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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2화 (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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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그제야 빙그레 미소 지었다. 참으로 따스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아마 친족에게 흔하게 볼 수 있는 미소였다.

“그것이 그렇게 궁금한가?”

조민우는 계속 말이 겉돌자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물론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솔직히 노인과 자신과는 현재까지 아무런 관계도 아닌 바. 도대체 왜 자신을 멈추게 했는지 그것이 더 궁금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은 건가요?”

노인 역시 그제야 만족한 표정이었다. 그 역시 이런 분위기를 원한 탓이다.

“자네에게 해 줄 말이 있어서 그래.”

“저에게요?”

“물론이지, 그리고 한 가지 줄 물건도 있고.”

“?”

조민우는 이 뜬금없는 상황에도 의문을 떠올렸다. 지금 상황이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 탓이다. 갑자기 자신에 줄 물건이라니. 도대체 자신이 노인을 아는 사람이란 말인가?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노인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이번에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좀 더 세심하게 확인이 필요했다.

일단 한 가지 확인이 우선이었다.

‘진심이다!’

다른 것은 모르지만 조민우가 한 가지 특별하게 가지고 있는 능력이 사람의 진심과, 열의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실제로 이 능력 때문에 이제까지 사업을 승승장구할 수 있었기에 확신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노인의 말에 의심부터 할지 모르겠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노인의 말에 확신을 가지자 다른 각도에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그렇다고 해서 특별하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가 않았다.

아니 한 가지 특이한 점을 곧 발견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상하네? 왜 노인의 얼굴을 어디선가 본 것 같지? 분명히 난 처음 보는 사람인데......’

조민우는 자신이 발견한 한 가지 사실이 이해할 수가 없어서인지 잠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물론 노인은 말이 없었다. 다만 그는 조민의 내심을 완전히 들여다 본 것과도 비슷한 눈빛을 한 채 묵묵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입을 먼저 연 것은 노인이었는데, 조민우가 어느 정도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한 것을 포기한 순간이었다.

“자네는 다른 세상을 혹시 믿는가?”

“......”

조민우는 황당한 표정을 한 채 노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니 그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잠깐 그러고 있어야 했다.

노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믿지 않나 보군.”

“무슨 의미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노인 역시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잠깐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끄러미 병원 건물 한 곳을 쳐다보았다.

‘어처구니가 없는 실수였어.’

하지만 그는 그 실수를 이미 돌이킬 수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가 이곳에 있는 것도 마냥 우연이 아닌 탓이다.

아니 그가 조민우를 만난 것 역시 우연이 아니었다.

그가 바로 찾던 사람이니까.

그가 그렇다고 사실을 전부 말해줄 수는 없었다. 솔직히 그 자신이 사실을 안다고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딱히 의미는 없네. 다만 자네도 평행 세계란 말은 들어보아서 알 것 아닌가?”

“평행 세계?”

조민우는 정말 대구에 내려오자 폭탄을 맞은 기분에 얼떨떨해서 반문했다.

도대체 여기서 왜 평행 세계란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은 탓이다.

그가 평행 세계를 모르느냐?

그것은 아니었다.

그는 당연히 지금 비록 휴학 했다고는 하지만 공학도이기에 누구보다 물리적인 현상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평행 세계란 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도 아직 평행 세계란 것이 완전히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기에 그냥 기본 상식적으로 아는 정도에 불과했다.

‘다만 수식 전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본 적이 좀 있다고 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M-이론 같은 것은 정말 믿기지 않으니까.’

노인은 잠깐 물끄러미 자신이 던지 화두에 빠져 있는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기다렸다. 어느 정도 자신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스스로 알아볼 때까지. 그렇다고 사실을 모두 알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익숙해질 필요는 있겠지.’

그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려서 급박한 정보에 안정을 얻었다고 판단하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평행 세계란 곳이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가 있는 세계와는 시간,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세계이지. 물론 그런 곳이 있는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말일세.”

