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화 (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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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서둘러 회의실을 나선 크라스노프 소령은 연구실에 들려 미리 정보가 입력된 생체 나노머신을 자신의 팔에 주입하였다. 찌릿한 느낌과 함께 자신 몸 속에 있는 나노머신과 주입된 나노머신이 만나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은 느끼지 못하지만 그 엘프라는 종족의 언어와, 정보들이 자신의 나노머신 안에 기억될 것이었다. 잠시 그 기분은 음미하던 소령은 눈을 감은 체 엘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하였다. 들어온 정보가 언어 외에 그리 많지 않은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고개를 한번 끄덕인 크라스노프 소령은 연구실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에프로슈네의 명령이라며 큼지막한 상자 하나를 들고 있는 이데아가 있었다. 소령은 그 상자를 받아 안을 열어 보았다. 자신이 검색한 것과 내용물이 일치하자 자신의 수고를 덜어주게 한 에프로슈네에게 감사의 인사를, 앞에 있는 이데아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당부한 그는 분해된 수송선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호위를 데려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장갑보병들이 일손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수송선의 기지화를 위해 공병으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430분대 지금 완전 무장을 한 다음 수송선 엔진 분사구로 모이기 바란다!"

크라스노프 소령은 자신의 장갑보병 위에 앉아 내장된 통신기로 엘프의 마을까지 같이 갈 분대 하나를 불렀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저 멀리 몇몇의 기체가 몇 번의 점프로 순식간에 그의 기체 앞에 도착하였다.

『제430 분대장 강진석 준위 분대원들과 도착했습니다. 무슨 일 인가요?!』 장갑보병에 탑승한 상태라 그의 목소리는 통신기에서 흘러 나왔다. 만약 이곳이 정식 군대라면 당연히 밖으로 나와 부동자세를 취하여만 했지만, 이들은 개인의 사병(私兵)이 때문에 계급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원활한 작전을 위한 것뿐이라 그리 심하게 따지지는 않았다.

"나는 지금부터 이 행성의 문명을 이룬 종족을 만나기 위해 움직인다. 그대들은 나를 호위하고 만약 일이 발생할 경우 뒤처리를 하는 임무이다"

『명령을 받았습니다. 자 이제부터 우리의 임무는 호위다! 전 대원 다이아몬드 진형으로!!』 일단 장갑보병의 기본 편제는 분대의 지휘와 상위부대와의 통신을 겸한 분대장과 적 탐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고출력의 탐색기를 따로 장착한 정찰병이 한 명이 있었다.

공격으로는 80mm의 물질탄을 발사하는 레일건을 기본 장착으로 한 원거리 타격을 중심으로 하는 장거리 타격병 3명이 있었으며 이들은 정찰병과 같이 최전방에 위치하였다. 그 외에 엄청난 폭탄을 장비 한 폭탄병이 한 명 포함된다. 이들은 엄청난 크기의 건물 등을 폭파하는 것이 임무이며 교전 시에는 접근한 적에게 가장 강력한 타격을 주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나머지들은 기본무장이 8mm고속 레일건과 초진동 나이프를 이용한 접근전을 하는 일반보병(?)이었다. 물론 이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무기들을 따로 소유하였으며 분대원 전원은 권총형 레일건, 또는 8mm고속 레일건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었다.

분대장의 명령과 함께 분대장 뒤에 서 있던 9명이 크라스노프 소령을 중심으로 둘러쌌다. 제일 앞에 선 이는 당연히 정찰병이고 그를 중심으로 좌우에 한 명씩 그리고 가장 후방에 한 명 이렇게 3명의 장거리 타격병이 위치했다. 분대장의 경우 이들이 만들어 놓은 삼각형의 윗부분에 위치하였고 나머지 4명의 일반보병이 삼각형의 안쪽에 사각형을 이루었다, 폭탄병의 경우 삼각형의 아랫부분에 위치하였으며 크라스노프 소령의 경우 삼각형과 그 안쪽의 사각형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였다. 어느 정도 위치가 정해졌다고 생각한 분대장은 크라스노프 소령 쪽으로 메인 카메라가 붙은, 사람의 경우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을 끄덕였다. 그에 크라스노프 소령도 고개를 한번 끄덕이면서 관리실에게 연락을 하였다.

"여기는 크라스노프 소령입니다. 사령관님의 명에 따라 지금 제 430 분대원들과 출발하겠습니다"

적지와 마찬가지인 이곳에서 미리 보고 없이 이탈한 경우 행방불명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미리 보고를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일이었다.

『여기는 관리실! 크라스노프 소령님의 보고의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제부터 크라스노프 소령님은 제 430분대와 함께 2일간의 이탈을 허락 받았습니다. 귀하의 작전을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보고를 마친 크라스노프 소령은 자신들이 갈 방향인 수송선의 뒷부분으로 손가락질을 하였다. 분대장이 크라스노프 소령의 손가락을 보면서 먼저 이동하였다. 육중하지만 부드러운 소리가 장갑보병의 관절에서 울리며 발걸음을 옮기는 분대장을 따라 분대원들 또한 천천히 이동하였다. 이동을 하면서 분대원들은 크라스노프 소령으로부터 작전에 이용될 정보들을 입체영상으로 받아보았다. 10km에 이르는 거리였지만 그들은 엔진분사나 점프가 아닌 두발로 걸어가는 것에 그리 큰 불만은 없었다. 미지의 장소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사방을 경계하며 두 다리로 걷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지난 수십년 동안의 경험으로 질리도록 느끼는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 『마스터. 방금 크라스노프 소령이 분대원들을 이끌고 떠났습니다』 만마전의 엘디리아가 아닌 헤르메스의 전자 뇌(루미나가 쿠닉이라고 이름 붙인 뇌)의 목소리였다. 처음에는 수송선의 분리로 인하여 에너지 공급의 불균형이나 연구소등에 활용했기 때문에 함을 관장하는 일을 하지 못하였지만, 놀라운 빠르기로 기지화 되는 지금, 전자 뇌는 어느 정도 분리되었지만 각 부분을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어 지금은 진의 비서역할 등을 하고 있었다.

-음, 일단 기지의 안전을 위한 다음 하루라도 빠르게 수송선의 위치, 그리고 팔마를 건드린 놈을 찾아야겠지-

"걱정하지마, 일단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수송선을 찾아 살아있는 이들 구출하는 것이야! 팔마를 건드린 놈은 리셀등에게 명령 해놨지..."

조커의 음성에 진이 대답하자 이상한 점을 느낀 조커는 진을 바라보았다.

-리셀에게? 하지만 그들은 행성 내로 진입하지 못하지 않은가..정보수집에 어려움이 클텐데....-

"과연 그럴까? 예를 들어 우리가 이 행성 외각에서 만난 자칭 행성의 관리자란 놈들을 보게. 그런 놈들과 같이 팔마를 공격한 이는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우주에서 공격을 했다는 것만은 사실이지... 하지만 방금 우리가 본 그 두 종족은 우주는커녕 하늘도 날지 못하는 원시 종족이었네..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종족이 그렇게 발전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군..."

-그렇다면-

"그래.... 아마 그 자칭 관리자라 칭하는 놈들이나 또는 그들과 비슷한 놈들이겠지. 그래서 그놈들은 리셀에게 감시명령을 내렸으니 대충 그들의 근거지나 기타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있겠지...... 하지만 지금 우리들은 행성 내에 있기 때문에 알 수 없으니 팔마의 블랙박스를 해독할 때까지 우리가 할 일은 수송선의 생존자 수색과 기다리는 일밖에는 없지!"

진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한 조커는 의자에 앉아 약선의 진찰을 받고 있는 진을 바라보았다.

-그렇군...그보다 몸은 어떠한가? 수십 년 만에 결계 밖으로 나왔으니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뭐 그렇지... 그때 결계에서 무리하게 힘을 쓰는 바람에 아직도 후유증이 있지만, 아직은 버틸만하네.."

-일단 자네는 빨리 이 일을 해결하고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결계 속으로 복귀하는 것이 낳아.-

"이 일이 해결된 다음 당장은 아니라도 몇 년간은 그래야 하겠지..아직 준비가 미흡하니...."

-그렇지...-

 ◆ 『분대장님!! 전방 400m에서 이쪽으로 접근하는 생명반응을 확인했습니다. 생명반응을 분석한 결과 생명체의 크기는 약 4m!! 직립보행형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분대장인 강진석 준위는 수송선에서 약7km떨어진 장소에서 통신기에서 들리는 정찰병의 보고에 분대원들에게 경계태세를 취하게 하였다. 물론 크라스노프 소령이 계급이 높지만 지금 소령은 부대지휘가 아닌 중요요인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분대장이 지휘를 맡고 있었다.

"쿵!! 쿵!! 쿵!!"

잠시 뒤 외부소리에 드디어 생명체의 소리가 들렸다. 정찰병의 보고가 없어도 지금 오는 생물이 자신들을 목표로 온다는 것을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주위가 사람이 다니기에는 힘든 울창한 숲이고 금속이 아닌 생명반응이라 발견이 늦어 장거리 타격병 대신에 내부에 있던 일반보병이 앞으로 나왔다. 두 명은 8mm고속 레일건의 에너지를 충전하였고 다른 두 명은 만일을 위하여 초진동 나이프를 꺼냈다. 레일건 외부에 있는 충전 표시등이 점점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발자국의 소리도 점점 가까워 졌다.

"우찌끈!!!"

"구워워워워!!!!!"

기괴한 고함소리와 함께 사람 허벅지 만한 두께의 나무를 넘어뜨리며 등장한 것은 인간이었다. 다만 4m의 키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나타난 생물의 모습은 비슷하게 인간의 모습이었다. 분명 두 팔과 두 다리가 존재하였고 머리에는 두 눈과 코 입이 있었다. 하지만 차이점 또한 분명하게 들어 났다. 4m의 크기를 떠나서 비정상적일 정도로 우람한 상체에 머리카락이 존재하지 않고 대신 두 개의 자그마한 뿔이 나있었다. 길게 찢어진 입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와 온몸의 근육이 마치 갑옷처럼 둘러 쌓여 있는 이 생물은 아마 이 행성에서 상당히 높은 강력한 포식자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습을 나타낸 그 생명체는 적대적인 눈빛으로 사람 허리 만한 두께의 거대한 곤봉을 들며 엄청난 포효와 함께 달려들었다. 4m의 거대한 육체가 엄청난 속도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모습은 그 모습자체만으로도 공포에 질리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아! 시끄럽네! 도착해서 레이션이라도 먹으려면 빨리 처치해!!"

분대장의 그 말 하나로 이 숲의 상위에 위치하고 공포를 휘둘렀음이 분명한 저 거인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기이이잉...투투투투투투투"

가장 앞에 있던 장갑보병 중 일반보병 한 명이 무릎 쏴 자세를 취한 다음 8mm고속 레일건을 쏘기 시작하였다. 탄환 하나 하나에 집중된 에너지가 과거 수류탄 한방과 만 먹는 파괴력을 보여주는 8mm고속 레일건이 불을 뿜자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그 거인의 발걸음이 멈추어 졌다. 온몸을 파고드는 엄청난 고통에 몸부림을 쳤지만 잔인하게도 탄환은 거인의 주요장기가 있으리라 짐작되는 몸체보다 팔다리를 목표로 날아왔다. 아마 포획이 목적인 것 같았다. 탄환이 발사한 시간은 얼마 안되었지만 그 탄환의 도착지점은 엉망이 되었다.

"쿠어어어어어어어..."

"쿵!!!"

탄환의 세례에 견디지 못한 거인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탄환을 처음 맞은 자리에서 고통의 신음소리와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목표 침묵!!』 통신기에 들려오는 보고에 분대장 강진석 준위는 고개를 한번 끄덕인 다음 크라스노프 소령에게 통신을 연결하였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처리할까요? 아님 그냥 발신장치만 할까요?"

임무가 급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잡은 샘플을 즉시 포획, 운반하여 연구실에 넘겨줄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임무가 급하다면 이 샘플에 발신장치만 하여 보고한 후 회수반이 가져가게 하는 방법이 있지만 자신들이 직접 가져갔을 시에는 보너스가 나오므로 은근히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마음은 알지만 지금은 보너스에 연연할 시간이 없다! 지금 해야할 일은 사령관께서 명령하신 일!! 그냥 발신기나 장착하고 출발한다』 김새는 명령에 불만들이 나왔지만 사령관의 명령이라는 소리에 반항적인 행동은 하지는 않았다. 거인에게 레일건을 발사한 장갑보병이 뒷부분에 있는 엔진의 한 부분에서 사람의 주먹만한 크기의 발신기를 꺼낸 다음 무력화 된 거인에게 다가갔다. 엄청난 피 때문에 쇼크사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생명의 유무는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 무방비로 가까이 접근하였다. 그때였다!! 이제까지 거의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한 거인의 한 팔이 접근한 장갑보병을 목적으로 날아왔다. 마지막 힘을 다 모았는지 그 위세를 엄청났고 엉겁결에 그 주먹을 가슴에 정통으로 맞은 장갑보병은 몸체가 약30cm정도 떠서 2m거리까지 날아가 쓰러졌다. 무게가 5t에 가까운 기체가 충격에 나가떨어진 것이었다. 거인은 그것으로는 모자란다는 듯이 때린 팔로 몸을 지탱하며 일어서려 하였다. 하지만 뒤에서 180cm까지 늘어난 초진동 나이프로 목을 치는 장갑보병의 덕분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분대원들은 쓰러진 동료를 부축하면서 아직도 피가 흐르는 거인을 보며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들이었다. 당연히 가슴을 맞은 장갑보병은 무사하지만 8mm고속 레일건을 수십 발을 맞은 상태어서 움직일 수 있다니, 아무리 팔다리를 목적으로 했지만 2-3발은 몸에 맞았을 것이다.

"놀랍군...하지만 제군들! 우리들은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빨리 처리하고 임무를 수행하기로 하지"

크라스노프의 말에 정신을 차린 분대원들은 소령을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주었다. 이 놀라운 생명체를 그냥 죽였다는 것이 알려지면 연구원들에게 구박만 당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죽이거나 말거나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런 놀라운 생명이라는 것을 안 이상 좋은 샘플을 놓쳤다고 난리를 피울 것이었다.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욕만 먹을지도 모르는 일!! 어쩌면 다시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릴지도... 따라서 이 일은 묻어버리자는 소령의 말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분대장은 권총형 레일건을 꺼내 소이탄을 장전한 후 거인의 시체에 발사하였다. 충격에 약한 몸체에 둘러싸인 소이탄의 탄두는 시체에 접촉하는 즉시 화학물질을 쏟아내었고, 순간 최고 온도가 일만에 이르는 불꽃이 시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순식간에 시체의 뼈까지 태워버린 불꽃은 처음과 같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을 끝가지 보고있던 분대장 강진석 준위는 다급한 목소리의 정찰병의 목소리를 받았다.

"무슨 일인가!"

『약 2-3km전방에서 폭음을 확인! 미세하지만 폭음이 들리는 추정지역에서 연기도 관측되었습니다!!』 "뭐!! 폭음이 확실한가!!"

『예 지금 자료를 보내겠습니다』 정찰병의 말과 함께 그의 오른쪽 부분에서 한 장의 입체영상이 떠올랐다. 그 화면에는 확대한 연기가 나는 부분의 영상과 폭음의 기록이었다. 문제는 그 위치가 자신들이 지금 목표로 하는 곳과 동일한 좌표였다.

『강진석 준위, 속력을 최대한 높일 수 없나? 그 폭음을 확인해봐야 갰다』 그와 같은 정보를 받은 크라스노프소령의 음성이 들렸다. 그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하였다. 하지만 둘 다 엘프가 걱정되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막말로 그들로써는 그 엘프들이 전부 죽어버리면 협상할 것도 없고 더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폭음은 어떻게 해서라도 확인해야 하는 일이었다, 기록된 폭음이란 인위적인 폭발이었는데 이것이 가능하다면 이 행성의 문명은 예상보다 엄청나게 높아지는 것이었다.

"모든 분대원 지금부터는 부스터를 이용하여 고속으로 이동한다"

분대장의 명령에 분대원들은 들고있던 무기들을 단단하게 고정시킨 다음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그와 동시에 뒤쪽 엔진부분에서 분사구들이 튀어나왔다. 모두 준비가 뒨 것을 본 강진석 준위는 통신을 열어 외쳤다.

"점프!!"

 급하게 써서 좀 이상할지도...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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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까약!!"

"우하하하하 이거 대 풍년이로군!!!"

입고 있던 옷이 찢어져 알몸이 된 아름다운 녹색 머리의 여자 엘프의 머리카락을 쥐어 올리며, 실용성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화려한 금도금의 갑옷을 입은 두 눈이 찢어진 못생긴 젊은 모습의 남자가 외쳤다.

