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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9화 (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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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조민우 부친이 아는 바로는 경험적으로 저런 것이 사실인 탓이다. 더욱이 그는 이 동네 유지이기에 문제가 생겨도 간다하게 해결할 정도는 되었다.

단 몇 달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 한 일이었다.

하지만 역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었다.

“그런데 이거 잘 팔릴까?”

조민우도 알고 싶은 것이 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점쟁이가 아닌 이상 당장에 답을 해줄 수 없었다.

“그것은 직접 팔아봐야죠.”

이 말에 부친 역시 느끼는 바가 있어서 잠깐 물을 컵에 따르고 나서 조심스럽게 마셔보았다. 자식을 믿지만 혹시라도 물이 상하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가 좀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사뭇 달랐다.

뭔가 밍밍하면서도 텁텁한 맛이었다.

이 맛이 물맛인가? 하는 의문이 절로 들었다.

기존에 그가 파는 생수도 늘 마셨지만 이와는 좀 달랐다.

그렇다고 해서 산에서 나오는 약수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나쁘게 말하면 맛이 없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무던했다.

“이것은 좀......., 모르겠구나.”

조민우 역시 마법으로 만든 물맛을 본 적이 있기에 피식 웃었다.

“좀 이상하죠?”

“도대체 이 물을 어디서 구한 거야?”

그는 이미 준비해둔 적당한 거짓말을 지껄이다가 부친의 눈빛이 변하자 말을 살짝 바꾸었다.

“약수터 가서 가져온 것을 가지고, 조금 처리를 한 겁니다! 라고 말하면 믿지 않겠죠?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믿을 수 있겠는가?

아마 누구라도 믿을 수가 없는 말이다.

당연히 부친은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을 어디서 구했느냐? 따지기도 난감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결과였다.

“흐음, 뭐 그런 거야 별로 의미가 없겠지. 일단 한 번 팔아보자 이런 의미야?”

조민우는 그제야 쾌재를 불렀다. 딱 자신이 원한 바 그대로인 탓이다.

“바로 그겁니다.”

“좋아. 물 파는 것으로 당분간 시비 걸 놈은 없겠지. 더욱이 이처럼 밍밍한 물이라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물 그 자체이니까.”

결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부친은 편의점 사장이니까.

그는 이렇게 결정 나자 기존에 항상 손님들이 가져오는 피티병을 가지고 자신의 방에 털어 박혀서 생수, 아니 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민우는 이미 사업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바. 비록 출발은 그야말로 자신 혼자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지만 기본적인 것은 지켰다.

상표도 일단 만들었다. 비록 무허가 상표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비용이 얼마 들어가지 않았다.

당연히 이와 동시에 필요한 부가 정보 역시 빼먹을 수가 없었다. 나머지 제조원이나, 판매원 역시 추가로 기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말이다.

무기물질 함량은 기존의 삼다수를 채용해서 적당히 집어넣었다. 칼슘,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 불소와 같은 것이었다.

삼다수가 대략 2.2-4.0 mg/L사이 정도였는데, 여기에 대충 맞추어서 기입했다.

솔직히 적어 넣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신고가 들어와서 실제로 검증을 해보면 수치가 얼마 정도 나올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뭐 해보지 않고서야 알 수가 없겠지. 하지만 만약 실험을 해본다면.......’

잠깐의 의문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볼 문제였다. 물론 판매는 삼다수 상표를 그대로 도용했다. 어차피 시범 판매 물량은 얼마 되지 않을 테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조민우도 처음에는 그냥 넘길 까하다가 이런 결과가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자 곧 생각을 바꾸었다.

일단 무기물질 함량 확인 후에 다시 상표를 부착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정성일 부장님, 안녕하세요.>

전 스카이 정성일 부장은 생각보다 깜짝 놀라서 반문할 정도였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전화인 탓이다.

<아? 미, 민우 사장님이시군요.>

조민우는 다시 듣지만 역시 마음이 편해지는 그의 말투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가 너무도 좋았다.

사실 지난 사업에 실패하게 된 것도 그의 조언을 충분히 따랐다면 그 문제는 피해갈 수도 있었으니까.

