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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좀 너무 이상했어요. 그것으로 운동으로 만들 수 있는 근육이 아니에요. 꼭 누군가 인공적으로 수술한 것처럼 보일 정도이니까요.”
수술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였다. 이제까지 몸에 칼(?) 한 번 되지 않는 조민우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냥 좀 특이한 것뿐이야. 현주 너 괜히 장난친 거 무마하려고 이상한 이야기하는 거지!”
하지만 보다 못한 민현진이 끼어들자 마냥 이런 방향으로만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빠 몸이 정말 멋있었어요. 저는 남자 근육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처음 알았다니까요!”
“.......”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렇지 않아도 조금 전에 그 마법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조민우로써는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이런 의견을 무시해버렸다. 자신의 근육이 좀 좋고, 나쁜 것은 그에게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닌 탓이다.
하지만 절대 그냥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니었다.
11장 청평사 가는 길
조민우는 최현주의 장난 때문에 곤욕을 치루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얻은 것이 많아서 그다지 그녀에게 더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면 과연 자신이 금반지의 또 다른 기능을 발견했을 지는 장담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로 인한 계기, 아니면 어떻게 보면 춘천 야유회를 통해서 얻은 기연(?)이라고 해도 좋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마법 코어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잖아? 만약 몰랐다면 계속 해서 몰랐을 것이 분명해. 더욱이 이 방법을 이용하면 분명히 생수 생산량을 늘릴 수가 있을 거야!’
어떻게 보면 당연한 추측이었다.
조금 전에 드러난 결과만 봐도 최소한 10배, 20배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만약 10배 이상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루 생수 분량 1,000개만 잡아도 무려 이 수량의 10배이니, 10,000개를 생산할 수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게 보면 매출액 역시 10배로 띄게 된다.
‘그러면 년 간 예상 매출액이 36억이 되는 건가? 나머지 잡비를 대충 뺀다고 해도 대략 30억의 순이익이야. 이 정도라면 거의 매출 360억 정도의 중소기업과 맞먹는다고 봐야 해.’
매출 360억.
이 정도라면 망한 전 사업과 비교해도 매출 규모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나쁘지는 않았다.
더욱이 올해 첫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폭발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망할 일은 없다는 거야!’
바로 이것이 핵심이었다.
그야말로 수돗물을 가지고, 그것은 정류해서 가짜 생수(?)를 만들어서 파는 사업이다. 세상에 이렇게 확실한 사업 아이템이 어디에 있겠는가?
조민우는 전 회사가 망한 이래로 항상 꿀꿀한 마음을 금치 못했는데, 지금에서 비로소 그 앙금을 어느 정도 털어버릴 수 있었다.
‘기분 좋군!’
당연히 그의 걸음 이런 그의 기분 변화 때문에 더욱 가볍기만 할 뿐이었다.
탁.
탁.
물론 두 여인, 아니 최현주는 볼이 불룩한 표정으로 그와 걸음을 나란히 한 챈 심술이 나 있었다. 뭔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도대체 그것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괴이한 근육(?)도 이상했지만 자신이 놓친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왠지 자신이 실수로 그냥 넘어갔다는 생각에 찜찜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보다 집요한 구석이 좀 있었다.
‘아, 맞아.’
“참, 오빠, 아까 그것은 도대체 무슨 소리였어요?”
조민우는 오랜 만에 지난 일에 대한 감정을 어느 정도 털어버려서 그런지 춘천에 올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목소리마저 시원하기만 했다.
“응? 뭐?”
“우리가 옷 갈아입을 때 바위 뒤에서 커다란 소리가 낫잖아요. 오빠는 보았을 것 같은데요?”
“아, 그거,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나뭇가지가 운(?) 좋게 흔들린 것뿐이야!”
말인 참 그럴 듯한데, 아무리 보다 영 신뢰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하지만 워낙에 자신감과, 확신이 가득한 어투라서 최현주도 그것을 느꼈지만 바로 반박할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녀는 다른 것을 느끼고는 고개를 갸웃해야 했다.
“흠, 그래요? 그런데 오빠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에요?”
당연히 좋은 일이 있었다. 올해 생수 매출이 대충 어림짐작으로 36억 가까이 될 예정인데, 기분이 좋지 않으려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여유는 더욱 생겨났고, 그야말로 고적한 예 선인처럼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욺었다.