"하하 거 보십시오, 궁에서 나오니 얼마나 기분이 좋으십니까!! 오늘은 수확이 많으니 하나 골라잡으십시오, 왕께서도 수백에 이르는 엘프를 잡았다는 것을 아신다면 한 마리쯤은 뭐라 하지 않으실 겁니다"

화려한 갑옷의 남자 옆에서 염소수염이 난 빼빼 마른 중년의 아부였다. 하지만 그 아부가 기분에 들었던지 호탕한 웃음과 함께 그 남자의 어깨를 두들겨 주는 화려한 갑옷의 남자였다.

지금 이들이 있는 장소에서는 한창 살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힘 좀 쓸 수 있는 남자 엘프는 다 죽여버리고 쓸만한 어린 엘프나 여자 엘프를 닥치는 대로 잡아가고 있었다. 방금 전 장로라는 늙은 엘프가 정령술을 사용하였지만 궁에서 데려온 6서클의 화염마법사의 파이어 버스트 한방에 재가 되어 버린 다음에는 저항은 존재하지 않았다. 한쪽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두려움에 떠는 엘프들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 금도금을 한 화려한 갑옷을 입은 남자는 '하이아라스' 대륙에서(제국 라고가 있는 대륙 유리치안에서 동쪽에 위치한 대륙)최북단에 위치한 조그마한 왕국 '파이스'의 제1왕자였고 그 옆에서 아부를 떠는 이는 카를로스 백작이었다. 이들은 이틀 전 왕국의 수석마법사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그 마법사는 '위저드 아이'라는 마법으로 왕국 주위에 있는 종족들을 감사하는 일이 주 임무였다. 그런데 그 감시대상 중 가장 경계해야 할 종족의 하나인 엘프의 마을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며칠 전 유연히 마을의 전사라는 전사는 모두 집합하여 어디론가 사라진 모습을 포착한 것이었다, 이런 일은 좀처럼 없었기 때문에 흥미를 느낀 마법사는 좀더 시간을 들여 그 마을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마을을 떠난 전사들이 돌아온 것은 그 다음날 새벽이었다. 놀라운 것은 출발할 때는 거의 200에 가까운 숫자가 돌아올 때는 약50명 뿐 이었다. 더욱이 돌아온 이들도 만신창의가 되었는지 엘프 특유의 응급처치로 풀로 으깬 즙을 발랐던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그 장면을 유심히 본 마법사는 주저하지 않고 왕에게 보고하였다.

그 정보를 받은 왕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군대를 파견하였다. 다른 종족일 경우 어차피 토별을 하여도 다시 그 자리에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으니 괜히 토별 한답시고 병사들을 보냈다가 다치기로도 한다면 그야말로 손해가 막심하였다. 어차피 작디작은 왕국에 왕의 군대는 고작 5천 이었고 귀족들의 사병이라고 해 보았자 3천을 가까스로 넘는 소국에서 귀족들의 영향력을 견제해야 하는 왕의 군대로써는 한 명의 부상도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엘프는 달랐다. 모든 몬스터 중에서 엘프는 가장 값어치가 높은 존재였다. 여자엘프들을 노예로 팔아도 보통 미인이라고 하는 노예보다 수십 배 더 받을 수 있고 가장 값어치가 없는 아이들도 엘프의 경우 보통 사람 성인보다 더 높게 나갔다. 더욱이 남는 엘프는 자신들을 따르는 귀족에게 선물로 전해주어 왕은 '너희들을 잊지 않고 있다'라는 확인도 해주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이래저래 남는 장사지만 자신들이 눈독들인 엘프마을은 그 수가 800에 이르는, 엘프 마을치고는 거대한 곳이었다. 엘프 자신들의 안마당이라 할 수 장소에서 저 정도의 숫자와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물론 자신들의 병사를 모두 집어놓으면 어떻게 되겠지만 그 희생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또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므로 손해라, 이제까지 감사만 한 곳이었다. 그런데 전사라 칭할 수 있는 이들이 대폭 감소된 지금은 그저 맛있는 먹이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그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지금 이곳에 제1왕자인 치라스 왕자와 2천의 병사들이 모인 것이었다.

 ◆ "죽어!!"

하린의 이가 다 빠진 허름한 칼이 자신을 목표로 날아온 롱소드의 주인의 목을 베였다. 오크를 베면서 뼈등에 의해 빠진 날을 고치지 않아 살을 벤다는 것보다 찢는다는 것이 알맞은 표현이었다. 피가 묻지 않게 시체를 발로 차버린 하린은 피곤한 표정이었다. 오크와의 전투를 끝내고 죽은 이에 대한 장례를 치르면서 편히 쉬지 못한 상태였다. 더욱이 지금 온몸은 크고 작은 상처들 때문에 점점 체력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그녀 뒤에는 저 인간들이 갑작스럽게 쳐들어오면서 두 다리를 다친 마스가 쓰러져 있었고 쓰러진 마스 옆에는 아직 잡혀가지 않은 어린 소녀엘프 4명이 두려움에 떨면서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이 초기에 서둘러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서 벗어나 부족의 나무들의 가장 외각까지 빠져 나올 수있었다. 어차피 엘프의 집은 나무를 변형한 것이라 외각에 있는, 엘프가 살지 않은 나무와 차이점이 거의 없었다. 그동안에 4명의 인간을 만났지만 일반병이라 쉽게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전사인 그녀도 인간의 기사급에는 순식간에 목이 잘려나갈 것이다. 지금은 부족의 넘쳐나는 엘프들을 한명이라도 놓치지 않게 하려고 포위를 주로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색을 하기 시작할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탈출을 하려면 바로 주위를 돌아다니는 병사에게 걸릴 것이었다. 이곳까지 올 때는 어떻게 기습으로 소리를 지르기 전에 처리했지만 지금쯤 시체가 발견되어 경계가 강화될 것이니 힘든 일이었다. 이제는 탈출만이 부족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지만 마땅히 근처에는 엘프 마을이 없었다. 근처에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존재하여 전사가 아니라면 위험하기 그지없는 장소, 더욱이 지금 자신은 지쳐있는 상태이고 상처 입은 한 명과 어린 엘프4명이나 이끌어야 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스만은 저들의 손에 미치지 않게 해야했다. 그녀는 부족에서 한 명밖에 없는 하이엘프.. 결코 저런 더러운 인간의 손에 넘어가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훌쩍..... 하린.. 저희는 두고 가세요...지금 상태로는 저희는 물론이고 마스님이랑 하린까지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저희는 잡혀도 죽을 염려는 없지만 하린은 전사계급이니 반드시 죽음일 당할 것입니다. 더욱이 마스님은 저 인간들의 손에 넘어가면 안되잖아요..."

어린 엘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냉철한 말이었다, 그 어린 엘프의 말이 지금으로써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은 알지만 하린 그녀로써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걱정하지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너희들과 마스님은 절대로 넘겨주지 않아!! 저 더러운 인간들에게는!!"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하린은 소리 죽여 우는 엘프를 안아 토닥거려 주었다. 말로는 장담했지만 그녀는, 아니 다른 엘프들도 그녀의 말이 힘들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나직이 한숨을 쉰 하린은 움직이기 위해 몸을 숨기고 있었던 나무 안에서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병사들이 2-3명씩 짝을 지어 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위급한 상처를 입은 마스에게 응급처치를 해야해서 멀리 가지 못한 것이 지금 그녀들의 목줄을 죄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애써 자위한 그녀는 탈출로를 생각하기 위해 마을과 숲의 경계인 공터를 지나 울창하게 펼쳐진 숲을 바라보았다. 저기까지 만 간다면!!!

'........응?'

몸의 정신을 모두 시력에 모아 주위를 세심하게 살펴보던 그녀는 자신과 반대쪽에 있는 울창한 숲 사이로 그것을 보았다. 바로 자신들의 적을 없애준(?) 거인들을....... 비록 그때와는 다른 형태였지만 그 거인 특유의 금속질감의 옷(?)을 보았을 때 거인의 한 종류라고 그녀는 판단하였다.

"...어째서 저들이!!!"

그녀는 그때의 엄청난 마법을 잊지 못하였다, 단 몇십 명으로 수백 명을 학살하는 그 장면을, 혹시 저들이라면... 그녀는 순간적으로 마음을 다짐하였다, 어차피 지금 있는 곳에서 모두와 함께 탈출은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저들이라면....

그녀는 결심했다. 저들에게 도움을 청하던지 아니면 저들을 방패막이로 하고 도망간다고.

"자!! 예들아 내가 신호하면 저 숲으로 있는 힘껏 달리렴!! 알았지?"

하린은 어린 엘프들의 대답을 듣지 않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마스를 업어 자신의 옷가지를 조금 잘라 그녀와 자신의 허리를 묵었다. 잠시 엘프의 신 '산드리아스'에게 기도를 드린 후 전신에 힘을 모았다.

"뛰어!!"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어린 엘프들이 허공을 박차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근처에 있던 병사가 호각을 부르는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렸다. 예상보다 빠른 대응에 눈가를 찌푸린 하린은 자신도 허공을 박찼다. 역시 엘프라는 소리가 나올만한 몸놀림이었다, 한 명을 업은 상태에서 약 2m의 위쪽에 있는 가지를 발판 삼아 순식간에 먼저 출발한 엘프들을 따라잡았다, 이제 숲과 거리는 약100m 어린 엘프들이 전력을 달린다면 금방 인 거리였다. 하지만 뒤에 있는 인간들이 자신들을 그냥 보내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어느 정도 아이들의 보조에 맞추느라 속력을 조절한 하린은 뒤를 돌아보았다. 마을의 전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수많은 엘프들이 죽어있었고 나머지 엘프들도 강철로 된 구속구가 채워져 있었다. 대충 보아도 도망간 이들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녀의 생각대로 도망친 이들은 대부분 포위망을 확실하게 만든 초기에 도망친 이들이 대부분이라 한 두명을 빼고는 거의 잡혀졌다. 잡혀있는 이들의 눈망울에서 격려하는 눈빛을 받은 하린은 눈물이 나왔다. 지금 누가 누구를 격려한다는 말인가! 이제부터 저들은 정신적, 육체적인 시달림을 받을 것이었다. 그것도 이변이 없다면 죽을 때까지 영원히... 그런 그들이 부족을 버리고 친구들을 버리고 부모를 버린 자신들을 응원하다니!!

 "젠장....젠장..젠장!!!"

엘프치고는 풍부한 성격의 하린은 연신 젠장을 외치며 있는 힘껏 달렸다. 평소 한순간이면 건너던 공터가 오늘은 그 끝이 없는 평야 같았다. 그녀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4명의 인간이 보였다. 자신이 최상의 몸 상태에서도 일대일로써는 죽어도 이지지 못하는 존재들... 기사라 불리는 인종들이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몸값을 받을 목적으로 화살을 쏘지 않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좀 빨랐어!!!"

하린의 외침과 동시에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공터의 끝이 보였다. 슬슬 자신이 목표로 하는 그 거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들이 그때처럼 공격해 오지만 않기를 빌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들의 신인 산드리아스는 그녀의 기도를 외면하였다. 어쩌면 신은 자신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녀는 드디어 숲의 끝에 왔고 목표의 거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였다. 하지만 그 거인의 가슴이 열려있었고, 그 열린 곳에서 인간들이 무언가를 먹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만이 아닌 다른 거인에서도 한 명씩 인간이 자리를 잡아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그때서야 자신의 기억 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강력한 인간의 몇몇은 강철로 만든 거인을 타 엄청난 힘을 휘두른다고...하지만 그때들은 강철의 거인은 키가 5m에 이른다는 소리가 있어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작은 거인을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일......

"철푸덕..."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눈앞의 인간들과 저 뒤에서 오는 인간들은 아마 한패일 것이다. 이제 자신들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자신은 전사라 죽이거나 세뇌가 되어 저들의 방패가 될 것이며, 어린 엘프는 성노리개로 일생을 보낼 것이고 하이엘프인 마스는 그 희소성으로 귀족이라는 인간들의 상위종족의 노리개나 마법사의 실험동물이 될 것이다. 아니면 인간들의 속설에 하이엘프의 피를 마신다면 불로 불사한다는 소문대로 죽을 때까지 피를 바치는 신체가 될지도...

그녀는 자신의 뒤에서 쫓아온 기사들에게 잡힐 때도 반항하지 않고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저 멀리 뒤에서 보고 있던 엘프들도 절망감에 휩싸였다, 체념하고 실 풀린 꼭두각시 마냥 쓰러진 하린의 귓가에 예상 밖의 인간 기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놈들은 누구냐!!"

 ◆ 크라스노프를 중심으로 한 분대원들은 저 지구인과 똑같이 생간 종족에게 들키기 전 30분전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숲에서 모습을 숨기며 자신들의 목표를 살펴보니 이미 잿더미에 예상 밖의 새로운 종족이 그 엘프라는 종족을 잡아가고 있었다. 엘프의 언어를 이식한 크라스노프 소령이 옆에서 간간이 들리는, 훌쩍이는 엘프의 언어를 해석해 주지 않아도 분대원들은 남자들을 죽이고 몇몇의 여자엘프를 강간하면서 잡아가는 모습에 노예 사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흥미가 없었다, 노예사냥이라는 것을 보고 분노의 일격을 가하기에는 이들은 너무 차가워진 상태였다. 또한 새로운 종족의 출연도 그리 흥미가 일어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인간과 비슷한 모습의 종족은 전 우주에 널리고도 널렸다, 이미 새로운 종족이 있다는 것을 크라스노프 소령에게 들은 분대원들은 관심이 없었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저 엘프를 잡아가는 사람들이 전부 남자라는 사실에 흥미가 있었다. 보통 전 우주에 있는 종족들은 몇몇 특이한 종족(예로 지구인)을 빼고는 여성상위 사회였다. 저 엘프라는 종족도 알아낸 정보로는 여성상위 종족이었다. 그런데 무기를 든 종족은 남자상위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동안 그 폭발을 일으킨 물건을 찾던 일행은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은근히 배가 고픈 분대원 한 명이 분대장에게 통신을 연락하였다.

『대장! 밥이나 먹죠!! 언젠가 또 한번 쓰겠지요!! 그때 체크해도 충분하잖아요. 어차피 저희들이 저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이상 휴식을 취하면서 점심이나 먹죠!』 그 대원의 말이 분대장인 강진석 준위는 얼굴을 돌려 시간을 알아보았다. 마침 시간은 1시에 가까웠다. (참고로 이행성의 하루는 지구시간으로 25,6시였다) 아침부터 익숙하지 않은 공병의 역할을 수행한 부대원들의 피곤함을 생각한 분대장은 크라스노프 소령과 통신을 연결하였다.

"어떻게 할까요? 저희들이 저곳에 참가하지 않으니 아침부터 일한 분대원들의 휴식을 명하고 싶습니다. 식사시간도 가까워지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그것이 낳을 것 갔습니다만..."

『음. 그렇군..자네 뜻대로 하게! 어차피 억지로 알아내지 않을 바에야 쓸 대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 편이 낳겠지!』 "감사합니다. 전 대원 30분간 휴식을 취한다. 하차는 하지말고 해치만 연 상태에서 식사와 휴식을 하도록!!"

『우우우우우우!!』 "그것이 싫다면 알약(한끼 분량의 영양분을 농축한 알약)으로 때우는 수 가있어!!"

분대장인 그의 협박에 분대원들은 침묵 할 수밖에 없었다. 식사는 영양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미각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일과였다. 그런 중요한 행사를 단지 영양이라는 측면의 알약 하나로 때우라는 것은 그들에게는 고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장갑보병을 원으로 모이게 한 다음 해치를 열고 열어진 해치에 걸터앉아 내장된 레이션을 꺼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아시아인들이라 레이션은 밥을 위주로 한 식단이었다, 분대장인 강진석 준위는 평소에 준비한 고추장을 밥 위에 놓고 준비된 반찬을 몽땅 섞은 다음 한 입 가득히 넣었다. 다른 이들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였다, 죽은 엘프의 피비린내가 나고 강간을 당하면서 지르는 고통의 비명이 들려도, 피에 젖어 살육의 쾌감으로 미친 듯이 웃는 병사의 웃음소리도, 분대원들에게는 아무런 흥미도, 영향도 주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무서운 광경일지도 몰랐다.

한참 열심히 밥을 먹던 분대원들의 한 명이 고개를 들며 갸웃거렸다.

"어라? 대장! 저기 누가 이곳으로 열심히 오는데요?"

