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48화 (48/397)

< -- 48 회 -- >

1장 신위

조민우는 두런두런 거리는 이야기는 그냥 대충 넘겼지만 그들의 모양새를 보고는 안색을 찌푸렸다.

‘저 치는 뭐지? 일반인으로 보이지 않잖아?’

일반인?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단순히 드러난 덩치만 봐도 주먹을 밥을 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렴풋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들 중에 가장 눈치가 빠른 망치 역시 조민우 일행을 보자 처음에는 최현주의 미모에 놀랐다가, 그 다음이 민현진의 늘씬한 몸매에 침을 꿀꺽 삼켰다.

‘죽이는 계집들이군. 팔아먹으면 한 명당 적어도 3, 4장은 그냥 챙기겠어. 그것도 두 명이라니. 가만 두 명이라고?’

하지만 그는 곧 조민우를 보고야 자신이 목표한 놈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음흉한 미소를 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조민우 방향으로 몇 걸음 나아가지 못해서 우뚝 멈추어야 했다.

‘뭐, 뭐지? 이 섬뜩한 기분은?’

망치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솔직히 최근 들어서 청운파의 조직원 일곱 명에게 포위당해서 병신이 될 뻔한 상황에서도 그야말로 웃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장 애용하는 망치를 들고 그들 중에 세 명을 병신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3개월 병원 신세를 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뚝심을 그대로 드러낸 행동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

그것이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이었다.

그런데 겨우 뽀송뽀송한 여자 두 명을 데리고 있는 겉으로 보기에 그저 흔하디 흔한 대학생 한 명에게 자신이 이런 식으로 공포에 질리다니.

그는 생각할수록 자신에게 오히려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그럴 수는 없었다.

망치는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욱 조민우에게 시비조로 나갔다.

“이봐, 형씨, 사람이 너무 욕심이 많으면 곤란하잖아? 혼자 어떻게 여자 두 명이나 상대하겠어? 하나 정도는 나에게 양보를 좀 해 봐. 내가 이래 뵈도 좃 대가리 하나는 확실하니까!”

건들건들하면서 유들유들한 말을 하자 그나마 좀 긴장이 줄어들었다. 뭐 평소에 이런 식으로 위기 상황이 되면, 이렇게 해서 여유를 가진 습관적인 경험에 따른 행동이었다.

조민우는 물론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그가 딱 봐서는 아예 시비를 걸겠다는 것이 눈에 훤히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이 문제였다. 그가 망치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저것이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그런 행동을 많이 했기에 하는 말인지 모를 정도로 둔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자는 많이 해본 자야. 여자를 그야말로 노리개로 삼아서 신세 망치게 만든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야!’

그것은 두 여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내 한 명이라면 그나마 나았다. 그런데 뒤에 늘어 서 있는 숫자가 무려 5명이 더 있었다.

그냥 웃으면서 볼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 최현주는 겁을 잔뜩 집어먹고는 조민우 등 뒤에 바짝 붙어서 숨었다.

“오, 오빠, 도, 도대체 저 사람들 왜 저래요?”

조민우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망치를 힐끗 쳐다본 후에 시선을 돌려서 최현주를 어깨를 부드럽게 만져주었다.

“너무 걱정 마. 내가 알아서 다 할 테니까.”

“하, 하지만 오빠, 저 사람들 왠지 그냥 저러는 것 아닌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현주야.”

“네?”

조민우는 망치를 비롯한 이들의 기세에 잔뜩 위축되어 있는 최현주의 핼쑥해진 얼굴을 보면서 그렇게 안쓰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오빠가 이제까지 거짓말 한 적이 있었어?”

“그것은 아니에요.”

“나, 믿을 수 있지?”

“네.”

“잘 될 거야.”

물론 옆에 있는 민현진은 눈치가 빨라서인지 대충 저들 중에 몇 사람의 목에 문신까지 새겨진 것을 보고는 초조한 모습이었다.

“오, 오빠, 저 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아닌 것 같은데요? 정말 괜찮겠어요? 차라리 그냥 돈이나 주고 잘 화해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

방긋.

조민우는 의외로 현실적인 제안을 하는 민현진을 가볍게 안아주면서 다독거려주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내색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느낀 탓이다.

