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9화 (39/49)

"크.. 큰일났습니다!!"

흙투성이에 지저분한 모습의 레인저 차림의 남자가 회의실 문을 거의 부수다시피 하며 등장하자 한참 가을에 거두어들인 세금으로 군량을 얼마나 사야하나 심도 있는 토론을 하던 근위대장 아르세마 백작과 예산문제로 한참 실랑이를 버리고 있던 피드공작, 그리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르세 아닌가? 아무리 급한 일이 있다고 해도 등장 방법이 시원치 않군. 자네 때문에 집사가 얼마나 화가 난지 알고 있나?"

공작의 장난스러운 말에 바르세라는 남자는 공작의 딸 헬렌이 주는 물을 단번에 들어 마신 후 간신히 숨을 고른 다음 회의실 탁자 위에 있는 산더미 같은 서류를 팔을 이용하여 바닥으로 쓸어버린 후 지저분한 커다란 지도를 그 탁자 위에 폈다. 자신들이 열심히 한 노력의 결정체들이 쓰레기 같이 바닥이 떨어지자 화가 난 아르세마 백작과 피드공작은 그러나 초조한 모습의 바르세라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입을 다물었다. 겉모습이 좀 어수룩한 이였지만 일에서만큼은 완벽한 프로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이만한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는 그만한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집사가 문제가 아닙니다!! 자! 이곳을 보십시오!"

그가 핀 지도는 그들의 나라인 아스프라스와 제국 라고의 북부지역이 그려져 있었다. 물론 등고선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지만 주요 도시와 사람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길, 그리고 특이한 이정표 등이 세심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가 가리키는 곳은 라고의 북부지역이었다. 그곳에는 붉은 색의 작은 점이 그려져 있었으며 그 옆에는 42번이라는 숫자가 적혀져 있었다.

"그리고 여기, 여기 여기를 보십시오!"

그의 손가락은 붉은 색 점에 이어진 선을 따라 갔다. 그 선은 몇 개의 점을 거쳐 분명하게 아스프라스로 이어져 있었다.

"이 점은 저희 조직원들의 목격지점입니다. 여기 이 선은 이동경로를 나타내주고 있고요, 여기 점선은 대략적인 예상 추정치 입니다."

"여기 42번이라는 숫자는?"

분명 지도에는 제국에서 그 무언가가 오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었지만 단순한 숫자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지도에 있는 숫자를 보며 주위에 있던 이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으나 바르세라는 남자는 그 시간도 아까운지 품안에서 조그마한 종이를 꺼내 공작에게 전해주었다.

"이..이것은!!!"

공작은 지도의 숫자와 손에 들고 있는 작은 쪽지를 비교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공작의 태도가 심각해지자 주위에 있던 이들은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공작의 얼굴만을 바라보았다. 잠시 심각한 표정으로 쪽지를 보던 공작은 들고있는 쪽지를 지도 옆 42번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는 위치에 내려놓았다. 그에 사람들의 시선은 그 종이에 쏠렸다. 공작의 뒤에 있던 헬렌은 자신도 모르게 그 쪽지의 상단에 적혀있는 커다란 글자를 소리내어 읽었다.

"제국에 존재하는 비공정 리스트??"

"비공정?"

"아니 비공정이라고요?"

회의실은 비공정이라는 단어에 모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잠시 허둥대다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바르세에 집중되었다. 설명해보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그들의 반응에 바르세는 한숨을 쉬며 처음 찍혀있는 붉은 점을 가리켰다.

"처음 비공정이 발견된 장소는 지금으로부터 7일전이었습니다. 제국에 있는 저희 측 요원들의 제 일순위 조사대상인 비공정이었으니 당연히 통신 마법사를 이용하여 연락을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에 처음 저는 그저 비공정 통상의 이동경로를 저희 측 요원이 발견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틀 뒤 이번에는 여기! 처음 발견된 위치보다 북쪽으로 약 100km 전진한 상태에서 동일한 비공정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그 다음날 이번에는 약30km 전진한 곳에서 역시 동일한 비공정이 관측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이 약 3일 후, 그리니까.... 날짜 상으로 어제입니다. 마지막 관측거리에서 약 17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역시 처음의 관측된 비공정입니다. 이대로라면 저희 측 국경선을 넘는 것은 약 이틀 후, 그리고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일직선상으로 이동한다면 약 4일 후 이곳 수도에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바르세의 설명에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그의 예상이 맞는다면 한창 전쟁준비로 바쁜 아스프라스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땅에서 보는 것과 하늘에서 보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혹시 저희들의 움직임을 포착한 제국이 응징차원에서 출동시킨 것은 아닐까요?

아스프라스의 경제를 담당하는 카르비안 백작이 가장 최악의 수를 조심스럽게 말하자 헬렌은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오는 비공정은 아마 단독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타 부대가 같이 움직인다고 보기에는 속도가 너무 빠르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비공정이 지나온 자리는 대부분 산지이므로 비공정과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희 측 요원들도 비공정 외에 발견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에 정확한 증거를 제시한 바르세에게 감사의 인사로 고개를 숙인 헬렌은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오고 있는 비공정만이 전부인데 보통 비공정의 수송인원은 보병으로 약 천명, 만약 기병이면 더욱 숫자가 줄어들 것이지요. 그리고 중요한 마장기는 10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즉 아무리 비공정이라 하더라도 단 한기로는 무력시위도 할 수 없습니다, 시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국에서 시찰을 목적으로 비공정을 파견한 일은 역사상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회의실에 있는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최악의 상황. 즉 아스프라스가 독립을 위하여 전쟁분비를 한다는 것이 제국에 밝혀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떤 목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들을 목표로 비공정이 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였으니 대책을 세워야 했다.

"난 칼쟁이지 장군이 아냐! 나중에 작전이 세워지면 나에게 말해 줘!"

긴장감이 도는 회의실이었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이 말한 붉은 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드 마스터 그랑디스는 작은 하품을 하며 주위에 있는 이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에 회의실에 있는 이들은 쓴웃음을 지을 뿐 그녀의 무례한 행동을 책망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의 역할은 전장에서의 활약이지 작전을 짜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처음 그녀와 계약을 할 때 사소한 예의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나감으로써 잠시 흐트러졌던 회의실의 분위기는 이어진 헬렌의 발언에 다시 처음의 분위기로 돌아왔다.

"더군다나 지금 오는 42번의 비공정이라면 소유주는 황제의 소속이 아닌 아드라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의 소유라고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는 서쪽에 있는 고르마드 제국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한 축입니다, 그런 자의 비공정이 최북단에 위치한 저희 측에 오는 것은 최소한 황제의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어떤 이유로 오던 최악의 수는 아니라는 것인가?"

공작의 말에 헬렌은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 공중에서 저희들의 지형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마장기 나 기간테스는 성의 지하에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을 것입니다만 제국에 허가를 받지 않은 병사들의 훈련장 같은 군사기지의 경우 그들의 눈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은 넘어가도 다음에는 수대의 비공정이 날아올 것입니다!"

헬렌의 말에 안심한 표정을 지었던 사람들은 이어진 알프레그 백작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헬렌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아버지인 피드 공작을 바라보았다.

"응? 무안가 할말이 있느냐?"

여자라지만 항상 탁월한 생각을 하는 자신의 딸의 믿음 때문인지 헬렌의 미소에 공작은 주저 없이 그녀의 생각을 말하게 하였다. 항상 이럴 때 그녀는 황당한 야기를 꺼냈지만 그 뒤에는 타당한 생각이 받쳐져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공작은 마음놓고 너의 생각을 말해 보라는 뜻이었다.

공작의 말에 회의실의 사람들 시선은 모두 헬렌에게 모여들었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 인정한 것이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에 오는 비공정이 저희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좋은 기회라니..아! 계속 말씀하십시오"

헬렌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에 그녀의 말이 끊어지자 아르세마 백작은 서둘러 사과를 하였다. 그에 그녀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자신을 주시하는 이들에게 시선을 돌려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지금 저희 측은 거의 준비가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 라고의 병사들의 숫자보다는 적지만 각각 병사들의 능력은 저희들이 월등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식량도 장기전에는 힘들지만 어차피 저희들의 전략이 속전속결이므로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장기의 경우 적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숫자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하였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그것을 능가하고도 남는 기간테스라는 히든카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 비공정 대책만은 몸으로 때운다는 어이없는 작전....아니 작전이라고 할 수도 없는 지침뿐이었습니다. 기껏해야 주요군사도시에 대 비공정 무기 몇 개만을 배치했을 뿐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비공정이라는 것이 출연하진 수백년이 지났지만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떠다니는 공중요새 뿐이야! 비공정은 오로지 제국들의 것이지. 만들고 싶어도 구조조차 모르니 어쩔 도리가 없어. 그러니 고공에서의 공격은 방어가 불가능하지...."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곳으로 오는 비공정을 탈취해야 합니다!"

"탈취!!"

헬렌의 말에 회의실에 있는 이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탈취라니! 제국의 비공정을 건드리면 당장 전면전이었다. 아직 준비가 완벽하지, 아니 제국을 상대로 하여도 완벽하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말도 안됩니다! 그럴 경우 제국은 당장 침공입니다! 아무리 제국이 사방으로 적이 있다고 하여도 전면전 발생 시 당장 동원 가능한 숫자는 70만이 넘습니다!(여기서 70만은 동원 숫자입니다. 보급인력, 호위부대 등등을 빼면 실제 직접적인 전투를 할 수 있는 전력은 40만~50만 정도 임) 전 반대입니다! 원래의 계획대로 제국의 귀족을 포섭하고 한두 번 있을 토벌군을 물리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제국도 제법 피해를 많이 받는 다면 협상으로 나올 것입니다, 미스릴 광산의 가치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도 한발자국 물러설 것입니다! 그때 미스릴 광산의 소유를 넘겨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르비안 백작의 주장에 헬렌을 뺀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였다. 전면전은 말 그대로 아스프라스의 완벽한 파멸이었다. 제국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마장기의 숫자는 자그마치 400대가 넘었다. 그중 약 300대는 비공정에 탑재되어 있고 나머지 100대는 국경선에 배치되고 있었다. 즉 제국이 마음 단단히 먹고 전속력으로 운행했을 시 일주일이면 아스프라스에 투여할 수 있는 마장기의 숫자는 최대300대에 이르는 것이다. 300대의 마장기와 27대의 비공정이면 지도에서 아스프라스가 사라지는 대 한시간이면 충분했다.

