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6 회 -- >
“솔직히 한 번 말해 봐요. 사실을 말해주면 그런 것을 참작해서 여러 가지를 반영할 테니까요. 조남웅 대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타인을 함부로 믿으면 곤란하다는 이야기에요. 막상 약속을 했다고 하지만 필요 없다면 얼마든지 토사구팽 시키는 것이 보통 사람 심리이니까요.”
“저는 절대로 아닙니다.”
역시 강한 부인이었다.
그런데 심장 뛰는 소리는 좀 달랐다.
쿵쿵쿵쾅쾅!
변화가 생긴 것이다.
조민우는 흥미로운 눈빛을 한 채 이런 변화를 유심히 살피면서 그냥 한 번에 끝내지 않았다. 생각보다 그 결과가 흥미로웠기 때문이었다.
“조남웅 대리가 아마 L 그룹에서 무슨 의뢰를 받은 것 같아요!”
“아마 제가 보기에 특허권 관련해서 그 쪽에서 조남웅 대리를 보낸 것이겠지요?”
“네, 솔직히 맞아요. 제가 과거에 특허권 권리 일부를 넘기지 않은 이유도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전에 조!경!민! 부장처럼 제가 사업을 시작하면 또 한 사람의 배신자를 집어넣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오자 심장 소리는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쾅쾅쾅쾅쾅!
마치 심장이 터져 나갈듯 심하게 요동하게 시작한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더욱이 조남웅 대리 얼굴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진 지 오래였다.
조민우는 그제야 아예 확신했다.
틀림없군. 설마 조경민 부장 그 새끼가 다시 수작을 부렸다니! 아니 조경민 부장이 아니겠지. 정확히 L그룹이라고 봐야겠지.
생각할수록 이가 갈리는 일이었다. 자신이 사업을 다시 시작한 지 불과 얼마가 되었다고 이런 식으로 사람을 보낸다는 말인가?
두고 보자.
그는 내심을 으드득 갈고는 이번에는 조남웅 대리를 차갑게 응시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습니다. 이번에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두 번 다시 저를 볼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 좋을 겁니다.”
“그, 그건.......”
조민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요? 정말 L 그룹에서 조남웅 대리에게 특혜를 줄 거라고 생각해요? 조경민 부장의 경우와는 좀 달라요. 그는 우리 회사 기술을 빼내간 공적이라도 있으니까. 하지만 조남웅 대리는 전혀 다르죠? 과연 그 쪽에서 들어줄 것 같아요.”
“.......”
조남웅 대리는 그제야 조민우가 완전히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설마 내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다니.
그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답답해서인지 물끄러미 천정을 잠깐 올려다보았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났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것은 자신의 와이프였다.
이제 결혼한 지 얼마가 되었다고 자신이 실직자가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더욱이 L 그룹에 한 번 찍히면 다른 직장에 취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조민우는 물론 이런 사정까지는 몰랐다. 다만 그도 지금은 조남웅 대리의 앞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일단 확인이 우선이었다.
“말하지 않을 생각인가요?”
“하아, 알겠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죠.”
“네, 이야기 해봐요.”
그는 곧 조경민 부장을 만난 것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제안의 하나하나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제가 연락을 받은 것은.......(중략) 그렇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에게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의 반응이었다.
“쯧쯧, 죄송할 것 까지는 없습니다. 그 자들이 하는 짓이 보면 당연한 행동이니까요. 제가 오죽하면 아예 사람을 뽑지 않고, 기존의 직원을 그대로 채용했겠습니까? 전부 그것 때문입니다.”
“미안합니다.”
마지막 말과 동시에 고개를 푹 숙인 조남웅 대리.
정성일 부장이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다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그는 대충 그의 심사를 어느 정도 알아챈 까닭이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그 L 그룹은 왜 그렇게 사장님을 괴롭히는 것일까요? 이미 지난 일은 끝난 것이 아닙니까? 솔직히 지금 사장님이 설사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으로 L 그룹 뒤통수를 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조민우의 반응은 의외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네?”
