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7 회 -- >
하지만 그렇다고 육체적인 관계 역시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이것이 그녀의 난감한 고민이었다.
그런 그녀의 눈에 마침 요즘 들어서 DS 생수를 구매가 습관이 된 터라, 자연스럽게 그 옆에 있는 DS X에 눈에 들어온 것은 운만은 아니었다. 더욱이 500mL 사이즈라서 크기가 DS 생수에 비해서 작았기에 더욱 눈이 갔다.
‘저게 뭐지?’
그것은 친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아예 DS X를 빼서는 이리저리 돌아보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도대체 뭐기에 이름을.......”
하지만 그녀는 곧 DS X 용도를 보고는 말문을 닫았다.
-이 DS X에는 DS 생수 성분 외에는, 피로, 두통, 생리통, 특히 조루! 등에 효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렇다고 의약품은 아닙니다. 다만 이 DS X가 사람에게 이런 효력을 발휘할 뿐입니다. 성분 역시 기존의 DS 생수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용사의 주의사항으로 1. 지나친 과다 복용은 자제를 해주십.......
그녀가 특히 흥미를 가진 것은 바로 ‘조루’라는 말이었다.
“미선아, 이거 한 번 읽어봐.”
이미선 역시 그렇지 않아도 DS 생수의 효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 조루에 효과 있다고?”
“이거 정말일까? 만약 효과가 있다면 너희 남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연스러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믿기에는 썩 난감했다.
조루에 효과가 있는 물이라?
세상에 누가 이런 말을 믿겠는가?
하지만 이미선은 그야말로 썩은 동아줄이라도 있으면 잡아야 하는 처지. 망설이기는 했지만 결국 그녀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이거 한 번사용은 해봐야겠어.”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 역시 흥미를 가진 표정이다가 그녀 역시 슬쩍 한 개를 집어 들었다.
“나도 그냥 심심풀이로 우리 남편에게 한 번 줘 봐야겠어.”
이미선은 이렇게 해서 DS X를 들고는 곧 마트 점원에게 넘기고는 계산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트 점원 반응이 사뭇 괴이했다. 그는 이상한 눈빛을 한 채로 이미선과, 그녀의 친구를 한 번 쳐다본 것이다.
“왜 그러세요? 혹시 파는 물건 아니에요?”
“아뇨,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격이 좀 비싼 물건인데, 정말 구입을 하실 생각입니까?”
“네? 가격이 얼마이기에 그런 소리를 하시는 거죠?”
점원이 오히려 반문했다.
“그러면 가격 확인을 하지 않을 겁니까?”
“우리야 DS 생수 옆에 있으니, 가격이 동일하다고 생각했죠.”
“아, 그 옆에 보면 따라 가격표를 달아놓았는데, 보지 못했나 보군요. 그 가격이 30,000원입니다. 그런데 구입을 하시겠어요?”
“네?!”
생수 가격이 30,000원이라니.
실로 어이가 없는 가격이었다. 이것은 뭐 아무리 이것저것 감안한다고 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은 가격이기도 했다.
점원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저도 이 시제품을 받기는 받았는데, 그것을 누가 구입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이 물이 무슨 약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아, 그것은 아닙니다. 거기 찍혀 있는 허가서 보면 분명히 생수로 해서 허가를 받은 제품입니다. 의약품은 아닙니다.”
“그런데 30,000원이라고요? 이것은 완전히 순 날강도 아니에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 DS 영업 사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그 영사 이야기로는 효과가 워낙에 확실하기에 절대로 싼 가격은 아니라고 구구절절 이야기하더군요. 그런데 저희가 아무래도 DS 생수를 받는 처지라서 어쩔 수가 없이 받은 거죠.”
“.......”
이미선은 순간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갈등이 생긴 것이다. 아니 무슨 생수 하나에 30,000원이 싼 가격이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조루에 효과가 있다면 그 가격이 싼 가격일까?
