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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107화 (107/397)

< -- 107 회 -- >

그리고 동일한 찰흙으로 똑같이 조각을 해 보라.

그 모양이 완전히 같을 수가 있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오차가 생긴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런 예술품에만 적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사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도 마찬가지지. 워낙에 작은 차이라서 표가 나지 않아서 그렇지. 근본적으로 각 제품마다 오차가 생겨.’

이것은 경험적인 그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공장 제품 중에서 뽑기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조민우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2차 DS 마법진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 확연히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알게 된 사실 하나.

‘1차 마법진은 운이 좋았어!’

이것이 결론이었다. 그리고 그는 두 번 다시 운으로 성공하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꼼꼼하게 이 차이점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스르륵.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

조민우는 어느 정도 2차 DS 마법진 분석을 통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다시 어느 정도 정리를 끝내자 다시 정성일 부장을 불렀다.

물론 그는 조민우의 제안에 안색을 굳혔다.

“네? 이번에는 그 특이한 모형을 다섯 개를 더 만들라는 말입니까?”

그 역시 다소 지나친 요구라는 것을 알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자신이 쓸데없이 보낸 시간이 너무 없는 탓이다.

“하지만 한 개는 기존에 만든 마법진의 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니, 재료가 들어가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전체 들어가는 비용은 4억 정도 될 겁니다.”

4억.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DS 입장에서는 결코 큰 금액이 아니었다. 하루에 벌어들이는 순이익만 해도 최대일 때는 1억을 가볍게 넘어가는 까닭이었다.

“물론 지금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을 생각하면 별 문제 아닌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작업 반복은 결코 좋지만은 못합니다.”

조민우 역시 부인하지 않았다.

“저도 알아요. 하지만 이것이 성공한다면 생산량이 단숨에 다섯 배까지 늘어난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만은 없겠죠?”

놀라운 사실.

특히 정성일 부장은 그렇지 않아도 계속되는 독자의 물량 독촉 압박에 계속 시달리는 상황이라서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그,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지 않다면 제가 이렇게 불필요하게 돈을 투자할 이유는 없겠죠. 그리고 가능하면 일단 완성되는 것이 나오면 그것이라도 먼저 가져오기 바랍니다.”

이것이 결론이었다. 정성일 부장도 사실을 일부 알자 마냥 조민우의 제안을 반대할 수는 없었다.

***

일주 후 DS 마법진 실험실.

조민우는 생각보다 빨리 나온 두 개의 3차, 4차 DS 마법진 결과를 보고는 흡족했다.

추측은 간단했다. 벌써 3번째 동일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니, 아무래도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아니었다.

‘과연 제대로 동작할까?’

그도 이번에는 주의사항까지 첨부해서 주었기에 분명히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본능은 생각보다 잘 맞아 들어갔다.

(불.)

조용.

이것이 3차 DS 마법진 결과였다.

‘하아, 기절하겠네.’

조민우는 그나마 남아 있는 4차 DS 마법진에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제발 뭔가 변화가 있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다행히 이런 소망은 어느 정도 부합이 되었다.

(불.)

반짝.

DS 마법진 일부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생기다 곧 끝나버렸다.

그리고 다시 침묵.

“.......”

조민우는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두 개의 마법진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설마 이런 결과는 상상도 못한 것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최소한 한 개 정도는 성공해야 하지 않는가!

하나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다니.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런데 그냥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단 4차 DS 마법진이라도 다시 확인을 해봐야 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하나.

딱 일정 부분까지만 동작하는데, 거기까지는 DS 마법진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갈라진 크랙 때문에 이것이 오동작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애매한 것이 뭐냐 하면 제대로 동작한 부분에서도 잘 보면 일부 크랙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 도대체가 뭐야?’

이론적으로 맞아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은 것이었다.

조민우는 이것을 고민하다가 결국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단순히 머리로 만든 DS 마법진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을 만드는 것도 엄연히 경험이 필요로 했던 것이었다.

그것도 하루 이틀 경험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것은 추가로 곧 들어온 5차-7차 마법진까지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불.)

반짝 반짝.

그나마 두 번 반짝인 것은 밉지 라도 않았다.

(불.)

반짝.

조용.

반짝.

조용.

이런 식으로 특이하게 동작하는 놈도 있었다.

바로 6차 DS 마법진이 이런 결과였다.

‘환장하겠군.’

조민우는 내심 이를 갈면서도 결국 7차 마법진까지 작업해보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역시나 큰 흐름을 벗어나지 않았다.

(불.)

번쩍!!!

이번에는 좀 더 강한 빛이었다.

“.......”

그는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따가운 빛에 눈을 살짝 감았다가 뜨고는 입을 다물었다. 결과는 정말 놀라웠던 것이다.

‘여러 가지 하는 군!’

하지만 조민우는 이내 그 최종 결과를 확인하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제길 4억인가?’

단 며칠 사이에 날린 생돈 4억.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불량이 난 DS 마법진은 정말 아무짝에 쓸데가 없었던 것이었다. 물론 금이야 다시 뭉쳐서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인건비로 들어간 비용만 해도 무려 1억이나 되었다.

가장 큰 것은 역시 자신의 소모된 시간이었다.

‘휴우, 뭔가 다른 대안이 필요해.’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결론이었다.

***

다음 날 경한 대학교 공대 16호관 뒤편 한 호젓한 벤치.

조민우는 최근 들어와서는 DS 마법진 생산에 어느 정도 실마리를 얻었다고 판단하자 여기에 매달리면서 강의를 생각보다 많이 빼먹었다. 그런데 최소한 기본 출석 일수는 채워야 학점이 나오기에 계속 그럴 수만은 없었다.