그의 말에 밥을 먹던 분대원들의 시선이 엘프마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다급한 표정으로 한 명의 엘프를 업은 여자엘프가 4명의 어린 엘프들을 데리고 빠른 속도로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는 분대원들 이었다, 그 엘프들의 뒤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남자들이 있었다. 상반신을 두터운 갑옷으로 감싼 그들은 커다란 칼을 들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아마 저 엘프들을 잡기 위한 병사로 보였다.

"근데 저 엘프는 왜 이쪽으로 오는 거야!! 젠장!!"

한 분대원이 한가득 밥을 입으로 밀어 넣으면서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의 투덜거림과는 상관없이 정신 없이 달라던 그 엘프는 드디어 분대원들이 쉬고 있는 장소 가까이까지 접근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분대원들을 보면서 절망의 눈빛을 내었다. 그리곤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허탈하다는 듯이 자리에 쓰러졌다. 그러자 그 뒤에서 달려오던 남자들이 그녀들을 재빠르게 금속의 수갑으로 구속하였다. 그녀들을 구속한 남자들은 눈앞에 있는 괴상한 차림의 분대원들을 보며 흠칫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리곤 들고있던 칼을 앞으로 내밀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외쳤다.

"$^#%%#$%@%%"

"저 새끼가 뭐가 지껄이는 거야!! 어떻게 할까요? 대장"

아직 놓지 않은 숟가락을 입안으로 넣으면서 분대장인 강진석 준위가 말했다.

"뭘 어떻게 해! 그냥 저들이 그냥 물러나면 그것으로 땡! 우리는 그냥 감시만 하면서 그 폭발이나 확인하면 끝이고 저들이 덤비면 다 죽여버리는 것이지! 아! 저놈들이 덤비면 한 놈은 살려둬! 나중에 샘플로 데려가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저 놈들, 적대시하다 샘플이 되면 연구원들도 인정사정 보지 않을텐데..."

"그거야 저놈들이 할 일이고 야 거기! 후추 좀 줘!!"

"안 되요 대장!! 이거 얼마나 비싼 건대요!! 천연이라는 말입니다! 이름은 들어봤어요!!천연?"

"젠장 더럽다!! 더러워!! 후추하나 가지고 무지 더럽게 하네!!"

옆에서 기사들이 살기를 피우던지 말던지 분대원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후추하나를 가지고 싸우고만 이었다. 가장 높은 지위의 크라스노프 소령 또한 중재는커녕 싸우는 분대장의 비빕밥을 모르게 한가득 퍼 가져갔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이들을 안중에도 없었다. 그것은 자만이 아닌 그들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리플을 읽었습니다. 충고 고맙습니다. 님의 의견을 따라 주인공의 비중을 높일 계획입니다. (여행을 떠나면 비중이 안 높아질 수가 없겠지요^^)

초반의 지루함은 제가 글 솜씨가 딸려서 어쩔 수 없었어요 ㅜ.ㅜ 리메는 아직 계획이 없어요.. 아직 남은 스토리가 산더미 같은지라....

한 반절정도 진행한 다음 틈틈이 리메를 올려야지요...

문제 있음 리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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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 무슨 일이냐!!"

한창 음탕한 눈빛으로 자신이 가질 엘프를 고르던 치라스 왕자는 눈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병사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 병사는 전력으로 달려왔는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괴상한 존재들을 발견했습니다. 수는 11명으로 마장기를 작게 축소한 약250cm(편리하게 길이등은 그냥 지구 것을 씀) 정도의 크기를 가진 이상한 물건을 타고 있는 남자들이었습니다. 지금 키르스 남작님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그 병사의 보고에서 왕자는 마장기라는 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옆에 있던 백작을 껄껄 웃기만 하였다.

"허허 언제부터 마장기가 엘프사냥꾼들의 손에 들어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 크기가 250이라고? 나는 이제까지 그 정도로 작은 마장기가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였다."

"하지만 백작! 만약 그것이 다른 나라가 새로 만든 무기라면 어떻게 한단 말이요!!"

겁에 질린 왕자를 보면서 아부를 떨던 백작은 속으로 짜증이 솟아올랐다. 지금 자신이 2천에 이르는 병사들 속에 있다는 것을 잊었단 말인가!! 병신 같은 놈!!

한바탕 속으로 욕을 해주는 백작이지만 그의 얼굴은 비굴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허허 걱정 마십시오, 왕자님! 어떤 미친 인간이 마장기를 그렇게 만든단 말씀이십니까? 마장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드는 일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도 새로운 마장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며 고작 과거의 유적을 카피를 하는 수준인데 누가 그렇게 작은 마장기를 만드는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겠습니까?

"그럼.."

"그냥 힘 좋은 놈들에게 두꺼운 갑옷을 입혀놓고 위협용으로 쓰는 쓰레기들일 것입니다."

논리적인 백작의 말에 두려움에 떨던 왕자는 다시 거만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이런 보고를 하여 자신을 한순간 이나만 두려움에 떨게 한 남작에게 무한한 분노가 솟아났다. 엘프가 워낙 고가에 거래되니 그 엘프를 사냥하는 이들도 상당한 숫자였다. 자신들처럼 국가단위로 사냥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개인이 만든 단체도 있었다. 어찌하였든 그들은 경쟁자고 사냥터에서는 절대로 봐주는 법이 없었다. 원수지간보다 더 잔혹하게 죽이는 것이 이 바닥의 생리였다. 따라서 발견한 즉시 죽여버리는 것이 당연하였다. 그러니 남작이 그 놈들을 죽여버렸다면 자신이 두려움에 떨 필요 없지 않았는가!! 왕자는 멍청한(?) 남작에게 짜증이 났다.

"멍청하기는!! 당연히 죽여버려!! 그것도 모르는 놈이 무슨 엘프사냥을 한다고!!"

왕자는 아직 자신의 앞에서 명을 기다리는 병사에게 말했다.

"가서 남작에게 전해라! 눈앞에 있는 것은 아군과 엘프 이외에는 전부 죽여버리라고!!"

"전부입니까?"

"그래, 전부!!!"

짜증이 섞인 왕자의 음성에 반문하던 병사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달려나갔다. 방해꾼이 사라진 왕자는 다시 엘프들에게 눈을 돌려 생각에 잠겼다.

'어느 것이 맛이 있을까?'

 ◆ "무어라 하시더냐?"

"왕자님께서는 눈앞에 보이는 아군과 엘프를 빼고는 모조리 죽여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알았다."

눈앞에서 마장기를 작게 축소한 모습의 물건을 탄 남자들이 밥을 먹고 있는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남작이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정정당당한 기사라고 자부하는 자신이 고작 엘프사냥이라니.... 왕의 명령은 절대적이지만 저 하찮은 엘프들을 사냥하는 것은 그리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2천에 이르는 병사들을 지휘하면서 엉성한 작전으로 벌써300명이나 황천으로 돌려보낸 멍청하고 욕심만 많은 왕자의 명령을 듣는 것은 더욱 곤욕이었다.

"젠장! 자 칼을 들어라! 자네들을 죽이고 싶지 않지만 왕자님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난 기사다! 칼을 들고 있지 않은 이를 공격하고 싶지 않다!!"

칼을 가슴의 정 중앙의 위치에 놓고 말하는 남작에게 앞의 이상한 물건에 걸터앉은 남자들은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처음 듣는 언어로 무언가를 말하면서 자신에게 관심도 주지 않았다, 그 모습에 가뜩이나 엘프사냥이나 하는 자신과 멍청이 왕자에게 난 짜증에 이성을 잃은 남작은 순간적으로 3m이상의 높이로 뛰어 올라 약10m 가량 앞 있는, 자신을 무시하는 존재들을 단번에 죽이기 위해 높이 들었던 칼을 내리쳤다.

"감히 나 기사인 키리스남작을 무시한다니!!! 죽어라!!!"

그의 칼은 역시 그 자신이 기사라는 것을 보여주듯 청색의 빛이 은근히 물들었다. 단번에 10m이상을 뛰어넘은 그는 눈앞에 있는 자들 중 가장 앞에 있는 자의 목을 단번에 치기 위해 최대한 허리를 굽힌 다음 그 탄력으로 내려치려고 하였다, 남작의 귓가에 엄청난 굉음이 들리기 전까지...

 ◆ 옆에서 자신들에게 칼을 들이대면서 뭐라 지껄이는 기사를 무시한 분대원들은 식사를 거의 끝내고 있었다.

"으아! 잘먹었다. 역시 한국사람은 우주를 날아도 역시 매운 고추장이 최고라니까!!"

"그런데 대장!! 저기 저 시끄러운 자식은 어떻게 하지요. 시끄럽다고 죽이기에는 좀 그런데.."

"그러게 말이다... 소령님은 생각은 어떠세요?"

분대장의 말에 마저 밥그릇을 긁고 있던 크라스노프 소령이 말문을 열었다.

"아직 그 폭발음을 확인 안 했으니 그것을 확인해야지..... 일단 귀찮으니 저놈들의 눈에 안 띄는 곳으로 갈.... 응??"

소령은 말을 하다 눈앞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기사를 바라보았다. 뭐라 알 수 없는 고함을 외친 그는 갑자기 칼을 하늘 높이 치켜올린 다음 뛰어올랐다. 3m이상의 높이로 뛰어 오른 그를 바라보는 분대원들은 그 모습에 경계의 몸짓을 했지만 그 목표가 분대장인 것을 보면서 느긋하게 장갑보병에 탑승했다.

분대장인 강진석 준위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는 그의 능력에 감탄하였다. 유전자 조작을 한 지구인도 보통 2m가 한계인데 그는 그 이상의 높이를 뛰어 오른 것이었다. 하지만 감탄은 감탄으로 끝이었다. 자신의 몸을 노리고 오는 칼을 바라보면서 강진석 준위는 자신의 옆구리에 장착한, 자신의 최대 보물을 꺼냈다. 36개월의 할부로 산 덕분에 한동안 영양실조에 걸리게 한 진품중의 중의 진품!! 만들어진지 거의 250년 가까이 되었지만 보존액에 의해 처리가 완벽하게 된 콜드 M1911A1 자동권총이었다. 이미 탄환이 장전이 된 상태라 강진석 준위는 왼손으로 슬라이드를 재빠르게 당긴 다음 거의 자신의 눈앞에까지 온 검을 든 상대의 머리를 겨냥하였다.

"입 닥쳐!!"

"탕!!"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경쾌한 발사 음과 함께 높이 솟구치던 남자의 머리의 일부가 터지듯이 박살이 났다. 하늘에서 뿌려진 그 남자의 피와 뇌수에 황급히 장갑보병 안으로 들어온 강진석 준위는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손에 든 M1911A1 자동권총을 안전장치를 한 다음 원래 자리에 집어 놓았다.

갑작스런 굉음과 함께 한 명이 죽어나가자 그와 같이 있던 3명의 검을 든 기사들과 그들을 쫓아온 창을 든 병사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짖다가 잠시 시간이 지나자 분노의 표정을 지으며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대장! 어떻게 할까요?』 흐뭇한 표정으로 자신의 품속에 있는 자동권총을 생각하는 강진석 준위에게 무전이 들어왔다.

"뭘 어쩌긴!! 교전 수칙대로 해!!"

분대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분대원들도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교전 수칙에, 따로 명령이 내리기 전이라면 적이라 생각한 이는 모두 죽인다라는 구절을 말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분대원들은 눈앞의 적들뿐만 아니라 같은 옷을 입고있는 모두를 말살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가장 먼저 적에게 도착한 이는 평소에 접근전을 주로 훈련한 일반보병으로 불리는 장갑보병들이었다. 그들은 양손에 180cm의 초진동 나이프를 쥐고 마치 풍차처럼 팔을 휘둘렀다. 목표는 맨 앞에서 돌진하는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3명의 검을 든 기사들!!

순식간에 접근한 장갑보병은 약2m 정도로 뛰어올라 그 엄청난 무게로 내리쳤다. 하지만 상대방도 만만하지 않은지 달려오던 속도로 퉁기듯이 몸을 뒤틀었다. 3cm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목표에서 벗어난 검은 단단한 지면을 마치 진흙을 자르듯이 베어 들어갔다. 그 틈에 기사는 아직 땅에 칼을 박은 장갑보병의 손목을 디딤돌로 하여 순식간에 장갑보병의 머리 위까지 올라섰다. 눈 아래로 보이는 장갑보병을 향하여 회심의 미소를 지은 기사는 청색 빛으로 물든 검을 내리치려 하였다, 그때! 옆에서 공기를 자르는 음성을 들은 기사는 속으로 아차!! 하였다. 상대방이 쌍검이라는 것을 잊은 것이었다, 대체로 기사들은 검 한 자루로 싸움을 하였다. 검이 두 자루가 되면 힘이 부족하여 적의 갑옷을 파괴하기 힘들고 정신이 분산되어 정교한 검술이 힘들어지는 단점 때문이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사는 검 하나에 익숙해 있었고 이 기사도 무의식적으로 눈으로 상대방이 두 개의 칼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음에도 평소와 같이 칼 하나를 상정하고 싸움을 한 우를 범한 것이었다. 후회는 언제라도 늦은 법!!

기사는 공중에 있음으로 어쩔 수 없이 내려치던 검을 회수하여 자신에게 오는 검을 막기 위해 검을 들지 않은 팔목으로 들고있던 검의 옆면에 밀착하였다. 이렇게 하면 웬만한 힘이 들어간 검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사가 예상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바로 장갑보병의 검은 초진동 나이프였기 때문이었다. 날카롭게 날아온 초진동 나이프는 상대방의 검을 자르고 그 검을 막고있던 팔목과 경악에 찬 얼굴까지 단번에 잘라버렸다.

상대방을 간단하게 죽여버린 장갑보병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예상대로 나머지 장갑보병 2명도 자신이 죽인 기사와 같은 차림의 기사2명을 죽여버렸다. 나머지 한 명의 장갑보병은 기사들 뒤에 쫓아왔던 나머지 인물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상대한 적보다 약했는지 추풍낙엽처럼 죽어가고 있었다. 앞을 보니 방금 총소리와 죽어버린 이들이 낸 고함소리를 들었는지 창과 검을 든 수많은 이들이 열심히 달려오고 있었고 뒤를 돌아보니 장거리 타격병들이 준비하고 있었다.

적이라 생각이 되지 않는 엘프들 때문에 80mm의 물질탄을 발사하는 레일건을 쓰지 못한 장거리 타격병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맞은 무기들을 허리 뒤에서 꺼냈다. 특이하게 저 3명의 장거리 타격병은 셋이 같은 무기를 사용하였다. 바로 M2HB(중기관총)!!... 물론 이것들은 분대장의 콜드 M1911A1처럼 진품은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레일건을 주무기로 쓰는 보병들은 대부분 20세기나 21세기의 무기를 선호하는 편이었다, 일단 묵직한 느낌에 귀를 먹게 할 정도의 경쾌(?)한 사격음. 탄환이 발사 될 때마다 온몸을 떨게 하는 진동과 총신 끝에서 일어나는 불꽃 등등...하지만 이런 것들을 군에서 보급해 주지 않는 것은 당연! 따라서 일부 병사들이 월급을 털어서 암시장에서 매입을 하였다. 이 규모가 차츰 엄청나게 커지면서 사기 당하는 병사들이 생기고 불량품을 이용하다 크게 다치는 사례가 발생하여 군부에서도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아예 군 군수공장에서 만들어 공급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었다. 어차피 이놈으로 전쟁에 뛰어들 이들은 없었고 만드는 것 또한 레일건에 비한다면 장난감 수준이라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저 장거리 타격병이 들고있는 M2HB(중기관총)도 그때 보급 받은 물건이었다.

원래 쓸 수 없는 장식에 불과한 물건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자 얼씨구나 하면서 발사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물론 이 M2HB(중기관총)은 과거와 동일하지만 재료를 교체하여 총신교환등의 약점을 해결한 물건이었다. 달라진 것은 재료뿐만 아니라 뒷부분 핸들과 방아쇠를 없애 버리고 대신 총 밑 부분에 손잡이와 방아쇠를 달아 소총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물론 장갑보병에게 맞게 손잡이와 방아쇠의 크기가 좀 크기만...

100발들이 탄약통까지 하여 무게가 약 53kg에 이르는 이 무거운 기관총을 간단하게 소총처럼 잡은 장거리 타격병들은 급탄커버를 열어 탄환을 장전한 후 칼을 들고 서 있는 장갑보병들을 제치고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였다. 괴상한 소음과 비명소리에 아무것도 모르고 온 병사들은 엄청난 덩치의 괴물들과 수십 구에 이르는 시체를 보고 겁에 질려 속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이미, 아니 처음부터 유효사거리에 들어온 것이라 장거리 타격병은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투투투투투투투투투!!

3대에 이르는 중기관총에서 불을 뿜었다.