조민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안색을 찌푸렸다. 마음에 들지 않은 탓이다. 그는 지금 의문의 노인과 말장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벌떡.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인의 반응은 상상을 정말 놀라웠다.

“자네가 조민우라면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겠지?”

움찔.

조민우는 정체불명의 노인이 자신의 이름마저 알아보자 깜짝 놀라서 머뭇거렸다. 그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 누구십니까?”

노인은 그의 반응에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 아니 대답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품에서 곧 한 가지 물건을 꺼내어서 그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반지?”

조민우 역시 의문을 가지기는 했지만 노인이 준 한 가지 물건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은 아주 단순하게 만들어지 하나의 반지인 탓이다.

물론 처음에는 단순한 반지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노인의 눈치를 힐끗 살피면서 금빛으로 광태가 번쩍이는 반지를 보자 호기심을 느끼고는 조심스럽게 시선을 집중하고서야 한 가지 독특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단순한 모양의 반지 표면에 아주 세밀한 형태의 기하학적인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더욱이 그 문자들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문자와는 너무도 달랐다.

알파벳? 히랍어? 갑골 문자? 로마 문자?

아니었다.

그 어떤 형태의 문자도 아니었다.

“이, 이것이 뭡니까?”

노인은 마치 친 자식을 바라보는 것처럼 밝은 미소를 지었다.

“선물이네.”

“선물요?”

하지만 노인는 더는 말이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후에, 이내 병원 한 쪽으로 나 있는 좁은 통로로 통해서 큰 걸음으로 나아갔다.

조민우는 갑자기 자신의 손에 쥐어진 금반지(?)를 물끄러미 살피다가 바로 소리쳤다.

“저, 저기 이것은 어떻게 합니까?!”

노인은 뒤로 돌아보지 않고는 딱 한 마디 말만 남길 뿐이었다.

“자네가 가지게!”

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후다닥 노인의 뒤를 쫓아갔다. 굳이 남의 물건을 이런 식으로 가지고 싶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그는 좁은 통로를 벗어난 순간에 이미 노인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한 태 멍하니 서 있었다.

‘도대체가?!’

노인의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행동 탓이었다.

그가 그렇다고 계속 그렇게 서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왔던 길을 돌아서서 천천히 노인이 있던 벤치까지 와서는 잠깐 다시 풀썩 앉았다.

조금 전의 상황이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은 탓이다.

아니 조민우는 자신이 노인 앉은 그 자리에 앉았다는 생각이 들자 노인과 동일한 모습을 한 채 물끄러미 병원을 올려다보았다.

딱 보이는 병실 하나가 있었다.

바로 자신의 모친이 입원한 그 병실이었다.

‘서, 설마?’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그 노인이 혹시 자신의 모친을 쫓아다니는 스토커가 아닐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자신이 들고 있는 금반지를 확인하자 그런 생각을 바꾸어야 했다.

반지 외부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문양이 아무리 봐도 신기하기만 했다.

더욱이 반지 표면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기분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화시켜주는 효능마저 있었다.

조민우는 괜히 자신이 들고 있는 반지 모양을 보자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반지가 아닐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내가 요즘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미쳤나? 이렇게 황당한 생각까지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그는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 잠깐 멍하니 벤치에 앉아 있어야 했다.

금반지의 처리가 문제였다.

주인은 벌써 보이지도 않는 상황. 그냥 마냥 이렇게 앉아있기도 곤란했다.

조민우는 결국 주머니에 넣을까 하다가 금빛 반짝이는 빛깔도 빛깔이지만 기하학적인 문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손가락에 끼워보았다.

하지만 헐렁했다.

반지가 생각보다 너무 컸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거지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이런 특이한 반지 하나 얻은 것에 기분이 좋았지만 이런 결과에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어차피 공짜로 생긴 반지. 굿이 거기에 집착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반지의 모양이 갑자기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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