"예! 저도 몇 달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시절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전 주저 없이 은폐되어 있는 군사시설을 패기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추정치 3급 마장기로 평가되는 기간테스라는 것을 20기나 가지고 있습니다. 왜 이리 소극적인가요? 생각해보세요. 적의 비공정을 탈취하여 약간의 개조만으로 20기의 기간테스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전 대륙에 12대 밖에 없는 3급 마장기가 20대나 탑재한 비공정!! 이 정도면 기습으로 제국의 수도도 점령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단순한 숫자상으로 이야기해도 3급 마장기면 200대의 5급 표준 마장기와 필적합니다! 제국의 전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전 전력을 우리들에게 투입할 수는 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단 한대의 비공정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비공정과 기간테스와 조합을 생각해 보시란 말씀입니다!"

헬렌의 강렬한 주장에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기간테스라는 것의 힘은 강대하기 이를 때 없었다. 그들에게 기동성을 부여해 준다면 그들의 힘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전 찬성입니다!"

마음한구석에 꺼림칙한 마음에 선 듯 찬성하지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손을 들며 헬렌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다. 아르세마 백작이었다.

"공주님 말씀대로 이것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제국을 침공하여 어느 정도 그들의 땅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본래의 계획대로 안전한 방법으로 왕국으로 독립하느냐! 공주님의 말씀대로 위험한 도박이지만 제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느냐 입니다"

그의 말에서 자신을 지지한다는 것을 느낀 헬렌은 그에게 고개를 숙여준 다음 주위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안전한 방법도 백성들을 생각한다면 나름대로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더 생각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간테스의 쇼크입니다!"

"기간테스 쇼크?"

공작이 의문을 표하는 주위를 대표하여 입을 열었다.

예! 기간테스 쇼크! 생각해 보세요, 여기 마장기를 다루고 계시는 아르세마님과 알프레그 님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 생각되는 전투에서 갑자기 자신들 보다 2배 이상의 크기를 지닌 거대한 마장기 수십기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녀의 질문에 둘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답은 곧 나왔다, "후퇴밖에 대답이 없군요,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심리적인 엄청난 타격을 받겠지요. 전력 상 자신들이 강하다고 해도 그런 상황에는 전군에 혼란이 있을 것이고 더욱이 그 거인이 기간태스와 같은 엄청난 힘을 낸다면 적보다 2배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괴멸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르세마 백작의 말에 헬렌은 이번에는 알프레그 백작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다음에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이지요?"

"그때는 충분한 준비를 하겠지요. 아마 처음과 같은 심리적 타격은 거의....아!!"

그제야 사람들은 헬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즉 우리들은 그 기회를 최대한 이용해야 합니다. 작전을 잘 짠다면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헬렌의 말에 공작은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른 이들이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바로 공작 자신이 하는 것이었다. 그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공작을 주시할 때 공작이 나지막하게 자신의 딸을 불렀다.

"헬렌... 그 비공정이 수도로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100%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좋은 목적이던 나쁜 목적이던 일단 타 귀족의 영토에 들어간다면 그 귀족을 만나야 하는 것이 제국의 귀족들이 꼭 지키는 예법이니까요.. 안타깝게도 저희는 제국의 귀족에 해당됩니다..."

헬렌의 말에 공작은 지긋이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곤 자신을 주시하는 이들을 바라보다 탁자를 내려치며 외쳤다.

"모든 부대를 밤만을 이용하여 국경으로 집중시켜라! 비공정을 탈취한다! 모든 부서는 이제부터 전시체제로 움직인다! 협력자들에 연락을 전해라! 카르비안!! 며칠밖의 시간이 없지만 마법사를 동원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양의 식량을 사오고 모든 평민들의 식량을 회수하고 이제부터 철저하게 배급제에 들어간다!"

"하지만.....예 알겠습니다!!"

공작의 결단에 비록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내정을 담당하는 카르비안 백작이 고개를 숙였다. 이미 결정한 내용을 가지고 딴소리하는 것은 시간낭비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카르비안의 속내를 짐작하지 못할 공작은 아니었지만 그가 사심에서 반대하는 것이 아닌 평민들을 위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의 등을 살짝 두드려 주었다. 그리곤 이번에는 아르세마 백작과 알프레그 백작을 바라보았다.

"알프레그 백작! 그대에게 전 육상병력과 마법사 그리고 마장기를 주겠다.! 아르세마 백작! 그대에게는 전 기간테스의 지휘권을 주겠다! 서로 협력하여 제국을 타도해라!!"

공작의 말에 둘은 기사의 예를 취하여 명령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남자가 아닌 것이 원통할 정도로 뛰어난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자신 있느냐!"

"자신 있습니다 아버지.."

"...좋다! 너는 비공정을 탈취할 완벽한 작전을 세워라! 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해 주겠다.!!"

자신만만한 표정을 짖고 있는 딸을 바라보며 공작은 강렬한 눈빛으로 자중을 압도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도박을 걸었다. 이제 겨울이 돌아온다! 시간은 우리들의 편이다! 가자 우리들! 아스프라스의 독립을 위하여!!"

"위하여!!"

공작의 대사에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은 뜨거운 결의를 다졌다.

 ◆ 고고고고고 새벽의 모든 동물들이 대지를 가르는 고동음에 잠을 깨었다. 안개가 자욱한 산 속의 정적을 깨는 거대한 무언가를 느끼며 동물들은 저마다 두려움에 떨었다.

햇빛이 있었다면 지상에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었을 그것은 주위의 공기를 진동시키며 전진하고 있었다. 자연이 아닌 인간이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거대한 바위를 깎아만든 팽이 형태의 거대한 그것의 주위를 진동시키는 공기에 의하여 놀라 날아오르는 새들로 숲 속은 한바탕 혼란스러웠다.

제국 제 42번째 비공정, 순백색의 몸체에 그 위력은 적들의 피가 노을처럼 된다는 뜻에 황제가 선사해준 일명 황혼의 천사.

바로 아드라스 비 루이치에리 후작의 비공정이었다.

그 비공정의 최상위 부위에 있는 거대한 성에서 아드라스 후작은 포도주를 들이키며 새벽 안개로 자욱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고도이기 때문에 충돌을 대비하여 시야 확보차원에서 마법사들이 발사하는 파이어 에로우들 덕분에 간간이 들어 나는 지상을 감상하고 있었다.

"똑똑"

"일어났습니까? 후작님!"

후작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자신의 부관인 레모드 자작을 바라보았다.

"그래 일어났다네, 아! 그래 황제페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가?"

후작의 질문에 레모드 자작은 일그러진 얼굴로 들고 온 전문을 읽어 내려갔다.

"황제페하의 전문을 읽겠습니다...... 휴가 잘 보내게. 후작, 돌아오는 길에 산디고산 포도주 한 병 챙겨오는 것을 잊지 말게"

".........그것이 다인가"

"예 뿌드득!! 다입니다!"

"하하하 황제페하께서도 여전하시군.. 그리고 부관 너무 그렇게 화내면 몸에 안 좋다네"

그의 말에 레모드 자작은 화난 목소리로 후작에게 말했다.

"뿌드득 그것을 말이라고 하십니까? 제가 이 비공정을 움직이려고 얼마나 공을 들인 줄 아십니까?"

"그러니 내 혼자 다녀오겠다는 것 아닌가?"

"아니 목적지까지 걸어서도 수십 일이 걸린다는 마의 숲 란드르도를 혼자 가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이번 휴가에도 본가에 들리지 않으신다면 후작부인께 제가 죽습니다! 간신히 허락을 맡은 비공정입니다, 피드 공작께 인사를 드린 다음 그들의 안내를 받아 비공정으로 상공에서 훑어 본 다음 바로 본가로 가십시오"

그의 말에 못마땅한 표정으로 후작이 거칠게 포도주를 마셨다.

"그 피드 공작이란 산적두목은 만나기 싫은 데 말이야?"

후작이 하고 싶은 말을 짐작한 레모드 자작은 쓴웃음 지었다, 그보다 높은 계급인 공작이었지만 피드 공작과 아드라스 후작의 위치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아스프라스를 제국이 집어삼킬 때 체면상 공작의 위치를 주었지만 제국의 귀족 중 그를 진정한 공작으로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에게 피드공작은 자작보다 못한 이였다. 중앙에 세력도 없고 그렇다고 대대로 세습한 귀족도 아니고 공을 세워 차지한 작위도 아니었다. 그런 그를 만난다는 것이 상당히 불쾌하게 여기는 것이 대다수의 귀족들이었다.

"하지만 귀족이 다스리는 땅을 지나치실 때는 그 귀족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예법입니다, 설마 유서 깊은 후작가문으로 제국의 예법을 어기는 것은 그리 모양세가 좋지 않습니다"

"잘 알고 있으니 그만하게!"

퉁명스럽게 대답한 후작은 서서히 흩어져 가는 안개를 바라보며 짜증난다는 듯이 들고 있는 잔을 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때 후작의 집무실에 비치된 수많은 파이프 중 하나에서 사람목소리가 들렀다.

"여기는 관측실!!"

"여기는 후작각하 집무실이다. 말해라!"

레모드 자작은 목소리가 나오는 파이프를 잡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길다란 파이프를 타고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다.

"조금 전 아스프라스의 경계선을 넘었습니다. 슬슬 그들에게 통보를 해야할 시간입니다!!" 관측병의 목소리에 자작은 후작을 바라보았다. 그에 후작은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약간의 통쾌함을 느끼는 자작은 다시 파이프에 소리쳤다.

