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요.... 처음 나왔네요^^ 앞으로 많이 나올 놈입니다. 진에게 나온 무긴 이제까지 두자루의 총과 초진동 나이프였는데 아직 감춘 것이 많은 놈이지요.
흑요의 용도는 대인 살상용입니다,
그것도 100단위 이상의 인원을 상대할 때 탁월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병기이지요
재질은 액체금속, 뭐 액체라지만 만능은 아니고 강도도 좀 약하고 사용자의 뇌파에 따라. 제조 당시의 몇 가지의 모습밖에 변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본문에도 쓸 생각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갑작스런 노인의 모습에 일행들이 하늘을 바라보려는 순간 일행. 아니 귀족. 수도의 모든 이들이 귀를 막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광폭한 포효, 생명체의 그것이라 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살기 어린 외침. 생명의 근원을 뒤흔드는 공포, 모든 생물의 정점에 선 존재.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 그것이 내지르는 소리에 모든 것이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이렇게 불렀다.
드래곤 피어.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죽음의 공포로는 이미 삶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노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허허 그런 건가. 그래서 마법을..... 요 며칠 딸아이가 바뀐 것 같았는데....그 때문에...."
혼잣말과 같은 노인의 독백에 진은 나직이 물고 있는 담배를 손바닥에 문지른 다음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는 내 딸아이의 은인일지 모르겠군...... 마음대로 하게"
"죽이고 싶지 않지만 이제까지 내 앞에서 칼을 드리운 자 치고 살아남은 자는 없었다. 그것은 단 한번도 예외가 없었던 상황. 지금 내가 너를 죽이지 않으면 이제까지 내 손에 죽은 이들이 억울해 하겠지? 뭐 앞으로 일어날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나름대로 배려라고 생각해라"
노인을 제외한 그 누구도 들을 수 없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작별인사를 한 진은 모든 것을 체념한 모습의 노인의 머리를 겨누었던 방아쇠를 잡아 당겼다.
"탕!"
씁쓸한 마음과는 달리 탄환을 발사하는 소리는 경쾌하기지 없었고 그에 따라 노인의 뇌수와 뼈 조각들이 그의 몸에 날아들었다. 평소와 같으면 다리로 냅다 걷어차 자신의 몸에 피가 묻지 않도록 했을 것이지만 이번만은 그냥 그 피와 뇌수들을 맨몸으로 맞았다.
『위쪽에서 눈앞의 괴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문의해 왔습니다만...』
모든 이들이 아직 공포의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장갑보병들은 전혀 타격을 받지 않은 모습인지 침착한 목소리로 진에게 앞으로의 일을 물었다. 뭐 진이야 그런 것에 영향을 받을 이가 아니었지만....
그에 진은 잠시 자신의 손에 죽은 노인의 시체를 씁쓸하게 바라보다 부하의 보고에 구멍난 천장 너머의 드래곤이라 칭한 그것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전에 본 오르비아스라 이름을 소개한 드래곤에 비하여 크지는 작은 편이지만 마치 눈송이를 뭉쳐 만들었을 것 같이 새하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움 따위가 진의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이미 오르비아스와의 접촉에 의한 경험으로 이질적인 드래곤들의 기적을 조금 전의 여자로부터 다시 한번 확인한 진은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냉정한 음색으로 명령을 기다리는 장갑보병에게 외쳤다.
"박살을 내버리라고 전해!"
◆
『조금 전의 괴수의 외침은 음파병기 수준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것에는 아직 파악할 수 없는 파장이 섞여 있었습니다, 이 파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좀더 정확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 상위 시설을 이용해야 합니다』
함의 AI의 분석에 안드레이드 소령은 짧은 자신의 단발머리를 긁적였다.
"밑의 장갑보병들에게 미칠 영향은?"
『음파는 음파입니다. 장갑보병의 내부 장갑과 AI는 충분히 그것을 파악하고 또한 차단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호! 그렇다면 걱정은 없겠군"
은근히 흥분된 미소를 지은 그녀는 전방 가득히 모습을 들어내고 있는 거대한 괴수를 바라보며 혀로 입술을 매혹적으로 스쳤다. 눈처럼 새하얀 괴수, 아름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저런 괴수를 상대하다니! 이제까지 수많은 전투에 참가한 그녀는 그동안 상상도 못할 상대들과 생사의 결투를 벌였지만 괴수를 상대로 하는 전투는 처음이었다. 자신이 타고 있는 것의 강대한 힘을 믿는 그녀는 느긋한 마음으로 만마전으로 돌아가서 두고두고 자랑할 거리가 생긴 지금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물론 그녀가 보고 있는 그 괴수는 당연히 화이트 드래곤 키리아네비스. 하지만 그녀는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이 세계에서는 인간보다 상위 존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지상에 내려올 일이 없었으니 엘프나 왕자의 뇌에서 추출한 정보를 주입하지도 않았고 진이 오르비아스라는 드래곤을 만났을 때는 아직 벌레들이 그곳까지 진입하지 못한 상태였으니 자신만만한 태도는 당연했다. 뭐 알아도 자신만만했을 것이지만.... 더군다나 박살을 내도 좋다는 허가까지 내려왔지 않은가? 평소 이런 경우 포획이 우선이었지만 상처하나 입을 때마다 땍땍거리는 연구원들을 생각하면 속이 다 쓰린 그녀였으니 지금 눈앞에 있는 드래곤은 그저 자신의 추억을 장식할 페이지의 한 장일 뿐이었다. 드래곤의 입장에서는 거품을 물 이야기였지만.
"딴 것은 쓰기가 미묘하니 그럼 가볍게 레일건을 사용해 볼까? 대공 레일건 준비"
"레일건 준비합니다,"
그녀의 명령에 부 조종석에 앉아 있는 이의 복창과 함께 함의 앞부분에 있는 기괴한 기둥이 서서히 모습을 들어냈다. 지상의 장갑보병들이 사용하는 저 성능의 레일건이 아닌 지금 그녀가 타고 있는 것의 엄청난 전력을 바탕으로 수백km를 사정거리에 두고 압연강판으로 수천mm를 박살내는 엄청난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진짜 레일건이라 부를 수 있는 요격용 대공 레일건. 지금 그 무시무시한 무기가 넘치는 전력으로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바라보며 가볍게 자신이 앉아있는 의자의 조종구체에 손가락을 퉁기던 그녀는 나머지 동료함에서도 준비완료라는 신호가 들어오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 이것을 견디어보렴, 그러면 이 언니가 화끈한(?)것을 먹여 줄 테니!!"
혼자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는 자신의 상관을 보며 부 조종석에 앉아 있던 이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레일건 발사!!"
"레일건 발사합니다"
기운찬 그녀의 명령과는 달리 차분한 음색의 부 조종사의 복창소리에 동시에 분명 자신들과 상관없을 빛이 드래곤을 시작으로 그들이 보고 있는 영상을 태울 것처럼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이미 레일건의 탄두는 발사된 상태.......
◆
"비공정?"
"그것도 7대나?"
이미 저택을 나서기 전 그 모습을 확인한 아르와 루미나, 키네라와 세르피를 뺀 나머지 이들은 순간적으로 온 하늘을 태워버릴 것 같은 엄청난 빛에 얼굴을 찡그리다 그 빛 사이로 모습을 들어낸 존재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야기책에서나 나올 드래곤도 놀랍지만 그 드래곤을 포위하고 있는 비공정도 놀랍기는 매한가지였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 비공정의 주인이 진이라니..... 비공정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이라 아세스의 왕국인 파이스 왕국에도 가지고 있지 않은 물건이었다, 그런 존재를 7개나 가지고 있다니...
생각할수록 그녀들은 진의 모습에 신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지금 보는 것이 진이 가지고 있는 힘의 백만분의 1도 안 된다는 것을 알까?(다크스타 7척보다 보통 한척의 공격함이 월등하니...더욱이 다크스타와 이 행성의 비공정과 비교하기는....) 뭐 그것을 알리 없던 그녀들은 드러난 진의 힘만으로도 평소 자신만만한 그의 모습이 이해가 되었다. 아니 비공정 7척을 소유한 존재라면 지금 진의 모습은 얌전할 지도 몰랐다.
모든 일행들이 감탄의 시선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빛에 모습을 드러낸 7척의 다크스타. 그것을 보며 가장 절망한 이들도 있었다, 바로 교단의 힘을 이용하여 금서를 어찔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던 세이시나와 기회를 보아 동료의 복수를 하고 싶어했던 아르지아.....하늘의 강대한 힘에 둘은 한탄의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뭐 일행 중 에레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진을 꼬드겨 그 힘을 자신의 왕국에 이로운 방향으로 이용해볼까? 라는 엄청난 생각을 하고 있는 이도 있었으니 그녀들을 비판할 수는 없지만....
◆
밑의 인간들이 무슨 생각을 하던 엄청난 빛을 허공에 만들어낸 드래곤 키리아네베스는 분노에 찬 음성으로 피어를 흘리며 자신의 바로 밑 조금전의 원수들이 있는 곳을 향하여 깊은숨을 들이켰다, 일부로 대규모 라이트마법까지 시전 하여 자신들이 건드린 이가 누구인가 똑똑히 확인시키며 죽음의 공포에 떨게 하려는 심산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그녀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제까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렇게 까지 당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엄청난 폭발로 상처투성이가 된 그녀는 생명의 위험을 느끼곤 재빨리 본체에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인간들의 비공정(?)을 확인하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제정신을 가지고 있는 자라면 자신을 공격하지 않은 것이라는 자만에서였다. 더욱이 그녀가 알고 있는 비공정은 마법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광물질 덩어리. 평소 막대한 힘을 발휘하는 비공정이라 해도 드래곤 앞에서는 장난감에 불과했다, 마나 동결만 한다면 그 거대한 몸체는 지상으로 곤두박질 운명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세상이 자신의 생각과 같이 움직이면 얼마나 좋을까?
막 폐 가득 들여 마신 공기를 토해내기 직전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라이트 마법이 만들어 놓은 백색의 빛 사이로 무언가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체 반응하기도 전, 그 무언가는 순식간에 자신의 몸 속으로 사려져갔다. 더욱이 그것은 하나가 아닌 듯 잠깐의 시간차를 두곤 연속적으로 두드리는 고통, 그것들의 목표는 바로 그녀의 오른쪽 다리였다.
"캬오오오오"
분노가 아닌 고통의 피어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구경만도 200mm에 다다르는 탄환. 아니 탄두는 그녀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불규칙한 운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더욱이 탄두가 관통할 길이만도 10m에 다다르는 허벅지 부분. 처음의 조그마한(?) 구멍에 비하여 그녀의 내부를 휘저은 탄두에 의하여 근육과 신경, 그리고 사람들이 내부의 드래곤 본이라 불리는 강한 금속성 빼대는 미스릴과 비슷하다는 세인들의 말과는 달리 레일건의 조그마한 탄두(?)에 산산이 부셔져 그 파편을 사방으로 날렸다.
그런 탄두가 총 7개.
처음으로 본체에서 느끼는 고통에 울부짖는 키리아네베스의 오른쪽 다리는 결국 그 탄두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축제를 즐기는 있는 사람들을 덮쳐 나갔다. 물론 흥겨운 분위기는 진이 일으킨 살인사건과 그녀의 분노의 피어에 의하여 파장 난지 오래이지만.....
◆
"까아아아아!!"
하늘에 대치하고 있던 드래곤과 비공정을 피어에 의하여 두려운 마음에 가까스로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은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을 경악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 거대한 것은 크기만큼 무게도 무거운지 순식간에 3층 주점을 뒤덮은 것이다. 그와 함께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붉은 피. 마치 피의 홍수가 난 것처럼 온 대지를 그 피로 뒤덮여 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못해도 100명이 있었을 그 주점이 결국 하늘에서 떨어진 것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버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피어의 공포에 질려 있는 상태. 내부의 술통에 불이 붙었는지 무너진 잔해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 울부짖었다. 하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그들은 내부에서 시작된 불꽃에 의하여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옮겨 붙을 것이며 내부의 100명에 이르는 이들의 몸과 함께 타오를 것이었다.
응? 앞의 내용과 연결이 잘 안되었나요??
지상에서 자신의 끊어진 몸체의 일부분이 저지른 일에 신경을 쓸 만큼 키리아네베스, 그녀는 한가하지 않았다. 설사 자신을 공격한다 해도 강철보다 단단한 자신의 몸을 철저히 믿고 있던 그녀는 조금 전의 공격으로 그 믿음이 산산이 조각났기 때문이었다. 그에 그녀는 조금전의 공격에 어떠한 마나의 유동도 느끼지 못한 것을 생각하지 않았는지 고통의 사이에도 이를 악문 그녀는 주위의 마나를 동결하기로 마음먹었다. 비공정은 마나동결에 의해서는 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9서클의 마법을 신속하게 조합한 그녀는 적절한 용언을 섞어 내뱉었다.
