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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80화 (80/397)

< -- 80 회 -- >

바로 DS X가 왜 효과가 있는 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렇게 보면 당장에 이상한 것이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왜 DS 생수는 DS X에 비해서 효과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일까?

그리고 DS 산소는 왜 DS X를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일까?

더욱이 DS 산소와, DS 생수를 왜 섞어야 DS X가 되는 것일까?

당장에 떠오른 세 가지 질문이었다.

일단 첫 번째부터 고민해보자.

그는 방향을 잡자 DS 생수에 관한 것부터 고민해야 했다.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바로 정화 마법을 사용한 것이 좀 달라.

그렇다면 정화 마법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 역시 간단해. 수돗물에 들어있는 물 이외 이물질을 전부 제거하는 효과가 있지.

그런데 그것이 왜 효과가 있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문제였다.

조민우는 딱 여기서 과거에 막힌 것을 바로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 때보면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갔어. 사실 따지고 보면 정확히 이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았어야 했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어떤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일처리가 할 수가 있는 까닭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 원리를 제대로 응용할 수가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지금 상황이 딱 그런 경우였다.

그도 이런 상황을 원해서 만든 것은 추호도 아니었다.

나름 사업 경험도 있었고, 그것을 통해서 말아먹기까지 했다.

모를 리가 없는 일이다.

다만 조민우도 너무 앞뒤가 꽉 막힌 상황이 되자 그다지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전처럼 어수룩하게 넘길 수는 없었다.

이 때문에 그는 DS 생수 문제에 대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물론 처음에는 이전처럼 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제길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이 문제를 반드시 규명해야 해.’

***

삼일 후.

조민우는 삼일 동안이나 회사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그리고 대학 강의를 듣는 둥, 마는 둥하면서 보내야 했다.

그는 특히 강의만 끝났다하면 과도서관에 털어 박혀서 멍하니 이 DS 생수 원리 규명에 몰입해 들어갔다.

간단히 대수롭게 봤다?

그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물의 조성부터 시작해서, 수돗물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화학약품,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오는 물기물질 함량에 깊이 파고 들어갔다.

필요하다면 화학과의 유기화학 전공서적까지 빌려와서 탐독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 대해서 간섭하는 이가 있었다.

“오빠, 도대체 왜 그래요?”

아예 이제는 매미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얼굴을 바짝 들이미는 그녀는 은근히 질린 만도 하건만 그렇지가 않았다.

“그냥 좀 일이 막혀서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듣는 강의는 제대로 들어야죠. 오늘 교수님에게 몇 번이나 딴 짓한다고 잔소리 들었잖아요? 설마 재수강 생각하는 거에요?”

그놈의 재수강. 이제 그만 좀 해. 나도 존나 피곤하니까.

“크흠, 하지만 어떻게 하냐? 이번에 내가 고민하는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해.”

“아니, 도대체 무슨 문제, 가만 이건 뭐에요? 어라 유기 화학?”

“.......”

조민우는 슬그머니 유기 화학 책 위에 회로 이론 책을 올려 덮으면서 모른 척 시치미를 잡아뗐다.

“아 중앙도서관에서 사서가 잘못 준거야. 결국 책 잘못 빌린 거지!”

하지만 최현주는 눈치가 빨랐다.

“그러면 여기 노트에 적혀 있는 내용은 오빠 눈이 삐딱해서 적어 놓은 거에요?”

애도 참, 말을 해도 참, 내가 뭐라고 했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차마 그냥 쫓아 보내기도 좀 그런데.

자신의 목 뒤에서 바싹 끌어 앉았기에 간간히 자신의 등을 자극하는 그녀의 유두는 그야말로 짜릿짜릿 전기가 통했다.

그런데 싫다고 하라고?

그것은 아니 될 말이었다.

조민우는 순간 본능과, 이성사이에서 열심히 갈등을 거듭해야 했다. 그가 더욱 참기 어려운 것은 최현주의 비단 같은 머리카락이 흘러 내려서 그의 어깨를 덮는 것으로 끝난 것이나, 눈에 아롱거릴 때였다.