인간은 이렇게 연약한 존재란 말인가!! 분당 500발의 속도로 898m/초의 속력으로 날아간 12.7mm탄환은 관통이라 하기보다 아예 목표물을 부셔버렸다.

"으아!!!"

"크아아아아!!"

말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죽음의 비명이리는 것을 알 수 있는 소리들이 사방에서 들렸다, 머리가 터져 죽는 사람. 팔다리가 날아간 이는 제일 흔한 모습이었다, 하반신이 날아간 병사들도 있었고 반대로 상반신이 날아간 이들도 있었다. 장갑보병들은 엄폐물을 찾기도 전에, 접근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을 학살했다. 방금 전 까지 서로 이야기한 전우들이 죽어가자 일부는 광기를 보이며 덤벼들었지만 대부분은 그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려 무기를 버리고 몸을 숙이며 벌벌 떨었다. 물론 겁없이 덤빈 이들은 육신을 남기지 않고 저승으로 떠나는 진귀한 체험을 하였다.

자신들의 옆에서 지금까지 폭력을 행사하며 겁탈과 가족을 죽인 원수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볼 때 통쾌하게 여길 만 하지만 공터에 모여있던 엘프들은 총소리에 고개를 숙여 고통과 두려움에 떨면서 제발 이것이 꿈이길 그들의 신 산드리아스에게 기도했다.

총구화염 덕분에 시야가 가려지자 제자리에서 발사하기 보다 천천히 앞으로 전진하였다. 그것은 엄폐물에 숨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던 병사들에게 재앙이었다. 3대의 장갑보병은 길게 일렬로 서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였다. 그러면서 보이는 모든 적에게 탄환을 선물해주었다, 이 중기관총이 장갑보병의 스나이퍼 시스템에 연결된다는 것이 병사들에게는 최악의 선물이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한 장갑보병은 탑승자가 눈동자를 이용하여 적들을 지목하고 그에 맞추어 방아쇠를 당기면 시스템에 의해 목표의 이동과 사용자의 이동 등을 모두 수렴하여 각 목표 당 처음 탑승자가 정한 숫자만큼의 탄환이 자동으로 조준되어 날아가게 된다. 즉 언 듯 보기에는 무자비하게 발사하는 것 같지만 탄환 하나하나는 낭비 없이 목표로 돌진하고 있는 것이었다.

전투에 적합하지 않은 나머지 분대원들과 지휘를 위하여 뒤쪽에 남은 강진석 준위와 크라스노프 소령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 학살을 주시하였다. 사실 워낙 화력의 차이가 크다보니 지휘를 할 것도 없었다. 대신 그들이 주시하는 것은 그 폭발이었다. 이렇게 밀어붙이면 어떤 정보라도 나오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그때였다! 정찰병의 통신이 들어온 것은...

"무슨 일인가!!"

『전방 11시 방향!! 거리 600M 지점을 봐 주십시오!!』 통신이 열려있어 분대장 분만 아니라 크라스노프 소령도 정찰병이 말한 지점을 바라보았다. 그 지점에서는 한 망토를 입은 남자가 있었으며 그 남자 위에는 거대한 붉은 구체가 생성되고 있었다.

『관측결과 중심온도 8천!!』 정찰병의 비명과 같은 소리와 동시에 그 구체가 곡사포처럼 반원을 그리며 날아왔다.

 M2HB(중기관총)

존 M 브라우닝 이라는 사람이 남긴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되었다. 미군의 주력 중기관총...원래는 관측기구나 장갑차량을 공격하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주로 대무장헬기용으로 사용 -길이 1635mm -구경 50(12.7mm)

-총신길이 1143mm -무게(총신하고 기관부만) 38.2kg -강선 8조우선 -속도 초당 898m -발사속도 분당 450~550발 -사정거리 4km(유효)-탄종에 따라 최대 약 6,8km M1911A1 미 육군의 제식 권총으로 1911년 채용.

-구경 45구경 -길이 217mm -총탄의 속도 253m/초, -중량 1130g, -장탄 수 7발 -강선 6조좌선 -최대사정1500m, -유효사정 50m.

(출처-컴뱃 바이블)

원래는 캐줄탄을 사용하는 리볼버들이나 데저트이글을 집어놓으려고 했는데 자료가 없어서...ㅜ.ㅜ 잘못 적었다 총에 대하여 좀 아시는 분에게 덜미를 잡힐 것 같아서 그냥 무난하게 콜드M1911A1으로 적었어요. 흑흑... 앞으로 올라올 무기들은 대부분 미제(억양이 이상하네-미국제품의 약자 미제^^)들입니다.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 미제 뿐이라..

23세기에 무신 20세기 무기냐!! 하시며 따시지는 분이 있을지 모르는데..이런 총이 나오는 이유는??....작가마음입니다!! 푸하하하(퍽!!)

전 현대 무기가 너무 좋아요^^ 아! 그렇다고 살육이나 전쟁이 좋은 것은 아니고 단지 그 자체가 좋아요^^ 힘 좋고 웅장한 전차를 좋아하거나 하늘을 날렵하게 날아다니는 전투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아! 혹시 여기에 그림 올리는 방법 아시는 분! 설정으로 그린 그림을 찾았는데 한번 올리고 싶은데.......정 안되면 그냥 압축해서 원하시는 분에게 메일로 드릴까?(받고싶은 분이 있겠나!! 퍽!!!)

훌쩍..

문제 있음 리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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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날아오는 중심온도 8천의 불덩이의 궤도를 계산한 분대장은 즉시 통신을 전면 개방하여 외쳤다.

『카게오!! 이시요!! 석준아!! 피해!!』 분대장의 외침이 아니더라도 전면에서 M2HB(중기관총)으로 적을 학살하고 있던 3명의 장거리 타격병은 귓가를 울리는 경보 음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목표로 날아오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험물질을 감지한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장갑보병은 탐승자가 원하지 않아도 방어자세를 취하였다. 장갑보병 안에 내장된 AI는 자신을 목표로 날아오는 초고온의 구체를 위험물로 판단한 것이었다. 피하기보다 보호하는 쪽을 택한 즉시 들고있던 M2HB(중기관총)을 던져버린 AI는 최대한 몸을 웅크리는 것과 동시에 장갑과 장갑 틈 사이에서 회색 빛의 액체가 빠르게 흘러나왔다. 액체는 엄청난 속도로 장갑보병의 표면을 타면서 빈틈없이 감싸 흘렀다. 2명의 장갑보병이 순식간에 자세를 취하였을 때 또 다른 한 대의 장갑보병은 팔목에 부착되어 있던 8mm고속 레일건을 꺼내들었다. 그의 AI는 지금 날아오는 고온의 물체의 목표가 자신이 아닌 다른 두 명의 장거리 타격병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목표지점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판단 하에 저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요격을 하려는 것이었다, 대략 초당 40m의 느린 속도로 날아오는 불꽃의 구체를 요격하기 위해 무릎 쏴 자세를 취한 그는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주저 없이 탄환을 발사하였다.

"투투투투투투!!"

"아니!!"

순식간에 38발들이 탄창의 탄환을 소비하였지만 무심한 탄환은 불덩어리를 관통하여 뒤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와 AI는 저 구체가 자체의 온도로 공격하기 보다 일정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데에 착안하여 폭발을 일으키는 물건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따라서 탄환의 충격으로 물체를 공중요격을 하려는 생각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탄환은 구체를 관통하여 사라져 버렸고 구체는 여전히 속력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자신들에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저것은 단지 초고온으로 공격하는 것이란 말인가!! 그렇게 예상한 그는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단순한 초고온으로는 장갑보병의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해서였다.

"콰아아아아앙!!"

안심한 그를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퍼지는 충격파의 파도가 집어 삼켜버렸다.

 ◆ "푸아아아아아!! 거 봐라 감히!! 왕자인 이 몸에 위협을 가하다니, 하하하하 꼴좋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터진 6서클의 파이어 버스트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왕자는 미친 듯이 웃었다, 그의 옆에서는 궁에서 데려온 마법사가 땀을 비 오듯이 쏟아내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과도한 마나의 집중의 영향으로 푸른빛의 스파크가 일어났다. 하루에 6서클의 마법을 두 번이나 쓰자 체력이나 정신력이 바닥이 난 것이었다. 더욱이 엄청난 위력을 보이며 병사들을 학살한 거인의 위력에 겁을 먹은 마법사는 체내에 있는 모든 마나을 집중하여 엄청난 위력의 파이어 버스트를 시전 하였다.

"이.....이게!!! 무슨!!"

허겁지겁 왕자 곁에 달려온 백작은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방금 마법이 떨어진 장소는 바로 아군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마법이 떨어진 장소에게 300m의 거리에 있는 자신들에게도 이런 뜨거운 열 폭풍이 도달한다는 것은 중심부분에 있는 수많은 병사들은 통구이가 되었을 것이다. 왕이 왕자에게 자신을 붙여준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바로 최대한 병사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오는 것이었는데 방금 전의 마법으로 적게 잡아도 1000명 이상은 죽거나 심한 화상을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저 멍청한 왕자가 겁에 질려 어디론가 서둘러 가는 것을 볼 때 말렸어야 했는데....

저 겁 많고 등신 같은 왕자는 갑자기 출연한 몇 명의 거인이 괴상한 방법으로 병사들을 죽이자 겁에 질린 나머지 엘프들을 수색하고 있거나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포위를 하고 있던 모든 병사들을 눈앞의 괴물 앞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그런 병신 같은 짖을 한 놈이 이제는 적의 이상한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아군의 머리위로 대단위 마법을 쓴 것이었다. 병사들의 목숨이야 그리 아깝지는 않지만 책임은 왕자보다 자신에게 떨어질 것이었다. 젠장!!

백작은 차마 왕자에게 쓴 소리를 하지 못하고 옆에 쓰러져 있는 마법사를 걷어찼다.

"무엄하게!! 감히 왕자님이 계신 자리에서 추태를 부리는가! 고작 마법 2번을 쓰고 쓰러지다니 자네가 자랑스러운 '피아스'의 수석마법사중의 한 명이란 말이냐!!"

평소 백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비웃을 말을 부끄럽지도 않은지 백작은 잘도 내뱄었다, "아! 너무 그러지 말게나! 하하하하 무엄하게 감히 나의 자랑스런 부하들을 공격하는 저 무지한 놈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 위해 내 친히 명령을 내렸지!"

자신이 무슨 짖을 한지도 모르는 저 멍청한 왕자를 보면서 간신으로 유명한 백작 스스로가 왕국을 위하여 저 왕자를 죽일까? 라는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뭐 생각만 이지만...

"잘하셨습니다! 감히 왕국의 병사들을 위협하는 무리는 신의 철퇴를 맞는 것이 당연한 일지요!!

머릿속에서 욕설을 퍼 붇고 있지만 그의 입에서는 왕자를 칭찬하는 소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어차피 일은 벌어진 다음이고 다음 왕은 이 눈앞의 멍청한 왕자로 정해졌으니 괜히 싫은 소리하여 눈밖에 나는 멍청한 일을 자초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은 실수를 했다고 하지만 국왕파 중 강력한 후원자인 자신을 왕은 파멸까지 바라지는 않을 것이니 이놈이 왕이 될 때가지 잠시 기다리자는 속셈이었다. 그가 자신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백작에게 걷어차였던 마법사가 가까스로 일어났다. 그의 눈에서는 분노의 빛이 이글거렸다. 자신은 그저 시키는 대로 한 일 뿐이었다. 갑작스런 학살에 넋 놓고 있었던 그는 어느 틈에 다가와 자신의 팔을 잡고 늘어지면서 명령하는 왕자 덕분에 자기 최고 서클의 마법은 하루에 한발이라는 규칙을 무시하고 시약도 쓰지 않은 체 2번이나 써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는 순간 백작이 발로 차는 바람에 어쩌면 내상을 입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을 이렇게 만든 저 둘에게 뭐라 할 수 없는 처지를 탓할 수밖에....

스스로 화를 풀어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그는 마법을 시전하고 힘에 겨워 떨어뜨린 지팡이를 주우려는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무안가가 자신이 방금 있었던 장소를 지나 저 멀리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 "쌍!!"

화염이 사라지면서 탐색장치가 어느 정도 회복된 코란세는 조금전의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이를 8mm고속 레일건 한방에 저 세상으로 보내버리려 하였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목표가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갔다.

『저 새끼 죽여버리는 것은 나중에 하고 일단 카게오의 상태부터 봐!!』 분대장의 지르는 명령에 들고있던 8mm고속 레일건을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쳐 박은 일반보병인 코란세는 한 자루의 초진동 나이프를 들고 아직도 화끈한 열기를 뿜어대는 폭발이 있던 장소로 빠르게 전진하였다. 코란세 뒤에는 폭발에서 한참을 떨어져 다행이 피해가 없었던 다른 일반보병들과 분대장 그리고 크라스노프 소령의 장갑보병들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폭탄병과 정찰병은 경우 만약을 위해 뒤 남아 있었다. 만약 앞으로 전진한 인물들이 모조리 사망할 경우 가진 폭탄으로 쓸어버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제일 먼저 도착한 이는 코란세로, 그는 탐색장치를 펼쳐 아직도 엄청난 먼지에 의해 가시거리가 제로인 장소에서 문제의 카게오의 장갑보병을 발견하였다. 역시 예상대로 고철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예상 밖으로 약 8천도 정도였던 구체가 터지는 순간 1만 2천도로 순식간에 올라가 버린 것이었다. 직격으로 당한 다른 장갑보병은 무사하다는 통신이 들어와 코란세는 조금 안심하였다.

장갑보병 자체는 최고 7천도까지 버틸 수 있었다. 이번에 무사한 장갑보병의 경우 액체 방어 액으로 그 열기를 견디어 냈을 것이었다. 이 액체는 열에 매우 강하고 또한 강한 열에 기화하면서 온도를 떨어뜨려 주어 실험상으로 최고 1만 5천고를 견디는 열핵병기의 대비용이었다. 하지만 카게오의 경우 충분히 거리를 두었다는 판단에 이 액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 액체는 굉장히 쓸모가 많지만 금속에 대한 부식이 심하여 장갑보병의 수명을 극단적으로 떨어뜨리므로 최악이 아니라면 그리 쓰지 않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떨어지는 구체는 예상외로 엄청난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1만 2천도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카게오의 장갑보병은 거리를 감안 하더라도 1만도 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열기를 받았을 것이었다.

"젠장 무사해라!!"

코란세는 카레오의 장갑보병은 어깨로 부축한 다음 재빠르게 숲으로 돌아왔다. 아직 자신들과 적들 사이에는 흙먼지와 화끈한 열기 때문에 적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모를 것이었다. 분대장이 알려준 안전한 곳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한 다른 장거리 타격병들은 열기에 굳은 보호 액을 깨고 있었다. 코란세가 도착하자 작업을 하던 모든 이의 시선이 그에게 모여졌다. 지금 가장 위험한 것은 허용온도를 초과한 열기를 받은 카게오였다.

풀밭에 카게오의 장갑보병을 올려놓자 아직 식지 않은 열기덕분에 주위의 풀들이 빠르게 타들어 갔다. 하지만 코란세는 그것을 무시하고 들고 있던 초진동 나이프의 출력을 최고까지 올렸다, 그의 칼은 마치 과거의 명검처럼 괴상한 음성과 함께 울부짖었다. 그가 검을 꺼낸 이유는 열기에 의해 강도가 저하된 상태에서 폭발의 영향으로 해치가 일그러졌기 때문이었다.

조심스레 칼을 카게오의 장갑에 찔러 넣었다. 최고 출력의 초진동 나이프로도 어느 정도 저항력이 느껴졌다. 하지만 힘으로 밀어붙인 코란세는 조심스레 탑승자가 다치지 않을 크기만큼 구멍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카....카게오...."

"젠.....젠장!!! 젠장!!!"

도려낸 가슴의 장갑을 들어올리자 단백질이 타는 노린내가 진하게 풍겼다. 이미 카게오는 불에 타 죽은 것이었다. 필터가 고장났는지 열기는 바로 장갑보병 안으로 들어갔고 그 열기는 탑승자인 카게오를 한순간에 죽음으로 이끌어 버렸다.

"차라리 잘됐다. 필터가 고장이 나지 않았다면 아마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것이다.."

크라스노프 소령의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들으며 분대원들은 소리 죽여 울었다. 수십 년을 같이 지낸 그들은 형제 이상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크라스노프 소령님 부탁이 있습니다."

"...허락하네.."

"괜찮겠습니까? 책임은 소령님도 피하지 못할텐데요.."

