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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82화 (8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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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 후.

조민우는 나름 금반지가 구현한 마법 문양을 적외선 망원경으로 어느 정도 확인이 끝나자 나머지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그는 더욱 허공에 떠 있는 괴이한 문양에 대해서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덕분에 그는 곧 한 가지 사실을 추가로 알 수가 있었다.

바로 시간이 흐를수록 허공에 떠 있는 문양 중에 하나가 점점 빛을 잃어간다는 점이었다.

‘저놈은 왜 저러지?’

처음에는 의아하게만 생각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다.

빛이 약해지려면 전부가 약해져야 하는데, 딱 하나의 문양만 약해진 것은 사뭇 이상했다.

파악.

하지만 그 빛이 어느 정도 순간이 되자 곧 공 바람 마법이 허공에서 캔슬 되어 버린 것을 확인하고는 손바닥을 쳤다.

제한 시간이군!

조민우는 이 사실을 발견하고는 사뭇 흥미를 더욱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문양이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해서 그 문양 전체를 해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문양의 의미를 알자 사뭇 달라졌다.

그리고 그는 곧 그 문양을 정확히 노트를 그린 후에 다시 마법 실험을 반복했다.

이젠 끝이 보여!

***

세 시간 후.

조민우는 일단 문제 원인의 방향성과, 기본적인 문양 하나의 의미를 알자 그 다음 해석은 결국 시간문제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것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공 바람.)

휘이이익.

이렇게 마법이 펼쳐지면 다시 금반지가 있는 일정 공간에 특이한 문양이 새겨지는 것은 알았다.

그리고 한 문양의 의미는 이해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그 문양이 일반적인 영어나, 히랍어, 한자, 한글과는 좀 다른 특이한 것이라는 점이다. 딱히 표현하자면 도저히 지구상의 문자로 보이지 않았다.

해석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면 다른 문양은 어떻게 될까?

알 수가 없군.

그는 금반지 비밀에 관한 힌트를 드디어 알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적외선 망원경으로 일일이 그 문양을 전부 손으로 하나하나 필사까지 했다.

그런데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길 문양이 너무 복잡해!

공간에 떠 있는 문양은 복잡하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괴했다.

조민우도 뒤 늦게 이런 사실을 알자 이 작업에 다시 매달려야 했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나왔다. 공 바람 마법에 나오는 자잘한 문양만 해도 A4 용지 10장을 족히 넘어간다는 점이다.

그러면 다른 마법은 어떨까?

비슷하다고 봐야 했다.

말이 좋아서 A4 용지 10장이다. 빡빡하게 적혀 있는 그 특이한 문양을 어떻게 다 해석한다는 말인가?

그는 언어학자가 아니었다.

심각하군!

그는 그제야 어느 정도 자신이 금반지의 실마리를 풀었지만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는 것을 깨닫고는 여기에 대해서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가 않았다.

아무리 꽁수를 쓰도 간단히 해결될 사항은 아니었다.

결국 결론은 간단했다.

‘언어학까지 공부해야 하나?’

***

조민우는 어느 정도 금반지의 마법 비밀을 풀고는 참으로 좋아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드러난 비밀 밑에 다시 깔려 있는 것은 더욱 복잡한 수수께끼였다.

그는 자신이 필사 해놓은 문양을 몇 번이나 확인해보아도 감을 잡지 못하자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그것은 마치 중학생이 이집트 상형 문자를 해석하는 그런 기분?

그런 정도였다.

그런데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이것을 해결하면 DS 알파 비밀뿐만 아니라, DS X의 양산도 전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탓이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답을 찾아야지.

조민우는 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DS 알파의 원인을 규명하지 않으면 DS X 양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강의를 듣고 나면 전공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집터 상형문자에 대한 설명을 강론해 놓은 책을 열심히 들여다봐야 했다.

‘돌겠군.’

***

소위 말하는 언어학.