“하하하, 그들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그는 그제야 눈빛을 차갑게 반짝였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그놈을 엿 먹일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네?”
하지만 그는 정성일 부장 보다는 축 어깨를 늘어트렸다가 곧 사무실 밖을 나서는 조남웅 대리를 불렀다.
“조남웅 대리!”
“네?”
“이쪽으로 와 봐요.”
“하지만 저는 이미.......”
조민우는 한숨을 내쉰 채로 고개를 내저었다.
“그것은 조남웅 대리 책임만이 아닙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L 그룹으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만든 제 책임이 가장 큽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상황을 기다라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서, 설마요?”
설마라? 확실히 잘 믿기지 않겠지. 정확히는 원래 L 그룹에 복수할 생각을 포기했었지. 다만 정말 하늘이 도와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냥 두지 않으려고 했었지. 그런데 설마 그 기회가 생기다니.......
“뭐 지금 와서는 제가 자세한 상황을 말하기는 좀 그래요. 다만 조남웅 대리가 솔직한 태도를 보여준 것도 있고, 지난 일을 감안해서 다시 한 번 믿어보겠습니다.”
“저, 정말입니까?”
조민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해줄 수밖에 없죠. 아마 조남웅 대리는 이곳에서 나가는 순간에 아마 웬만한 회사는 취업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사장님.......”
그는 다소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시 한 번 조남웅 대리를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
“저도 이미 L 그룹에 당해봤습니다. 그래서 그 자들이 얼마나 지독한 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그 때문에 사업을 아예 접은 거죠. 그렇지 않으면 제 주변 사람이 피해를 보니까요.”
실로 놀라운 말이었다. 정성일 부장조차 묵묵히 듣고 있으면 조민우의 이런 냉철한 의견에 입을 살짝 벌릴 정도였다.
허어, 사장님이 그렇다면 그냥 사업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잖아?
그는 이런 정성일 부장뿐만 아니라 조남웅 대리를 쳐다보면서 차갑게 눈빛을 반짝였다.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그러니 단단히 각오를 하시기 바랍니다.”
***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조남웅 대리에 대한 것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한 후에 그에게 몇 가지 상황에 대해서 원칙을 세워주었다.
그런데 그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것이었다.
“지금부터 제가 L 그룹에 보고할 내용을 따로 추려서 주겠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계속 보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L 그룹에게 조남웅 대리는 확실히 저를 배신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제가 따로 한 가지를 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마치 이런 상황을 준비라도 해둔 것처럼 차분하게 조남웅 대리에게 L 그룹 대응 방침을 만들어 주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정성일 부장조차 결국 탄식하고야 말았다.
“설마 사장님은 이런 상황을 미리 전부 계획하고 있었던 겁니까?”
“물론입니다. 저는 회사가 부도난 순간에 사실 이 계획을 미리 세웠습니다. 그래서 다소 손해 보면서 빨리 정리를 한 겁니다.”
그의 이야기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 DS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의미로 보였다.
***
조민우가 이렇게 L 그룹에 대한 결론을 내린 후에는 DS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 예상되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바로 DS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DS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 L 그룹이 안심한 것이다. 그 전에는 아마 무슨 일이 생기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결국에는 L 그룹의 압력을 피할 길이 없어. 물론 자금 사정이 워낙에 좋아서 버티기는 할 거야. 하지만 만약 판로 자체를 막아버리면 도저히 답이 없어.
이것이 그의 고민이었다.
조민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 당장에는 방법이 없었다.
정성일 부장 역시 조남웅 대리를 보내고 나서는 돌아온 후에 이런 조민우를 보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괜찮으십니까?”
“네. 저도 이미 옛날 일은 다 잊었으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
“하지만 정말 걱정이 됩니다. 전 설마 이런 내막이 있는 지조차 몰랐습니다.”
조민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것은 저도 확신을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사업을 다시 할지조차 장담을 못했으니까요.”
“L 기업 때문이군요.”
“네, 맞습니다.”
