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39화 (3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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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우는 물론 너무 알고리즘 몰아일체에 빠져서 그녀가 사라지는 지, 아니면 계속 있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무슨 꿍꿍이를 부리는 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만 집중할 따름이었다.

묵묵히 기계적으로 이제까지 모은 알고리즘에, 다기 추가로 하나하나 정리를 거듭했다.

그가 조용히 필기하는 소리만이 도서관 내부에 흘러 퍼졌다.

스르르.

그것은 마치 기계적인 행위와도 비슷했다.

뭔가 고상한 이론을 공부한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정수를 1부터 헤아리는 것과도 비슷한 단조로운 작업이었다. 다만 그 1에 해당하는 내용 하나가 단순히 정수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을 전부로 하나로 모으게 되면 아주 중요한 의미를 형성했다.

바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연결고리를 이어지는 매개체나 마찬가지였다.

조민우도 처음에는 이런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어느 사이에 자신이 하는 일이 전부 이런 일관성을 따라서 흐른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우와, 이것이 이런 의미였어?’

그것은 불가에서 흔히 이야기는 깨달음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단편적인 것은 아니었다.

세상과, 컴퓨터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 연결고리에 대한 근원적인 해석이었다.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위이잉.

간헐적인 떨림.

당연히 그 근원은 금반지였다.

금반지가 서서히 진동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들은 정도는 아니었다.

조민우만 오히려 자신의 손가락에서 진동하는 것을 느꼈을 정도였으니까.

“?”

당연히 의아한 표정으로 금반지를 힐끗 쳐다봤다.

금반지에서 괴이한 기운이 다시 흘러나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이게 뭐지?’

그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의아하기도 했지만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얼마 있지 않아서 그 기운이 자신의 경맥을 따라서 돌아서 곧 심장 근처에서 느껴지자 화들짝 놀랐다.

‘뭐, 뭐지?’

또 다른 변화가 생긴 것은 그 순간이었다.

반지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마치 동아줄처럼 서서히 뭉치면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 모양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순히 기운 자체가 계속 마치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달처럼 회전하는 것뿐이었으니까.

만약 금반지에 나온 기운이 여기서 멈추었다면 소멸되었을 지도 모르는 기운이었다.

하지만 금반지에서 나오는 기운은 결코 소멸되지 않았다.

그 양은 마치 끝없는 수원에서 물을 퍼 올리는 것처럼 끝도 없이 유입이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끝이 날지도 모를 정도의 양이었다.

조민우조차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심장 부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낄 뿐이다.

움직인다?

그것은 불가능했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몸이 마치 족쇄로 고정된 것처럼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추측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서, 설마 금반지?’

뭐 이것이 중요하겠는가?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심장 부위에서 돌기 시작하면서 서로 서로 결합을 시작한 기운은 서서히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바로 금반지와 정확히 동일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변화가 여기서 멈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 형성된 의문의 기운은 직경이 대략 15cm 가까울 정도 커서 심장 주변의 근육을 교묘하게 자극하는 면이 있었는데, 그 크기가 서서히 축소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작아지기 보다는 오히려 뭉친다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스르륵.

물론 그 크기가 멈춘 것은 하나로 완전히 뭉쳐져서 딱 공 모양으로 된 순간이었다.

그 크기는 생각보다 작았다.

조민우가 감각적으로 느낀 바로 대략 엄지손가락 반개 정도 크기였다.

‘가만 이것은 반지가 아니잖아? 도대체 이놈은 정체가 뭐지?’

도통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만약 반지 모양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면 마법 서클의 의미로 보면 적당했다. 뭐 믿을 수가 없는 일이지만 결국 그 의미는 1서클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공 모양이라니.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조민우는 여기에 대해서 고민을 거듭하면서 머리를 굴려야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현상이라서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이런 고민을 통해서 이 단계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야 했다.

‘이거 설마 0서클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것이 과연 말이 될까?’