그는 결국 어쩔 수 없이 강의 때문에 대학에 나오기는 했지만 잠깐 얼굴만 보이고는 곧 강의실을 빠져나와서는 벤치에 벌렁 누워서 최근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대충 문제가 뭔지는 알겠어. 결국 DS 마법진을 가장 정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돼. 그런데 그것이 참으로 애매하다는 거야. 약간만 틀어져도 동작하지 않으니까.’

이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그가 내린 최종 결론.

‘DS 마법진 양산 방법이 정말 없는 것일까?’

생각할수록 답답한 문제였다.

물론 그도 솔직히 혹시 다른 문제가 아닌가 싶어서 여러 가지 조사까지 해보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다지 이상하지 않았다.

‘무게지. 금 외에 불순물이 들어갔다면 전체 무게 자체가 달라지잖아? 그런데 무게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어. 그렇다면 그건 아니라는 이야기가 돼.’

물론 동일한 무게의 불순물을 첨가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제작자를 바꾸어서 다시 금 무게까지 확인해보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이상이 없었지. 하긴 정성일 부장이 아는 사람들이니, 다들 믿을 만하겠어. 어쩌면 그것은 너무 지나친 의심이라고 봐야 해.’

조민우는 여기까지 다시 한 번 DS 마법진 문제를 고민하고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답은 나오지 않고, 계속 생각이 겉도는 것은 짜증스러웠다.

그런데 그냥 이대로 포기할 수가 없었다.

‘제길 무려 2조가 걸려 있잖아?’

돈이 2조다.

솔직히 요즘은 워낙에 불경기라서 천만 원에 살인까지 일어나는 판국.

2조면 수백 명의 생목숨을 죽일 수 있는 금액이었다.

실제로 아프리카 다이아몬드 광산이 있는 곳에서는 겨우 몇 백만 달러에 도살이 일어난다.

당연히 그 역시 쉽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으니.

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하아, 역시 돈 벌기가 참 어려워.’

당연하지 자식!

설마 2조를 그냥 날로 먹으려고 하다니!

‘걱정 마, 나도 아니까. 2조를 날로 먹을 생각은 없다구, 흐음, 방법이 없을까?’

조민우는 시간을 더해갈수록 자신이 지금 제대로만 고안한 것에 따라서 초대박을 친다는 것을 알자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했다.

그 때 들려온 꾀꼬리(?) 같은 목소리.

-민우 오빠?

그는 벤치에 누운 채로 목로 돌리기 싫어서 힐끗 눈동자만 도르르 굴리자 건물 모서리 쪽에 나 있는 샛길로 얼굴만 내밀고 있는 최현주를 보았다.

-응? 왜?

-오빠, 거기서 도대체 뭐해요?

-보면 몰라? 자고 있잖아!

최현주는 곧 바로 건물 사이로 빠져나와서는 후다닥 벤치 앞으로 뛰어왔다. 그리고 그녀는 떡 하니 허리에 손을 얹고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오빠, 요즘 뭔 일 있어요? 강의는 제 때 들어야 할 것 아니에요? 더욱이 공통 프로젝트를 제대로 마무리 하려면 그거 다 알아야 해요.”

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그다지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걱정 마,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조민우의 괴이한 능력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바.

딱 한 마디였지만 신뢰하기에는 충분했다.

“좋아요. 그것은 그렇다고 하죠. 그런데 강의 출석 일수는 어느 정도 채워야죠. 설마 듣는 과목 날려 버린 생각이에요?”

“그래서 출석을 불렀잖아!”

“.......”

최현주는 자신의 말에 단답형으로 대꾸만 자꾸 하는 그가 못마땅해서는 째려보았다. 도대체 왜 이런 건방진 태도를 보이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오빠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하지만 지금 DS는 너무 잘 나가서 문제잖아?’

그녀 역시 DS X 판매 일부를 담당하기에 한 달에 수익이 얼마 정도는 얼추 짐작을 하고 있었다.

거의 하루에 3-6억 사이 정도라는 것을.

한 달이면 아무리 못해도 150억 가까운 금액이었다.

‘실로 엄청난 수익이지.’

그녀도 요즘 들어서 조민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자신이 처음에 알던 그 조민우인지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그렇다면.

‘설마 그 때문에 생각이 바뀐 건가? 나 같은 것은 이제 쳐다보지도 않는 거 아냐?’

생각이 바뀌자 음성이 달라졌다.

싸늘한 음성.

“오빠.”

“?”

조민우는 누운 채 한창 DS 마법진 때문에 골머리를 앎고 있는 중에 계속 자신을 귀찮게 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뜬금없이 바뀌자 의아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잘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었다.

‘애는 또 왜 이래? 또 쓸데없이 혼자 망상을 하는 것 아냐?’

아마 침묵이 계속되었다면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현주가 곧 바로 입을 연 것이다.

“저 싫어진 거에요? 그런 거에요? 그렇다면 오빠, 정말, 우와, 심한 거에요!”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그는 답답해서인지 한숨을 팍팍 내쉬었다.

“하아, 현주야, 도대체 무슨 소리야?”

“그런데 왜 그래요? 지금 제가 하는 말은 그냥 씹어 버리고요!”

조민우는 답답해서 태양 빛 때문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전공 책 하나(?)를 치우고는 결국 입을 열어야 했다.

“일 때문에 그래.”

택도 없는 소리.

“네? 일이라뇨? 그것은 정말 말이 안돼요. 도대체 지금 DS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그러는 거죠!”

“휴우, 정말 별 것 다 묻는 군. 뭐 정 그렇다면 힌트라도 줄게. 지금 판매하는 DS X 생산량을 키울 방법이 없어. 그 때문에 고민 중이다. 됐어?”

어라? 정말인가?

“네? 저, 정말요?”

============================ 작품 후기 ============================

전격 연참!!!!!!!!!

삼종세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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