“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나 믿지?”

“아, 네. 하, 하지만 저 사람들은.......”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살짝 가볍게 막은 후에 고개를 내저었다. 물론 민현진은 그제야 다소 불안이 가라앉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역시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조민우는 이 정도면 최선이라고 확신하자 두 여인을 잠깐 보면서 그녀들의 마음을 다시 어느 정도 안정시켰다. 그리고는 천천히 다시 망치를 쳐다보았다. 아니 그 뿐이 아니었다. 그는 뒤에 쭈르르 서 있는 다섯 명의 조직 폭력배를 보았다. 그도 이제는 저들은 딱 봐서는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하지만 순간 생소한 감정이 오히려 치밀어 올랐다.

의혹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여기에 있었다. 그가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을 향한 태도가 아니라 그 자신의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내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거지? 내가 그렇게 격투를 잘 하는 것이 아니잖아? 그런데 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어린아이처럼 느껴지기만 하니.......’

이것이 문제였다.

조민우가 지금처럼 조직 폭력배 6명을 앞에 둔 상황에서도 침착한 표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너무도 가볍게 보인 탓이다.

꼭 초등학생 여섯 명을 앞에 두고 있는 심정이었다.

그것은 참으로 알 수가 없는 감정이었다.

왜 자신이 이들에 비해서 이런 감정을 가진 것일까?

일단 원인 파악이 필요했다.

조민우는 더욱이 그런 여유 때문인지 이상하게 이들을 가볍게 처리할 수 있다는 확신마저 든 것도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하지만 그도 계속 마냥 이런 상념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망치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여유를 커녕 오히려 위기감을 더욱 느끼자 도저히 스스로 참지 못하고는 그를 향해서 다가온 탓이다.

“호오, 이거 계집들이란 안부까지 전하다니. 탁월한 선택이야. 그렇게 딱 내놓으면 자네도 좋고, 우리도 좋지 않은가? 이럴 때 쓰는 말이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다고 하는 것이겠지? 흐흐흐, 저 계집들은 아마 조금 후에 극락에 가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테니, 오히려 고마워할 거야.”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조민우가 대충 시비를 걸기 위해서 그가 의도적으로 나온다는 것 정도는 깨달았다. 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이놈들이 왜 여기서 자신을 막아서는 것일까?

‘설마 우연이란 말인가?’

그것은 지금 당장 알 수가 없는 문제였다. 더욱이 지금 당장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망치가 코앞에까지 다가온 탓이다.

그는 결국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뒤에 늘어 서 있는 남자 숫자를 생각하자 단호하게 마음먹었다.

‘일단 숫자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야. 지금 6명은 너무 많아.’

그는 물론 조금 전에 자신이 연마한 바람 마법을 바로 떠올렸다.

‘가능할까?’

조민우도 거기에 대해서 확실할 수는 없었다. 실전과 연습은 엄연히 다른 탓이다. 하지만 최소한 상대가 자신에 대해서 바람 마법을, 아니 자신에 대해서 모르는 상황에서 접근하는 것은 쉬울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확신을 가지자 오히려 망치 쪽으로 뛰다시피 달려들었다.

후다닥.

“헉?”

갑작스러운 조민우의 반응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망치가 오히려 깜짝 놀랐다.

조민우가 마법을 나직이 속삭인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미끌.)

휘청.

망치는 물론 조민우의 행동에 반사적으로 주춤하면서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순간이기에 곧 바로 미끌 마법에 의해서 지면의 마찰 계수가 갑자기 0으로 바꿔 버리자 비틀거렸다.

조민우가 그의 가슴에 바짝 달라붙어서 손바닥을 내민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그것도 냉혹한 미소를 지은 채.

(바람.)

두 번째 연속으로 이어진 바람 마법이었다. 하지만 평균 1,000회에 걸쳐서 생수를 만들면서 이제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워진 마법 경험이 쌓였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발현 마법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다시 펼쳐졌다.

휘이잉.

자신의 손바닥에서 뭔가 떠나는 느낌.

지금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뒤 이어서 발생한 것은 그런 자신의 느낌과는 좀 다른 결과였다.

파앙.

가죽 북을 마치 해머로 올려 쳤을 때는 나는 둔탁한 소리가 이어졌다.