"알았다.! 계속 관측하기 바란다!"

자작은 조금 전 대화를 한 파이프의 뚜껑을 닫은 후 옆에 있는 황금색의 파이프의 뚜껑을 열었다.

"여기는 후작각하 집무실이다! 들리는가?"

그의 목소리가 관을 통과한지 조금 시간이 지나자 대답이 돌아왔다.

"여기는 통신실입니다. 말씀하십시오"

"지금 피드 공작각하의 전용 통신마법사에게 연락을 취해라!"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자그마한 방이었다. 이곳에는 수명의 마법사가 통신구슬을 앞에 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곧 작은 몸집의 병사가 작은 방의 문을 열며 외쳤다.

"후작각하의 명령입니다! 피드 공작각하의 통신마법사와 연락을 취하라는 명령입니다"

그 병사의 말에 능숙한 솜씨로 통신마법사들은 들고있는 통신좌표를 적은 책자를 뒤적이기 시작하였다.

 마장기 설정...

1급 마장기- 신화시대의 마장기로써 발굴 당시 그대로 완벽하게 보존되어 움직일 수 있는 마장기, 특징으로 흡장석을 이용하며 기동 시 머리에서 빛의 고리가 생성된다. 현재 존재하는 1급 마장기는 모두 합쳐 1기. 그들의 힘은 비공정과 비슷하다고 전해짐, 모든 마장기의 규격은 1급 마장기로 규정되어 있음. 기록에 따르면 기종에 따라 하늘을 날수 있는 종류도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흡장석 덕분에 마나가 없어도 움직일 수 있음 2급 마장기- 발굴당시 원형을 보존하고 있지만 움직이지 못하여 약간의 개조를 한 마장기(개조라고 하지만 다운 그레이드, 조잡한 인간의 손을 타면 부품 하나만 바꾸어도 성능이 급격히 떨어짐) 총 3기의 마장기가 존재하며 그중 2기는 흡장석이 없어 탑승자의 마나를 사용. 표준 5급 마장기 수십 대와 필적함 3급 마장기- 발굴한 유물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기본 뼈대에 인간의 야금술을 이용하여 살을 붙인 것, 비록 4급과의 차이는 골격을 이루는 물질의 차이지만 마나의 효율성이 좋아 월등한 공격력과 방어력이 가능, 표준 5급의 마장기 10대와 필적함 총 12대의 마장기가 존재.

4급 마장기- 1급과 2급 마장기의 설계도로 만든 마장기. 5급과 확연한 차이는 없지만 대량생산용 표준 5급 마장기와는 다르게 제국들이 근위기사단에 지급할 목적으로 만든 고급 마장기.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급의 재료를 사용하여 5급 마장기 3대와 필적함.

특이점 없음. 총 제조 숫자 75대 5급 마장기- 일명 표준 마장기로 불리 우며 대량 생산용, 대부분 강철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량의 귀금속과 미스릴, 크룸아늄이 들어있음. 현 존재하는 마장기의 대부분을 차지. 반영구적 사용.

 참고 -① 상위 마장기일수록 사용시간이 길어짐. 5급 마장기의 경우 약 보통 기사급인 경우 4시간이 한계, 그 이상 탑승시 마나 고갈로 사망, 따라서 1대의 마장기에 2명 이상의 오너가 존재함 참고로 -② 아스프라스에게 주어진 기간테스의 실제 전력은 1급과 2급 사이-이스프라스 인들은 3급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물론 아스프라스에게 주어진 것은 다운 그레이드에 완전무장이 아님, 본래의 기간테스에 완전무장일 경우 비공정은 껌..-.-. 원래 기간테스는 우주전에서 함대 견제용이었으니...

 -장갑보병일 경우 '완전무장'일 경우 1급과 2급 사이 (즉 진이 가지고 있는 장갑보병을 마장기로 따진다면 수만대를 가지고 있는 것임....-.-)

 새벽에 올려야 하는데 예상보다 늦었습니다.

용서를....

굴러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렸던 어색한 지라 부분이 있을지 모름니다..^^ 이제 유리치안의 대륙에서는 전쟁의 불씨가 붙었습니다.

옆 대륙인 하이아라스에서는 진이 이곳저곳을 찌르고 다니고....^^ 혼란의 시작이지요.

아! 당분간은 진이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분간은 유리치안의 전쟁만을....

그럼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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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 전장 "준비는?"

수뇌부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모습을 들어낸 피드 공작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벽 한쪽을 차지하는 거대한 지도에 기입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아스프라스의 마법사 탑을 담당하고 있는 7서클 마스터 안젤리나에게 물었다.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대한 마력으로 노화를 멈추어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안젤리나는 한참 통신마법사들을 지휘하고 있던지라 뒤늦게 공작의 등장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허리를 굽혔다.

"아! 어서 오십시오"

"아니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떻지요?"

그녀에게 정중한 인사를 받은 공작도 예의 상 답례를 하였다. 평민이었지만 7서클의 마스터에는 공작인 그도 어느 정도 예를 차려야 했다.

지금 공작이 있는 곳은 성의 지하에 있는, 그와 헬렌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지휘통제실이었다. 다른 나라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군대를 운용하는 것과는 달리 평소 전쟁의 승패는 얼마만큼 완벽하게 병력을 통제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 공작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마법사의 탑의 도움을 받아 이 시설을 만들어 내었다.

그를 위하여 공작은 공격마법사들과 서클 마법사들을 희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통신 마법사들을 대량 교육시켰다. 이는 제국의 눈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는데 직접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마법사들을 대량 교육시킨다면 큰 문제가 되었지만 통신마법사들은 아무리 많은 숫자를 교육시켜도 제국이 문제삼지는 않았다.

그에 따라서 다른 나라들이 만 명당 한 두명 배치한 통신마법사들을 공작의 군대는 최대 500명당 한 명 이상을 배치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지휘통제실에서는 투입된 통신마법사들을 이용하여 각 부대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또한 전장의 전체적인 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집단을 이루지 않아도 병사들을 유기적으로 지휘할 수 있었으며 특히 게릴라전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예! 지금 적의 비공정의 위치는 수도에서 약 반나절 거리입니다. 오늘저녁에는 수도의 상공에서 비공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통신마법사들을 담당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엔젤리나를 대신하여 바르세가 공작이 보고 있는 거대한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데 그 통신이 정말일까요? 설마 제국이 저희 측이 보낸 자료에 의심을..."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목소리로 며칠 전 전해왔던 통신을 생각하며 카르비안 백작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운석이 자신의 몸이라는 미지의 존재의 도움을 받았지만 저희도 심혈을 기울여 제국에게 제공한 자료는 완벽합니다! 그것은 제 이름을 걸고 장담합니다!, 제국이 의심할 할 리가 없습니다."

"아! 아니 전 안젤리나님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을 대비한다는 뜻에서..."

카르비안 백작의 말에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엔젤리나가 기분이 상했는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녀의 그런 모습에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은 카르비안 백작은 서둘러 그녀에게 사죄하였다. 하지만 자신에게 사죄를 하는 모습을 보지도 않고 '흥'하는 소리와 함께 안젤리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헬렌은 피식하고 웃으며 그만 화내라는 듯 자신의 마법스승인 엔젤리나가 앉아 있는 탁자에 그녀가 좋아하는 과일주스를 내려놓으며 카르비안 백작을 바라보았다.

"그의 통신이 믿어지지 않으신가 보군요. 하긴 우리들과 같은 가난한 영지는 이해할 수 없지요. 우리가 그토록 가지고 싶은 비공정으로 관광이나 한다는 것이...... 하지만 이곳으로 오는 비공정, 황혼의 천사는 루이치에리 후작가문의 소유입니다. 물론 모든 비공정은 제국황제의 관할 하에 있지만 전시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자율권을 보장하지요. 물론 고작 관광을 위하여 비공정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아드라스 비 루이키에리 후작이 제국에서 얼마만큼의 힘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가 힘이 없다면 황제가 순순히 허락해주지 않았을 테니까요. 또한 그는 방랑벽이 심한 인물이라는 평이 내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그가 운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요"

헬렌의 자세한 설명에 어느 정도 이해를 한 카르비안 백작은 그래도 걱정이라는 듯이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였다.

"혹시 그것은 명목이고 다른 수작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의 너무나 소심한 모습이 보기가 흉했는지 알프레그 백작이 호탕하게 웃으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하하하! 자네의 신중한 태도는 항상 배울만한 가치가 있지!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만약 딴 뜻이 있다고 해도 그의 비공정이 우리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

소심함을 신중한 태도로 격상시킨 알프레그 백작의 말에 공작은 잘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주고 스승인 안젤레나의 뒤에 시립하고 있는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그래 준비는 다 되어 가느냐?"

"그럼요! 지금 무도회준비는 거의 끝을 내었고 성 주위에 함정을 준비하는 일은 지금 마무리 단계이지만 그들이 도착하기 전 모든 준비가 끝날 것입니다, 그리고 성의 이남에 있는 군사시설 중 비공정 이동경로에 있는 것들은 모두 위장, 또는 파괴했습니다,"

그녀의 설명에 만족한 공작의 시선은 이번에는 카르비안 백작을 향했다.

"보급품 준비는 어떻게 되었나?"

"휴...대부분 보급품들은 그동안의 노력으로 차질이 없지만 식량이 문제입니다. 고작 며칠 가지고 큰 수가 있겠습니까? 그저 몇 개의 상단과 식량수입에 계약했을 뿐입니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식량을 사들이는 계획으로는 비싼 값에 살 수 밖에 없고 또한 제국의 상단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니 포기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주민들의 식량을 회수하고 배급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희망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공작은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을 하지는 않았다. 아니 소심한 성격덕분에 전쟁터에는 어울리지 않는 카르비안 백작이었지만 후방을 유지하는 대에는 꼼꼼한 그의 성격이 질실하였다.