『동결!!!』
대지를 가득 매우는 그녀의 목소리에 그녀를 제외한 모든 마법적인 일들이 사라져갔다. 제일 먼저 무도회장을 빛내고 있었던 기스빈의 라이트 마법이 사라졌고, 왕궁의 기타 구역을 비추고 있었던 마법 등이 사라져 갔다. 이제 이 근방에서는 그녀 외에는 그 어떠한 존재라도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녀보다 마법 적인 능력이 상위의 존재라면 또 모르지만....
그에 그녀는 고통에서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인간들의 비공정을 바라보았다. 이제 곳 엄청난 속도로 떨어진 비공정에 의하여 인산들의 수도를 불바다로 만들리라.... 하지만.
『뭐..뭐야!!』
다시 한번 느껴지는 고통에 그녀는 육체의 고통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뭔가! 왜 공격이 있느냔 말이냐!
그녀의 의문석인 울부짖음에도 대답해 줄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대신 조금 전과 같은 엄청난 고통에만이 그녀의 내부를 휘저었다.
『..시..실드』
엄청난 충격에 몸이 구부러지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마법을 시전 했다. 드래곤이 본체의 모습으로 실드를 쳤다면 다른 드래곤들은 비웃을 것이다. 강력한 신체의 힘에도 겁을 먹고 실드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지금 키리아네베스의 머리에서는 그런 자만심이 있을 리가 없었다. 육체에서 느꼈던 공포는 지금 느끼는 그것과는 비교도 될 수 없었다. 마법이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과 강한 육체의 자부심이 깨지는 순간 그녀의 자존심도 산산이 조각났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마치 놀리기라도 하듯이 다크스타는 사방을 빙글빙글 돌며 탄두를 쏟아냈다.
『.....이...이 하등의 생물들아! 죽어라!!!』
드래곤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느낀 공포는 곧 분노를 뛰어넘는 그것이 되어 그녀의 이성을 갉아먹었다.
『파이어 버스트!!』
드래곤의 특권인 다중마법의 실연으로 실드마법을 친 그녀의 머리위로 거대한 불덩이가 수도 없이 만들어졌다. 전투마법사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서클인 6서클의 최고마법인 파이어 버스트를 그녀는 주문도 없이 너무나 쉽게 만들어 낸 것이었다, 그것도 엄청난 숫자로.... 실제 드래곤의 마법을 기록으로만 보아본 기스빈등 마베스 수도 타부로스의 마법사들은 피어와 마나봉쇄의 충격에도 정신 없이 다크스타와 드래곤의 전투에 시선을 집중했다.
『죽어버려!!』
그녀의 피어가 섞인 고함소리를 시작으로 수많은 불덩어리들이 사방으로 라이트의 빛을 능가하는 진한 잔상을 뿜어대며 뻗어나갔다. 목표는 당연히 자신을 노린 비공정, 하지만 그녀의 분노가 너무나 강했던지 일부 파이어 버스트들이 시내에 떨어져 막대한 피해를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그것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대지에 떨어진 극히 일부의 마법을 제외한 대부분의 빛의 구체들은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다크 스타를 포위해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 듯 화이트 드래곤보다 레드 드래곤이 어울릴 정도로 붉은 살기를 줄기줄기 뿜어대며 실드 마법을 풀곤 숨을 들이켰다. 조금 전 그 건방진 인간들에게 사용하려다 무산된 드래곤만의 귄능.
바로 브레스.
화염마법에 당한 다음 절대영도에 가까운 그녀의 브레스를 받는 다면 그 엄청난 온도 변화에 적들은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생각이 정답이었다. 단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인 인간들의 비공정이 아닌 진이 가져온 다크스타, 더욱이 엘프마을의 초기기종이 아닌 후기기종이라는 사실만 아니라면.... 이 다크스타의 후기기종의 내부에는 일시적이지만 강력한 방패를 만들 수 있는 장비가 내장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우주용으로....
◆
"아군의 전투기록에 내장된 마법이라는 특정 공격과 일치합니다, 뭐 수는 다르지만 요"
느긋한 부조종사의 보고에 역시 같은 표정을 짖고 있던 안드레이그 소령은 함의 AI를 불렀다.
"확실히 생물이 저런 공격수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연구대상이 될만해. 하지만 너무 느리군... 요격해!"
『알겠습니다.』
그녀의 과거의 전투는 정말 초를 따지는 전투였고 적의 공격을 요격하는 것은 내부의 탑승자가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함의 AI가 알아서 해주는 환경에서 살아온 소령이었으니 눈으로 따라잡을 듯한 불덩이는 너무나 느렸다. 더욱이 아군에 의하여 수집된 자료에 의하면 최고 5000도의 초고온을 가졌다고 했지만 내부 장갑이 장갑보병의 부실한(?) 그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다크스타의 장갑에게는 형편없는 공격인 것이다. 더욱이 방패까지....... 하지만 대비는 해야 하는 법,
"밀짚모자 발사!"
부조종사의 말과 함께 각 함은 자신에게 향한 숫자만큼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 적의 물리력탄을 방어하는 대공 레일건이 있었지만 과거 전투기록에서 관통형 무기가 소용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각 다크스타의 허리부분에서 발사된 밀짚모자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길이 1M의 작은 미사일들은 스스로 판단하여 다른 미사일과 중첩되지 않게 거리를 넓혔다. 그와 함께 자신이 요격할 존재와 자신과의 거리를 계산하곤 적당한 거리에 목표가 들어오자 내부장갑을 들어내며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를 작동시켰다.
바로 방패!
밀짚모자라는 과상한 이름을 받은 이 요격 미사일은 마치 밀짚모자와 같은 생김새의, 초 단위의 순간적이지만 강력한 물리적인 방패를 형성할 수 있었고 그 물리적인 벽에 돌진한 파이어 버스트는 특성상 외벽을 형성하고 있던 마나가 방패가 형성한 벽에 의하여 찢어지자 그에 내부에 있던 화염속성의 마법 식이 가미된 불꽃의 마나가 터져 나갔다.
"쾅!!쾅!!쾅!!"
수많은 불의 구체들이 드래곤과 다크스타의 중간 부분에서 터져 나갔다. 그 빛의 화끈한 열기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고 키리아네베스의 마음과는 달리 파이어 버스트는 단 한발도 다크스타에 맞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지만 마하도 아닌 것을 요격미사일들이 놓칠 리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닌 듯 그 뒤를 따라 엄청난 냉기가 안개와 같이 다크스타를 덮쳐들었다.
"본 함을 중심으로 모든 함은 적의 괴수를 사방으로 감싸라! 대공 레일건 준비! 절대로 함의 대지무기들은 사용하지 말것! 사살이란 명령을 받았지만 진화의 법칙을 완벽히 부셔버린 존재이니 실험용으로 쓸 것이 뻔하니까 최악의 경우에 각 함은 방패형성으로 육탄전으로 몰고 간다."
혹시나 지상의 일행들까지 단번에 쓸어버릴 수 있는 무기들만을 가지고 있던 소령은 주위의 다크스타들의 AI에게 외쳤다. 엘프마을에서도 있었지만 이 다크스타는 설계 당시부터 무조건 초토화를 부르짖었기 때문에 정밀공격수단이 매우 부족했다. 그 때문에 지금과 같이 대공무기가 대지무기로 둔갑한 것이었다. 따라서 무사히 드래곤의 육신(?)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각 함의 방패를 형상, 내부를 보호하고 육탄전으로 몰고 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뭐 내부 부품들이 충격에 파열될 위험이 있었지만 값으로 따졌을 때 찍어내는 다크스타 몇 척보다 드래곤의 시체가 더 유용할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전방의 안개형태의 기둥 절대온도에 가깝습니다. 회피기동 들어갑니다, 본 함의 방패 형성! 공기 층으로 냉기를 차단하겠습니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다크스타의 주변에는 뿌연 연기들이 만들어지는 것과 동시에 그 백색의 짖은 안개가 찾아 들었다.
『전방의 안개 덕분에 시작모드. 적외선등의 탐지장치 사용 불가능. 레이더 반사 확인. 예측사격 가동』
◆
고속으로 기동하는 다크스타. 즉 사람들이 비공정이라 여기는 거대한 덩치가 길쭉한 몸을 이끌고 마치 기둥처럼 뻗어 가는 백색의 안개를 피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와 함께 보통 비공정보다 길쭉한 그 몸체의 앞부분에서 또 한번의 섬광이 대지를 작렬했다. 그에 안개의 기둥의 시작점에서 엄청난 고통의 비명소리. 모든 것을 찢을 것처럼 강력한 울부짖음이 사방을 진동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오직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보며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늘에서 시작된 공포는 시각과 청각으로 끝이 아니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붉은 돌기둥이 떨어지지 시작한 것이다. 바로 드래곤의 상처에서 나온 피가 냉기에 얼어버려 덩어리가 된 것들.... 어디 그뿐인가? 빗나간 파이어 버스트들의 광대한 에너지에 의하여 수도 이곳저곳에 엄청난 화재가 발생한 상황, 이러니 평소 같으면 같은 무게의 금과 같은 값어치를 지닌 드래곤의 피에 눈이 뒤집혀질 사람들에게 지금은 그저 재앙일 뿐이었다.
"퉁!! 퉁!!"
대지를 울리고 하늘을 떨리게 하는 진동음에 다시 한번 하늘을 바라본 사람들은 놀라운 장면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 7척의 정체불명의 비공정의 앞부분에서 조금 전과 같은 빛의 화살이 뿜어지는 순간 그 중 한 척의 위로 빛 무리가 모여드는 장면을 바라본 것이었다, 한순간 공간의 일그러짐과 동시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안개의 기둥너머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드래곤. 그 거대한 존재가 자신을 공격한 비공정의 위에 나타나 그 엄청난 덩치로 내려찍은 것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갑작스런 충격으로 드래곤의 목표가 되었던 비공정은 자신의 고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적지는 다행히도 시가지가 아니 왕궁. 한순간에 지상으로 곤두박질 친 두 거대한 몸체가 왕궁에 부딪치자 견고하게 지어졌을 왕궁은 마치 모래로 만들었을 아이들의 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드래곤은 엄청난 포효와 함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바로 헬파이어! 주문을 욀 필요 없이 쓸 수 있는 마법의 한계가 6서클인 그녀로써는 상공에서 6서클 위의 고위 마법을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비록 인간의 형상이었을 땐 자신에게 주위를 기울이지 않아 마법 주문을 욀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직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와중이었고 고속으로 움직이는 다크스타를 맞출 능력이 없었다는 것도 한목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발 밑에 있는 것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으니 헬 파이어가 최고였다. 뭐 지옥의 불이라는 헬파이어는 그녀의 성상과 정 반대의 주문이지만 자신의 항마력을 믿었는지 아니면 분노에 이성을 일었는지 그녀의 주문은 막힘이 없었다. 하지만
"푸우우우"
반쯤 왕궁의 잔해에 틀어박혀 있던 다크스타의 선수에서 엄청난 불꽃이 치솟았다. 그 불꽃은 마나 따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그녀의 새하얀 비늘을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그에 헬파이어를 준비하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고통보다 아직도 인간들이 비공정이 움직인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법. 역 분사에 성공한 다크스타는 순간적인 가속력으로 자신의 상부에 앉아 있는 드래곤을 털어 냈다. 그와 함께 무게만도 1만톤에 이르는 무지막지한 이 금속덩어리가 순간적인 가속으로 몸체를 수직으로 세운 다음 흔들리는 다크스타에 순간적으로 자세가 흔들렸던 그녀의 목을 내리쳤다.
"쿠앙!!!"
아직 상공에는 키리아네비스가 만들어 놓은 라이트의 불빛에 의하여 사람들은 그 놀라운 광경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었다. 대략 1천톤에 이를 그녀가 쓰러지면서 왕궁의 자랑인 거대한 탑이 맥없이 쓰러지는 장면을... 그와 함께 엄청난 파편들과 먼지들이 사방으로 뻗어갔다.
"쿠오오오오오!!"
드래곤 본이 아무리 강해도 1만톤의 거대한 방망이(?)에는 견디지 못했는지 원래의 골격구조로는 있을 수 없는 각도로 구겨진 그녀의 처음과 다른 애처로운 울부짖음에 결정타를 입으려는 듯 상공에 대기하고 있던 다크스타 중 한 척이 자신의 주위에 기묘한 빛을 만들어내며 엄청난 속도로 돌진했다. 그리고...
"쾅!!"