크으, 애가 완전히 사람 염장을 지르네.

이건 뭐 해도 해도 너무했다.

실제로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질시 반, 부러움 반이었다.

다만 뭐라고 나서는 이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바로 지난번에 조민우가 한 번 확실하게 무력 과시를 한 때문이었다.

다만 부러워하는 이야기는 좀 달랐다.

(우와, 조민우 선배님, 완전히 짱이네.)

(그건 나도 인정한다. 아마 복학생 선배 중에 저렇게 잘 나가는 형은 없을 거야.)

(원래부터가 유별났잖아? 사업한다고 휴학내고, 떠난 사람은 저 형이 처음이었으니.)

(그 뿐이 아니지. 한 때는 정말 코스닥에서도 떠오르는 다크호스였었는데.......)

(그러게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참 저 형도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지금 저런 모습을 보면 과거 있었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봐야겠지.)

“.......”

조민우도 웬만해서는 주변 이들 이야기를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따라 조금 전의 이 이야기는 그의 가슴 한 구석을 꾹 하고 바늘로 꼭 찔렀다.

바로 지금 과 도서관에서 자신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후배들의 모습을 볼 때 마다 지난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된 것이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자살까지 결심할 정도로 힘들었잖아? 그렇게 보면 지금은 정말 행복한 것이나 마찬가지지.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과거에 자신이 돈을 많이 벌 때 과연 과 후배, 선배들을 챙겨준 적이 있던가?

그렇지 않았어. 오로지 회사의 돈을 벌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렸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새삼 후회가 되었다.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돈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일까?

그럴 수도 있어. 그 때문에 채용하지 말아야 할 사람까지 채용했잖아? 그것도 조경민 부장의 인성보다는 오히려 그가 가진 경험을 더욱 우선시 한 거지.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자신도 이제는 꽤 돈을 많이 벌지 않은가?

그런데 하는 행동은 어떤가?

달라진 것이 없어.

조민우는 그런 생각이 들자 맞은 편 앉아서 뭔가 한참 몰입해 있는 한 사람을 불렀다.

“지훈아!”

“네?”

“너 바쁘냐?”

“아니, 그런 것은 아닌데요?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대종사 작가님이 쓴 새로운 도전을 보고 있어요.”

“새로운 도전?”

“그냥 재미삼아서 보는 내용입니다. 찌질한 왕따 주인공 김민!우!의 인생이야기죠.”

이 자식이. 감히 성희롱을!

조민우는 발끈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으면서 곧 지갑에서 수표 몇 장을 꺼내서 내밀었다.

“야아, 그러면 부탁 좀 하자. 여기 과 도서관에 있는 숫자 대비해서 150% 정도로 해서 음료수하고, 마실 것 좀 사와라. 여기 이 정도 돈이면 될 거다.”

“네? 서, 선배님, 정말요? 하지만 이거 돈이 너무 많은데요?”

“자식 놀라긴. 내가 요즘 일하는 것이 좀 있어. 그런데 그럭저럭 잘 되어 가. 덕분에 수익이 나쁘지 않아. 그래서 여기 공부한다고 고생하는 애들 한 턱 쏘려는 거야. 너 혼자서는 힘들 테니, 아는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 좀 사와.”

“알겠습니다.”

조지훈은 여기까지 듣고는 더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다른 친구 몇 명과 함께 후다닥 사라진 것이다.

조민우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 물론 주변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다들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만 최현주는 샐쭉한 표정으로 볼 박치기(?)를 하면서 툴툴거렸다.

“오빠, 정말 너무해요!”

“응? 뭘? 음료수 오면 너도 먹으면 되잖아?”

“치이, 그게 아니잖아요! 언제 한 번 저에게 근사하게 사준 적이 있어요?”

애도 참, 그래그래 알았다. 알았어. 그것은 내가 인정하마.

“좋아, 언제 날 봐서 같이 가자.”

“정말요?”

“응. 그러니 귀찮게 하지 좀 마!”

