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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습니다.”
사실 여기까지였다. 어느 정도 결론이 나오자 두 사람이 더 이야기하고가 말고가 없었던 것이다.
그 역시 어느 정도 타협의 가닥을 잡자 더 이상은 최상렬 과장을 압박하지 않았다. 상대가 저런 식으로 반쯤 포기한 상황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까닭이었다.
다만 지금 기회가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었다.
‘좋은 기회였는데.......’
6장 DS 마법진 생산
조민우는 최상렬 과장 때문에 잠깐 골머리를 앎기는 했지만 일단 일이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게 끝나자 일단 그 문제는 잊어 버렸다.
대신에 다시 떠오른 한 가지 이슈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판로가 문제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양산 가능한 DS X 물량 자체가 가지고 있는 DS 마법진 숫자에 따라서 제한이 되어 있어서 특히 그러했다.
‘DS 마법진 숫자에 따라서 제안이 되어 있다고? 그러면 그 숫자를 늘리면 되잖아!’
갑자기 떠오른 생각.
어처구니가 없지만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DS 마법진 하나이기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제한되어 있는 것뿐이었다.
전기는 무한했다. 그리고 DS 마법진이 활용한 가칭 ‘마나’ 역시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DS 마법진 숫자만 늘이면 얼마든지 생산량을 늘릴 수가 있었다.
‘정말 멍청하군.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한 것일까?’
조민우는 스스로를 탓하면서 곧 바로 이 문제에 대해서 또 다른 마법진 생산을 진행시켰다.
“사장님, 그렇다면 일전에 맡기 그 특이한 조각을 다시 하나 더 진행하란 말입니까?”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거의 1억 가까이 됩니다. 생각보다 부담이 너무 많이 되는데, 혹시 그 용도를 알 수가 없을까요?”
딱히 조민우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도대체 그 많은 금으로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궁금해서 나온 질문이었다.
물론 그에 대한 의심이 아주 조금은 없다고 말하기가 힘들었다.
조민우 역시 그런 것을 느끼고는 곤혹스러웠다.
‘이거 사실대로 말하기도 좀 그렇고, 뭐라고 둘러대야 하나. 가만 좋은 방법이 있었군.’
“사실 그 특이한 조각은 어떻게 보면 지금 DS 양산 설비에 들어가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네? 그것이 말입니까?”
영 믿지 않는 눈치.
그런데 어쩔 수가 없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 조각 하나가 바로 DS X 양산 설비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금으로 만든 것은 화학적인 특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얼핏 봐서는 거짓말 보기에는 힘들었다.
정말 DS X 화학 공정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면 금이 그런 제조 설비에서 충분히 사용될 수가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산업 설비 중에는 간혹 그런 경우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다만 금 같은 경우에는 워낙 비싸서 그 양이 좀 적을 뿐이겠지. 이 경우는 다만 많이 들어간다는 측면을 이야기 한 것이니, 딱히 믿지 못할 것은 아냐.’
정성일 부장 역시 이런 것을 모를 리가 없는 사람이었고, 뭔가 좀 찜찜한 것은 느꼈지만 결국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부탁을 좀 드립니다.”
***
일주일 후.
조민우는 자신의 DS 마법진 신규 생산 결과가 나오자 쾌재를 불렀다.
“오, 왔군요.”
“네, 아무래도 이번은 두 번째 하는 작업이라서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는 간단하게 마무리하고는 곧 바로 자신의 집에 틀어 박혔다. 이 결과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그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아는 까닭이었다.
‘이런 DS 마법진 10개만 만들어도 하루 50,000개를 생산할 수가 있어. 그렇게 되면 년 간 매출액이 1조 8천억이 되잖아? 아니지 100개면 18조잖아?’
1조 8천억.
실로 천문학적인 수익이었다.
물론 그렇게 산술적으로 될 수는 없었다.
수요와 다른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어마어마한 수익이 생길 것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조민우 조차도 지금에 와서는 그 결과를 떠올리고는 새삼 긴장이 되는 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번 실험에만 성공하면 그야말로 이 조민우 인생 초대박이다!’
전혀 허황된 생각은 아니었다.
실험 결과가 성공한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보았다.
일단 첫 시도는 성공한 까닭이었다.
더욱이 두 번째로 만든 모형, 가칭 2차 DS 마법진 역시 첫 번째와 동일한 형태로 업무 분담을 맡겼다. 그 담당자는 경험이 많은 이들이고, 그들이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 것이다.
-허어, 이것을 또 만들라는 말입니까?
-네, 저희 사장님의 지시 사항입니다.
-뭐 작업하는 것은 지장은 없죠. 하지만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 지 모르겠군요.
이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나름 일리가 있었다.
DS 마법진에 대해서 잘 모르기에 하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조민우는 이런 주변 상황에도 아랑고하지 않았다. 그 자신의 판단이 확실히 맞다 어느 정도는 확신한 것이다.
그리고 사실 나름 일리가 있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과는 좀 달랐다.
(불.)
여기까지는 동일했다.
조용.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변화가 생기지 않은 것이다.
‘응? 이게 왜 이러지?’
조민우는 불안한 지 눈을 껌뻑거리면서 설마 한 표정으로 다시 DS 마법진을 한 번 살펴봐야 했다. 혹시나 자신이 뭔가 빠트린 것이 있나 싶은 탓이다.
그리고 발견한 사실 하나.
‘아차 마지막 조각이 빠져 있었군.’
