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4화 (44/71)

베를린 서부 독일연방군대학교 2018. 9. 02 PM 02 : 28 

비교적 맑은 날씨의 유럽은 평화롭기만 했다. 거리에는 아시아의 한국이나 일본같이 붐비는 

사람없이 모두들 한가롭게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특별히 미국처럼 심한 교통체증도 없을 뿐더러 ,

도시자체가 중세느낌의 양식을 갖은 건축이 많다보니 시끄럽고 유흥에 빠진 화려한 간판들 보다 더 나은듯 했다. 

천천히 대학교정문으로 향하는 이상사와 CSA소속 조한수팀장은 일부 대원들과 함께 독일연방군대학교를 향하고 있었다.

 차안에서 거리를 지날때 거대한 나무의 그림자사이로 보이는 햇빛은 따스하기만 했다. 

아직은 대재앙의 여파를 벚어나지 못해 춥고 거리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햐얀빛을 띄고 있지만 

고풍스러운 유럽의 건축물들은 오히려 눈에 덮힌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정문에서의 독일군이 가로막자 미리준비해 놓았던 허가문서를 건냈다. 

조금 의심스러운 눈을 하던 독일군병은 문서를 돌려주며 정문을 열었다. 

유유히 연방군대학에 들어온 일행은 천천히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 여기입니까 ? "

" 맞아, 여기가 바로 연방군대학교라네 .... "

차에서 내린 일행은 천천히 대학교의 중앙으로 향했다.

 하얀눈이 넓은 광장을 덮은 듯 조용한 교내에 오르지 일행의 눈밟는 소리만이 울리고 있었다. 

" 싸악 ... 싸악 ... "

" ......................... "

중앙의 분수대는 흰눈에 덮힌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유상사는 문득 한국의 군관학교와는 사뭇 다른느낌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인가 묵직하고 웅장한 느낌 .... 

로마의 다양한 건축양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기둥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각품들은 잠시나마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 야.. 한눈팔지마!! 관광왔냐? 씨발 ...... 무슨 군인만드는데가 이렇게 박물관같애 ? .. "

" 하하하 .... 그래도 사실은 부럽지 않나? 이런데서 이수했다면 좀더 뽀대도 나고 그랬을 텐데 .."

" 농담마십시오 ..... 독일새끼들이 교육받는 곳아닙니까? 이런곳에서 훈련은 무슨 ..... "

" 이거 자네는 농담도 안통하는 사람일세 .... 나 이거참 말을 말든가 해야지 원 .... "

" ............"

유상사와 3분대소속 이정훈병장 그리고 CSA소속 팀장 조한수와 함께 그의 수하 이정민이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에 묵직하게 말없던 이정훈병장이 입을 열었다. 

" 유중사.... 아니, 유상사님 .... 이렇게 넓은데 다 뒤져야 하는겁니까? "

" ......... 다 뒤져 ....."

" ............... "

" 어이!! 유상사, 좀 유연하게!! 응? 왜 이렇게 딱딱해?

 아무리 알고 지낸지 이제 일주일정도 밖에 안돼지만 우리야 그렇다치고 원래 알던 이병장한테는 따뜻하게 대해야지? 안그래? "

" ..................... "

유상사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이병장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 유연하게 해줘? "

" 아닙니다, 차라리 지금처럼 대해주시는것이 더 편합니다. 유중사님 ... "

" ........... 됐죠? , 가자 .... "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황당해하는 조한우팀장을 뒤로한채 유상사와 이병장은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일부 몇명의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적은 수의 학생들이 있었다. 

중앙의 홀의 대리석에 투영되는 자신의 모습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투박한 구두소리가 복도를 울리며 지나가자 교관으로 보이는 독일인 한명이 불렀다.

 한동안 CSA 조한수팀장이 독일인과 이야기하더니 유상사와 이병장과 함께 어디론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팀장님!! , 저새끼가 뭐라고 한거에요? "

" 아, 안내해 주겠데 .... 우리가 올다는것 미리 말해뒀거든 ..... "

" 어디로 가는데요? "

" 우선은 베른트에 대한 기록이 있는지 알아봐야하니 학생기록부터 확인해야지 .... "

원형의 대리석 계단을 오르더니 2층의 자료실인듯한 비교적 넓은 공간이 보였다. 

