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0 회 -- >
(무슨 뜻이냐?)
(그 김주한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흐음, 가만 그렇게만 된다면.......)
(당연히 의뢰금을 더 받을 수가 있겠죠? 더욱이 이것을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기회라니?)
(차도살인지계!)
(......)
최두한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설마 이런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를 꺼낼 지는 상상도 못한 탓이다.
하지만 그가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할 리가 없었다. 최근 들어서 자신을 괴롭히는 한 신흥 조직 놈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그는 조민우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 쪽으로 물러나 있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밑으로 내려가는 조민우 일행의 뒤 모습을 한 번보고는 조금 전의 일을 떠올려 보았다.
‘확실히 나쁘지 않군.’
2장 악연
조민우는 이런저런 상황을 돌아보다가 더 이상은 일방적으로 세 사람에게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손을 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도 독한 마음을 먹으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랬다가는 깍쇠의 말처럼 문제가 복잡해지는 탓이다.
‘만약 이 때문에 경찰서를 오가게 되면 내 신상이 문제가 돼. 일단 폭력을 휘 두루는 거야 어쩔 수가 없지만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해. 더욱이 엄마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건강이 더 나빠질 거야.’
하지만 그는 이런 상념에만 잠겨 있을 수가 없었다.
최현주가 이내 그에게 말을 건낸 탓이다.
“오빠,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오빠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잖아요? 그 자들이 하는 짓을 봐서는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조민우는 아직도 그들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서인지 겁을 집어먹은 최현주의 눈빛을 보고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거려주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어. 그러면 설마 내가 현주가 몹쓸 꼴을 당하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야겠어?”
“아뇨, 그것은 아니에요. 다만 그런 상황에서 도망가지 않고, 그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전 신기할 뿐이에요. 아 그리고 도대체 그것은 뭐였어요?”
“그거라니?”
“그 이상한 동작 있잖아요? 저는 자세히는 못 봤는데, 오빠가 손바닥을 내밀었는데, 그 세 사람은 그야말로 해머로 맞은 사람처럼 쓰러졌잖아요? 전 그런 장면은 태어나서 처음 봐요.”
“아, 그거.......”
조민우는 그제야 자신이 사용한 바람 마법을 떠올리고는 곤혹스러웠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에 대한 것은 아직 염두에 두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그는 곧 한 가지를 떠올리고는 설명을 해주었다.
“일종 고급 무술 수법인데, 보통은 암경이라고 해.”
“암경요?”
사실 암경은 무협 소설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위 고수라고 말을 하는 사람 중에 간혹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게 지만 있었다.
물론 조민우 나이에 그 정도 수준에 이른 고수가 있다는 말은 아니었다.
‘대다수가 거의 50대 이상으로 수십 년을 연마해야 가능한 기술이니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지. 더욱이 바람 마법도 따지고 보면 암경과 그 형태가 거의 비슷하지.’
굳이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전신의 힘을 사용해서 줄 수 있는 일종의 충격 기법이야. 물리학적으로 치면 작용, 반작용의 원리와 비슷하다고 해야겠지?”
“네? 작용과 반작용?”
“그래. 하지만 나도 솔직히 그렇다 정도만 알지 내용은 잘 몰라. 다만 경이라는 것은 몸 전체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방법 중에 하나인데, 암경은 그런 것 중에 하나라고 하니까.”
“결국 잘 모른다는 이야기군요.”
“뭐 그런 셈이지.”
이 정도하면 대충 넘어갈 일이다. 하지만 최현주는 역시 호기심이 많은 여인다운 반응을 보였다.
“오빠, 그런데 그런 방법을 어떻게 사용할 수가 있는 거죠? 오빠가 무술을 배웠다는 이야기는 처음인데요?”
조민우는 솔직히 그 자신이 말을 했지만 암경에 대해서 그 자신도 제대로 확신하지 않았다.
‘그냥 적당히 둘러댄 것인데, 정말 귀찮게 하네. 그렇다고 말하지 않으면 계속 질문할 것이잖아?’
그도 이제는 최현주에 대한 경험이 쌓여서인지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몰라도 사용은 할 수가 있어.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면 돼.”
최현주는 다시 정신적인 압박을 받자 말을 더듬었다.
“아, 알았어요.”
