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9 회 -- >
조민우는 최소한 뭐 한 가지라도 낚일 것이라는 생각했는데, 전혀 입질(?)조차 오지 않자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분명히 겉보기에는 DS 마법진이 정말로 그럴 듯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DS 마법진 실험을 이와는 전혀 동 떨어진 결과였다.
‘설마 이것 빛 좋은 개살구는 아니겠지?’
불안 불안한 느낌.
하지만 그는 절대로 DS 마법진을 이대로 그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었다.
‘들어간 돈을 전부 합치면 거의 1억에 가깝잖아? 만약 여기서 쫑 나면 진짜 완전히 병신 짓 하는 거지. 도저히 그럴 수는 없지!’
나름 이를 악물고는 DS 마법진 실험에 다시 빠져 들어갔다.
***
삼일 후 조민우 실험실용 밀실.
“헉헉헉.”
조민우는 가쁜 심호흡을 거듭하면서 방바닥에 누운 채로 멍하니 천정에 끈으로 매달아 놓은 DS 마법진을 쳐다보기만 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법적인 능력과, 심지어 금반지까지 사용해서 별의 별 짓을 다 해보았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던 것이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의문이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분명히 뭐라고 어느 한 가지는 서로 관련이 있어야 했다. 아니 설사 DS 마법진이 동작하지 않아도 좋았다.
최소한 금반지를 사용해서 마나를 불러들이면 그것과 서로 연동이라도 되어야 했다. 그런데 그것조차 먹히지 않은 것이다.
저것은 그저 단순히 예쁜 장식물처럼 아예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다.
조민우는 특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신력을 한 방울까지 쥐어짤 정도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최소한 뭔가 나와도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가 있는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런 애매모호한 상황은 정말 곤란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나자 곧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과거 경험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스스로 느꼈다.
‘제길 너무 서둘렀어.’
조민우는 스스로 자책하면서 우선 흥분한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 깊은 심호흡부터 했다.
“후웁, 후우.”
이제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혼란한 마음에 천천히 가라앉자 이제는 좀 흥분했던 감정이 진정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DS 마법진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는 오히려 멍하니 다른 생각에 빠져 들어갔다.
지금 당장에는 자신이 DS 마법진을 본다고 해도 그다지 큰 효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일단 좀 여유를 가져보자!’
그리고 시간이 다시 지나갔다.
***
삼십분 후.
“후웁, 후우.”
조민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계속 심호흡을 하면서 어느 정도 정신적인 여유를 얻자 그제야 안도하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번쩍.
자신의 눈앞에는 DS 마법진이 여전히 아름다운 빛으로 방을 밝히면서 자신의 수려한 외관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정말 최고였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야말로 입이 부르트도록, 정신력을 바닥까지 쥐어짜서 DS 마법진을 보고 또 보았다.
솔직히 지긋지긋하기만 했다.
그는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기에 억지로라도 DS 마법진을 살피면서 고민을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하기만 했다.
뭔가 쉽게 답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런데 실험을 거듭할수록 답이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미궁 속을 더 헤매는 느낌이었다.
그는 그 때문에 이대로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확신했다.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 관점의 접근 방법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일단 DS 마법진이 가능한 동작부터 먼저 살피면 되겠지.’
그것은 간단했다.
바로 금반지를 사용한 것이니까. 그런데 굳이 그것을 반복할 필요는 없었다. 하도 반복실험해서 이제는 달달 외울 정도가 되었으니까.
조민우는 덕분에 다시 한 번 DS 마법진 구현에 관한 과정을 쭉 한 번 돌아보았다.
‘마법이란 것은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뇌파를, 금반지가 증폭해서 구현한다고 봐야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필요한 것은 뇌파, 가만, 뇌파는 어떻게 생기지? 뇌파를 발생시키는 것은 결국 나잖아? 그렇다면 내가 에너지원이 되는 것인가?’
사실 여기까지 추측은 정말 우연히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그는 곧 이것을 통해서 DS 마법진 구현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가만 그렇다면 DS 마법진에도 에너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건가?’
이것이 문제였다.
물론 자신의 정신력을 활용해서 실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정적으로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었다.
‘금반지군.’
두 가지는 매개체 자체가 달랐던 것이었다.
조민우는 그제야 자신이 금반지의 비밀에 대해서 아직 자세히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 DS 마법진 구현 실패에는 이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드러난 실험 결과로만 보면 그러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용납할 수가 없었다.
‘1억을 그냥 절대로 날릴 수는 없어!’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뭔가 결론을 내고 싶었다. 그렇다면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역시 금반지 기능과, 뇌파 증폭 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어떤 다른 것이었다.
‘그것이 뭐가 있을까? 뇌파는 어떻게 보면 전자파와 유사한 성격이 있어. 그런데 전자파를 보내기 위해서는 파워도 필요하지만, 역시 필요한 것은 바로 안테나이겠지?’
이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이것이 바로 안테나 동작 원리와 관계가 있어. 거기에 대한 원리는 이미 공학적인 방법으로 증명이 검증인 된 이론이야. 틀릴 수가 없겠지!’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두 눈에 강인한 의지로 번뜩이면서 의욕을 한껏 고취시켰다.
이번에는 반드시 할 수 있다는 결사의 각오.
하지만 계속 하기에는 한 가지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휴우, 힘들어!’
지친 것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았는가? 일단 피곤해서 실험이 뭐고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이내 잠에 떨어져 버린 것이었다.
쿨쿨쿨(?).
도르릉(?).
3장 DS X 양산
조민우는 물론 다음날부터 자신이 정한 방향에 따라서 다시 하나하나 추가적인 마법 실험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 방향 중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현대 사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그 전기였다.
