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 회 -- >
“나도 헬스나 한 번 해볼까?”
그렇지 않아도 과묵하면서도 은근히 의지가 되어서 같이 있기에 편하게 느낀 최현주는 손뼉을 치면서까지 좋아했다.
“우와, 민우 선배님, 그렇게 해요! 제가 선배님 데리고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사줄게요.”
현주야! 말이 너무 하지 않느냐? 남자 체면이 있지, 아니 선배 체면이 있지 내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냐? 라고 말을 할 수는 없었다.
“흐음, 그래?”
“네, 저랑 같이 다녀요. 그렇지 않아도 혼자 헬스가면 정말 심심했거든요.”
조민우는 그제야 고개를 갸웃했다. 단순하게 하는 말로 들르지 않았다. 헬스 다니면서 무슨 심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거기 사람 많지 않아? 운동하기 바빠서 심심하고 말고가 없을 텐데.”
“아, 그렇지 않아요. 거기 생긴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이 별로 없어요. 더욱이 제 경우는 저녁 타임을 주로 이용해서 그런 지 특히 사람이 없더라고요.”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데?
거절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그도 지금 자신의 정신력 소모에 대해서 고민하는 중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피로도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체력이 감당 못한다는 이야기와 비슷했다.
물론 추측이었다.
하지만 조민우는 다음 날 저녁에 최현주와 같이 헬스클럽을 찾아가서 가입한 후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꼭 확인을 해야 했다.
역시 아직 헬스 경험이 많지 않기에 할 수 있는 무난하게 할 수 있는 런닝 머신이었다. 최현주가 옆에서 친절하게 도움을 주기까지 했다.
“선배님, 어때요?”
그는 불과 런닝 머신을 뛴 지 오 분도 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런 성급한 말을 듣다 피식 웃었다.
“너무 급한 거 아냐?”
“헤에, 그냥 한 번 물어본 거에요.”
조민우 역시 그냥 한 번 그녀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비록 긴 체육복을 입고 있어서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모양새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쭉쭉 뻗은 상체도 그렇지만 하체는 정말 인간 같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후배를 보고 성욕을 가진다면 비난받을 것은 당연하겠지만 남자로써 가지는 기본적인 본능을 감추기는 쉽지가 않았다.
심지어 이미 다른 헬스 기구로 몸을 풀어서인지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한 모습이, 체육복과 어울리자 한 편으로 에로틱하기까지 했다.
조민우는 순간 자신의 물건이 바위처럼 단단해지는 것을 느끼자 당황해서 시선을 돌린 후에 곧 바로 러닝머신에 매달려야 했다.
자신의 이런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쪽팔렸다. 겨우 이제 갓 대학 들어온 신입생에게 이런 마음을 가지다니.
이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더욱 러닝머신에 집중했다.
탁탁탁.
“헉헉헉.”
하지만 그는 러닝머신을 뛴 지 불과 이십 분도 채 되지 않아서 숨을 헐떡였다.
이해할 수가 없는 현상이었다.
‘뭐, 뭐야? 내 체력이 이렇게 약했어? 아니지,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어. 이거 앞으로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어. 어?’
물론 특이한 변화가 생긴 것은 이 순간이었다. 금반지에서 청량한 기운이 천천히 발생되어서 그의 손가락을 따라서 몸 전체로 퍼지기 시작했다.
신기한 것은 이번에는 이전처럼 독특한 빛을 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니 주변에서 겉으로 그를 봐서는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인 탓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 아니었다.
“헉헉, 허, 헉윽, 으음, 허, 허, 허.......”
조민우는 가쁜 숨이 천천히 안정되는 것을 느끼고는 내심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이런 경우는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
갑자기 급격한 떨어졌던 호흡이 점점 차분해지기 시작하더니, 곧 정상으로 찾아오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실제로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변화 원인을 고민해봐야 했다.
물론 그 원인은 금반지에 있다는 것을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추측에 대한 결론을 생각보다 간단하게 찾을 수가 있었다.
바로 얼마전에 있었던 금반지의 치유 능력이었다.
그렇다면 금반지가 이와 비슷한 능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체력 회복인가?’
당연히 치유보다는 떨어지는 능력이다. 치유는 신체 세포 단위에까지 내려가서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것이니까.