0서클.

그런 개념이 있던가?

물론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가 가능한 판타지 소설의 마법 논리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환상 소설책의 어떤 설정에도 이런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조민우는 오히려 이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물리학적인 상식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보면 이놈이 보어의 원자 모델에서 말하는 원자핵과 유사하잖아?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 다시 하나하나 추가된다는 이야기일까?’

그거야 지금 당장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니 뭐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이 정체불명의 무 서클을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생각을 더해갈수록 황당한 감정은 더욱 심해갔다.

사실 그는 지금 금반지의 사용법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무 서클이 생기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단 알고 있는, 아니 제대로 동작하는 마법 주문을 하나라도 아는가?

‘없군.’

조민우는 오히려 시간이 더해갈수록 마법에 관해서는 자신이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결과에 머리가 지끈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이었다.

뭐하나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금반지를 가지고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도대체 원래 용도의 얼마 정도를 활용하는 지조차 지금은 미지수였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혹시 금반지의 능력 중에 백만분의 1 정도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겠지?’

지이잉.

지이잉.

하지만 조민우는 이내 들린 핸드폰 진동음 소리에 아차하고는 시계를 확인 후에 곧 바로 핸드폰을 받았다.

<선배님, 도대체 뭐해요? 지금 우리가 무려 십 분이나 기다리고 있는 것 알아요?! 도대체 이것이 말이 됩니까? 제가 이제까지 어떤 남자에게도 단 일분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말이에요!!>

<아, 알았어. 바로 갈게.>

<빨리 와요!>

‘쯧쯧, 목소리만 크 가지고는!’

귀가 따가운 최현주의 불만에 조민우는 곧 바로 한 마디 남기고는 가방을 챙겨야 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만 그러냐?

그렇지는 않았다.

***

최현주 역시 곧 핸드폰을 끊고는 대학 주차장 한 곳에 정차해 있는 고물 봉고차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발로 툭툭 차면서 툴툴거렸다.

“정말 선배님은 너무 해. 아니 세상에 정말 이 고물 차를 끌고 나올 생각을 다 하다니. 최소한 소형차 하나 정도는 이번 기회에 구입할 줄 알았는데, 정말 너무하잖아?! 아니 시간이 없으면 차 먼저 구입하고, 여행을 뒤로 미루던지! 하아, 정말 내가 태어나서 별의 별 꼴을 다 겪는 다니까. 이런 차타고 야유회 가보기는!”

민현진은 언제 나왔는지 벌써 그녀 옆에 동행한 채 피식 웃었다.

“그래도 운치가 있잖아?”

“어머, 현진아, 진담으로 하는 소리야? 너 혹시 약 먹었어?”

그녀는 사실 조민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핸 본 이야기였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자신을 깔아뭉개는 최현주의 말에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약이라니?”

최현주는 오히려 적반하장이라는 표정이었다.

“우와, 진짜 너무 하네. 네가 알기로 네 경우 벤츠가 아니면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았잖아? 기억 안나? 그거 네가 나에게 불과 3달 전에 한 이야기인데?”

“.......”

민현진은 이내 입을 다물고는 곤혹스럽기만 했다. 설마 자신이 한 이야기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모른 탓이다.

‘계집애가 쓸데없는 것에는 기억력이 좋다니까. 학과 공부는 지질이도 못하면서!’

사실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정말 그녀는 몇 달 전만 해도 눈이 굉장히 높았다.

몇 달이 뭔가?

정확히는 조민우를 알기 전까지 그러했다는 것이 더 정확했다.

최소한 남자가 집한 채 자신의 명의로 된 집에. 적어도 부모 자산이 100억이 기본이었다.

물론 이것이 다냐?

그렇지는 않았다.

자신에게 월 300만 원 정도의 선물을 꼬박꼬박 해주야 겨우 쳐다볼까 말까할 정도였다.

