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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71화 (71/397)

< -- 71 회 -- >

가만 혹시 금반지를 이용해서 저런 전자 제품 관련된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우연히 떠오른 생각이었다. 물론 조금 지나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넘긴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 부분에 관해서 왠지 뭔가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만약 마법을 이용한 전자 소자를 만들 수만 있다면 기존 전자 제품에서 문제가 된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가 있잖아? 솔직히 트랜지스터 근본적으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어. 그런 점을 보완할 수만 있다면.......,가히 전자 산업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잖아?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만약 가능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도 여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강의가 끝난 후까지 고민해 보았지만 마땅히 대안이 떠오르는 것은 전혀 없었다.

‘역시 힘들까?’

1장 사랑

조민우는 물론 강의가 끝나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 다음 시간부터는 강의가 없는 탓이다. 그는 결국 이 문제에 대해서 한 번 고민을 계속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 역시 마냥 쉬운 것은 아니었다.

“저기 오빠.”

“응? 참 너 다음 시간 강의 없어?”

“아, 다음 강의는 휴강이에요.”

간단하게 말을 했지만 표정만큼은 그렇지가 않았다. 눈을 상큼하게 뜨고는 보조개를 살짝 피운 채 은근히 쳐다보는 시선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정말 귀여운 것만 따지면 현주를 따라갈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표정뿐이 아니었다. 방긋 함박웃음을 짓은 채 얼굴을 반짝 들이밀면서 뜨거운 눈빛으로 쳐다본다는 점이다.

아마 연애경험이 없는 남자가 이런 경우를 당하면 십 중 구는 얼굴을 붉힌 채 당황할 정도로 노골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렇다고 성적인 그런 면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그저 상대를 너무도 좋아 한다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디 남자가 그런가? 더욱이 최현주같은 미인이 아예 대놓고 이런 표정을 하고 있자 살 떨리는 유혹은 정말 참기가 쉽지 않았다.

휴우, 이러다가 내가 먼저 애 때문에 바싹 말라서 미라가 되겠다. 그나저나 현주가 정말 아름답기는 아름다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인지 그나마 견딜 만 했지. 얼마 전이라면 지금처럼 이성을 유지한 채로 그녀의 뜨거운 눈길을 받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

“휴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응? 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상큼하게 눈을 크게 치켜뜨면서 오히려 시치미를 뚝 떼는 최현주.

그 모습은 참으로 귀여웠다.

“끄응, 그만 좀 해.”

하지만 여전히 모른 척을 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원래 천성이 그런 것인지 모호한 최현주였다. 그녀는 살짝 자신의 부드러운 손으로 조민우의 이마에 손을 착 얻었다.

“네? 뭘요? 오빠 어디 아파요? 어머, 열이 좀 있네요. 설마 오빠 머리 아픈 거에요?”

“그래, 맞다. 나 지금 머리가 아파. 골이 아파서 터질 것만 같아. 지금 도저히 고통을 참기가 어려워.”

하지만 최현주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녀는 곧 바로 팔짱을 하면서 은근히 자신의 유두를 슬쩍 조민우 가슴으로 들이밀면서 달라붙었다.

뭉클.

“오빠, 가요. 대학 북문 쪽으로 가서, 대학 입구를 나서면 바로 그 앞에 약국하나가 있거든요.”

“.......”

좀 떨어지면 안 되냐? 너는 눈도 없냐? 옆에 다들 눈치 좀 봐라. 아, 정말, 여기 우리 두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

하지만 최현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빠, 왜 또 그래요?”

왜 그러긴? 너도 눈도 없냐? 저 녀석들 쳐다보는 것 안 보여? 완전히 나 잡아먹으려고 이를 갈고 있잖아!

그런데 이것은 마냥 그의 추측만은 아니었다.

***

김동인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강의를 끝마치고 나와서 건물 현관 앞 쪽으로 다른 친구들과 쉬러 나왔다가 이 모습을 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민우에게 이상하게 반감을 가지고 있던 그였다.

그런데 아예 노골적으로 최현주의 가슴에 바짝 붙어 있는 저 흉악한 몰골이었다.

우와, 씨발 새끼. 정말 너무 하네. 어떻게 저 따위로 행동할 수가 있어? 아니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나이가 들었으면 좀 나이 값을 해야 할 것 아냐!

도저히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조민우 선배!”

딱히 부르기 위한 이름이 아니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어조가 냉랭하기만 했다.

조민우 역시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다만 평소와는 좀 달리 차갑게 반박한 것이다.