그 충격에 대지가 흔들리고 두 번의 충격에도 간신히 서 있던 왕궁의 일부분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힘없이 허물어 져버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드래곤의 상황. 다크스타와 정면으로 충돌한 그녀는 그 충격으로 늑골이 모두 부셔지고 그 파편들이 내장을 찔렀는지 엄청난 피를 토해냈다. 그에 마법사라면 평생 컵 하나 분의 드래곤의 피라도 얻을 수 있게 기원하는 그 귀중한 자원(?)이 넘쳐 왕궁의 잔해를 장식했다. 하지만 그따위(?)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법! 문제는 그 충격에 뒤틀린 뼈들에 의하여 드래곤의 핵심이 되는 드래곤하트가 퉁겨져 나간 것이었다.
드래곤이라는 것은 그 거대한 몸을 지탱하기 위하여 반드시 드래곤 하트가 필요했다. 드래곤 하트의 막대한 마나가 그 거대한 몸체를 받쳐주지 않는다면 물위의 고래처럼 자신의 몸의 무게를 이지지 못하고 죽어가기 때문이었다. 뭐 이미 조금 전의 충격으로 즉사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대다수의 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미 그 거대한 존재가 죽었는지 상공의 라이트 마법은 서서히 빛을 일어갔고 피어에 억눌려져 있던 이들도 하나 둘 몸을 일으켰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한 채 멍한 눈빛으로 잔해만이 남아 있는 왕궁을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드래곤 슬레이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부분 500-600살 전후의 막 드래곤이라 이름이 붙은 존재일 뿐. 단 한번도 1000살을 너머선 드래곤을 잡은 적은 없었다. 막대한 마나로 무한한 마법연사. 인간이 만든 그 어떤 무기보다 단단한 몸집. 솔직히 드래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효과가 없는 마법보다는 무기를 동원한 물리력 뿐이지만 바스타드 소드로 찌른 다고 해도 그 거대한 몸체를 생각했을 땐 이쑤시개로 찌른 것보다 못한 것이었으니 드래곤을 잡은 것이란 단지 꿈에 불과한 상태였다. 하지만 자신들의 눈으로 지금 거대한 드래곤이 맞아(?) 죽는 장면을 본 이들의 마음은 혼란에 싸여 있었다.
그중 가장 충격에 있는 이들은 마법을 공부하여 드래곤이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알고 있는 마법사. 기스빈! 그는 드래곤이 죽음으로써 풀려진 마나 동결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경의에 찬 눈으로 알 수 없는 비공정만을 바라볼 수밖에....
모든 이들이 조금 전 자신들이 본 광경에 경악하고 있었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모든 이들이 충격에 싸여 있는 와중에도 진과 같이 내려온 일행들만은 당연히 이길 것이라 확신했기에 눈앞의 엄청난 광경에도 눈길하나 주지 않고 뒤처리에 몰두했다. 특히 진은 조금 전부터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결국 찾지 못하곤 아직도 충격에 싸여 있는 일행 중 에레나의 어깨를 잡았다.
흠찢.
갑작스런 접촉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그녀는 곳 그가 바로 진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뭐야!"
"살아있는 이들 중 혹시 왕이라는 이를 찾고 있는데... 뭐 죽어버렸으면 그 직계 가족이라도"
"왕?"
조금 전 진이 마법에 당한 것으로 보였을 때 분노한 장갑보병들의 무차별 사격으로 엄청나 사상자가 났기 때문에 왕을 죽인다는 계획은 없었지만 혹시나 죽었을지 몰라 그 직계라도 찾으려는 진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리 없던 에레나는 진의 생각을 알고 싶다는 듯 머리를 갸웃거리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 진에 재미가 없었던지 한순간 함께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 그곳에는 조금 높은 단상에 고급스러운 옷차림의 일단의 사람들이 있었다.
"저들인가?"
"맞아! 언제 본적이 있었거든"
칭찬해 줘 라는 듯이 두 눈을 반짝이는 그녀의 눈빛을 진은 완벽히 무시한 다음 몸을 돌려 그녀가 가리킨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를 따라 조금 전까지 보지 못했던 장갑보병 두 명이 거대한 상자를 들고 뒤를 따랐다. 물론 아직도 정신을 잃고 있던 백작을 옮기는 것을 부하들에게 명하는 것을 잊지 않은 진이었다.
"무섭지 않으십니까?"
진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힘을 실감한 에레나의 호위 기사인 키이는 조금 전과 다름없이 진을 대하는 자신의 주군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그가 가진 무력이라면 자신의 왕궁을 가뿐히 능가하지 않은가?
키이의 물음에 밖으로 도망쳤다 드래곤의 피어에 해쓱한 눈으로 다시 무도회장을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일행들의 시선도 에레나의 얼굴에 모여들었다. 그녀들도 진에게 어떤 미지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황. 그래도 이전까지는 그 혼자만을 생각했지만 오늘 본 그의 세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아니 약하지 않기는커녕 그 힘에 질린 상황, 그런 그에게 어찌 보면 무례하기까지 한 그녀의 행동은 위험하기까지 했다. 그에 우쭐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한심하다는 듯이 일행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조용히 흔들었다.
"바보. 이제까지 그를 보아왔으면서도 모르겠어? 그를 건들지만 않으면 그는 우리를 건들이지 않아. 더욱이 지금과 같이 친분(?)을 더 두둑이 해야 나중에 그 힘을 조금이라도 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지 않겠어? 특히 나처럼 아음다운 존재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싫은 남자는 없다고!"
"풋"
의기양양한 표정을 짖고 있던 그녀의 기분을 박살낸 것은 한줄기 비웃음에 가까운 웃음소리였다. 그에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앞에 있는 이는 바로 항상 얼굴에 배일로 가리고 있는 존재. 고귀한 분위기를 흘리고 있고 그를 대하는 몇몇의 모습에서 조심스러운 그것을 보았을 때 범상치 않은 신분을 가지고 있는 이라 생각되는 존재. 바로 아르였다.
"뭐지요? 제 말이 너무 우습게 들리셨는가요?"
"미안하다, 자네를 비웃을 생각은 없었다."
그 말과 함께 살짝 고개를 속인 그녀는 황급히 멀어져 가는 진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사죄를 받은 에레나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아니 불쾌하기까지 했다. 마치 너 따위가? 라는 듯한 그녀의 반응에 기분이 상할 때로 상한 것이다. 더욱이 자신이 신분을 밝혔지만 그녀는 진과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반만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녀가 귀족의 권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진이 반말을 하는 것과 그녀가 반만을 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를 느끼고 있었다.
"치! 얼마나 잘났는지 두고보자!"
자신의 뒤에서 에레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길이 없던 아르는 그저 묵묵히 앞을 향해 걸었다, 물론 그녀의 발 밑에는 수많은 살점들이 널려있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얼굴이라..... 그것까지고 그의 마음을 차지하려 했다면 벌써 내가 차지했을 것이다. 그런 것까지고 그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지, 그리고 만약 그런 것으로 그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자격을 가진 이는 너희들이 아닌 나 뿐이야"
다짐하듯이 두 주먹을 쥔 그녀의 배일에 감추어진 얼굴에서 기묘한 빛이 흘렀다.
◆
"엉엉엉"
피어에서 풀린 마베스의 왕 차코스코 비 마베스는 나이도 잊은 듯 울음을 터트렸다. 그의 시야를 가득 귀족들이 죽은 것 따위로 우는 것이 아니었다. 마베스는 귀족의 힘이 강한 나라였으니 하나라도 많이 죽는 것이 그에겐 이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왕국이 날아가지 않았던가? 말 그대로 돈을 쏟아 부어 선조 때부터 증축에 증축을 거듭한 자신의 왕국이......
내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일부로 외부인의 출입이 많을 수밖에 없는 무도회도 막대한 돈을 들려 따로 건물을 세울 정도로 온갖 정성을 들인 자신의 왕궁이 무너졌으니 체면이고 뭐고 그의 머릿속에는 사라진지 옛날... 피둥피둥 살이 찐 그의 모습은 마치 제사상에 올라오기 전 죽을 준비를 하는 돼지의 그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진의 생각일 뿐.
"자네가 이 나라의 왕인가?"
남자라는 것을 알겠지만 아름답고 중성에 가까운 목소리에 울고 있는 와중에도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 왕은 작은 두 눈이 빠지도록 부릅떴다. 너무나 아름다운 존재이지만 그 존재가 지금 눈앞의 시체들의 산을 만든 이들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그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왕이지 않은가? 난생처음으로 듣는 반말에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난 왕은 지금 자신의 눈이 눈물과 콧물로 추한 모습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은지 자세를 바로 하고 진을 노려(?)보았다.
"감히 네놈은 누구인데 이런.....억"
"퍽"
진은 그의 개소리를 더 이상 듣기 싫었는지 그 두터운 그의 허벅지를 내리 찍었다, 아직 이 왕이라는 작자는 상황파악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진은 자신을 따라 온 장갑보병들이 들고 있는 상자를 꺼내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에 자신의 앞에 거대한 상자가 놓여지자 아픈 와중에도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왕을 쳐다보지도 않고 진은 품안의 총을 꺼내 손잡이로 상자를 힘껏 내려쳤다. 이제까지 금속성의 상자가 아닌 부실하게 보이는 상자는 진의 그런 행동을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부셔져 내렸고 그 안에서는 막대한 보석들이 쏟아 내렸다. 한번에 쏟아낸다면 대륙에 산재되어 있을 보석들의 값이 한순간 공급과잉으로 떨어질 정도로 막대한 보석들의 등장에 왕은 물론 그 주위에 있는 여왕이나 왕자로 보이는 이들이나 조금 전의 겁에 질린 얼굴에서 벗어나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바닥을 뒹구는 보석들을 바라보았다.
"요구조건이 있는데 말이야?"
지나가는 이야기로 슬쩍 중얼거리는 진의 목소리에 왕과 그의 가족들은 두 눈에 광채를 띄며 바라보였다. 이 정도 상황이 오면 누구나 진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이미 7척의 비공정에 의하여 수도가 함락된 것으로 착각한 왕과 그 식구들은 참수를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구원 줄이 나왔으니 당연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보기만 해도 질릴 정도로 많은 보석이면 이야기는 이미 성사된 것이나 마찬가지.
"어제였을 꺼야. 내가 사는 저택에 무단으로 넘어와 내 부하에 칼질을 한 이들이 있는 데 말이야. 난 좀(?) 편협해서 그런 녀석들은 용서하기 싫어하지! 무슨 일인지 알지?"
"당연히 그런 나쁜 놈들은 죄를 물어야지! 내 힘껏 알아봄세!"
아직 남아있는 왕족이라는 자존심에 차마 존대를 하지 못한 왕은 마음 한구석이 불끈하고 치밀어 오는 것을 느꼈다. 그도 진이 말한 저택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미 소문은 전 수도에 전파되었었고 부실하지만 자신의 자체적인 정보망에 걸린 일단의 주모자까지 알고 있던 그였으니 지금의 상황을 만든 진보다 이 무지막지한 괴물에 빌미를 준 그들이 더 미웠다. 진이 따로 부탁을 하지 않아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들은 모두 박살내버릴 마음을 먹은 왕이었다.
"뭐 네가 나설 만큼은 아니야. 그것은 충분히 우리 쪽에서 해결해야 할 일. 단지 그것을 위해서 이 나라의 많은 권력자들이 상한 것 같은데...괜찮겠지?"
안 괜찮으면 어쩔 건데? 진에게 물어보려다 일순간 진에게 세어 나온 광폭한 기운에 찔끔한 왕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더욱이 그들 중 귀족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으니 왕권강화에는 매우 좋은 현상이었으니 반대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많은 보석을?
의문 섞인 눈빛의 왕에게 진은 진짜 목적을 꺼내 들었다. 허리에 차고 있던 초진동 나이프를 꺼내들어 뜨겁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을 식혀주면서....
"또 하나 원하는 것은 당분간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이 나라의 수도의 일정부분을 좀 우리 쪽으로 넘겨주어야겠는데 ..아! 영구적으로 넘겨주라는 것은 아니야. 단 1년쯤이면 충분할 것이야...어떤가?"
어쩌긴 개뿔이! 타국(?)의 병사들이 자국의 수도에 머문다는 것을 기분 좋게 승낙할 왕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한시적이라 하지만 그것은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말한 내용. 수정 따윈 일도 아닌 것이다. 단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진의 말에 순간 울컥한 왕자로 보이는 이가 나서려 했지만 왕은 그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곤 진을 바라보며 빙글빙글 웃음을 지었다. 뭐 자기 딴에는 친근함을 보여 주려한 것이지만 보는 이는 참 괴로운 미소였다.
"걱정 마시고 얼마든지 머무르게"
"아버지!"
아직 어린 왕자는 왕의 모습에 강하게 반발했다면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냉소..