"예정대로라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끝날 것이니 그동안 비축한 식량으로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어! 그러니 그리 큰 걱정은 하지 말게..... 그리고 군대는 지금 어떠한가"

한숨을 쉬는 카르비안 백작을 위로해준 공작은 이번에는 군을 책임지고 있는 알프레그 백작을 바라보았다.

"원래 저희 측은 후방이 마의 숲 란드르도였기 때문에 대다수의 병사들은 제국의 경계지점에서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있어 수월하게 집결을 완료시켰습니다. 또한 작전 시작과 동시에 평민들의 징집도 예정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 시켰습니다.

"짧은 시간에 이 정도까지 준비되었다니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 이제 우리 기간테스에게 날개를 달라줄 천사만 기다리면 되겠군!!"

공작의 말에 주위에 있는 이들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 세상의 이치에 따라 서서히 태양은 저물어 갔고 대신 베트라와 루미아가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달이 떠올랐다. 공작이 있는 성 주위의 민가에서는 저녁을 짖기 위함인지 하나둘 굴뚝에서 연기가 흘러나왔다. 거리에는 피곤한 몸을 풀기 위하여 술집을 찾는 이들과 맨발로 친구들과 노는 아이들로 소란스러운 평범한 저녁... 그런 평온한 일상을 처음 깬 것은 나지막한 진동이었다.

 괴상한 명목으로 대부분의 식량을 성에서 수거해 갔지만 평민들은 이미 이골이 난 상태, 그래도 며칠 치의 식량은 남겨두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던 하르나는 나지막하게 느끼는 진동에 하마터면 떨어질 뻔한 그릇을 간신히 붙잡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곳 토박이인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런 진동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주방의 문을 열며 10살짜리 그녀의 아들이 숨을 허덕이며 문고리를 잡고 외쳤다.

"엄마 엄마! 빨리나와 봐!! 하늘에서 바위가 막 날아다녀! 그런데 불이 켜져 있어!"

하루종일 보이지 않아 호통을 치려던 하르나는 괴상한 이야기를 하고는 다시 뛰쳐나가는 자신의 아들의 뒷모습을 보고있다 피식 웃으며 뒤따라 나섰다.

"우리 개구쟁이가 오늘은 무엇을 보아서 저렇게 토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까?"

손에 묻어있는 물기를 앞치마에 닦으며 앞마당으로 나온 그녀는 자신의 아들뿐만 아니라 거리를 돌아다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하늘에 모아졌다는 것을 깨달으며 무심코 하늘을 보았다.

그것은 경이였다.

거대하다 못해 위대해 보일 지경인 바위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것이 내뿜는 대지를 진동시키는 진동음에 놀란, 수많은 이름 모를 새들은 사방으로 날아올랐고 평소 사람들을 보며 날카롭게 짖어대던 개들까지 꼬리를 말고 숨기에 바빴다. 근처 마구간의 말들이 놀라 날뛰는 소리가 들렸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온 하늘을 지우는 그것의 웅장함은 그 어떤 것도 비교가 될 수 없었다.

밤이라 거대한 그것의 정확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아들의 말대로 수많은 빛줄기들에 의하여 깜깜한 밤에도 그것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그들이 믿고있는 상식에 어긋나는 믿을 수 없는 장엄한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나이가 70에 가까운 노인이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제..제국의 비공정이다!! 제국이 쳐들어왔다!!!"

50년 전 아스프라스 왕국을 합병할 때 무력시위로 왕국의 상공을 날았던 모습을 본 기억이 있는 나이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공포가 물들었다.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겁에 질린 눈빛으로 비공정을 바라보았다.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경외감까지 느끼게 하는 웅장한 저것이 제국의 것이라니.... 그 나이든 사람의 외침과 동시에 시내 이곳저곳에서 공포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공정을 볼 수 있는 지역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이상한 점은 항상 거리를 순찰하던 경비병들의 모습이 아예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제어할 수 있는 이들이 없자 지상의 소동은 점점 켜져만 갔다.

 ◆ "이거 너무 무례한 것이 아닐까요?"

"무례하기는!! 고작 변방의 산적한테 고귀한 제국의 귀족을 만나게 하는 것도 영광으로 알아야지!!"

아드라스 후작과 그의 부관이자 가신인 레모드 자작은 비공정의 최상위에 있는 성의 탑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작이 주는 와인을 마시면서 레모드 자작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상관을 바라보았다. 비공정을 타고 귀족이 사는 저택이나 성의 상공을 날아가는 것은 상당히 무례한 짓이었다. 아스프라스의 피드공작이 있는 성의 경우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비공정의 착륙장이 성 근처에 있었으니 비공정을 잠시 멈추어 그들에게 연락을 준 다음 가장 사람들이 적게 거주하는 지역의 상공을 통과하는 것이 예의였다. 하지만 그의 상관은 무례하게도 착륙장으로 직진해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번 결정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이가 바로 후작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레모드 자작은 나직이 한숨을 쉬며 시선을 지상으로 향했다.

밤이 되면 가정집이나 길거리의 등으로 인하여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제국의 번화한 도시와는 다르게 아스프라스의 밤은 너무나 어두웠다. 장해물들을 피하기 위하여 마법사들이 만들어내는 라이트 마법으로 지상을 비출 때마다 겁에 질린 평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참 한심한 꼴을 보여지고 있군 그래! 역시 산적이 다스리는 영지는 뭐가 다르긴 다르군!!"

"이제 지상은 그만 감상하시고 어서 준비하십시오. 저희가 며칠 전에 공작님에게 연락을 했으니 아마 무도회 등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자리에 고귀한 제국의 한 명으로 계시는 후작님이 지금의 옷차림을 하고 나가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평민들이 왜 공포에 질려있는지, 아스프라스의 사정을 알고 있는 자작은 쓴웃음을 지으며 후작을 재촉하였다. 그의 말에 후작은 마치 철없는 어린아이를 상대하는 어른과 같이 자신을 대하는 자작을 보며 투덜대었다.

"알아! 안다고!! 젠장! 그간 산적나부랭이를 만나려고 이런 고생을 해야한다니!!"

투덜대는 후작이었지만 어찌하였던 승낙은 승낙이었으니 자작은 재빠르게 밖에 대기하고 있던 시녀들을 불러들여 후작의 치장을 서두르게 하였다. 자신의 주위를 부산하게 움직이는 시녀들을 보며 얼굴을 찡그리는 후작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던 자작은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파이프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여기는 선장실!!"

"여기는 후작각하 집무실이다. 말해라!"

"예! 약 10분 후 착륙지점에 도착합니다! 관측실에서 착륙지점에 착륙요원들을 확인!!"

파이프를 타고 올라오는 보고에 자작은 후작을 바라보았다. 준비가 늦어진다면 착륙하지 않고 잠시 시간을 보낼 생각에서였다. 그의 모습에 막 시녀가 내미는 부츠에 발을 집어넣고 있던 후작은 여전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냥 착륙해! 대충 시간이 맞을 것 같으니까!"

"알겠습니다"

후작의 말에 허리를 굽힌 그는 다시 선장실과 연결되어 있는 파이프를 잡았다.

"예정대로 움직인다! 각 부서에 연결하여 조심스럽게 움직이도록! 이상이다"

 단지 등장만으로 시내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비공정은 서서히 속도를 늦추며 피드 공작의 성 근처에 있는 착륙장으로 움직였다. 착륙장이라고 해봐야 직경 200m의 구덩이일 뿐이었다, 원칙적으로 비공정은 지상에 착륙을 할 수 없었다. 지상에 안착할 부위도 없었으며 마력로의 기동이 멈추게 된다면 중력의 영향으로 파손 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착륙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정확히는 수많은 쇠사슬로 비공정을 고정시키는 것을 말했다.

착륙장에 도착한 후 후작의 승인이 떨어지자 비공정은 서서히 마력로의 출력을 떨어뜨리며 지상에 대기하고 있던 착륙요원들이 유도를 받아가며 조금씩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끝에 거대한 고리를 닿아놓은 어른 팔뚝만한 굵기의 쇠사슬들이 비공정 이곳저곳에서 빠져나와 빠른 속도로 지상에 떨어졌다. 그러자 지상에 대기하고 있던 착륙요원들이 재빠르게 달려나가 둔탁한 소음을 뿌리며 떨어진 쇠사슬을 잡아 구덩이 외각부분에 위치한 강철로 만들어진 커다란 고리에 연결시켰다. 그 고리는 수십 미터의 쇠기둥에 연결되어 있어 매우 견고하였다.

지상에 떨어뜨린 쇠사슬이 완벽하게 고정된 것을 확인한 선장은 쇠사슬들을 내장된 거대한 톱니바퀴를 이용하여 서서히 잡아당겼다. 그러자 느슨해졌던 쇠사슬들이 팽팽하게 이어지며 차츰 비공정의 고도가 낮아졌다. 쇠사슬을 잡아당기는 도중 비공정이 약간 기울기도 하였지만 선장은 곧 능숙한 솜씨로 조절하여 수평을 유지하게 하였다.

"위치고정 확인!! 후작님을 마중 나오는 인원으로 보이는 일단의 무리 확인!!"

"착륙 종료!!"

점점 내려앉고 있는 비공정의 뾰족한 아랫부분에 지상에 닿는 것을 본 지상요원이 재빠르게 수신호로 정지명령을 내렸고 그것을 확인한 관측실에서 파이프를 타고 통신이 들어오자 선장은 잠시 주위를 확인한 후 착륙종료를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 선장 주위에 있던 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보고합니다! 비공정 착륙 완료했습니다! 또한 공작각하께서 보내신 인원으로 보는 이들을 확인하였습니다!"

선장은 자신의 앞에 있는 파이프의 뚜껑을 열고 후작각하 집무실에 보고하였다.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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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 전장 지상에 안착한 비공정의 앞 거친 숨을 들여 마시는 말들을 마부가 다독거리는 동안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시종은 재빠르게 마차의 문을 열었다. 그 사이 마차의 뒤를 따르던 기마병들은 마차를 중심으로 좌우로 포진하여 도열하였다, 의장용의 화려한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있는 그들의 모습은 공작의 위엄을 돋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기마병들이 자리를 잡자 먼저 내린 피드공작의 손을 잡고 순백색의 드레스 차림의 헬렌이 조심스럽게 마차에서 내렸다.