다행스러운 일은 민현진이었다. 그녀 역시 사소한 일로 계속 불만을 토로하는 최현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조민우를 위해서라도 슬쩍 다른 주제, 아니 조금 전부터 의아해 하는 한 가지 점을 지적했다.
“오빠, 그런데 도대체 그 사람들은 정말 어떻게 된 걸까요?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청평사로 내려올 때와 딱 맞춰서 만난 거죠? 운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공교로운 점이 많은 것 같은데.......”
대수롭게 생각하면 그럴 수가 있다. 하지만 조금만 잘 생각해보면 꽤나 의미가 있었다. 도대체 그 조직 폭력배가 어떻게 조민우 일행과 딱 부딪힐 수가 있을까?
운으로 보기에는 이상한 구석이 너무 많았다. 아무리 자신이 아름다운 두 명의 여인과 동행했다고 하지만 왜 자신 일행을 노린 것일까?
‘설마 처음부터 노렸다는 말인가? 그러면 어떻게 안 것이지?’
우뚝.
조민우는 그제야 심상치 않는 사실 한 가지를 깨닫고는 걸음을 딱 멈추었다. 그도 똥이 무서워서 피한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똥이 누군가 의도적으로 놔 둔 것이라면 상황은 달랐다.
지금과 같은 일이 계속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가 없었다.
민현진은 자신이 그냥 논리에 맞지 않아서 한 말에 조민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하자 괜한 소리를 했나 싶었다.
“오빠, 제 말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냥 좀 앞뒤가 맞지 않아서요.”
“아니다. 솔직히 정말 잘 말해주었어. 난 당장 지금만 넘기면 그놈들과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네 말대로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면 확인이 꼭 필요해.”
“네? 그러면 어쩌려고요?”
조민우는 이미 마음을 굳혔는지 두 사람을 잠깐 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두 사람은 먼저 내려가 있어. 아니 혹시 내가 늦게 내려가면 이미 예약한 펜션 가서 쉬고 있어.”
민현진은 그제야 조민우가 다시 그들을 만나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자 화들짝 놀랐다.
“네? 저, 정말요?”
“아니,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이미 두 사람도 봤잖아? 조금 전에 그들이 얼마나 날 두려워하는 지? 다만 누가 시켜서 우리를 노렸는지 일단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
“하, 하지만........”
조민우는 두 사람이 당혹스러워하자 가볍게 두 여인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위로해주었다.
“걱정 말라니까. 정말 우리를 의도적으로 노린 것인데, 그냥 이대로 방치하면 동일한 문제가 그대로 발생한다고 봐야 해. 나중에 너희 두 사람을 따로 찾아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아니 대학에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하아, 알았어요.”
민현진은 그런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끔찍한 지 안색이 핼쑥하게 변했다. 그녀는 괜한 소리를 했나 싶었다.
하지만 이미 뒤 늦은 후회였다.
조민우는 이미 결심을 굳혔는지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두 여인 역시 완전히 바보는 아니었다. 그녀들도 이미 본능적으로 뭔가 좀 이상하다는 것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를 무조건 막지는 않았다. 더욱이 조금 전에 조민우가 보인 능력이라면 최소한 그가 무사하리라 확신한 것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괜한 소리를 했어.’
***
조민우는 물론 다시 천천히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들에 대한 생각에 빠져 들어갔다. 그는 물론 자신이 조금 전에 한 행동을 떠올리고는 후회 역시 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사업 실패를 한 가장 큰 이유도 한 사람을 어수룩하게 채용해서였잖아? 그 당시에 정성일 부장이 그렇게 말렸는데도 사소하게 생각하고 넘어간 것이 너무 컸어.’
그는 지난 일을 돌이켜볼수록 자신의 답답한 행동에 정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법인데, 이런 일이 너무 많았다.
그 때문에 일어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니, 생각할수록 답답할 뿐이다.
조민우는 그나마 이번 일에 있어서만큼 확실히 마무리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물론 어설프게 그들을 대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그들을 상대하면서 사용했던 힘에 대해서 정리를 거듭하기 시작했다.