"나이가 어려서인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군. 싫어? 싫으면 할 수 없군. 이제부터 이 나라의 모든 백성은 농노가 된다. 또한 각 귀족과 왕족은 모두 낙인을 찍고 노예로 강등! 남자는 노예. 여자는 모두 매춘부로 팔아버린다. 이후 이 나라의 모든 재산은 압수한다"
싱글싱글 웃은 진의 얼굴에는 왕자가 허락만 한다면 당장 그렇게 할 의지가 철철 넘쳐흘렀다.
"이..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기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 더욱이 그는 항상 받들어진 존재였으니 지금의 상황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다행이 이런 이를 다루는 방법을 진은 잘 알고 있었으니.... 화려한 옷의 그의 멱살을 잡곤 배에 아주 가볍게(?) 한방 먹여준 것이다, 그리고...
"이 개자식아. 상황파악도 하지 못한 그 눈 따위는 빼버려! 패자면 패자답게 엉덩이를 내밀고 꼬리를 흔들란 말이다!"
인간의 그것이 아닌 으르렁거림에 왕자는 참지 못하고 실례를 하고 말았다. 그에 진은 마치 더러운 오물 다루듯이 그를 한쪽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다음은 일사천리...
"이번에는 드래곤을 적으로 만들었군. 마치 적을 하나라도 더 만들려는 사람 같아"
왕과의 다정한(?) 만담을 끝으로 다음 일을 하기 위하여 몸을 돌리는 진의 뒤에서 지긋이 바라보고 있던 아르의 가시도친 물음에 진은 어깨를 으슥해 보였다.
"무슨 소리인지? 당분간 위험을 빙자하여 이곳에 단기적이지만 거점화를 하려는 것 뿐이야? 더욱이 아직 수송선의 이들을 찾지도 못한 상태에서 적을 늘리는 바보는 아니라고, 이번 일은 우연이야. 더욱이 드래곤들은 개별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같은 동족의 죽음에 대하여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다고 했다는 정보도 얻었고 말이야"
분명 진의 말이 타당했지만 아르는 팔짱을 끼며 장갑보병들에게 다가가는 진의 등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알 수 없어. 아직 이 나라의 군인은 하나도 죽지 않았어. 지금은 단지 왕을 잡았을 뿐이야. 내일이라도 당장 군인들을 동원할 것인데. 이런 화근을 남겨두다니.... 더욱이 이런 대부대를 움직였으니 이제부터 네 소문은 전 대륙에 울려 퍼질 것이고 네가 가진 힘을 두려워하거나 뺏으려는 각 국가와 집단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야... 그런 것을 예상하지 못할 네가 아닌데 무슨 생각이지?"
"서둘러라! 오늘 밤 안으로 모든 용의자들을 잡아들인다! 밖의 드래곤의 시체는 실험용으로 기지로 가져가고 다크스타가 착륙할 최적의 위치를 산출해라! 모든 것은 오늘 밤 안에 해야한다! 내일은 목표의 내부로 진입할 것이니까!"
혼잣말과 같은 그녀의 중얼거림의 너머로 진의 고함소리가 아득한 메아리처럼 들렸다.
◆
진이 가뿐하게 대륙 하이아라스의 북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을 때 그 반대편의 대륙 유리치안의 북부 또한 한창 전쟁의 불꽃이 모든 것을 태우고 있었다, 바로 대제국 라고에 반기를 든 아스프라스의 독립전쟁. 또는 반란의 시작인 것이다.
"사..살려줘!"
"개자식! 제국인들은 다 죽어야 해"
사방의 불바다의 한 가운데 두 눈에 광기를 가득 담은 한 병사가 조금 있으면 죽을 것이 뻔한 적병의 목에 자신의 창을 꽃아 넣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은 다는 듯 그는 신경질적으로 이미 사늘한 시체가 된 이를 난도질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같은 병사들의 눈빛은 찹찹하기 이를 때 없었다.
"저 자식 왜 그래? 완전히 미쳤구나"
전장의 뒤처리를 하는 병사들의 얼굴에는 피곤이 가득했다. 한참 전투를 벌릴 때는 그저 하나라도 더 죽여 자신이 살아날 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미쳐 날뛰었지만 전투가 끝난 후 느끼는 피곤함은 죽은 자의 원망이 어깨에 내려앉아 그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거웠다.
그래도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저번 전투에서 공을 세운 이들.... 병사들에게 최고의 포상은 금은보화가 아닌 안전히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었으니 지도부는 공을 세운 이들을 전쟁터의 뒤처리, 즉 전리품 수거에 투입시켰다. 비록 죽은 자의 시체를 만지는 일이었지만 후방이었으니 목숨을 일을 염려도 없었고 죽은 시체의 상처 난 갑옷이나 무기를 수거하면서 간간이 짭짤한 소득도 있었으니 병사들에게는 최선의 자리인 것만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좋은 일만이 있는 것이 아닌 법. 그들이 해야 할 일 중 죽어 가는 적병에게 안식을 주는 일도 그들의 몫이었다. 전투의 광기가 아닌 맨 정신으로 살려달라는 이들을 죽일 수 있는 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 그저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지금 막사로 보이는 건물들이 불타고 있는 배경에 수많은 이들이 어슬렁거리며 죽어 가는 자에 대한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손놀림은 잔인하고 한치의 동요도 없었다. 이제까지 병사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이들....
"저놈들 저번 제국의 비공정에 의하여 왕궁에서 난리가 일어날 때 적의 마력탄에 의하여 가족을 잃었다는 군"
"아! 그 이번 전쟁의 발단 말이야? 난 그때 후방에 있었고 내 가족도 북쪽의 란드로도의 숲 근처에 살아서 잘 모르는데 수도에서 그렇게 많이 죽었나?"
어수룩한 남자의 말에 화덕에서 막 죽은 말고기를 잘라낸 덩어리를 꺼내든 나이든 병사가 울분 가득한 음색으로 대답해 주었다.
"많이 죽었지. 사상자만 해도 수만명이 넘었으니.... 내가 듣기로 그놈들이 난리를 친 이유가 대접이 시원치 않아서였다는 군."
"아니 고작 그 이유로 그렇게 난리를 피웠다는 것인가? 거참 나쁜 놈일세! 역시 제국 놈들은 우리를 인간 취급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었군"
"그렇지. 뭐 제국인들이 언제 우리를 인간취급이나 했을까?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 피드 공자...아니 이제는 다시 왕이 되셨군. 하여튼 피드 왕께서는 도저히 제국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일어나신 것이지"
"역시! 당하고 참기만 하는 것은 우리 아스프라스의 남자들이 아니지!"
스스로 자신이 하는 말에 도취된 듯한 병사들의 모습의 모습에 나이든 병사는 은근슬쩍 병 하나를 꺼내들었다.
"응? 그것이 뭐유?"
이미 다 알고 있는 눈치면서 주위의 병사들은 그 병사가 꺼낸 병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런 주위의 능글맞은 반응에 대답해 주기라도 하듯이 나이든 병사는 히죽히죽 웃었다.
"신이 인간에게만 베풀어주신 천상의 묘약일세! 한잔만 먹어도 기운이 펄펄 나는 포션의 최상의 물건이지."
"오!! 그런 묘약이!"
"자자!! 한잔씩들 들어! 이거 얼마나 귀한 물건인줄 알아?"
하긴 병사들에게 전쟁터에서 술 보다 귀한 것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술을 먹는 다는 것은 참수를 각오하고 먹는 일! 그런 그들에게 한잔의 술이라면 나이든 병사의 말처럼 포션을 능가하는 묘약을 수밖에 없었다. 피와 며칠째 감지 않아 지저분한 투구였지만 그들은 컵이 없자 낄낄거리며 투구에 술을 받아 홀짝거렸다. 더욱이 안주로 잘 구워진 말고기도 있으니 그들은 지금 이 순간이 왕의 식탁 부럽지 않았다.
"자자 그냥 먹지말고 뭐라 한 마다 해야하지 않겠나?"
나이든 병사의 말에 정말 오랜만에 먹는 술에 어떤 기념을 하고 싶었는지 주위의 병사들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이런 묘약을 먹을 때 기념하는 말이 있어야지.... 그럼 이건 어떤가? 우리 모두 '브리네마'(제국 라고의 수도)까지 진격하는 그 날 까지!"
"오!! 그거 좋군! 개 같은 제국의 수도까지 짓밟아 버려야지!!"
"그럼 그럼!!"
모두의 의견이 통일 된 것에 고개를 끄덕인 술의 주인, 나이든 병사는 모두에게 나누어주어 거의 남지 않은 술병을 높이 들었다.
"우리 모두 '브리네마'까지 진격하는 그 날까지 위하여!!"
"위하여!!"
시원스레 술잔(?)을 들이키는 병사들을 보면서 나이든 병사의 눈빛은 차가웠다,
끝....(서둘러 짐 챙긴다^^)
급한 일이 있어 오타 정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제 글을 본 분이라면 오타의 지뢰 따위는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다고 전 믿으며 이만....(퍽퍽퍽!!!!! 꼴까닥..)
문제 있음 리플이요
전쟁이란 무엇일까? 뭐 온갖 미사구어로 치장해도 결국 높은 놈들의 권력싸움이나 땅따먹기 싸움이지만 실제 칼을 들고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 병사들에겐 생과 사의 갈림길일 뿐이다. 그저 죽음. 죽음. 죽음…. 그리고 적, 적, 적 사방을 둘러보아도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을 죽일 적, 그리고 자신이 죽여야 할 적, 그렇게 서서히 미쳐 가는 세상. 그러니 대륙 유리치안의 북부에서 일어난 전쟁도 그럴듯한 명분을 지우면 일부를 빼곤 대다수의 이들에겐 단지 지옥. 그것일 뿐이다.
“슈아아앙”
검과 마법의 세계에서 어우리지 않은 굉음이 주위를 진동 시켰다, 그에 지상에 있는 모든 이들이 겁에 질린 얼굴로 사방을 주시했다. 이윽고 그 굉음의 진원지는 하늘이라는 것을 깨닫곤 죽음에 질린 얼굴로 허공을 주시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정체를 다른 이들에게 들어내고 싶지 않았던지 주위에 있는 건물 중 가장 거대한 곳으로 돌진했다. 그리곤 이어지는 대폭발…. 붉은 화염이 하늘높이 솟아올라 사람들은 파란하늘을 볼 수 없었다. 뭐 자신의 등 뒤로 밀어닥치는 화염과 건물의 파편에 죽을힘을 다해 피해야 하는 이들에는 사치와 같은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화염과 파편은 사라져 갔고 가까스로 그 지옥에서 벗어난 이들은 이윽고 노릿한 고기냄새에 이름모를 안도감을 느꼈다. 비록 그 냄새에 구토가 나올 지경이지만 그래도 자신은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살아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곳도 잠시…. 살아남은 사람들은 조금 전과 같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굉음에 절망의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전쟁 당사자인 유리치안 최강국 중 하나인 제국 '라고‘와 아스프라스의 국경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았다. 아스프라스는 그 위의 대륙북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의 숲 란드르도에 깊숙이 박혀 있는 형상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스프라스의 입장에서는 강대한 제국에 자신의 생사를 위협받고 있는 형상이지만 라고의 입장에서 아스프라스는 그저 길가의 돌멩이에 불과할 뿐…. 마음만 먹는 다면 얼마든지 짓밟아 줄 수 있는 땅이지만 그럴 값어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일까? 뭐 그것도 미스릴 광산이 발견되는 시점에서 끝이 났지만….
어찌하였든 라고가 아스프라스를 합병한 지금도 그들에게 아스프라스의 값어치는 발견된 미스릴 광산 하나의 값어치일 뿐이었다. 그러니 제국의 입장에서 적들이 쳐들어 올 리도 없는 이곳에 막대한 병력을 집중시킬 리가 없었다. 이런 변방(제국의 입장에서)에 병력을 둘 바에야 서부와 동부에 맞대어 있는 강대한 제국들의 국경에 배치하는 것이 타당했기 때문이다.