그녀는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절대로 아냐!
다만 그 효과가 확실하냐가 문제인데, 지금 그녀 처지에서는 도박이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
결국 일단 한 번 구매해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알았어요. 그 가격에 주세요!”
점원은 미심쩍은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확고한 반응에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 특이한 여자군. 저런 물건을 30,000원 구매하려고 하다니.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나도 다음 주에 반품하려고 했던 물건인데, 어쩔 수가 없지.
삐익.
그는 결국 계산을 끝낸 후에 곧 그녀에게 DS X를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
이미선은 계산이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귀가해서는 오늘 따라 유난히 남편이 퇴근이 늦은 것을 탓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진 것이다.
물론 그녀는 스스로도 아직 확신을 못했다.
다만 DS 생수 복용 후에 남편 역시 생각보다 조루 현상이 조금씩 호전되어서 그나마 기대를 가진 것이다.
딩동.
그리고 남편의 정확한 칼 퇴근.
그녀는 유난히 빠른 걸음으로 후다닥 남편을 마중하고는 곧 바로 그에게 간단하게 저녁을 처먹이고는 눈빛을 반짝 거렸다.
“?”
물론 남편은 생뚱맞은 와이프의 태도에는 오히려 의아하다 못해서 겁을 집어먹었다.
이거 밤일 때문에 쌓인 것이 폭발한 건가? 에휴, 빨리 뭔가 대책을 세우기는 세워야 하는데.......,정말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나.
생각할수록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런데.
와이프가 갑자기 컵에 물을 담아서 쭉 내민 것이다.
“마셔요.”
“응? 이거? 약이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마셔요!!!”
“어? 응.”
남편은 날이 잔뜩 서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어쩔 수 없이 허겁지겁 물을 마셔야 했다. 물론 그는 다 마시고 나서는 뭔가 특이한 것이 있나 싶어서 맛을 음미까지 해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그야 물이잖아?’
하지만 와이프의 태도는 달랐다. 그녀는 일단 남편이 물을 마시는 것을 끝났다고 판단하자 곧 바로 그의 손을 잡고는 침실로 이끌었다.
남편은 마치 총살형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 심정으로 질질 끌려가야 했다.
솔직히 그는 밤일이 정말 싫었던 것이었다.
에휴, 어쩌다가 내가 이 모양이 된 것일까?
하지만 옷이 벗겨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것은 와이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삼십대라고는 한 때는 꽤나 아름다운 미인이었기에 아직까지 군살하나 없을 정도로 탄탄한 몸매는 새삼 성욕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그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물건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기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그는 그 때문인지 와이프가 아예 자신의 물건을 꽉 쥐고는 자신의 거기에 물건을 구겨 넣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 만큼은 제발 참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신이시여!
뚝딱.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10초.
괜찮았다.
20초.
문제가 없었다.
30초.
에휴, 할 때가 되었는데.......
반쯤 포기하고는 눈까지 질끈 감았다. 와이프의 차가운 섬뜩한 눈빛을 보는 것이 너무도 부담스러웠던 것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응? 뭐지?’
그는 이 때 쯤 이면 절정에 오른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다시 눈을 뜨자, 와이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특히 기대어린 눈빛으로 연결부위(?)를 손으로 슬그머니 만져보고는 쾌재를 불렀다.
효과가 있어!
그리고 시작된 무려 일 년이나 누적된 욕구불만이 포함된 뜨거운 사랑.
삐꺽.
삐꺽.
얼마나 두 사람의 관계가 뜨거웠는지, 침대 스프링이 크게 요동을 치면서 옆 방 시부모 방까지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이미선은 도저히 지금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행복한 기회를 다시없을 사람처럼 맹목적으로 남편을 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DS X 약효는 생각보다 오랜 동안 지속 되어씩 때문이었다.
남편이 절정에 오른 것은 무려 30분이 지난 후였다.
