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콰아아앙-! 타당! "
" 거의 다됐어!! 밀어붙여! "
무너진 키르기스공화국의 반군의 집결지이자, 사령부가 있는 옴스크(Omsk), 키르기스공화국의 정부군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반군에게 대항할 만한 힘을 잃은 정규군이었다.
반군에게 국회와 국방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기관을 점령당하고 군정이 시작되었다.
자랑스럽게 여귀던 키르기스공화국의 해군중 한국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1함대의 일부함정들만이
오이리트연방과 대한민국의 협조를 얻어 오이리트연방의 해안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어느 군정이 그렇듯,
정부청사를 점령한 반군의 지도자 리바레츠의 군정은 중앙을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부폐와 부정이 만연하고 국민들의 경제활동은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불과, 2026년 한국과의 전쟁으로부터 5년이지난 2031년,
키르기스공화국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단지
, 다르다면 황색의 대지가 흰색의 설원으로 바꿨다는 것 뿐이었다.
이런 키르기스공화국을 두고 양옆의 모스크바공화국과 오이리트연방공화국은 러시아대륙의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싸울수 밖에 없었다.
우선적으로 반군을 제압하기 위해 두나라모두 선발대와 기갑사단등을 투입시켰고 양측의 함대는
키르기스공화국의 해안을 따라 대치하기 시작했다. 두나라는 전면적인 전투를 벌이지않고
아직까지는 키르기스공화국을 점령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모스크바공화국의 기갑사단과 기계화사단이 반군의 중심지인 옴스크로 진격했고
로렌의 특수팀은 기갑사단과 기계화사단과의 협동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대대적인 포병사격을 시작으로 기갑사단의 진격은 시작되었다.
T-80과 T-90전차가 혼합으로 구성된 모스크바공화국의 73기갑사단은 전차를 앞세워 저돌적인 진격을 하고 있었다.
" 콰아아앙-! "
" 좌로 적군전차 하나!! 날탄장전!! , 쏴!! "
" 퍼펑!-"
" 쉬지말고 쏴!! 기계화여단에게 길을 열어줘야한다!! "
73기갑사단의 사단장인 크로보리스 소장은 지휘차량안에서도 연신 참모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반군은 그리 대단한 세력은 아니었지만, 이곳 옴스크는 좀 달랐다. 강하기도 강할 뿐더러,
기본적으로 T-80이 최신형이고 대부분 T-72나 어쩌다가 M-1정도 있는 키르기스공화국의 반군이었지만
이곳의 반군은 약 2개기갑사단으로 두사단 모두 M-1전차가 주력이었다.
한국과의 전쟁때, 이미 사령부와 수도가 함락되고 정부의 주요인사들이 제거되는 바람에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쟁은 끝나버렸다.
그때, 살아남은 온전한 전력이 바로 반군의 51사단과 89사단이었다.
모스크바공화국의 동부방면대의 사령부로서는 난감한 일이기도 했다.
" 아군포병들은 뭐하는거야!! "
" 위치수정을 하고 있습니다.!! 걱정마십시오!, 공격헬기들의 공중지원이 올겁니다!! "
" 콰아앙!- "
" 젠장!, 중앙으로 투입된 특수팀은 어떻게 됐나? "
" 현재, 로렌팀은 옴스크시의 중앙의 청사로 진입중입니다!"
" 로렌팀이 중요해, 이번 옴스크침공도 사실은 로렌의 임무가 주된 임무다 ....
.. 실패하면 안돼 ... 최대한 지원해줘 ... "
사단장의 알수없는 말을 들은 주변의 장교들은 의아해하고 있었다.
기껏 특수부대하나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그러는 지 이해할수 없었다.
더구나 특별한 임무도 아니었다. 로렌팀이 맡은 임무는 정찰과 인질 구출이었다.
어차피 자신들은 명령을 듣고 수행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고 다시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 사단장님!!, 옴스크 북동부에서 대규모 전차부대가 포착되었습니다!! "
" 뭐!? "
중요한 시기에 가장 있어서는 안될 소식이었다. 크로보리스 소장은 천천히 한국제 CBV-47쌍안경을 꺼내,
주위를 살폈다. 임시사령부에서 직접 전장을 지휘하기 위해,
지휘차량을 타고 내려가던 소장으로서는 조금 고도가 높은 위치이긴 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 ...... 우리 사단의 T-80으로 M-1은 조금 부담스러운 상대이긴한데, 2개사단이라면 .....
. 밀어 붙이기엔, 조금 무리가 있군. 다른사단은? "
" 현재 아군 23기갑사단이 파블로다에서 반군의 보급기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만,
못해도 4시간은 더 걸릴것 같습니다. "
" 음 ...... 젠장, 하프늄폭탄 한방이면 손쉽게 밀고 들어갈수 있을 것을 ...... "
크로보리스 소장은 하프늄폭탄을 쓰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방어진을 형성한 M-1전차로 구성된 키르기스공화국의 반군 기갑사단이 시가지와 곳곳에 매복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숫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사단 홀로 돌파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었다. 이럴때,
한국처럼 하프늄폭탄을 쓴다면 사단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수 있을 것이였다.
" 제길 ...... "
" 사단장님도 하프늄을 떠올리신 겁니까? "
옆에서 안타까운 표정을 하는 준메이 소령이 말을 건냈다.
" 자네 말이 맞네, 아쉽네 ...... 이따위 작은 도시쯤은 깨끗히 청소할테지 ...... "
" 제가 알기로 저희 사단에는 이미 하프늄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 더구나 상부의 허가도 받은 상태라 들었는데 ...... "
준메이 소령의 말을 듣던 사단장이 비웃는듯 짧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 글쎄, 나도 쓰고 싶은데 말이지 ...... 도통, 사령부의 속마음을 모르겠단 말이지 ......