분대장인 강진석 준위가 부탁하는 곳이 복수라는 것을 안 크라스노프 소령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미 죽이기로 결정한 지금 새삼스레 물어온 것은 방금 괴상한 기술을 써 자신의 분대원을 죽음으로 이끈 적의 인물을 죽여버리려고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샘플로 남겨야 하는 일이지만 원수를 그냥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이 샘플은 전에 산에서 만난 거인과는 차원이 다른 중요성을 지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 장비가 보이지 않았는데 그만한 화력을 만들어낸 그 존재였으니 문제의 중요성을 생각해서 크라스노프 소령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밥 한끼를 같이 먹은 것도 인연이지...그리고 아군을 죽여버린 저놈들은 나도 살려두기 싫다네!!"

단호한 소령의 말에 감사의 의미로 고갤 숙인 준위는 복수심에 불타는 분대원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의 행동은 어찌 보면 추하기까지 한 일이었다. 자신들의 손에 수백 명이 죽어났는데 고작 한 명의 아군이 죽었다고 이렇게 분노하다니... 하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수백의 목숨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자의 목숨이 더 중요한 법!! 적들은 힘이 없고 이들은 힘이 있다는 차이점이 이 모든 일을 용서하였다.

만약을 위해 조금 전처럼 정찰병과 폭탄병은 대기하고 방금 전 죽을 뻔했던 장거리 타격병들을 포함한 전 분대원들이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 "자 이제 정리하고 엘프들을 가지고 돌아가지!"

서서의 연기가 사라지면서, 자신이 내린 명령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지만 왕자는 빨리 자신이 고른 엘프와 왕국에 있는 자신의 침대에서 뒹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마음을 눈치 챈 백작은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아직까지 잔류하는 열기를 보았을 때 파이어 버스트의 영향이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후속처리는커녕 저놈은 침대에서 뒹굴 생각만 한 것이다.

"와....왕자님!!"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은 백작의 귓가에 누군가 떨리는 음성으로 왕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뭐냐!!"

여전히 오만한 음성이었다. 왕자의 앞에 쓰러지듯이 넘어지면서 무릎을 굽히는 이는 백작 자신도 아는 기사였다.

"피... 피하십시오!! 아직,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그의 울부짖는 목소리에 아직까지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하는 왕자의 곁에서 백작의 얼굴을 흙빛이 되었다. 죽지 않았다! 누가? 적이? 적은 누구인가! 답은 하나였다. 방금 전 아군의 병사들을 무차별로 학살한 거인들....백작은 눈치를 살폈다. 자신에게 시선이 있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그는 조심스레 뒤로 움직였다. 6서클의 파이어 버스트에서도 살아남은 놈들이다. 방금 마법사의 상태를 보았을 때 다시 6서클의 마법은커녕 매직 미사일도 힘들어 보였다. 그렇다면 여기 있다는 것은 위험이라는 느낀 그는 조심스레,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천천히 폭염의 연기가 사라지면서 끔직한 모습들이 세상에 들어 났다. 중심부로 갈수록 강한 열기 때문에 오히려 깔끔하였다. 하지만 점점 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엄청난 숫자의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대부분의 시체들이 엄청난 열기와 폭발에 산산조각이 나있어 보는 이들 대부분이 아침에 먹은 음식을 확인하는 수고를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시체들이 아니었다. 네크로멘서가 없는 지금 시체는 단순한 시체일 뿐이었다. 땅을 파고 묻어주면 되었고 그것이 귀찮으면 그냥 내버려둬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방법도 있었으니 시각적인 것을 빼고는 그리 문제가 안되었다. 문제는 그 시체들을 배경으로 거의 창이라고 해야할 크기의 검을 든 거인들이었다. 바로 파이어 버스트가 떨어지기 전 아군을 괴상한 방법으로 학살한 이들이 일렬로 서 있었던 것이었다. 연기가 사라지면서 그들의 모습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과 동시에 그 모습을 보는 이들의 얼굴을 공포로 일그러졌다.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살이 타는 듯한 열기 속을 뒤적이던 병사 한 명이 반쯤 제가 된 시체를 깔고 앉으며 들고 있던 창을 떨어뜨렸다.

아슬아슬한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그 정적은 한 천박한 음성에 의해 깨어졌다.

"뭐!! 뭐 하느냐 쿠로아스!! 파이어 버스트를 한번 더 먹여!!"

간신히 일어선 마법사의 멱살을 잡으면 외치는 왕자의 음성에 잠에서 깨어난 듯 눈앞의 거인들이 부채 살처럼 사방으로 뛰었다.

 ◆ "죽어버려!!"

방금 전 시체를 깔고 앉아 멍청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던 병사를 단번에 발로 으깨버린 장갑보병은 주위를 둘러보며 다음 사냥감을 찾았다. 그의 시선에는 앞선 다른 장갑보병들도 보였는데 그들 또한 맹렬하게 학살하고 있었다. 레일건등을 버리고 오로지 초진동 나이프만을 들은 그들은 칼로 베어 죽이는 것만 아니라 아예 엄청난 중량에서 나오는 힘으로 밟아 죽여버리고 있었다. 마치 개미를 밟아 죽이는 것처럼...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장갑보병의 탑승자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오로지 살육! 더 많은 피! 방금 죽어간 전우의 제단에 놓을 원수의 많은 피만을 원할 뿐이었다, ◆ "으아 !! 살려줘!!"

"도..도망가자!!"

사방에서 들리는 천천히 공포에 미쳐 가는 병사들의 외침을 들으면서 왕자는 자기 다리 밑으로 굴러오는 사람의 목을 바라보았다. 방금 자신에게 보고를 한 그 기사의 목이었다. 그 목을 보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점점 다가오는 사신의 발자국처럼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인을 바라보면서 도망갈 기운조차 없었다.

'이것은 꿈이야!!'

그래 이것은 꿈이었다, 자신은 지금 눈으로 감고 있었다. 이제 눈을 뜨기만 하면 항상 일어나는 자신의 침대였고 자신의 옆에는 5일전에 납치한 피추리스 남작의 영애가 누워 있을 것이었다. 이제 일어나면 향기로운 포도주를 한잔 마시고 눈을 비빌 것이었다. 그래 그래!!

그의 망상은 천천히 접근한 초진동 나이프를 든 장갑보병의 피묻은 발이 들여 올려질 때까지 계속 되었다.

왕자가 으깨어져 죽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마법사는 2번의 마법으로 지친 자신의 두 다리가 미치도록 원망스러웠다. 이전까지 이상한 무기에 의해 아군이 죽여나갈 때는 이렇게까지 두렵지 않았다. 공포도 있었지만 호기심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병사 하나하나 찾아 죽이고 시체까지 조각 내버리는, 확인사살까지 하는 수고를 하는 적들에서는 무언가 이전까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적들을 보면서 힘없는 다리일 망정 어떻게 하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쳐보았다.

 ◆ "잡았다! 이 개자식!!"

눈앞에서 벌레처럼 버둥거리는 카게오의 원수를 보면서 분대장은 증오의 일격을 담아 등을 보이며 기어가는 적을 죽지 않을 정도로 지긋이 눌러주었다. 하지만 힘 조절이 잘못 되었는지 척추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피 거품을 뿜어내었다. 어느새 분대장의 주위에는 병사들을 학살하던 분대원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분대장은 다리를 들어 올렸다. 척추가 부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그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본 분대장은 남자의 다리 하나를 밟아 버렸다. 그것도 있는 힘껏!

"크아아아아아아!!"

마치 지옥의 소리와 같은 엄청난 소리가 그 남자의 입에서 들렸다. 분대장이 다리를 들어 올리자 남자의 뼈까지 완전하게 박살난 다리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분대장이 물러나자 이번에는 옆에 있던 장갑보병이 아직 무사한 다리를 분대장처럼 무시무시한 힘으로 밟아 버렸다. 남자의 입에서는 엄청난 고통에 비명도 나오지 못하였다. 그저 잔 경련이 조금 일어날 뿐. 하지만 그의 고통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또 한 명, 또 한 명, 분대원들은 잔인하게 조금씩 조금씩 그의 몸을 으깨어 버렸다.

바로 옆에서는 왕자에게 특별히 고르게 하기 위해서 모여있던 엘프들은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며 그 잔인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정도 손을 본 크라스노프 소령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많은 시체들이 산을 이루는 잔인한 폐허를 무표정하게 바라 본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엘프들을 바라보았다. 귀찮게 일이 꼬였지만 자신이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 그는 외부 통신기를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엘프 여러분!』 인간이 발음할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엘프의 언어가 갑자기 거인에게서 흘러나오자 눈물을 흘리던 엘프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보았다.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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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뭉클...

서로 이야기하는데 얼굴을 마주보지 않은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크라스노프 소령은 장갑보병에서 내리는 순간 신발 밑에서 느껴지는 괴상한 느낌에 얼굴이 미약하게 일그러졌다. 그 발 밑에는 신선한 육(肉)들이 널려있어 그중 하나를 밟은 것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장갑보병을 보니 색칠해 놓은 회색의 빛은 보이지 않고 온통 검붉은 색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아차!"

그 피를 보자 생각이 난 소령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내릴 때 잘못 집었는지 온통 붉은 색 일색이었다. 짜증이 난 크라스노프 소령은 자신의 붉은 색 코트에 대충 문지른 다음 눈앞의 옹기종기 모여있는 엘프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닫자 엘프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소령의 시선을 피하게 위해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모습에 난감한 표정을 지은 크라스노프 소령은 준비한 상자를 들어올리며 가까이에 있던 엘프에게 접근하였다. 그의 발걸음이 한발자국씩 가까이 접근할 때마다 눈에 띄게 엘프들이 동요하였다. 그 모습을 본 소령은 단체로 공포에 빠져있는 상황이라 누구에게 말을 건네야 할지 난감하기 시작하였다.

"거기까지다. 인간!!"

우두머리를 만나기 위해 모여있는 엘프들에게 다가가는 순간 그의 뒤에서 냉기 서린 음성이 들렸다. 드디어 제정신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에 크라스노프소령은 눈앞에서 공포에 질려 이야기조차 나눌 수 없을 것 같은 엘프들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 후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분대장이 자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장갑보병에서 내린 소령은 안전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준위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나머지 분대원들은 아직도 화가 덜 풀어졌는지 열심히 고기(?)를 다지고 있었다.

"당신입니까? 방금 저에게 말을 거신 분이?"

소령은 눈앞에 있는 엘프가 들고 있는 날이 다 빠진 칼을 보자 그녀가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자신들에게 도망쳐온 6명의 엘프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인간이 엘프어를 하다니.... 아니! 그보다 다시 말한다! 그 아이한테 떨어져!! 더러운 인간!!"

그녀의 말에 소령은 자신의 옆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 엘프를 바라보았다. 방금 죽여버린 인간들의 짓인지 입고있던 옷들이 다 찢어져 알몸을 들어내고 있었다.

"아! 뭔가를 착각하신 것 같은데 저희는..."

"떨어져!! 떨어져!! 떨어지란 말이야!!!"

"..........."

자신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히스테리만 부리는, 날이 빠진 칼을 들고 있는 엘프를 소령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한심한 엘프네.. 입력한 정보로는 고귀한 숲의 요정으로 불리고 있다더니 이거 완전히 사기잖아? 아니면 자화자찬이던지...'

"저기 제 말씀을 들어.."

"닥쳐라 인간! 어차피 그대들도 엘프사냥꾼들이 아니더냐!! 더러운 노..."

'놈'자를 말하려는 순간 소령의 손이 순식간에 엘프의 목을 잡은 다음 근처에 있던 자신의 장갑보병의 외벽에 힘껏 밀어붙였다.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유전자 개조를 했으니) 어마어마한 힘에 기도가 막혀 발버둥치는 엘프의 커다란 귀에 소령은 얼굴을 가까이 하여 속삭였다.

"주둥아리 닥쳐, 상황파악도 하지 못하는 등신아 ! 다시 한번 내 말을 자르면 네년을 바닥에 있는 것들과 같은 신세로 만들어 주지!"

소령의 살기 어린 음성에 엘프는 슬쩍 바닥을 바라보았다. 끔찍하게 으깨져 있는 살덩어리를 보는 순간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마 자신들이 살육을 할 때 숲에 있어서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어요. 그러니 그분은 이제 놓아주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제까지 겁에 질리고 히스테리 반응만을 보여주던 엘프들과는 다른 차분한 음성이 들리자 이제야 이야기 상대가 왔다는 것을 느낀 소령은 목을 잡고 있던 손의 힘을 빼었다. 그러자 엘프는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찌었지만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감촉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서둘러 일어났다. 소령이 뒤를 돌아보자 말을 건 엘프의 얼굴이 나타났다.

다른 엘프보다 월등히 긴 귀를 보고 그녀가, 방금 전 자신의 손에 죽기 일보직전까지 간 엘프가 엎고 자신들이 있던 숲까지 왔었던 엘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엄청난 미모의 엘프였지만 소령은 그저 담담한 표정이었다. 자세히 보았다면 그녀의 눈동자의 모양이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겠지만 어차피 엘프들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 소령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이제야 제대로 된 분을 만났군요. 아! 제 소개를 먼저 하지요. 전 크라스노프라고 합니다 지위는 소령..아니 그것은 됐고 이 엘프부족의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서 왔습니다. 당신이 이 엘프부족의 지도자입니까?"

방금 전까지 살기를 풍기던 크라스노프 소령이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말하자 다소 당황한 마스는 인간이 발음할 수 없는 엘프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눈앞의 독특한 이름의 남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엘프들이 그의 모습에 왜 겁에 질렸는지 알 것 같았다. 인간치고는 꽤 잘생긴 이 남자는 자신의 발 밑에 있는 인간의 살덩어리들을 아무렇지도 않는다는 듯이 밟고 서 있었다. 더군다나 두 손에는 사람의 피가 잔뜩 묻어있어 차가운 인상과 어울려 굉장히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하이엘프 특유의 마음을 읽는 능력도 눈앞에 있는 인물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단지 눈앞에 있는 자가 엘프처럼 겉모양보다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 밖에는 알 수 없었다. 소령의 질문에 그녀는 자신이 쓰러지기 전 본 장로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며 엉거주춤 자신에게 다가오는 하린을 부축해 주면서 말했다.

"먼저 부족을 위기에서 구해준 일에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 소개를 하지요 이 부족의 하이엘프인 마스라고 하고 방금 전 당신이 죽일 뻔한 이는 마지막 남은 전사계급인 하린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물으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일단 장로님이 돌아가신 이상 제가 그 자리에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마스의 대답에 크라스노프 소령은 생각 외로 크게 일이 벌어진 일을 마칠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들고있던 상당히 묵직한 느낌의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당신들을 구해주고 싶어서 한 일은 아니니 그리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그쪽이 이 부족의 지도자라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왔습니다."

그의 말에 아직도 찜찜한지 엉덩이를 털고 있던 하린의 귀까지 쫑긋 세워졌다. 자신은 저들이 엘프 사냥꾼이고 학살한, 앞의 인물들과 세력다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부탁이라니...

마스의 상처 입은 다리를 배려하듯이 옆에 있던 하린에게 넘긴 크라스노프 소령은 상자를 열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의미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의 의도를 눈치 챈 마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준 다음 하린이 공손하게 받치는 상자의 뚜껑을 열자 아직 밝은 햇살이 반사되어 눈이 부실 지경인 어마어마한 양의 보석이 나타났다. 물욕이 없는 엘프라지만 그 어마어마한 양에 할말을 잊은 둘이었다. 하지만 소유욕이 없는지라 들고 있는 보석의 가치보다 단순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것뿐이었다.

"무슨 부탁인지 들어보기가 무섭군요. 이란 과분한 물건을 주신 이유가 궁금한데...저희 엘프들은 보석에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지 않습니까?"

은근히 비웃는 듯한 느낌을 받은 마스와 하린은 불쾌한 마음이 들였다. 분명 저 보석들은 자신들에게는 그저 아름다운 돌멩이일 뿐이지만 다른 종족, 특히 인간에게는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저 보석만 있다면 아마 이 대륙이 있는 모든 노예엘프들을 사 들일 수 있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뜻 손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하찮게 생각한 인간에게 이런 물건을 받는 것이 싫었고, 이런 물건의 대가를 생각할 때도 문제였다. 어렸을 때부터 누누이 들어온 인간과의 계약은 피해야 한다는 교육이 지금 그녀의 머리 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있었다. 소령은 지금 실리와 자존심 사이에서 허둥대는 그녀들이 한심하였다.

"일단 그 부탁이 무엇인지 알고 싶군요. 무턱대고 받기에는 이 엄청난 대가가 두려우니까요.."

