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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84화 (8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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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중에 대표적인 시간입니다. 제가 그것을 유추가 가능한 이유는 그 주변에 문자 패턴을 잘 보면 규칙적으로 변화가 되도록 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앞에 변수 문자를 그대로 바꾸는 식으로 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조민우는 바로 반박했다.

“그거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좀 그런데요?”

“하지만 저에게 보여준 노트 중에서 그런 동일한 패턴이 나오는 것이 정확히 20곳이 나와요. 그렇다면 무시하기가 어렵겠죠?”

그는 처음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곧 한 가지를 떠올리고는 내심 감탄했다.

맞아, 시간을 조절하는 문양이 있었지. 아마 그 문양을 지적하는 것 같아. 설마 단순히 나와 있는 문양의 배열만 보고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짐작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지금 그가 보고 있는 마법 문자는 단순히 한글이나, 영어와는 구조가 많이 달랐기 때문이었는데, 오히려 가장 가까운 문자라고 하면 룬 문자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노트에 나와 있는 문자열 비교만 통해서 벌써 몇 가지 의미를 깨닫다니.

가히 천재군!

조민우 역시 연구를 거듭하는 중에 이 정도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조수연의 놀라운 식견을 대하자 순간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는 솔직히 지금 자신이 혼자 문자 해석에 전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이대로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정작 못하고 쓸데없는 곳에 시간만 낭비할 확률이 높았다.

이것은 아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민우는 순간 지금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한다면 차라리 언어학 전문가에 이 일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바로 조수연과 같은 언어학자라면.

나쁘지는 않았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이 문자, 일단 편의상 앞으로 DS 문자라고 하자. 이것을 이 여인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느냐 하는 점이야. 만약 임의대로 막 퍼트리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정말 곤란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에는 뭐라고 하기 힘들었다.

‘일단 고민 좀 해보자!’

***

경한 대학교 정문 입구에 바로 보이는 경한 PC방.

조민우는 오랜 만에 PC 방을 찾았지만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PC 방 내부가 너무 어두침침해서 앉아 있는 이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다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과거에 힘든 시절에 워낙에 이곳을 많이 찾은 까닭이었다.

다만 조수연만큼은 다소 이런 환경이 처음인지 이곳저곳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좌석 두 개 주세요!

하지만 그는 일단 이것을 무시하고는 곧 좌석 두 개를 얻어서 인터넷에 접속한 후에 이곳저곳을 검색하는 척 했다.

아니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짝 야동 사이트 쪽으로 몰아갔다.

(아흑, 학학.)

PC 헤드셋에 연결되어 있어서 소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질퍽한 남녀의 섹스 모습은 그야말로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조금 전에 그 장면은 남자2:여자1이 괴이한 자세를 한 채 서로 질퍽하게 어울려 있는 모습이어서 정상적인 여자라면 도저히 눈뜨고 보기가 어려웠다.

조수연은 정말 집중한 상태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기에 이 화면을 보고는 무안하고, 창피스러워서 결국 시선을 돌려야 했다.

“미, 미안해요.”

“아, 아니, 괜찮아요.”

단순히 말로 하는 말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그녀에게 미안했다. 솔직히 그 자신의 의도적인 것이 다분한 탓이다.

조민우는 양심적으로 찔리는 것이 너무 많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오히려 그 강도를 더욱 올렸다. 이어진 사이트 검색은 도저히 정상적인 여자라면 보기 어려울 정도로 난잡한 사이트 일색이었다.

알아서 제풀에 떨어져주기를 바란 것이었다.

그런데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어머, 정말 변태 같아요. 제가 그냥 한 번 해보면 안 될까요? 저에게 간단하게 설명만 해주면 될 것 같은데요?”

그는 어차피 이 여인을 떨 주고 싶은 목적이 강했기에 솔직히 이 부분을 털어놓았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런 사이트 통해서 겸사겸사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자료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가 없네요.”

하지만 그녀는 이해심이 참도 많았다.

“어머, 남자라면 당연하죠. 그거 참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풀어야죠. 미국 여자들만 해도 대다수가 애인 한, 두 명은 다들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그것도 욕구불만이 되니까요.”

“.......”

조민우가 오히려 낮이 뜨거울 질 정도로 민망한 말이었다. 그런데 조수연이 자신에게 말하는 태도가 참 어이가 없었다.

완전히 모른 척 내숭을 떨면서 당당하게 섹스에 대한 것을 털어놓자 이것이 진심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해보는 말인지 판단하기가 아주 애매했다.

정말 특이한 여자군.

“자자, 빨리 서둘러 주세요. 전 정말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흐음, 하지만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여기 검색 사이트가 워낙에 지전분한 것이 많고, 저작권 때문에 수시로 사라지거든요.”

“전 조민우씨를 믿어요!”

말이 통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의 의욕이 그만큼 대단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

딱 그것을 정하자 그것을 향해서 돌진하는 모습은 웬만한 남자는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조민우 조차 그런 적극적인 조수연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면서 다시 쳐다볼 정도였다. 다만 그도 그 열의가 너무 지나쳐서 자신의 바로 옆에 의자를 바짝 붙인 후에 머릿결을 자신을 휘날리게 한 후에 입술이 그야말로 마주 닿을 정도로 바짝 붙어 있는 그 모습에는 가슴이 복잡했다.

사람 뒤숭숭하게 하네. 차라리 조금 전에 그 말만 안했어도 기대는 하지 않을 것 아냐?

미국에서 살다왔기에 성에 대해서 개방적이지 않을까 하는 추측.

그것은 곧 마음에만 맞으면 얼마든지 오늘 밤은 뜨거운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었다.