“여기는 공기가 좋고, 경치가 좋지 않아? 그러니 흥이 저절로 나서 그래. 이렇게 걸으면서 귀가에 들리는 물소리는 자연이 나에게 노래하는 것이고, 바람 소리가 천 년 묵은 피로를 한꺼번에 씻어주는 것 같아. 저기 뒹구는 나뭇잎이 비록 보기는 좋지 않으나, 그거야 말로 생로병사의 법칙이 아닐까?”
“.......”
“.......”
최현주는 당연히 샐쭉한 표정을 한 채 그의 얼굴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
지만 그것은 민현진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었다. 조금 전과는 너무 많이 달라져서 오히려 이상한 시선을 한 채 째려보기까지 한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의 생각은 비슷했다.
‘오빠가 설마 내 나신을 보고 제대로 미친 건가?!’
하지만 조민우는 오히려 이런 두 사람의 생각을 무시한 채 산길을 따라서 계속 걷는 중에 한 청동상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한 여인이 손에 비둘기를 들고 있는 조각이었다.
“현주야, 저것이 뭔지 알아?”
“저거요? 글쎄요?”
그는 마치 자신의 유식함을 자랑하듯이 한 구절구절을 풀어 놓았다.
“저 동상이 바로 상사뱀에 얽힌 전설에 관한 거야. 당나라 공주를 사랑한 평민이 상사병으로 죽고 나서 뱀으로 환생해서 공주를 칭칭 감고 놓아주지 않았지. 공주가 청평사를 찾아 뱀을 떼어 놓으려고 했는데, 뱀은 결국 청평사 회전문에서 벼락을 맞아 죽었어. 공주는 죽은 뱀이 불쌍해서 뱀을 묻어주고 귀국했다는 이야기야.”
“어머, 그래요? 좀 슬픈 이야기네요.”
“하하하, 그렇지?”
조민우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두 여인은 오히려 고개를 갸웃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의 행동이 조금 전과 너무 바뀌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은 탓이다.
“오빠, 정말 무슨 좋은 일 있어요?”
“당연히 기분 좋아야 하지 않겠어. 현주와 같이 아름다운 여인과 이렇게 청평사를 향해서 같이 나들이 갈 수가 있는데? 남자라면 그야말로 누구나 바라는 로망이잖아?”
“그, 그것은.......맞는 이야기에요!”
말을 해도 참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우선시하는 최현주였다. 보다 못한 민현진이 옆에서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 정도였으니까.
“킥킥킥.”
물론 그녀 역시 그러면서도 조민우에 대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여자를 유혹하려는 그런 제비의 모습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그녀가 이미 알고 있는 조민우는 그런 남자와는 아예 차원이 다르기에 오히려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눈에 꽁 깍지가 이미 씨였다는 이야기이다.
더욱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상대이기에 이런 그의 모습은 더욱 좋았다.
사실 이 뿐이 아니었다.
조금 전에 그가 보여준 그 멋진 몸매(?)!
이제는 언제 날 잡아서 꼭 한 번품에 안기고 싶을 정도였다.
‘정말 멋진 오빠야. 어쩐지 현주가 아무리 선배라고 해도 계속 들러붙어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면이 있었다니. 하긴 이정도가 아니면 저 콧대가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가 있는 현주가 관심이야 가지겠어?!’
이런 상황이었으니.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조민우 역시 자신도 그렇지만, 두 여인 역시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자신이 그냥 농담 삼아서 한 말인데, 상대가 쉽게 넘어갔는지, 아니면 넘어간 척을 한 것인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아름다운 두 여인과 낭만을 만끽 하는 것만으로 좋았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산길을 걸어 가다보면 바위가 생각보다 많아서 최현주는 아니지만, 민현진은 의외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간간히 보여서 옆에 부축해준 경우였다.
“현진아, 조심해. 바위에 잘못 걸리면 넘어져!”
하지만 그녀는 의도적으로 비틀하면서 그의 품에 살짝 안긴 것이다.
“오, 오빠, 고, 고마워요.”
물론 최현주는 그냥 있지 않았다.