제국 라고의 동쪽에는 바다의 제국ꡐ크리이츠ꡑ서쪽의 제국 ‘고르마드’ 제국, 그 외 자잘한 나라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120만에 이르는 엄청난 군대도 항상 그 수가 모자랐다. 즉 라고는 대륙 유리치안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바다를 접하지 못하여 해군이 존재하지 않은 대신 어마어마한 국경선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니 막대한 병력은 필수였던 것이다. 뭐 그 위치덕분에 자국을 지날 수밖에 없는 상인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것을 수 있으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런 상황이었으니 제국 라고는 아스프라스와 본토의 경계 면에 약 5천 단위의 주둔군을 상당한 거리를 두고 5개 정도를 주둔시켜 놓았고 그들이 문제가 발생했을 시를 대비하고 물자원조, 인원보충, 마장기 보관 등등을 담당하는 상당한 크기의 카시카스라는 이름을 가진 군사도시를 후방에 두어 전방에 위치한 주둔군을 보조하게 하였을 뿐이었다. 사실 이 병력들은 적의 침공을 막기 위한 부대라기보다 전체적이 크기로 보면 제국보다 더 넓은 마의 숲 란드르도의 몬스터들이 자국의 영토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아스프라스에서 캐낸 미스릴을 안전하게 수도로 이전할 수 있게 주변의 치안을 맞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항상 강대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타 국경선의 병사들보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스프라스 내에도 제국 라고의 주둔군이 있었지만 이들은 극소수였으며 그들의 역할은 미스릴 광산에서 다른 곳으로 미스릴이 누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만을 수행할 뿐이었다. 그들로써는 그저 안전하게 받아먹기만 하면 되었지만 아스프라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땅에서 혹시나 도적이나 산적이 나올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해마다 막대한 돈을 들여 미스릴 광산을 보호하니 제국이 쓸데없는 돈을 쓸 필요가 없던 것이다. 만약 정제된 미스릴이 아스프라스 영지에서 도난당했을 시 그것의 손해배상은 주둔군이 아닌 아스프라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계면의 주둔군의 지휘자들에겐 아스프라스라는 공국은 가끔씩 뇌물도 건네주고 캐낸 미스릴도 안전하게 같다 받치는 봉일 뿐이니 그저 가끔 몬스터 사냥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 나날의 이어지 수십 년, 따라서 오늘, 그들은 평소에 부르짖던 무적의 제국 ‘라고‘의 병사들이 아닌 흉포한 짐승들에게 찢어지는 가녀린 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죽어라!!”
수많은 적들과 비공정에서 폭포수와 같이 떨어지는 마력탄에 놀라 도망치다 막 건물 밖으로 나오려던 아스프라스 군사를 농기구로 내려친 제국 라고의 병사 아드는 신경질적으로 다시 한번 죽어 가는 적병의 목에 농기구를 휘둘렀다. 시간이 없어 다급한 마음과는 달리 날이 없는 관계로 치명상을 입지 않았는지 적의 몸이 미약하게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이미 군사도시 카시카스는 적병으로 둘러싸여져 있는 상황, 수많은 적병을 만난 덕분에 그는 이가 빠져버린 자신의 애검을 던져 버리고 보기에는 흉하지만 그럭저럭 무기가 되는 농기구를 들 수밖에 없었다.
“과직”
둔탁한 울림과 함께 두 번에 걸친 타격에 드디어 죽었는지 잠잠한 적병을 보며 아드는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제까지 그가 본 것은 모두 자신과 같은 모습의 군복을 입고 있는 시체들, 적이 엄청난 공격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속한 이 땅은 최강의 국가. 대 제국 라고의 일부분이었으니 이곳을 침공한 적들을 몰아내기 위하여 제국에서 병력을 보낼 때까지 숨어있을 생각이었다.
“응!!”
죽음 가득한 공간에 그는 안전하게 숨기 위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조금 전 적병이 나온 건물을 주시했다, 적의 공격으로 사람 하나 들어 갈 정도로 뚫려있는 구멍 저 너머로 번쩍이는 무언가를 본 것이다. 유난히 시력이 좋았던 그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것은 자신의 신분으론 평생을 모은 돈보다 더 많은 값어치를 보이는 금괴…. 적의 기습으로 미처 숨기지 못한 이 건물주의 제산인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 중. 더욱이 꼴을 보아하니 이미 이 금괴의 주인은 저승으로 떠난 상황.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젠장!”
적이 있나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서둘러 내부로 들어선 아드는 곧 건물 안에도 밖과 같이 진한 피비린내를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은 일가족. 지금 그가 들어온 건물주로 보이는 이는 목이 잘려져 있었고 그의 아내와 딸로 보이는 여자들은 겁탈을 당했는지 제대로 입고 있는 옷이 없었다. 적병들의 소행이 뻔했다. 아마 자신이 죽인 적병은 맨 마지막 일을 마친 이였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아드의 등허리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자신이 조금만 빨랐다면 아마 일을 다 끝마치지 못한 수많은 적병에 죽음을 당했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뭐 이미 지나간 일. 안도의 한숨을 쉰 그는 평민인 자신보다 잘 먹고 잘 살았을 그 가족내외의 시체를 귀찮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곤 이내 죽어버린 시체 따위에 시선을 때곤 이곳에 들어올 진정한 이유를 수행하기 위하여 그는 서두르는 손놀림으로 사방을 뒤적거리다 이윽고 자신의 목표를 찾을 수 있었다. 반짝 빛나는 노란색의 그것을….
건물의 일부분이 무너지면서 숨겨두었던 금고도 같이 부서져 버렸지만 건물 잔해에 깔려 아무도 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다. 아주 우연이지만 아드가 있었던 건물 밖에서 그 일부분이 아주 약간 눈에 띄었을 뿐…. 잔해를 해치며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금괴에, 사방에서 아직도 전투가 한창인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살육에 대한 쾌감으로 소리 높여 울부짖는 추한 인간들의 울부짖음 따위는 아드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보다는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금괴가 더 중요한 법! 이미 자신들이 불리한 것을 그동안 마주친 적병의 숫자로 알고 있었던 그는 발견한 금괴를 짊어질 수 있을 만큼 짊어진 후에도 남아있는 금괴를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다 서둘러 자신이 죽인 아스프라스 병사의 시체를 건물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아드가 내려친 곳이 머리였고 그의 군복은 멀쩡했기에 잠시 빌릴(?) 생각에서였다.
“헤헤 전쟁이 다 뭐야! 내 손에 들어 있는 금괴만 팔아도 평생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시체의 옷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은지 그의 얼굴에는 미미한 미소까지 걸려있었다, 하지만….
“쾅!!”
“우악!”
귀청을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몰아닥치는 막대한 양의 토사가 그를 뒤덮어 갔다. 그가 막 군복을 갈아입고 아쉬운 마음에 챙겨놓은 금괴 외에 또 한 덩어리에 욕심을 부리다 주저하는 순간이었다. 아마 그의 유체는 이번 전쟁이 끝난 후에다 발견될지 몰랐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그동안의 깜장 양송이의 생활을 확인하면,,
3주 동안의 영송이의 상황.!!
첫째 주
물 풍선 몇 개 맞곤 그 뒤를 따르는 감기에 쓰러짐 ㅠ.ㅠ
둘째 주
자! 글써볼까! 하고 오랜만에 기특한 마음을 잡았는데 예상 밖으로 출판사의 교정메일.
평소 출판사에 보낸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3일 고생, 이틀 동안 밤샘으로 교정적업.(내용 상당부분을 뜯어고침)
그러나
내가 이렇게 멍청했다니.... 출판사의 조건을 어긴 일을 저지른 것....
눈물을 머금고 다시 시작,... 하루 동안 밤샘하였지만 원고는 밤에 왔고 제가 출판사에 보낸 것은 아침.... 크.. 그냥 눈물을 머금고 건들지도 않고 출판사로 그냥 보냄.....
(역시 난 바보ㅠ.ㅠ)
개 삽질의 휴우 증으로 한동안 폐인 생활.......
셋째 주
레포트와 예비군 훈련으로 시간 다 까먹고 간신이 지금의 글을 씀.....
너무나 늦은 것에 죄송스럽고 그것에 대한 사죄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일단 연참 들어갑니다. 지금 올리는 것과 다음 주를 합쳐 아스프라스와 제국 라고의 전투를 끝내고 다시 진의 던젼 이야기로 갈 계획.
죄송 죄송....
“휴 내 너에게 나의 기간테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한이다!“
아스프라스의 히든카드 중 하나이며 대륙에 진홍의 화염이란 칭호를 받은 소드 마스터 중의 한 명인 그랑디스는 오랜만에 보통(?) 마장기를 타곤 그녀 특유의 화려한 검술로 적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역시 칭호를 받은 인물답게 한번 한번 검을 놀릴 때마다 상대방의 마장기는 연신 막기에 급급한 모습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결코 밝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이미 기존의 마장기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기간테스가 주어져 있었지만 전쟁 초기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상층부의 판단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평범함 마장기를 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그녀에게 주어진 기간테스를 길들이기 위하여 한동안 보통의 마장기를 타 보지 못했으니 생각보다 빠르게 기간테스에게는 적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갑작스레 엄청 낮아진 시야(기간테스 13m, 마장기 5m)와 기간테스에 비하여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도 눈앞에 자신의 검을 막았지만 그 힘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다 건물에 부딪쳐 버린 적의 마장기를 보면서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기간테스의 모든 것을 잘라내는 검만 있으면 조금 전의 일격으로 끝이 났을, 아니 자신의 검에 마나를 불어넣기만 했어도 적은 부셔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나를 불어넣을 필요도 넣을 수도 없던 기간테스에 완벽하리만치 적응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검에 마나를 불어넣지 않았던 것이다. 뭐 이미 적은 완벽하게 무너졌으니 그녀의 승리자만.
“죽어라!!”
지면을 가득 메운 장애물과 그녀의 검에 의한 충격, 그리고 자신의 거대한 무게의 3박자로 인하여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허우적거리던 적의 마장기의 가슴부위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검을 찔러 넣었다. 당연한 것이지만 아무리 마장기의 대부분이 강철로 만들어 졌다 하여도 마장기의 힘에 검의 무게까지 더하니 파괴되는 것은 한순간. 검 날은 깊숙이 마장기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동시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못한 마장기의 움직임이 한순간에 정지했다. 그에 서서히 빼내는 그녀의 검 날에는 누구의 것인지 뻔한 붉은 빛의 그것이 잔뜩 묻어 있었다.
“제법 재미있었어.”
죽은 자를 자신의 방식으로 칭찬한 진홍의 화염, 그랑디스는 상큼한 미소와 함께 탑승한 마장기의 시야를 들어 주위를 바라보았다. 카시카스의 건물들은 대부분 단층이었으니 그녀의 마장기는 마치 소인국에 온 것 같이 대부분의 주위의 건물보다 시야가 높았다. 그녀의 시야 곳곳에 보이는 마장기들은 모두 아군 편, 기습작전이 성공하여 아군의 공격에 발 빠르게 대응한 적의 마장기는 단 2기에 불과하였고 자신이 그 중 하나를 손본 사이 나머지 한기의 마장기는 아군의 몰매를 견디지 못하고 항복한 상태. 마장기의 최고 적이 사라졌으니 아군의 마장기들이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하늘에서 적의 밀집지형이나 주요 건물로 보이는 곳에 마력탄을 발사하는 소리가 가득 했지만 완벽하게 적을 소탕하려면 보병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이것에 보병의 비공정에 실려 온 병사 뿐. 그러니 그들의 역할은 바로 마장기가 해야만 했던 것이다.
높은 곳에서 주위를 바라보면 지상과 달리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으니 그랑디스 그녀는 한숨을 쉬며 그 거대한 검을 휘둘렀다. 그에 바람의 파공성을 흘리는 거대한 검이 아직 무너지지 않은 2층 건물을 강타했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 어마어마한 힘에 조각나는 건물의 잔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적의 병사. 얼굴 가득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무자비하게 그를 밟아 내렸다.
“으적”
높이 5m의 강철의 거인이 내려찍는 힘이 인간의 몸이 견딜 리가 없었으니 다음 목표를 찾으려는 마장기의 뒷모습에 등장하는 것은 하나의 붉은 색 더미뿐이었다. 평상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전쟁터에서는 그저 일상의 상황.......
◆
“쾅!!!”
겉으로 보기만 해도 두꺼울 벽이었지만 엄청난 폭음, 미세한 진동과 함께 수많은 흙더미들이 벽의 틈사이로 쏟아져 내렸다. 그에 벽 안쪽,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십수 명의 인원들의 얼굴에는 생매장을 당할 지금의 상황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지 곧 무너질 것 같은 벽에서 시선을 때곤 지금의 공간의 중심, 살벌한 눈빛을 하고 있는 두 명의 얼굴로 시선을 모았다.
“빨리 반역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황궁에 알려야 한단 말입니다!! 저 더러운 아스프라스와 손을 잡은 아르다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이 한 짓을 한시라도 빨리 보내는 것이 바로 죽어간 아군의 억울함을 덜게 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입니까?”
