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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4화 (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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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우는 그렇지 않아도 지금 현실도피적인 상태였다. 그는 현실을 생각하면 불과 한 달 전에 있었던 그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기게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주제거리는 오히려 원하는 바였다.

쓸데없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그도 이것이 똥고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뭐 그렇다고 어떤가? 일단 지금은 이놈의 금반지의 정체를 알고 싶을 것 뿐이다.

조민우는 결국 이것저것 다양한 형태로 금반지를 건드려 보았다.

기본적으로 칼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야말로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아니 이놈은 도대체 무슨 마징가 제트의 초합금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런 검토를 하는데, 흘러간 시간만 해도 무려 삼십 분 가까이였다.

해본 사람은 아는 일이지만 손가락에 끼어 있는 반지에 칼자국을 내는 일은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잘못하다가 칼날이 밀리기라도 하면 엄한 손가락에 상처가 나는 탓이다.

그래서 작업을 하는 순간에 집중에 집중을 해야 했다.

조민우는 근본적으로 집중력이 강한 장점이 있기에 이 일에 깊이 몰두하자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 역시 실수로 손가락을 다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금반지는 생각보다, 아니 추측한 것보다는 더욱 단단했다.

도저히 연필 깎기 용 칼날로는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순간적으로 칼날에 가해진 힘이 너무 비틀리면서 반지 표면을 살짝 미끄러졌다.

물론 날카로운 칼날은 곧 바로 그 옆에 손가락 표면을 살짝 그었다.

“크윽.”

조민우는 순간 자신의 손가락에 느껴지는 섬뜩한 통증에 신음성을 토했다. 자신의 손가락에서 붉은 색 선혈이 철철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상처가 생각보다 깊었다.

반지에 어떻게 해서라도 상처를 내기 위해서 힘을 너무 집중하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칼날이 힘이 들어갔고, 그것이 다른 손가락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렇다고 치명적인 상처는 아니었다.

다만 손가락 전체가 붉은 피로 덮여버리는 것은 순간이 될 정도였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그도 순간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야 했다.

물론 금반지에도 흘러내린 피가 퍼지면서 살짝 묻은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조민우도 그것을 보자 당혹해서 묻은 피를 닦아내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상처를 감싸기 위해서라도 일단 응급조치로 휴지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갑자기 금반지에서 광활한 빛이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어두운 밤하늘을 광활하게 밝히는 태양의 빛처럼 너무도 환했다. 얼마나 그 광채가 따가운지 눈을 직시하기 어려웠다.

그 역시 이내 다른 손으로 손을 가려야 겨우 금반지에 뿜어져 나오는 광채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도대체가?’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저런 빛은 도저히 금반지에서 나올 수가 있는 빛이 아닌 탓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조민우는 순간 그 노인이 한 말 한 마디를 떠올리고는 설마 했다.

‘평행 세계라고 했어? 서, 설마 그 노인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이란 말인가? 하, 하지만 어떻게 나를 알아보았던 것일까? 아니 우리 엄마는 어떻게?’

이것 역시 이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이런 상념에 계속 빠질 있을 수가 없었다.

반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해져간 탓이다.

얼마나 그 빛이 대단한 지 그는 자신의 손가락이 다쳤다는 것조차 깜박할 정도였다.

물론 계속 그럴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에서 흘러내리는 피 때문이었다.

‘도대체 내가 어디에 정신을 파는 거야?’

하지만 조민우는 이내 자신의 손가락의 다친 부위가 시원해지는 감각을 느끼자 휴지를 찾으려는 행동을 멈추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쳐다봐야 했다.

신기한 현상을 본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반지에서 뿜어져 나온 광채가 진해질수록 거기에 닿은 상처 부위가 서서히 아물어가는 현상을 본 것이다.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 일이었다.

자신의 손가락에는 분명히 깊이 칼자국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상처부위가 저절로 아물어져서 붙기 시작한 것이었으니.

그것은 기적이었다.

조민우는 그제야 심상치 않는 변화에 정신을 집중하고는 이 믿기지 않는 현상을 멍하니 쳐다봐야 했다.

왜 저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그의 현대 지식으로도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했다.

단순히 빛만으로 상처를 치유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그렇지는 않다고 봐야 했다.

‘뭔가 이유가 있어.’

그는 이내 상처가 아무는 현상을 멍하니 지켜보면서 다시 평행 세계란 말과,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고는 추리를 거듭해야 했다.

물론 여기에 맞는 현상 한 가지는 금방 추리가 가능했다.

그가 요즘 들어서 현실 도피를 위해서 자주 애용하는 판타지 소설의 한 장면에서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있는 탓이다.

‘서, 설마 마법?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조민우는 자신이 추리하고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고개를 내저어야 했다.

하지만 증거가 너무도 뚜렷했다.

바로 정체불명의 금반지였다.

설마 치유의 기능을 가진 반지라니?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마법 아티팩터였다.

하지만 이것을 공개적으로 사용한다?

그것은 안 될 말이었다.

아마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구경거리로 전락할 것이 분명했다.

더욱이 지금 자신의 손가락에서 반지가 빠지지도 않는 상황. 거기에 반지가 치유를 할 때마다 조금 전처럼 특이한 빛을 뿜어낸다면 그것도 처치곤란한 일이었다.

조민우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내 이런 생각을 털어버렸다. 사업가적인 관점에서 이 금반지를 활용하고 싶어도 리스크가 너무 컸다.

