 골동품들을 사용하실 생각이십니까?"

"어쩌겠나? 마스터의 명령인데.. 지금으로써는 대안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저 물건들은 마스터께서 가장 애지중지하시던 물건인데.... 더군다나 그 값어치는 저기, 상자 하나 당 거의 공격함 한 척의 가격입니다. 또 작동될지도 의문이고요.."

그녀가 가리키는 것은 창 밖, 한쪽에 말 그대로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상자들을 중 따로 한쪽 구석에 쌓아둔 가로 x 세로 x 높이 11m x 4m x 3m의 거대한 상자들이었다. 그 숫자만 해도 수백이 넘는 숫자였다. 그 외에도 엄청난 상자들이 널려있었다.

"할 수 없지, 지금은..."

지금 이들이 작업하는 것은 저 괴상한 존재들과의 계약 때문이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간단히 하면 첫째! 행성 내로 진입하는 것은 이방인의 배 중 단 한 척으로 한다.

 둘째! 들어온 함 이외에는 어떠한 물건도 반입, 도는 접근을 금한다.

셋째! 동포를 찾는 즉시 떠나야 하며 그전까지는 무제한의 체류를 허용한다.

넷째! 어떠한 경우에도 공격은 금지한다.

이었다. 당연히 강한 반발이 있었다.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격도 금지하고 지원도 불가 한다니!! 특히 네 번째의 조항은 무조건 반대였다.

하지만 진이 '네 번째 빼고 그냥 들어줘라! 어차피 우리는 지금으로써는 그들에게 불청객이니까.. 아직 적이 확실하지 않는 지금, 남에 집에 들어갈 때는 허리를 굽히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라는 말에 회담에 나간 리셀은 마지막 문구를 빼고는 눈물을 머금고 동의 할 수밖에 없었다. 진의 가장 중요한 기본 이념의 하나인 '적이 아니면 건들지 않는다. 하지만 적은 확실하게 죽인다!!' 이었다. 이것은 진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나 사병(私兵)들에게도 지켜야 할 규칙이었다. 기업의 경우는 대상이 다르지만..어찌 보면 간단하지만 이것만큼 잔인한 것도 없는 문구였다. 어찌하였든 지금 저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적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 따라서 위의 문구대로 적이 아니기에 아쉬운 그들이 고개를 숙인 것이었다. 하지만 네 번째의 문구는 절대로 불가 한다는 방침이었다. 따라서 재협상에 들어갔고 그들은 예상외로 순순히 네 번째 항목을 삭제해 주었다. 뭐.. 대가로 협상에 참가한 조커의 보석으로 된 장식물을 받아갔지만(또 한번 말하지만 지구에서 보석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은 가공보석뿐이다. 조커의 보석의 경우 다이아몬드 안에 루비가 들어간 모양이었다.) 상황을 보니 그들도 네 번째의 항목은 그리 집착하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막상 처음 문구에 넣은 것을 삭제 요구한다고 그냥 들어주기에는 뭐하니 그저 형식상으로 대가를 받은 것이었다. 물론 이 신기한 보석을 받은 이는 '현'이었고 그녀는 며칠동안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로써도 마지막 문구는 넣을 마음이 없었다. 단지 그 문구를 나중에 선심을 쓴다는 듯이 없애주면서 회담에서 우위를 차지할 요령이었다. 이방인들을 저 12명의 신들과 부딪치게 할 생각이었던 그들로써는 만약 이방인들이 네 번째 문구를 삭제하자는 제의를 하지 않았다면 더 낭패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끝이 아니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시간이었다. 그들이 말하기에 4개의 달 중에 커다란 달과 가장 작은 달을 기준으로 하늘의 방패이라는 존재의 관리권이 바뀐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다른 말로는 시간에 늦으면 다른 집단이랑 또 한번의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리셀 등의 입장으로써는 또 한번의 협상이 잘 될지도 모르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과한 조건을 달지도 모르니, 지금 저 존재들과의 협상으로 끝을 내고 싶어했다.

문제는 앞으로 관리권이 바뀌기까지 약 30시간 정도 남았다. 물론 여기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이 결사반대 했지만 진이 직접 내려간다고 선포한 것이었다. 진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면 차라리 절대적인 방패를 만들자!! 이것이 상부에서 결정한 내용이었고 따라서 지금 무리인 것을 알지만 수송선을 개조하는 것이었다.

 ◆ "몇 시간 남았나?"

-앞으로 3시간이면 되네.. 그런데 정말 내려갈 텐가?-

느긋이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진을 걱정된다는 듯이 조커가 물었다.

"내 두 눈으로 확인을 해야겠어.. 어떤 자식이 날 가지고 노는지 말이야.."

-위험하지 않겠나?-

"하하하하 바보 같은 소리.. 내가 누구인지! 어떤 놈인지는 자네가 잘 알텐데.. 뭐 여차하면 이놈을 쓰면 되고.."

조커의 걱정스러운 말에 진은 자신의 오른팔의 옷을 걷어 올렸다. 손가락부터 시작한 진한 어둠의 손을 바라보는 조커는 안심이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그것을 쓸 마음을 먹는다면 나는 걱정 안 하네-

그의 말에 미소를 지어준 진은 피우고 있던 담배를 껐다.

"그럼 나가볼까?"

조커와 진이 브리지에 들어섰을 때에는 이미 이 자리에 있을 만한 지위에 있는 자들은 다 모여있었다. 그들은 긴장된 시선으로 막 들어서는 둘에게 집중하였다.

"상황은?"

"99%이상입니다. 지금은 도장을 하는 마무리 단계입니다. ...그런데..꼭 가셔야 하겠습니까?"

잠을 못 잤는지 두 눈이 붉게 물든 리셀이 소용없는 것을 알지만 다시 한번 물었다.

"당연한 것은 그만 두고.. 그래 같이 가고싶다는 사람이 누구누구인가?"

원래 계획은 진 혼자 내가려는 것! 하지만 그것만은 절대적으로 반대라는 부하들을 보면서 진 자신도 한발자국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무력을 행사할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역시 생각대로의 답변에 혹시나 한 리셀은 한숨을 쉬면서 명단 표를 진에게 넘겼다.

진은 받은 명단 표를 천천히 읽어 가는 도중 얼굴이 일그러졌다.

"여기... 왜 그대들의 이름이 적혀있지? 자신들의 처지가 인질이라는 것을 잊었나"

진의 시선이 멈춘 곳은 오만한 표정의 세르피와 여전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르가 서 있는 장소였다..

"뭐 상관없는 것 아닌가? 어차피 우리들이 도망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우리들은 단지 심심할 뿐이야.. 안 그래요?"

뻔뻔한 그녀의 말에 아르라는 여자(?)가 고개를 꺼덕였다. 기가 막힌 다른 이들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진을 바라보는 세르피였다.

그 모습에 진은 피식 한번 웃어주고 말았다. 무슨 속셈이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내려가면 예상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신도 행성을 빠져나가는 것이 단기간에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둘에게 알리지 않는 진이었다. 아니 그로서는 저 둘이 탈출해주기 바라는 심정일지도 몰랐다. 저 둘을 데려올 때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신의 명예를 걸고 한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저 행성에서 스스로 위험에 빠는 것을 진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어차피 죽여버릴 상대지만.. 자신의 약속은 절대적으로 지키는 진!! 저들은 스스로 죽으로 가는 길에 발을 옮긴 것인지도 몰랐다.

"뭐 멋대로 해! 어차피 저 행성에서 탈출을 불가능하고 탈출을 할 정도로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마스터!!"

사정을 모르는 리셀등이 항의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것은 단호한 명령뿐이었다.

"그 이야기는 됐고! 호위로 그림자(진이 키네라에게 부상을 입었을 때 호위한 4명)들을 데려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에프로슈네..한영석... 조커.. 응? 리셀!!"

"예!"

"어째서 장갑보병의 숫자가 5천이지? 만약을 대비하여 만마전에 3천은 남겨두라고 했을 텐데?"

적의 정확한 능력을 모르는 지금 만마전의 내부 경계는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저들의 계약에 따라 위성을 발사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마스터께서 주력으로 삼으시려는 하이에나(소형 무인 다족 병기)를 쓸 수 없는 지금 장갑보병의 인원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하이에나의 동력원은 전기로 그 원리는 원거리에서 인공위성이 발산하는 넓은 형태의 자기장을 전자 장치를 통해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물론 자체 배터리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 몸체가 소형이라 지구표준시로 하루를 넘기기 힘든다. 따라서 배터리는 그것으로 움직이기 보다 인공위성에서 에너지를 공급받기 힘들 때 사용한다)

리셀의 말에 진은 품속에서 담배하나를 물었다.

"휴~ 그래서 그 공백을 '그것'으로 때우려는 것 아닌가? 그런 이유가 아니면 그 비싼 '그것'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는가? 더군다나 값이 떨어지게 개조까지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그것이 움직이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강하게 나서는 리셀에게 진이 손을 들어 막은 뒤 작은 입체영상을 띄었다. 그 화면에 표시된 숫자는 00:30이었다. 진의 얼굴에 주름이 지어졌다.

"이미 늦었군.. 이미 실었겠지 리셀?(이때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할 수 없지...시간이 됐으니 슬슬 출발을 해야지!"

명단 표에 이미 나와있는 이상 더 이상의 행동은 무의미 할 뿐이라는 것을 아는 진은 순순히 물러섰다. 수송선으로 가기 위해 브리지를 나서던 진은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는지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아직까지 바라보고 있던 리셀을 보았다.

"아! 리셀!!"

"예.."

"과거를 얕보지 말라고.. 다른 종족에게는 하찮은 시간이지만 인간에게는 무한한 시간이고 그동안의 모든 경험이 쌓여 있는 것이니까.. 그럼 뒤를 부탁하네!"

뜻 모른 소리를 한 진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 편은 외전입니다. 오늘 오후나 내일 새벽에 올릴 계획입니다... 외전 시리즈는 일단 시간의 흐름에 따릅니다. 앞으로 한 10편 정도 중간 중간에 적을 계획..

^^/ 그럼..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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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그의 어린시절 내 나이 6살..

집안 식구가 아닌 인물을 처음 보았다.

"이 아이인가?"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특이하게, 남자의 목소리였지만 이상하리 만큼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예!! 그러하지요.. 어떻습니까? 이만하면 마음에 드실 것 같은데.."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자주 듣던 목소리....남들이 말하는 아버지라는 인물의 목소리였다.

"음.. 그런데.. 정말 사내가 맞나? 이거 아무리 봐도 계집애 같은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녀석은 제 자식입니다. 당연히 남자지요!!"

"흠.. 그렇단 말이지.. 음..좋군 데려가겠네.."

"하하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전에 말씀하신 저를 중앙에....."

처절하리만큼 비굴한 목소리의 아버지였다.

"음 전하도 이상한 취미가 들었단 말이야? 남색이라니..... 아! 자네 걱정은 말게. 자네 자식이 폐하의 총애를 받으면 중앙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주 쉬운 일 이니까!!..오호호호"

이상한 목소리의 노인은 아버지를 안심시켜드리는 말을 하였다. 근데 그의 말 어디에도 약속을 하는 말은 들어있지 않았는데.... 아버지는 알까?

"네 이름은 무엇이냐!!"

