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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52화 (5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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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의미가 있는 말이었다. 최두한 역시 자신이 이제까지 한 과거 일에 대해서 부인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엉망이 될지는 몰랐다. 더욱이 여기서 더 망가지면 정말 곤란했다.

“김주민은 김본성 회장의 자제 중에 한 사람입니다.”

“김본성?”

그는 처음에는 김주민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갑자기 김본성이라는 이름을 듣자 뭔가 좋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특별히 뭔가 있다?

그것은 아니다.

다만 본능적으로 상대에 대한 강한 적의감이 떠올랐다.

도대체 왜 자신이 이런 감정을 품었을까?

확인이 필요했다.

“그는 누구지?”

“L그룹 투자 증권 사장입니다.”

“뭐?!”

최두한은 그냥 다 포기했기에 한 말인데, 상대가 격분한 반응을 보이자 움찔 몸을 떨었다. 특히 그의 몸에서 풍기는 강력한 기운이 심령에 영향을 받자 미칠 것만 같았다.

도저히 참기가 쉽지 않았다.

‘도, 도대체 이 새끼 정체가 뭐야?’

하지만 그가 그렇다고 이런 생각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그냥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폈다.

“김본성 사장의 아들이 김주민이 맞습니다. 소위 말하면 재벌 후계자 정도 됩니다. 물론 L 그룹 직계는 아니라서 그렇게까지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시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조민우는 그의 이 말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지난 아픈 기억만이 주마등같이 떠오른 뿐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를 갈리는 일이었다. 물론 김본성이 자신의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역시 L 그룹 자회사라는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다른 것은?”

“네? 다른 것이라뇨?”

“나를 노린 이유가 그러면 김주민 외에는 없다는 이야기야?”

“무, 물론입니다.”

그는 그제야 민현진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보았다.

“그런데 나에 대해서 어떻게 안 건지? 아니 내가 청평사에 이렇게 가는 것을 어떻게 알고 딱 맞추어 나타난 거지? 설마 운이라고 하지는 않겠지?”

“그, 그것은......”

조민우는 상대가 다시 머뭇거리자 이번에는 그냥 놔둘 수가 없었다. 시범을 보인다? 이런 의미보다는 이 자가 생각보다 후환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느끼자 그냥 둘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의 물건을 불구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것은 오히려 더 원한을 키울 뿐이니까.

그는 슬쩍 그의 오른 편 무릎 쪽으로 손을 쭉 내밀어서 살짝 붙였다.

(손바람.)

마법 주문 소리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

빠각.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손바람 마법이 걸려서인지 그의 무릎 뼈에서 뼈가 부서지는 끔찍한 소리가 들렸다.

“크아악.”

조민우는 부들부들 떨면서 입에 거품까지 무는 최두한의 모습에 가슴이 떨렸지만 억지로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해두는 것이 나중에 후환을 없앨 수가 있다고 본 탓이다.

비록 고통 때문에 정신이 혼미한 최두한이었지만 다시 그의 손이 다른 무릎 쪽으로 이동하자 질겁하고는 곧 바로 허겁지겁 일을 열었다.

“차, 차량 번호를 통해서 추적했습니다.”

“뭐? 차량 번호라고?”

그는 막상 사실을 알자 오히려 의아스러웠다. 자신의 차량 번호라니?

도대체 차량 번호를 언제 알았다는 말인가?

도대체 어떤 새끼가 자신에게 원한을 가진 것일까?

자신이 원한을 맺을 만한 상태라고 해봐야 이 최두한 일행.......,가만, 한 사람이 더 있었어. 맞아, 그 새끼가 문제였군.

조민우는 그제야 자신이 춘천 오기 전에 잠깐 주먹다짐을 벌인 한 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그 놈이 그 일 때문에 자신에게 조직 폭력배까지 동원할 지는 상상도 못했다.

“이해할 수가 없군.”

하지만 최두한은 이미 잔뜩 겁을 먹어서인지 술술 다 이야기를 불었다.

“워, 원래 김주민이 평소에도 여자관계가 문란합니다. 주말이면 여자들을 데리고, 별장에서 흥청마시면서 마약까지 하는 자이니까요. 심지어 연애인에게 성 접대까지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사, 사실입니다. 특히 두 분은 제가 알기로 김주민이 이제까지 겪어본 어떤 여자들보다도 개성이 있고,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김주민은 이제까지 여자에게 돈을 주면 해결 안 되는 경우는 없었으니, 더할 겁니다. 솔직히 하루 밤 즐기고, 이천만원 정도 받는다면 아마 거절할 여자는 그렇게 많지가 않을 겁니다.”

“.......”

조민우는 그제야 김주민이 일반인과 달리 재벌 후계자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애초부터 돈에 대한 관념자체가 틀린 것이다. 그는 그제야 사실을 알게 되자 힐끗 최두한을 비롯한 일행들을 한 번 돌아보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물론 손을 더 쓸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보이지 않았다. 다들 처음에 당할 때 교묘한 부위를 당해서인지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아마 부상이 낫는다고 해도 꽤 오랜 동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정도는 느낀 탓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는 물론 최두한을 비롯한 이들을 한 번 돌아보면서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다시 내 눈에 뜨이면 아마 평생을 불구로 살게 만들어 주겠다!”

3장 L 투자 증권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최두한 일행에 대한 처리를 끝내고 산자락을 내려갔다.

하지만 그는 머릿속이 복잡할 따름이다.

설마 그들이 L 투자 증권과 관련이 있을 지는 상상도 못한 탓이다.

하필이면 왜 L 투자 증권일까? 그런데 L 투자 증권은 마치 L 그룹의 자회사였다. 그런데 자신의 전 회사가 망한 것은 L 그룹의 음모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야말로 악연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힘이 없기에 잊은 일이다. L 그룹은 그가 아무리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쉽게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 탓이다.

