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75화 (75/397)

< -- 75 회 -- >

“정성일 부장님, 오래 만에 뵙습니다.”

“하하하, 자자, 어서 가자고, 내가 사장님에게 안내해 줄 테니.”

“네.”

그는 곧 바로 정성이 부장의 뒤를 따랐지만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딱 봐서는 언제 망해도 이상해 보이지 않은 아주 작은 회사였다.

그런데 이런 회사를 L 그룹이 노린다?

‘아마 그곳이라면 독하게 마음먹으면 금방 망할게 할 수가 있겠어. 그렇게 보면 정말 조민우 사장님이 딱하게 되었어.’

이것은 DS의 회사 매출 구조를 잘 모르기에 하는 추측이었다. 하지만 누구라도 당연히 이런 추측이 가능한 것이 보통이다.

3장 DS X 시판

조민우는 솔직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도 정성일 부장을 통해서 들은 조남웅 대리를 못 믿어서가 아니었다.

다만 정황이 너무 이상했다.

그가 연락을 보낸 시간은 벌써 꽤 지났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지금 연락을 한다?

그리고 대구에 내려온다?

언뜻 생각해보면 가볍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하면 좀 다른 문제였다.

의심을 한다면 그러했다.

그가 물론 부하 직원을 심하게 의심하고 하는 그런 사름 결코 아니었다.

다만 부하 직원에게 뒤통수를 맞아보면 사람은 좀 변하게 마련이지. 직접 당해보지 않는 사람은 그 뼈아픈 고통을 잘 몰라.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이 만약을 위해서 남겨둔 마지막 한 수가 있기에 L그룹에서 언제가 되어도, 자신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 추측한 것도 있었다.

특허 때문이겠지? 뭐 사실 어떻게 보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복수할 기회가 생기면 그 놈들 뒤통수치려고 내가 라이센스 일부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

조민우는 사실 과거 라이센스 일부를 지키기 위해서 당시 L 그룹 특허팀과 생각보다 적지 않는 기간을 밀고 당겼다.

그 당시에는 확신할 수가 없었어. 그런데 만약 기회가 생겨서 다시 시작을 시작하게 하는 경우를 생각했었지. 그 때문에 절대로 그 특허 권리를 전부를 줄 수는 없었지. 만약 그렇게 하고 나면 정말 그 놈들에게 당한 것을 돌려줄 방법이 없었으니까.

어쩌면 그 때문에 L 그룹에서 더욱 독하게 나온 것일 수도 있었다.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래 은행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은행장이 자신에 했던 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조민우 사장님이 그 특허 권리를 완전히 포기하면 지금 남아 있는 채무 전액을 삭감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조민우는 당시에 이 제안을 일어지하에 거절했다.

덕분에 꽤 힘들었지. 만약 정성일 부장을 비롯한 나머지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정말 쉽지가 않았을 거야.

생각할수록 지난 아픈 기억이 생각나자 골머리가 아팠다. 이제는 L 그룹하고는 더 이상 볼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그나만 오늘 나온 DS X 시제품이 위안이 될 뿐이었다.

조민우는 우울한 생각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DS X에 대한 것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이것을 운영해야 할까 다시 고심에 빠져 들어가려고 했다.

똑똑.

-들어와요.

“오, 조남웅 대리, 오랜 만입니다.”

“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그 동안 잘 지냈습니까?”

그는 어깨는 으쓱하고는 다소 처량하다 못해서 안쓰러운 자신의 집무실을 손으로 가리켰다.

“보다 시피 이렇게 삽니다.”

“아, 하지만 아마 앞으로 분명히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내시리라 믿습니다.”

그럴듯하게 추켜올리는 말이었다. 그다지 진심이 담겨 있지도 않았다.

조민우가 과거였다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지금의 그는 좀 달랐다.

뭔가 이상하군. 날 오랜 만에 만났으면서 왜 그렇게 초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더욱이 내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잖아? 가만 조경민 부장이 과거에 저런 행동을 보인 적이 있었지. 그렇다면 설마.......