아껴두라더구만 ...... 사령부에서는 참 ...... 거기다가 오이리트녀석들에게 쓸 것도 아닌듯 ,
직접적인 명령없이는 사용하지 말라고 하더구만 ...... "
" 오이리트녀석들이 아니면 우리가 누구랑 또 전쟁을 한다는 말입니까? "
" 모르지 ...... 이나라는 워낙, 비밀이 많은 나라라서 ...... "
사단장은 한탄을 하듯,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했다. 멀리서 보이는 옴스크의 여기저기에서는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다.
수십개의 섬광이 곳곳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운데,
거리에 달려나가는 모스크바공화국의 기계화보병들이 장갑차의 보호를 받으며 빠르게 옴스크의 남부를 장악하고 있었다.
한참을 말없이 전투를 지켜보던 사단장에게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
" 사단장님!!!, 북동부의 반군전차부대가 1개사단규모로 확인됐습니다!!"
" 뭐!, 아니, 사단규모 전체가 그냥 밀고 내려오는 거야? "
" ...... 그런 것 ...... 같습니다. "
" 젠장할! "
사단에 소속된 360대의 T-80들로 반군의 480대의 M-1을 감당해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난감했다.
더구나 지형적으로나 뭘로 보나 저들이 우위에 있었다.
후속 사단과 협공으로 돌파하기에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미 옴스크시의 남부와 일부 중부지역으로 파고든
아군중대와 특전대를 후퇴시키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 ...... 옴스크시에 중부에 진출한 베이더중대를 후퇴시킨다.
후방의 마네카중대는 방어선을 형성하고 기계화보병들도 합세해서 방어선을 형성한다.
특수부대는 위장한채 적의 규모와 이동로등 자세한 적의 정보를 파악한다. "
" 예 "
사단장은 적당한 수준의 후퇴와 방어선형성을 선택했다.
시가지라는 특이점을 이용한다면 많은 수의 적이라도 공중지원과 포병지원을 업고 충분히 격퇴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스크바공화국의 T-80전차들은 요란한 엔진음을 울리며 시가지로 들어가고 있었고 사단사령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는 모스크바공화국의 포병대에서 연신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다.
키르기스 공화국 반군집결지 옴스크(Omsk)시 2031.12. 31 PM 09 : 13
" 콰아앙!-사이먼! 관측이동한다!!"
" 라져!"
화려한 불길이 옴스크시의 거리를 불태우고 있었다.
조용하게 죽은듯한 도시에 어둠이 깔리기전부터 전투는 시작되고 있었다.
타버린 가로등이 녹아내리며 주저앉는 사이, 불길의 실루엣 사이로 로렌과 사이먼은 허리를 낮추고 달리고 있었다.
" 타다다다당!! "
" 피융!-파직!-퍼퍼퍽!"
아슬아슬한 서커스를 보듯,
로렌과 사이먼의 발꿈치의 한 주먹 거리에서는 지날때 마다 반군의 기관총탄을 맞은 아스팔트가
산산히 부서지며 파편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달리는 두사람의 뒤로 일어나는 총탄의 불꽃들은 어느새,
빈 건물들의 창물을 박살내며 청명한 파괴음을 울리고 있었다.
" 타다다다당!-차아앙챵-!"
" 젠장!, 사이먼!, 그쪽에서 보이는 녀석들 뭐야?! 갑자기 난데없이 기관총이라니! 빌어먹을!- "
" 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입구는 우리팀의 정보망안에 있었는데 ......
어쨋든 우리는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호해야할 사람들이 이안에 있습니다. "
창문이 깨지면서 나뒹구는 유리파편들이 아스팔트를 뒹구는 사이,
로렌과 사이먼은 황급히 아무집이나 들어가기 위해 가장 근처에 보이는 집으로 들어가 집안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 ...... "
아무도 없는듯, 조용한 집안, 그러나 로렌은 부엌에 들어가면서 한층더 긴장하게 되었다.
집안에서는 사람한명 없는듯 조용한 적막감 마저 흐르고 있지만,
부엌에는 저녘식사인듯한 음식이 테이블 위에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렌은 사이먼에게 짧은 신호를 보낸뒤,
야시경을 착용하고는 경량형 M-18A2E소총을 들고는 천천히 거실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초나 지났을까, 야시경을 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왼쪽 구석의 책상 밑으로 사람 두명이 움추리고 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포로로 잡힌 상태는 아니었다.
로렌은 천천히 다가가 짧은 한마디를 외쳤다.
" 우리는 나쁜사람들이 아닙니다!, 단지 잠시 몸을 피하기 위해 이곳으로 들어왔을 뿐입니다. 금방 나갈 것이니,
너무 무서워하지 마세요"
" ...... "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인지, 로렌이 자신들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인지, 일체의 대답도 없었다. 바로 그때,
무전이 들려왔다.
" 알소령님!!(로렌) , 후퇴 명령입니다!! 베이더중대가 후퇴도중 매복에 걸리고 마네카중대는 적의 기습을 받고 있습니다.
5분후, 아군공군의 폭격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현제, 다른 대원들은 모두 인근 중대와 합류해서 퇴각중입니다.
사단에서 그곳으로 헬기를 보내주겠다고합니다. , 외각의 시에라32-12로 ETA 2분, 오버 "
" 라져-! "
사단자체가 후퇴를 하고 있는듯 했다. 지금 자신들의 위치를 생각해 볼때, 사단까지 5분안에 도착하기는 무리였다.