정성일 부장 역시 굳이 그를 곤혹스럽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마냥 넘어갈 수만은 없었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것이 고민이죠. 하지만 지금 사실 L 그룹에 대해서 염려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애초부터 그놈들이 독하게 마음먹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비록 DS 생수가 잘 나가고 있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판로 정도는 간단하게 막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으음, 심각하군요.”
하지만 조민우는 오히려 피식 웃었다.
“그런데 그들은 절대로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할 겁니다.”
“네? 무슨 말씀이시진?”
“계획대로 일단 진행할 생각이니까요.”
“계획대로라뇨?”
그는 그제야 다소 음흉한 미소를 짓은 채 잠깐 동안 정성일 부장에게 속삭였다.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하는 겁니다. 만약 그렇게만 되면 우리 DS 쪽을 돌아볼 겨를이 없겠죠?”
“오, 정말 기발한 계책입니다.”
“하하하, 아니에요. 그렇게 아시고, 정성일 부장님이 그 쪽 업체와 미팅 진행을 한 번 알아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동시에 DS X 역시 계획대로 시판을 진행하죠.”
“알겠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참으로 의미심장했다.
단순히 말로만 끝날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과연 조민우의 계책은 무엇일까?
한 번 두고 볼 일이다.
4장 초대박
이미선은 소위 30대 중반의 주부였다. 그녀는 특히 시부모님을 모시고 같이 사는 상황이기에 남편에 대해서 꽤나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이보다는 오히려 다른 점에서 남편의 대해서 더욱 크게 실망했다.
바로 조루였다.
토끼도 아니고, 10초를 못 견뎌서 그냥 찍 싸면 어떻게 해? 하아, 정말 남자가 무슨 그 따위야. 내가 차라리 애인을 하나 따로 만들던지 해야지. 정말 미치겠다니까.
생각할수록 짜증 서러운 일이다.
더욱이 그녀는 한창 섹스를 물이 오른 중년의 나이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거기에 간간히 시부모의 잔소리는 얼마나 심한지!
하루도 끊일 날이 없었다.
고부간의 갈등이라는 말을 들었어. 하지만 이렇게까지 힘들다니. 정말 내가 집을 나가던지 뭔 수를 쓰던지 해야지. 도저히 못 참겠다니까. 아니면 정말 이혼이나 해버릴까?
이미선은 생각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것이 얼마나 심했는지 요즘 들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의사의 진단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평소에 마음을 편하게 하시고, 스트레스가 될 만한 일은 가능하면 어떤 형식로던지 정리를 하셔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향후에 심각한 정신적인 장애로 갈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뭐 가히 협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그녀가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E마트 가서 쇼핑하는 것이다. 특히 이제는 이웃이자, 같은 대학 동창인 친구 같이 쇼핑하는 재미는 생각보다 솔솔 했다.
“어머, 정말이니? 그러면 너 정말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야?”
이미선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하아,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남자가 조루라면 심각하지 않아? 내가 알기로 그 정도는 충분히 이혼 사유가 된다고 알고 있어.”
“그러면 병원에 한 번 가보지 그랬어?”
“자기는 가기 싫대. 병이 아니라나? 그리고 어떻게 그런 일로 병원에 가자고 막 우기는데, 도저히 방법이 없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별의 별 약은 사용해 봤지. 하지만 소용이 없더라.”
“어머, 정말 힘들겠다.”
“에휴, 말도 마라. 이제는 징글징글하다. 나도 옛날에는 남자가 그렇게 싫었는데, 요즘은 꿈에도 남자 거시기가 생각나는 것 있지!”
“킥킥킥, 미선아, 네가 그런 소리를 하니까. 정말 웃긴다.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요조숙녀 행세를 했잖니?”
“너도 한 번 겪어봐. 거의 일 년 가까이 제대로 한 번 해보지 못하면 기분이 어떤지.”
“그건 좀 심하다!”
이미선은 친구에게 그나마 하소연을 하고나자 마음이 좀 편해졌다. 그런데 그녀도 이런 생각을 행동에 옮기기에 정말 망설여졌다. 그것은 그녀가 그만큼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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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다니....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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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서 머리가 안 돌아가네요.
쩝.
네?
다들 더위 조심들 하세요.
재미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