하지만 그가 이런 의혹을 내색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부드러운 미소를 한 채 임시로 만들어 놓은 테이블을 가리켰다.

“저기 앉아 보세요. 한 번 조남웅 대리 이야기는 좀 들어봐야겠습니다.”

“네?”

“아, 회사 그만두고 나서 다른 곳에 취업 했을 것 아닙니까? 그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서요.”

“그건.......”

“아 싫으면 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습니다.”

“제가 다음 기회에 이야기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지금은 제 진로 문제를 먼저 정하고 싶습니다.”

역시 좀 이상해. 예전에 이 친구는 이런 사소한 개인적인 질문을 하면 내가 기억하기로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했어. 그런데 지금 이 모습은 뭐가 좀 이상하잖아? 일단 이것은 좀 더 두과 봐야겠어.

“으음, 좋습니다. 그렇다면 정성일 부장님이 보낸 이메일을 받아 보았을 테니, 가부만 결정하면 됩니다.”

“가부라면.......”

“이곳에서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말 것인지만 정하면 됩니다.”

어떻게 너무 일방적인 태도였다.

조남웅 대리조차 다소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정성일 부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조민우의 반응에 의아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갑자기 사장님이 왜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직원들에게 저런 식으로 깐깐하게 행동한 것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민우 역시 이런 정성일 부장의 내심을 모를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그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는 오히려 조남웅 대리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솔직히 이미 한 번 부도까지 한 제가 다시 직원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이 말은 의도성이 다분했다.

다소 강압적인 분위기로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사실 이미 한 번 자신의 실수로 회사가 부도까지 난 상황이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이런 제안을 한다면 과연 전 직원이 쉽게 받아들일까?

일반적으로 그렇지가 않았다.

설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최소한 회사 사정을 확실히 알기 전까지는 한 번 쯤은 고민해야 하는 것이 정확했다. 실제로 다른 직원들 역시 대다수 이 문제 때문에 적지 않게 고민했다.

그런데 조남웅 대리 반응은 좀 달랐다.

“알겠습니다. 여기서 일을 하겠습니다.”

“호오, 그래요?”

조민우는 간단하게 다시 반문했지만 그다지 썩 좋은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의 집무실 의자에 풀썩 앉은 채 팔짱을 끼고는 물끄러미 조남웅 대리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쯧쯧, 이상하군. 의도적으로 한 번 떠 본 것뿐인데, 정말 말려들다니. 어쩐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다면 조남웅 대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고민은 여기에 있었다.

자신이 솔직히 물어본다고 해서 쉽게 대답해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고문한다?

그것은 더 웃기는 일이었다.

그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으로 빈정거렸다.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제가 알기로 조남웅 대리는 어느 정도 안정이 있는 기업에 취업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우리 DS는 보다시피 그야말로 판잣집 수준의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에 다시 재입사 하겠다?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 그것은 제가 조민우 사장님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기 때문입니다.”

조민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 말은 더 믿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조남웅 대리도 곧 결혼도 하고, 이것저것 할 것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우리 DS에 다시 들어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솔직히 한 번 말해보세요. 왜 이 DS에 다시 입사하려고 하는 겁니까?”

제길 큰일 났잖아. 이거 딱 봐서는 벌써 날 의심하는 분이기인데, 어떻게 하지? 여기서 물러나는 것도 웃기는 일이야. 하지만 물러나도 그냥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냐. L 그룹에서 손을 쓰면 지금 있는 기업체에서도 그만 둬야 하잖아? 일단 강하게 계속 나가보자.

“설마 사장님은 절 못 믿는 겁니까?!”

“으음 뭔가 오해를 하시는 군요. 제가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질문을 하는 겁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뭔가 있군.

조민우도 이제는 어느 정도 확신을 해서인지 지난 조경민 부장 일을 떠올리면서 이를 으드득 갈면서 그를 괴롭혔다.