더구나 지금 두사람이 있는곳에는 미쳐 피난을 떠나지 못한 시민도 있었다.
다행히 헬기지원을 보내준다기에 살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민간인 두명을 데리고 외각의 지정지역으로 이동하다는 것이 무척이나 난감했다.
" 제길, 시간이 별로없다! "
" 알소령님! , 저들을 데리고 탈출해야합니다. "
사이먼의 다급한말을 들으며, 로렌은 구석에서 떨고있는 두사람을 보았다. 연약한 여자와 남자아이였다.
20대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인과 14살정도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어째서 인지는 알수 없지만 왠지,
존과 미쉘과 겹쳐서 보였다. 13년전 아니, 10년전만해도 보았던 그들의 모습이었다.
지난 6년간 존과 미쉘을 만나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만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것이다.
문득, 존과 미쉘이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둘을 보기에 로렌 스스로가 얼마나 잔인하고 악마같은 일을 하는지 잘 알기에 ,
이런 자신을 보고 사랑하는 두사람이 어떻게 반응할까 두려워 매번 휴가도 반납하고 면회도 거절했다.
" 알소령님!!! "
" 어? 응? 으..응! 왜? "
" 빨리 데리고 나가야죠!! 시간 얼마 안남았습니다!! 헬기는 1,2분 사이에 떠날겁니다!! 서둘러요!! "
잠시, 존과 미쉘을 떠올리며 로렌은 망상에 잠겨있었다.
그리고 로렌의 앞에 바로 10년전의 존과 미쉘과 같은 두 난민이 있었다. 진짜 두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지켜주고 싶었다. 이 악마 같은 반군들의 공격에서 지켜주고 싶었다.
로렌은 구석의 두사람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 ...... "
" 걱정마, 해치지 않아 ...... 도와주고 싶은거야 ...... "
두려움에 쩌든 눈빛과 떨리는 어깨, 그들은 그랬다. 마치 미국에서 도망자 신세였던 존과 미쉘,
그리고 자신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도와주고 싶었다. 두려움에 떨던 두사람은 로렌의 마음이 통했는지,
로렌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이제 탈출해야했다.
시간이 없었다. 문을 박차고 사이먼은 먼저 달려나가며, 주위의 반군의 움직임을 경계했다.
로렌은 두난민을 데리고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 젠장!, 따다당-! 타당! 알소령님!!, 달려요!! "
" 툼!팍파팍!!-퍼어엉! "
문은 나선지 얼마되지 않아서 만난 반군의 수색대가 보이자,
사이먼은 주저없이 자신의 경량형 M-18A2E소총의 방아쇠를 당겼고 작은 섬광이 일어나는 사이먼을 뒤로하고
두명의 난민과 로렌은 시에라 32-12로 달리기 시작했다.
" 타당-! 피융! 타다당! 저쪽으로 보이는 붉은 벽돌집으로 달려!! "
로렌은 몰려드는 반군의 수가 점점 많아지자, 난민 두사람에게 소리치듯 지정지역으로 달리다고 외친뒤,
부서진 벽뒤로 숨어서 달려드는 반군의 수색대를 향해 사격을 해뎄다.
M-18A2E소총에서 수십번의 섬광이 오가고 달려들던 반군들은 하나둘씩 손을 흔들며 무너져내렸다.
반군이 쏘는 총알들이 로렌이 숨은 벽을 파헤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버틸만했다.
" 사이먼!, 어디야!! "
" 지금 갑니다!! 엄호사격 부탁해요!! "
" 오케이!, 타다다당-! "
다시한번 로렌의 M-18A2E소총이 불을 뿜는 사이, 사이먼은 죽을 힘을 다해 로렌이 숨은 벽뒤로 달려왔다.
바닦에서 울리는 충격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사방에서 몰려드는 반군들의 숫자는 정말로 어마어마했다.
" 빌어먹을!!, 너무 많습니다!!. 타다다당-!"
" 조금만 기다려!!!, 타다당-!, 헬기지원이 올거야!!! "
두사람이 숨은 벽으로 날아드는 총알덕에 엄청난 먼지와 함께 수백조각의 파편들이 주변에 날아다니고 있었다.
로렌과 사이먼은 눈을 찌프리며 다가오는 반군을 향해 다시 사격을 하고 있었지만 ,
지금 당장 헬기가 오지 않는 이상, 자신들은 이자리에서 죽을 것이 분명했다.
" 젠장할!!, 탄창이 몇개 안남았습니다!!! "
" 나에게 2개의 여분이 있어!! 타다당-! "
탄창도 떨어져갔다.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달려드는 반군에게 위협사격을 한후,
뒤를 돌아 먼저 보낸 난민두사람을 보았다. 다행히도 지정된 시에라 32-12에 도착해서 숨고 있었다.
지정지역에서 지금 로렌과 사이먼이 있는 자리는 불과 200m 정도의 거리밖에 안되었다.
두사람은 여기가 최선의 방어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팍!-억!-젠장 "
" 왜 그래?! 괜찮아? 타다당-! "
" 그냥 팔좀 스친겁니다! 으 ... "
사이먼의 팔목에서 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이먼은 자신의 가방에서 작은 천을 찢더니 팔목을 이내,
묶고는 다시 소총을 들고 사격을 하기사작했다. 이미 두사람의 주위에 버려진 탄피가 수두룩하게 쌓이고 있었다.