“크악.”

더욱이 그 충격이 얼마나 대단한 지 무려 190이 넘는 망치의 거구가 허공 10cm 정도 그대로 붕 떠올랐다.

조민우조차 눈을 크게 떨 정도로 놀라운 바람 장법의 위력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그냥 상대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놈이 다시 자신을 공격하게 되면 문제가 지저분해진다는 것 정도는 느꼈다. 그래서 그대로 비틀 거리면서 가격당한 자신의 복부를 잡고는 허리를 숙인 그의 등에 다시 바람 마법을 그대로 사용해버렸다.

(바람.)

콰앙.

이번에는 등뼈와 부딪혀서인지 그 소리조차 달랐다.

“으악.”

망치 역시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비명을 지르면서 입에 거품까지 물고는 그대로 지면에 쓰러져버렸다.

대충 보기에는 긴 장면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 가까워진 상황에서 이루어진 동작은 겨우 세 번에 불과했다.

가히 전광석화를 방불케 하는 동작.

그것도 언뜻 봐서는 그냥 손바닥을 붙였다 떨어뜨려다하는 간단한 행동일 뿐이다. 하지만 망치가 그냥 손도 못 쓰고 기절해린 것이다.

나머지 조직 폭력배들은 이 기경한 광경에 입을 살짝 벌린 채 멍하니 그를 쳐다봐야 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민우가 오히려 이런 그들을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기세 때문인지 다섯 명 중에 두 사람이 옆으로 비켜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 바로 그들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파악.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그도 분명히 지금 상황이 위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 나름 최선을 다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몸이 생각보다, 아니 자신이 아는 것과는 전혀 다를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뭐, 뭐야?’

하지만 그가 이런 감정을 느꼈을 때 벌써 두 사람 코 앞 에까지 도착한 상태.

지금은 이런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고민할 수만은 없었다.

두 사람 역시 얼마나 조민우 동작이 빨랐는지 그제야 화들짝 놀랐다.

“뭐, 뭐야?”

“헉?”

하지만 조민우는 이미 이들과 좋게 말로 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확신했다. 지금 딱 봐서는 자신과, 두 여인을 노린다는 것을 모를 정도가 아니었다. 더욱이 조금 전에 한 말을 다시 떠 올려 봐도 이놈들이 어떤 짓을 할지 눈에 훤히 들어왔다.

‘아마 내가 힘이 없었다면 현주는 어떤 비참한 꼴을 당할지 모르겠지.’

아니 그런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 역시 어떤 비참한 몰골이 될지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최현주가 만약 자신이 병신에 가까울 정도로 두들겨 맞는 것을 본 후에, 이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

더욱이 그런 일이 있은 후에 과연 단 한 번의 윤간으로 끝이 날까?

그리고 그녀들은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보게 될까?

자신이 어쩔 수 없어서 이해를 해줄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무능한 주제에 쓸데없이 청평사로 오게 한 자신을 원망할까?

‘아마 원망하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조민우는 과거 단란주점을 그냥 호프집 드나들 듯이 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접대부의 비참한 사연 정도는 이미 충분히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들 대다수가 그런 처지에 놓인 근원에는 모두 이런 자들이 알게 모르게 관여되어 있었다.

‘물론 합법을 교묘하게 가장해서 여자의 신세를 완전히 망가트린 거지!’

조민우는 그제야 앞으로 상황을 확신하자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정할 수가 있었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그는 곧 두 사람을 보면서 우선적으로 미끌 마법을 다시 사용했다.

그것도 연속으로.

(미끌.)

휘청.

두 조직 폭력배 역시 그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항상 애용하는 칼을 꺼내려다가 몸을 다시 휘청했다. 그 역시 그런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햇살에 두 개의 칼이 반짝이자 그것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챈 것이다.

‘역시 이놈들이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뻔하군. 속전속결이다.’

조민우는 이미 바람 마법을 성공적으로 사용해서인지 이미 어느 정도 확실을 가지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조금 전보다는 더욱 여유로운 태도는 두 사람의 팔목을 우선적으로 부드럽게 잡았다.

============================ 작품 후기 ============================

자 마음에 든다?

1. 그렇다.

2. 아니다.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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