집주인의 입장에서 인사할 준비가 끝나자 비공정의 하단에 위치한 부분에서 높이 10m의 벽이 기이한 기동음을 내며 밖으로 기울어졌다. 천천히 기울어진 벽은 곧 계단이 되었고 순식간에 그 위를 붉은 양탄자가 깔려졌다. 문이 열리는 위치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관찰하던 헬렌은 곧 일단의 병사들이 절도 있는 모습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장면은 계단을 내려오는 무리의 중심에 있는 탄탄한 몸집에 날카로운 눈빛의 중년인 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하던 헬렌은 곧 그와 호위병들을 제외한 다른 귀족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최대한 많은 수뇌부들을 확보하려는 계획이 처음부터 어긋났기 때문이었다.

"어서 오시오 아르다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

그녀가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공작은 웃음을 지으며 막 계단을 내려오는 후작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공작을 바라보는 후작의 얼굴은 탐탁치 않는 표정이었다.

"안녕하오 공작! 마중 나와 주어서 고맙소. 하지만 호위들이 너무 거창하군..하긴 시골마을 주제에 자신은 공작이라 이거요?"

"크"

공작을 중심으로 도열해 있던 기마병들이 무례한 후작의 말에 분노했지만 손을 들어 제지하는 공작을 바라보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기마병들을 바라보는 후작의 호위들은 진한 비웃음을 지었다. 이것이 지금 아스프라스의 현실이었다. 제국의 일원이었지만 말만 공작이었지 제국의 귀족들은 온갖 수탈을 다 하면서도 그를 귀족 취급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아스프라스의 귀족뿐만 아니라 백성들도 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다. (뭐..... 그런 제국에 대한 반감덕분에 반사작용으로 피드공작이 추진하는 일을 백성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니 크게 손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의 반응이 험악하기 돌아가자 헬렌이 앞으로 나섰다. 지금은 어떤 모욕적인 언사에도 웃으며 반겨야 할 때였으니 눈치 없는 기마병들로 인하여 일을 망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후작각하!"

씽긋 웃으며 드레스를 자락을 잡고 인사를 하는 헬렌을 보며 후작은 놀랍다는 듯이 그녀의 인사에 답례를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후작의 반응은 탐탁지 않았다.

"시골마을에 이런 아름다운 여인이 있을 줄은 몰랐군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아름다운 레이디"

비록 예의를 갖추었다고 해도 여전히 가시 돋친 반응에 헬렌은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제국의 귀족들은 자신들 이외에는 타국의 왕족이라고 해도 모두 발 아래로 놓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이런.. 손님을 이런 곳에 놓아두는 실례를 범했군요. 자 성으로 가시지요? 비록 변변치 않은 일이지만 무도회를 준비했습니다. 부디 편안하게 즐기시길..."

여전히 싱글거리는 헬렌의 이끌림에 마차를 타는 후작은 자신의 팔을 붙잡고 애교를 떨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를 바라보면서도 탐탁치않았다. 아니 지금 이곳에 있다는 자체가 짜증이었다. 운석에 대한 호기심만 아니라면 이런 시골구석의 영지에는 올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비공정까지 동원한 마당에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이었다.

후작과 공작이 탄 마차는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여 성으로 향했다. 마차 안은 차가운 냉기가 흘렀다. 약 10분 정도의 침묵의 여행을 끝내고 마차에서 내리는 후작을 맞이하여 성의 입구에는 십 수명의 기사들과 나팔수들이 후작의 도착을 환영하였다. 하지만 이미 짜증이 날 때까지 난 후작의 눈에는 그저 거추장스러움으로 느껴졌다.

"쓸 때 없는 짓이군.."

누구에게 들으라는 듯 나직이 말한 후작에 헬렌은 일순간 차가운 눈빛을 보냈지만 다된 밥에 재를 뿌릴 수는 없었다.

"그저 환영인사 일뿐입니다, 자 홀로 들어가시지요?"

헬렌의 안내에 후작이 들어선 곳은 거대한 홀로써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들과 젊은 남자들이 가득 있었다, 홀 중앙에는 음식들이 가득 쌓여 있었으며 한쪽무대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제국의 귀족들이 여는 무도회에서도 흔히 볼 수 없게 화려하게 치장된 장소였다. 후작이 들어서자 음악이 멈추고 춤을 추던 이들은 서둘러 자세를 잡고 후작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 모습에 후작은 오만한 눈빛으로 자중에게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무도회를 보는 후작의 눈빛에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함이 가득하였다. 항상 파티에 참가하는 것이 일인 그가 보기에도 분명 잘 차려진 무도회였지만 어딘가 달랐다.

그 어색함에 고민하던 후작은 일단 파티의 순서에 따라 인사를 받으며 무도회의 중앙으로 걸어갔다. 지금 이 파티는 후작을 위한 파티였으니 후작이 중앙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했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가던 후작은 홀의 중앙에 외롭게 서있는 붉은 색의 머리카락과 역시 붉은 색의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를 볼 수 있었다. 그 여자를 보자 후작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가지 오면서 본 이들의 공통점을.... 남자는 모두 기사급의 인물들뿐이었다. 여자는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이든 이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문뜩 불길한 마음에 후작은 중앙으로 걸어가는 걸음을 멈췄다.

"야! 왜 저 녀석 밖에 없어?"

후작이 걸음을 멈추자 홀의 중앙에 있던 붉은 머리카락의 미녀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녀의 대사에게 저 녀석이라는 단어는 자신이 분명했다. 불쾌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던 후작은 화를 내려다 주위에서 느껴지는 중압감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후작의 호위로 따라왔던 기사들도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느끼고 허리에 찬 검 자루에 손을 대었다. 후작의 모습에 대충 상황파악을 했다는 것을 느낀 헬렌은 이제까지 얌전한 모습과는 다르게 근처에 있는 포도를 하나 입에 넣으며 붉은 미녀, 마스터 그랑디스에게 어깨를 으슥해 보였다.

"손해를 보았어요 손해! 누가 먹이가 달랑 하나만 나올지 알았어요? 수뇌들이 모두 나올 것을 예상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도회를 개최했는데 고작 하나만이 걸리다니..."

헬렌의 말 중 먹이라는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작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감히 시골 가짜 귀족주제에 대 귀족인 자신을 우롱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검을 꺼내 저 건방진 여자들을 단칼에 죽여버리기 위하여 달려나갔다. 갑작스레 후작이 나서자 아직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던 후작가의 기사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후작을 따랐다. 하지만 이미 후작과 기사들과의 간격은 벌어질 때로 벌어진 상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주위에 있던 남자들은 주위 식탁에 숨겨져 있던 검을 뽑아 후작의 호위들에게 달려들었다.

"크아!!"

누군가 알 수 없는 후작의 호위병의 비명소리로 시작된 전투는 숫자상의 열세와 후작을 지켜야만 한다는 조바심에 하나 둘 공작의 기사들에게 처참하게 죽어갔다. 자신의 호위들이 죽어 가는 비명소리에 후작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를 악물고 눈앞의 헬렌에게 달려들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공작은 단단히 준비를 한 모습이었고 지금 자신이 호위들과 합세를 한다고 해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렇다면 공작의 여식이라도 붙잡아야 했다.

후작의 실력은 군사강국 라고에서도 5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출중하였다. 자신의 검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주저 없이 자신의 돌진에 당황한 눈빛의 헬렌의 어깨를 행했다. 그 모습에 뒤에 떨어져 있던 공작과 기사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늦었다. 회심의 미소를 지었던 후작은 그러나 어느 틈에 다가와 자신의 칼을 퉁겨버리는 투박한 형태의 검을 볼 수 있었다.

"이..이럴 수가!!!"

후작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여자를 볼 수 있었다. 바로 그의 뒤에서 헬렌과 그를 놀린 붉은 색의 드레스 차림의 미녀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미녀 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보다 어떻게 뒤에 있던 여자가 자신보다 빨리 왔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하지만 이미 자신을 노리고 날아오는 검을 보며 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야야얍!!"

미녀의 기합소리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검이었지만 수많은 전장에서 활약한 후작은 침착한 마음으로 자신의 코를 스치며 사라지는 검을 불 수 있었다, 그것은 검이라고 불리기도 힘들 정도로 투박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은 무쇠도 자를 수 있을 것처럼 세워져 있었다. 그 검을 보면서 후작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저런 검은 일격필살의 검으로 갑옷을 입은 자에게는 큰 이득이 없었고 또한 상대방의 무기와는 부딪치지 말아야 했다. 후작의 몸놀림에 빗나간 검을 회수하지 않고 방향만을 바꾸어 날카로운 기운으로 공격하는 미녀의 검을 후작은 자신의 검에 모든 힘을 더하여 부딪쳤다. 하지만...

"서걱"

그녀의 힘과 후작의 힘이 더해져 금속에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은 소리를 내며 후작의 미스릴 섞인 롱소드가 상대방의 검에 의하여 매끄럽게 두동강이 나버렸다. 그 어이없는 장면에 후작은 미녀의 미끈한 다리가 자신의 복부를 찰 때까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후작의 호위들을 제압한 공작들의 기사들에게 넘어진 상태에서 양팔이 붙잡힐 때까지 후작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말도 안돼!! 나의 검이 잘리다니..너...너는 누구냐!!!"

후작의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을 받으며 붉은 색의 미녀. 그랑디스는 자신의 투박한 검을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마나를 집중하지 않아도 예사롭지 않은 검을 잘라버리는 단단함과 예리함에 반해버렸다.

"이봐 피드공작! 너에게 받은 이 검 정말 환상적인데? 이것을 전군에 보급한다면 마장기 따위는 필요도 없겠다!"