차라리 안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는 이런 생각을 털어버리고는 다시 금반지에 집중해야 했다.

물론 다친 손가락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다소 뻑뻑한 기분이 있었다.

상처 부위에 아직도 남아 있는 피자국은 확실히 조금 전의 일이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가 있었다.

그는 금반지에 치유의 기능이 있다는 것을 일단 확인했다.

하지만 동시에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만약 이 반지가 정말 판타지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아티팩터라면 다른 기능도 가능하지 않을까?’

판타지 소설 매니아라면 당연히 추리였다.

조민우는 어차피 조금 전처럼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보았기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는 이 금반지를 활용할 방법을 떠올려 보았다.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마법 주문이었다.

물론 알 리가 없었다.

이 반지를 만든 사람이 아니고서야 금반지 사용 마법 주문을 알 리가 없는 탓이다.

그는 그제야 그 정체불명의 노인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런 특이한 금반지를 준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사용 방법을 줘야 하지 않는가?

그냥 달랑 이렇게 반지만 떡하니 던져 놓으면 그것으로 어떻게 사용한다는 말인가?

물론 이것이 지나치다는 것은 그도 잘 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주지를 말았어야 할 것 아냐? 이런 식으로 나에게 반지를 주었다는 이야기는 뭔가 의도가 있었다는 말이잖아?!’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었다.

조민우는 특히 정확한 정황을 말해주지 않고 그냥 사라져버린 상대의 반응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뭔가 이유가 있다고 봐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상황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금반지의 사용법을 왜 그가 가르쳐주지 않을 것일까?

답은 간단했다.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쉽다면?’

그는 자신이 추리하고도 그다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는 짓이 꼭 자신이 심술기가 가득한 모습과도 너무도 닮은 탓이다.

만약 자신이 그 노인이었다면 자신도 그런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까.

그는 이렇게 확신하자 가장 쉬운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떠올려 보았다.

곧 바로 한 가지 해결책이 떠올랐다.

‘설마 일상적인 영어로 마법 주문이 가능한 것은 아니겠지?’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사용법은 몰라도 충분히 가능했다.

조민우는 순간 반지를 내려다보면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 될지 스스로도 의아했다.

아마 다른 친구가 이런 상황을 경험하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우겼을 정도였으니까.

그는 물론 잡생각을 털어버리고는 곧 바로 금반지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불렀다.

파이어!

조용.

물론 금반지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도대체 누가 방귀뀌나 하는 그런 반응이었다.

“......”

조민우 조차 무안해서 잠깐 이놈을 멍하니 째려볼 정도였다. 건방진 놈이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는 그 자신도 웃기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금반지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일단 영어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다른 언어란 말인가?

뭐가 될 수가 있을까?

아랍 문자?

그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영어의 원전이라는 라틴 문자일까?

조민우는 순간 라틴 문자에 대한 것을 쭉 떠올려 보았다. 기본적으로 그도 라틴 문자가 무엇인지는 알았다. 하지만 그것을 사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골치가 아팠다.

설마 라틴 문자를 배워야 한다는 말인가?

그것은 아니었다.

만약 반지 사용법이 라틴 문자가 아니라면 그거야 말로 삽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룬 문자가 오히려 더 바람직했다.

그는 룬 문자마저 떠올리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룬 문자의 기원은 물론 북유럽에서였다.

과거 고대에서부터 사용되어서 중세시대까지 사용되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정도였다.

그나마 판타지 소설에서나 감초처럼 등장할 뿐이지.

현실에서 룬 문자를 사용한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조민우는 지금 당장은 남는 것이 시간이었다.

그는 백수인 탓이다.

그는 쓸쓸한 미소를 한 채 결국 아직 자신의 방에 남아있는 구닥다리 데스크 탑 컴퓨터를 켜서는 잠깐 인터넷을 확인해보았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역시나 룬문자인 탓이다.

작업은 생각보다 많았다.

영어를 단순히 룬문자로 번역하는 것이 마냥 쉬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독일어가 원칙이기에 영어를 우선적으로 독어로 번역하는 것이 첫 번째였다.

이것으로 끝이냐?

그렇지는 않았다.

여기서 다시 그 번역된 독일어를 다시 룬 문자 체계에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민우는 괜한 짓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흥미를 느끼고는 점점 룬 문자 번역 작업에 빠져 들어갔다.

24개의 룬 문자를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그 뜻을 찾아보는 재미는 생각보다 솔솔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그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좋았다.

아니 그는 룬 문자 확인 중에 지금 하는 일조차 사업과 연관시키는 생각을 떠올리자 실소가 절로 나왔다.

이제는 완전히 몸에 배인 사업가적인 관점인 탓이다.

시간이 이렇게 흘러갔다.

가끔은 지루한 부분도 있었다.

24개의 룬 문자는 하나하나 그 의미를 가지기에 그것을 일일이 확인해서 정리하는 것만으로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닌 탓이다.

특히 조민우가 마음에 든 문제는 게보란 룬 문자였다.

그 의미는 바로 조화와 균형의 힘을 의미했는데, 완벽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말했다.

딱히 그가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냥 본능적으로 이 룬 문자가 좋은 것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그도 어느 정도 룬 문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정리해서 배열한 후에 곧 바로 파이어에 해당하는 마법 주문을 정리할 수가 있었다.

“페후에화저우르저에라? 과여 이대로 먹혀 들어갈까?”

조민우도 자신이 룬 문자 마법 주문을 만들었지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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