“왜 그러냐?”

반응이 평소와는 너무도 달랐다.

단순히 화만 냈을 뿐인데, 거리가 떨어져 있는 자신이 소름이 살짝 돋았다.

어라? 조민우 선배 왜 저래? 까칠하기는. 그냥 정도껏 하라고 눈치를 준 것 뿐인데. 이거 뭐라고 둘러 대야 하나. 아 맞아, 그것이 있었지.

“아, 지금 하고 있는 공동 프로젝트 잘 되갑니까? 이제 기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그걸로 중간고사 대치라는 것은 알죠? 만약 아차하면 이번 학기에 그 과목은 그냥 날아갑니다.”

“알아서 할 테니, 쓸데없는 걱정 마.”

“아, 물론 알아서 하겠죠. 하지만 무조건 선배말만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랬다가 뒤통수 맞으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이놈이 시비를 걸자는 건가? 그렇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지. 도저히 못 참겠다.

“야아, 김동인, 너 저번에도 분명히 경고했는데, 말 너무 함부로 하는 것 아냐?!”

다소 공격적인 말투였다. 그 때문에 순간 이들 사이에 분위기는 이내 냉랭해졌다. 그런데 사실 김동인이 원한 분위기였다.

뭐 내가 욕은 좀 먹겠지. 하지만 두 사람 분위기를 깬 것으로 일단 만족해야지.

“민우 선배, 죄송합니다. 하지만 할 말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제가 이렇게 조언하지 않아서 프로젝트 날리는 것보다는 낫죠.”

은근히 이번에는 빼는 말투였다. 할 말은 다하면서 교묘하게 빠진 것이다.

이 새끼가 정말 보통이 넘잖아? 난 그냥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지금 하는 것 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말인가? 이거 그냥 놔두면 나한테 계속 저 짓 할 것 같은데, 보자 어떻게 하나......., 좋은 방법이 하나가 생각이 났다.

조민우는 마음을 먹자 천천히 김동인 앞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김동인 갑작스러운 조민우의 행동에 주춤한 채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다가 다시 멈추었다.

나도 태권도 공인 2단이잖아? 괜히 쓸데없이 겁을 집어 먹는다니까. 조민우 선배가 비록 몇 년 선배이기는 하지만 겁먹을 이유는 없지. 어차피 이 선배랑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전부 취업을 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대학원에 있잖아?

내심 확신을 굳힌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미처 조민우의 능력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실로 뼈아픈 실책이었다.

그렇다고 조민우가 무조건 그를 공격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천천히 그의 코앞에까지 바짝 다가가서는 힐끗 그를 쳐다보면서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었다.

툭.

그리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손바람하급.)

콰악.

“크윽.”

위력을 낮추어서인지 과거 조직 폭력배의 뼈를 산산이 부술 때와는 위력이 확연히 달랐다. 그렇다고 가볍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동인은 마치 자신의 어깨에 야구 방망이로 가볍게 맞은 충격에 몸을 휘청하면서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나야 했다.

그런데 물러나면서도 그의 고통을 참느라 이를 악물고는 멍하니 조민우를 쳐다보기만 할 따름이다.

조금 전의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탓이다.

분명히 가볍게 손만 얹었어. 그런데 이토록 지독한 충격이라니. 도대체 이것이 어떻게 된 거야?

조민우는 물론 그대로 있지 않았다. 조금 전과 동일한 동작으로 다시 고통을 억지로 참고 있는 김동인 코앞에까지 바짝 달라붙었다.

“야아, 김동인.”

“네?!”

김동인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겁을 잔뜩 집어 먹은 채로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입장이 되어 보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가볍게 어깨를 툭 쳤는데, 그 고통이 야구방망이로 후려 친 것과 비슷했으니, 겁을 잔뜩 집어 먹은 것이다.

자식, 겁먹긴. 하긴 모르는 사람이 확실히 좀 이상하기는 하지.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아, 아닙니다.”

“그런데? 저번에 내가 충고 했지? 귀찮게 하지 말라고. 그런데 왜 자꾸 나에게 시비를 거는 거야? 나 하는 것 보면 완전히 습관성이잖아?”

김동인은 여기에서 강하게 부인했다.

“저는 민우 선배님에게 추호도 시비를 건 적이 없습니다. 다만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입장에서 필요한 조언을 한 겁니다.”

조언 좋아하고 있네. 이 새끼는 말은 참 잘 해. 이것 정말 오늘 손을 확실히 봐줘야 하나.