그녀의 철없는 말에 공작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들고 있는 검을 제련하기 위하여, 아니 검의 날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수십명의 드워프들이 달려들었다. 아무리 엄청난 화력을 동원하여도 녹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수천 수만번 숫돌에 가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검을 전군에 보급하려는 것보다 차리리 전군에 마장기를 보급하는 것이 떠 빠를 지경이었다. 더 이상 가져온 운석의 조각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이! 피드 비 아스프라스공작! 네놈이..네놈이 감히 중앙 귀족인 나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네놈에게 성을 내리신 황제폐하에게 반역이냐!!"

"흥! 반역!! 웃기는 소리는 하는군! 우리가 하는 일은 독립이다!"

공작의 말에 후작은 비웃음을 흘렸다. 그리곤 더 이상 공작에게 할말이 없다는 듯 그랑디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대는 누구인가? 나의 실력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신이 처한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오만한 시선으로 공작을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게 그랑디스에게는 정중한 물음이었다. 그가 공작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무런 공적도 없으면서 공작의 지위를 얻은 자였기 때문이었다,(후작은 제국의 귀족이 타국의 왕 자리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반하여 그랑디스는 비록 몇 번의 칼질이었지만 자신보다 월등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느껴서 그에 맞추어 정중하게 대하였다.

"그녀의 이름은 그랑디스. 성은 우리에게도 알려 주지 않았으니 말할 수 없고, 유리치안에서 9밖에 없는 마스터의 지휘에 있는 여장부이지요. 흔히 진홍의 화염이라고 불리 우고 있습니다"

후작의 질문에 대신 대답해 주는 이는 바로 헬렌이었다, 그녀의 말에 후작은 놀랍다는 눈빛으로 그랑디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제국에도 1명밖에 없는 마스터와 지금 눈앞에 있는 자가 같은 위치의 마스터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진홍의 화염은 바로 불타오르는 듯한 마나소드 덕분에 붙여준 이름....진정 그대가 진홍의 화염이라면 그대는 내가 마나소드를 만들 가치도 없다는 것인가?"

마치 모욕을 당했다는 후작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랑디스는 검을 검집에 넣으며 말했다.

"너에게 모욕을 줄 마음은 없었다. 그저 이번에 새로 구한 검은 마나소드를 일으킬 필요가 없었을 뿐이었다. 마나소드를 일으키지 않아도 그것을 능가하는 날카로움이 있는데 굳이 체력을 소비할 필요가 없지.."

"이런 이런...후작 당신은 지금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있군!"

그녀와 후작의 대화를 듣고 있던 공작이 앞으로 나섰다.

"흥! 고작 나 하나 잡았다고 독립을 외치는 무능한 존재와 할말은 없다! 너희는 비공정을 잊었다는 말인가?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비공정은 10기의 마장기를 동원하며 이 도시를 포격할 것이다! 내가 돌아간다고 해도 너희들에게 남는 것은 파멸뿐이지!! 그보다 그랑디스 마스터 제국에 올 생각은 없는가? 이까짓 시골영지가 그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뻔한 것! 우리 제국은 그대에게 이 영지에서 받은 것의 10배를 주겠네!"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후작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짖고 있는 그랑디스와 공작대신 헬렌이 피식 웃으며 후작의 뺨을 때렸다.

"이게 무슨 짓이냐!! 역시 하등한 녀석들은 어쩔 수 없군, 죽이려면 당당하게 죽여라!!"

"멍청하기는! 우리가 그만한 준비도 하지 않고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하는 것이냐?"

그녀의 말에 후작은 조금 전 뺨을 맞았다는 것을 잊고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이 웃었다. 후작이 생각하기에 준비라고 해보았자 병사들을 증강시키고 마장기 몇 대 더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잔챙이들이 많아 보았자 비공정 1대 분도 되지 않았다. 공격할 수단이 없는데 무슨 걱정이란 말인가? 제국이 강대국으로 유리차안 대륙에서 행세하는 것도 바로 수십 대의 비공정의 힘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무슨 수단으로 공격한다는 말인가?

후작의 웃음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헬렌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비공정이 바로 자신들의 목줄을 죄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며 후작의 얼굴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는 그녀였다.

그때 "쿠아아아앙!!!"

이미 어둠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창가에서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빛과 함께 엄청난 폭음이 들렸다. 그 폭음이 들리는 장소가 바로 자신의 비공정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작은 분노에 찬 얼굴로 공작을 바라보았다.

"비공정을 공격하는 것이냐!! 진짜 제국에 반역을 하는 모양이구나!!! 이 반역자들!!"

이미 제압한 후작인지라 그가 아무리 고함을 쳐도 일행의 관심은 창 밖의 폭음으로 가있었다.

"예정보다 조금 빠르군요"

"상관없지! 이미 후작이 성에 들어온 직후부터 일을 시작하라 했으니...."

공작은 헬렌이 건네준 와인 잔을 잡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쪽 구석에 사로잡혀 있는 후작을 제외하고 모든 이들의 손에는 공작의 손에 든 화인과 같은 액체가 담겨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공작은 들고 있는 잔을 높이 들었다.

"자 조금 전의 폭발로 우리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제 우리들은 앞으로 나가는 것이냐! 제자리에 주저앉는 것이냐! 2가지 선택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에 있는 여러분은 앞으로 우리 영지.. 아니 우리 아스프라스 왕국을 이끌 엘리트들이다! 바로 여러분의 손으로 우리 왕국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 건배하자! 우리들의 왕국을 위하여!!"

"왕국을 위하여"

공작의 연설에 헬렌은 그랑디스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쳤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잔을 높게 들며 외쳤다. 피 냄새가 흘러 넘치는 지금의 홀은 후작을 위한 파티장이 아닌 승리의 첫걸음을 위한 자리였던 것이다, 그런 그들을 보며 후작은 증오의 시선보다 어이없는 시선을 보냈다. 조금전의 상황을 보니 자신의 비공정이 단단히 당한 모양이었는데 그 정도로 높이 300m의 거대한 비공정이 당할 리가 없었다. 아니 비공정이 당했다고 해도 이제 이곳으로 엄청난 대군이 몰려올텐데 그런데도 저들은 고작 작은 승리를 자축하고 있는 모양이 한심했다.

후작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하늘 높이 든 그들의 잔에는 밖에서 비쳐지는 붉은 색의 화염에 의하여 피와 같은 붉은 색을 띄었다.

 이제 조아라가 되는군요.

덕분에 올려야 할 날짜가 하루 늦었다는....

오늘 올리고 다시 하루건너 뛴다면....욕하시겠죠?^^ (퍽!!!)흠흠...

어찌하였든 '외부'환경(무지 강조하는...) 탓에 늦었습니다.

일단 글을 올리는 것을 예정대로 하겠습니다,(뭘?)

아! 그리고 비공정의 이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신 Mecatama님 제가 이름을 따온 것은 창세기전입니다(전 골수 팬^^특히 창세기전2!! 오 흑태자이시여!!!)

비공정이라는 마음에 드시지 않는다면 비공성(飛空城)은 어떠할까요? 날아다니는 성......어차피 비공정의 자세한 모습도 팽이모양의 거대한 바위에 성이 있는 모습이니....

음....비공성이라,......괜찮을 지도 -_-+

아! 천공성(天空城)도 괜찮은......

비공성(飛空城)?. 비공정?. 천공성(天空城)?? 항공모함??(마장기들이 출격하니...)

어떤 것이 낳을까요? 고친다면 비공정이라는 단어가 적게 나왔을 때 고쳐야 하는데?

또 좋은 단어가 떠오르는 분 있으시면 리플주세요!! (마..마장기라는 단어도 고쳐야하나? 기간테스는?? 이..이런 것은 괜찮겠지요??^^)

문제 있음 리플....

=+=+=+=+=+=+=+=+=+=+=+=+=+=+=+=+=+=+=+=+=+=+NovelExtra([email protected])=+=

 피의 전장 -이런 젠장!! 사람들 대피 안 시켰어?-

친구이자 기사단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어 기간테스를 배정 받은 고스르 남작의 고함소리에 휘청거리는 몸의 자세를 잡으며 베티는 짜증스럽다는 듯 소리쳤다.

"조용히 좀 해! 그깟 평민 몇 죽는다고 세상이 멸망하니?"

-젠장 누가 평민 죽었다는 것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아? 잘못 밟아서 내 기간테스에 얼룩이 젖잖아!!"

"시끄러워!!!"

창고에서 몇 시간 째 몸을 웅크리고 있다 기사단장인 아르세마 백작의 신호와 함께 일어서자 순간 13m라는 엄청난 높이에 어지럼증을 느낀 베티는 남자 주제에 뭔 할말이 그리 많은지 조잘대는 고르스 남작에게 신경질적으로 대꾸하며 자세를 바로잡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녀는 비록 여자이며 미혼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작위를 물려받지는 않았지만 염연히 자작가문의 여식이었다. 따라서 지금은 귀족을 뜻하는 '비'가 없어 서류 상으로는 평민과 다를 바 없었지만 다른 귀족과 결혼을 하면 그의 작위를 받을 테니 최소 남작의 위치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당연한 것이지만 귀족은 귀족끼리만 결혼을 한다) 따라서 그녀의 눈에는 기간테스의 발아래 무참히 으깨지는 평민 따위는 상관없었다.

-기간테스 기울어짐 23°강제 밸런스 회복에 들어갑니다. 사용자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기간테스의 AI는 기체의 기울어짐이 심각해지자 탑승자에게 보고를 하며 강제로 각 관절을 조절하여 기체의 균형을 잡아갔다. 다행이 지구군의 사람들은 기간테스의 설계자들에게 기본 성능 중 중력이 작동되는 적의 함 내부의 침투를 염두에 두어 설계하도록 원했기 때문에 자동으로 밸런스가 조절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정보가 지구어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베티가 알아들었을 리가 없지만...

균형을 잡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던 베티는 허공에서 울리는 괴상한 언어와 함께 기간테스가 제멋대로 안정을 찾아가는 것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과 같은 경험을 훈련 중 몇 번 경험한 적이 있던 베티는 당황하지 않고 고맙다는 듯 자신이 앉아 있는 의자를 두드려준 다음 시선을 전방으로 향했다.