20 대의 화려한 복장의 남자. 이 군사도시 “키시카스”의 부사령관 고드 남작의 고함소리에 맞은편에 앉아 있는 40대의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이 도시의 사령관 카지스 자작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 그분이 반역을 했다는 정확한 증거도 없지 않은가? 분명 쳐들어온 것은 아스프라스의 병사들은 확실하지만 아직 후작님의 모습을 확인한 이들은 없었어! 더욱이 후작님은 제국에서도 알아주는 강대한 가문이야. 그런 분이 반역이라니!! 또한 아무리 아스프라스와 손을 잡는 다고해도 제국에게는 어림도 없어! 그것을 잘 아는 분이 반역이라니!!”
“쾅!!”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지금 저희의 상공에서 마력탄을 발사하는 것이 바로 증거이지 않습니까. 설마 아스프라스의 놈들이 후작의 비공정을 탈취라도 했을 것 같습니까? 비공정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같은 비공정이 아니라면 불가능합니다! 지상에 착륙한다 해도 공중에 떠 있는 그것을 무슨 수로 탈취한단 말입니까? 그런 사실에서 후작의 ‘황혼의 천사’와 아스프라스의 군대가 같이 움직인다! 더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까?”
자신 앞에 놓여진 탁자를 내려친 남작의 행동은 무례를 떠나 하극상에 가까운 것이지만 지금 그 문제를 누구도 꺼내지 않았다. 대부분의 이들이 남작의 말에 수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지도 않은 이가 있었으니….
“하지만 남작님”
“뭐냐!!”
조용히 손을 들어 하고 싶다는 말을 하려던 마법사로 보이는 이는 남작의 호통에 기가 죽었는지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그런 그의 모습은 항상 군기와 돌격정신을 강조하는 남작의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
“말을 하란 말이다! 지금 상관을 우롱하는 것인가!!”
날카롭게 세워진 남작의 눈빛은 말하지 않는다면 곱게 넘어가지 않은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그에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다면 모두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마법사는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후작님의 반역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지금 상태로는 황궁에 통신을 보낼 수 없습니다”
“뭐야!!”
통신을 보낼 수 없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 남작은 자신의 옆에 상관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마법사의 멱살을 잡았다.
“왜 안 된다는 것이냐!!”
“컥…. 목을…. 비. 비공정에는 아마 대마나포병들이 있을 것입니다, 큭…. 만약 통신 마법을 사용하면 유동하는 마나를 감지, 그 위…위치로 마력탄들이 발사되는 것입니다, 제발 목을…. 따라서 지금 통신 마법을 사용하면 이곳의 위치가 적들에게 노출돼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목숨이 사라질 것입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내가 마법을 잘 모르지만 그런 소리는 말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지상병력에 대마나포병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마법사가 내뱉은 생소한 단어에 주위의 기사들과 호위병들이 웅성거리자 남작은 말도 안 되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대답은 거의 질식해 가는 마법사가 아닌 부하의 무례한 모습을 그저 담담히 보고 있던 자작에서 나왔다.
“사실이다. 지상의 경우 평면적인 입장이니 마법을 사용하는 마나를 느껴도 방향을 알 수 있을 뿐 거리는 알 수 없으니 쓸모없는 일이지만 지금 공격을 하는 이들은 바로 비공정이니 그들은 높은 고도에서 통신을 사용할 마나를 감지, 마력탄을 발사할 수 있다. 그러니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
유능하긴 하지만 평생(이라 하지만 5년도 안됨) 지상부대에서 활동하고 있던 남작이 비공정의 대응책을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어차피 이곳은 적에게 비공정이 있다는 가정 하에 싸움을 하지 않는 곳이니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 필요가 없었으며 또한 대 마나포병의 능력은 비공정의 중요한 기능중의 하나이니 알고 있는 자가 적어야 좋은 법! 자작 또한 그런 사실을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 발설할 마음은 없었지만 강경한 남작의 의견을 철회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꺼낸 것이다.
“어설프게 움직여 적들에게 당하느니 이대로 기다리는 것이 낫다. 아직 후작이 반역을 한 다는 증거…. 응?…. 컥. 네놈이!!”
마법사의 응원을 받아 잠시 두고 본다는 명령을 내리려던 자작은 한순간 느껴지는 화끈한 고통에 두 눈을 부릅떴다. 서서히 시선을 돌리는 그곳에 있는 이는 바로 남작. 그의 눈은 눈앞에 있는 자작을 집어삼킬 만큼 엄청난 광기로 이글거렸다.
“크크크 웃기지 말라고! 그러고도 내가 자랑스러운 제국 라고의 군인이라는 말인가? 목숨이 아까워서 벌벌 떠는 꼴이라니. 네놈들의 생각은 어떠하지?”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자작을 비웃다 주위를 바라보는 남작의 광기 어린 표정에 기사들과 호위병들의 얼굴은 창백하게 물들었다. 남작은 본래 평민. 하지만 20대에 이미 근위 기사에 들어 갈 정도로 엄청난 검의 천재였다. 그에 따라 평민이지만 남작의 직위를 얻었고 그동안 귀족의 특권에 흠뻑 취한 그는 광적인 제국의 추종자가 되었던 것이다. 더불어 지금 그의 솜씨를 생각하면 이곳에 있는 자들은 승산이 없었다. 상대는 검술 하나로 귀족의 작위를 받은 괴물이니까….
“역시 자네들은 자랑스러운 제국의 군인들이야, 그럼 모두의 의견이 통일되었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가?”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남작의 분위기로 반항하면 죽음뿐인 상황에서 마법사는 할 수 없이 품안의 조그마한 수정을 꺼내들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주위의 기사들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통신 마법을 사용하면 자신들이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눈앞의 마법사의 모습이 통신을 시도하고 있으니 답답할 지경. 하지만 등 뒤에서 자신들을 광적으로 바라보는 남작의 모습에 차마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기사들이었다. 그것은 마법사도 마찬가지…. 통신을 하지 않으면 상관의 검에…. 통신을 사용하면 적들의 마력탄…. 전자는 절대적인 상황. 마나감지는 상당한 기력이 소모되는 일이었기에 지속적인 감시가 불가능하였기에 후자는 그나마 생존의 가능성이 있었다.
“여기는 황금 제 3 통신실! 접속자는 성명과 용건을 말해 주십시오.”
긴박한 지금의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느긋이 흘러나오는 통신 구술의 너머의 존재에게 이를 갈아준 마법사는 재빠르게 내뱉었다. 1초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자신의 목숨을 연장시켜주니까.
“여기는 키시카스!! 지금 적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 지금 확인한 적의 정체는 아르다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의 비공정 황혼의 천사!! 그리고 아스프라스의 병사들이다! 그 비공정과 수십 구의 마장기에 지금 키시카스는 함락직전!!”
“반역? 다시….”
숨 한번 쉬지 않고 보고를 마친 마법사는 상대방이 의문 섞인 대꾸에도 재빠르게 통신을 끊었다. 마법사 자신도 제대로 보고하고 싶었지만 통신을 연결한 후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지는 지금 길게 보고할 배짱 따위는 그에게 없었던 것이다. 그리곤 마법사는 주위를 볼 것도 없이 남작과 이제는 죽어버린 자작이 앉아 있던 탁자 밑으로 몸을 날렸다, 이제 하늘의 비공정이 자신의 마나를 감지했다면 곧 마력탄이 발사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응?”
광기 가득한 남작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머리에 손을 얹고 곧 있을 충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런 충격이 없자. 한도의 한숨을 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보통 대마나포병의 대응 사격시간은 10에서 15초, 이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 시간을 넘으면 통신을 막는다는 본래의 목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마법사의 설명을 들은 나머지 기사들의 얼굴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쾅!!!!”
모두가 안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전과 비교도 될 수 없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쏟아지는 엄청난 흙더미들…. 그 밑의 사람들은 어떠한 행동을 하기 전에 그 막대한 양의 흙더미에 소리 없이 뭍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중 남작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흙더미 속에서도 미소를 지었다, 통신을 보냈으니 제국을 배반한 후작가문은 이제 박살이 날 것이라는 확신에 찬 미소를….
이미 사람의 손을 벗어난 화염이 키시카스의 대부분을 집어삼켜갔다. 하지만 그 불을 꺼야하는 이 카시카스의 본래 주인, 5천명에 달하는 제국의 병사들은 탈출은커녕 하늘에서 공격하는 비공정과 마장기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정신이 없었다. 지금 그들을 공격하는 것들은 비공정과 마장기. 둘 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존재들…. 간간이 마법사들의 것으로 보이는 불덩이들이 하늘 높이. 또는 보병들을 학살하는 마장기들에게 쏟아졌지만 그것들이 그런 화염에 파괴될 일이 없는 것이 당연, 하지만 화염을 발사한 마법사들에는 화끈한 선물로 마력탄들이 쏟아졌다. 물론 이곳은 군사도시. 아스프라스의 경계 면에 있는 5개의 주둔군에 막대한 전쟁 물자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였으니 5대의 마장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마장기들은 전투 초기 적들의 공격에 탈취 당해버렸다. 아스프라스는 비공정이 없었기에 대 비공정 무기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키시카스로써는 기습을 받아 비공정에서 마장기보관 창고로 떨어져 내리는 마장기를 그냥 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순간에 아군의 대응 수단을 무력화 시킨 적들은 아군의 마장기 창고를 거점으로 오로지 순수한 비공정의 무력과 마장기들 그리고 비공정으로 수송한 소수의 보병들로만 성내를 쓸어 내렸다.
마력탄들이 발사 될 때마다 하늘높이 솟아오르는 붉은 색의 화염, 마장기들이 들고 있는 검이 한번 스쳐지나갈 때마다 수명의 사람들의 몸이 조각났고 한번 걸음을 내지를 때마다 한두 명의 사람들이 그 육중한 발걸음에 으깨어져 죽어갔다. 전쟁이라 기 보다 학살이 어울리는 장면. 하지만 마장기도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에 살아남은 제국의 병사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아무리 막강한 비공정이라 해도 모든 병사들은 죽일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러나 그들의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마장기들의 활동시간이 서서히 다 되어 가자 이제까지 건들지 않았던 카시카스의 성문을 비공정이 마력탄을 발사하여 박살을 내버린 것이다,
그리곤 어느 틈에 등장해서 해일같이 달려드는 1만의 기병, 더욱이 비공정의 공격으로 급히 피한 지휘자들과 마장기를 몰 기사들이 한순간에 생매장되었으니 남은 이들에 선택의 길은 항복과 죽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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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아스프라스 군이 카시카스를 함락한 지금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후작이 인질로 잡히고 비공정을 탈취한 아스프라스는 준비된 병력으로 선전포고 없이 전격적인 침략을 단행했다. 동원된 병력은 기마병 1만에 보병 7만에 이르는 막대한 숫자. 물론 그들의 상대인 제국에 비한다면 한줌밖에 되지 않지만…. 하여튼 그들 중 제일 먼저 움직인 것은 후작에게 탈취한 비공정이었다. 군수물자를 잔뜩 실은 비공정은 직선이 아닌 곡선을 그리곤 란드르도 숲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목표인 군사도시 키시카스를 향했다. 거리로는 직선의 6배가 넘는 거리지만 비공정의 특성상 문제가 없었고 더욱이 탈취하는 도중 죽어간 운용요원들의 부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항복한 이들에게 조종법을 배웠다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익일 수는 없는 법이었기에 어느 정도 경함을 쌓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비공정은 설마 적이 란드르도 숲이 있는 곳에서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카시카스를 공격했고 그 순간 대기하고 있던 1만에 이르는 기병들은 제국과 아스프라스의 경계 면에 주둔하고 있는 주둔군의 가장 가까운 부대부터 쓸어 내려갔다. 마침 그들은 자신들의 후방이나 마찬가지인 가시카스가 연락이 두절되자 불안한 마음에 병력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니 단단히 준비하고 있어도 막지 못할 기병들에게 무방비로 공격을 당했으니 그들의 마지막 방패인 목책이 부셔지는 것을 보며 부대자체가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다행이 그들은 전멸은 모면했다. 기마병들의 목적은 그저 적들을 흔들어 놓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차례차례 5개의 주둔군을 뭉개놓은 기병들은 그 엄청난 속도로 카시카스를 포위해 들어갔다. 그런 기병의 뒤를 있는 것은 바로 카시카스를 한순간에 완벽히 초토화는 내버린 비공정…. 기마병들의 기습으로 아직 사태를 파악하지도 못한 지휘자들은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할 일이 없었다.