" ........... 여기가 이학교의 모든기록을 보관하는 곳이랜다 .... 여기서 찾으면 되겠네 ... "

" ........."

" 그러면, ...... 나랑 유상사는 여기 서류랑 학생기록처 확인해 보자 ..... 그

리고 이병장은 여기말고 교관들이 쓰는 교무처비슷한 곳있거든 ? 미안하지만 거기서 정민이랑 같이 좀 찾아줘 ..... "

" 예 .... "

이병장과 이정민이 3층에 있는 장교실로 올라 가고 유상사와 조팀장은 천천히 서류를 뒤지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밝은 빛이 실내를 감싸며 수많은 서류들을 뒤지던 두사람의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 ................. 씨발 .... 존나 많네 ...... 지원팀 언제 온데요? "

" 글쎄? ........ 중앙정보국으로 많이 투입되서 몇시간은 걸릴 것 같은데 ........ "

" 아 ..... 무슨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 "

" 하하하 ..... 잘 찾아봐 ..... "

한참동안을 서류를 넘기던 유상사는 문득 좀 전에 넘긴 학생기록에서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 뭐야? 코드 23 ....24 .... 근데 왜 25는없어? "

" 뭐야? 뭔데 그래? "

" 아니 .... 학생기록뒤지고 있는데 ....... 25는 없네요? "

" 뭐 자료를 분실했을 수도 있지 ..... 보니까 10년은 더돼 보인다 ....가만, 베른트가 35세니까 .... 이게 언제꺼지? "

" 2003년도 신병기록입니다. "

" ............. 대충 비슷하긴 한데? "

" ........... 저 사람한테 물어봐요 .... "

조한수팀장이 멀리서 업무를 보던 장교에게 가서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사이 올라갔던 두사람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유상사에게 다가왔다. 

" 그래 ... 뭐 좀 찾았어? "

" 없어요 ... 하나도 .... 다만 ..... "

" 다만 뭐? "

" 좀 걸리는 것이 있어서 ........ "

" 뭔데? 위에서 장교들이 군학생을 관리한 내용을 적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한명만 없더라구요 ..... "

" ............... "

멀리서 독일장교에서 물어보던 조한수팀장이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서며 말하기 시작했다. 

" 이거 ...... 나름데로 사정이 있는 학생이라는 데? 무슨 부모의 허락없이 학교에 들어왔다가 결국은 나간사람이라는데 ... 그

 부모가 꽤나 높은 사람인데다가 군에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면 자신의 집안에 해가 된다며 하도 지워달라고 해서 지웠다고 하는데? "

" .......... 그게 말이 돼요? "

" 그러게 말이다 ..... 어쩌겠냐? 뭘 알아야지 캐던지 하지 .... "

" ............. "

뒤에 있던 독일장교가 자신도 모르겠다듯이 고개를 저으며 제스처를 취하자 짜증이난 유중사가 

의자에서 일어나 실내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 뭐하는거야? "

" 보고만 있어요 ..... 한번씩은 검사해야하니까 .... "

벽에 손을 데며 두들겨 보기도 하고 쓰다듬어보기도 하며 방안의 이곳저곳을 만지던 유상사를

 보던 세사람은 유중사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채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만지던 유중사가 돌아서며 말했다. 

" 여긴 아닌가 보네 ...."

" 뭐가? "

" 혹시나 뭐 비밀밀실같은 거라도 있을 줄알고 ... "

" 야 임마 , 영화를 찍어라 영화를 ...... 아 ..... 결국 아무것도 못 건지고 가야하나? "

" 위에도 가보죠? "

" 뭐? "

" 하던거는하고 가야죠 .... 갑시다 ... "

" 이봐, 유상사 ..... 아니 무슨 정말 영화도 아니고 비밀의 방이나 있을 것같애? "

" 하하 .... 확인해 보면 되는 것아닙니까? "

유상사가 계단을 올라 장교정보실로 향하자 어쩔수 없다듯이 세사람은 따라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내를 맡은 장교의 얼굴에는 무엇인가 변화가 오고 있었다. 

계단을 오르고 장교정보실로 들어간 유상사가 다시 방안의 이곳저곳의 벽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 음 ......... "

" 유상사 ... 그만 가자 ...... 여기 없는 것 같애 ....