"......."

"이 자식아! 빨리 말씀 못 드려!!"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물어보는 노인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자 그 모습에 안절부절 못 하는 아버지였다.

"...자네는 나서지 말게!! 자 아가야 네 이름은 뭐지?"

주먹을 쥐면서 내려칠 기세의 아버지를 바라보며 깜짝 놀랐지만 아버지를 막으면서 자상하게 물어보는 노인을 다시 바라보았다.

"...화영"(禍英)

..재앙을 일으키는 꽃...아버지가 술을 잔뜩 먹고 와서 지었다는 이름... 그것이 지금의 나를 뜻하는 문구였다. 날 볼수록 재수가 없다나? 실제 내가 태어났을 때 보지도 못한 할머니라는 사람이 죽은 것도... 집안으로 수많은 까마귀가 날아다닌 것도.. 일년 뒤 첩이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기울고 흉년과 가뭄 홍수가 겹겹이 일어났지만 어째서 그것이 내 탓이란 말인가..

그 노인은 내 이름을 듣더니 나직이 한숨을 쉬면서 한 팔로 나를 안아 올렸다.

"녀석.. 6살이 맞느냐? 이거 원! 환관(宦官)의 팔에도 무게가 들리지 않으니.."

노인의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언제 저런 눈빛을 받아보았을까? 아마 날 태어나게 해주신 어머니뿐이었을까? 뭐 상관없는 일이지만..

"허허 이거 눈이 죽어있구나! 나를 따라가자. 어떻게 하겠느냐?"

그 노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노인의 말이 자상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매일 술을 드시고 매를 드는 아버지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상한 목소리의 노인은 살짝 비추어진 내 살을 바라보다 소매를 걷어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 모습에 아버지는 전전긍긍한 모습이었다. 나는 네 피부를 보고 날 데려가는 것을 포기한다면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 서둘러 옷소매를 빼앗아 맨살을 가렸다. 붉게 자국이 남은 피부를...

"예..가겠어요..."

나의 말에 왠지 측은한 눈빛을 준 노인은 두툼한 주머니 한 자루를 아버지의 가슴으로 던졌다. 아버지는 날아오는 그 주머니를 마치 자신의 목숨인양 온몸으로 받았다. 아마 저 자루는 은자가 들었겠지.. 하지만 아버지의 성격으로는 저 돈으로 기울어진 가세를 세우기 보다 유곽이나 들락날락 거릴 것이다. 아니면 새로운 첩을 들이던지...노인은 아버지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다 재빠르게 등을 보였다.

"이제는 이 집을 잊어라....이런 가문 따위에 너는 어울리지 않으니.. 이 나이를 먹도록 늘어나는 것은 사람을 보는 일이지.. 너는 앞으로 크게 될 인물이다. 그것이 협객이 아닌 마인 이라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 노인은 나를 한 팔로 안고 화려한 마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 마차는 이제까지 내가 본 그 어떤 마차보다 크고 화려했다. 그 마차 주위에는 상당히 많은 이들이 있었다. 마차에 들어선 노인은 맞은편에 나를 내려놓고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한 표정이었다.

"...그래!! 새 이름을 지어주마! 네 녀석도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

"........"

"싫은 기억을 떨쳐내고 새로운 이름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지."

끄덕....

내 목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아버지 때의 버릇대로 고개를 끄덕이다 무례를 저질렀다는 것에 순간 당황했지만 노인은 나의 긍정적인 행동만을 볼뿐이었다.

"그렇지? 오호호호 네 이름은 이제부터 현영(炫英)이다!!

"......."

"마음에 드느냐?"

".....예"

"오호호호 너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구나"

노인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을 잃지 못했다.

내 나이 6살.. 집안에서 마귀요, 요괴라고 불리던 나.. 난생 처음으로 집을 벗어났다.

 ◆ 내 나이 12살.

처음 나를 데려온 그 환관은 다시는 보지 못하였다. 듣기로 그는 나를 진상한 덕분에 환관치고는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하였다. 나를 보고 기뻐하는 것이 이런 뜻이었나 보다.

지금의 나의 옷차림은 여인들이나 입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는 화장을 하고 머리에는 장식을 달았다.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그 엄청난 크기의 집에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나와 같이 이 집에 들어온 아이는 총 수백 명이 넘었지만 처음 보는 높으신 자리에 있다고 생각되는 노인이 단번에 날 지명하였다. 그 모습을 보는 이들은 당연하다는 눈빛이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높으신 노인이라고 생각한 이는 황제였다. 그리고 난 황제의 시종이 되었다. 하지만 말이 시종이지 남색에 빠진 황제의 밤의 노리개 감이었다. 그런 나를 보는 다른 이들은 황제가 있을 때에는 공손하게 대하지만 뒤로는 더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중 노골적으로 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황제의 왕자와 공주들... 그들은 날 볼 때마다 침을 뱉고 발길질을 하였다. 하지만 그리 슬프지 않았다. 더럽다는 눈빛은 태어났을 때부터.. 세상을 자각했을 때부터 받아왔던 눈빛이니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이곳에서는 항상 광에 만 있어야 할 필요도 없었고 항상 햇빛도 마음껏 받을 수 있었다. 살을 에이는 추위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한줌의 주먹밥을 먹기 위해 쥐와 싸울 필요도 없었다. 이곳에서는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니 그저 행복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제일 먼저 배운 것은 글을 읽는 것이었다. 집에 있을 때에는 글은커녕 책 한 권도 보지 못하였다. 더러운 자식에게 책과 같이 고귀한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나? 하지만 이곳에서는 내가 글을 읽지 못한다고 하자 척 보기에도 학식이 높은 문사는 비웃음을 지으며 강제적으로 글을 가르쳤다. 하지만 그때만큼 기분 좋을 때가 없었다. 항상 새장에 들어가 있는 새처럼 나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배움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 뒤로 많은 것을 배웠다. 예절, 관습, 밤 시중까지...하지만 그중 가장 많은 것을 가르쳐준 이는 다름 아닌 어느 늙은 환관이었다. 그 환관은 가장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환관이었는데 유난히 나는 잘 대해준 이였다. 다른 환관이 더러운 눈빛으로 쳐다 볼 때도 그만은 항상 인자한 표정을 지어주었다. 그는 궁에서 배우지 못한 수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이를 뽑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를 선택할 것이다.

그의 사고는 보통사람들과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어느 날은 협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협이 무언지 정의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책에서 보는 정의란 협객으로써 약한 자를 돕고 악한 자를 벌한다고 하였다. 다른 이에게 물어보아도 대부분 비슷한 말을 하면서 마지막에는 너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달랐다.

"헐헐헐 정의? 정의라... 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일 뿐이지.. 뭐? 책? 협객이 정의? 푸하하하하 재미있는 이야기구나..하지만 알아두어라 세상에 선과 악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아!! 단지 힘의 유무만이 존재할 뿐!! 힘이 약하면 악이다!! 힘이 강하면 정이지!! 약한 자가 아무리 정의를 부르짖어 봤자 그 소리는 개소리다!! 어떠한 미사려구로 치장을 해도 그것은 변함 없는 사실이지!!"

"그렇다면 정의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나요?"

그는 내 머리를 귀엽다는 듯이 쓰다듬어 주었다.

"홀홀홀 굳이 정의를 구분한다고 한다면 네가 정의다!!"

"예?"

"네 자신! 네 자신이야말로 정의다! 정의라는 것을 굳이 만든다면 자기 자신이 정의라는 말이다. 남이 뭐라 하든 네 행동! 사상! 생각! 그 모든 것이 너에게는 정의다! 하지만 바꾸어 말한다면 다른 이의 생각도 그 자신에게는 정의지"

이렇게 그의 생각은 근본부터 다른 이와 달랐다. 하지만 그럼으로 해서 그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인자한 그도 어디서 먹고 왔는지 모르지만 만취한 상태로 가끔 날 찾아와 나를 끌어안고 엉엉 울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가끔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가 있었는데 자신은 강호의 사대마 중의 독마였다는 말 등을 했지만 나로서는 평생 집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지라 그가 말하는 강호나 독마라는 소리는 그저 하늘에 있는 구름 같은 소리였다.

 ◆ 내 나이 13살 며칠이 지나도록 그를 보지 못하였다. 궁금증에 달려가고 싶지만 어차피 나는 이 장소를 나서지 못하는 존재...그저 기다림뿐, 그 무엇도 하지 못하는 존재...

기다림의 기간이 한달이 지났을까? 그와 같이 있는 모습을 몇 번 본 환관이 찾아왔다. 역시 나를 더러운 눈으로 볼뿐이었다. 그가 내민 것은 한 장의 봉투와 책이었다. 그리고는 마치 더러운 장소에 있기 싫다는 듯 아무런 말없이 떠나 버렸다. 봉투는 이미 뜯어져 있었다. 그 안에는 작은 종이가 한 장 들어있을 뿐이었다. 그 종이는 백색의 종이로써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와 나의 비밀스런 쪽지를 나눌 때 쓰는 방법을...

탁자에 있는 화병에 종이를 말아 집어넣었다. 종이가 충분히 물을 빨아드렸다고 생각했을 때 종이를 꺼냈다.

역시....

물을 흠뻑 먹은 종이에는 깨알같은 글자가 적혀있었다. 근 한달 만에 보는 그의 편지에 손놀림이 바빠졌다.

-내 귀여운 친구에게-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에는 난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어차피 죽어야 할 목숨 이제까지 살아온 것만도 신기한 일... 자네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었다네.. 자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지? 마지막이니 따분할지도 모르지만 친구의 신세타령을 들어주기 바라네..

나는 말일세...과거에 독을 배우는 주제에 강호의 대협이 되고 싶었다네. 많은 돈을 벌어 아내와 딸아이를 호강시켜 주고도 싶었고 사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도 싶었지.. 지금에서 생각하면 멍청한 일이지만 그때는 어떤 일이라도 이루어 질 것 같았지... 하지만 나는 사파였네.. 그것도 같은 사파에서 조차 천시되는 시독(屍毒)을 주로 쓰는 만독문의 제자였지... 나는 열심히 배웠다네... 언젠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하지만 마지막 무공을 배우기 위해 묘강으로 떠난 사이 사문이 멸망당했더군.. 미친 듯이 원인을 찾았지만 멸문의 이유가 단지 장문인 인 아버지께서 화산파의 속가제자와 손속을 나누었다는 이유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지...평소 만독문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정파에서는 좋은 빌미였지... 단지 정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허탈한 마음에 돌아와서 본 것은 완벽하게 잿더미가 되어 있던 자리뿐이더군..... 그때의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하늘을 보며 원망도 해보고 복수를 위해 암습도 해봤지..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절망감만이 존재하더군, 결국 강호의 공적이 됐고 목숨을 부지하게 위해 이곳 황궁에 환관으로 들어왔지. 목숨을 부지한다면 기회는 있을 거라고 자위하면서... 하지만..하지만 말일세.. 황궁에 들어 온지 몇 십 년이 지나가니 복수도 증오도 사그라지더군...아니 그런 생각도 없어졌지.. 그렇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잊고 있던 것을 자네를 바라보면서 깨달았네... 이제 말하지만 자네의 얼굴은 내 죽은 딸아이와 닮았다네.. 자네를 보는 순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지..이제가지 내가 살아와야 하는 이유를 잊어버린 멍청한 나 자신에게..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은 일.. 이미 육체는 광기에 무차별로 독공을, 그것도 시독을 연마했으니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용한 일이지...알겠는가? 힘이 없다면 나같이 된다네.. 아무리 세상을 착하게 살아도 세상의 진실은 힘의 정의라네.. 언젠가 자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말해준 적이 있었지? 세상 모든 이들에게는 각자의 정의가 있다고..