마스의 대답에 크라스노프 소령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겉으로 태연했지만 만약 자존심을 택한다면 앞으로의 전개는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소령은 그녀가 들고 있는 보석상자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 들어있는 보석들은 분명 다이아몬드로써 최상급의 품질을 가지고 있는 보석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수백 년 전의 기준이고 지금은 자신의 한달 월급을 턴다면 최소한 10t이상은 살수 있는, 보석이라고도 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이미 이런 보석들을 천연보다 더 질이 좋은 인조보석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지구로써는 그저 돌멩이에 지나지 않았다. 어느 면에서는 소유욕이 없는 엘프들이 생각하는 보석의 가치보다 더 낮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닙니다. 이것을 봐주십시오"

소령이 말한 것과 동시에 그들 앞에서 갑자기 밝은 빛과 함께 어떤 지형을 작게 축소하여 만들어 놓은 입체영상이 떠올랐다. 그것에는 작은 산도 있었고 물이 흐르는 강도 있었으며 조그마한 마을도 보였고, 나무 하나 하나를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만들어 놓는 섬세함이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니 거의 작다는 것만을 빼고는 거의 현실과 같은 생생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평소 전사계급이라 여행을 많이 한 하린은 이것이 환각마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 마스는 신기한, 작게 축소한 세상을 유심히 지켜보다 나타난 숲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숲과 그 모양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그마하게 표시된 마을에서 자신의 집을 찾은 마스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소령을 바라보았다.

"이.. 이것은 어떻게 한 거죠? 무슨 마법입니까?"

"이것은 이 일대의 지도입니다. 뭐,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단 저희 측의 요구는 이렇습니다."

소령의 말과 함께 입체지도가 두 가지 색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 엘프의 마을이 있는 장소처럼 지도 대부분이 초록색으로 변하였고 엘프 마을에서 벗어난 일부분이 붉은 색으로 변한 것이었다.

"이 지도에서 나온 붉은 색의 지역을 절대로 접근하지 않는 조건으로 몇 년간만 저희들의 영토로 인정해주시는 것입니다."

마스가 본 그 붉은 색 지역은 그리 크지 않는, 아니 전체지도의 면적을 생각한다면 작디작은 지역이었다. 고작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이런 지역을 사려고 하다니.. 더군다나 이제까지 인간이 엘프에게 땅을 거래했다는 이야기는 전설에서 조차 들어보지 못한 황당한 이야기였다. 인간들은 필요한 땅이 있다면 인간에게 거래하지 다른 이종족과는 절대로 하지 않는 법이었다. 자신들이 밟고 있는 이 대지도 인간들에게서는 '파이스'의 한 영토로 되어 있었다.

"무슨 속셈이지요?"

"무슨 속셈이라니요?"

"너무 조건이 좋지 않습니까? 고작 그만한 땅을 몇 년간 인정해주는 조건으로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인간인 아니 이종족과 땅 거래라니... 솔직히 말해주세요. 무슨 의도지요?"

마스의 경계 여린 눈초리에 소령은 피식 웃어주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당신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이 보석 또한 저희에게는 하찮은 돌멩이에 불과한 존재입니다. 원하신다면 더 드릴 용의도 있지요. 아! 그리고 저희는 이곳에 살고 있는 당사자들과 거래를 할 뿐입니다. 그것이 단지 엘프가 되었을 뿐이지요. 또한 몇 년의 기한을 둔 것은 저희들은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잠시 이곳에 머문 것입니다. 기한은 최대한으로 잡은 기간이며 일이 해결되면 내일 당장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소령의 말에 마스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이 발음할 수 없는 엘프어를 능숙하게 말하며 인간의 사고방식에서도 어긋나 있었다. 전 대륙 누구를 만나도, 인간의 신분에서 가장 낮은 노예조차도 이종족은 생명 취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그런 부분은 아예 상관하지 않는 이였다. 정신을 잃고 있어서 이들의 능력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주위에 널려있는 잔해(?)를 보았을 때 이들의 능력은 엄청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군다나 그들의 손에 죽은 엘프들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 그들이 힘으로도 차지할 수 있는 땅을 위해서 이런 대가까지 들고 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사급의 엘프들은 하린이 전부였다. 수백에 이르는 전사들이 사라진 지금, 이곳은 시간이 지나면 약탈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인간과 그 외 몬스터들에게, 하지만 이 인간의 모습을 한 이들이라면.....

"좋습니다. 이 땅을 그대들의 대지로 인장하고 절대로 접근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조건이라..일단 말씀해보십시오"

스스로 뻔뻔하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었다. 근처에 엘프마을이 전혀 없는 관계로 이주도 못하는 이들은 몇 년간 전사를 다시 육성하기 전까지 엄청난 희생을 치를 것이었다.

"...저희 마을을 보호해 주세요.."

마스의 말에 대화를 듣고있던 하린이 강하게 반발하였다. 자존심 강한 엘프로써는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부족의 안전을 다른 종족, 그것도 인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부탁하다니!!

"말도 안됩니다! 천한 인간에게 마을의 안전을 부탁하다니!!"

얼굴까지 붉게 물든 하린을 보면서 마스는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그럼 어떻게 하지요? 그대 혼자서 수백의 엘프들을 지킬 수 있습니까? 현실을 보세요!! 지금 우리가 자존심을 내세울 때입니까? 이제 이곳은 굶주린 오크나 오거, 심지어 고블린에게 까지 약탈을 당할 것입니다! 자존심도 상황을 보면서 하세요. 그러니 엘프들이 다른 종족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린!! 지금 부족을 관장하는 하이엘프로써 명하겠어요! 침묵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눈앞의 인물의 심기를 여러 번 건드리는 하린을 잠재운 마스는 다시 소령에 시선을 돌렸다. 재촉의 눈빛을 받은 소령은 고개를 흔들었다.

"어렵습니다.."

"그럴 수가...그럼 이 지도에 나와있는 우리 엘프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땅 전부를 드리겠습니다."

그의 대답에 다급해진 마스는 다른 조건을 걸었다. 숲을 영원히 주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몇 년간 발려주는 것뿐이었다. 이들의 행동으로 보았을 때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마스는 필사적이었다. 만약 이들이 거짓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들이 아니었으면 자신들은 전부 노예가 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대로 있다가는 배고픈 몬스터들의 뱃속으로 들어갈 운명... 그렇다면 좀더 가망성이 높은 곳을 선택해야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소령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은 제가 할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뭐라 말씀을 들이지 못하겠군요."

"그렇다면 그 결정권을 가지기고 있는 인간을 만나고 싶습니다."

"하...... 그분을 만난다고 한다면 더 힘들 것입니다. 그분은 주고받는 것이 철저한 분이십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힘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양의 보석을 드리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분은 지금 이 보석으로 계약을 끝내리라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정보를 모은 저희들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당신들에게 드린 보석의 양이라면 넘치고도 남을 테니까요..하지만 그 외에 추가적인 사항이 첨가된다면 당신들은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 보여주다니요?"

"당신들이 내세우는 새로운 조건을 저희가 받아들일만한 이유와 당신들의 가치를요.."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걱정스러운 눈빛의 마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흔드는 소령이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당연히 계약은 처음과 같이 보석으로 저희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으로 끝이겠지요. 그 이상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만나시겠습니까? 만나신다면 일단 보고는 해 드리겠습니다만..."

"만나겠습니다. 지금 우리 부족 모두가 살길은 그것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주인공 나와라! 얍!!

아버지 생신 준비 때문에 좀 늦었습니다^^ 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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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데라의 황실 전용함 '마그테리아' 매인 브리지 세르피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타미 라니드 잔'은 외부의 모습을 비추는 화면을 불안한 안색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화면에서는 마치 문어 같이 생긴 초 거대함이 길이 수백km에 다다르는 엄청난 크기의 소혹성을 감싸 안아, 먹어 치우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아있는, 만마전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지구의 함건조선은 총 4척이었다. 다른 3척의 경우 엉성한 정사각형의 모양에 지저분한 외벽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머지 한 척은 만마전과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이 함은 함 건조의 목적보다는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 주 임무였다. 이 엄청난 대식가는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2개째의 소행성을 먹어치우고 있는 상태였다. 더욱이 자신들이 아직 파괴된 함정을 반의반도 고치기전에 저들은 자신들보다 더 많이 파괴된 함정을 모두 분리하여 정상적인 블록끼리 끼워 맞추어 원래의 숫자보다는 적지만, 엄청난 속도로 복구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설마 슈렘에서 지위가 서열100위안에 드는 적의 우두머리가 그리 간단하게 약속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문제는 저 함 건조함들이었다. 말 그대로 무식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자원을 축적하는 저놈들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미 함 내 수용 한계를 넘어섰는지 외부에 덩어리 형태로 방치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들은 끊임없이 계속 자원을 축척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미 작은 나라의 생산능력을 능가하는 저들의 시설을 보고 한숨을 쉰 라니드는 걱정에 잠을 들 수가 없었다. 저들이 아직은 만들어놓은 자원으로 무엇을 할지는 모르지만 결코 자신들에게 좋은 일은 아닐 것은 분명하였으니...

 ◆ 마스의 상처 입은 두 다리 때문에 일행의 걸음 거리의 속도는 매우 낮았다. 분대장의 마음 같아서는 그냥 안고 단번에 갔으면 좋겠지만 '자신의 두 다리를 두고 다른 것을 이용하는 것은 엘프들의 신 산드리아스는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마스의 말과 함께 그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녀 옆에는 하린이 얼굴에 잔뜩 불만을 표시하며 뒤따르고 있었다. 이미 이런 일에 반대를 할 수 있고, 조언을 할 수 있는 나이든 엘프들이 대부분 죽음을 당한 뒤라 마스의 명령에 반대할 이들은 없었다. 단 한 명은 남은 마을의 원로는 예상 밖으로 그녀의 의견에 찬성하였기에 마을은 이 이방인들에게 몸을 의탁하자는 쪽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설마 그분이 마스의 의견에 찬성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하린은 은근히 그 원로에게 물어보았다. 하린의 질문에 그녀는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남을 같이 끌어들인다는 것은 추악한 행동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이렇게 엘프들의 의견이 통일될 때 상부로 보고를 한 크라스노프소령은 예상 밖으로 마스를 수송선으로 데리고 와도 좋다는 허가에 어리둥절하였다. 하지만 그럭저럭 자신과 이야기가 통한 마스를 생각하면 좋은 일이었다. 수송선과 엘프의 마을의 거리는 약 10km, 평소 장갑보병이라면 2-3분만에 주파하는 거리였고 숲에서의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엘프들이라고 해도 30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를 지금 일행은 1시간동안 이동하여 고작 반을 왔을 뿐이었다. 엄청난 상처를 입고 또한 출혈을 많이 한 상태로 무리한 행동을 해서인지 쉽게 지친 마스를 위해 지금 일행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크라스노프 소령은 전염병이나 풍토병을 예방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간 차가운 온도의 물을 한 모금 들여 마시며 일행을 돌아보았다. 처음 출발할 때의 11명이 이제는 13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분대원들 중 한 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3명은 엘프였다. 마스와 하린, 그리고 위에서 나왔던 원로엘프였다. 에트라는 이름의 이 엘프는 물론 여성이었는데 나이가 수백 살이 넘었다지만 겉모습은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분대원들은 동료를 잃었다는 생각에 침울한 표정들이었다. 그 분위기에 엘프들이 어색해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본 크라스노프 소령은 하늘을 보았다. 태양은 천천히 산 너머로 기울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본 그는 휴식을 취하고 있던 엘프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몸은 괜찮습니까?"

가까이 온 이가 소령이라는 것을 본 마스는 엷은 미소를 지어주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예, 이제 상당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확실히 그녀의 말은 사실인 것으로 보였다. 방금 전까지 창백한 얼굴이 어느 정도 본래의 색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물론 본래의 색이 하얀색이라 그 차이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지만..

"슬슬 출발해야 할 것 갔습니다, 앞으로 반정도 남았으니까요"

소령의 말에 마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서서히 기울어지는 태양을 보는 그녀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기 시작하였다.

"강진석 준위! 슬슬 출발하자고!!"

자신의 장갑보병으로 뛰어가면서 소령이 외쳤다. 그러자 분대원들이 엘프들을 포위하듯 사방으로 감쌌다. 이곳에 올 때 만난 거인과 같은 위험한 생명체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이동하는 지루한 일이 반복되었다. 일행 중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던 하린은 점점 의문이 들었다. 지금 그들이 가는 방향은 바로 그 엄청난 운석이 떨어진 장소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주위의 풍경은 엄청난 폭풍을 만난 것처럼 엉망진창이지만 낯익은 지형과 걸어갈수록 점점 쓰러지는 나무들의 숫자와 쓰러진 방향으로 보았을 때 그때 운석의 방향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렇다면...설마..

'나도 참.. 설마 이들이 그 운석에서 왔을 리가 없잖아, 우연히 그 장소와 가까운 것이겠지. 그렇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테니 가까운 우리 엘프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보물을 주고 땅을 얻은 것인가?'

혼자 망상에 빠진 하린이었다...

"다 왔습니다"

주위가 차츰 어두워져 갈 때 소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목소리에 엘프들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자신들의 앞에 울창한 숲이 있는 것 빼고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응?"

보통 엘프보다 감각 등이 더욱 민감한 하이엘프인 마스는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눈앞의 울창한 숲은 보기만 해도 튼튼하고 싱그러운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감각으로는 저곳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감각으로 인하여 숲의 부자연스러움을 찾은 마스에 비하여 에트라와 하린은 경험으로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이때까지 이곳으로 오면서 느낀 점은 숲의 황폐화였다. 점점 이들이 목표라고 하는 지점으로 다가갈수록 나무가 쓰러지고 대부분이 숯이 되어 있었다. 그러한 지형에서 갑자기 이런 울창한 숲이라니...

엘프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소령은 자신의 장갑보병 안에서 관제실과 연락을 하였다.

"여기는 크라스노프 소령입니다. 임무를 완료하고 지금 제 430 분대원들과 귀환하였습니다."

『여기는 관제실! 크라스노프 소령님을 확인! 임무의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제 34번 문(門)으로 진입하여주십시오!』 "34번? 그렇다면 벌써 보호장벽이 완성된 것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였지요. 총 58개의 문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 외 장소에서 진입할 경우 그 즉시 사망이지요.』 "그렇군요... 그럼 수고하십시오"

통신을 끈 크라스노프 소령은 분대장에게 자신이 들은 정보를 이야기 한 다음 다시 이동을 시작하였다.

약 10분쯤 걸었을까 눈앞의 숲에 도착한 크라스노프 소령은 식별코드를 전송하였다. 그러자 그의 장갑보병의 울창한 숲이 나타난 화면의 일부분에서 34번이라는 숫자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들어갈 장소를 확인한 소령은 외부 통신기를 열었다.

『자! 이쪽으로 오십시오. 목표지점에 다 왔습니다』 소령의 말에 엘프들은 이 괴상한 숲 안이 자신들의 목표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통신을 끈 소령의 장갑보병이 숲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와 동시에 엘프들도 숲 안으로 들어갔는데 울창한 숲에서 아무런 저항이 느껴지지 않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란 풀의 감촉은 단지 거친 땅의 느낌이었고 10m의 전방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의 나무도 아무런 저항감 없이 통과하였다.

"환각마법?"

하린의 의문 섞인 질문에 에트라는 고개를 흔들어주었다. 환각마법으로는 이 정도의 섬세한 모습을 연출할 수 없었다. 환각마법은 시술자의 상상이나 기억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이런 대규모의 환각은 그저 형태만이 나타날 뿐 나뭇가지 하나하나 만들지는 못하였다. 그것은 마법의 창시자라는 드래곤조차 불가능한 일이었다. 뭐 이런 대규모의 마법은 마나부족으로 시전도 못할 테지만...

"단순한 거짓영상일 뿐입니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요"

그저 덤덤한 소령의 표현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둘이었다. 30초 정도 걸었을까? 분명 눈앞에 잎사귀며 나뭇가지들이 존재하는데 그것들이 자신들의 몸등을 그냥 통과하는 기현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녀들은 눈치채지 못하였겠지만 그녀들의 뒤에는 입체영상으로 모습이 가려진 약500m이상의 거대한 기둥이 있었다. 만약 이들이 불법으로 침입하였다면 저 기둥에서 나온 초 고출력의 플라즈마 탄에 의해 구워져버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에 뒤를 돌아볼 정신이 없었다.

검은색의 알 수 없는 재료로 온통 뒤덮은 대지....그 대지 위에서는 어떠한 식물도 보이지 않고 대신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탑!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닌 수십 개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들의 탑들이 두 눈 가득히 들어왔다. 그 탑들은 단순하게 서있는 것이 아닌 각 탑들과 탑을 연결하는 수많은 선들이 거미줄처럼 뒤섞여 있었다.