‘일단 마법 코어가 생기면서 내 능력이 확연하게 달라졌어. 하지만 지금 여기서 다른 능력을 확인해서 사용하는 것은 무리야.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것을 최소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현재로는 손바람이 가장 효율적이니, 그것을 활용하는 것으로 하자. 다만 약간의 거리가 있는 경우에는 회오리바람을 활용하는 거야. 그런 경우에 손에서 바람이 나가지만 너무 근거리라서 사람이 인식하기는 어려운 거야!’
간단한 자신의 두 가지 바람 마법에 관한 정리였다.
별 것 아닌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민우는 조금 전에 조직 폭력배를 상대할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자신이 가진 마법을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를 통해서 확연히 느꼈다. 특히 손바람의 경우에는 한 가지 특이한 장점이 있었다.
‘바로 상대의 양 손으로 잡은 경우에는 무조건 그 마법을 사용할 수가 있다는 점이야. 지금 손바람 위력 정도라면 뼈에 충격을 정도는 될 테니까. 사용횟수야 지금 딱 봐서는 웬만한 숫자는 문제가 될 것 같지고, 않아. 다만 내가 워낙에 단호한 성격이 아닌 것이 문제가 될 뿐이야.’
여기까지였다.
조민우는 손바람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본을 정하고 나자 그들을 만난 후의 상황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이렇게 무조건 올라갈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올라갔던 산길에서 으슥한 곳을 하나 골랐다.
‘일단 기습을 하는 것으로 하자. 괜히 쓸데없이 말을 해봐야 그놈들이 쉽게 말을 하지 않을 거야.’
그는 곧 자신의 몸을 충분히 가릴만한 나무 뒤쪽에 서서 조용히 기다리는 것으로 중간에 마음을 바꾼 것이었다.
다만 그는 곧 자신이 은신해 있는 위치가 너무도 조용해서인지 덕분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바로 지난 일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그는 계속 이런 과거 상념에만 잠겨 있을 수는 없었다.
얼마 있지 않아서 두런두런 거리는 소리가 들린 탓이다.
(그렇게 고통스러워?)
(혀, 형님, 장난이 아닙니다. 지금 그놈이 만진 곳을 보십시오. 퉁퉁 부어 있지 않습니까? 지금 봐서는 뼈에 금이 갔을 지도 모릅니다.)
(으음, 이해할 수가 없구나. 그렇게 심하게 손을 쓰는 것 같지 않았는데, 너희들은 어때?)
(아? 저는 아직도 매스꺼워 미칠 지경입니다. 제가 오죽하면 걸음도 제대로 못 걷겠습니까?)
(도대체 알 수가 없구나.)
(그것은 아마 그놈이 특수한 무술을 익힌 놈이라서 그런 겁니다. 간혹 어떤 비전 무술에는 주로 경(經)을 사용한 방법이 있으니까요.)
(그게 정말 가능하기나 한 방법이냐? 나도 들어 본 바는 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물론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을 사용할 정도라면 벌써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대다수는 무술을 최소한 30년 이상은 연만한 사람들이라고 봐야 할 정도이니까요.)
(흐음, 그래? 그렇다는 이야기는 그 새끼가 그만큼 대단한 놈이라는 이야기군.)
(네, 형님, 이거 이번 의뢰는 정말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대로 확인 후에 손을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놈에 대해서 제대로 몰랐으니, 역시 문제의 소지는 있었겠죠.)
(김주민 그 새끼는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놈에게 그렇게 악감정을 가진 걸까?)
(제가 보기에 틀림없이 여자 문제가 맞을 겁니다!)
(그래? 좋아. 어차피 그 놈 인적사항에 대한 것은 확인이 된 상태이니까.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노리는 것으로 하자.)
조민우는 처음에는 잠깐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일행의 이야기를 듣고는 의아했다. 하지만 그는 곧 처음 들어보는 ‘김주민’ 이름을 듣고야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운이 아니었어!’
그는 설마 했던 사실이 현실로 드러나자 자신이 어떻게 해서 그들의 소리를 들었는지는 무시해 버리고는 이를 악물었다.
그 자신이 또 어수룩하게 일 처리하는 고질적인 습관 때문에 후환을 남길 뻔했다는 그제야 알아챘다.
============================ 작품 후기 ============================
자자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일어 날까요?
1. 2:1
2. 그냥 잔다.
3. 조폭 보복.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