나의 정의를 알려주겠네.. 나의 정의는 힘의 정의일세!! 나에게 상관없는 자는 패륜아라고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네.. 자신과 인연도 없는 이를 어떻게 벌한단 말인가!! 하지만!! 나의 적이라면! 나는 그자가 관리라고 해도 황제라고 해도.. 원시천존이라고 해도!!! 모조리 죽여 버린다는 것이라네....

앞으로 자네도 손에 피를 묻히게 될 날이 올 것이네.. 사람을 죽이는데 도(道) 따위는 필요하지 않지... 죽이는데 무슨 방법을 가린단 말인가!! 알아두어라! 나의 친구여.. 죽이려면 망설이지 말아라! 적이 있다면 그가 누구든지 주위를 볼 필요도 없이 죽여라! 자비란 힘있는 자들의 여흥일 뿐이다...

하지만..이제는 패배자의 넋두리 일뿐이지..자신의 정의조차 잊어버리고 수십 년을 살아온 나에게 더 이상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악이지....

알겠는가?

자네보다 더 많이 살아왔지만 모든 것을 실패한 실패자의 충고라네.. 자신의 정의가 있다면 죽을 때까지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자가 되어주게..... 어차피 자네는 이제 궁에서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네.. 자네가 커감에 따라 황제의 애정도 식을 것이고 그에 따라 자네를 황실의 수치로 생각하는 이들이 자네를 죽일 것이네.. 힘이 없으면 죽을 뿐이지... 동봉한 책자는 그런 자네에게 하찮은 것이지만 힘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네.

자네와 만남 시간은 짧지만 딸아이와 같은 얼굴의 자네를 만날 수 있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늘에 감사하네.. 이제 나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것이 느껴지는군. 언젠가 윤회를 반복한다면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때는 서로 웃는 얼굴로 만나세.

마지막 문장을 다 읽었다. 그리곤 그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지식으로 이런 때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하는데 왜 나는 눈물이 흐르지 않을까? 나는 동봉한 책자를 들어올렸다. 누군가가 거칠게 만져진 흔적을 보아 그가 죽었다는 것이 실감났다. 아마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렇게 전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책의 내용은 일기였다. 하지만 나는 옆에 있던 화병의 물을 책에 부었다. 그러자 이제까지 그저 낡고 자신의 신변잡기나 적어두었던 책에 또 다른 글씨가 떠올랐다.

-혼시사독경(混屍死毒經)-

그의 힘이 이곳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는 것을 막았다. 이것을 잡는 것으로 해서 이제까지의 안락한 삶을 버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편지를 읽은 이상 포기하기에는 이미 늦었나?"

마음을 굳게 먹고 책을 집었다.

-약한 자가 악이다! 남에게 상관하지 마라! 적은 죽여라! 네 자신이 절대적으로 강해질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아라!! -

"약한 자가 악이다.. 남에게 상관하지 마라... 적은 죽여라... 네 자신이 절대적으로 강해질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아라..."

벼락처럼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나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렇다! 후회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이다. 내가 이곳에 왔기 때문에 늦었고.. 그를 만났기 때문에 늦었고 그의 편지를 읽었기 때문에 늦었고... 마지막으로 그의 책을 집었기 때문에 늦었다.

일단 한 걸음을 내딛었으니 끝까지 가야한다. 쓰러진다 해도 가는데 까지 가고 쓰러져야한다. 다시 만날 그에게 패배자의 모습으로 보여지기는 싫으니까...

 크..역시 무협은 어려워.. 이름 짖기부터 시작해서..ㅜ.ㅜ 진의 이야기 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문제있름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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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엘프사냥꾼에게서 빼앗은 칼이 이런 때에 도움이 되다니!'

피곤함에 지친 손길로 무의식적으로 칼을 들었다. 그리고 내리쳤다. 칼의 대상은 그 내려치는 칼의 무게와 그 위에 있는 살기가 더해져 머리가 박살이 났다. 칼이 무디어서인지 벴다 라는 것보다는 부셔버린 다는 느낌이었다. 또 하나의 생명을 이승에서 저승으로 날려준 이는 또 다른 희생자를 찾는 듯 주위를 돌아보았다. 이미 식물의 줄기로 짠 엉성한 녹색의 옷가지는 피가 묻어 진한 붉은 색으로 변해 버린 지 오래였고, 아직도 그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피에 젖어 자꾸 미끄러지는 칼을 자신의 엉성한 치마의 천을 잘라 손과 손잡이를 한꺼번에 묶어 버렸다. 가뜩이나 짧은 옷에 상당한 길이의 천이 잘려나가자 속옷이 보일 정도로 아슬아슬하였다. 하지만 이곳은 지금 수많은 존재들이 서로의 목숨을 걸고 상대편의 목숨을 얻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장소... 속옷이 보일 정도의 야한 모습에 정신을 파는 멍청한 이들은 없었다. 아니 상대편의 모습에 어떠한 흥분도 느끼는 이는 없었다. 지금 싸우는 존재들은 서로 다른 종족이기 때문이다. 칼의 주인은 흐려지는 시선을 간신히 고정하여 주위를 돌아보았다.

수천이 넘는 듯한 쌍방의 존재들이, 죽음의 춤을 추고있었다. 거기에 간간이 보이는 정령 때문에 움직이는 넝쿨이나 화염 등은 그 춤을 축복해 주는 장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의 주인은 여성이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투박한 천으로 몸을 가린 그녀는 꽤 큰 가슴에 잘록한 허리와 날씬한 다리, 창백한 피부에 귀가 이상하리 만큼 발달한 종족이었다. 외모만 받을 때 지구인의 기준으로도 아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거의 한계까지 최고급으로 유전자 개조한 지구인의 미모와 막상막하였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눈에 보이는 귀가 큰 종족 대부분이 그런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이 피에 절인 모습까지 상쾌하게 보일 정도였으니... 그에 반하여 귀가 큰 종족과 상대를 하고 있는 종족은 돼지머리에 허리가 굽고 대신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종족이었다. 그들은 주로 짐승의 가죽으로 보이는 천으로 중요부분을 가렸을 뿐 대부분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체 단지 몽둥이만을 쥐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중 특이하게 몇몇은 자신에게는 맞지 않지만 낡고 녹슨 갑옷을 걸치고 있는 자도 존재하였다. 하지만 귀 큰 종족의 경우 저돌적인 돼지머리 종족과는 다르게 우아하다는 표현이 어울리게, 날렵하게 움직이며 허점이 보이는 상대편에게 특이하게 나무로 만든 칼 모양의 무기로 무자비하게 살육을 하였다. 하지만 돼지머리 종족의 숫자는 귀 큰 종족보다 거의 10배 이상 많아 보여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단칼에 적의 머리를 박살낸 칼의 주인은 점점 빠져나가는 힘에 매달려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하린!! 위험해!"

귓가에 아련히 들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무의식으로 칼을 내밀었다. 자꾸만 감겨지는 두 눈을 간신히 떴을 때 어느새 자신의 칼은 눈앞의 돼지머리 종족의 가슴에 정확히 박혀 있었다. 고개를 들자 그 돼지머리 종족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에는 고통과 증오 그리고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눈으로 마음을 읽는 능력! 왜 자신의 종족에는 이런 슬픈 능력이 있다는 말인가! 불평을 해보았지만 소용없는 일...신세타령은 나중에 시간이 생겼을 때 해도 충분했다. 지금은 부족을 위해 적을 하나라도 더 죽일 때...아직 해가 뜨려면 꽤 시간이 남았다. 야행성인 상대편 종족들을 그때까지만 버티면 될 것이다....그때까지만...

"으아아악!!!"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의 귓가에 무시무시한 고통의 음성이 들렸다. 듣는 이로 하여금 생명체가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끔직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평소라면 몰라도 지금의 비명소리가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못 하였다. 단지 자신의 종족이 또 한 명 죽었구나, 하는 것을 머리로 계산할 뿐.... 하지만 방금 죽은 이... 그는 남성이었다. 자신의 종족은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이 태어났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부족에서 중요하게 취급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부족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기... 고작 100살도 안 되는 어린아이들이 싸우는 이 마당에 남자라고 뒷짐만을 쥐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부족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큰 손실이었다.

"하린!! 괜찮아?"

옆에서 부축을 해주는 녹색머리의 자신의 종족에게 힘들지만 그녀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온몸이 망신창의 모습이었다.

"난 괜찮아..그보다 지금의 상황은 어때?"

"모르겠어... 다행이 마스님이 불의 정령을 불러주셔서 어둠은 그리 문제가 아니지만... 전투가 시작한 뒤로 아마 반 이상이 죽었을 꺼야..."

잠시 그녀들의 주위에 적이 모여들지 않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아니 그녀들 주위에 있는 돼지머리 종족, 자신들의 수많은 동족의 시체에 겁을 먹고 접근을 하지 않고 있었다.

"쿠아아아아아아!!"

순간 저 멀리 광기에 가득 찬 기압소리가 들렸다. 이상이 사라지고 오로지 광기만이 남아있는 그 소리의 의미는 둘은 잘 알고 있었다. 이제까지 죽은 자신들의 동족의 반 이상의 목숨을 가져간 소리였다.

"젠장!! 샤먼이 아직까지 있었어?"

저 돼지머리 종족에게는 자신들이 눈으로 마음을 읽는 것처럼 그들 종족에도 특수한 능력이 있었다.

샤먼..

수백, 수천에 한 명이 나오는 능력으로써 자신들의 종족에 주술을 거는 능력이었다. 이것은 배움의 기술이 아닌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으로, 잠재적인 능력을 폭발시키는 것으로써 일단 주술이 걸린 그들은 본 바탕이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진 종족이라 효과는 놀라웠다. 더욱이 그 효과는 육체만이 아니고 이성까지 사라져 굉장히 위협적인 존재도 돌변하였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할까? 주술을 행하는 시술자 자신이나 그 주술을 받는 존재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아 상당하여 샤먼 한 존재가 광폭화(狂暴化) 시킬 수 있는 존재는 기껏해야 10명 미만이었다. 따라서 귀 큰 종족들은 처음 전투에서 샤먼의 죽음을 최선으로 하였지만 돼지머리 종족도 바보는 아닌지 철저하게 방어를 하여 상당수의 샤먼이 살아남아 지금의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었다.

"젠장...."

아름다운 입술에서 짜증스러운 소리가 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인 그녀는 모든 힘을 빠진 상태였다. 초저녁부터 시작한 싸움은 조금 있으면 날이 밝아 오는 새벽까지 계속되었다. 다행이 자신들은 주야간 거의 차이를 두지 않는 발달한 감각기관이 있지만 어찌하였든 낮에 생활하는 그들로써는 어둠을 뚫기 위하여 평소보다 더 정신을 집중한 터라 쉽게 체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집중력까지 무디어 져 가고 있었다. 그에 반하여 저 돼지머리 종족들은 야행성이라 오히려 낮에 전투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특징이 있었다. 어찌하였든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확실하였다.