영국에서는 발로 필롤로지(philology)라고도 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문헌언어학이다. 바로 복잡한 언어의 제 현상 가운데, 공통적인 사회 관습적 특징을 분석적으로 연구, 궁극적으로 언어현상 그 자체의 해명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과학이란 부를 수 있는 언어학은 19세기 초부터 발생했는데, 대상, 방법, 제 분야를 기술하는 것이 된다.

언어는 인류를 다른 동물에서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이고, 인류 자신이 태고 때부터 언어에 주목하여 거기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기록으로 남겼으며, 그 가운데에 현대 언어학의 관점으로 옮다고 인정되는 것이 적지 않다.

단적인 예로 BC 4세기경에 고대 인도의 파니니에 의한 인도의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의 소리와, 문법적인 면에 대한 연구는 어떤 연구 성과보다는 뛰어나다.

19세기 초엽부터 발달한 인도유럽어 비교문법은 여러 가지 점에서 현대 언어학의 발달에 직접적인 실마리가 된다.

조민우는 여기까지 ‘언어학 개론’의 중간 부분에 설명으로 나와 있는 부분을 쭉 읽으면서 머리를 툭툭 가볍게 쳤다.

끄응, 죽겠군.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공대생 주제에 팔자에도 없는 언어학을 보자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이해가 되지 않느냐?

그것은 또한 아니었다.

금반지의 효과(?) 때문인지 읽는 족족 머리에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더욱 큰 문제였다.

전혀 생소한 분야의 지식들이 머리가 마구잡이로 흘러들어오자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머리가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이것은 그 내용을 암기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써 정신적인 고문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빨리 DS 알파에 대한 규명과, 조금 전에 본 괴이한 문자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문자에 관한 이해가 필요한 탓이다.

조민우가 물론 이렇게 지루한 내용만 본 것은 아니었다. 간간히 보다보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 것을 본 탓이었다.

호오, 존스경의 말에 따르면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와, 그리스어, 라틴어와의 유사성을 지적하면서 ‘이 세 언어의 동사어근과, 문법형태가 보여주는 유사성은 도저히 우연이라고 볼 수가 없다. 이것들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에 어떠한 연구자이든지, 아마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어떠한 공통어로부터 유래하였다고 생각하면서 연구에 임하게 될 것이다! 라고 하였군.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이 해석대로라면 얼마든지 자신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자 해독에도 적용할 수가 있다는 뜻인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달리해야 했다.

괴롭기는 하지만 이대로 지금 보고 있는 언어학 관련 책을 어영부영 대충 넘길 수만은 없었다.

‘일단 해보자!’

그는 독하게 마음먹고는 다시 언어학 독파에 깊이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다.

***

삼일 후.

조민우는 나름 마음을 독하게 먹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금반지(?)의 효능을 어느 정도 믿은 것 역시 확실했다.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 캐드 관련 작업을 하면서 효과도 있었다.

그 때문에 감을 얻었다. 따라서 언어학 역시 어렵지 않게 정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암기를 하는 것과, 그것을 토대로 이해를 하는 것과,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자를 아예 해독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휴우, 이 짓을 계속해야 하나?”

조민우도 나름 열의를 가지고 계속 이 짓(?)을 해보았지만 막상 결과가 나오지 않자 고민을 깊이 해야 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

역시 하루아침에 되지 않은 것 같아. 이것 역시 꾸준히 시간을 가지고, 계속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이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사실 정답이었다.

그가 아무리 금반지의 효능을 빌려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근본적으로 책을 보는 시간과, 이해를 통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자는 데까지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탓이다.

그는 결국 이런 사실을 인정하자 이 부분을 인정하고는 다시 대학 중앙 도서관을 계속 이용해야 했다.

‘일단 다양한 언어학 부분에 한 번 접근을 차분하게 해보자. 그러면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7장 조수연 조교수

조수연은 비록 국립대학 조교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물론 이유가 있다. 그녀는 사실 집안이 워낙에 좋아서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 공부를 할 수가 있었고, 덕분에 중, 고등학교 역시 명문 사립을 나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2년을 건너 띤 것 정도는 다른 천재적인 학생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는 미 명문대학인 MIT를 진학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그렇게까지 다른 천재들에 비해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런데 MIT에 입학하고 나서는 좀 달랐다. 그녀의 천재성이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MIT 학부를 졸업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이년이었다.