물론 판타지 소설에는 대기업을 쉽게 무너트릴 수 있다고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조민우는 그 누구보다 이런 차가운 현실을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L 그룹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도 알았다.

‘사실 그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이야기는 정말 미친 짓이지. 그것을 알자 나도 애초부터 아예 포기한 것이니까. 하지만.......’

그는 조금 전에 일을 떠올리자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는 분명히 L 그룹에 대한 복수를 포기했건만 자꾸 그들과 엮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탓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랐다.

이제부터는 고민을 해야 했다.

***

조민우는 물론 선착장에 도착하자 곧 자신을 환영하게 두 여인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최현주는 마치 죽은 사람이 돌아온 냥 그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오, 오빠, 다, 다행이에요.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

“내가 분명히 괜찮다고 했잖아. 오빠 말을 그렇게 믿기지가 않아?”

“잠깐만 있어 봐요!”

하지만 그녀는 물론 이런 그의 말에 아랑고하지 않고는 그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혹시라도 부상이 있는 것을 살폈다.

물론 그 결과에는 당연히 안도했다.

“하아, 다행이에요.”

“쯧쯧, 내가 걱정 말라고 했잖아?”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불량해 보이는 남자 여섯 명을 상대하는데요! 솔직히 전 한 명만 봐도 무서웠어요!”

조민우는 자신을 걱정하는 그녀의 마음에 느껴지자 너무도 그녀가 고마워서인지 다소 따스한 손길로 그녀의 등을 가볍게 처 주었다.

“고마워.”

물론 민현진은 한 반 늦어서 그의 품에 안길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했다.

“오빠, 제가 괜한 소리를 해서 정말 걱정했어요. 차라리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나마 이렇게 별일 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하하하, 아냐. 현진이 때문에 오히려 잘 끝낼 수가 있었으니까. 너무 걱정 마.”

***

조민우는 이렇게 간단하게 두 사람에게 안부를 전한 후에 곧 나타난 배에 탑승했다. 다만 그도 그런 중에 김주민과 관련 된 사실을 두 사람에게 이야기 해줘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민현진이 이 부분에 대해서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면 그들이 왜 우리를 그곳에서 노렸는지 이유를 아신 거에요?”

“그게.......”

딱 이 말도 들어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뭔가 이유가 있었다.

“오빠, 우리도 어느 정도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확히 무슨 일인지 모르면 나중에 다시 피해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조민우는 물론 마냥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에 여기에 대해서 그들이 전해 준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확히는 이들이 김주민 같은 놈에게 혹시라도 모르고 나중에 당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인 탓이다.

“알아보니, 그 놈들이 우리가 춘천으로 가기 전에 만난 김주민이라는.......라고 해. 결국 너희 두 사람을 노려서 일어난 일이겠지.”

민현진은 그냥 본능적으로 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지만 설마 그것이 사실이라는 알게 되자 화들짝 놀랐다.

“오, 오빠, 그게 정말이에요?”

꽤나 놀란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했다.

잘못했다면 최악의 경우에 조직 폭력배에게 윤간을 당한 후에, 어딘 가로 팔려갔을지도 모르는 상황.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특히 최현주는 안색이 경직된 채 입을 열지도 못했다.

조민우는 자신이 의도한 대로 수상한 놈을 조심하라는 의도가 먹히기는 했지만 너무 격렬한 두 사람의 반응에 다소 후회가 되었다.

“이거 괜한 이야기를 한 것 같네.”

“아, 아니에요. 차라리 그런 이야기를 해준 것이 더 우리에게 좋죠. 설마 그런 놈이 있다니.”

“뭐 세상을 살다보면 별의 별 놈이 다 있어.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이런 놈이 있을까 하는 놈이 있으니까.”

“하아, 하지만 정말 이해가 안 돼요. 그 정도면 돈도 많고, 얼마든지 정상적인 방법으로 여자를 사귈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조민우는 문득 사업하면서 간혹 접대로 만난 과거 이들을 쭉 떠올려 보았다. 별의 별 일이 다 있었다.

그런 일 중에 가장 특이한 것은 사람의 변화였다.

처음에는 분명히 순수하면서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도 돈, 권력에 향유하게 되면 어떻게 변하는 지를 경험한 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인간의 가장 추악한 면을 경험한 탓이니까.

그런데 재벌 이세라면 어떨까?

그들은 애초부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돈이 자신 스스로가 번 돈이 아니다.

‘당연히 이 돈을 가지고 여러 가지 욕망을 누리려고 하겠지?’

하지만 욕망은 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갈증과 비슷한 법.

그것을 스스로 절제할지 모르면 그 결과에는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조민우가 사업하면서 보았던 것 중에서 가장 추악한 면 중에 하나였다.

“사람이 누구나 다 처음부터 나쁜 것은 아냐. 어떻게 보면 환경에 따라서 변한다고 봐야 하겠지. 물론 다가 그런 것은 아냐. 하지만 그런 중에 몇 몇은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 행동하려고 해. 김주민의 경우도 그런 경우라고 봐야겠지.”

“오빠, 그러면 김주민도 처음에 그렇지 않았는데, 계속 여자를 탐닉하다가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에요?”

“그렇게 보는 것이 맞겠지.”

“하아, 정말 세상 무서워요. 그런 사람도 있는데, 모르는 사람에게 정말 함부로 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조심해. 특히 겉보기에 사람 좋아 보이는 사람도 정말 위험할 수가 있으니까.”

“하아, 그러게 말이에요.”

***

조민우는 이렇게 두 사람에게 지금 돌아간 상황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딱히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앞으로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조심하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두 여인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꽤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춘천에 와서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가 된 것이다.

‘괘한 소리를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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