그는 혀를 끌끌 차면서 마지막 조각을 다시 조립한 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해보았다.
(불.)
조용.
그런데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혹시나 자신의 정신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시도해보았다.
(불.)
조용.
“.......”
‘제길 이럴 줄 알았어.’
조민우는 벌써 몇 번의 시도를 해봐도 DS 마법진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깨닫고는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이런 경우는 정말 상상도 못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쉽게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여기에 걸려 있는 판돈(?)이 자그마치 1조가 걸렸기 때문이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집착이었다.
보통 이런 식이 되면 그 결과는 좋지 않은 법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실험 결과는 확실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
2일 후 DS 마법진 실험실.
(불.)
조용.
“.......”
조민우는 이번 시도가 도대체 몇 번조차 헤아리기 어렵다는 것을 알자 이제는 한 쪽에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소파에 풀썩 앉았다.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불안이 엄습해왔다. 이번 결과가 실패로 판정이 나면 자신이 얼마 정도의 돈을 날린다는 것 정도는 아는 까닭이었다.
‘원료비는 어차피 재활용해서 사용하면 괜찮아. 그런데 인건비만큼은 어쩔 수가 없겠지. 적어도 2천만 원 정도는 날아가 버리겠군.’
황당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되도록 둘 수는 없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DS 마법진을 한 번 세세하게 살펴보았다. 시작 조각부터 시작해서, 제일 끝에 나와 있는 조각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확인을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의욕이 있었다. 이것이 성공하면 어마어마 돈을 벌수가 있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바로 DS 마법진 자체가 생각보다 아주 복잡하다는 것이다. 아니 단순히 복잡한 정도가 아니었다. 서로 의미가 얽혀 있는 그것은 새로운 문자를 나타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이 문자 하나하나를 확인하는 것이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조민우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하루 종일 DS 마법진에 매달리고 나서였다.
‘으음, 머리 터지겠군.’
장난이 아니었다.
간단하게 생각했던 문제가 실제로 해보고 나서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문자를 아는 것과, 그것을 조각한 결과 형태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더욱이 이 DS 마법진을 조각한 명인들의 실력이 새삼 느꼈다.
‘확실히 정성일 부장이 정말 능력이 좋기는 좋아. 이런 사람들과 어떻게 알고 지내는 것일까?’
생각할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DS 마법진 비밀을 밝히는 것이 더욱 급했다.
‘서두르자.’
***
다시 3일 후 DS 마법진 실험실.
조민우는 나름 몇 가지 확신을 가지자 이 DS 마법진 오동작에 대해서 고심을 거듭했다. 비록 DS 문자에 대해서 모르지만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문자 하나하나 일일이 다 확인하기까지 했다.
그런 중에 금반지 역시 자연스럽게 그 능력을 발휘했고, 얼마 있지 않아서 DS 마법진을 달달 외울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금반지의 효능에도 엄연한 한계가 있었다.
이것이 단순히 기억력을 올려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능력.
다시 말해서 DS 마법진에 나타내는 기묘한 느낌에 대한 감각까지 깨우쳐 준 것은 아니었다. 쉽게 말해서 걸작을 외울 수가 있다는 것인지, 그 걸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그 걸작 밑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읽을 능력은 없었다.
‘이게 금반지의 한계인가?’
조민우 역시 반복적인 이 확인 과정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자 드디어 금반지 역시 전지전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금반지는 분명히 인간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엄연히 어느 선까지라는 말이다. 그 이상은 금반지 숙주가 노력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다.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현실적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자신이 가진 금반지에 대해서 여전히 의심을 가졌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랐다.
‘그렇다면 나도 금반지와 동일한 능력을 가진 아이템을 만들 수가 있다는 이야기겠지. 아니 굳이 금반지 모양이 될 필요는 없어. 이것을 응용하면 다른 기존의 기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도 가능할 테니까.’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마법과 기술의 융합이 될 수가 있었다.
‘가히 현대 과학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마찬가지겠지. 그렇게만 된다면 우주선이나, 공간 이동 장치, 양자 컴퓨터, 웜홀 장치와 같은 것을 개발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야!’
이것은 확신이었다.
조민우는 이런 목표를 정하자 새삼 지금 하는 일에 더욱 몰입해 갈 수가 있었다.
지금은 비로 자신의 노력이 미미하지만 그 결과는 심히 창대하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탓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확실히 그의 자신의 느낌대로였다.
미미했던 것이다.
‘으음, 역시 아무리 명인이라고 해도 지금 DS 마법진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어. 그리고 이렇게 문자가 많으니, 각 문자보다 아주 조금씩은 간격이 더욱 벌어져.’
추측이었다.
하지만 확인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기존에 처음 만들어진 DS 마법진을 다시 살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조민우는 비록 완전히 밀봉하다시피 해 놓은 1차 DS 마법진을 다시 꺼내서 두 가지를 하나하나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서 알게 된 사실 하나.
‘역시 이건 좀 틀리구나, 마법진 문자 하나가 2차와는 좀 달라.’
드디어 원인을 알아낸 것이다.
따라서 이 원인만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으음, 이 1차 DS 마법진과 동일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 쉽지가 않아. 지금 봐서는 단순히 어떤 정형적인 형태가 아니라, 기묘하게 서로 조화를 이루어지는 경우이잖아?’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같은 형태로 해서 만든다고 해도 아주 세밀한 변화는 어쩔 수가 없었다.
이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아주 간단하다.
자신이 하나의 찰흙으로 조각을 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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