 차라리 우리가 중앙정보국에 가서 다른팀 도와주는 것이 더 낳을 것같아. "

" 하건 것은 하고 가요 .... "

" 하~~~ 고집도 세 정말 .... "

한참을 더듬으며 벽을 만지던 유상사는 무엇인가 느꼈는지 조팀장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조팀장님!! 여기로 와보세요 ... "

" 응? .......... 설마 ..... "

" 여기 만저보세요 ... "

" ....................."

" 어때요? "

" 나는 잘 모르겠는데? "

" 좋아요 .... 이게임은 제가 완전히 이긴 겁니다. "

" 뭐 ... 뭐할려고? "

책이 가득찬 책장에 가려진 벽을 만지던 조팀장이 물러나자 

웃음을 띈 유상사가 갑자기 벽을 가리던 책장을 넘어뜨리기 시작했다. 

" 유... 유상사!! 뭐하는 거야?!!! "

" 촤촤앙!!! "

바닦에 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이 나뒹굴면서 책장이 부서져 넘어졌다. 

" 미쳤어? 우린 독일을 점령한 것이아니야 !!! 이런 거 걸리면 우리만 모가지가 아니라 ........ 어? "

미소를 지으며 웃고있는 유상사의 왼편으로 부서진 콘크리트안의 열린문속에 또다른 공간이 보였다.

 오랜 시간 외부의 공기가 들어오지 않았는지 어둡고 답답한 공기로 가득차있었다. 

" 맙소사 ....... 정말 비밀의 방같은 것이 있었단 말이야? "

" 거보십시오 ...... "

뿌얀 연기가 가득찬듯 안으로 들어간 일행의 눈앞에는 조금 당황스러운 물건들이 보였다. 

" 이건 ...... 마치 ..... "

" 성당같아 ...... "

중앙의 히틀러가 손을 펼치며 있는 동상과 함께 일행은 단번에 이방의 용도를 알았다.

 붉은 천이 오른팔에 감겨져있고 무엇보다 그 붉은 천에 새겨진 선명한 나치문장 ....

. 2차세계대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독일제국 제복 ......

 천장까지 연결된 수많은 서적들과 함께 오르지 동상과 테이블로만 내려오는 빛 ....분명했다. 

" 나치다 ..... 정말 나치야 ...... "

" 빌어먹을 새끼들 ....... 정말 ....... "

" 이것 보세요 ..... "

이정훈병장의 앞에는 일종의 기도문 같은형식의 독일어로 된 문장이 있었다.

 독일어를 할 줄 아는 CSA소속의 두사람이 다가가 해석하기 시작했다. 

' 위대한 아돌프 히틀러의 후손 아돌프 티르피츠 이자리에서 맹세합니다.

 위대한 히틀러의 뒤를 이어 다시한번 세상을 게르만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 03. 9. 13 '

" ............. 티르피츠? 아돌프 티르피츠? "

" 히틀러에게 아들이 있었나? "

" 말도 안됩니다. 아들이 있을 리도 없고 만해하나 아들이 살아있다고 해도 존나게 늙은 할아버지가 됐을텐데 .... "

" 아들? "

" 증거를 찾긴 찾았는데 , 이걸로는 부족해 ...... 실질적인 서류같은 것이 필요한데 ...... "

" 여기 서류랑 책많은데 뭐가 걱정입니까? "

" 이제 독일은 끝난 겁니다. "

" 잠깐만요 ......... 유상사님!!! 그 독일인 어디갔습니까? "

" 응? "

" 그독일인이요!! 우릴 안내해준 !!! "

" 가만 !! "

천천히 귀를 귀울이던 유상사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 모두 숨어!!! 자기 총 확인하고 .... 문쪽벽으로 숨어서 기다려!! ......... 누군가 오고있어 ..... "

" 뚜벅 !! 뚜벅뚜벅!!"

" 한새끼가 아니야 ..... 5명은 되겠어 .... "

" 쉿 ... "

" ........... "

천천히 다가온 발자국소리는 비밀문 앞에 섰다. 

천천히 주변을 돌아가는 발자국소리에 긴장한 유상사는 흐르는 땀을 닦지 못하고 비밀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구멍을 두고 양옆으로 벽에 붙어있는 네사람은 반대편의 상대편의

 눈을 보며 비밀문밖의 움직인에 온몸의 오감을 집중하고 있었다. 