가슴이 심란하고, 자신의 똘똘이는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팽팽해졌다.

끄응, 골치군.

조민우가 미처 생각 못한 것은 조수연의 적극적인 반응이었다. 그녀는 확실히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두 여인에 비해서는 다소 개방적인 면이 좀 있어 보였다.

그냥 손만 내밀면 같이 잘 수 있다는 그런 느낌?

그런데 선뜻 말을 하기가 힘들게 하는 교묘한 그런 분위기?

이런 이중성 때문에 더욱 난감하기만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조민우가 곧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어? 이거 삭제되어 버렸는데요?”

“저, 정말요?”

조수연은 믿지 못해서인지 직접 손으로 모니터 화면을 다시 확인해보았지만 역시 떠 있는 메시지는 딱 하나.

-저작권자에 요청에 의해서 파일은 삭제되었습니다!

“저작권자?”

그는 천연덕서러운 어조로 단호하게 말해주었다.

“사실 지금 보고 있는 파일 밑에 첨부로 그 특이한 문양이 남겨 있었어요. 저는 어디까지나 거기에 흥미를 가지고 필사한 거죠. 당연히 지금 보면 알겠지만 이 화면은 ‘Ctrl-Break’ 키가 먹히지 않아요.”

“그렇다는 말은........”

“이것이 끝이라는 이야기죠!”

찌릿.

하지만 조수연은 석연치 않는 표정으로 조민우를 잠깐 째려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으음, 그런데 정말일까? 정말 여기에 그 문양이 남아 있었다는 말인가?’

도저히 믿기가 쉽지 않는 일이었다.

8장 압박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조수연을 어느 정도 떼놓을 수가 있다고 확신했다.

그녀가 원하는 문양이 없는 이상은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않은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보다 질겼다.

“저기 그렇다면 지금 남아있는 그 문양만 좀 복사 좀 해주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이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해?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이대로 그냥 헤어질 수는 없었다. 조수연은 결국 머리를 굴리다가 한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혹시 사귀는 여자 친구는 있어요?”

웃기시네, 속이 뻔히 보이는 질문을 하다니.

“있어요.”

“뭐 그러면 더욱 잘 됐죠.”

잘 되다니? 뭘?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

조수연은 살짝 달콤한 미소를 한 채 촉촉한 눈빛으로 한 마디 했다.

“그냥 우리 앞으로 서로 편하게 지내자고요. 친구처럼 말이죠. 솔직히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 바로 편하게 터놓고 지낼 친구가 정말 없다는 것이거든요.”

솔직한 그녀의 심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말이었다.

진심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녀가 비록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왔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자 솔직히 외로워한 것이 사실인 탓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남자를 사귀기도 쉽지가 않았다.

어느 정도 서로 지적인 수준이 맞아야 대화를 하는데, 이것은 마치 초딩애들하고 노는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런 심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말이다. 차라리 조민우는 오히려 자신과 대화 상대는 된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문자는?”

“아 그건 필요 없어요.”

“.......”

조민우는 영 미덥지 않는 표정으로 조수연의 이모저모를 살폈지만 솔직히 거절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가 거절할 정도가 아니라, 쫓아다녀야 할 상대가 조수연인 탓이다.

더욱이 상대는 꽤나 적극적이었다.

“됐죠? 전화 번호 주세요!”

자신의 주제를 알면 거절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 조민우는 어느 정도 주제파악 정도는 했다.

“010-2717-7633!”

“저는 010-3456-3784에요.”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다음에 봐요!”

그녀는 의외로 이렇게 간단하게 그의 전화번호를 슬쩍 딴 후에 곧 바로 그와 작별을 고한 것이다.

그는 멍하니 대학교 안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뒤 모습을 쳐다보면서 꼭 구미호에 홀린 기분을 느끼지 심란하기만 했다.

그나저나 이거 골치네. 괜히 쓸데없이 여자 한 명 더 늘인 것이 아닌 가 몰라.

***

조민우가 보기에는 조수연은 상당히 신경이 쓰는 이는 여인이었다. 계속 자신을 귀찮게 하려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이는 탓이다. 그런데 그는 한 가지 일을 미처 잊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DS 알파에 대한 규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꼭 그렇게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장님, 일단 제가 올린 보고서 결론을 이미 보셨으니,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DS X 추가 주문량이 무려 30,000개 정도가 됩니다. 더욱이 가격이 무려 100,000원인데도, 결제를 전부 현금으로 해주겠다는 요청입니다.”

“.......”

조민우는 깨알같이 적혀 있는 보고서 내용의 업체 목차를 쭉 확인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별의 별 업체가 다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군. 아니 E마트 업체는 나도 이해가 가. 그런 여기 있는 패밀리마트는 도대체 뭐지?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일이었다.

하지만 패밀리마트가 어떤 곳인지 안다면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었다. 원래 패밀리마트는 1981년 일본에서 시작한 편의점 프랜차이즈 체인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보광과 제휴해 1990에 처음 점포를 열었다. 이외에 타이, 타이완, 미국 LA, 중국 상하이, 광저우 등에 점포가 있는 곳이다.

특히 대한민국만 해도 송파구 가락동에 첫 점포개설 이후에 급격히 늘어나서 현재 6,000개 이상의 대한민국 최대 편의점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지금 요청 들어온 주문이 결코 간단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가 있는 일이다.

같이 자리한 소명석 영업 부장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간단하게 줄여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런 상황입니다. 따라서 패밀리 마트, 한 개로 보시면 이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전역, 그리고 일본이나, 다른 나라 전 패밀리 마트에 공급하게 되면 좀 다른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숫자가 너무 작은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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