그리고 석사는 하버드 대학원으로 갔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호기심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그녀의 능력은 그렇게 죽지 않았다.

단 1년이었다. 1년 만에 하버드 대학원 최우등으로 그 과정을 끝낸 것이다.

그것은 실로 대단한 결과였다.

덕분에 그녀는 더욱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실의에 빠진 그녀는 다시 MIT로 돌아가서 박사 과정을 밞았다.

하지만 조수연은 MIT 박사 과정 조차 단 2년 만에 끝내는 기업을 토했다.

그런데 대충 이 과정을 끝냈느냐?

그렇지는 않았다.

그녀가 발표한 ‘고대 4대 문명의 언어학 유사성’이라는 논문은 꽤나 언어학계에 크나큰 충격을 줄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여기까지가 그야말로 최고의 상승세였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바로 한국행.

MIT를 위시한 미국의 많은 명문대에서 그녀에게 강사, 조교수 자리에 다양한 인센티브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 걸었지만 전부 뿌리치고는 고국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하지만 조수연은 결코 여기에 대해서 일언반구(一言半句)를 내 뱉지 않았다.

그저 고국으로 돌아갔을 뿐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한국에서 그녀의 행동이었다.

다들 그녀가 최소한 한국에서 서울대 정도의 대학에서 연구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외국계 대기업 연구소에서 일을 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웬걸.

그녀가 최종적으로 택한 것은 바로 지방 국립대인 경한 대학교였다.

여기에 대해서 참으로 말들이 많았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너무도 많았던 탓이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경한 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수 위원회였다. 그녀에게 정교수 자리를 주고는 싶은데, 경력이 너무 일천한 탓이다.

한국 나이로 치면 이제 겨우 대학교 4학년이다.

그런 그녀에게 정교수 자리는 아무래도 좀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바로 부교수 자리.

처음에는 다들 꽤나 망설였다.

괜히 조수연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을까 염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사뭇 놀라웠다.

조수연의 대답은 정말 의외였던 것이었다.

“좋아요.”

“.......”

뭐 본인이 좋다고 하니, 상관은 없지만 확실히 좀 부담은 되는 군.

그런데 이미 양자가 서로 양해를 구했기에 더 이상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조수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그녀가 이렇게 결정한 것은 물론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어차피 대구에 있는 동안만큼은 별로 남의 눈에 띄지 않고, 내 연구를 계속 할 수가 있잖아?

이것이 그녀의 목적이었다.

따라서 그녀가 경학 대학교 중앙 도서관이 비록 MIT나 하버드 대학 도서관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라하다고 해도 늘 항상 애용하는 곳이 된 것은 그다지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주 활대 무대(?)로 애용하는 곳은 다른 아닌 3층 언어학 쪽이었다.

특히 요즘 들어서 톨킨 교수의 저서 몇 가지에 영향을 북미 유럽 신화, 고대 언어에 꽤나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에 한 특이한 친구(?)가 눈에 들어온 것은 그다지 인상한 것이 아니었다.

호오, 이것 봐라. ‘언어 행위학과, 고대 문자의 유사성’이라는 책은 보통 박사 과정 조차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책일 텐데?

그녀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것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언어학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어느 정도 완벽하게 이해를 해야 가능한 탓이다.

그래서 조수연은 요즘 따라서 경한 대학교 자체에 흥미를 잃어가는 중이기에 슬그머니 그의 맞은편에 앉아서 그의 요모조모를 살폈다.

‘나이는 그렇게 많지가 않군. 나랑 비슷하거나, 한두 살, 더 많은 많은 것 같아. 가만 좀 이상한데.......인문학에 이런 대학생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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