" 뚜벅 ..... "

" ................. "

무엇인가 알아듯지 못하는 독일어로 말하더니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잠시 멍한 표정으로 있던 조팀장이 말을 했다. 

" 우리를 찾고 있어 ..... "

점차 발자국 소리가 크고 가깝게 들지자 유상사의 심장은 급속도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방안에 네사람이 긴장한 공기가 가득찬 가운데 기어코 밖에서 일행을 찾던 독일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려는 듯 했다.

 밖에서 비추는 빛이 안의 어두운 공간에 길다란 밝은 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순간 밝은면에 인간의 형상을 한 그림자가 만들어지면서 유상사의 눈에 독일군의 군화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독일인이 총을 잡은 손을 잡으면서 그의 목쥐였다. 

다른한 손으로 독일인의 머리에 유상사가 갖고있던 총을 가져데면서 나머지 세사람이 문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 !!! ............ "

열려진 문밖에는 4명의 독일군이 놀란표정으로 성급히 유상사일행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어리둥절한 독일군을 향해 조팀장이 독일어로 소리쳤다.

 긴장한 탓인지 어차피 알아들을 리 없는 한국어로 유상사도 소리치기 시작했다. 

" 총버려!!! 죽고싶어!!! 총버려!!! 어서!!!!! "

" ......"

어리둥절한 독일군들이 말을 알아들었는지 당황한 표정으로 총을 내리고 있었다. 

운좋게도 먼저들어온 독일군이 그들의 상관이었던 것이다.

 4명의 독일군인이 총을 내려놓자 조팀장과 이병장일행은 재빨리 다가가 총을 빼앗고 한곳으로 몰았다.

 유상사는 총을 겨누던 독일장교도 한쪽으로 밀치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 됐어 .... 이자식들 딱 걸렸어 ..... 팀장님 지원요청!!! "

" 알았어!!! ........ "

" 움직이지 마 !!! 자식들아!!! "

조팀장이 본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사이 이병장과 일행은 죽일듯한 눈을 하고는 한구석에 몰려있던 독일군을 감시했다. 

반대쪽에 주저앉아있던 독일군장교는 심하게 잘못돌아가는 상황을 느끼는지 얼굴이 사색이 되어가고 있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연신 눈을 돌리던 장교가 갑자기 일어나 재빨리 장교정보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 빌어먹을 !!! 유상사!!! 잡아!!! "

" 이개새끼!!! 거기서!!! "

" 쏘면안돼!!!! 본부까지 데리고가서 정보를 알아내야돼!!!! "

" 알았어요!! 새끼 존나 빠르네!!! "

독일군장교가 재빨리 달려나가 계단으로 향했다.

 그러나 옆문으로 더 빨리 달려온 이병장이 먼저 와서 총을 겨누자 달리던 장교가 머뭇거리다가 

다시 반대편 복도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반대편에는 조팀장이 달려와 가로막았다.

 정면에서는 유상사가 장교가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 씹새끼 .... 얼마가지도 않아서 잡힐 거 .... 땀나게 하고 있어 .... "

유상사의 발걸음이 점점 가까워지자 독일장교는 갈피를 못 잡는 듯 정신없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조팀장이 독일어로 항복을 말했지만 그는 무엇인가에 두려움으로 가득찬든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 뭐야 , 이새끼 ... 울잖아? "

" .......... ? "

장교의 울음소리만이 울리며 넓은 중앙의 홀이보이는 2층복도 코너에 몰린 채 천천히 뒷걸음 질을 치고 있었다.

 한순간 장교의 눈이 붉어지면서 순간적으로 돌아선장교는 몸을 공중에 띄웠다. 

" 퍼적 ..."

1층 홀의 중앙에 장교는 여전히 눈물을 흘린채 떨어졌다.

 목뼈가 부서진듯 혀를 내밀며 천천히 뒤통수에서 피가 흘러나오며 홀의 중앙을 붉게 젖셨다.

 장교의 죽음에 할말을 잃은 세사람이었다. 

" .................. 씨발 ......... 뭐야 ..... "

" ........... 에이 ~ 씨!!!! .... "

" 뭐냐?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거야? ......... 빌어먹을 나치 ....젠장 ..."