"하린!!"

점점 가까워지는 광폭화에 걸린 적을 치기 위해 무리하게 움직인 몸이 드디어 한계에 이르렀는지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부르는 녹색의 머리칼의 시스의 음성이 들렸지만 그 뒤를 따라 들리는 위압적인 곤봉의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시스 자신도 위험한 상태에 처한 모양이다. 쓰러진 자리에는 자신이 죽인 적들의 피의 웅덩이였다. 그 불결하면서 아름다운 피의 색을 보면서 그녀의 눈에도 서서히 빛을 잃어가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 죽기에는 적들이 너무 억울했는지 그녀에게 가까이 온 적 하나가 발로 그녀의 허리를 밟았다. 한줌의 힘조차 없을 거라고 생각한 몸이 의외로 고통에 꿈틀거려졌다. 하지만 이미 육체와 정신이 분리된 상태... 몸은 고통을 느끼지만 머리에서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간신히 눈동자를 움직여 자신의 머리를 목표로 정하여 하늘높이 치켜 올라간 몽둥이를 바라보았다. 이제 저 몽둥이가 떨어지면 자신은 이 지옥 같은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었다. 이제 죽는다는 생각에 희미한 미소까지 띄운 그녀는 눈을 감았다. 이제 편이 쉴 수 있다는 안도감에....

하지만 그녀의 목숨을 하늘에서 거부하는지...그렇지 아니면 그녀가 전생에 착한 일을 많이 했는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의 목숨은 아직 이승을 떠날 시기는 아니었다.

죽음을 기다리며 편안한 안식을 기대하던 그녀는 아무리 기다려도 머리에 떨어지는(?) 것이 오지 않자 점점 초조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제까지 없었던 죽음에 대한 공포마저 살아났다. 호흡을 한 4번 정도 할 시간 동안에도 변화가 없자 슬그머니 눈을 떴다. 하지만 시각보다는 청각이 먼저 상황파악을 하였다. 이제까지 비명과 고함소리에 정신이 멍할 정도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간간이 들려오는 고통의 신음소리가 아니라면 이제까지의 상황은 단지 악몽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눈을 뜨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눈을 감을 때 보던 그 적이었다. 그 적은 여전히 몽둥이를 들고 서 있었다. 그 뒤로 보이는 하늘... 밝아오고 있었다! 드디어 날이 밝은 것이었다!! 아마 적들은 날이 밝아오는 것에 당황한 나머지 공격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적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아군은 공격을 안 하지? 적들이 당황한 이 순간이 최고의 기회일텐데...'

상황이 자신의 예상과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다신 한번 감각을 집중시켰다. 그녀의 종족이 시각보다 청각이 더 발달한 관계로 눈을 감고 오로지 모든 신경을 청각에 집중하였다. 이제까지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차츰 손에 잡힐 듯이 가까워 졌다. 이제까지 고요하다고 생각한 공간이 숨소리, 걸음을 걸을 때 나는 소리, 통증을 참는 소리 등 꽤 소란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수많은 소리 중에 독특한 소리가 있었다. 그 소리는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마치...마치 공기를 가르는 듯한 강렬한 소리였다. 그녀의 기억으로 단 한번 들어본 독특한 소리....

"이건!!!"

이제까지 힘이 없어 죽을 시간만 기다린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민첩함이었다. 그녀는 간신히 허리를 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까지 서로 칼부림을 한 사이치고는 모두 사이좋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적의 얼굴은 종족이 다르기 때문에 알 수 없었지만 같은 종족인 아군의 경우 100이면 100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주위에 시선을 때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생각해보니 아직은 태양이 뜰 시간이 아니었다. 자신이 누워있을 때 느낀 빛은 동쪽에서 밝아오는 것이 아닌 정오의 태양처럼 하늘 꼭대기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때와 똑같았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유성...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때는 자신들의 부족의 머리위로 사라졌지만 지금의 경우 아마 이곳에서 가까운 거리에 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구궁궁궁궁"

두꺼운 구름 사이로 점점 그 운석이 모습을 드러내려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아! 저것이 단지 어떤 미치광이 대마법사가 쓴 메테오이길!! 그녀는 엉뚱한 생각을 하였다. 메테오의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내지만 그 크기는 대략 10-20m의 크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떨어지는 장소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어도 수십km 까지 파괴력이 전달되지는 않았다. 기록상 가장 컸던 메테오도 그 크기가 100m안팎이었다. 하지만 이것과 비슷한 소리를 냈던 그때의 운석의 크기는 대략1,5~2,5km의 거대한 크기... 그때는 아마 신들의 노력으로 큰 피해가 없었다고 생각되지만 지금도 같은 상황이 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점점 가까워지는지 그때 들었던 그 대기를 압박하는 특유의 소리가 그녀의 두려움을 증폭하였다. 자신들보다 미개한 적들도 하늘을 바라보면서 본능적인 두려움에 덜고 있었다.

'슈아아아아아아'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분명히 들렸다. 생각하기 싫지만 예상대로 그때 떨어진 운석과 같은 크기의 거대한 몸체가 마치 나락의 밑바닥에 살고있다는 세계를 떠받치는 벌을 받은 전설의 괴물 '다스라이드'가 뚫고 나오려는 장면 같았다.

두꺼운 구름층이 순식간에 원형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콰과과과과과광!!!!!"

지축을 뒤흔드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구름을 뚫은 운석은 순식간에 대지와 접촉을 하면서 핵이 터지는 듯한 버섯구름이 생성되었다. 그녀를 포함한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은 날아갈 것만 같은 엄청난 열 폭풍에 안간힘을 쓰면서 지면에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하여 이미 생명이 다한 존재들은 흉기가 되어 쓰러진 사람들을 자신들과 같은 신세를 만들어냈다. 그 와 동시에 떨어진 지점을 중심으로 거대한 하얀색의 파도들이 사방으로 퍼졌다. 마침 운석이 떨어진 장소가 그녀로부터 약 5km이상 떨어진 장소라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기에는 아직 일렀다. 지옥이 펼쳐지는 것은 지금부터였다.

"슈우우우우우우우"

"콰과과과과과과광!!!!"

"으아아아!!"

"피..피해라!!"

운석이 떨어졌을 때 퍼져나간 하얀색의 파도는 충격파로써 주위의 흙먼지들을 쓸어가면서 무시무시한 기세로 퍼졌다. 처음에 당한 열 폭풍은 단지 장난이었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흰 연기는 몸을 최대한 숨긴 이들만이 생명을 지켜주었다. 어정쩡하게 피한 이들은 충격파에 몸이 수평으로 잘라지거나 충격파에 같이 편승한 나무토막이나 돌멩이 같은 잡다한 물건에 맞아죽는 어이없는 모습이 생겼다.. 열 폭풍 때는 그리 죽은 이들이 없었지만 두 번째의 후속타인 충격파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30%이상을 죽음, 또는 신체 절단 같은 깊은 중상을 입히어 행동불능으로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죽은 이들은 대부분 그녀의 적들이었다. 그녀의 귀 큰 종족의 경우 상처를 입어 몸을 피하지 못한 이들만이 죽어버렸다. 그렇다고 그녀의 종족들이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유난히 예민한 청각덕분에 충격파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귀 큰 종족들의 귓가에는 핏자국이 선명하였다. 아마 고막이 파열되었으리라...

열 폭풍과 충격파가 등뒤로 사라졌지만 한참을 그녀는 일어날 생각이 나지 못했다. 고개를 드는 순간 펼쳐진 지옥의 참모습을 보기 싫어서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녀는 현실을 회피할 수 없었다. 충격파가 들이닥칠 때 그녀는 다행이 귀를 다치지 않아 주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참혹한 비명소리에 진저리를 치던 그녀는 용하게도 아직까지 손에 쥐여진 칼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대부분이 패닉 상태에 빠진 마당이니 전투는 무리였으니 그녀의 행동은 특이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키이잉 키이잉 키이잉"

멀리서 마치 금속이 마찰하는 듯한 거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뭔가가 온다!! 그녀의 모든 감각이 한목소리로 말해주고 있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은 운석이 덜어진 방향..그곳에서 자신들을 행하여 어떤 존재들이 오고 있었다. 상처 입은 종족은 다른 동물의 먹이요! 인간에게 걸리면 노예가 되어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장난감이 될 것이다.

이렇게 죽을 수 없다!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서 들리는 목소리였다. 전투에서 피를 나누며 싸우는 적들에게 목숨을 잃은 것은 당당한 죽음이지만 힘이 빠진 상태에서 비참하게 죽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검을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켰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그녀는 주위를 한번 쳐다보았다. 역시나...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녀 외에는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처참한 모습에서 운석이 떨어진 장소.. 기이한 금속성이 들리는 장소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도 처음보다는 미약하지만 강한 빛이 운석이 떨어진 장소에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 직접적으로 운석은 보이지는 않았다. 대신에 빛을 등지고 서있는 대략 2-3m정도의 거대한 거인들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운석이 뭔가 알겠지요? 진의 수송선입니다^^ 참고로 열 폭풍은 대기마찰과 수송선의 엔진의 열이 공기를 달구어 놓은 것이 수송선의 대기압 덕분에 사방으로 퍼져나간 것입니다. 그 뒤에 나온 충격파의 경우 수송선의 충돌 에너지보다 착지 직전의 에어 부스터를 작동시켜 초 브레이크를 건 것이 착륙과 동시에 사방으로 퍼져나간 것입니다. 정확히는 수송선과 대기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한 것이 높은 압력덕분에 사방으로 마치 칼날같이 퍼져나간 것이 위에서 나온 충격파... (-파이브 스타 스토리- 인용^^ 좀 살을 붙였습니다.)

음.. 솔직히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양해를... 전 물리학도가 아니어요 ㅜ.ㅜ 그냥 그렇듯 하다라는 생각에 쓴 것입니다.

음.. 좀 억지인가?

아 참고로 1km의 운석이 떨어질 때 나는 파괴력은 원자 폭탄 수천개의 폭발 위력, 수년~수 십년간 기후에 변동 생긴다고 하네요.. 음.. 질량은 어떨지 몰라도 속도는 수송선등 우주선들이 더 빠르니..-.-+(쓸모있겠어!!) 만약 10km이상이라면 원자 폭탄 수백만개의 폭발 위력, 모든 생물의 60%를 절멸시킨다는데 그럼 수백km에 이르는 만마전을 돌진시키면은??