“조남웅 대리는 무조건 절 믿는다고 하면 제가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조남웅 대리는 늦게 와서 잘 모를 테지만 다른 직원들 대다수는 제가 말한 것에 대해서 다들 의혹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에게 따졌지요.”

“그, 그건......”

“사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태도입니다! 아시겠습니까?”

“.......”

사뭇 살벌하기까지 한 그의 날카로운 태도였다. 과거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의 차가운 카리스마에 조남웅 대리는 입을 다문 채 안색을 굳혔다.

끄응, 골치 아프게 되었어. 지금 딱 봐서는 나에 대해서 완전히 의심을 굳힌 것 같잖아?

조민우는 물론 이런 그의 태도를 보면서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

“그런데 지금 조남웅 대리 태도를 보세요. 무조건 이 회사에 들어오겠다는 거 아닙니까? 뭔가 다른 목적이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런 행동을 보일 수가 없죠!”

조남웅 대리는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는지 바로 옆에 있는 정성일 부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정 부장님, 이거 정말 너무 억울합니다. 제가 그래도 조민우 사장님을 생각해서 이렇게 대구까지 내려온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보자마자 의심부터.......”

정성일 부장은 의외로 손을 내저어서 그의 입을 가로 막았다.

“나도 처음에는 조민우 사장님이 좀 지나치다고 생각했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좀 이상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

“서, 설마 부장님마저 저를 의심한다는 말입니까?”

“아니 의심하고 말고가 아니네. 나만 해도 사장님을 믿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 일일이 다 따졌네. 그리고 비록 의혹이 있었지만 사장님을 믿고 다시 여기에 들어온 거지.”

“하, 하지만......”

정성일 부장은 시간이 더해갈수록 수상한 눈빛을 한 채 다시 한 번 그를 압박했다.

“그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네, 다른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야. 그런데 자네는 마치 이 DS에 들어오기도 전에 DS에 대해서 모든 사실을 알고 있고, 뭔가 목적이 있어서 들어온 것처럼 보여.”

냉정하게 정곡을 딱 지르는 말이었다.

조민우가 다시 나선 것은 바로 이때였다.

“조남웅 대리!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정말 곤란합니다. 도대체 사람을 얼마나 우습게 알기에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겁니까?!”

차갑다 못해서 섬뜩하기까지 한 반응이었다. 조남웅 대리는 과거 조민우와는 전혀 다른 행동에 진정으로 놀랐다.

조민우 사장님이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아냐, 그렇지가 않아.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차갑지는 않았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그냥 포기할 수만은 없었다.

“좋습니다. 정 그렇게 저를 못 믿으시면 이대로 떠나지요.”

조민우는 상대의 이런 반응에도 그다지 크게 당혹해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차분한 이성을 가진 채 잠깐 조남웅 대리를 쳐다만 봤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본능적으로 그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신했다.

하지만 그런데 증거가 없었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도대체 뭐라고 할 수가 있을까?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만은 없었다.

그는 그래서 더욱이 조남웅 대리의 이모저모를 살피기 시작했다. 뭔가 혹시라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사실 그도 이런 행동을 할 때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곧 한 가지 희미한 소리를 듣자 고개를 갸웃했다.

쿵쾅쿵쾅? 이게 무슨 소리야? 가만 설마 심장 뛰는 소리인가? 나는 아닌 것 같아. 그렇다면 설마 조남웅 대리 심장 뛰는 소리란 말인가?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현상이었다.

그는 단순히 조남웅 대리를 살피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심장 뛰는 소리를 통해서 한 가지 확신이 느낀 탓이다.

가만 이 친구 딱 봐서는 꽤나 흥분했잖아? 평소에 비해서 월등히 빠른 속도로 심장이 진동한다는 이야기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잖아.

물론 여기에 대해서 확신할 수는 없었다.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조민우는 그래서 한 번 여기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했다.

“조남웅 대리.”

“네?”

============================ 작품 후기 ============================

가면 갈수록 신기하죠?

ㅋㅋㅋ

저도 동감입니다.

이렇게 쓴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

이런 경우에는 삼종세트를 팍팍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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