그런 그 탑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생명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수많은 곤충들... 그리고 지금 자신들의 주위에 있는,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저 소령이라는 인간이 타고있는 거인과 같은 형태의 존재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약 천명이 넘어 보였다. 마치 다른 차원에 온 것 같은 기괴한 분위기였다. 인간의 마을을 본적이 있는 엘프들로써도 이런 웅장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마을(?)은 보지 못하였다. 대체적으로 무채색 계열의 마을은 신계보다 마계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하린의 경우 이 장소에 두달전에 온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건축물들은 최대한으로 잡아도 두달 이상은 걸리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이제까지 옆에서 불면을 토로하던 하린도 눈앞의 어마어마한 모습에 기가 죽었는지 얌전하게 구경만 할 뿐이었다. 그들의 표정을 바라본 소령은 웃음이 나왔다. 고작 수송선 잘라놓은 것을 보고 저렇게 놀라다니. 만약 이들이 저 우주에 있는 함대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자네들..... 오늘을 수고했네. 나중에 사건을 적은 보고서를 제출하게.. 그럼! 오늘을 피곤할 테니 푹 쉬도록!』 『알겠습니다! 그럼..』 힘없이 대답한 준위는 분대원들을 이끌고 천천히 자신들의 숙소로 이동하였다.

"자 그럼 이쪽으로.."

근처 가까운 건물 밑에 자신의 장갑보병을 세워두고 어리둥절한 모습의 엘프들을 이끌고 수많은 건물 중 중앙의 다른 건물보다 약 1,3배 크기의 건물로 이들을 안내하였다.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인지 아스팔트로 잘 포장된 길 중간 중간에 놓여진 가로등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였다. 주위에 이동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소령과 같이 있는 엘프들에게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차피 이 행성에 지적인 종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많은 외계종족을 본 그들로써는 특별한 점이 없는(?) 엘프는 관심 밖이었다.

항상 관심의 집중이 되었던 엘프들은 주위의 반응에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 그들의 반응에 기뻐하며 가로등부터 시작하여 주위의 온통 신기한 모습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연신 소령에게 질문을 하였다. 이제까지의 냉철한 미인으로 보이던 마스까지 소령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으니...

"저 등은 어떻게 빛나는 것인가요? 동물의 지방? 아니면 마법?"

"저 탑들은 어떻게 지어진 건가요?" 등등 "............"

결국 이들이 진이 있는 회의실에 도착한 것은 입체영상으로 표현한 숲에서 1시간이 가까이 지난 후였다.

"휴...... 자! 이곳에 당신들이 기다리시던 분이 계십니다. 하나 충고한다면 절대로 무례한 행동은 삼가세요.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크라스노프 소령을 바라보면서 엘프들의 얼굴에도 긴장이 감돌았다. 소령이 말하지 않아도 자신들의 부족의 운명이 이 문 너머에 있는 자에게 달렸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은 좀 이상하게, 글을 쓰는데 전혀 진전이 없네요.

아! 머리 아프다...

문제 있음 리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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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마음에 들지 않아서 후반부를 수정했습니다.........만 여전히 어색하네요...3차 수정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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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스노프 소령의 손이 벽 한쪽을 집자 소리 없이 문이 열렸다. 하지만 스스로 열리는 문에 대해 신기해 할 틈도 없이 엘프들은 문 안쪽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존재감에 선 듯 문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자신들을 압박하는 검은색 망토로 몸을 가린 존재의, 인간이라 생각되지 않는 눈빛이 자신들에게 다가올 때마다 고양이 만난 쥐처럼 움츠러들었다.

"자 들어오십시오"

엘프들의 속마음도 모르는 크라스노프 소령은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그녀들을 재촉하였다. 그의 재촉에 서로 눈치만을 보던 엘프들은 어쩔 수 없이 조심스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까스로 문을 지나자 서서히 자신들의 목표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꽤 넓은 공간에 몇 개의 의자와 함께 한쪽 벽면이 온통 투명하여 외부의 탑들에서 발산하는 빛의 조각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하지만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장소에서 한가하게 경치나 볼 정신을 가진 이들은 없었다. 그녀들의 시선은 당연히 눈앞에 정좌하고 있는 검은색 망토의 존재에게 쏠려 있었다. 그녀들의 예상으로는 눈앞에 있는 이가 자신들과 협상을 벌여야 할 이로 인식한 것이었다. 하지만...

"크라스노프 소령! 지금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였습니다!"

엉뚱하게 크라스노프 소령이 예를 갖추는 방향은 검은 망토의 존재가 아닌 외부 모습이 보이는 벽 쪽이었다. 크라스노프 소령의 말에 제일 먼저 반응한 이는 마스였다. 하이엘프의 발달한 감각으로 이 방에서는 자신들과 눈앞의 검은 망토의 존재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 장소에 지금 크라스노프 소령이 예를 갖추는, 한 인간의 아이가 창 밖을 쳐다보면서 불붙은 풀을 말아놓은 막대기를 물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마스보다 조금 늦게 발견한 나머지 둘도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 마스는 하이엘프, 하린의 경우 전사계급이라 다른 존재보다 오감이 월등하게 발달하였다. 그런 그들이 존재 자체를 처음부터 놓친 것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그 아이는 엘프 자신들이 보더라도 아름다운 아이였다. 문제는 눈으로는 보이지만 다른 감각으로는 없는 존재로 느껴진 것이었다. 기척 같은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것, 보통 인간의 아이라고 착각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아이. 그것이 지금 눈앞의 아이에 대한 그녀들의 평가였다. 그에 반하여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던 검은 망토의 존재는 진한 어둠을 풍기며 강렬한 존재감을 들어내고 있었다. 정 반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둘을 보면서 그녀들은 누구에게 먼저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여졌다, 난처한 얼굴의 엘프들을 보면서 진은 물고 있던 담배를 마지막으로 폐 가득 흡입한 다음 아쉬운 눈빛으로 담배를 쳐다본 후 비벼 끄며 자신을 주시하는 엘프들에게 말했다.

"...잘 왔다. 엘프란 이름을 가진 종족이여, 내가 그대들이 만하고 싶다고 한 아이샤르 진이라 한다"

"아..안녕하십니까? 저는 마스, 그리고 제 뒤에 있는 이들은 저의 수행원들입니다,"

마스의 소개에 뒤쪽에 있던 하린과 에트라가 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진의 입에서는 엘프어로 자연스럽게 반말이 나왔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것 만 같은 느낌, 평소 인간을 끔찍이 싫어하는 하린조차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뭐 하는가? 앉게!..."

진 자신도 준비된 의자에 앉으면서 하는 권유에 엘프들은 주위에 있던 의자에 앉아 진을 관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소녀를 닮은 소년, 무채색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존재. 나른하고 따분함이 깃들어 있는 얼굴에서는 마스의 능력으로도 무엇하나 알 수 없었다.

"음.. 자네들의 의견은 소령의 보고에 의해 들었네.."

"그렇다면 이야기가 빨라지겠군요. 저희들의 안전을 책임져 주신다면 당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 주겠습니다!"

턱을 괴면서 본론부터 들어가는 진을 바라보며 마스가 말했다. 그녀로도 이 일은 빠르게 해결하고 싶었다. 며칠전의 유성에 의한 폭발로 아마 숲에 살고 있는 육식동물들과 몬스터들은 한동안 잠잠할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 숲이 안정으로 들어간다면 파괴된 숲에 살고 있던 수많은 초식동물들이 떠날 것이고 먹이가 없어진 몬스터들과 육식동물들이 전체가 아니지만 상당수가 몰려올 것이었다. 이 근처에서 습격을 할 만한 곳은 자신들의 엘프부족 뿐이므로..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간이었다. 자신들의 마을을 덮친 이들은 동일한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2천에 이르는 병사들을 거느리는 이들은 이 세계에서 오직 국가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소국의 경우 2천에 이르는 병사들이란 엄청난 병력이었다. 그런 병사들이 몰살을 당했는데 그렇군.. 하면서 넘어갈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그렇게 넘어가고 싶어하더라도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이상 더 강한 부대를 이끌고 쳐들어 올 것이 분명한 일이었고 자신들의 부족에 불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이었다. 마땅히 마을을 이동 수 없는 지금은 눈앞에 있는 이들의 능력이 절실하였다.

마스와 다른 엘프들은 눈앞의 소년(?)이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주리라 의심치 않았다. 소령이 타고 있던 엄청난 위력의 거인이 수천 명이 넘게 있는 것을 자신들의 눈으로 보지 않았던가! 그들 중 단 10명만 자신들이 확보할 수 있다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이었다. 소령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았지만 마스는 단 몇 명만을 구할 수 있다면 그 많은 보석 등도 포기할 의향이 있었다. 저들도 그 많은 보석을 주는 것 보다 차리리 수천 명 중 몇 명을 지원해 주는 것이 싸게 먹힐 것을 안다면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라 확신하였다. 보석을 포기할 경우, 전 대륙에 있을 노예로 고생하는 엘프들을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일단 마을이 있어야 나중이라도 그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하는데?"

단번에 거절하는 진의 태도에 당황한 마스는 에트라를 바라보았다. 수백 년을 살았지만 마을에서 단 한번도 빠져나간 적이 없는 그녀로써는 대처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에트라는 마스를 말리며 자신이 직접 이야기하기로 결심하였다.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족의 안전이 걸린 지금 경험부족의 마스로 하여금 회의를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란 판단이 들어서였다.

"저는 에트라라고 합니다. 일단 저희의 조건을 말씀들이지요. 만약 저희의 안전을 몇 년간만 보장해 주신다면 저희는 저희 엘프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모든 땅을 당신들이 떠난 그 시점까지 넘겨드릴 것입니다, 당신들은 저희에게 땅의 소유권을 인정받기 위해 보석을 가져오신 것 아닙니까? 그 땅의 몇 십 배를 더 드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에게도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지 않습니까?"

에트라의 조건을 들으면서 진은 여전히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나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데.. 우리는 많은 땅이 필요 없어! 그리고 자네들과 협상을 하면서 까지 자네들의 하락을 맡고 싶은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렇다면 왜 그 많은 보석을 주면서 저희의 허락을 맡으려고 하였죠?"

마스의 질문에 진은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붙였다. 마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진이 아닌 조커가 대신 해 주었다.

-보석의 경우 그것은 승낙이 아닌 통보였네. 소령에게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자네들이 허락을 안 한다고 해서 이곳을 떠날 생각은 전혀 없었어! 단지 이곳을 자네들에게 인정하게 하여 무단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엘프들에게 괜한 죽음을 주기 싫어서 일 뿐이야!-

"그렇다면..."

-자네가 지금 생각하는 대로 우리는 자네들의 어떠한 요구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네. 들어줄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야, 자네들에게 준 보석으로 땅에 대한 대가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판단하는데?-

"하지만 우리는 지금 위기에 처했다는 말입니다. 수많은 어린 엘프들이 인간들에게 성 노리개가 되거나 배고픈 몬스터들에게 먹힐 것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절규하듯이 외치는 마스의 음성은 간단한 진의 말에 말문이 닫쳤다.

"너희들이 죽는 것과 우리들과 무슨 상관인데? 스스로 힘이 없으면 죽는 것은 당연한 일,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지?"

나른한 표정으로 잔인한 말을 아무런 변화 없이 내뱉는 진이었다.

"당신은 그럼!! 아무런 죄가 없는 어린 엘프들이 죽는 것을 그냥 보고 계시겠단 말입니까? 당신들은 그 비극을 알고 또 그 것을 막을 힘도 있는데!! 힘있는 자로써 힘없는 이들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신의 말씀입니다! 당신들은 신의 말씀을 거역하신다는 말입니까?!"

마스가 자리를 박차며 진을 가리키며 외쳤다. 그런 그녀의 말에 지루한 표정을 바라보던 진의 얼굴이 갑자기 차갑게 굳어졌다. 진의 변화를 지켜보던 하린과 에트라가 몸을 날렸지만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진은 마스의 멱살을 잡아 서로의 얼굴이 부딪칠 정도로 가깝게 앞으로 잡아 올렸다. 숨이 막히는 마스는 발버둥을 치려 했지만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친 진의 눈빛에 숨이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주친 진은 짐승과 같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그럼 너희들은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먹는 것을 왜 말리지 않지? 어린 초식동물이 잔인하게 먹히는 것을 알면서도 왜 말리지 않지? 잔인한 곤충들이 작은 애벌레를 조각 내는 것을 아는 너희들은 그것을 왜 말리지 않지? 인간들이 동물들을 잡아먹는 것을 왜 말리지 않지? 작인 치어들이 큰 물고기에게 먹히는 것을 알면서도 왜 말리지 않지? 그것을 막을 힘도 있으면서??"

"......................"

"그리고 말이야! 같잖게 신을 들먹이다니! 신의 말씀? 그 신은 누구의 신인가? 너희들의 신인가 아니면 우리들의 신인가? 병신같이 신 타령이나 하는 멍청이가 감히 나에게 뭐라 지껄이는 것이냐! "

"................."

"웃기는 소리 그만하시지! 너희 엘프들의 어린 자식들이 죽는 것은 비극이고 다른 종족이 먹히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란 말이냐? 자연의 한 조각으로써 힘없는 것은 먹히는 것이 당연한 일! 우리는 그 자연의 법칙에 관여할 이유 따위는 없어!"

말을 마친 진은 싸늘하게 비웃으며 멱살을 쥐고 있던 마스를 뒤로 밀쳐버린 다음 밖으로 나가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진을 하린이 앞을 막았다.

"...뭐냐?"

"그럼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그럼 약한 인간이 그런 경우를 당하더라도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수 있나요?"

말로는 그럴 듯 하게 하지만 만약 위기에 처한 것이 인간이라면 같은 종족이라 도와줄 것이 아니냐! 라는 질문을 받은 진은 오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연한 일, 나와 상관도 없는 자의 위험까지 내가 왜 상관해야 하는데?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자는 죽어버려! 스스로 저항 할 의지조차 없는 자도 죽어버려!! 만약 내가 도와줄 이가 있다면 그는 나와 거래를 할 수 있는 자 뿐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너희들은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지"

"당신이 뭘 알아!! 우리도 목숨을 걸었어! 엘프가 아닌 인간인 당신들에게 고개 숙여 부탁할 정도로 우리도 절박하단 말이야!! 준 보석 따위는 필요 없어, 그저...그저 우리를 지켜주면 안 돼? 너희는 힘이 있잖아! 그 넘치는 힘의 일부분을 빌려달라는 것도 안되냐고 이 구두쇠야!!"

진의 비웃는 듯한 음성에 바닥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외치는 마스의 음성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옆에서 묵묵히 서있는 크라스노프 소령조차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호소하는 대상은 보통 인간의 상식으로 생각하기에는 알 수 없는 존재인 진이었다. 그는 울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한마디하였다.

"내 상관할 바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급하면 지금이라도 자칭 위대하신 신에게 기도를 들이는 것이 어떠한가? 혹시 아나? 자네의 기도가 닿아 그 신이라는 새끼들이 나타날지!"

전 세계에 있는 신관이 들었다면 당장 경을 칠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 한 다음 진은 앞을 막고 있는 하린을 피해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에트라는 체념의 한숨을 쉬었다.

"멈춰..."

"응?"

"걸음걸이 멈추라고!!"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자꾸 자신의 걸음을 멈추게 하자 짜증이 난 진은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서는 두 주먹을 힘주어 쥔 마스가 말리는 하린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있었다, "멈춰! 아직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았잖아!!"

"...짜증나는 엘프 아가씨로구먼. 이야기는 할 것 없다고 했는데?"

"........주겠다..."

"응?"

"내 몸을 주겠단 말이다! 구워먹던지 삶아먹던지 네 마음대로 해!

"마스님!!"

마스의 발언에 뒤에서 만일에 대하여 경계를 하고있던 둘은 대경실색하였다. 보통 엘프도 아닌 하이엘프가 스스로 노예를 자청한 것이었다. 마스가 이성을 잃었다고 생각한 둘이 마스의 입을 막을 때 그녀들의 귀에 진의 차가운 음성이 들였다.

"그대는 소설책을 너무 많이 읽은 것 같군"

".........."

"자네는 자신의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한 것이 아닌가? 자네의 희생하는 정신은 높이 살만하지만 자네의 몸으로는 나와 거래할 가치가 없어! 고작 자네가 고개를 숙였다고 해서 귀중한 나의 부하들을 그런 쓸 때 없이 위험에 처하는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으니 그만 일어나서 자네 마을로 꺼져! "

다시 몸을 돌려 밖으로 나서려는 진의 뒤에서 독기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이 세상을 주시하는 바람의 이여! 네 앞의 적의 몸을 구속하여라! 실프!!≫ 그녀의 목소리와 동시에 진의 주위에 인위적인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진 등은 알리 없었지만 바람의 정령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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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세계 73화가 마음에 안들어서 수정했습니다, 혹 안읽으신 분은 읽어주세요, 그래야 이야기가 연결되니...^^ ====================================================================================

 정령이라 함은 이성(理性)을 가진, 세계를 이루는 구성물질이었다. 따라서 이 존재들은 세상의 균형을 중시하고 모습이 없는 상태로 떠돌아 다녔다. 그런 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극히 소수의 이들을 정령사라 하며 정령사는 자신의 마나를 계약으로 이들을 강림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계약이라도 그들 자체가 균형을 맞추는 존재라 마법과 같은 왜곡되어 파괴적인 힘을 쓸 수 없어 점점 사라져 가는 추세였다.