몸을 숨기고 있던 창고가 박살나면서 흘러내리는 잔해 사이로 베티는 다른 기사들이 눈앞의 거대한 비공정을 향하여 돌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높이 13m의 거대한 거인이 돌진하자 나무로 지어진 주위의 건물들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나며 무너져 내렸다.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제일 꼴찌라는 것을 깨달은 베티는 양손에 잡히는 구체를 가볍게 쥐며 달리는 영상을 머릿속에 그렸다. 그러자 그녀의 기간테스는 세세한 자세를 스스로 계산하며 한 걸음 내딛었다.

"쿵!!"

성 근처이기 때문에 건물들 사이로 나있는 길을 장식하고 있던 화강암들이 기간테스의 걸음으로 인하여 산산이 조각나며 사방으로 파편을 남겼다. 자잘한 파편들이 주위에 있던 상점들을 덮쳤지만 거대한 거인의 발아래 사람도 죽어 가는 판에 그까짓 화강암 조각에 신경 쓸 이들은 없었다.

기간테스를 바라보며 사방으로 도망치는 사람들 사이로 점점 속도를 높이던 베티는 좀더 속력을 내기 위하여 장해물이 있는지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그녀의 발 아래와 땅의 13m나 되는 빈 공간에 현기증이 나는 것을 간신히 참고 시선을 돌렸다, 지금 그녀가 보는 모습은 두 개의 구체를 가진 의자에 앉아 13m의 높이에 떠 있는 형상이었다. 그녀 주위의 영상은 당연히 밖의 영상을 입체영상으로 표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리 없던 그녀는 그저 좁아터지고 시야가 좁은 보통의 마장기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지금의 광경에 만족할 뿐이었다. 허공에는 다행이 자신의 존재가 기간테스에 탑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외부 정보를 나타내주는 문자로 가득했지만 읽을 수 없는 그녀에게는 시야를 가리는 방해물 그 이상이 아니었다. 그때 그 문자 중 하나인 달팽이 모양 같은 문자의 밝기가 변하면서 다른 기간테스에 탑승하고 있던 센티스라는 평민기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늘이다! 피해!!-

갑작스런 고함소리에 그녀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다.

"이런! 젠장!!"

건달의 입에서나 나올법한 욕지거리를 내뱉은 베티는 자신의 몸이 퉁겨 나간다는 생각을 하며 구체를 강하게 잡았다. 그러자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기간테스가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길을 무시하고 인근 주택가를 덮친 그녀의 행동에 몇 채의 집들이 기간테스의 발길질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무너져 내리는 잔해를 미쳐 피하지 못한 사람들의 아우성소리와 함께 조금 전 그녀가 서 있던 위치로 수십 톤에 이를 엄청난 바윗덩어리가 떨어졌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대지를 울린 바위는 그에 그치지 않고 지면에 떨어진 충격으로 인하여 수십 조각으로 나누어져 길가에 나와있던 사람들을 덮쳤다. 그 모습을 무심하게 쳐다본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자 떨어지는 것은 그 바위하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 비공정 무기인 마력탄들에 의하여 화려한 불꽃과 함께 파괴된 비공정의 수많은 파편들이 주위에 존재하는 시가지를 덮치고 있었다.

-늦다 베티! 자네 뭐하나!!-

인근 건물들을 덮쳐 잠시 지체된 베티에게 아르세마 백작의 호통소리가 들렸다. 무너진 잔해를 밟아 기울어진 기간테스를 간신히 세운 그녀는 저 멀리 자신들의 동료들이 작전에 맞추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그녀는 이를 악물고 그대로 기간테스를 전진시켰다. 물론 길이 아닌지라 수많은 건물들과 사람들이 기간테스의 발아래 무참하게 박살이 났지만 그런 것을 따질 시간이 없었다.

성 주위의 사람들의 희생(?)으로 한순간에 자신이 있어야할 위치에 선 그녀는 기간테스를 받을 때부터 있던 커다란 칼과 함께 이번 작전을 위하여 준비한 길이 13m 무게 10t의 장창을 움켜주었다. 그녀를 마지막으로 모든 기사들이 자리를 잡자 아르세마 백작은 허공에 떠있는 20개의 괴상한 문자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지금 자신이 누른 그것이 각 기간테스와 통신이 되게 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낸 백작은 망설임이 없었다.

"작전대로 각자 창을 던진 다음 전진하라! 우리의 목표는 되도록 화려하게 공격하는 것을 명심하고 비공정에 최대한 손실이 없도록 유의하도록! 아! 그리고 비공정의 쇠사슬은 절대공격하지 말아라! 이상이다!"

백작은 부하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투창자세를 취하였다. 그 모습을 보던 다른 기간테스들도 같은 자세를 취하였다.

"던져라!!"

소리 높여 외친 백작의 목소리와 동시에 기간테스는 큰 동작으로 자세를 취한 다음 허리와 어깨를 이용하여 엄청난 속도로 창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나머지 19명의 기사들도 백작과 유사한 동작으로 창을 비공정을 행하여 던졌다.

 ◆ "쾅!!!!!"

바닥을 진동시키는 충격음에 키를 잡고 있던 선장을 제외한 사람들은 자리에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으.....무.. 무슨 일인가?"

근처에 있던 장식물에 머리를 부딪친 레모드 자작은 흘러나온 피를 손을 막으며 간신히 물었다. 이제까지 적의 마력탄에 공격을 받았지만 적들의 구형 마력탄들로는 비공정의 외각에 존재하는 바위들을 부술 수는 있어도 그 뒤를 약간의 공간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고 있는 대 마법진이 새겨진 엄청난 두께의 강철의 방어막을 뚫을 수는 없었다. 따라서 자작은 안심하고 적의 공격보다 성으로 떠난 후작의 안위를 걱정하며 마장기와 병사들을 차출하고 있다 보통 마장기의 2배 이상의 크기를 가진 거인이 출연하자 신기한 마음에 자세히 보려다 갑작스런 충격에 자세를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적의 마법 공격 같습니다!!"

동승한 마법사의 목소리에 자작은 호통을 쳤다.

"지금 무슨 헛소리인가!! 비공정은 6서클까지 무효화시키며 7서클까지 방어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마법공격이라니! 아스프라스에 8서클 마법사가 있다는 말인가?!!"

자작의 호통에 마법사는 낮은 목소리로 마법 위저드 아이(wizard eye)를 발동시킨 다음 통신용 수정구슬에 떠오르는 영상을 집중시켰다.

"보석 스크롤입니다. 조금 전 날아온 창의 안에 보석 스크롤을 넣어 창의 순수한 물리력으로 대 마법진이 새겨진 내부 장갑을 돌파한 다음 비공정 안쪽에서 터졌습니다."

"젠장! 이 비공정을 격추할 모양이군!! 감히 제국에 반역을 하다니!! 통신마법은 아직도 연결이 되지 않고 있나?"

마법사의 설명에 신경질적으로 굴러다니던 장식물을 차버린 자작은 통신실과 연결된 파이프를 잡고 외쳤다. 하지만 어떤 마법의 방해를 받다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대답뿐이었다.

"안되겠다! 선장! 지금 당장 비공정을 비상시켜라!!"

"예? 후작님은 어떻게 하고..?"

"이곳에 있단 비공정은 확실히 격추된다! 그럴 경우 후작님은 확실히 죽는단 말일세! 일단 비공정이 무사해야 저들을 공격을 하던 협상을 하던 할 것 아닌가!!"

"아..알겠습니다"

자작은 고함에 선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옆에 있는 파이프를 열고 외쳤다.

"마력로 출력 최대!! 지금부터 비공정은 상승한다!! 모든 인원들은 충격에 대비하라!!"

키를 잡고 외치는 선장을 바라본 레모드 자작은 통신 파이프 주위에 있던 몇 개의 파이프의 뚜껑을 열었다.

"각 포병단에게 명한다. 후작이 계신 성을 제외한 다음 각 포대 준비 대는 대로 무차별 포격!! 적들의 다음공격을 저지해라! 시간을 벌어라!!!"

처음 아스프라스의 갑작스런 마력탄의 공격에 반역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린 자작은 준비되어 있는 마장기와 병사들을 동원하여 후작을 구출하려 하였다. 하지만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했는지 시내 곳곳에 창고로 위장한 대 비공정 병기들에서 발사한 마력탄들에 의하여 외장이 거의 거덜났으며 그 외장 뒤에 있는 대 마법진이 새겨진 강철 구조물을 관통하여 공격하는 적의 수법에 어쩔 수 없이 상승을 명령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적의 함정일 줄은 그는 전혀 몰랐다.

"발사!"

임시 지휘관인 레모드 자작의 명을 받아 포병단장을 맡고 있는 자루나 남작은 막 발사통에 마력탄을 집어넣는 장면을 보면서 외쳤다.

발사통에 집어놓은 이 마력탄이라는 것은 지금 아스프라스에서 비공정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기본 재질은 철이었다. 철로 된 속이 빈 원통형의 구조물 안에 가장 먼저 공격 마법 스크롤을 단뜩 집어넣고(여기서 공격마법은 대부분 화염계열이며 사용에 따라 바람계열이나 수계열 마법을 적은 스크롤을 집어 놓기도 한다,) 그 다음 기폭작용을 하는 마나흡수나, 비상마법, 부유마법을 새겨 넣은, 은으로 싼 보석들을 집어넣은 다음 마무리로 비상마법이 적혀있는 스크롤을 마력탄 뒤쪽 바깥에 장착시켜 놓은 것이다,(보석을 이용하는 것은 양피지로 만들어진 스크롤보다 월등하게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발사통에는 역시 같은 비상마법이 적혀있는 스크롤이 붙어있어 마력탄의 비상마법 스크롤과 동시 작동, 상호반발력을 이용하여 엄청난 속도로 쏘아낼 수 있었다.