" 젠장!,탕!탕!탕!- 마지막 탄창이야!! "
" 나도 이제 마지막인데 ...... 피융!-"
" 타다당!- 지겨운 자식들!! "
마지막 소총탄창이었다. 그러나 쓰러진 반군보다 더 많은 반군들이 다가 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전차의 궤도 음이 들리고 있었다. 멀리서 기다리는 두 난민은 두려움과 걱정이 담긴 눈동자를 하고 로렌을 보고 있었다.
" 타다당-타다당-탕! 착-!착-!착-! 하아...... 하아 ...... 제길 ...... "
" 소령님 ....... 제 탄창도 모두 ...... "
" 제기랄, 왜 이렇게 안오는 거야!- "
두려운 마음은 들지 않았다. 이미 로렌과 사이먼이 할수 있는 일은 없는듯 했기 때문이었다.
두사람은 KP-21A1권총을 손에 쥐었다. 두사람이 갖고 있는 마지막 무기였다.
기껏해야 12발짜리 탄창 4개가 있을 뿐이었다. 지금 헬기가 오지 않으면 이곳이 자신들의 무덤이었다.
" 후우 ...... 탕-!탕-!탕-! "
" 피융!-파악! 퍼어엉!!-아악!"
정말로 끝인듯 싶었다. 이제껏 거리가 있어서 날아오지 않았던 수류탄들이 거리가 좁혀지자 날아오고 있었다.
사이먼이 날아온 수류탄의 충격으로 저만치 밀려났다.
다행히도 사지중 찢겨나간 부분은 없는 듯 했지만 정신을 잃은 것이 분명했다.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주위에서 날아드는 총탄들의 현실은 로렌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 젠장! 피융!-파파악!-콰직! 타다다당-! "
살길은 없었다.로렌은 어차피 죽어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죽고 죽을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때 였다. 2대의 AH-64D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와 1대의 UH-60 블랙호크가 보였고 달려드는
반군을 향해 날아드는 AH-64D 롱보우 아파치의 20mm 3포신 개틀링 기관포탄 공격에 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지고 있었다.
" 파파파팍!--! "
" 슈잇! - 콰아아앙-콰아앙! "
아파치에서 날아드는 헬파이어미사일들이 후방에서 다가오는 키르기스 공화국 반군의 T-80전차 3대를 한거번에
박살내고는 검은 연기사이를 헤치며 악착같이 달려들던 반군들을 오합지졸로 만들어버렸다.
그모습을 본 로렌은 참으로 허탈하기도 하고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2대의 롱보우 아파치가 활약을 하는동안, 멀리서 UH-60 블랙호크가 서서히 지상으로 내려앉고 해치가 열렸다.
" 하아 ..... 완전 드라마야 ...하하 .... "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로렌은 웃음이 나왔다. 로렌이 일어나 쓰러진 사이먼에게 다가가 등에 업고 헬기로 향했다.
숨어있던 난민두사람은 한참을 마음 졸였는지, 로렌의 얼굴을 보며 눈물 섞인 웃음을 보여주었다.
UH-60 블랙호크에서 내린 호휘대원 2명이 나와 아직도 달려드는 몇몇 반군들을 향해 반저격용 M-18A5E소총으로
빠르게 제압해나갔고 두명의 난민과 로렌, 사이먼이 블랙호크에 타자, 호휘병들이 재빨리 타고 발빠르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 휴우 ...... 죽는 줄 알았네 ... 이봐, 사이먼!! 정신차려 ...... "
" 으 ...... 로렌 ...... 나 안죽었어? 으 ...... "
다행히도 아직은 정신도 있고 일부 화상과 타박상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친곳은 없는듯 했다.
도시의 곳곳은 폭발로 인한 검은 연기들이 솟구치고 있었고
아군의 롱보우 아파치들은 아직도 쉴세없이 반군과 일부 전차들을 손보아주고 있었다.
그러나, 오랫만의 한가로움을 즐길때쯤,
근처에서 반군전차를 공격하던 아군 롱보우 아파치한대가 지상에서 날아드는 불꽃 여러줄기에 얻어맞더니
그대로 공중에서 폭발해 버렸다. 그것은 반전이었다.
갑자기 지상에서 수십개의 미사일들이 솟아오르고 로렌이 타고있던 블랙호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 제 ..제길!, 청소되지 않은 대공차량들이 있었나? ! "
블랙호크와 남은 한대의 아파치는 죽을 힘을 다해 옴스크시의 외각을 따라 날아올랐다.
산등성이쪽으로 기수를 돌리면, 적의 대공공격은 멈출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종사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 마 ... 맙소사!! 저것들이 어떻게!! "
미해병대가 1998년부터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BLAZER대공장갑차였다.
미사일 요격률은 형편없지만 장륜형에 기동성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탑재가능한 지대공미사일의 숫자가 많아 2010년을 넘어서면서 주로 러시아와 캐나다등의
미국의 동맹국에게 팔린 장갑차였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프랑스가 공동제작한 이 장갑차의 성능이 가장 뛰어났으나,
2025년 한국의 천마3가 실전배치되면서 그 우위를 빼앗기게 되었다.
산등성이 곳곳에서 날아오르는 수십발의 미스트랄과 스팅저미사일이 날아들었다.최대 296km/h의
속력인 블랙호크도 순간 240Km/h에 육박하는 속도로 최선을 다해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로렌의 아래로 빠르게 지나가는 숲사이로 일어나는 회색의 연기들이 블랙호크를 쫒고 있었고
헬기안의 모두는 충격에 대비해서 하나씩 붙잡을 곳을 찾고 있었다. 아마도 저 대공장갑차들은
지원올 로렌의 모스크바공화국 공군를 기다리고 있었는 듯 했다.