쓰러진 장교의 시체 주위로 놀란 학생들이 수근대며 몰려들고 있었다. 

비록 수는 적지만 아직 하교에는 많은 학생들이 있었다. 

" 팀장님 .... 구급반하고 지원팀빨리 와야 할 것 같은데요 .... "

미합중국 아틀란타시 외각 동부 21Km 2018. 9. 02 PM 03 : 23 

경찰들의 추격을 피해 피신해있던 비밀별장으로 돌아온 로렌과 사이먼은 급히 동료들과 함께 동부의 

부서진 플로리다주의 항구 포트러더데일로 갈 생각이었다. 

그곳에는 자신의 동료들이 일부 항구에서 밀항업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고 이곳 별장의 존재는 미군과 민주당에게 들통나지 않아 재빨리 이곳을 떠나야했다. 

" 로렌!! 다챙겼어!!! 돈이랑 조금씩 만챙겼어 ..... "

" 잘했어.... 바로 떠나자!! 아이들은 여기에 그대로 내버려둬 ..... 아 ...

 애들 굶지 않게 먹을 것 좀 남겨두고 .... 미쉘 , 애들한테 별장에서 나가지 말라고 했니? ..... "

" 응, 주변으로 나가면 길잃으니까 나가지 말라고 했어 ... "

" 잘했어 .... 좋아, 이동하자!!! "

" 잠깐만!!! "

멀리서 담담한 표정을 한 존이 로렌을 향해 소리쳤다. 

" 나도 데려가줘!!!! 잊었어? 나는 로렌한테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하잖아!! "

" ............... "

일전에 존이 로렌에게 아버지를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하기위해 싸우는 법을 알려다라고 했다가 거절당한적이 있었다.

 존은 어머니라는 돌아갈 곳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시내에 나가 뉴스에서 존의 어머니 역시 미군의 습격으로 돌아가신것을 안 로렌은 존의 말에 흔들렸다. 

' 이데로 돌아가면 ....... 결국은 고아로 힘들게 자라겠지 .... '

로렌을 주시하는 존의 눈동자를 보던 로렌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존을 동생처럼 생각하는 미쉘은 그래도 존을 데려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사이먼도 그리 거북한 표정은 아니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로렌은 입을 열었다. 

" 좋아 ...... 존을 데려간다. "

" 와 .... "

존의 얼굴에서 미소가 일면서 주위의 미쉘이 달려가 존을 끌어안았다. 

" 잘됐다 존!! , 누나가 앞으로 맛있는거 많이 많이 해줄께 !! "

" 헤헤 ... "

존을 끌어안으며 기뻐하는 미쉘과 존을 보며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짓는 로렌이었다. 

" 자!! 이제 다 정해졌으니 , 출발한다!! 시간이 없어!! 우리는 밀항선을 타고 호주를 거쳐 러시아로 간다. "

멀리서 지켜보던 사이먼이 다가와 존에게 말을 걸었다. 

" 무슨 마음이야? 안 된다던 존을 데려가고 ...... "

" ............... 너만 알아둬 ..... 존의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

" ! .............. 젠장 ...... 이제 저새끼도 고아군 ........ "

" ................. "

씁쓸한 표정을 하는 사이먼을 보고 더 심난해지는 로렌이었지만 앞으로 러시아로 가기엔 갈길이 너무 멀었다.

 한국과 미국이 전쟁상태에서 벚어나지 못해 아무리 밀항선이라고 해도 태평양르 건너지 못했다.

 그렇다면 오히려 먼길을 돌려 영국을 거쳐 모스크바쪽으로 가던가 아니면 호주를 거쳐 아시아에 

도착해서 오랜기간을 지나 러시아로 가야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군이 독일에 주둔하면서 유럽을 통해가는 길도 쉽지만은 않을 듯 싶었다. 

" ........... "

" 로렌, 근데 러시아에 가도 우리가 뭘할 수 있을까? "

" ......... 운좋게도 러시아에 아는 사람이 있어 .... "

" 아는 사람? "

" 내친구지 ..... 그친구한테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어 정말 .......