‘실수였어.’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정성일 부장님을 조언을 따랐어야 했습니다.>

<아, 사장님, 이미 지난 일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겁니다. 뭐 그런 일을 가지고 마음에 두시는 겁니까?>

짧은 대화이지만 상대를 편안하게 주는 실력은 여전했다.

조민우는 단숨에 자신의 마음이 가라앉은 것을 느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정성일 부장이다. 이런 사람이 있기에 자신이 그렇게 앞으로만 달릴 수가 있었지. 하지만 결국 실패를 하게 된 이유는 어느 순간부터 의견을 무시하게 된 순간부터였지.

<아뇨,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지요. 제가 확실히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너무 크게 자만했었습니다.>

<.......>

솔직하면서 담백하기까지 한 그의 고백에 정성일 부장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 역시 말을 그렇게 해도 지금까지 쌓인 것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어떻게 하겠는가?

이미 다 지난 일이었다.

앞으로가 더 중요했다.

더욱이 당시에는 조민우에게 어떤 말도 통하지 않았던 상황이었음을.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조민우는 이런 그의 심정을 다시 한 번 느꼈기에 차분한 어조로 지난 일을 되돌아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그것이 잘 안되더군요. 당시에 조금만 참고, 견뎠으면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특히 정성일 부장님이 그렇게까지 말렸는데도 우기기만 했으니. 제가 고집을 너무 부렸습니다.>

정성일 부장인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심사를 털어놓자 정색하고는 마음에 둔 말을 했다.

<하아, 사장님, 그것은 잘 알겠습니다. 뭐 지금이라도 아셨다면 되었지요.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누가 뭐래도 사장님을 믿으니까요.>

가슴 뭉클한 이야기였다.

한 놈의 직원은 돈 때문에 자신의 등에 비수를 꼽았고, 대다수 직원들은 회사가 망해가자 내빼기에 바빴다.

하지만 정성일 부장만큼은 달랐다.

<고맙습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사장님은 나이가 젊으시잖습니까? 얼마든지 새로 시작하면 될 문제입니다.>

조민우도 사실 뭐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는 그런 기분으로 전화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만 아직 그의 가슴에는 사업 실패 두려움이 너무 크게 앙금으로 남아 있었다.

<아, 당분간은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도 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천천히 고민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일을 보면 너무 서두른 감이 많았습니다. 특히 제조 사업이 보면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으니까요.>

아마 보통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넘길 일이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민우는 달랐다. 이미 뼈저리게 경험을 했었으니까.

<하아, 그러게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미친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요즘 듭니다.>

<칠전팔기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다음에 사장님이 잘하실 거다 제가 확신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어느 정도 안부 인사가 오고가자 정성일 부장은 그제야 고개를 갸웃했다.

<그나저나 사장님이 어쩐 일로 저에게 전화를 하신 겁니까?>

조민우는 이미 망한 회사의 사장이지만 자신을 여전히 높여주는 그가 참으로 고마웠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짐작했기에 전화한 것일 수도 있다.

<아, 다름이 아니라 무기물질 함량 조사를 좀 부탁하려고 하는데, 혹시 아는 곳이 있습니까?>

뜬금없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웬 무기물질 함량 조사. 난데없이 봉창 두들기는 소리란 말인가?

<무기물질 함량이라뇨?>

그 역시 상대의 반응을 보고서야 결국 일부 몇 가지 사실을 털어놓았다.

<개인적으로 잠깐 물을 팔까 고민 중이거든요. 그런데 이 물 성분이 전혀 조사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서요. 확인을 좀 할까 싶어서요.>

정성일 부장역시 조민우 부친과 비슷했다. 그도 조민우가 드디어 미쳤구나! 싶어서 반문했다.

<물요? 설마 먹는 물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죠?>

<아, 맞습니다.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제가 과거에 듣기로 연구소 쪽에 부장님이 아시는 분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혹시 그 쪽에 아는 분을 통해서 조사가 가능할까요?>

<가능은 합니다만.......그런데 진담으로 하시는 말입니까?>

조민우는 여기까지 계속 이야기를 해봐야 나오는 것이 너무 분명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같은 이야기 또 하고, 또 하는 것은 정말 사양이었다.