거기에 비하면 체력 회복은 그렇지가 않았다.
단순히 심폐 능력을 좀 더 강화하는 것뿐이니까.
물론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여러 가지 세세한 요소가 더 될 수도 있었다.
급격한 에너지로 소모로 인해서 에너지가 떨어진 부분에 근육에 어느 정도 에너지를 공급한 것이니까.
그렇다면 금반지가 이런 역할을 해줬다는 이야기가 된다.
조민우는 여기에 확신을 가지자 처음과는 달리 과연 자신이 얼마나 뛸 수 있을 가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눈독을 들이고 있는 최현주에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생각을 바꾸었다. 그녀에 대한 관심은 머릿속에서 점점 사라져갔다.
자신의 변화가 너무도 신기했다.
탁탁탁.
시간이 흘러도 그다지 지치지 않았다.
지금 뛰는 속도가 겨우 8Km/시속 정도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몸이 튈수록 가쁜 해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한 가지 현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바로 체력 소모와, 체력 보충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금반지가 이런 항상성을 계속해서 유지해준다는 점이다.
조민우도 처음에는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닌 가 이런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체력이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생각을 바꾸었다.
금반지는 반지 소유자의 체력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려고 한다는 것을 새삼 확신했다.
다시 고민해봐도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놀랍군.’
그것은 옆에서 지켜보는 이가 알 수는 없는 일이었다.
최현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이것저것을 하면서 과연 저 선배가 얼마나 헬스에 잘 적응할지 두고 보자는 심보도 있었다. 간간히 자신을 쳐다보는 음흉한 시선을 못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저 정도는 다른 남자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선배님이니,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겠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과에서 그냥 알고 지내기에 나쁘지 않는, 아니 어느 정도 의지가 되고, 믿음이 좀 가는 과 선배라고 했다.
이것이 그녀가 가지는 조민우에 대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좀 더 지나자 바뀌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을 발견한 탓이다.
‘어?’
예외적이라면 예외적이고, 아니라면 아닐 수가 있는 일이었다.
바로 조민우가 러닝머신 속도를 올린 것이다.
특별하게 볼 수가 없는 사실이지만 그가 지금까지 띈 시간이 20분을 넘어갔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이제는 땀방울조차 흘리지 않고, 숨도 고르다면 더욱 그러했다.
처음에는 분명히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본 탓이다.
그 때와 비교하면 이해할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그가 속도를 8Km, 10Km를 지나서 15Km까지 올리자 그녀는 자신이 하던 운동을 중지한 채 헬스 기구 한 쪽에 엉덩이를 살짝 걸친 채 흥미를 가지고 지켜봤다.
‘선배가 너무 무리 하는 데? 설마 나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일까? 그런 경우를 좀 보기는 했지만......결국은 다 나가 떨어졌지?’
자신의 체력에 자신을 가지기에 할 수 있는 깜찍한 생각이었다. 아니 실제는 그녀는 보통 여자에 비해서는 월등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조민우는 이런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는 지금 최현주 따위는 기억에서 지운 지가 오래였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탓이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이지만 속도를 좀 씩 올리면 지치는 것이 동일했다. 하지만 그 지치는 만큼 회복 역시 더 빨라진다는 사실이다.
결국 운동량을 늘려도 처음에는 힘들지만 금방 적응하기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탁탁탁.
러닝머신을 30분이 지나서 35분에 가까워지자 그 조차 다소 두려움을 가졌다.
‘이거 괜찮은 거야? 혹시 돌연변이 괴물로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
자신의 변화가 너무 이상했다. 자신이 뛰면 지치는 사람이지, 뛰면 호흡이 안정되는 괴물이 아닌 탓이다.
탁탁탁.
조민우는 이런 상념에 사로잡힌 채 점점 자신의 변화에 더욱 몰입해 들어갔다.
삐.
아니 그는 속도를 좀 더 올려 보았다. 이번에는 25Km였다.
러닝머신을 뛰어본 사람이라면 알지만 결코 쉽지 않는 속도이다. 잠깐 뛴다면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계속 뛴다면 좀 다른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그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었다.
“헉헉헉.”
그 역시 속도를 올리자 다시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은 잠깐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아니 불과 5분을 넘기지 않았다.