 미국에 살면서 러시아까지 갈일도 없을 줄 알았으니까 ...... 뭐 가보면 너도 무슨일을 하게 될지 알게될거야 ...... "

"......... 니가 하는 일이니까 잘되겠지 ......... "

" 그래, 고맙다 ..... "

두대의 자동차에 짐을 실던 작업이 끝나자 로렌은 소리쳤다. 

" 자!! 이제 우리는 미국을 뜨는거야!!! 가자!! "

" 아자!!! "

들뜬마음을 갖고 출발하는 일행이었다. 우선은 플로리다주의 항구까지 가야했다.

 대재앙으로 인해 비교적 피해가 많아 제대로 된 치안병력이 부족한 플로리다라 다른주를 경유해서 밀항하는

 것보다는 쉬운길이었다. 흰색의 평원에 홀로있는 별장을 뒤로한채 하얀 눈보라를 일면서 두대의 차량이 남동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미국을 떠나면 어느 누구보다 자유로운 사람이 될거라는 기대감에 모두들 부풀어올라 있었다. 

북극해 항로(Northern Sea Route) 한국 제 2함대 2018. 9. 02 PM 05 : 43

새하얀 세상속에 있는듯 눈이 내리고 있는 북극해에는 아무런 생명체가 없는듯 고요한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었다. 

프른빛을 띄던 바다는 일부는 얼은듯 빛을 투과하고 있었다.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연상시키듯 북극해의 바다에는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빙산조차 보이지 않았다.

 일렁이는 파도의 잔잔한 음성을 뚫고 눈에 뒤덮힌 물체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 정말 새 모두 하얀눈으로 덮혀있구만 .... "

사령실에서 밖을 보던 최성필 함대사령관은 아름답기까지한 북극해를 보면서 탄성을 질렀다.

 그도 당연할 것이 한국해군으로서 북극해를 지나간 적이 없었던 것이였다.

 지난 역사상 단 한번도 한국의 해군이 북극해를 지나가본 적이 없었다. 한국해군 최초로 북극해를 지나고 있던 것이였다. 

" 함장, 북극해를 지나고있는 소감은 어떤가? "

" 하하하 ... 함장님도 ..... 솔직히 좋네요 ...... 우리가 여기에 올일이 없지 않았습니까? "

" 하하 ... 그렇지 ...... 비록 러시아가 1991년에 북극해를 개방했지만 해군인 우리가 러시아를 지나치며 

북극해를 이용할 일이 없었지 ..... "

1991년 러시아가 북극해 항로를 개방하고 북극해의 이용을 위해 일본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과 연구해 

북극해에 대한 안전한 항로와 시설을 마련했었다. 동아시아에서 반대편으로 가기위해 최단거리는 

그동안 파나마 운하를 거쳐 지나는 항로가 유일했다. 

그러나 북극해항로가 개방되면서 40%이상을 단축할 수 있게 되어 많은 국가들 이용하게 되었다. 

" 함대에 상황은 어떤가? "

" 좋습니다. 다만 장병들의 피로가 누적되어서 .......

 일본과의 전쟁도 그렇고 미국함대와 싸운데다가 진주만 공습까지 우리가 움직였으니 그럴만도 하죠 .... "

" 음 ....... 휴식기간이 있었지만 독일과 전쟁이 나고 쉬기에는 좀 짧은 감이 있긴하군 ..... "

" 그래도 북극해를 지나며 경치도 보고 장병들도 좋아합니다. 오히려 도움이 된것 같습니다. "

" 해군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항해야 ..... 이런 경험도 갖고 있는것이 장래를 위해서도 좋구 ..."

" 예 ... "

" 함대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거지? "

" 예, 좀 짧긴하지만 북극해를 항해하기 위해 원산항구에서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

" 그래도 다행이야 ....... 준비는 다 되어서 갈수 있었다는 것이 ... "

" 예 ..."

한국의 사령부에서 불현듯 떨어진 북극해이동 명령때문에 약간의 개수만을 거쳐 이동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짧은 기간안에 그동안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북극해를 지나기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 그나저나 ..... 우리야 바다에서 함재기 지원만 해주면 된다지만 ...... 상륙부대는 소규모라 위험에 노출될 텐데요? '

" 이사람 .... 우리 임무가 이들을 보호하는 거네 ...."

