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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94화 (9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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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금반지에서 차가운 기운이 천천히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운이 서서히 몸으로 뻗어나가면서 흥분하기 시작한 조민우의 가슴을 천천히 식히기 시작한 것이었다.

화들짝.

조민우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하는 기분이었다. 그는 그제야 이성을 차리자 제니퍼의 푸른 눈에 떠올라 있는 야릇한 눈빛과 더블어서, 한 편으로 차갑기만 한 눈빛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이 여자는?!’

뭐라고 해야 할까?

분명히 겉으로 보기에는 따스해 보이는 여자였다.

아니 정말 뜨거운 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막상 잘들여다보면 꼭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또한 그녀의 눈빛에 순간 의혹이 떠오른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어라? 정신을 차렸잖아? 어머, 신기하네. 남자 중에 내가 이런 유혹을 하면 스스로 정신을 차린 사람이 있었나?’

물론 없었다.

제니퍼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너무도 아름다운 자신의 외모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것 정도는 잘 알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신의 외모에 흔들리지 않는 남자를 드디어 처음 본 것이다.

무려 이십년 만에 일이었다.

‘흐음, 이것 봐라. 이 남자 좀 다시 생각해봐야 겠는 걸?’

이제까지와는 달리 순수하게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조민우는 반대로 그녀의 눈빛이 시시각각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야 심장이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다. 마냥 여자이기에 따스한 것이라는 선입견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런 미묘한 눈빛 랭귀지는 계속 될 수가 없었다.

옆에서 들린 차가운, 아니 섬뜩한 소리 때문이었다!

-두 사람 뭐해요?!!!

움찔.

그야 당연히 찔리는 것이 많아서 몸을 떨었다.

깜짝.

제니퍼는 물론 남의 숟가락을 올려놓은 음식에 젓가락을 먼저 올렸기에 그 죄책감(?)으로 화들짝 놀랐다.

조수연은 앙칼진 눈빛으로 두 사람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이내 한 숨을 내쉬었다.

“하아, 도대체 뭐 하는 거에요? 지금 여기 일하는 온 것 아니에요?”

“아, 미안해요. 잠깐 다른 생각을 한다고.......”

“다른 생각? 요즘 남자들은 다른 여자와 눈을 마주한 채로, 허벅지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면서, 그리고 마른 침을 살피면서 하는 건가요?!”

“.......”

으이궁, 성격하고는. 처음에 까탈스럽다는 것을 알아봤지만 정말 어지간하네.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차가운 눈빛을 번쩍이는 모습은 남자로 하여금 오한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조민우는 이대로 두면 어떤 상황이 된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 나마 느꼈기에 이대로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일단 이 일부터 먼저하고 나서 이야기하죠!”

“흥, 알았어요!”

하지만 그녀는 조민우를 구박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곧 바로 허리에 손을 얻고는 제니퍼를 차가운 눈으로 쳐다본 것이다.

<그리고 제니퍼, 너 정말 너무 한 것 아냐? 어떻게 그 따위로 나올 수가 있어? 내가 지금까지 너에게 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충 감이 안 와?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너 정말 그러고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가 있어!>

그런데 제니퍼의 반응은 아주 간단했다.

<미안!>

그리고는 모른 척하고는 다시 노트북을 쳐다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정말 너무.......>

조수연이 참다못해서 결국 한 마디 하려고 했지만 조민우의 반응을 보자 그럴 수가 없었다.

조민우 역시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괜히 이 일을 가지고 조수연과 투닥 거려봐야 좋을 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눈치 챘기에 오히려 더욱 더 DS 문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물입.

그런데 눈앞에서 제니퍼 허벅지가 아롱거린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의 기억력은 최근에 압도적으로 좋아진 바.