금반지에 다시 새로운 에너지가 공급되기 시작하자 호흡이 급격히 안정된 것이다.
‘우와, 이, 이럴 수가 있다니?’
조민우는 그제야 자신이 가진 금반지(?)가 단순히 정체불명의 애물단지가 아니라, 아주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얼추 느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한글 마법 주문이다.
한글 마법 주문은 잊을 수가 없는 일이다.
물론 이것은 마법이 이 현실에 가능하다는 전제를 까는 이야기이지만 마법 자체가 북유럽 신화에서 기인한 탓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도대체 그 노인의 정체부터 시작해서 한두 가지가 아니란 이야기이다.
하지만 조민우는 굳이 이런 복잡한 연원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사업가로 기질을 발휘해서 최대한 이 금반지를 활용하는 측면만을 일단 따지기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속도를 좀 올려보자.’
이번에는 한 번 무리수를 두었다.
속도를 단숨에 30Km까지 올렸다.
확실히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조금 전과는 다른 한 가지 확연한 특징이 곧 바로 드러났다.
휘이이잉.
러닝머신 동작하는 소리가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 조차도 처음에는 흠칫해서 러닝머신 동작에 맞추지 못해서 휘청했다가 넘어질 뻔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동네 창피지!’
조민우는 그다지 지치지 않았기에 곧 바로 빨라진 러닝머신에 속도를 맞추었다.
타다다닥.
뛰는 소리조차 달라졌다.
호흡은 순간적으로 더욱 가빠졌다.
“헉헉헉헉.”
심장이 너무 갑작스러운 머리로 폭발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조민우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금반지를 테스트한 결과를 믿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변화가 찾아왔다.
호흡이 다시 안정을 찾으면서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다.
체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처럼 완전히 안정을 찾았느냐?
그것은 아니었다.
조금 전과는 다른 특이한 한 가지 차이점이 생겼다.
바로 호흡이 안정되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아마 추측하자면 신체가 견딜 수 있을 정도로만 금반지가 동작하는 것이다.
그 이상 빨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내 몸이 견디지 못할 거야? 갑자기 체질 자체를 바꿀 수가 없을 테니까. 금반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안정을 준다는 이야기겠지?’
조민우는 새삼 금반지가 주는 장점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신체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해준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엇이 장점일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가 있다.
자신의 체력 범위 안에서 그다지 지치지가 않는다는 점이다. 계속 뛰면서 신체 밸런스를 점점 키울 수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것은 그가 러닝머신을 사용한 지 50분을 통과해도 여전히 뛰고 있다는 것을 통해서 알 수가 있었다.
최현주조차 이런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을 정도였다.
‘우와, 민우 선배, 체력이 장난 아니잖아? 평소에 운동을 했기 때문일까?’
그녀는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질문이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그것도 속도를 올려가면서 저렇게 뛰었는데도 그다지 큰 무리가 가지 않는 모습을 본다면 당연히 가지는 생각이었다.
아니 생각으로 끝내지 않았다.
“민우 선배님, 정말 대단하네요!”
‘이런 실수라니!’
조민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이 한 시간 가까이 러닝머신을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아차 했다.
그나마 최현주 경우에는 자신을 모르기에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이지, 아는 사람이라면 놀라기 보다는 오히려 의문을 가질 사항인 탓이다.
삐이.
그는 곧 러닝머신 스위치를 오프 시키고는 거기에 내려왔다.
“뭐 별 것 아냐.”
하지만 최현주 반응은 달랐다. 그녀는 아예 마음 놓고 러닝머신에 가서 그가 달린 거리와, 속도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세, 세상에, 30Km 속도로 55분을 뛴 거에요? 우와, 서, 선배님, 정말 장난 아니네요. 설마 과거에 육상 선수는 아니었겠죠?”
조민우는 입을 살짝 벌린 채 난리를 치는 그녀가 귀엽기만 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금반지 때문에 이렇게 뛸 수 있다고 말해라고?
아마 미쳤어요? 라고 말할 것이 분명할 터.
“내가 달리기는 좀 하는 편이라서 그래.”
“그러면 평소에도 달리기 연습을 한다는 말인가요?”
물론 전혀 그럴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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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로운 마법은 진도가 빠르다?
1. 그렇다.
2. 아니다.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