" 젠장!!- 콰아아앙!- 도대체, 뭐가 그렇게 악착같냐!! 우리가 뭐가 대단하다고!! 제길!!-"
뒤따라 오던 롱보우 아파치가 결국 날아오르는 미사일을 피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검은
고철덩어리로 변하며 지상으로 산화하고 있었다. 엄청난 불길이 일면서 주변에 퍼져나갔지만 로렌의 블랙호크에는
약간의 미동만이 느껴졌다. 거의 산등성이 최고자락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러나, 마하 2.6에 달하는 미스트랄이 속도를 올리면서 블랙호크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 모두 충격에 대비해!! "
조종사는 일부로 기수를 내려 산의 둥근꼭대기를 넘어 하강하도록
블랙호크를 조종했고 달려드는 미스트랄과 함께 산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초후.
" 콰아앙-!"
동체뒷편의 프로펠러가 산산조각이 나며, 불길이 치솟았다.
그충격에 블랙호크는 더 빠르게 앞으로 미끄러져갔고 채 미사일에도 맞기전에 지상의 우거진 숲으로 추락해버렸다.
" 쿠콰콰아아아아--- "
수많은 나뭇가지들과 잎들이 헤쳐지며 꼬리가 사라진 블랙호크는 연기를 내며 지상을 미끄러지고 있었다.
수많은 나무기둥과 부티치며 하나둘씩 블랙호크도 부서져 나갔다.
" 콰아앙-! "
여기저기의 나무에 부티치며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 그토록 쫒던 미스트랄과 스팅저들이 연달아서 폭발했다.
" 콰아아앙-콰앙-콰콰아앙-!"
한순간 섬광과도 같은 불길이 숲의 한가운데서 불타올랐고 블랙호크와 그주변은 깨끗히 타올랐다.
언제나 그렇듯 검은 연기는 일그러지는 지상에서 피어올라 하늘위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모스크바 민주공화국 모스크바시 두마(구러시아국회) 2031.12. 31 PM 11 : 13
모스크바 민주공화국의 수도인 모스크바시의 두마,
2018년 대재앙이전의 러시아정부의 수도시절, 이곳은 러시아의 국회가 자리잡았던 곳이였다.
대재앙을 겪고 러시아의 동북군구사령관 '유시첸코' 는 자신의 휘하의 장병들과 군을 동원해서 러시아의 재건을 꿈꿨다.
2018년으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 모스크바 민주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그힘 또한 막강했다.
하지만, 이 막강함에는 두가지 결점이있었다.
미국이나 한국처럼 뒷바침이 되는 경제력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이보다 더 강해질수 있는 지난 13년간의 일류기술이 없었다.
그를 위해서는 러시아대륙의 통일뿐아니라 기술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한국과 미국이 더 거대해지지 못하도록 견제를 해야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한국과 미국은 현재 전시상황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키르기스전을 통해 한국의 힘은 충분히 보았다.
엄청난 기동력과 집중되는 화력, 그리고 소수정예화된 군의 힘, 훌륭한 군대였다.
모스크바 민주 공화국 단독으로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상대도 안될 것이 분명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현제 모스크바공화국은 오이리트연방 공화국과 실질적으로 전쟁중이었다. 이것은 전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
지난 13년간 모스크바공화국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오이리트연방은 한국의 지원을 받아,
서로간의 동맹국이 되어 같은 민족이 적으로 맞대고 있는 것이였다.
모스크바공화국도 오이리트연방도 사실 이전 소모전을 원하고 있지는 않았다.
군사력증강을 그만하고 이제, 경제력을 튼실하게 만들어야 할 시간이었다. 그를 위해서는 통일과 기술확보,
그리고 두강대국의 발전저하가 꼭 필요했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화 되고 있었다.
" 그렇다면 ...... 실질적으로 패배한것이군요 ...... "
" 사실 , 그렇습니다. "
" 하하 ... 나참 반군에게 패배를 하다니, 이런 일도 있군요 ... "
모스크바 민주 공화국의 2대대통령 야누코비치는 어이없다듯 웃음을 지으며 담배를 피고 있었다.
주변의 모스크바 민주 공화국의 국방장관과 외무장관등 RIA (Rossia Imformation Agency)
러시아중앙정보국 국장등이 한자리에 모여 국논을 하고 있었다.
" 그게 ...... BLAZER대공부대가 산속에 매복한채 있어서 ...... 죄송합니다. 내일안으로 탈환하겠습니다. "
" 음 ...... 너무 겁먹지 마시오, 옴스크의 탈환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로렌팀이오 ...... "
리아노프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말을 듣고는 움찔하며 , 고개를 숙였다.
" 각하, 송구스럽게도 ...... 작전이 실패했습니다. "
" 뭐라고요!! 작전실패라니!! "
야누코비치대통령이 소리를 치자, 주변이 조용해 졌다. 대통령은 정말로 죽일듯 국방장관을 노려보고 있었다.
" 작전대로 로렌소령의 특수팀이 옴스크에 있던 '개혁자'들을 접촉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개혁자'들과 함께 옴스크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개혁자'들이 탔던 블랙호크가 옴스크시의 4Km근방에 추락했습니다.
현재, RIA와 특수팀이 수색과 탐색을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십시오 "
" 장관, 모든 동원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야 할것입니다. ' 개혁자'의 존재를 오이리트가 알아서는 안됩니다.
다행히도, 오이리트쪽에서는 아무런 눈치도 못 챘는지,
아직까지 우리와 별탈없이 진행중이지만 언제 다시 칼을 돌릴지 모르는 놈들이오,
'개혁자'만이 우리에게 소련의 영광을 돌려줄 것이오! "
" 예, 각하! "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강경한 말에 리아노프 국방장관은 무엇인가 감명을 받은듯 가슴이 뛰고 있었다.