자연스럽게 제니퍼 허벅지의 생생한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제길 제발 좀 사라져!’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결국 그는 이것을 잊기 위해서라도 더욱 DS 문자에 집중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DS 문자와 제니퍼 허벅지가 서로 교차되면서 계속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터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두 가지가 서로 자연스럽게 하나로 섞여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조민우는 놀랍게도 곧 한 가지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가만 이것 문제가 혹시 이렇게 평면으로 DS 문자를 펼쳐서 그런 것이 아닐까? 조금 전에 제니퍼 허벅지처럼 곡면 위에서 이 문자가 놓인다면.......맞아. 그리고 보면 이 DS 문자는 원래 허공 위에서 타원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었잖아?!’

기가 찰 노릇이었다.

해결 되려고 하니, 이런 식으로 상황이 풀린 것이었다.

아마 오히려 그냥 DS 문자만 계속 주구장창 쳐다봤다면 답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자연스럽게 나온 한 마디.

“답을 찾았어요!”

“네?!”

조수연은 옆에서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씩씩 거리고 있다가 황당해서 소리쳤다. 문자를 보기 시작한 지 겨우 십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알았다고 하자 황당한 것이었다.

그것은 제니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같이 이 문자를 해독하기 위해서 근 한 달 가까이를 고생했기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자존심이 상했다.

<진심이에요?>

갑자기 나온 영어.

하지만 조민우는 그다지 당황하지 않았다.

<네, 지금 딱 봐서는 이것을 여기 나와 있는 문자열로만 놓고 봐서 답을 찾지 못했을 겁니다.>

꽤나 유창했다. 제니퍼조차 이제는 호기심을 넘어서 좀 더 야릇한 표정을 한 채 그를 쳐다봤다.

이것 봐라, 영어 발음도 나쁘지 않잖아? 호오, 한국인 남자치고는 괜찮아. 참, 이게 문제가 아니지.

<그게 무슨 말이죠?>

조민우가 딱히 제니퍼에게만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기에 곧 바로 손으로 허공에서 문양을 하나 만들어서 그 위에 DS 문자 표에 해당하는 것을 하나 딱 걸치고, 다른 문자열을 다시 그 옆에 연결한 후에 그 연결부위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지금 여기 딱 보면 문자열 중간에 있는 것은 어차피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 외곽에 있는 문자는 주변에 다른 문자열과 서로 삼차원적으로 연결이 될 겁니다. 따라서 그 부분은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할 겁니다. 그러면 분명히 좀 오류가 있는 것이 있을 겁니다.”

“아!”

조수연은 눈치가 빨랐다. 설명을 듣기가 무섭게 곧 DS 문자를 프린트한 종이를 가져와서는 곧 바로 서로 공간 위에 연결해 보았다.

그런데 그런 중에서 서로 연결되는 문자도 있었다.

그리고 그 문자는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수정하면서 오차가 생겼다는 것을 금방 알아챘다.

바로 프로그램의 오류였다.

물론 거기에는 조민우가 미묘하게 잘못 그린 오류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이 문제였군요!”

드디어 답을 찾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작업은 일사천리였다.

대충 방향을 잡자 DS 문자에 해당하는 문자열을 허공 위에 주르르 배열하는 것만 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제니퍼는 이것을 바로 컴퓨터를 사용해서 삼차원에 가상적으로 매핑을 바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화면에 나타난 DS 문자열 표시.

그것은 딱 바로 그가 금반지에서 본 문양과 정확히 일치했다.

조민우는 그것을 통해서 곧 한 가지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가 있었다.

‘원래 이것은 이렇게 삼차원 입체로 놓고 봐야 되는 것이었어. 그런데 내가 그것을 평면에 옮기면서 오류가 생겼던 것이군.’

그리고 이것을 통해서 한 가지 더 알게 된 사실.

공간 위에 표시된 DS 문자는 저 마다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은 어떻게 금반지는 그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구현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설마 이것 자체가 DS 마법진이었다는 말인가?’

어떻게 보면 뒤 늦은 깨달음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

DS 문자 해독 내용이 어떻게 보면 이 마법진을 구동할 수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있었다.

조민우는 물론 다른 두 여인과는 달리 그것을 추측할 수는 있었다.