기병들이 짓밟고 간 뒤를 이어 카시카스를 박살내고 엄청난 속도로 등장한 비공정은 간단한 마력탄으로도 적들의 사기는 아예 끝으로 추락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들의 고난은 그것으로 끝이 아닌지. 이들을 짓밟은 기병들이 그 특유의 속도로 카시카스를 포위하여 비공정을 뚫어놓은 성문으로 돌진하는 순간 카시카스를 박살내고 다시 크게 원을 그려 기병들이 짓밟고 간이들을 때리고, 다시 카시카스로 이동하는 비공정의 뒤를 이어 등장한 7만의 대군의 선두병력 1천의 중장갑보병!! 마차로 이동하는 이들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어 기동성을 희생했지만 기사나 기마병이 아니라면 무적에 가까운 존재!! 그들의 등장으로 아직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던 제국의 병사들은 두 손을 높이 들어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2배에 이르는 기마병으로 진형을 흔들고 비공정으로 적의 사기와 지휘부의 괴멸, 마지막으로 10배에 이르는 보병(주둔군의 숫자는 2만 5천이지만 5개로 나누어져 있었기에 실질적으로 아스프라스의 보병들과 만난 이들은 5천에 불과하니). 더욱이 두들겨 맞는 이들은 각개격파의 형상.
5구역으로 나누어진 주둔군을 모두 합치면 그 수는 자그마치 2만 5천에 카시카스에 5천. 도합 3만에 이르는 병사들이 기습을 당해 죽은 이들 5천, 도망친 이들이 1만, 나머지 대부분을 포로가 되었으니 엄청난 전과를 올린 아스프라스의 지휘부는 한껏 부풀어 올라 있었다. 비록 비공정과 마장기를 동원한 기습이지만 3만을 분쇄하는 동안 희생된 아군의 사상자는 고작 5백에 불과 하였으니 기분이 좋을 만도 할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적들의 지휘부가 무능하다는 소리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침공을 한 적이 없는(하고 싶어도 뒤에는 거대한 숲 앞에는 대륙 최강의 제국….) 아스프라스 방면의 기습공격에 자신보다 2배의 군대. 각개격파의 형상, 그리고 인간의 몸뚱이와 비교하지만 신의 힘과 마찬가지인 마장기와 비공정의 기습…. 더욱이 상대는 몇 십 년 동안 오로지 지금을 위하여 치열하게 훈련을 쌓은 존재들. 3만에 이르는 제국군의 병사들이 사라지는 것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 진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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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합니다. 어제 말씀하신 통신 마법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작전대로 통신이 완전히 끝난 후 대마나포병들로 인하여 통신 마법의 좌표에 마력탄 발사! 목표에 명중 확인. 지상의 병사들에게 사살확인을 명한 후 카시카스의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시체를 확인!! 현재 투항하지 않은 적들을 소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들이 밀집과 화제로 인한 시야확보의 어려움으로 완전장악까지 시일이 걸릴 것입니다,”
수많은 파이프 중 뚜껑이 열려있는 하나의 파이프에서 들리는 보고에 전 아르다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각하의 집무실이었던 장소에는 이제 그가 아닌 3명의 아스프라스인과 1명의 드워프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아스파라스의 기사단장 아르세마백작과 군 최고 책임자이며 근위기사 중 한명인 알프레그 백작(근위기사라지만 단장인 아르세마백작과 동등의 위치에 있다. 근위기사라는 것은 모든 것을 떠나서 검술서열로 뽑기 때문에 전체 근위기사 중 대부분의 이들은 각자의 직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근위기사들이 동원되는 작전 시 기사단장의 휘하에서 직위를 가진 이들은 제외된다) 그리고 짧은 반바지와 짧은 치마를 입고 묵묵히 지도를 바라보고 있는 공녀. 아니 이제는 공주의 직위를 다시 찾은 헬렌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들과는 달리 따분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난장이, 바로 아스프라스에 있는 미스릴 광산에서 광맥을 파내며 제국의 병사들 모르게 뒤로 피드공작을 도와주고 있던 하늘 들어 망치라는 인간들의 입장에서 괴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드워프였다.
“아니 왜 적들이 통신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인가? 적들이 이곳의 사정을 알리면 알릴수록 토벌군들은 그만큼 빨리 몰려올 것인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파이프를 타고 올라온 보고에 드워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이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통신을 하라고 적들을 부축이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니 그동안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온 그로써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의 질문에 아르세마는 조금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른 이들과 달리 오로지 직접 전투에 참가하는 이라 기사의 예법을 중시하였는데 지금 자신들이 하는 일은 치사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혼자 깨끗한 척 하려는 것인가?’
그런 그를 잠시 못마땅하게 생각한 알프레그 백작은 궁금증 가득한 눈빛을 뿌리는 드워프의 눈빛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하늘 들어 망치님의 생각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전쟁이 내전의 형식이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내전이라니??”
“이 비공정 황혼의 천사의 주인 아르다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의 가문은 제국에서도 이름 높은 명문입니다. 그런 그의 비공정이 저희 아스프라스의 병사들과 같이 움직이며 제국을 공격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당연히 후작이 아스프라스와 손을 잡고 제국…응?”
이제야 알프레그 백작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깨달은 드워프는 치를 떨었다. 이들은 후작의 비공정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후작가문 전체를 나락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생황에서 이곳에 병력을 보내는 것이 먼저이겠습니까? 아니면 제국의 수도 옆에 있는 후작의 가문을 토벌하는 것이 먼저이겠습니까?”
“…후작의 가문을 토벌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지. 이곳은 국경이나 마찬가지이고 후작가문이 있는 영지는 바로 수도 옆이니 목 바로 아래의 비도를 치우는 것이 먼저일 것이니까. 하지만 정확한 증거가 불충분 한데 그것을 가지고 반역이라 할 수 있겠는가?”
아직 인간들의 정치적인 추악함을 모르고 있는 눈앞의 순진한 드워프를 바라보며 알프레그 백작은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황실에서는 증거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은 증거보다 만약이라는 단어를 더 중시합니다, 더욱이 같은 비공정이 아니라면 탈취는커녕 상대하는 것도 불가능한 비공정이 아군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실에 만약 정말 후작이 반역을 했다면 당장 황실이 위험합니다, 그런 상황에 후작가문을 황실이 그냥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음…. 정리하자면 후작가문을 반역자로 만들어 토벌하는 동안 이곳은 안전하다는 것이군. 더욱이 그렇게 되면 상당한 숫자의 병력을 소모할 것이며 제국은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뺄 수 없으니 실제로 가용병력이 줄어드는 상황. 따라서 아스프라스를 공격한 병력들은 줄어둘 수밖에 없다. 이말 인가?”
“그렇지요”
“음….자네들의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치사하구먼”
알프레그 백작의 설명을 그 짧은 팔로 팔짱을 끼며 내뱉은 드워프의 말에 아르세마 백작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그는 그 작전에 반대한 이이지만 드워프의 비난은 마치 자신에게 쏟아지는 것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드워프에 반기를 드는 이가 있었으니….
“우리 아스프라스 인들이 한 명이라도 더 살수 있다면 그까지 비난 모든 받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지금 적들은 아군의 10배가 넘는 대병력, 통상적인 공격이 통할 상대가 아니지요”
단호한 헬렌의 그녀의 외침에 드워프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뭐라 그랬나?”
나이에 걸맞지 않게 헬렌의 눈초리에 기가 죽었는지 한쪽 구석에서 땅 파고 있는 노망난 드워프를 팽개친 그녀는 다시 시선을 돌려 지도를 바라보았다.
“그보다 아군 병사들에 대한 심리전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헬렌은 팔불출 피드 공작... 아니 이제는 국왕인가? 하여튼 그의 만류에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비공정을 타지 못하곤 비공정이 카시카스를 때린 후 다시 주둔군을 공격하기 전, 본대에 마력탄 등 물자 수송을 위하기 위하여 한순간 정박했을 때 재빠르게 올라 타 이곳 카시카스 상공까지 따라 온 것이었다. 따라서 지금은 헬렌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하는 시간. 뭐 그녀야 여자이지만 그 지략을 무시할 수 없었으니 피드 국왕의 그 폭포수 같은 잔소리를 생각하면 떨떠름한 와중에서도 은근히 기분 좋은 백작이었다.
“그것은 걱정 마십시오, 각 진형에 한두 명씩 사람을 심어놓아 이 황혼의 천사가 수도에서 일으킨 사건을 조작, 제국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오르고 있으니까요. 국가의 운명을 기울이는 패배가 아니라면 사기 면에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복수심에 통제가 되지 않을 걱정할 지경이지요.”
“그거 다행이군. 그럼 슬슬 이곳 카시카스의 뒤처리를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좋을 것 같군요.”
제국 라고의 수도 브리네마. 유리치안의 최강의 강대국답게 3백만의 거대한 도시의 중앙에는 보통 국가의 수도면적에 해당하는 거대한 건축물들이 사람들의 눈을 압도하고 있었다. 바로 최강국에 120만의 병사, 그리고 1억에 가까운 제국민을 거느리는 하늘아래 제 1의 존재라 불리는 제국의 황궁! 그 황궁의 진정한 주인인
황제 ‘알 아르고스 비 라고’
40대의 철혈의 황제! 군부의 대부분을 잡고 있어 이름만이 아닌 명실상부한 지배자인 그가 지금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있는 곳은 거대한 돔으로 된 공간. 그리고 그의 노여움을 온몸으로 느끼며 허리조차 펴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귀족들….
“감히…. 감히! 아르다스 후작놈이 아스프라스와 손을 잡고 감히 나에게 반기를 들어!! 오세스!! 무언가 말을 해 보란 말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진한 노여움이 녹아들어 있는 그의 외침이 공간을 흔들었다. 그에 황제에게 오세스라 불려진 노인. 아스프라스의 인질로 잡혀 있는 아르다스 후작에게 가주의 지위를 넘겨준 그의 아버지, 루이지에라 가문의 진정한 지배자인 오세스 비 루이치에라 후작은 있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안 됩니다. 폐하! 저희가문은 이제까지 제국을 위하여 온몸을 받쳐왔습니다. 더욱이 반역을 일으킨다면 이곳에 제가 왔겠습니까? 제 아들 아르다스는 성급한 면이 있지만 그 정도로 무능하지도, 그렇다고 멍청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귀 가문의 비공정이 아군을 공격한단 말입니까?”
현역시절 오세스와 정적의 관계에 있었던 마시아스 공작의 외침에 후작은 한순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왜 자신의 아들이 그런 일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외줄 타기. 한 걸음만 잘못 걸으면 지옥의 축하공연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신을 비꼬는 듯이 말하는 공작의 외침에도 후작은 묵묵히 황제의 얼굴만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주위에서 떠들어도 결국 최종 명령권 자는 바로 황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곱게 넘어가지는 못할 것 같은 불길함에 후작은 다시 한번 황제에게 이번일의 의문점을 끄집어냈다.
“더욱이 아스프라스 놈들과 손을 잡다니요! 폐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제 아들놈이 얼마나 아스프라스 인들을 경멸하는지! 그런 놈이 그들과 손을 잡을 잡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일에는 저희들이 알 저 못하고 있는 어떤 음모가 있을 것입니다.”
“그만 하게!! 도대체 무슨 음모가 있단 말인가! 비공정이 적에게 탈취라고 당했다는 말인가? 그 비공정 안에는 10구의 마장기와 수백명의 군인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들었네. 그런 그들을 어떻게 하고 비공정을 탈취한다는 말인가? 더욱이 비공정의 출입구와 선장이 있는 곳까지는 달려도 10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 통신 마법하나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황제의 추궁에 후작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사정을 모르는 그들로써는 아무리 결론을 내려도 결국 후작의 반역으로 이야기가 몰아 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단 그동안 후작가문이 제국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여 정확한 제조사에 들어간다! 허나 반역이 아니라는 증거 또한 없으니 모든 것이 밝혀질 때까지 후작가문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모든 이들의 권리와 지위를 한시적으로 박탈한다!!”
아직 이성을 잃었던 것은 아닌지 황제는 간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후작에게 내뱉듯이 말하곤 몸을 일으키려 하였다. 다행이 황제나 후작, 아니 모든 귀족들인 후작가문에 귀를 기울일 뿐 아직 아스프라스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긴 백만 단위의 강군에게 그까지 죽은 4만은 그리 큰 일이 아니었으며 아스프라스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이야 뻔한 사실. 그보다 지금은 후작가문에 대한 일이 더 급하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 중 그리 아스프라스를 좋아하지 않은 이가 있었으니....
“그렇다면 아스프라스 놈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상인 한타 후작은 호시탐탐 아스프라스 위쪽에 있던 숲의 목제들을 노리고 있었으니 지금과 같은 상황은 정말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회의의 모습이 의외로 후작가문의 반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애가 탈만도 했다. 제상인 그의 말에 막 밖으로 나서려던 황제는 잠시 자신의 턱을 문지르다 마시아스 공작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 버러지들을 깜박했군. 지금 당장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얼마나 되지?”