<네, 좀 부탁을 드립니다. 제가 부장님 주소를 알고 있으니, 그 쪽으로 소포로 보내죠. 바로 긴급하게 확인을 좀 부탁합니다.>

<바로요?>

<좀 사정이 생겨서 그래요. 저를 생각하신다면 가능한 빨리 알아봐주셨으면 합니다.>

전 사장이 이렇게까지 부탁한다? 더욱이 정성일 부장은 아직도 조민우에 대한 신뢰가 남아 있는 상태. 그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 무슨 생각이 있어서 하는 것이라 믿겠습니다.>

조민우는 이렇게 전화 통화를 끝마치고는 곧 다시 물을 만들어서 택배로 바로 보냈다.

가는 데 며칠 걸리고, 다시 연구소 쪽으로 가는 시간이 있고, 거기 담당 연구소 직원이 다시 검토하는 시간, 거기에 조사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 예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보다 빨리 날아왔다.

불과 10일만 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정성일 부장이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이야기이다.

<사장님, 저 정성일 부장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김민우가 전화를 받은 것은 집에 있을 때가 아니라 대학에서 그렇지 않아도 오전 강의가 끝나고, 잠깐 쉬는 타임에 전화를 받았다.

특히 그는 한 주 동안에 열심히 이리저리 첫 강의 시간을 보내면서 정신이 없는 와중이었다. 그는 혹시 최준 같은 교수가 또 있을까 하는 우려를 많이 했다.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였다.

‘제길 이거 수강 정정 기간에 과목을 좀 바꿔야 되겠어. 이대로는 안 되겠다.’

하지만 이런 근심은 한 마디를 듣자 일거에 날아 가버렸다.

<사장님, 도대체 그 물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조민우는 그제야 느끼는 바가 있어서인지 곧 바로 대답했다.

<무슨 말씀이시죠?>

<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기물질 함량 4가지가 0.8mg/L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거의 그 물에 불순물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이 물질이 나온 것도 물 때문이 아니라, 중간에 이물질이 들어가서라도 추측 하더군요.>

<.......>

0.8mg/L!

상상을 초월하는 무기물질 함량이었다.

아마 증류수라면 이 정도가 될까?

당연하게 정성일 부장이 의혹을 가졌다.

그가 의문을 표시한 것은 이런 물을 제조하는 것이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바로 비용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바로 물 제조단가 대비 판매 가격 비율을 따져보면 상품적인 가치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이다.

조민도 조사 결과를 받고서야 이런 측면을 떠올리고는 고민을 해야 했다. 물론 그는 이런 부분은 이미 자신의 금반지로 대체가 가능하기에 상품적인 면만을 보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물을 상품으로 팔아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겠죠?>

<상품으로요? 당연하죠. 이런 물에서 무슨 검사고, 뭐고 가 있겠습니다. 이물질 수준은 검사하고 말고가 아닙니까?>

그는 스카이 사업이 망한 이후 처음으로 활짝 미소 지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정성일 부장의 의혹은 더욱 깊어만 갔다.

<아니, 사장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겁니까? 지금 보내신 물은 어떻게 만든 겁니까? 설마 증류수를 만들었다는 것은 아니겠죠?>

조민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 까 하다가 일단 잡아떼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당장은 물량이 너무 작아서 이것으로 사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아는 탓이다.

<정성일 부장님! 그것은 제가 다음에 다시 검토를 한 후에 이야기 드리죠.>

정성일 부장은 상대가 이렇게 해서 전화를 끊으려고 하자 화들짝 놀랐다.

<자, 잠깐만요. 사, 사장님, 혹시 사업 다시 시작하신 겁니까?>

조민우는 이미 볼 일은 다 본 바. 솔직히 냉정하기는 하지만 일단 여기까지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중에 제가 다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사, 사장님.......>

뚝.

그는 전화를 끊고는 끈질기게 매달리는 정성일 부장의 태도에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까지 보면 자신에게 가장 충실하면서도 집요하기까지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나쁘지는 않았다.

자신을 저렇게까지 따르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보면 신망이 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여기까지 한 후에 일단 그 동안에 잠깐 고객의 물 반응에 대한 결과를 알아봐야 했다.

“아버지, 어때요?”

“아 그 물 말이냐?”

============================ 작품 후기 ============================

진도가 빠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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