비공정의 각 방향으로 4개가 존재하는 포병단을 지휘하는 자루나 남작의 고함소리에 일제히 마력탄들을 발사하였다.

"피유유유유"

"콰콰콰쾅!!!"

바람 빠지는 풍선과 비슷한 소리를 내며 발사된 수십 기의 마력탄들은 비공정 주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비록 4,5서클의 저 마법 스크롤로 이루어진 마력탄이었지만 숫자로 밀어붙이자 6서클이상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즉 6서클 이상의 마법사 수십 명이 동시 공격하는 것과 비슷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공정에서 발사된 마력탄들은 자신들을 공격하는 기간테스들과 대 비공정 병기들을 목표로 출발하였지만 명중률은 형편없어 대부분 주택가에 떨어졌고 지면과 접촉하는 순간 마력탄들의 겉껍질이 박살나며 스크롤에 마나를 전해주는 보석이 깨지는 것과 동시에 내장된 마나가 작동. 엄청난 불꽃이 하늘높이 솟아올랐다. 도시 여기저기 피어오르는 불꽃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줌의 재가 되었지만 불꽃에 죽은 이들은 행복한 이들이었다. 마력탄이 폭발하면서 개봉된 스크롤 중에는 최대한 많은 이들을 죽이기 위하여 바람계열의 스크롤이 들어있었다. 즉 엄청나게 뜨거워진 공기들이 이 바람계열의 마법을 타고 주위를 휩쓸었다. 사망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지만 뜨거운 공기를 뒤집어쓴 이들은 엄청난 화상을 입으며 쓰러졌다.

하늘에서 등장한 비공정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비공정의 외벽을 이루는 수많은 바위들의 파편과 길을 무시하고 달리는 기간테스들에 의하여 으깨어져 죽고 적들이 무차별로 쏜 마력탄들에 의하여 타죽어 갔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 -작전대로 비공정 상승한다!!-

-모여 있지마!! 아무리 명중률이 형편없는 마력탄이라고 해도 뭉쳐있으면 집중공격을 당한단 말이다!!-

-계속 공격해라!! 창이 떨어진 기간테스들은 주위의 바위라도 던져!!-

서로 연결된 통신으로 고참 기사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평민 기사 센티스는 조금 전 도시 곳곳에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한 아이의 손을 잡은 여인이 파편과 죽음의 불꽃을 피해 들어간 건물에 적의 마력탄이 꽂히는 장면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어이없는 죽음... 저들의 죽음은 개죽음이었다. 그것이 같은 평민인 센티스의 눈에 비치는 그들의 죽음이었다.

"젠장!! 왜 저들이 죽어가야 하는 거야! 왜! 고작 개죽음일 뿐이잖아....."

-시끄러워!!! 고작 평민 몇 명이 죽은 것 가지고 우는 소리하지마! 작전에나 집중하라고!!-

조금 전 떨어지는 파편을 알려주기 위하여 연결된 통신이 끊어지지 않았는지 그가 소리친 소리에 베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목소리에 센티스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베티에게 말했다.

"고작 평민이라니! 적의 비공정이 오기 전에 대피명령을 내려도 상관없었잖아!!"

-바보 아니냐? 비공정이 왔는데 도시에 사람들이 없어봐라! 그것도 저녁시간에! 뭐라고 생각하겠냐?-

짜증스러운 목소리의 베티의 목소리를 들으며 센티스는 머리로는 이해를 하였지만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젠장 ! 하지만 죄 없는 평민들이 죽어간다고. 그리고 나도 평민이야! 같은 평민이 죽어 가는데 어쩔 수 없다면 다냐고!!"

-시끄럽다고 했지! 넌 기사야! 그것도 기간테스를 받은 엘리트라고! 네 자신은 평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넌 평민이 아니야! 귀족이라고! 귀족은 정치를 하는 거야, 한목숨, 한목숨 챙기는 것이 아니야! 지금 죽어간 이들은 우리 손에 죽어간 이들이 아니야. 적의 마력탄에 죽어간 이들이라고! 그럼으로써 살아남은 이들은 제국에게 증오를 품고 병사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을 낼 거야! 알았어 이 바보야? 아직 작위는 없지만 조만간 너에게도 작위가 내려질 거야, 잘 알아둬 평민은 평민이 해야 할 일이 잇고 귀족은 귀족이 해야할 일이 있는 거야! 평민 몇 죽었다고 우는 소리하지마!-

베티의 말에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작전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죽어 가는데 저렇고 차가운 말을 할 수 있다니..

'역시 귀족의 피는 다르다는 것인가?'

"하지마..."

-뭐 하자는 것인가, 지금!! 작전중이라는 것을 잊었단 말인가! 베티, 그리고 센티스!!!-

공간을 쩌렁쩌렁 울려 펴지는 아르세마 백작의 호통소리에 둘은 자신들도 모르게 부동자세를 취하였다.

-다른 기사들은 애쓰고 있는데 지금 뭐 하자는 것인가!! 이 일은 나중에 따지기로 하겠다. 빨리 공격에 들어가!!-

"죄.. 죄송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백작의 호통에 센티스와 베티는 동시에 외쳤다. 그리곤 생각하기도 전에 자동적으로 허리를 숙여 근처에 있는 거대한 바위를 들어 올렸다.

-너 때문이잖아!!-

"........"

베티의 짜증스럽다는 말에 센티스는 할말이 없었다. 이제 백작의 손에 살길은 죽어가 공격뿐이었다. 베티와 연결된 통신을 끈 센티스는 화려하게 불타오르는 비공정을 바라보았다.

"젠장!! 다른 이들이 죽어 가는 것도, 내가 혼난 것도 모도 네놈 탓이다!!!"

 ◆ -고정 쇠사슬을 끊을 시간이 없습니다!-

닻을 담당하는 이의 목소리가 파이프를 타고 올라오자 선장은 자작을 바라보았다, 지금도 아군의 마력탄에 살아남은 적의 마력탄들이 비공정의 외벽을 때리고 있었다. 한시가 급한 마당에 생각지도 못한 쇠사슬 문제에 그는 선장에게 신경질 적으로 외쳤다.

"닻 따위는 상관하지마! 최대출력으로 상승해! 닻의 쇠사슬을 끊을 시간 따위는 없어!"

자작의 말에 동의한 선장은 파이프를 잡고 외쳤다.

"닻 따위는 상관하지마!"

마력로의 출력이 올라갈수록 비공정의 내부는 강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쇠사슬에 의하여 상승하지 못하자 그 여파로 내부가 진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력로의 출력이 상승하자 지표면에 있던 쇠사슬을 고정하기 위하여 파 묻어놓은 지름 2m 길이20m 의 거대한 쇠기둥이 조금씩 지표면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적의 공격이 한층 밀도가 높아졌지만 처음 기간테스에서 발사한 창이 아닌 이상 치명적인 공격은 아니었다.

쇠사슬의 모습을 보고하는 관측실의 통신에 선장은 마력로의 최대 출력을 가하자 드디어 모든 쇠기둥들이 대지에서 빠져 나왔다. 더불어 쇠기둥들을 빼기 위하여 높여놓은 마력로의 출력에 의하여 비공정은 단번에 상승할 수 있었다.

-와!!!-

파이프를 타고 전 탑승한 이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제 적들은 아군을 공격할 수단이 없었다. 아군이 때리면 때리는 대로 받아야만 한 것이다.

"아직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자 제군들! 감히 우리 후작님을 억류하고 자랑스런 비공정을 공격한 적들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리고 후작님을 구출하자!!"

자작의 말은 파이프를 타고 비공정 이곳저곳에 울려 퍼졌다. 그에 병사들은 승리를 자신하면 환호성을 쳤다.

"격납고에 알란다! 각 마장기를 구속하고 있는 것들을 제거하고 각 병사들은 각자의 무장을 착용하라! 반격이다! 저 저열한 아스프라스 무리에게 제군들의 힘을 보여주어라!!!"

"자작님!"

한참 반격을 준비하기 위하여 소리치는 자작을 선장이 불렀다.

"뭔가?"

한참 열을 올리고 있는데 찬물을 뿌리는 선장에 자작은 탐탁치 않는 표정을 지었다.

"포병대의 연락입니다, 비공정을 구속하고 있던 쇠사슬에 달린 쇠기둥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마력탄 발사에 지장이 있다는 연락입니다"

"그 정도 일은 자네가 할 수 있지 않은가? 지금은 쇠사슬을 끊을 시간이 없어! 빨리 후작님을 구출하고 통신이 되는 것으로 가야한단 말일세! 그까지 쇠사슬, 쇠기둥 모두 수용해! 수용해서 분리하면 될 것 아닌가!!"

신경질적인 자작의 말에 선장은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여 사죄를 하고 파이프를 잡았다.

"쇠사슬을 모두 수용해라! 수용한 다음 쇠기둥을 분리해!!"

-알겠습니다.-

 ◆ "대장님...슬슬 안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작은 구멍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던 대원의 말에 대장이라는 자가 주위를 보며 소리쳤다.

"반나절 동안 땅속에서 수고했다. 작전이 끝나면 한턱, 아니 일주일 내내 진미만을 먹여주마!!"

대장의 말에 대원들은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눈빛만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이들은 지금을 위하여 2틀을 굶어 속을 비우고 작전에 투입되었지만 흐트러짐 따위는 없었다.

"쇠사슬을 내부로 수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밖을 보고 있던 대원의 말과 동시에 그들이 있는 어둠의 공간은 거친 흔들림 속에서도 조금씩 위로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조금만 빨랐으면....ㅜ.ㅜ, 쓰는 도중 에레 땜시 다시 쓰니라 늦었습니다, _(ㅜ.ㅜ)_ 그 참담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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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정의 이름은 천공성으로 고치기로 하였습니다. 나중에 싸그리 바꿔야지^^ 모래손님의 말씀처럼 '정'은 작은 배에 붙더군요. 수뢰정 같은 것에.......

진은 조금 있어야 나옵니다, 그럼 문제 있음 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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