“자국은 지금 많은 병력이 있지만 넓은 국경선에 의하여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작과 반기를 든 아스프라스는 너무나 허약한 영지라 그리 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5만 전후일 것입니다. 그런 숫자에 비공정 한 대와 마장기 십수 대라면 비공정 3대와 비공정이 가지고 있는 마장기 30대, 그리고 기병 2만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아니! 왜 다른 보병들은 관두고 기병이란 말이요!”
기병이 2만이라지만 그들이 소모하는 것은 같은 숫자의 보병들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이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말이 2만 명이지 지원하는 부대를 포함하면 3만은 족히 넘었기 때문에 국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제상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이야기일 뿐이었다. 더욱이 자신이 노리는 아스파라스 영지가 아예 완벽하게 제국에 편입해야 자신이 나서가 편했지만 기병으로는 적의 병사들을 부셔버려도 점령은 불가능했다. 정렴전에는 비공정와 마장기, 기병보다 보병이 월등하게 필요했기에 제상은 공작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허허. 비공정과 같이 움직일 수 있는 군은 기병뿐이요. 더욱이 제국에서 북부에는 거의 분부대가 없으니 병력이 많은 곳에서 착출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 보급품을 비공정으로 옮기고 기병들은 전력을 다해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지요.”
“음…. 그렇군. 공작의 뜻대로 하게. 지금은 아스프라스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말을 마친 황제는 본래의 목적대로 서서히 등을 보이며 퇴장했다. 그래도 후작가문을 황제가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 일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자 안도의 눈빛으로 멀어져 가는 황제의 등을 바라보고 있던 오세스 후작은 문뜩 자신에게 쏟아지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반란의 혐의가 사라진다 해도 한동안 가문의 힘이 최악으로 쇠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안도하는 마음 중에도 은근히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그 눈빛이 바로 자신의 가문의 숙적인 마시아스 공작이지 않은가?
물론 그는 숙적의 어려움에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하지만 후작의 눈에는 그 웃음이 마치 비웃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응? 설마!’
그런 웃음을 보자 후작은 머리를 관통하는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전과 달리 모든 것을 깨달은 것 같은 느낌…. 자신들이 쇠약해지면 누가 가장 좋아할까? 바로 제국의 남부지방을 대표하는 공작파였다. 후작은 자신의 아들이 배반했다는 것과 사로잡혔다는 것, 그리고 아스프라스 인들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 따위는 배제했다. 그보다는 그 사이에 공작이 끼어들었다는 것이 더 그럴듯하였기 때문이었다.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공작이 마법사를 동원하여 자신의 아들을 세뇌하는 것! 세뇌라…. 그럴듯한 가설에 후작은 이를 악물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뼈만 남은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이대로 물러날 것 같은가! 우리가 그리도 만만하다는 말인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는다!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단 말이다!’
앞으로의 일과 자신들이 잡아야 하는 줄을 생각하며 모든 귀족들이 자리를 떠날 때 황제에게 볼 일이 있었던 바기라스를 모시던 페세스 교단의 고위 신관의 뒤를 따르는 견습신관은 자신의 눈을 비빌 수밖에 없었다. 모든 귀족들이 나가는 순간 두 주먹을 불끈 쥔 나이든 고위 귀족으로 보이는 이의 머리 위에서 한순간이지만 날개가 달린 천사를 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인지 두 눈을 비비는 사이 그 존재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뭐 하는가? 키르미온 지금은 딴 곳을 구경할 때가 아니다”
“예? 아! 예 죄송합니다.”
고위 신관에게 키르미온이라 불린 견습신관은 조금 전의 일을 잊으며 서둘러 뒤를 따랐다.
아차차! 질문을 하신 분이 있는데 깜박했네요.^^
음...그분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는데 권총부분의 질문에서 콜드M1911A1은 슬라이드를 당기지 않는다는 질문인 것 같은데...(맞나요??)
제가 알기로
1)탄창을 밀어 넣는다.
2)슬라이드를 한번 당겼다 놓으면 제 1탄이 장전.
3)신나게 쏜다
4)최후탄을 쏴버리면 슬라이드를 후퇴해서 멈춘다, 이때 탄창이 완전히 비었는지 확인.
5)슬라이드를 멈치를 아래로 내리면 슬라이드는 다시 앞으로 전전한다.
.........가 아닌지요. 제가 잘못알고 있었나?? 답변 주실 분!!
그리고 또 한분의 질문에서 앞부분의 우주전을 왜 집어넣었냐? 라는 질문에서.
제가 글을 쓰기 전 생각한 전개방식이 두개 있습니다. 바로 묵향과 이드
1)묵향의 경우 무림이야기를 충분히 한 다음 판타지로 넘어가다 다시 무림으로 돌아오다.
2)이드의 경우 시작부터 판타지 세상에서 존재하였다.
라는 것인데. 사실 저의 전개는 묵향과 비슷합니다, 언젠가 돌아오지요,(네타인가?)
즉 이야기는 대부분 판타지 세계를 다루지만 본 내용에서 주인공들이 중요시 하는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 따라서 앞부분도 중요하다 생각하여 집어넣습니다.(말이 좀 횡설수설^^)
또한 글이 약간(?) SF의 설정이 들어가 있는데 이런 설정을 판타지 세계에서 설명하거나 외전으로 넣기에는 너무나 방대했습니다, (진의 무림 이야기만도 예상하기에 한권쯤 될까? 라고 생각중인데...)
또 다른 질문을 하신 분이 계시는데 잘 생각이.....^^ 아직 확인하지 않은 리플도 있고.. 틈틈이 리플을 확인하여 질문을 하신 글이 발견된다면 성심성의 것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전장은 빠르게 안정되어 갔다. 도망병중 몇몇은 제국에 대한 충성심인지 아니면 침략자에 대한 분노에서인지 조직적이진 못하였지만 전장의 뒤처리를 하는 아군을 공격해 왔다. 하지만 그것도 시일이 지나면서 보급과 지속적인 소탕작전에 의하여 서서히 수가 줄어들어 이제의 것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더욱이 의외의 지원군이 있었으니….
"조심조심하란 말이야!!"
흙더미를 뒤집어 쓴 한 병사의 소리침에 작업을 하고 있던 마장기는 미안한 듯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제까지 마장기를 소유하고 있던 고참기사들이 기간테스로 자신의 애마를 옮겨간 터라 남은 마장기에 신입 기사들이 차지하였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신출내기, 전투라면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섬세한 작업을 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랐다. 그렇다고 이런 일에 고참을 시킬 수도 없는 일. 더욱이 조금 있으면 문제의 존재들이 도착하니 서툴더라도 병사에게 시킨 것 보다는 마장기를 동원하는 것이 더 빨랐다.
"됐어!!"
붉은 깃발을 흔드는 병사의 외침과 동시에 작업을 하던 마장기는 힘겹게 자리를 벗어났다. 주위에서 알짱거리는 병사들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많은 심력을 소모해서였다. 한순간도 신경을 놓아서는 큰 불상사가 일어나니까.
이윽고 자신들이 파 놓은 구덩이에서 마장기들이 몸을 빼자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병사들이 커다란 자루를 그 구덩이들에 쏟아 넣기 시작했다. 마장기들의 무지막지한 힘에 엄청난 깊이로 파 놓아졌던 구덩이들은 병사들의 손놀림이 빨라질수록 순식간에 차올랐다.
"거기!! 조심해!!"
주위를 감독하고 있던 고참병의 고함소리에 주위 사람들이 잠시 일손을 놓고 고참병의 목소리가 향한 곳에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젊다 기 보다 어린 소년이라 할 수 있는 이가 막 가져온 자루를 구덩이에 집어놓다 자세가 흐르러졌는지 몸이 서서히 기울어지고 있었다.
"어. 어….우악!!"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묘기를 보이던 소년병은 두 팔을 허우적거리다 결국 구덩이에 빠져버렸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수많은 병사들이 허겁지겁 달려들었다.
"으아!!"
한순간 겁에 질린 비명이 소년병이 빠져버린 구덩이 안을 메아리쳤다. 그에 구덩이 가까이 달려가던 병사들의 얼굴에는 씁쓸한 미소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곤 궁금증에 달려오는 신병들을 서둘러 해산시켰다. 안을 보아서 좋을 것은 없으니까.
"시…시체??"
소년병이 구덩이 안에서 본 것은 까맣게 탄 시체의 머리…. 엉성하게 입구를 봉해놓았는지 소년병이 구덩이 안으로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그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자루 중 하나가 맥없이 풀어져 버린 것이었다. 그에 그 소년병은 질린 얼굴을 하고 목청 것 비명을 질러댔다.
"입 닥쳐!! 개자식아!! 시체 한두 번 봐!!"
그렇게 한참을 고래고래 소리치던 소년의 머리를 누군가 묵직한 것으로 내려치자 이성을 찾은 소년병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눈앞에 있는 이는 척 보아도 고참이라 할 수 있는 수염이 덥수룩한 병사가 자신의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이그…. 잡아!!"
길게 늘여진 로프를 잡으며 소리치던 그 고참병의 외침에 이성을 찾았지만 주위의 널린 자루들의 정체를 깨달아 공포에 질린 소년병은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동아줄을 잡는 것처럼 고참병의 목에 죽자 사자 매달렸다.
"컥컥!! 같이 죽고 싶냐!! 젠장! 이래서 신참들이란! 야! 잡아 당겨!!"
너무나 힘주어 잡아당긴 소년병의 팔 힘에 잠시 숨을 쉬지 못해 괴로워하던 고참병은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목을 잡아당기는 소년병의 옆구리를 자신의 팔꿈치로 찍은 다음 약속된 신호로 줄을 잡아당기며 구덩이 밖으로 소리쳤다. 그러자 잠시 후 그가 잡고 있던 튼튼한 줄이 서서히 둘의 몸을 끄집어 당기기 시작했다. 그에 자신의 몸이 시체들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온다는 사실에 긴장감을 푼 소년병은 자신의 손에 묻어있는 불에 탄 시체의 제를 신경질적으로 털어 내며 자신의 은인이라 할 수 있는 고참병에게 물었다.
"저…저 시체들은 뭡니까? 이번 전투에서 우리편은 대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년병의 질문에 2사람 분의 무게를 두 팔로 힘겹게 견디고 있던 고참병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이 등신 같은 놈아! 우리가 승리하면 당연히 그만큼 적들의 시체가 는다는 소리잖아!!"
"예? 그렇다면 저 시체들은??"
"휴…. 머리 좀 굴리며 살아라. 대부분 마장기의 무차별 마력탄의 공격에 불타 죽어간 카시카스의 죽은 병사들과 성의 주민들이다"
"예?? 하지만 제가 듣기로 시체들은 그냥 들판에 버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저희들이 수고를 하지요?"
소년병의 질문에 잠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고참병은 자신들의 몸이 구덩이에서 완벽하게 나온 것을 확인한 다음 아직도 자신의 목을 잡고 있는 소년병을 있는 힘을 내쳤다.
"콰당!!!"
"너 어제 뭐했냐?? 이곳으로 신관들이 온다는 소리 못 들었어? 그런 고귀하신 분들이 왔는데 온 천지에 시체더미들이 모여 있어봐라!! 우리를 도와주시겠냐?"
"아야야… 하지만."
"하지만이고 저지만이고 빨리 일이나 계속해!! 아직 해야만 일이 산더미 같은데 네 질문이나 받고 있을 시간이 없다!"
단호한 그의 말에 소년병은 질겁하며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까지 수많은 자루를 짊어지고 움직였지만 그것은 그 자루에 든 존재를 모르고 있을 때의 일. 자신이 짊어진 것이 시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자루를 들 마음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런 소년병을 바라보다 고참병은 나직이 한숨을 쉬면서 그를 부축해선 폐허가 된 카시카스 중 그럭저럭 멀쩡한 건물에 내려놓았다.
물론 주위의 병사들도 그들을 보고 있었지만 모두 모른 척 하며 자신들이 관리하는 신병들을 다그칠 뿐이었다. 불쌍하기도 하였지만 만약 소년병이 주머니의 존재가 시체라는 사실을 떠들고 다니면 아직 살인도 해 보지 못한 신병들은 일을 주저할 수 밖에 없었으니 심히 곤란한 상태가 되는 것이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또한 사람을 죽일 땐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전쟁터가 낳은 법. 그때는 겁쟁이라도 살기 위해 주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시체에 대한 공포와 그것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이어진다면 그 신병은 첫 실전에서 죽을 염려가 많았으니 어찌 보면 아직 살인을 해 보지 않은 신병들에 대한 나름대로 배려인 것이다,
"자! 빨리 빨리 움직여!!"
아직 자신들이 짊어진 자루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는 신병들은 고참들의 고함소리에 서둘러 자루를 짊어졌다. 이제까지 수많은 구덩이들이 매워졌지만 아직 따듯한 햇빛을 받고 있는 자루들은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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