90년대 초에 무너져버린 소비에트연방, 경제적인 문제가 너무도 컸었다. 그러나 모든 전말을 알게된 이후,
소비에트의 힘이 약한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고 이제는 자신들의 코앞에 '개혁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른개혁자들과는 다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 어떻게 해서든 정보를 얻어 소비에트연방의 꿈을 재건해야 했다.
이런 이유에서 오이리트연방도 설득이 가능했다. 아직까지는 우리를 신뢰하지만 '
개혁자'가 더 있다는 걸알면 정말로 전쟁을 할것이 분명했다.
" 장관, 전장은 어떻소? "
" 예, 현재 아군은 키르기스공화국의 중부의 수도까지 진격했고 북으로도 충분히 진격한 상태입니다
다만 남부의 옴스크에서만 패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입니다.
아군의 강력한 M-2A1기갑사단을 투입하면 오래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
모스크바 민주 공화국, 오이리트 연방공화국 ,
미국과 한국을 등에 업고 성장한 두나라는 군사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제품들이 너무도 많았다.
그리고 지금도 지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두나라 모두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순간은 너무나 늦은 후 일듯 했다.
" 너무 깊숙히 들어가지 말하고 해요, 우리는 키르기스의 점령이 다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하나인데,
치열하게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저들도 마찬가지구요 ,
적당한 선에서 작게 치고 받는것은 좋지만 너무 열낼 필요는 없어요 ......
우리는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너무 취약합니다. 두나라에 비해서 말이죠 ......
단 한번의 전쟁으로 두나라 모두를 무너뜨려야 합니다. "
" 예 ...... "
" 적당한 날짜는 그분과 협의를 하도록하고 ...... 오늘은 이만합시다. "
러시아대륙은 너무 넓고 그에 비해 미국은 작았다. 그리고 그 미국에 비해 한국또한 작기는 마찬가지 였다.
그 작은 두나라가 싸우려고 하고 있었다.
요 몇일 어디를 좀 다녀와서 ㅡㅡ 죄송합니다. 허이짜~! (ㅡㅡ;;;)
한(韓)2018 2부-한(韓)의 세계 2장 : 보이지 않는 손의 법칙 4
번호 : 30 글쓴이 : rozeni
조회 : 76 스크랩 : 0 날짜 : 2005.03.24 02:16
프랑스 파리 노틀담성당 인근 2031.12. 31 PM 11 : 43
" Now it times , I'm feel to tell ...... "
차안에서는 미국의 흑인여성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재즈가 흐르고 있었다. 화려한 야경,
분주한 사람들의 미소,
마치 지구상의 모든 밤은 이렇게 행복하고 고요한듯 파리의 시내는 한적하지만 한적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And , it making to say ..... so no , cus every brad and I take .... bering it for you ..... "
" ........ "
취할것 같았다. 음악에 취하는 것인지, 술에 취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랬다
. 차안은 여전히 흑인여성의 목소리로 가득차고 있었고 존의 얼굴에서는 무엇인가 강한 상념에 붙잡힌듯
아주 서글픈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 어째서 ...... 왜 만나주지 않는거야? 로렌 ...... '
" In my heart~ woo~ What am i ....... What do i say ..... I been .... "
차안에 울려퍼지는 음악은 왜 그렇게도 슬픈지, 존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아버지였고 형이였고 부모님이었다. 로렌이 그랬다.
그런 로렌이 이제 이만큼 자신도 당신 덕에 컸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단 한번을 만나주지 않는 것이였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전시라 만날수 없다는 군관계자의 설명도 있었지만 로렌이라면 본인이 만나고 싶다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만나는 사람인것은 존과 미쉘도 다아는 사실이었다.
" 이 나쁜 ... 형아 ... 나도 ...... 미쉘누나도 ...... 모두들 보고싶어 하는데 ...... 나쁜형아 ...... "
도로의 가로등은 수십번을 번쩍이며 존의 눈동자를 간지럽혔다. 지나치는 나무들도 ,
도로변의 아주머니도 거리의 젊은 커플들도 오늘 따라 우는듯 흔들렸다.
그러나 존의 그런 감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의 오른편에 놓인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 띠리리리리리- 띠리리리리-띠리리리리리-띠리리리리-띠리리리리-딸깍! .... 여보세요? "
" 존, 나 멕케인이야 ...... "
" 응 ...... "
" 그 라팔사에서 연락이 왔어 ...... "
" 뭐라고하는데? "
" 기술이전과 일정지분도 내놓을수 있데 ... "
" ....... 조건이 있을텐데? "
" 응 ...... 그게 ...... "
" 너랑 직접 통화하고나서 말하겠데 ...... "
" 통화? ...... 이상한 사람이군 ...... 번호는 알아? "
" 응 ...... 라팔사의 회장 스스로가 너한테 전화를 하겠다던데? "
뜬금없는 이야기였다. 존이 추진해온 항공사와 중공업설립을 위해 기술제휴와 이전을 추진중이던 차에 라팔사
연락이 닿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회장을 만나진 못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뭔가 라팔사 자체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
" 멕케인 ... 전화는 내가 받을 것이지만, 넌 그동안 라팔사의 회장과 라팔사자체내의 문제가 있는지 알아봐 ...... "
" 알았어 ... 뚝! "
" ...... "
로렌에 대한 생각이 멈춰졌다. 일을 할때면 그랬다. 잠시 잊곤 했다. 존은 스스로 참으로 우습다고 생각했다
어린나이에 거대한 미국에 대한 복수로 돈을 선택했고 이제 그럴듯한 학위에 이제는 " Apossion"이라는 자회사도 갖고 있었다.