문제 있음 리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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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중국(콜로니)에서 만들어진 제 2세대 함 경비 목적의 2족 보행 병기, 신장(神將)2-A1 이제는 완벽하게 퇴역한 물건으로써 상당한 골동품의 가치를 지녔다. 나기와의 접촉 전에 만들어진 기종이라 반 유기체인 전자 뇌와는 다르게 AI가 탑재되어 있는 제품으로 겉모습은 머리와 몸이 일체형에. 상당히 육중한 모습이었다. 가장 앞부분에는 가시광선. 자외선 등 모든 복합적인 자료를 GPS처럼 중첩하여 제법 정확한 시각모드를 내장하고 있었다. 몸통의 경우 지면과 거의 수평방향으로 향하여 있어 실제 크기보다는 매우 낮아 보였다. 평시 높이는 2.4M이며 양팔에는 함 경비가 목적이기 때문에 레일건은 고사하고 소구경의 전열화학포도 아닌 구식중의 구식인 화학무기가 장착되어 있었다.(위력이 강한 경우 중요기관을 보호하는 방벽까지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본장착무기는 미국제를 카피한 7.62mm미니건의 개량형을 장착하고 있어 구형이라고 무시하기 쉽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비록 다른 나라(콜로니)와는 기술력이 떨어지지만 완전 무장형의 화력은 장갑보병의 50%에(화력만) 다다른다. 과거 엄청난 대량생산으로 유명한 이 기체가 지금 떨어지는 수송선에서 밖으로 분리되었다. 정확히는 외부에 부착되어 있던 것이 초 브레이크의 충격에 자동적으로 분리된 것이었다. 따라서 충격에 휩싸인 수송선과는 별개로 지면에 닿는 것과 동시에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기만한 동작을 보여주었다. 진이 이들에게 내린 명령은 단 하나였다.

- 착륙한 지점부터 수송선의 5km이내의 위험이 감지되는 모든 생물에게 경고와 함께 물러서지 않은 경우 말살시켜라!-

명령을 받은 신장은 착륙 시 문제가 발생한 2기를 뺀 나머지 수백에 다다르는 숫자가 수송선을 중심으로 사라졌다. 신장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였다. 일단 지금 함 경비목적으로 쓰는 것은 신장보다 더 소형에 더 강한 화력, 기동성을 가진 '백혈구'라는 제품을 쓰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백혈구는 에너지를 외부조달형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그에 반하여 신장은 좀 구형(?)이지만 자체적으로 활동 할 수 있으며 장비의 단순함에 의한 강인함은 다른 제품과는 비교도 될 수 없었다. 또한 이미 폐기처분용이라 한번 쓰고 버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지금 그들이 지금 가는 곳은 상당한 숫자의 생체반응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물론 모든 신장이 그곳으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모여 있는 장소의 생체반응보다는 적은 숫자이지만 꽤 많은 숫자의 강한 생명들이라고 예상되는 존재들이 이곳 저곳에 분포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쪽에도 확인을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뒤쪽에 있는 에어부스터를 이용하여 몇 번의 점프로 순식간에 도착한 이들은 빠르게 진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눈앞에 자신들을 보는 생명체들을 확인하면서 한기의 신장의 머리 한 쪽 부분이 솟아 나왔다. 솟아 나온 부분에서 돌연 붉은 색의 액체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 액체 줄기는 순식간에 신장과 대략 100m의 사이를 두고 앞에 있는 종족들 사이에 선을 그었다. 그리곤 기마 자세를 취한 다음 양손의 미니건을 들어올렸다. 발사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발뒤꿈치에서 지지대가 나와 땅속 깊숙이 박아놓아 충격에 대비하였다.

"기기기기잉잉잉잉잉!"

미니건의 6본 총신이 미친 듯이 회전하기 시작하였다. 신장이 뜻은 지구를 아는 종족이라면 분명히 알 수 있는 행동이었다.

붉은 색 선을 넘으면 죽는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이들은 회전하는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모르고 있었다.

 ◆ 먼저 움직인 것은 돼지머리 종족이었다. 귀 큰 종족의 경우 충격파에 의해 대부분 너무 밝은 귀에 상당한 충격을 받아 몇몇을 빼고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인 반면 그에 반하여 돼지머리 종족은 상대종족의 경우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대신 전체 1500에서 전투와 충격파들에 희생된 약 1000명을 빼고 살아남은 이들 대부분이 움직이는데 무리가 없었다. 돼지머리 종족은 방금 전 엄청난 자연(?)현상의 방향에서 돌연 괴물체들이 나타나자 흥미를 느낀 듯 다른 이보다 더 엄청난, 덩치 하나가 몸을 일으켜 금속이 마찰하는 기괴한 소리를 울려대는 존재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야행성이기 때문에 괴물체의 뒤쪽에서 나는 빛 때문에 너무 눈부셔 정확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니 그 괴물체들은 보기에도 두터운 금속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돼지머리는 슬쩍 자신의 갑옷을 보았다. 인간에게 뺏은 그의 갑옷은 자신에게 유용하기는 하지만 매우 불편하였다. 인간들과 자신들의 체형이 전혀 다른 이유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존재들의 몸을 가린 갑옷을 보자 자신에게 대충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은근히 욕심이 돌았다. 전방에 있는 존재들이 위협적인 소리를 내고 있지만 자신에게는 아군이 500이나 남아 있었다. 비록 아직 처음의 적들이 남아 있지만 대부분이 쓰러진 상태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눈앞의 존재들을 모조리 죽인 다음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돼지머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붉은 색의 선에 다가설수록 금속마찰음이 점점 강해져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자신에게는 수백의 동료가 있다는 자신감에 주어진 칼을 다잡고 붉은 색 선을 넘었다!

그 순간!!

"투투투투투투투투!!!!"

순식간에 엄청난 소리와 함께 분당6000~8000발의 탄환이 붉은 색의 레이저 광선 같은 빛줄기를 만들면서 선을 넘은 돼지머리 종족을 말 그대로 산산조각을 내어버렸다. 앞장 선 자신들의 용감한 종족이 갑작스런 붉은 색의 광선과 엄청난 굉음으로 죽어가자 흥분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동족을 죽인 이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돼지머리들이 몽둥이와 녹슨 칼등을 들면서 기괴한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갔다. 앞장선 동료의 뒤를 따르는 것은 돼지머리 종족의 율법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수가 많아도 이곳에 온 신장의 숫자는 40이 넘었고 한기 당 각각 2정씩의 미니건을 장착하고 있었다. 대략 80이상의 미니건이 존재한다는 말이 되었다. 신장들은 조용히 기다렸다. 명령을 받은 것은 붉은 색 선을 넘는 존재들의 말살이었다. 거의 500이상의 존재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무기를 들며 멧돼지처럼 돌진하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위압감을 조성하였다. 하지만 AI가 긴장할 일이 없는 것은 당연.. 적들이 붉은 색 선을 넘는 것을 확인한 신장은 주위에 있는 신장들과 동시에 미니건을 발사하였다.

"투투투투투투투투!!!"

발사되는 숫자만큼의 탄피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순식간에 수천 발이 쇄도하자 붉은 선을 넘은 돼지머리 종족들은 추풍낙엽같이 쓰러졌다. 신장에 탑재한 AI는 내장된 사격통제장치의 덕분에 아주 효율적이고 잔인하게 학살을 하기 시작하였다. 탄환이 발사하는 소리에 묻혀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돼지머리 종족들은 탄환이 몸에 박힐 때만 그 충격으로 마치 춤을 추는 인형처럼 온몸을 흔들며 죽어갔다. 온몸이 박살이 나면서 사방으로 튀어 오른 엄청난 양의 피들은 온 대지를 적시며 새벽녘의 상쾌한 공기대신 진한 피비린내를 풍겼다.

 ◆ 귀 큰 종족의 하린은 지금 눈앞에서 장난처럼 쓰러지는 자신들의 적이었던 존재들을 보면서 두려움에 떨었다. 시체까지 산산조각 내는 장면을 본 그녀는 뒤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종족은 대부분 아직 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었다. 이제 저들을 죽이면 그 다음은 자신들일 것이다!! 위기감에 아직까지 쥐고 있는 칼을 들어올리며 간신히 일으킨 몸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아니 하려고 하였다.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잡을 때까지..

"멈추세요!"

잔인한 학살이 진행되는 지옥 같은 장면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안정을 느끼게 해주는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바라보았다. 보통의 귀 큰 종족과는 다르게 더 길다란 귀에 눈동자가 특이하게 삼각형이 두 개가 모여 사각형을 이루는 모습인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여자였다.

"정신을 차리셨군요.. 하지만 마스님... 지금 저들이 다 죽으면 이제는 우리들 차례입니다. 아직 저들이 살아있을 동안 힘을 합치면..."

"자세히! 다시 한번 보세요!"

마스가 가리킨 장소는 거의 학살당해 수가 급격히 줄어든 돼지머리 종족이었다. 온몸이 산산 조각난 시체들의 산에 얼굴을 찌푸린 하린은 마스의 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처음의 역겨운 장면도 계속 보자 어느 정도 면역이 되어 세세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끔찍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 시체들의 산은 처음 붉은 색 선에 집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붉은 선과 그 안쪽에는 시체들이 널려있었지 그밖에는 하나의 시체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하린은 그 붉은 색의 선이 무엇을 뜻하는 지 알았다. 즉 저 선을 넘어 온다면 죽인다! 라는 것이었다.

"저들의 정체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저 선을 넘는 이들 외에는 적대하지 않는 것 갔습니다...."

"마음을 읽을 수 없으세요?"

"글세요... 방금 전부터 시도를 해 보았지만 저들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치 인형처럼..."

마스의 말에 하린은 불안한 빛을 띠었다. 자신들의 종족이 눈으로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지만 자신들보다 상위의 존재인 마스의 경우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런 살육이 난무하는 난전의 경우 정신적인 방어가 매우 약해지므로 거의 100% 읽을 수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정신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돌과 같은 무생물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주 정신 방어가 뛰어난 존재들뿐이었다. 그렇다면 눈앞의 이들은 정신 방어가 뛰어난 존재들일 것이다. 저렇게 주문도 없이 고등 마법(?)을 쉴새없이 쓰는 것으로 보아 그 생각은 아주 타당했다. 그러한 존재들이 하나도 아니고 수십 명이라니....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대부분의 귀 큰 종족들은 쓰러진 체 있었지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연신 그 학살 장면을 바라보는 둘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녀들 뒤에서 소리 없이 움직이는 존재가 있었다. 그 존재들은 약 40cm의 완벽한 구체의 몸에 8개의 다리가 달려있었다. 그중 4개는 걷는데 사용하지만 나머지 4개는 이상한 기구들이 달려 이었다. 그 존재는 총 10개로 시체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마치 게를 보는 듯한 그것들 중 하나가 원하는 목표를 찾았는지 동작을 멈추었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서로 의사 소통을 하는지 멈춘 괴물체에 다른 존재들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들 앞에 있는 것은 두 구의 시체로 보일 정도의 심한 상처를 입은 존재들 이였다. 하나는 귀 큰 종족이었고 또 하나는 돼지머리 종족이었다. 이들은 아직은 살아 있지만 귀 큰 종족의 경우 가슴이 움푹 들어가 있는 상태여서 폐에 피가 고였는지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다. 또 하나의 종족은 허리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 내장이 밖으로 나와 살 가망성이 없었다. 이런 두 구의 반 시체를 두고 원형으로 둘러싼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보행에 상관없는 나머지 다리를 들고 그 반 시체들에 덤벼들기 시작하였다. 잠시 그 둘은 고통이 있는지 연신 몸체를 떨었지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차디찬 진짜 시체가 되었다. 피범벅이 된 4개의 팔을 가진 괴물체들은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피묻은 상자 두 개를 가지고 빠른 속도로 어둠으로 사라졌다. 사라진 장소에는 두개골이 완벽하게 해체된 두 구의 시체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 보호 액이 사방으로 흘러내렸다. 수송함의 브리지는 한순간에 엄청난 양의 액체에 의해 물바다가 됐지만 공기 중에 노출된 액체는 순식간에 기화하여 환기장치에 의해 외부로 빠르게 배출되었다.