" 아 .... 그렇게 되나요? "

" 우리 임무는 독일의 항공세력을 제거하는 것이아니라 독일에 있는 우리군을 지원하고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야 ...

. 우리함대에 있는 상륙부대도 사실은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면 그대로 함대 안에 있을 지도 모르네 ... "

" 글쎄요 ... 들은 바에 의하면 , 독일이 우리를 공격하는 것과 관계없이 독일에 주둔은 할 거라고 하는데요? "

" 그래? "

현재 2함대에는 제 2구축함대와 제 2 항모기동전단을 연합한 형태로 KD2급 을지문덕급 

구축함 6척과 KD3 김구급 이지스 구축함 4척, KFF 신형 서울급 프리깃 3척, 항모 안중근,

 그리고 강감찬급상륙함 2척 , 

한라산급 보급함 2척, KSS-1과 214급을 포함한 잠수함 6척으로 이루어진 27척의 함정이 있는 대함대였다. 

한국자체의 경제가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점차적으로 나아지고 있으며 

향후 아시아의 영향권을 생각할때 독일에 대한 확실한 해결이 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에서 무리한 대함대가 형성된 것이였다. 

더구나 연이은 전쟁에서의 승리로 인해 동아시아에서 각국이 한국을 보는 시선이

 확실한 보호국의 든든한 이미지로 굳고 있어 어설픈 대응을 할 수 없었다. 

항모 안중근에는 CF-14D/ CF-14 48기가 있었고 강감찬급상륙함 2척에는 30대가 넘는 수의 공격헬기와 수송헬기가 있었다. 

더불어 K-2A1전차와 K-300A1장갑차가 30여대와 약 1200명의 전투병이 있어 위급한 상황시 투입되기 위해 대기중이었다. 

한국은 독일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반면 , 

상대가 동맹국이 었던 만큼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잘알고 있었다. 

현재 독일에는 200여기의 GF-15( CF-14 )가 현역에서 활동중이며

 독일 역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함대를 갖추고 있었다.

 다만 미사일과 폭탄에 있어서 아작은 그수량이 미흡해 한국이 우세를 잡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내에 CSA와 특수기동여단과 더불어 일부 수송기를 통해 독일에 소규모의 주둔군을 

들여 조사단을 보호하는 한편 ,

 조사와는 별도로 독일이 공격을 할 경우를 위한 계획도 있었다.

 북극해를 경유해서 독일해협으로 향하는 2함대의 임무가 바로 그것이었다.

 상대적으로 2척의 항모를 비롯한 본토의 항공세력을 생각한다면 약세한 한국함대였지만 태평양의 미국을 생각한다면 

태평양을 비워둘수 없었던 최선의 전력이었던 것이였다. 

한국은 독일의 공격이 임박했을 때, 직접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은 전투위성 2018의 몫 이었다.

 정보국에서 독일의 공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경고가 들어오는 즉시 독일의 주요 군사요충지에 전투위성의 

적호미사일이 제거함으로서 독일의 핵심전력을 무너뜨리고 러시아중부의 5개사단이 독일로 진입하는 한편 ,

 함대에 있던 전투병력이 함부르크를 점령 함재기를 동원한 지연전을 펼치며 강습부대와 CSA, 

특수기동여단을 투입해 독일의 주요인사를 제거하는 것이였다. 

" 나는 말이야 ....... 우리나라가 미국이 된 느낌이야 .... "

" 미국이요? "

" 그래 .... 일본을 점령하고 ....... 미함대를 격파하고 ........

 한을 풀었을지는 몰라도 그들에게 원한을 살게 분명한데 ..... "

" 위험한 말씀 마세요 ..... 그러다가 잡혀갑니다. 일본전때 불순분자 제거한다고 몇명 잡혀가지 않았습니까? "

" 하하하 .... 나야 자네를 믿으니까 그런것이지 ... "

" 하하하 ..... "

하얀 세상을 보며 사령관은 생각에 잠겼다. 일렁이는 바다의 파도는 변함없이 부드러웠다. 

" 언제까지 전쟁은 계속되는 걸까 ? ........ "

한(韓)2018 1부: 한(韓)의 시작 7장 : 예정된 역사  

번호 : 6   글쓴이 : rozeni

 조회 : 227   스크랩 : 0   날짜 : 2005.01.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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