각회사에서 스카웃한 능력있는 젊은 이들과 중년의 고수들이 " Apossion"의 중책을 맡고 있었고 지난 3년간
" Apossion"은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그 뒷배경에는 로렌이 보내온 한달의 50만달러 일년에 6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해에 순이익만 94억 달러에 달하게 되었고 프랑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업이 되버렸다.
존의 계획은 완성단계에 들어서고 있었다. Apossion자동차, Apossion 제약,
Apossion 중화학과 Apossion물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은 프랑스를 잠식해 나갔고 이제 항공분야에도 손을 데려고 하고 있었다.
나이도 많고 고령에 결혼도 안하여 자식도 없는 라팔사의 회장이 이번에 존의 목표였다.
GOBAIN(프랑스 최초의 공업회사)와 CNES(국립항공우주센터)를 잠식했듯이 이제 라팔사에도존의 손길이 미치기 시작한 것이였다.
라팔사만 인수하면 예상외로 존의 꿈은 쉬워질 것이 였다.
이모든 일이 이루어지기까지 존은 어마어마한 로비와 다양한 방식의 포섭을 해야했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존은 그런것은 상관없었다. 이제 마지막이니까,
존은 자신의 이런 엄청난 성장을 마지막에라도 로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존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집에 도착해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차에서 내려 그의 집의 현관으로 들어섰다.
" 존!!! "
2층 발코니에 있던 엘레나가 반가운듯 소리치며 달려왔다.
" 어서와~잘다녀왔어? "
" ...... "
어째서 일까, 이제 알고 지낸지 얼마 되지도 않는 여자가 내집에서 나를 반겨주는 것이 왜
이렇게 슬프고 또 기쁜것인지 존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고 있었다. 존이 말없이 멍한 얼굴을 하자
, 엘레나는 이상하다듯 존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마에 손을 가져댔다.
" 열은 없는데? 어디 아파? "
" ...... 아니 ...... 나 좀 씻을께 ...... "
존은 고개를 저으며 계단을 올라 존의 방으로 갔다.
그런 존을 보며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엘레나는 조금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쏴아아아아-- "
샤워기에서 터져나오는 물줄기에 존의 머리결이 쓸려내려오고 존의 얼굴과 온몸을 채우고 있었다.
바닦의 하수구로 내려가는 구멍으로 빨려들어가듯 , 존의 정신도 어디론가 빠져나간듯 했다
. 로렌에 대한 상념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존은 한동안 벽을 붙잡고 말없이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를 받고 있었다. 아쉽게도 하나도 머리속이 깨끗해 지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존의 머리속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하염없이 발코니 밖의 하늘을 보고있었다.
" ...... "
" 존 ...... "
어느새, 엘레나가 다가와있었다. 에레나를 보니 새삼 자신이 참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생판 모르는 아직은 젊은 여자를 혼자사는 남자집에 아무생각없이 데리고 와서 살다니,
참으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 왜? "
" 여기서 뭐해? 추운데 ...... "
" ...... "
" 왜? ...... 왜 그렇게 빤히 봐 ... "
엘레나의 노란머리결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무엇인가 불안한듯 엘레나는 존을 보고 있었다.
" 엘레나. "
" 왜 ? "
" 우리 이상하지 않아? "
" 뭐가? "
" 아무것도 서로 모르는 사람이 그것도 남, 여가 한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는 것 좀 말도 안되지 않나? "
" ...... "
" 너한테도 나한테도 별로 좋지 않을 듯해 ...... 몇일 안으로 내가 집을 알아봐줄께, 이집이 좋으면 이집에서 살든가? "
" 존 ... "
" 왜? "
존을 보는 엘레나는 무엇인가 알수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너랑 같이 있는것이 문제면 니가 내집을 마련해주는 것도 문제 아니니? "
" ...... "
듣고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애초에 보호해주기 위해 존의 집에 들인 것인데,
그렇게 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버리는 듯 했다.
" 너 나랑 있는게 싫으니? "
" 뭐 ? "
" 나랑 있는게 싫어? 내가 싫어? "
대뜸 엘레나가 한다는 말이 연인들 끼리 다툴때 말하는 아주 애정어린 질문이었다.
존으로서는 이걸 어떤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리송한 가운데 존의 마음한구석에 알수없는 두근거림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 대답해봐 ...... "
" 엘레나, 우리가 무슨 대단한 사이도 아니고 , 더구나 난 네가 나쁜놈들 한테 다칠까봐 ......
그래서 이집에 데려온건데 이제 그놈들도 포기한듯 하고 ...... "
" 그놈들이 밖에서 노리고 있으면? "
" 아니 ..... 그러면...... "
" 그러면? "
" 그래도, 우리가 무슨 거창한 애인도 아니고 좀 앞뒤가 안맞잖아 ..... 한집에서 사는것은 ...... "
" 그럼. "
" 응? "
" 애인하자. "
" 뭐? "
아주아주 설상가상의 말이 튀어나왔다. 존은 지금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엘레나, 나 농담싫어하거든? 응? "
" 나 농담아니야. "
" 아니 ...... 한집에서 살기위해 애인이 되겠다고? 이봐 ...... 그냥 이집살아 .... 내가 나갈께, 됐지? "
" 존, 나 정말 농담한거 아니야 ...... 나 너 좋아, 넌 나 싫어? "
" .......... "
존은 할말이 없었다. 아직까지 누구에게 이처럼 직접적으로 고백이란 걸 받아본 적이 없던 그였다.