“현진아, 내가 정말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솔직히 너 나보다는 테니스를 더 잘 치잖아? 그런데 겨우 이 정도에 힘들어 한다고? 아무리 여자가 내숭이라지만 이것은 너무 한 것 아냐? 이것은 그야 말로 희롱라고, 희롱!”
“.......”
민현진은 얼굴이 잔뜩 붉은 진 채로 최현주를 한 번 째려봐준 후에 슬쩍 겸연쩍어 하는 조민우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조민우 역시 무안하기는 마차가지였다. 아니 차라리 자신이 없을 때 이야기하면 좀 좋지 않겠는가? 이렇게 뻔히 얼굴을 마주한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를 하다니!
그는 불만을 가득 담아서 최현주를 째려보았지만 양 눈을 시퍼렇게 뜬 채 자신을 째려보는 눈빛에는 도저히 대안이 없었다.
그냥 걸음을 빨리 할 수밖에는.
‘역시 여행 갈 때는 여자 한 명하고만 가야 돼. 아, 정말 피곤하네. 역시 양 다리는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느낀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다소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에게는 그야말로 근 몇 년 만에 처음 찾아온 즐거운 한 때이기도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는가?
좋은 일에는 역시 좋지 않는 일이 끼어있기 마련이었다.
***
조민우 일행이 청평사를 향해서 가고 있을 무렵에 청평사 선착장.
“아, 형님, 정말 이거 괜찮겠습니까?”
비록 바짝 마른 체격이었지만 키가 무려 190이나 되어서 그런 것이 잘 느껴지지 않는 삼십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장한은 힐끗 입이 쭉 찢어져서 보기가 혐오스러운 재떨이를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는 이내 이런 그의 태도를 무시하고는 배를 모는 선장에게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렇다면 얼마 전에 아름다운 여자 2명과, 남자 1명이 저쪽 방향에 있는 청평사를 향해서 올라갔다는 말이군요.”
소형 유람선 선장은 그가 준 돈 몇 장에 기분이 좋았지만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의 주변에 쭉 늘어서 있는 5명의 장한들의 덩치가 무려 180이 넘었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거의 씨름 선수처럼 살이 많았다.
그는 솔직히 이들이 두려웠다. 그도 세상 물정을 모르지 않기에 간간히 그들 중에는 얼굴에 칼자국이나, 아니면 목 언저리 새겨진 문신, 거기에 입고 있는 옷만 봐서는 그야말로 조직 폭력배라는 것 정도는 금방 알아챘다.
이런 그들이 쫓는 젊은 남녀 일행.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명확했다.
거기에 청평사로 가는 길처럼 한적한 곳에서 이들이 추적한다는 것만 봐도 상황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더욱이 오늘처럼 유난히 한가한 날이라면 솔직히 말을 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스르륵.
하지만 이런 그도 곧 자신의 손아귀에 추가로 쥐어진 다섯 장의 지폐를 보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별일 아니겠지. 설마 살인이야 하겠어?’
“분명합니다.”
물론 형님이라고 불린 장한은 이런 그의 근심을 들어주기 위해서라도 한 마디 해주었다. 괜히 쓸데없는 수작을 부리면 곤란한 탓이다.
“사실 여자들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남자는 저희 회사 자금을 횡령한 놈입니다. 그것 때문에 그 놈을 찾는 것이니,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허어, 그래요? 젊은 친구가 그렇게까지 나쁜 친구로 보이지 않았는데.......”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죠. 우리는 그놈이 횡령한 돈만 받으면 조용히 떠날 생각이니까요.”
“그렇군요.”
“그런데 만약 문제가 생기면 선장님도 문제가 되겠지요? 설마 저 소형 유람선을 앞으로 몰지 않겠다면 상관이 없겠지만요.”
선장은 그제야 그 말에 담겨 있는 것이 자신에 대한 협박이라는 것을 알자 말을 더듬었다.
“으음, 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유람선 선장 역시 외면상으로 그의 협박(?)에 수긍하는 척 했지만 내심마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는 괜히 자신의 자식과 같은 젊은이에 엄한 피해가 가는 것이 아닌 가 염려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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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분의 불만을 받아서 두 여인의 태도 교정.
쩝.
오늘 최현주는 마음에 든다.
1. 그렇다.
2. 아니다.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