최현주는 그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지금 여기서 까 볼까? 너는 최소한 남자가 집한 채는.......,우읍, 뭐, 뭐야!”

민현진은 도저히 불안해서 그녀의 입을 양손으로 털어 막고는 분명한 어조로 소리쳤다.

“너 자꾸 남 중상모략하면 그냥 안 둔다!”

“.......”

최현주는 도대체 애가 왜 갑자기 이런 반응을 보이는 지 이해할 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눈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뭔가 곧 느낀 것이다.

‘서, 설마 미, 민우 선배 때문이야? 아, 아니겠지. 하, 하지만......’

그녀는 느낌이 좋지 않아서 이 문제를 확인하려고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민현진이 운이 나쁘지 않아서일까?

최현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주차장으로 다가온 일행 중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안녕하세요!”

꽤나 부드러우면서 상대를 배려해주는 목소리였다. 딱 여자 접대용 멘트였다. 아마 보통 여대생이라면 당연히 호감부터 느낄 말이었다.

더욱이 상대의 외모나, 입고 있는 복장 역시 나쁘지 않았다. 대충 대충 입은 것처럼 보여도 바지나, 허리끈에 붙어 있는 상표만 봐서는 고급 브랜드라는 것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과거의 민현진이라면 그가 딱 걸쳐 있는 차만 보고도 일단 대화를 열 상대라고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좀 달랐다.

“무슨 일에요?”

물론 그는 다름 아닌 조민우에게 된통 당한 바 있는 김주민이었다. 그는 마침 다른 일행을 기다리는 중에 두 여인의 믿기지 않을 정도 눈부신 미모에 반쯤 정신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년간의 작업 경험(?)을 바탕으로 겨우 이성을 회복한 채 조심스럽기만 했다.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혹시 어디 주말여행을 가시는 겁니까?”

“그렇기는 해요. 그런데 왜요?”

“아, 다름이 아니라 어차피 저희 일행도 여행을 가는 참이거든요. 혹시 동행이 없다면 저희랑 같이 안 갈래요? 경비도 절감도 되고, 숫자도 많으니,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뭐 그렇게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그의 뒤 쪽에 주르르 따라온 일행 숫자가 남자 4명이라 숫자가 마침 맞지 않았다. 물론 그들이 여자 몇 명을 더 기다리고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다른 남자 3명은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는 기대에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이 이상한 무리로 보이느냐? 그것은 아니었다. 그저 주말을 이용해서 놀러가는 대학생일 뿐이다.

민현진이 아마 조민우를 만나기 전이라면 한 번 고민을 해보았을 테지만 지금은 달랐다. 아니 좀 과장해서 말하면 북풍 한 설처럼 차갑기만 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일행이 있으니, 그것은 좀 곤란해요.”

“아? 그래요? 하지만 일행이 있어도 저희 차가 지금 3대라서 좀 남습니다. 그 일행도 저희 차와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차도 벤츠라써 아마 승차감이 나쁘지 않을 겁니다.”

꽤나 집요한 제안이었다.

민현진은 이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분명히 거부 의사를 드러냈음에도 상대의 이런 반응에 화가 났다.

“솔직히 제가 괜히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발 가세요. 더욱이 여행 가는 장소도 같지 않는데, 그것은 말이 안 되죠.”

하지만 김주민은 의외로 집요했다.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 쪽 방향하고 맞추면 되니까요. 아직 딱히 갈 목적지를 정한 것은 아닙니다.”

정말 질겨도 이렇게 질긴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자신의 미모나, 최현주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

‘아마 두 가지 다 이겠지.’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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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인 갈등구조?

1. 그렇다.

2. 아니다.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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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하는 애기지만 글이 컨디션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글이 쫄깃쫄깃해집니다.

자다가 바로 일나서 비몽사몽으로 치면 글이 쭉쭉 늘어집니다.

네.

이런거 저런거 대종사의 글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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