"쿨록..쿨록..."

폐 속에 들어간 보호 액을 몇몇을 빼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토해내고 있었다. 엄청난 충격을 버티기 위해 이중 삼중으로 보호 장치를 가동했지만 무식하기 짝이 없는 추락에 가까운 착륙에 모두 정신이 없었다. 특히 육체가 약한 세르피와 그 시종들.. 그리고 정체불명이 아르와 그녀의 시중을 들어줄 루미나와 키네라는 다른 이보다 더 괴로워했다. 아르라고 밝힌 그녀는 얼굴에 천을 쓰고 있어서 더 괴로워했지만 끝까지 벗지 않은 독함을 보여주었다. 대부분이 거의 쓰러질 듯한 모습에 작게 혀를 찬 진은 그래도 다른 이보다 정신을 차린 에프로슈네를 바라보았다.

"샘플은 확보했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오는 진에게 서운한 마음이 든 에프로슈네였지만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즉시 보고했다.

"쿨록..예..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쿨록... 연구목적으로는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진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샘플을 구하기 위해 이런 미친 착륙까지 했는데 구하지 못한다면 이만 저만 손해가 아니었다. 지금 진이 이야기한 샘플은 바로 이 행성의 관리자라고 말하는 존재들이 말하는 하늘의 방패였다. 그것은 이 행성을 마치 구름처럼 뒤덮은 것으로 만마전의 강력한 탐지장치로도 정체가 확인이 불가능하였다.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처음 박살난 위성들처럼 자신들도 그렇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정확한 정보가 필요했다. 위험을 등뒤에 놓고 무방비로 움직이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한 진이 선택한 것이 바로 행성 권에 진입하면서 샘플을 채취한다는 작전이었다.

자신들이 하늘의 방패의 정체를 물었을 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저들이 순순히 가져갈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가정에, 그 존재들이 정체불명의 능력을 써서 하늘의 방패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할 때 성급하게 최대 속력을 내에 돌진하였다. 물론 그들에게는 우리의 착륙방법은 이런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미리 해놓은 상태였다. 물론 이런 거대함이 돌입할 때 그런 속력을 내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그들이 함이 어떻게 행성 내로 진입하는 것인가를 모르는 이상 무사히 넘어갔다. .

그들이 구멍을 내는 순간 성급한 모습으로 돌진한 수송선은 아직 열리지 않는 하늘의 방패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해서 행성 내로 진입하였다. 그 모습을 본 그 존재들은 무모한 행동을 하는 진을 성급한 멍청이로 생각하며 비웃었지만 그 수송선이 하늘의 방패를 지나갈 때 포획장비가 나와있다는 것을 미쳐 발견 못하였다(2km에 이르는 수송선에 조그맣게 나와있는 포획장비를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발견하더라도 그것의 용도는 모르는 일이니..) 다행이 계획대로 하늘의 방패의 샘플은 구했지만 어마어마한 속도 때문에 그런 엉성한 착륙이 나온 것이었다.

 졸려.ㅜ.ㅜ.

근데 미니건은 좀 이상한가요? 차라리 벌컨포로 할걸 그랬나?

참고로 미니건은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구경 7.62 mm.

개틀링방식의 원리를 이용한 전동회전식의 6본 총신으로, 1분간에 6,000~8,000발의 탄환을 발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언젠가 이 미니건으로 자동차를 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았는데 밤에 찍은 것이라 그런지 마치 레이저 같더군요. 한눈에 반했음 @[email protected]/ 문제 있음 리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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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숲에 둘러 쌓여 있는 상당한 넓이의 노란색 소우(곡식의 일종으로 밀과 같이 주식으로 이용된다. 쌀과 비슷하게 생장에 많은 물이 필요하며 가루를 내어 반죽한 후 쪄먹는 것으로 빵보다 떡에 가깝다)밭을 바라보며 금년에는 비가 많이 와 예상보다 더 많은 수확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잡초를 뽑던 평범한 평민인 마크는 순간 주위가 어두워 졌다는 것을 느꼈다. 방금 전 까지 구름 한 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한 마크는 하루종일 굳은 허리를 펴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이구 허리야... 응? 비공정이잖아?"

며칠만에 한번씩 지나가는 비공정이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이!! 마크!! 지금 하늘 볼 땐가? 해지기 전에 끝내야지!!"

"알고있네!! "

멀리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의 재촉에 비공정에 관심을 끈 마크는 다시 허리를 숙였다. 그러는 동안 그의 하늘을 가린 그림자는 서서히 멀어져갔다.

대제국 '라고'의 42번의 비공정 '황혼의 천사'는 미속으로 전진하였다. 직경의 길이가 약300m 높이가 350m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에 팽이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중심부는 윗부분에서 아랫부분까지 관통한 거대한 통로가 있고 그 안에는 수십m에 이르는 거대한 구체가 수백 개에 이르는 수많은 지지대에 의존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연 그대로의 삐쭉 삐죽 솟아 나온 투박한 바위의 모습이었으며 그 외벽에는 주렁주렁 이상한 바위들이 매달려 있었다.

황제에게 황혼의 천사라는 이름을 받은 이 비공정은 최고 속력이 지구기준으로 시속300km의 빠른 속도로 전진할 수 있으며 자체 승무원 약700명에 수송 병력의 숫자는 천명에 이르렀다. 수송 물자는 약 1만 톤에 다다르며 마법사만 100명에 이르는, 만든 지 20년이 지나는 제국에서도 최신예(?) 비공정이었다.

참고로 비공정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든 최대 최고의 걸작품이었다. 마장기가 과거 유물의 카피라면 비공정은 전적으로 인간의 창의력으로 만들어진 존재였다. 바위산 하나를 통째로 잘라내어 엄청난 수의 마법진과 흡장석과 비슷한 능력을 내지만 효율 면에서나 크기 면에서 비교가 안되게 떨어지는 '크룸아늄' 이라는 금속으로 마나 흡수진을 만들어 공중에 띄우는 방식이었다. 물론 크룸아늄이란 금속은 상당히 많은 양이 존재하지만 제련의 어려움으로 미스릴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는 물건이었다. 더욱이 이와 같은 물체가 공중에 뜨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마법진만이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야금술을 포함한 엄청난 지식이 필요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소모하니 제국이란 이름이 붙는 나라에서나 간신히 만들 수 있는 물건이었다. 유리치안대륙에서 가장 강대한 제국이라는 '라고'조차도 수백 년 동안 계속 만들어 온 비공정의 숫자는 현재 고작 27대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 위력은 천문학적인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거대한 몸집 덕분에 천명에 이르는 병력을 기마병과는 차원이 틀리는 속도로 이동시킬 수 있으며 작은 전투의 경우 마장기만을 이동시켜 끝낼 수도 있었다. 단순히 위에서 바위를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공격이 되었다. 특히 적을 방어하는 성벽의 경우 대 비공정 무기가 없는 경우 단지 쓰레기에 불과하게 만드는 그 능력은 많은 나라에서 군침을 흘리는 능력이었다.

천천히 미속으로 이동하는 황혼의 천사의 가장 최상층은 몇 개의 탑으로 구성되어 마치 지상에서 보면 성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 최상층의 탑에서 한 남자가 수정구슬에 뜬 장면을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화려한 금발에 수염을 길게 길렀지만 고생을 별로 하지 않았는지 주름이 거의 없는 중년이었다. 화려한 순백색의 제복을 입은 이 남자의 어깨에는 제국 라고의 장군 급이라는 표시로 금실로 수놓은 두 개의 특이한 대도(大刀)가 그려져 있었다. 제국에서 제 4군단을 맡고 있는 이 중년을 다른 이들은 이렇게 불렀다.

-아드라스 비 루이치에리 후작.. 일명 철의 방패-

제국 군부에서 10손가락에 들어가는 강력한 권력을 손에 넣은 권력자이며 특히 검술에 관하여서는 별명과 같이 방어일변에 치중하는 검술에 순식간에 허점을 노려 찌르는 듯한 공격을 겸하여 실력만으로도 5손가락에 들어가는 황제파 중에서도 충성심이 높기로 유명한 이였다.

"아직까지 보고 계십니까?... 이미 끝난 일이지 않습니까?"

머리를 극적이며 생각에 잠긴 아드라스 사령관을 보면서 보좌관이자 루이치에리 후작가의 가신인 레모드 자작이 물었다.

"허참...아무리 봐도 조작한 흔적은 없는데... 자네는 그 거대한 운석이 정말 드래곤 때문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생각하나?"

후작이 보고 있는 수정구슬에는 검게 탄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의 주위에는 가히 지옥이라 표연할 만큼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특이한 것은 길쭉한 모양의 바위에는 초 고열에 의한 것으로 보인 직경이 약50m에 이르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몇 달 전 황궁에서 보내준 것이었다. 지난번 떨어진 거대 운석을 피드 비 아스프라스 공작의 조사대가 찍어온 영상이었다.

"그것이 무슨 상관이십니까? 이미지 마법은 거짓이 불가능 한 마법이지 않습니까?""

그가 말한 것처럼 이미지 마법은 거짓이 불가능하였다. 이미지 마법이란 마법사 자신이 보는 장면을 각인시키는 마법으로 회상만으로 수정구슬에 투영시킬 수 있거나 다른 이에게 전송시킬 수도 있는 유용한 마법이었다. 물론 자신의 상상을 각인시켜 가짜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세세한 모든 것까지 표현하기에는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로 인하여 투영시켰을 경우 많은 오류가 발생하여.(예로 가을을 표현했는데 봄에 피는 꽃이 있다는 등..) 가짜는 불가능하였다.

"그렇지...조사가 지연된 것도 보낸 이들이 모두 드래곤에게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있어.... 증거도 완벽하고... 그런데 자네, 그 마의 숲이라 불리는'란드르도'에 드래곤 레어가 있다는 소리는 이야기는 들었는가? 어떠한 문헌에도 그 망할 숲에 드래곤이 살았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참나... 문헌에 없다고 그것이 거짓이겠습니까? 애초에 그 숲에 드래곤이 살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습니까?"

상관이자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에게 약간은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자신의 부관을 바라보며 후작은 왠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후작의 가장 최악의 단점이 여기서 나타났다.

"안되겠어!! 레모드 이번에 수도에 들릴 때 휴가 좀 신청해 주게!!"

"....또 입니까? 위험합니다!!. 그곳에는 드래곤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쩔 수 없네.. 잠이 와야지.. 잠이!! 자네는 내 고통을 몰라!! 그리고 그 근방 전체가 드래곤의 레어라고는 생각지 않아! 피드공작의 부하가 무사히 다녀왔다는 것을 보면 모르겠나? 잔말말고 신청하게!!"

자신의 말만 한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이 있는 장소로 걸어나갔다. 그 모습을 본 레모드 자작은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당연히 모르지요..누가 궁금하다고 잠까지 설칩니까? 휴...다 좋은데 궁금한 것은 두 눈으로 확인 안하고는 못 베기는 저 성격만 고치면 정말 좋을 텐데...'