그는 딱 이렇게 한 마디로 일축해서 최현주를 떨 준 후에 다시 조금 전에 하던 고민을 해야 했다. 지금은 다른 모든 일에 내버려두고 DS 생수 원인을 파헤치는 것이 우선인 탓이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가 없었다.

***

조민우가 생각하기에 단순히 같은 과 후배들에게 선심을 베푼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과 도서관 상황이 좀 달랐다. 과 도서관이 생각보다 넓어서 거의 오십 명 가까운 인원이 있었고,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인원까지 치며 거의 칠십 명에 가까웠다.

캔 콜라 1,000원짜리를 구매해도 70,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거기에 이것저것 간식까지 치면 거의 십 만원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그가 준 돈은 십 만원 수표 두 장이었다.

당연히 물건을 사러 갔던 애들이 들고 온 물량은 무려 이십 만원 어치의 음료수와 간식거리였다.

특히 조지훈 이놈은 생각보다 카리스마(?)가 좀 있었다.

짝짝짝!

자자, 빨리 모여 봐요. 오늘 조민우 선배님이 한 턱 쏩니다. 다만 우리들도 예의상 먹기 전에 조민우 선배님 이야기나 한 번 듣겠습니다.

우르르.

역시 공짜 미끼(?)가 주는 유혹은 강렬했다.

대다수가 정신없이 공부를 하던 것을 다 내 팽개치고는 곧 조민우가 있는 테이블 쪽으로 몰려온 것이다.

조민우는 뜬금없는 상황에서 계속 자꾸 치근거리는 최현주를 뒤로 감추고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모인 이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지훈을 째려보았다.

(야아, 내가 언제 이러라고 했냐? 그냥 너희들끼리 먹으라고 했잖아?)

하지만 조지훈은 생각보다 뻔치가 있었다.

“자자, 선배님, 후배들을 위해서 한 마디 하시죠. 여기에 조민우 선배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는 후배가 누가 있겠습니까? 다들 쉬쉬하지만 선배님이 얼마나 힘든 경험을 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모습을 딱 보면 벌써 그런 어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 말이 틀렸으면 안하셔도 됩니다!”

이 자식이, 눈치는 귀신이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안 것일까?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이 한 일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흠, 뭐 아직 과거에 비할 바는 아냐. 그럭저럭 나쁘지 않으니까.”

“네, 그럭저럭도 괜찮습니다. 말씀해주세요!”

조민우는 힐끗 조지훈을 한 번 쳐다보았다가 자신을 쳐다보는 후배들의 시선을 다시 받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뭐 딱히 내가 너희들에게 크게 조언할 말은 없어. 솔직히 사업 실패한 것이 자랑은 아니니까. 다만 그런 것은 있더라. 난 사업에서 실패한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실패한 것은 아니거든. 별것 아닌 일이 될 수도 있어. 그런데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결국에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더라. 너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물론 자신의 공부가 중요한데, 그것과 더불어서 옆에 있는 친구들도 생각하라 말이지. 요컨대 누구에게도 신뢰를 잃지 마라!”

신뢰를 잃지 마라!

누구라도 알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조용히 조민우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던 이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속에 담겨 있는 의미가 결코 간단하게 느껴지지 않은 탓이다.

만약 과거에 좋은 신뢰를 쌓은 이들이 힘든 상황에서 도움을 준다면 그만큼 위안이 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라는 것을 느낀 탓이다.

짝짝짝!

누가 먼저 박수를 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곧 과 도서관은 박수 소리로 요란했다.

그는 물론 보다 못해서 자신이 직접 캔 콜라 하나를 꺼내어 들었다.

“자 다들 먹고 싶은 만큼만 먹어.”

이어서 과 도서관이 터질 듯 합창 소리.

선배님, 감사히 먹겠습니다!

조민우는 그제야 피식 웃으면서 다시 자리에 풀썩 앉았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등 뒤에서 느껴지는 최현주 때문에 시선을 돌렸다가 자신의 말에 감동을 해서인지 살짝 충혈 된 그녀의 눈빛을 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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