진은 자신을 옭아매는 괴상한 바람에 발걸음을 멈췄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자리를 박차고 뛰어오른 마스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진의 뒤로 넘어가 진의 목을 껴안았다. 물론 그녀가 접근할 때 소용돌이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방금 전까지 상처 덕분에 휘청거리던 몸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움직임이었다.

"....지금 뭐 하는 건가!"

"움직이지마!! 움직이면 이자의 목숨은 없다!"

마지막 수단으로 인질을 잡은 마스를 보면서 어리둥절한 하린과 에트라는 곧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크라스노프 소령과 망토의 존재를 대비한 것이었다. 속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 에트라였지만 마스의 심정도 이해가 갔다. 하이엘프를 노예로 받친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던 놈에게는 이제 마지막 수단이었다. 만약 부족의 안전이 걸린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이렇게 까지 할 일은 없었다. 작은 키 덕분에 진을 가볍게 감싸안은 마스는 진의 귓가에 소곤거렸다.

"이제 어쩌지? 입장이 바뀌었는데?"

진의 목을 붙잡고 있는 마스를 보면서 크라스노프 소령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저 어리석은 존재들은 지금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감히 그를 인질로 잡다니...

"...재미있군.."

"흥! 뭐가 재미있다는 거야!! 지금 지신의 지금 처한 상황도 몰라!"

진의 말에 어이없어 하는 마스였다. 그때 인질로 잡혀있던 진의 왼팔이 몸은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마치 뒤를 보는 것처럼 날아와 마스의 멱살을 잡았다.

"이게 무슨.. 까아아아!!"

마스가 다음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힘이라고는 생각도 못할 엄청난 힘으로 마스를 들어 자신의 앞으로 던져 버리는 진이었다. 순간적으로 공중에 뜬 마스는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의자들과 충돌하면서 엉망진창으로 쓰러졌다. 그녀의 모습에 서둘러 하린과 에트라가 달려갔다. 떨어진 충격으로 정신 없는 마스의 귓가에 진의 음성이 들였다.

"음....어떻게 죽여줄까?"

무표정의 얼굴에 희미한 살기가 드리워지며 한발자국 앞으로 내밀었다. 그의 모습에 재빠르게 하린과 에트라가 마스의 앞에서 진을 막았다. 그런 그녀를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은 진은 크라스노프 소령을 바라보았다.

"이들은 내가 처리한다. 그러니 그거 치우고 나가있어!"

"하지만....알겠습니다"

품속에서 막 무기를 꺼내려던 소령은 진의 명령에 반대하려 했지만 진의 눈가에 일렁이는 살기를 읽은 후 한숨을 쉬면서 측은한 눈빛으로 엘프들을 바라보다 문 밖으로 나섰다. 그는 어차피 그들로써는 진을 해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진의 말에 순순히 물러났다.

'차라리 내 손으로 죽여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행복일 텐데...'

문밖으로 완전히 나간 것을 확인한 진은 아직 주저앉은 마스를 향하여 다가섰다. 그 모습을 본 마스는 이제까지 자신의 감각으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던 진의 형상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검(劍)

한 자루의 날카롭게 선 검과 같은 베일 것 같은 기운이 그에게서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그를 보면서 마스는 왜 중요한 인물에 아무런 호위도 없이 자신들과 만났는지 알 것 같았다.

"비켜주겠나?"

아무런 느낌이 없는 진의 목소리에 더욱 오싹한 느낌이 든 하린과 에트라는 몸을 숙이며 견고한 벽을 만들었다. 그들 생각이지만..

"꺄아아악!!"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던 진의 순간적인 발차기에 초인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냈지만 막은 두 팔이 부러지는 것을 느끼며 에트라는 엄청난 충격에 뒤로 날아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아무리 전사가 아니라 해도 수많은 세월을 살아가면서 경험을 쌓아 하린 그녀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에트라를 단 한번에 기절시킨 모습에 순간적으로 한눈을 판 하린은 진의 손이 자신의 팔을 잡는 것을 그냥 지켜보는 실수를 하였다. 그녀의 손을 잡은 진은 다른 손으로 장(掌)을 만들어 하린의 겨드랑이 부분을 가볍게 쳤다.

'억!!'

아무런 소리도 없고,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던 진의 손짓에 하린은 자신의 겨드랑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숨이 막혀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숨을 쉴 수가 없어서 고통스러운 그녀의 귓가에 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먼저 덤비지 않은 것에 감사해라! 그렇지 안았다면 네년들도 죽여버렸을 테니"

뭔가 말하고 싶은 눈을 한 하린을 지나친 진은 아직도 충격에 앉아있는 마스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순간에 쓰러지는 둘을 바라보면서 마스는 뭐라 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점점 다가오는 진의 발소리가 마치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면서 그녀의 심장을 두드렸다.

"오..,오지마!! 나..난... 그저 부족을 ..."

긍지의 하이엘프라는 생각은 저 멀리 사라진 그녀였다. 지금의 진에게 도망칠 수 있다면 죽음이리도 기꺼이 받고싶은 심정이었다. 죽음보다 더한 공포.. 그것이 진에게서 서서히 흘러나왔다. 그녀의 가녀린 음성에도 진은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곧 그녀 앞에 선 진은 단 한 마디만 할 뿐이었다.

"죽어라"

진의 어깨가 약간 뒤로 젖혀지는 것과 동시에 엄청난 섬광이 그녀의 두 눈을 물들였다.

"꺄아아야"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감싸안은 그녀는 곧 닥칠 아픔에 대비하였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슬그머니 한쪽 눈을 떠보았다. 그리곤 자신의 눈 바로 앞에까지 온 진의 곧게 펴진 손을 볼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왔더라면 자신의 얼굴을 박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싹한 느낌을 받은 그녀는 왜 진의 손이 도중에 멈추었는지 알 수 있었다. 진의 팔목을 검은색 망토의 존재가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스라고 했는가?-

"예..아예."

-엘프들은 숲을 잘 가꾼다고 들었다, 정말인가?-

"예.."

-음.. 좋다! 그럼 너희들의 안전을 책임 쳐주지, 대신 너희들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이곳의 주위에 숲을 만들어라!-

"저, 정말입니까?"

-정말이다. 그러니 너는 빨리 저 둘을 대리고 이곳을 떠나라!-

조커의 말에 그녀는 공포가 서린 눈으로 진을 한번보고 가까스로 몸을 추스른 하린과 아직까지 정신을 잃은 에트라를 데리고 서둘러 문을 나섰다. 문이 열리자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령이 마스를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이 나갈 때까지 진은 두 눈을 감고 처음의 자세 그대로 굳어 있었다. 잠시 후 그녀들이 나간 것을 확인한 진은 서서히 두 눈을 떴다. 하지만 그 눈동자는 붉은 색으로 진하게 물들어 있었다, "방금 왜 말렸지?"

방금 전과 차가운 목소리였지만 그의 몸에서 줄기줄기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숨이 막히는 강렬함을 가지고 있었다.

-왜 말렸는지 모르겠는가? 저런 잔챙이를 죽여보았자 남는 것은 없지 않나-

"흥! 과거부터 나는 내 앞에서 적대시 한 이들을 살려준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저들은 살려두어야 하지?"

-그럼 자네는 왜 그 둘(세르피와 아르)을 살려두었지? 더 큰놈을 잡기 위해서이지 않은가? 저 엘프도 그렇게 생각해!-

"....자네는 그럼 저들도 정체불명의 존재가 만들어 놓은 계획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알 수 없지.. 하지만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과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하찮은 것들이 그런 변수가 되리라고 생각하는가?"

-훗! 변수라는 것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어나는 법!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자네지 않은가? 그리고 저런 잔챙이는 언제라도 죽일 수 있지... 그러니 지금은 좀 참아야 할 때야! 우리를 손바닥에 놓고 무슨 일을 꾸미는 존재를 잡을 때까지... 어차피 자네는 그 둘을 죽일 것 아닌가! 시일이 걸리겠지만, 그때 저 엘프도 같이 죽여버려! 그러면 되겠지-

".......그렇군.... 자네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니 이번만은 자네의 의견을 따르겠네! 하지만.."

순간 잡혀있지 않은 진의 다른 손이 조커의 가슴을 강타했다.

"퍽!!"

-헉!!-

방금 전 하린을 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파괴력을 보이면서 조커는 가슴을 움켜쥐며 괴로워했다. 그런 그를 진은 싸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번 무례는 이것으로 넘어가지! 허나 명심해둬! 자네와 내가 동맹을 맺었다 하더라도 내 지휘가 더 높다는 것을 말일세!"

바닥에 몸을 웅크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조커는 진의 말에 괴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잘 알고있지! 우리는 서로의 목표를 위해 모인 이들이니까...-

 ◆ "허허 이거 재미있군!!"

"그렇습니다. 여기를 보세요 병사들의 창이 아예 먹히지 않는 강한 장갑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호..이거 흥미롭군요!"

어두운 방에서 몇몇의 인물이 원탁에 모여 중앙에 빛을 내는 수정구를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었다. 그 수정구에는 몇몇의 거인이 병사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나타났다. 수많은 병사들이 죽어 가는 모습이 생생했지만 보는 이중에는 아무도 그들에 대하여 말하는 이가 없었다.

"흥미로운 영상이었네, 하룬 남작 커튼 좀 걷어 주겠나?"

"예!"

늙은 목소리의 남자의 부탁에 잠시 뒤 커튼이 걷어지자 밝은 햇살이 방안 가득 채워졌다. 원탁에 앉아 있는 이들은 총 4명이었다. 그중 가장 고급스러운 옷에 흰 수염이 턱까지 자란 노인이 입을 열었다.

"음.. 그렇다면 이젠 국왕 군은 이제 약3천이 남은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소심한 성격의 국왕이 엘프사냥에 2천이나 투입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행운이 되었군요. 공작님"

공작이라 불리는 늙은 노인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각각의 병사들의 수준을 우리가 더 높으니 우리의 승산은 더욱 높아진 것이지!! 허허허"

"더욱이 이번에 드디어 마장기를 손에 넣었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우리측의 마장기는 3기, 그에 반하여 국왕파의 마장기는 2기에 불과합니다, 병사들의 숫자가 비슷하지만 월등한 개개인의 능력을 지닌 병사들과 마장기를 동원한다면 승리는 따 놓은 것은 당연합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낮은 계급이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 덕분에 공작과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하룬 남작의 말에 나머지 인물들도 흐뭇한 표정들이었다. 이들은 국왕파에 맞서는 귀족파의 우두머리들이었다. 하루 전 갑작스레 국왕파인 카를로스 백작이 왔을 때는 국왕파의 함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백작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모두의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 것이었다. 국왕의 군대가 2천이나 줄었다니! 설마 자신의 군대 중 2천의 병사를 죽이면서 까지 함정을 파는 것은 소심한 성격의 국왕으로써는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왕국에서 공작 자신을 은근히 밀어주는 수석마법사를 모셔와 백작의 기억을 재구성하여 엘프마을에 있었던 장면을 본 공작은 즉시 귀족파의 수뇌들을 모이게 하였다.

'파이스'왕국은 전통적으로 국왕파와 귀족파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국왕파는 항상 귀족의 눈치를 살폈고 귀족파는 항상 세력을 키우려는 국왕파를 견제하였다. 그러던 것이 국왕파에서 걸출한 인물이 나오면서 입장이 역전 된 것이었다. 바로 왕국의 재상인 헌트 후작... 왕국에 있기에 아깝다는 평가를 듣고있는 그는 수십 년 동안 제상의 자리에 있으면서 항상 수세에 있던 국왕파를 이제는 거꾸로 귀족이 눈치를 살피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그는 주기적으로 귀족들을 압박하자 귀족들이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게 된 상황이었다, 그에 귀족파는 국왕파를 몰아내려는 준비를 꾸준히 실행해 왔다. 하지만 재상의 위력 앞에서는 꿈만 꿀 뿐이었는데 지금 국왕파를 뒤엎을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었다, "으흐흐흐 이제 수십년에 걸친 국왕파와 귀족파의 질긴 인연을 끊을 수 있을 것 같군!!"

"축하드리옵니다 국왕전하!"

"허허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데... 자네는 너무 성급한 면이 있어"

하룬 남작의 아첨에 기분이 더욱 좋아진 공작은 자신을 바라보는 하마스 백작과 베릴 후작을 보면서 명령했다.

"자네들은 지금부터 영지로 가 최대한 빠르게 병사들을 소집하게!"

"지금 말입니까? 너무 성급하신 것 아닙니까? 우리가 승산이 높고 또한 국왕파가 아직은 무방비라고 하지만 우리 또한 준비가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국왕파는 국경과 왕국에 병력이 집중되어 있지만 우리는 각 영지에 흩어져 있습니다."

하마스 백작의 지적에 공작은 수정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백작, 내가 말한 것은 지금 당장 국왕파를 몰아내자는 것이 아니네! 내가 공격하고 싶은 곳은 왕국이 아닌 이곳이라네!"

공적이 가리키는 곳은 수정구였다. 그제야 이해를 한 후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작의 뒷부분은 남작이 대신 말하였다.

"맞습니다. 국왕전하의 말씀대로 우리는 왕궁보다는 이곳을 먼저 공격해야 합니다. 방금 보신 영상에서 와 같이 이런 위력을 지니 자들을 후방에 두고 움직이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지요! 물론 저 정체불명의 이들이 우리를 공격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일단 가능성이 있는 것만은 확실한 일입니다."

"남작! 만약 우리가 그 엘프마을에 갔을 때 그들이 없다면 어떻게 하나?"

백작의 말에 남작은 수정구를 가리켰다.

"그렇게 되면 더욱 좋지요! 만약 그들이 없다면 저희는 그저 엘프들만 가져오면 되는 것입니다. 내전에 의해 피폐해진 제정에 도움이 될 것이며 저희 측의 공을 세운 귀족들에게 줄 멋진 선물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몇몇의 숫자로 근 2천에 다다르는 병사들을 학살했네 거기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그렇습니다. 그들은 강하지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2천의 병사들이라고 해 보았자 대부분이 보병입니다, 강한 위력의 기병이나 궁병은 거의 없지요. 그리고 방금 보신 영상에서도 보셨을 테지만 적들의 한 명이 6서클의 마법인 파이어 버스트에 당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적들은 6서클의 마법을 충분히 견디는 마장기보다 마법 공격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6서클의 마법사는 총 3명, 그리고 국왕파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약 500~1000명의 병사들을 동원한다면, 병사들이 적을 막는 사이에 충분히 격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병사들의 희생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하여 마장기 2기를 보낼 생각이네!"

논리적인 남작의 말과 뒤따른 공작의 발언에 백작과 후작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 병력에 3명의 6서클의 마법사, 그리고 2기의 마장기라면 절대적으로 승산이 있었다. 그럭저럭 회의를 끝낸 백작과 후작이 자신의 영지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문뜩 떠오른 생각에 후작이 공작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공작님!"

"응? 뭔가?"

"그 카를로스 백작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비열한 놈이 같은 성에 있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드는군요. 설마 그놈을 귀족파에 끌어들이는 것은 아닙니까?"

후작의 말에 공작은 원탁의 수정구를 손가락으로 지적하였다.

"자네 저 영상이 어떠한가?"

"꽤..아니 상당히 선명하였습니다. 제가 본 영상 중 최고....설마!"

"하하하 그 설마 라네! 그놈은 자신이 한 실수가 엄청나다는 것을 안 후 귀족파에 투신하겠다고 왔지. 하지만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그런 멍청이를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네! 한번 배신한 자는 두 번 배신하는 법이니까. 지금 그는 이런 선명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정신을 과도하게 휘저어 놓아서 백치가 된 상태지! 뭐 약속대로 생명은 보장했으니 문제될 것은 아니지!"

"잘 하셨습니다"

공작의 말에 안심한 후작과 백작은 밝은 햇살을 맞으면서 방을 나섰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공작은 창가에 다가가 성 주위에 펼쳐진 풍경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국왕전하라..."

회담이 끝난 지 다음날, 공작의 명령을 받은 각 귀족들은 소수의 사병들을 거느리고 조용히 새벽을 틈타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휴...문제 있음 리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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