부관이 자신을 한심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후작의 마음은 벌써 란드르도에 가 있었다.

 ◆ "이것을 입으세요."

루미나가 아르에게 내민 것은 얇다 못해 손바람만으로도 날아갈 것만 같은 검은색의 옷이었다.

 "...이건 도대체..."

옆에서 같은 옷을 받은 세르피가 궁금하다는 듯이 주어진 옷을 이리저리 들어 구경하였다. 옷은 전신을 완벽하게 감싸고 있는 형태였다. 심지어 얼굴...

"바이러스등 위험한 병원균에 몸을 보호해주는 도구입니다. 이것을 착용하시지 않으시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일단 이것을 착용하시고 옷을 입으시면 됩니다."

"하지만...얼굴까지 가리잖아!! 이래서는 볼 수도 없다고..."

에르는 여전히 내키지 않는 듯한 목소리였다. 그에 루미나가 미소를 지어주며 말하였다.

"걱정 마세요. 저도 지금 착용한 상태인데요?"

그녀의 말에 세르피와 아르는 루미나를 보았다. 그녀의 겉모습 어디에도 자신들이 들고 있는 검은색의 옷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 주저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키네라는 잠시 한숨을 쉬며 말하였다.

"이것은 지구에서 최신기종입니다. 일단 착용하면 미크론 단위로 몸에 부착되면서 색이 없어집니다. 얼굴에서 눈은 물론 머리카락까지 코팅이 되니 착용 시 시각으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일단 착용하시면 식사에 의한 감염을 제외한 어떠한 병원균의 침입도 막을 수 있습니다."

키네라의 차분한 음성에 다른 이들은 이 옷의 성능에 감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이 입고있는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감탄하기는... 이봐요 공주님들! 이것은 당신들 병사들에게도 지급되는 물건입니다! 성능차이는 날지 몰라도...'

키네라의 생각대로 저 높으신 분들이 이런 물건을 착용한..아니 본적조차 없었다. 기본적으로 무균실에 가까운 우주선과 자신들의 모성만 있었던 그녀들에게는 처음 보는 물건일 것이다.

그녀들에게 이런 옷을 입히는 이유는 이제 이 우주선은 해체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우주선이 해체가 되면 피치 못하게 외부 공기가 유입되면서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물품이 지급되었다. 물론 이들이 감염이 되든 안 되는 상관은 없지만 진의 명예는 지켜주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감염에 인질이 죽는다면 증거는 없지만 나중에라도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라 충분히 전력이 완성되지 않은 지금 이 둘은 살려두어야만 했다.

지상에 착륙(?)한 수송선 헤르메스는 지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단 이곳에 얼마나 있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저 위에서 만났던 망할 놈들도 찾아야 하는 수송선의 정확한 장소는 알려주지 않았다. 자신들도 모른다나? 그들로써는 진과 자신들의 적을 부딪치게 할 생각이었으니 그리 쉽게 알려주지 않은 것이었다. 따라서 진은 이 행성 전체를 찾아야 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랄까? 떨어진 수송선이 진의 헤르메스와 같은 모델이었다. 그 크기를 생각한다면 어쩌면 쉽게 찾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인공위성을 쓴다면 단 몇 십 분만에 끝날 일을 하늘의 방패라는 들어도 보지 못한 이상한 존재 덕분에 엄청난 시간이 걸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수색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그동안에 지낼 진지 구축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분리합니다! 5, 4, 3, 2, 1, 분리!!"

잠시 오퍼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영석이 스위치를 보호하는 유리를 주먹으로 내려친 것과 동시에 전원이 꺼지면서 보조조명이 들어온 듯 붉은 새의 빛이 퍼졌다.

-내부와 외부에서 작업하는 모든 이들에게 알린다! 이제부터 헤르메스의 분리가 시작된다! 모든 승무원들은 충격에 대비하며 외부에서 작업하는 이들은 신속하게 대피하기 바란다! 다시 말한다 내부와 외부...-

외부까지 들리는 경고음에 작업을 하고 있던 수많은 이들이 신속하게 거리를 두었다. 과격한 착륙과 동시에 많은 부분이 파괴되어 어쩔 수 없었다. 원래 행성 내로 진입하지 못하는 수송선이었지만 약간(?)의 개조로 무사히 착륙.. 그리곤 수송선 전체를 기지로 만든다는 것이 초기 계획이었지만 처음 개조할 때 하늘의 방패의 채취를 위하여 이런 과격한 착륙은 생각하지 못한지라 내부 골격이 뒤틀려지고 상당수의 격벽이 열리지 않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차라리 수송선을 해체하여 쓸만한 부분만을 쓰자는 생각이었다. 원래 모든 우주선은 대량생산이기 때문에 각 부분을 블록처럼 되어 있어 큰 개조가 없어도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었다.

경고 방송이 한동안 나간 뒤 수송선은 서로 고정시켜주는 지지대의 분리로 인하여 수백 조각으로 나누어 졌다. 물론 내부에 있던 물자는 밖으로 모두 방출한 후였다.

분리가 된 수송선을 기지로 만들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일단의 장갑보병들은 외부로 나가 보호 장벽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성벽 따위는 아니고 수송선을 중심으로 직경6km에 이르는 철조망을 두르는 것이었다. 따라서 엄청난 길이지만 쉽게 진행되었다, 물론 이 철조망의 의미는 경고이고 진짜는 직경 4km에 이르는 철조망 안쪽에 세워지는 경보장치(?)들이었다. 간단한 용접과 자제를 옮기는 소리, 작업하는 이들의 소음으로 해서 수송선 주위는 불빛과 소음으로 가득하였다.

 이번 화는 그저 그렇게...

이제부터...

판타지의 정설..

주인공은 파티를 짜면서 모험을 떠난다^^ 으흐흐흐..

덤비는 놈들! 니들은 다 죽었어!! -.-+

문제 있음 리플요...

=+=+=+=+=+=+=+=+=+=+=+=+=+=+=+=+=+=+=+=+=+=+NovelExtra([email protected])=+=

 미지의 세계 분리로 인하여 난잡하게 어질러진 수송선 주위에서 더욱이 사방으로 날아가는 곤충형 정찰기들 때문에 시끄러운 외부의 화면을, 실험실 한구석에 띄어놓은 영상으로 보면서 하얀색 가운을 입은 안경을 쓴 미인이 열심히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김수연소장님!! 또 글로 쓰고 계세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동안 아직까지 종이에 글을 쓰는 분은 박사님 빼고 본적이 없다고요!! 이러니 1세대가 구식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더군다나 종이가 얼마나 비싼 물건인지 아시잖아요!! 아시는 분이 꼭 천연 종이만 쓰시니 예산부에서 얼마나 눈치를 주는지 아세요!!"

보고서를 쓰는 그녀 옆에서 잔소리를 하는 이는 역시 하얀색 가운에 핑크 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소녀였다. 그런 그녀의 잔소리를 묵묵히 씹으면서 자신의 일만 하는 이는 진이 행성에 진입할 때 데려온 생물 연구소의 책임자였다. 지금 이들이 있는 곳은 수송선의 한 구석, 전투함에 상관없는 연구소가 있는 것이 이상하겠지만 모든 군단급의 함대에는 생물 연구소가 하나씩은 존재하고 있었다. 항해 중 가끔 새로운 생물이 살고있는 행성을 찾을 때마다 이 생물 연구소에 소속된 연구원들이 그 행성의 동식물의 샘플을 체취하며 달에 있는 중앙 연구소로 가져가 연구에 활용한다.

여담이지만 진에게 소속된 연구원의 경우 파격적인 연구비와 대우 때문에 위험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연구원들의 선망의 자리였다. 진이 이런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것은 진의 경우 그 샘플로 얻어지는 자료를 바로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기업(화장품, 의학등등)을 소유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연구원들에게도 그 혜택이 풍족하게 돌아갔다.

"잔소리 그만 츠키코!! 지금은 중요한 보고서니까 입 좀 닥치고 있어!! 이 보고서가 얼마나 중요한 보고서인지 알아!! 최상층까지 올라가는 보고서야! 회장님이 보신다고! 지금 잘 보여야만 내년 연구비가 빵빵 하다고! 젠장 가뜩이나 나연(나노머신 연구소)의 대머리가 작년 연구비가 50% 증액 됐다고 얼마나 자랑하던지 속이 다 쓰려 죽겠는데... 만약 보고서 부실했다고 내년 연구비가 깎이면 네 월급도 깎일 줄 알아!!"

백치미를 풍기는 외모와는 다르게 입이 거친 여자였다. 그녀의 협박에 시어머니 같이 잔소리를 퍼 붇던 츠키코라는 소녀(?)는 월급이라는 소리에 삐질삐질 미소를 지으면서 황급히 연구실 중앙에 있는 커다란 투명 통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 모습을 구경하던 나머지 연구원들은 항상 당하던 김수연 연구소 소장이 오랜만이 압승을 하자 재미있다는 표정이었지만 따끔따끔한 살기를 피우는 소장의 눈초리에 순식간에 자기 자리에 앉아 바쁜 척을 하였다. 그제야 안정을 되찾은 김수연 소장은 흘러내린 안경을 치켜올리며 보고서에 정신을 전념하려고 했다. 츠키코의 작은 혼잣말이 들리기 전까지...

"피! 이미 구해온 샘플이 하나 죽었으니 어차피 내년 연구비는 삭감이 분명한데 뭘....."

"이 쌍!! 야 너 거기 안서!!"

그녀는 들고있던 펜을 혀를 내밀며 도망가는 츠키코에게 던져 버렸다. 하지만 잽싸게 도망가는 그녀 대신 그녀가 앉아 있었던 의자만이 잉크에 더럽혀질 뿐이었다. 가뜩이나 두개밖에 구하지 못한 샘플 중 하나가 생명유지장치에 넣는 순간 죽어버려 속이 타는데 그 이야기를 꺼내니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것이었다. 더욱이 두 샘플은 한 종류가 아닌 서로 다른 종류라 대책을 세우는 것도 불가능한 순간이었다. 문제는 샘플의 조사를 명령한 이가 바로 자신들의 자금줄인 회장님(진-사업체에서는 회장으로 부른다).... 회장이 예산에 신경 쓰지는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도 밑에서 얼씨구나 하면서 팍팍 깎을 것이다.

 "소장님! 주신 샘플의 자료를 이용하여 육체의 복제를 시작하였습니...."

미남이지만 어딘가 경박스럽게 보이는 남자가 한팔 가득 자료를 안고 문에 들어서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발걸음이 멈춰졌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모두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이라 음산한 분위기의 출처를 마땅히 물어볼 사람이 없 자 할 수 없이 자신이 가져온 자료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에게 다가갔다. 물론 그 사람은 소장이었고 그녀는 지금 짜증이 한계치 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보고서를 쓰고 있었다. 신참인 남자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그녀 곁에 다가갔고 그 모습을 곁눈질로 본 연구원들은 온몸으로 필사적으로 말렸다. 하지만 그 남자는 경박스러운 외모와는 다르게 눈치는 굉장히 느렸다.

"쾅!!"