‘금반지가 있기에 이 마법진이 가능했잖아? 그렇다면 결국 금으로 만든 DS 마법진이 있다면 동일한 효과를 줄 수가 있지 않을까?’

이것이 결론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여기에 있었다.

지금 보이는 DS 문자를 전부 금으로 만들어서 만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최적화된 금의 양을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이것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금을 조각내서 그것을 하나하나 사용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조민우 수중에 돈이 많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이 일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 가도 문제였다.

그런데 이것은 조금만 더 고민해보면 금방 답을 찾을 수도 있었다.

‘DS 문자를 나누어서 일을 맡기면 되겠지. 그러게 하려면 DS 마법진을 일단 구현하는 것이 우선이야. 그리고 그 DS 마법진이 동작하는 지 확인이 그 다음이고, 그 다음은 나서 금의 양에 따라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도 봐야겠지.’

이런 식으로 착착해야 할 일에 대한 것을 떠올리자 의외로 막혔다고 생각한 것이 자연스럽게 풀려가기 시작했다.

조수연은 옆에서 멍하니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결국 참지 못해서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그렇다면 저 DS 문자는 도대체 무슨 용도인거에요? 3차원적으로 배열된다면 그냥 단순한 용도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었다.

1장 DS 마법진 구현

조민우는 새삼 날카로운 그녀의 지적에 혀를 내두르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아직은 사실을 그녀에게 말해줄 수는 없었다.

“그 용도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제가 맡긴 것은 이 문자의 해독이죠? 그것만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웃기는 소리. 지금 딱 봐서는 DS 문자의 비밀에 대해서 깨달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서 잡아뗀다고?

“정말 너무 한 것 아니에요? 이 DS 문자를 해독한 저희들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건가요?”

무시라?

글쎄 이것을 무시라고 봐야 할까?

그것도 아니면 지나친 억지라고 봐야 할까?

당연히 억지였다.

조민우가 이들에게 부탁한 것은 DS 해독이었지, 거기에 대한 비밀을 알려준다고 한 적이 없었다. 다만 그도 눈치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자신들이 이제까지 저 문자 해독한다고 고생했으니, 아는 비밀을 공유하고 싶다! 이런 뜻이겠지. 뭐 한국인 정서로 치면 당연한 것이지.

여기까지가 그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만약 이대로 이야기하면 조수연이 얌전하게 ‘네, 미안해요.’ 라고 대답할까? 아니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이렇게 대답할까?

‘쯧쯧, 후자가 뻔하지.’

괜히 말로 싸워봐야 그 결과는 너무도 뻔했다.

이런 소모적인 싸움은 사양이었다.

따라서 대안이 필요했다.

그 때 눈에 들어온 한 사람.

‘제니퍼가 있었어.’

바로 외국이었다. 외국인이라면 어떠할까?

판단이 서자 한 쪽에서는 흥미진지한 눈초리로 불구경(?)에 여념이 없는 제니퍼에게 곧 바로 말을 걸었다.

<제니퍼는 어떻게 생각해요?>

뜬금없이 뭘?

<네?>

<소연씨가 조금 전에 한 말이 맞다 생각해요? 아니면 다분히 억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니퍼는 아주 이성적인 미국 토박이였다. 그녀도 나름 개인적으로야 조수연 편을 들고 싶지만 이성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건.......억지가 맞죠.>

조민우는 자신이 원한 대답을 들었지만 그 다음 결과가 염려스러워서 슬쩍 소파 뒤쪽으로 등을 바짝 붙이면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저렇다고 하는데요?”

조수연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조민우를 힐끗 쳐다보았다가 한심한 눈빛으로 제니퍼를 쳐다보았다. 일단 눈빛이 의미하는 바는 아주 간단했다.

(너 바보야?)

(어쩔 수가 없잖아? 틀린 말은 아니니까.)

(뭐가 아닌데? 너도 지금까지 작업하면 호기심을 가졌잖아?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저 DS 문자 비밀이 뭔지 알 수가 있는 상황인데, 포기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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