“으음.”
“아흑.”
이미선 역시 근 1년 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절정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눈을 감은 채 잠깐 동안 그 환희를 즐겼다.
얼마나 고대했던 그 순간인가?
무능한 남편 때문에 별의 별 약을 다 사용해 보았다.
거기에 심지어 곰의 거시기마저 포함되어 있었다.
이때까지 들어간 돈은 아마 1,000만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였다. 그런데 달랑 물 한 컵 마신 것만으로 이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남편이 보다 못해서 한 마디 했다.
“미, 미안해.”
이미선은 곧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었다.
“이건 당신 때문에 그런 아니에요.”
“그러면?”
“아, 오늘 구입한 DS X 때문에 그래요.”
“DS X? 설마 내가 이렇게 조루를 극복한 것도 그것 때문이란 말이야?”
그녀는 고혹적인 미소를 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바로 그 DS X 때문이에요. 참, 지금 시간이 몇 시죠?”
남편은 시계를 잠깐 확인하고는 곧 바로 빠르게 대답해주었다.
“아홉시 삼십 분이야.”
“아, 마트 문 닫았겠다.”
그런 물건을 마트에 판다고? 약국에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헐? 그러면 그게 마트에 파는 물건이야?”
“물론이죠. 당신이 요즘 들어서 계속 마시는 DS 생수 만드는 회사에서 만든 물건이에요.”
“그렇다면........”
이미선은 남편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자 의미심장한 눈빛을 반짝였다.
“걱정 마세요. 내일 가서 전부 다 사올 테니까.”
그런데 이것은 그녀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었다.
***
정수미는 고등학교 3학년을 둔 학부모였다. 그녀는 특히 요즘 와서는 자식이 너무 피로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는 별의 별 보약을 다 먹였다.
그런데 그다지 소용은 없었다.
따라서 그녀도 DS X 효능을 보자 한 병정도 구입하는 것은 그다지 무리가 없었다. 이미 DS 생수 덕분에 톡톡히 보았기에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자 가능한 행동인 탓이다.
그렇지 않고야 30,000원씩이나 하는 DS X 물건을 가정주부가 구입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은 까닭이다.
딩동.
그리고 딱 시간 맞춰서 집에 온 자식.
자율학습을 끝내고 와서인지 안색이 핼쑥하기만 할 뿐이었다. 저런 상태에서 다시 새벽 2시까지 다시 공부할 수 있을 지는 정말 의심스러웠다.
결국 그녀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DS X가 담겨 있는 유리컵을 내밀었다.
“이거 한 번 마셔 봐.”
“응? 엄마, 이게 뭐야?”
“피로 회복제다. 네가 좋아하는 DS 생수 만든 회사에서 나온 차세대 강장제, 아니 물이다.”
“물? 피로 회복제?”
도통 알아먹기 어려운 말이었다. 하지만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미 그 역시 DS 생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물 없는 삶은 살수가 있어도, DS 생수 없는 삶은 정말 살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꿀꺽꿀꺽.
단숨에 컵에 들어 있는 DS X를 들이켰다.
정수미는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과연 효과가 어떨까하는 심정이었다.
이거 괜히 돈이 비싼 것은 아니겠지? 뭔가 분명히 효과가 있으니, 그런 가격이 나온 것이 틀림없어.
나름 추측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추측은 생각보다 잘 맞아 들어갔다.
안색이 핼쑥하던 자식의 얼굴이 시간이 지나자 점점 혈색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한 번에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 30분 정도가 지나자 조금 전에 그 모습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딱 그 모습으로 바뀐 것이었다.
“어, 엄마, 이 DS X 죽인다!”
“!”
정수미는 눈치가 빨랐다. 그녀는 자식의 반응을 확인하기가 무섭게 시계를 확인해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 작품 후기 ============================
오늘 회차는?
1. 놀랍다.
2. 별로다.
3. 그저 그렇다.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