몇번 고백 비슷한 걸 받아본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당돌하고 형식없이 받아본 적은 없었다.
" 말해봐 ... 나 싫어? "
" ....... 엘레나 . "
" 싫어? "
" ...... 아니 ... "
" 나 나갈까? "
" 아니 그게 ...... "
존이 어물쩡 거리자 실망한듯 엘레나는 말없이 방을 박차고 나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아주아주 우습고 유치하지만 존은 로렌이 떠난뒤 처음으로 미쉘과 친구들 이외의 사람에게 자신의 진심을 말해버렸다.
" 그래, 좋아 ...... 좋다고 ..... 나도 너 좋아해 ...... "
그말을 들을 엘레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고개를 돌리자 , 존이 얼굴이 빨개진채, 머슥하게 서있었다.
" 좋다고 .... 좋아 .... 됐지? "
" 크크크.... "
" 왜 웃어? "
" 너 귀여운 구석이있다? "
" 뭐? "
" 하하하하하 .... "
엘레나는 정말로 즐거운듯 웃었고 존은 조금은 민망해하면서도 즐거웠다.
로렌과 미쉘이외에 누군가와 웃은것을 처음이었다. 왠지 엘레나와 함께 있으면 미쉘을 처음 만났으때 느꼈던 따뜻함에 취했다.
" 어? 너!! 왜 그렇게 야한눈동자를 하는거야? 내가 애인하자고 했더니 .... 이녀석이!! 이 변태!"
" 아..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
" 후후 .... 그렇단 말이지 .... 좋아 .... 아주아주 야한건 못해주지만 이런건 해주지 .... "
엘레나가 존에게 다가와 힘껏 안았다.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존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아니 따뜻했다. 그리고 기뻤다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좋아한다는 것이 너무도 좋았다.
존은 저도 모르게 엘레나를 살며시 안았고 엘레나도 그런존이 좋은지 안고 있었다. 그러나,
분위기 깨는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 띠리리리-띠리리리- "
" 뭐야~~ 받지마!! "
" 안돼!- 중요한 계약때문에 상대편 회사 회장이 전화한다고 했단 말이야 "
" 웃기지마! 이리내!! "
" 삑! 여보세요? "
두사람은 마치 기다렸다듯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내뿜고 있었다.
물론, 전화를 해야하는 상황이기에 존은 어럽게 엘레나를 말리고 통화를 하고 있었다.
" 예, 아포션사의 대표이사 테드 존입니다. "
" 안녕하세요, 라팔사의 회장 장베라라고합니다. "
" 대략 간단한 이야기는 멕케인에게서 들었습니다. 조건을 제시하셨다고요? 어떤 조건입니까? "
" 별로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냥 ...... 우리 라팔사에 걸맞는 보상과 ...... "
존은 어느정도 예상한 일이라듯 별다른 표정의 변화없이 느긋하게 듣고 있었다.
옆에 있던 엘레나는 이제 막 애인이 된 것이 가라앉지 않은지 , 놀아달라고 안달복달이었다.
" 예, 그리고 또 뭡니까? "
" ....... 내 애인을 돌려주십시오. "
" 예? "
" 내가 뭘갖고 싶겠소? 이나이에 돈도 명예도 의미는 없소 ...... 결혼한 사람도 없고 덕분에 자식도 없소 .....
근데 유일하게 애인은 있었소 ... "
아주아주 황당한 말이었다. 정겨운 일인줄 알았다. 헤어진 애인을 찾아달라는 소리로 존은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 그럼, 저희 측에서 옛애인을 찾아서 설득해보죠 .... 그것이면 충분하겠습니까? "
" 설득이라 .... "
" 하하 ..... 그나저나, 애인분이 어디 계시는지를 모르겠군요 ... 혹시 짐작 가는 곳이라도 ?"
" 지금 , 당신 옆에 있지 않소? "
" 예? "
" 엘레나 말이오 ...... 내 옛애인 엘레나 ...... "
" ! ... "
존은 머리가 멍해지는 것같았다. 그런 존을 본 엘레나는 이상하다듯 물었다.
" 왜? 존 ? 왜그래? "
" ...... "
마치, 기다렸다듯 라팔사의 회장의 말은 이어졌다.
" 엘레나면 내 모든것을 줄수 있소 ......
내가 내 밑의 직원들을 시켜서 과격하게 데리고 오는 것보다 이방법이 나을듯 해서 하는 말입니다.
마침, 이번에 Apossion사와 사업도 벌이고 일종의 기업자체를 이전하는 계약도 하는김에 이렇게 말합니다.
난 다른 욕심은 없소 ...... 좋은 대답기다리겠소 ... 그럼 ...... 딸깍! "
" ...... "
존은 말이 없었다. 하늘은 정말 웃겼다. 몇초나 지났다고 이런 황당무게한 일이 일어나는지 ,
알수 없었다. 엘레나는 여전히 존을 보며 말했다.
" 왜? 왜그러는데? 누구야? 무슨 통화야? "
" 응? 어 ...아 .. 아무것도 아니야 ... 하하 ... 바,밥 먹었어? 뭐 먹을까? "
말할수 없었다. 말하기 싫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존의 인생에 있어서 역시 순탄한 행복은 없는 듯 했다.
라팔사를 얻으면 프랑스는 존의 손바닥안이었다.
그러나 태어나서 로렌과 미쉘 이외에 처음으로 마음에 둔 여자를 잃게 되는 것이였다. 두가지 모두 갖을 수는 없는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