"우차!!.. 소장님 주신 샘플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지금 막 뼈 재생하는 것보고 왔는데 그들도 고등생물인지 뼈 구조가 거의 비슷하더군요.. 휴..수송선 분리 때문에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지 자기부상 판이 중간이 움직이지 않아서 여기가지 걸어왔다니까요...아! 그런데 소장님! 귀찮게 육체복제는 왜 하는 것입니까?.. 이거 돈이 장난이 아니게 들어가는데.. 소장님? 소장님!!"

남자가 책상에 놓은 자료들의 충격 때문에 그만 보고서에 멋진 펜 선의 삐침 흔적을 남긴 김수연 소장은 끓어오르는 분노에 이성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평소 그녀를 잘 아는 고참들은 슬금슬금 문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말 설비 부족으로 복제하는데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얼마나.."

"..야 이 새끼야...."

"예?"

"야 이 새끼야!! 내가 네 친구냐!! 이 자식아!! 어디다가 말을 걸어!! 그리고 그 자료 준 지가 언제인데 이제 고작 뼈 재생이야!! 너 지금 나 잘리는 거 보고 싶어서 일부로 그러는 거지!! 그렇지!! 너 그 대머리 소장(나노머신연구소) 사주를 받았지!! 그렇지!!! 그리고 지금 나 보고서 쓰는 거 안보여!! 엉!!!"

"켁켁. 소장..소장님 이 멱살...좀 그만 놔주시지요"

"닥쳐!!!"

아무것도 모르는 이 불쌍한 신입 연구원은 그녀의 화풀이 대상으로 30분 동안 죽도록 맞았다. 어느 정도 분풀이를 했는지 상쾌한 땀을 소매로 훔치며 니코틴이 제거된 담배를 한 물었다, 기분 좋다는 듯이 폐 깊숙한 곳까지 들여마신 그녀는 자신의 화풀이 때문에 바닥에 구겨진 체 누워있는 신입연구원을 잠시 바라보았다. 자신 스스로 미안했는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담뱃불을 껐다.

"험험.. 그래 아까 물어본 것이 뭐지?"

"아크크크크......에고.. 왜 샘플의 없어진 육체까지 복원 하냐고요..가뜩이나 수송선으로 가져온 장비도 적은데..."

하이힐로 찍힌 허리가 아픈지 연신 문지르는 신입이었다. 눈동자에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군대나 사회나 계급이 왕이었다. 때리면 맞는 수밖에..억울하면 관두면 되지만 이만큼 좋은 조건이 없으니 그저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불만을 품은 그의 생각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은 죄가 있는지라 자신이 약간 고개를 숙이기로 하였다.

"때린 것 미안하네. 흠흠.. 왜 육체까지 복원해 주냐고? 당연하지 않은 가! 회장님의 명령이니.."

"하지만 전혀 쓸모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가뜩이나 에너지도 현재는 주 동력로가 정지하였고 예비 엔진으로 얻어지는 에너지도 모자라는 판에..."

그의 푸념 같은 질문에 소장인 그녀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 회장님의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나 되었나?"

"예? 음..일본 13번 콜로니에서 3년 간 일하고 이번에 이곳에 온 것인데요?"

그의 말에 소장인 수연인 나직이 말했다.

"그럼 모를지도 모르겠군... 자네 잘 알아두게... 회장님의 기본 이념은 간단히 함축해서 '나에게 피해안주는 상대는 상대도 하지 않지만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이는 박살을 내버린다' 이네"

"하하..설마.....무슨 이념이....정말이세요?"

"그래.. 그러니 지금 이 샘플의 복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어차피 죽어야 할 존재였으니 우리들은 그에게 정보를 얻고 대신에 그의 육체를 만들어 주는 것이지!"

그녀가 가리킨 곳은 연구실 중앙에 있는 투명한 통이었다. 초록색의 액체가 가득 든 통 안에는 지금 뇌 하나가 무중력 상태인 것처럼 허공에 떠 있었다. 그 뇌는 수많은 코드들이 부착되어 있어서 마치 괴물을 보는 것 같았다. 통 외부에는 지금 뇌의 상태를 알려주는 수많은 영상이 떠 있어 지금 뇌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 저 뇌는 우리가 제공하는 꿈을 꾸고 있지..한 십년쯤 될 꺼야 저 뇌가 느끼고 있는 시간은.. 전자 뇌가 꿈처럼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 반응을 분석하여 언어와 생활양식, 이 행성의 전반적인 생태를 알아내고 대신 우리는 그에게 생명을 준다는 것이지."

"하지만 이미 죽어 가는, 아니 그때 상황은 몇 분 뒤에 완벽하게 죽는 이에게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쓰고 버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텐데..."

"뭐 회장님의 기본 이념이니 아랫것들이 어쩌겠나.. 지금까지, 지킬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서도 지켜지는... 아직까지는 절대적인 규칙, 뭐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고집일 테지만..."

"헤.. 전 회장님을 보지 못했지만 좋은 분인 것 같네요.. 더불어 상당히 멍청한 분이시네요? 그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는 사람이라니..."

비웃는 듯한 음성에 그녀는 창백해진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고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모두 나간 것을 확인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눈앞의 남자를 한심한 표정으로 보았다.

"잘 생각해 봐라 이 멍청아! 그 이념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상관없는 이를 끌어 들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한다. 여기까지는 매우 훌륭한 이념이지..하지만 뒷부분의 적이라면 박살을 내버린다.. 즉 앞에 문구에 충실하다면 당연히 뒤 구절에도 충실하다는 말이 되지!! 알겠냐! 재계나 정계에서 1세대들은 회장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지 '전 인류와 진이 서로를 죽이려고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진에게 붙는다'..... 회장님이 얼마나 무서운 인물인지 우리 같은 1세대들은 잘 알고 있지..(참고로 진을 미끼로 삼은 지구군의 사령부에서는 최인호만이 1세대이다. 나머지는 2세대) 그리고 너 말조심하라!! 거기 너희들도 잘 알아둬!!"

그녀가 가리킨 이들은 연구실에 남아있는 햇병아리들이었다.

"회장님은 추종자들이 굉장히 많아! 말 한번 잘 못하면 어디로 끌려가서 죽도록 맞아 죽는 사태가 일어날지 몰라!! 특이 1세대나 군인들 앞에서 멍청한 이란 단어를 한번 써 봐! 당장 네놈들 머리로 레일건의 탄환이 날아올 테니!!"

겁에 질린 신입을 한심한 표정으로 쳐다본 그녀는 다시 보고서 쓰는 일어 몰두하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섬뜩한 말이 연구실은 그녀의 펜이 종이 위에서 흘러내리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 "방금 곤충형 정찰기에 연락이 왔습니다. 두 개의 샘플 중에서 아직까지 살아있는 하나의 샘플에서 얻어진 정보와 동일한 약 600명 이상의 작은 집단을 확인했습니다. 일단 저희는 그들을, 샘플에서 얻어진 뇌의 정보대로 엘프라고 지정했습니다."

"엘프라..그들 종족을 부르는 이름인가?"

"예! 그렇다고 전자뇌는 판단하였습니다"

리셀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역할을 에프로슈네가 대신 하게 되었다. 지금 그녀는 진과 조커를 위시로 하고 좌우에는 군천등 5명의 노인과 장갑보병을 맡고 있는 크라스노프 소령 그리고 몇몇의 각 분야의 책임자들을 앞에 두고 커다란 화면 앞에서 설명하고 있었다. 화면에 떠 있니 장면은 신장이 수송선을 보호하기 위하여 친 붉은 선을 넘어온 종족을 학살하는 장면이었다.

"일단 이 종족들의 의상과 갑옷 그리고 무기들을 보았을 때 간신히 철기 문화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여기를 보십시오."

에프로슈네의 말과 함께 돼지머리 종족이 들고 있는 칼이 확대되었다.

"단순한 겉 표면으로 보아 담금질로 만든 것으로 판단합니다. 하지만 전자 뇌는 이 기술이 저 오크.. 아! 엘프의 뇌에서 얻어진 정보로 저 돼지머리 종족의 이름이 오크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제부터 저 종족을 오크라고 부르겠습니다. 계속해서.... 저 칼을 만드는 기술이 오크라는 종족의 기술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일단 갑옷의 경우 몇 명의 인물만이 착용하였지만 그 크기가 맞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이 신체보다 갑옷의 크기가 작았습니다. 더욱이 전투능력에서 오크의 주력 무기라 생각되는 몽둥이와 칼의 전투능력은 비교하기 힘드는 일..하지만 저 오크는 대부분이 전투능력을 상승시키는 칼이 아니 몽둥이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대치하고 있는 저 엘프라는 종족은 갑옷자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갑옷과 칼을 만든 이는 제3의 종족이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또한 이들은 서로 적대적 관계이며 이 오크의 경우 겨울을 날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 엘프의 부족을 습격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오크란 종족은 이곳에서 약 100km이상의 거리에 대규모의 집단을 이루어 살고 있으며 엘프의 경우 지금 수송선을 기준으로 약 10km의 거리에 부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그녀의 발언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대체적으로 하나의 행성의 경우 하나의 지적존재들만이 생존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둘 이상의 지적존재들도 우주에서 흔하지 않은 현상인데 3종족 이상이라니....

-그렇다면 이 행성의 전체적인 수준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

조커가 팔짱을 끼면서 물어보았다.

"예! 아마 지구로 판단하였을 때 약 천년에서 2천년쯤의 과거와 같을 것 갔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종족이 있다면 판단은 유보해야겠지요.."

"그렇다면 일단 그 발견된 종족을 만나봐야겠군.. 언어는 어떻게 되었나?"

"예! 구해온 엘프의 샘플을 이용하여 회화를 할 정도의 자료는 모아놓았습니다. 일단 언제라도 신체의 나노머신에게 주입 할 수 있도록 생체 나노머신에 입력시켰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오크의 뇌는 이동시 문제가 발생하여 폐기했습니다."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진이었다.

"어차피 오크라는 종족은 거리가 거리인 만큼 상관하지 않아도 되겠지.. 잘됐군..... 크라스노프!!"

"예!"

"정찰대를 조직하여 그 엘프라는 부족에 다녀오게! 일단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언지 자료를 찾아 그들에게 건네주고 서로 상대방의 장소에는 절대로 오지 않도록 약속을 받아오게!"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적대시한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하겠습니까?"

"적대시라..만약 적대적인 행동을 한다면...."

"......."

"이봐 에프로슈네!!"

"예?"

"우리가 그들에게 적대시 한 적이 있는가?"

진의 물음에 에프로슈네는 자료를 찾았지만 다행이 그들과의 접촉은 없었다.

"없습니다. 신장의 경우에도 엘프의 피해는 당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신장의 목적은 붉은 선을 넘는 이에 대한 저지였으니까요."

"그렇군....크라스노프!"

"예!"

"만약 저들이 먼저 적대적인 행동으로 인하여 위험에 처한다면 죽여!! 그것이 누가 되었던 다 죽여버려!!"

진의 단호한 답변에 부동자세를 취한 크라스노프 소령이 답변했다.

"알겠습니다!!!"

 잠와요....방학이라고 할 일은 산더미인데 잠은 하루 10시간씩을 자니...

방학 전에는 하루 5-6시간밖에 안 잤는데...ㅜ.ㅜ 설정집도 올려야 하고....헤요....

문제있음 리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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