불꽃이 튀는 그 속에 있는 DS 마법진의 모습은 마치 어둠 속을 환하게 밝히는 달빛처럼 사뭇 아름다웠다.
치지직.
하지만 그 뿐이었다. 전기가 DS 마법진에 통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결과는 생각보다 실망이 컸다. 최소한 뭔가 결과가 있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있는데, 전혀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조민우는 자신이 처음에 정한 큰 방향과는 아예 분리되어서버려서 곤란했다. 이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고민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바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실험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마법진 동작에 대한 과정을 다시 한 번 떠올리다가 곧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정신력의 세기겠지?’
그렇다면 이것에 대응 되는 전기의 성질은 과연 뭐가 있을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아니 누구라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파워겠군.’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파워 서플라이는 구하기가 쉽다. 하지만 그가 실험하려는 목적에 부합되는 파워 서플라이를 구하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그는 결국 다시 정성일 부장을 호출해야 했다.
“파워 서플라이요? 혹시 컴퓨터에 사용하는 그 파워 서플라이를 말하는 겁니까?”
조민우는 당연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것으로 도저히 지금 DS 마법진에 대한 실험 자체를 할 수가 없는 까닭이었다.
“그거로는 안 됩니다. 적어도 3000W 이상의 고용량 파워서플라이가 필요합니다.”
“.......”
‘도대체 사장님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것일까?’
3000W라니!
아니 집에서 초대형 슈퍼컴퓨터라도 돌릴 작정인가?
정성일 부장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서 잠깐 동안 멍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최근 며칠 동안에 조민우의 행동은 수상하다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로 이상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 아예 DS 업무는 전부 자신에게 전결 처리하고는 아예 집안에 털어 박혀서 나오지를 않았다.
오죽하면 두 여인이 계속 자신을 귀찮게 굴까!
사장님 좀 어떻게 해주세요!
“저기 사장님.”
“네?”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사장님 나이도 있지 않습니까? 일이 풀리지 않으면 아는 친구, 크흠, 우리 회사 내에 있는 두 친구 분(?)과 같이 어디 조용한 곳(?)이라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나름 상대를 배려해 준 말.
조민우가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좀 상황이 달랐다.
‘전혀 길이 보이지 않으면, 그것이 맞아요. 지금은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바짝 조여서 결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이것이 그의 내심이었다.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딱 부러진 말.
이런 태도가 나오면 조민우의 의지가 확실히 굳어져 있다, 그리고 거기에 합당한 결과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정성일 부장은 경험적으로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경험적으로 이미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라는 확신했다. 따라서 더 이상 의문을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조민우에 대한 모욕이었다.
“흐음, 그렇다면 초 용량 파워서플라이만 있으면 된다는 말입니까?”
“네.”
하지만 이대로 그냥 추측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일.
한 가지 확인은 꼭 필요했다.
“지금 하시는 일. 정말 절대적으로 확신을 가지고 하는 것 맞지요?”
조민우는 그제야 자신의 내심을 알아본 정성일 부장에게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좋습니다. 제가 그걸 한 번 알아보지요. 아니 정 없으면 외주 제작 의뢰를 맡기지요. 아니 만약 시간이 부족하면 다른 업체 것을 빌려서다 가져오겠습니다.”
“부탁합니다!”
간단한 대답.
하지만 그는 새삼 만족스러웠다.
‘이래서 정성일 부장이 좋다니까. 쓸데없이 이런저런 일을 떠들 필요가 없거든.’
***
오일 후.
조민우는 도대체 정성일 부장이 어떻게 구해서 가져온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가로 세로 크기가 무려 1m가 넘는 초 특대 파워서플라이(?)를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우와, 이거 뭡니까?”
“하하하, 제가 누구입니까? 특별히 아는 연구실에 있는 파워서플라이를 가져왔죠.”
다소 잘난 척.
하지만 인정했다.
“설마 빌려온 겁니까?”
“아뇨, 어차피 그 연구실에서는 이 물건이 재고 물품으로 잡혀 있어서 구매를 했습니다. 더욱이 가격도 원가에 5%인, 400만원 밖에 되지 않아서 나쁘지가 않았습니다.”
호오, 이것 봐라. 그렇다면 무려 8,000만원 자리 파워서플라이라는 말이잖아?
8,000만원.
좀 터무니없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이 파워서플라이는 전류에 대해서만도 mA에서부터 시작해서 대용량 전류까지 공급이 가능했고, 가장 중요한 점은 용량 자체가 월등히 높다는 점.
더욱이 정밀 실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파워 자체에 노이즈 특성이나, 다양한 전기적인 특성 역시 좋아서 무조건 비싸고 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이런 물건은 보통 구하기가 어려운 것인데, 용하게 구했다는 점이다.
“신기하네요. 저도 대학 실험실에서 파워 서플라이를 잠깐 사용해보기는 했지만 이런 물건은 그야말로 처음입니다.”
“독일에서 만든 겁니다. 그것도 양산 물품이 아니라, 이것이 필요한 연구소에만 납품하는 거죠. 따라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죠. 아마 사장님이 하려는 일에 가장 적합한 물건일 겁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 정도 정밀 대용량파워서플라이가 있다면 작업에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확실히 앞으로 일에 도움이 될 것 같아.’
***
조민우는 이렇게 구한 파워 서플라이 이름을 DS 파워라고 편의상 정하고는 곧 그것을 가지고 다시 실험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전류, 전압을 마음대로, 그것도 대용량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장비가 있기에 이전처럼 주먹구구식과는 달리 다양한 실험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정도로 간단한 실험을 결코 아니었다. 전류 용량을 5A로 키웠을 경우에 발생하는 정전현상은 실로 무시무시했다.
치이익.
파아악.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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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 글이 새로운 도전보다는 낫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