하지만 이 때 끼어든 것은 의외로 최현주였다. 여전히 고혹적인 눈을 크게 치켜뜨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면서 따스한 눈빛을 반짝였다.

“오빠, 그만 해요. 다들 보고 있잖아요?”

확실히 그녀의 말이 맞았다.

강의 건물 현관 쪽이라서 잠깐 일층에 커피나, 아니면 잡담을 하려고 내려와 있는 다른 이들 역시 이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다들 수군거리고 있었다.

(야아, 저거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조민우 선배와, 동인이가 싸우는 거야?)

(아니, 그렇게는 안 보여. 지금 딱 봐서는 동인이 먼저 조민우게 선배에게 시비를 걸었는데, 조민우 선배에게 몇 대로 맞고 물러난 것 같아.)

(야아, 넌 지금 옆에서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냐? 동인이가 언제 맞았다고 그래? 그냥 혼자서 어깨만 잡고 뒤로 물러나기만 했잖아.)

(그렇게 보기에는 좀 이상해. 내가 아는 동인이는 결코 저런 식으로 겁을 집어 먹지 않아. 뭔가 일이 있다고 봐야 해.)

(호오, 그래?)

(당연하지. 저 새끼가 보면 평소에도 꽤나 까칠까칠하잖아. 어지간한 말로는 도저히 안 먹히는 놈이야. 조민우 선배가 이번 기회에 저 놈의 썩은 근성을 뿌리까지 뽑아줬으면 좋겠어.)

“.......”

조민우는 사실 좀 더 김동인에게 쓴 맛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도 주변에서 이렇게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선뜻 내키지 않았다.

멍석을 깔아놓으면, 하던 일도 안 한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군. 그렇다고 이놈을 그냥 이대로 두기에는 기분이 영 찜찜한데, 나중에 또 기어오려고 할지 모르잖아?

고민은 생각보다 짧았다.

그런데 방법이 그다지 많지만은 않았다.

다만 그는 한 가지 방법 정도는 금방 떠올리고는 눈빛을 반짝였다.

그리고 김동인에게 다시 다가가서 그를 현관 바로 옆에 잔디밭 쪽에서 장식으로 놓인 바위 덩어리까지 밀어붙인 후에 잠깐 멈추고는 그가 아니라, 바위 덩어리에 살짝 손을 얹었다.

(손바람중급.)

파드득.

“?”

김동인은 바위돌이 부서지는 섬뜩한 소리를 느끼고는 움찔했다. 그런데 그는 혹시나 해서 자신의 옆에서 들린 소리 진앙지에 힐끗 시선을 돌렸다.

투드득.

그런데 그는 마침 조민우가 손을 뗀 바위 표면이 조각조각 부서져서 밑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고는 마른침을 삼켰다.

꿀꺽.

“봤냐?”

“네? 네!”

조민우는 하얗게 탈색되어 있는 그의 뺨을 툭툭 치면서 걱정스러운 투로 위로 해주었다.

“동인아, 안색이 안 좋아. 평소에 조심을 해야지. 혹시 아냐? 너 자꾸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다가는 그냥 한 방에 훅 갈지도 몰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끄덕끄덕.

김동인은 차가운 조민우의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확실히 알아서인지 도저히 입을 얼어붙어서 말로 나오지 않자 고개를 끄덕여만 했다.

“앞으로 조심해라!”

“아, 알겠습니다.”

그는 그런 김동인을 다시 한 번 보고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친 후에 등을 돌렸다.

***

최현주는 사실 최근 들어와서 조민우에 대한 마음을 어느 정도 굳힌 바가 있다. 그런데 그녀도 한 가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하나가 있었다.

바로 우유부단.

더욱이 후배들 앞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비록 당시에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이전처럼 찌질한 행동은 정말 꼴 볼견이었다.

다른 것은 솔직히 그녀도 마음이 들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것만큼은 싫었다.

그런데 조금 전의 그 모습.

그녀는 아예 반쯤 넋이 나가서는 바짝 그의 옆에 달라붙어서 눈치를 살필 뿐이다.

우와, 민우 오빠가 원래이랬어? 김동인 저 놈이 의외로 사람 귀찮게 하는 것은 귀신인데, 그런 놈을 그냥 단 몇 마디로 기를 팍 죽이다니!

물론 사실과는 좀 무관한 이야기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런 추측과 맞았다.

조민우 역시 잠깐 산보 형식으로 캠퍼스를 걸으면서 자신의 옆에서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최현주가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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