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109화 (10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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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자신을 이렇게 걱정해주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알자 마음은 편해졌다.

그런데 그 뿐이었다.

그것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조민우는 그래도 마음이 편해진 것에 대해서 고마워서라도 그녀의 머릿결을 가볍게 만져주었다.

“고마워.”

그런데 옆에 있던 최현주는 이런 광경을 보자 발끈해서는 한 마디 했다.

“오빠, 너무 한 것 아니에요? 그러면 저도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에요? 걱정을 해도 제가 더 해준 것 같았는데요?”

‘으이구, 앙탈은 참. 하여간에 현주 애는 너무 귀여워서 좋기는 한데, 이런 면이 좀 거시기 해.’

그는 그냥 뒀다가는 또 무슨 상황으로 갈지 판단이 되지 않자 슬쩍 최현주도 한 번 앉아주면서 이마에 가볍게 키스해 주었다.

쪽.

“현주도 고맙지. 현주가 아니었으면 지금 내가 있었겠지? 늘 그런 점은 고맙게 생각해.”

벌써 풀어진 최현주.

“헤, 정말요?”

“.......”

조민우는 설마 자신이 따뜻하게 해준 이 행동 하나에 그 사이에 분위기가 화악 바뀌어버리자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도 그렇지만 두 여인 역시 상황이 너무 애매모호해서 뭐라고 입을 열기가 어려웠던 것이었다.

‘답답해.’

***

조민우도 이런 상황이 처음에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그렇지 않았다.

자신을 걱정해 주는 두 여인.

그것도 이렇게 아름다운 두 여인이라면.

나쁘지 않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외모나, 어떤 조건이 아니었다.

순수하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는 이런 태도.

자신에게 늘 관심을 보여주는 그런 따스한 마음.

그것이 다르게 보였다.

조민우도 이런 감정을 처음에는 확연히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그도 시간이 지나자 그것은 단순히 남녀의 사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친한 친구에게서 볼 수 있는 정(情)을 느꼈다.

남녀 사이에서는 좀 맞지는 않는 면이 있지만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귀찮게만 보이는 그녀들이 다르게 보인 것은 바로 이 순간.

‘굳이 자세하게 다 말해줄 필요는 없어. 하지만 어느 정도 그럴 듯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혹시 도움을 얻을 지도 모르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고민하는 것은 몇 개의 생산 설비 부품을 만들었어. 그런데 제일 처음에 만든 것은 제대로 동작을 하는데, 나머지 것은 조금씩 이상한 동작을 보여. 그 때문에 고민을 하는 거야!”

자신이 이제까지 끙끙 앎는 문제였다.

말하고 나니 오히려 후련해줬다.

두 사람이 도와준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진작 이렇게 말해버릴 것을!’

하지만 두 여인은 그냥 조용히 있지만은 않았다.

그의 고민거리를 듣고는 나서는 각자 생각에 잠깐 잠긴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그냥 듣고 고민만으로 끝내지는 않았다.

곧 바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먼저 나선 것은 역시나 감각이 뛰어난 최현주였다.

“오빠, 그건 혹시 그 부품 모양이 좀 틀려서 그런 것 아니에요?”

당연한 지적.

“나도 그렇게 처음에 생각했어. 그래서 추가로 동일하게 다시 몇 개나 만들었는데, 비슷해. 다만 나타나는 현상이 좀씩 틀려. 뭐 어떤 것은 일부만 동작하고, 어떤 것은 오동작 한다는 그런 느낌? 뭐 그 정도야.”

“아!”

최현주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아챈 것이다. 하지만 바로는 쉽게 여기에 대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녀는 이제 겨우 대학 공대 2학년생에 불과한 까닭이었다. 그녀의 경험과, 지식으로 이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주기에는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민현진은 좀 달랐다. 그녀는 의외로 이런저런 다양한 취미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마침 조각도 있었던 것이다.

“오빠, 그거 혹시.......제조 부품에 차이가 나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예상 못한 지적.

당연히 반문이 절로 나왔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 제가 취미로 조각을 좀 해요. 그런데 그 일을 하다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할 때마다 같은 모델을 가지고 조각해도 그 결과가 좀씩 달라요. 기분에 따라서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를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건 부품인데.......”

민현진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서 더 그런 것이 아닐까요? 아마 그 생산 설비를 제가 잘 몰라요. 하지만 DS X를 만드는 설비라면 정말 섬세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충분히 그럴 수가 있죠. 오히려 전 이런 문제가 이젠 나오는 것이 더 이상하거든요.”

여기까지 지적이 나오자.

옆에서 조용히 보고 있는 최현주 역시 그냥 조용히 있지 않았다.

“아, 맞아요. 취업한 선배들이 그런 이야기를 종종하더라고요. 공장에서 양산을 하다보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결국에는 계속 불량이 나온다고요. 그래서 하는 일이 최대한 그 불량을 줄이느라고 하더라고요.”

“!”

정말 깜짝 놀랐다.

‘맞아,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결국 아무리 명인이 제작했다고 해도 근본적인 차이는 있을 것 아냐. 그렇다면 그런 중에 뭔가 오차가 누적되었다는 말인가?’

추측이었지만 예측이 맞을 수도 있었다.

다만 확인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벌떡.

그는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후다닥 뛰기 시작한 것이었다.

두 여인은 갑작스러운 그의 모습에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오, 오빠.

멈칫.

그는 그제야 자신이 너무 경황이 없어서 두 사람을 무시했다가는 알자 곧 바로 잠깐 멈추어 서서 소리쳤다.

-아, 고마워. 지금 가서 바로 두 사람이 말해준 것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 그러면 우리 회사에서 봐!

이것이 다였다. 그는 이내 곧 바로 건물을 돌아서 도망치듯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두 여인은 멍한 표정을 한 채 벤치에 앉아서 잠깐 그러고 있어야 했다. 설마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지 예상을 못한 탓이다.

‘치이, 괜히 말했나.’

다소 후회되는 것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의 조언은 생각보다 조민우에게 꽤 큰 도움을 준 까닭이었다.

***

DS 마법진 실험실.

조민우는 아직 막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아직 오늘 강의가 남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뭐 상관없지. 지금 그게 문제야? 무려 2조가 걸려 있는 상황이잖아!’

이미 눈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돈독이라 올라서?

그런 것과는 개념이 좀 달랐다. 2조라는 돈은 돈독으로 간주할 정도의 의미가 아니었다. 그만큼 그 금액이 크다는 말이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일단 DS 마법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돼. 그렇다면 하나씩 하나씩 확인을 하면 되겠지.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초기 DS 마법진이겠지?’

확신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금방 나왔다.

한 번에 전체 DS 마법진을 다 만들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보면 각 조각에 집중해서 여러 개를 만들면 가능하다고 본 것이었다.

물론 그 전에 이미 남이 있는 것을 시도해봐야 했다.

일단 2차 DS 마법진 A 조각으로 시도를 해보았다.

바로 1차로 동작이 지금 가능한 DS 마법진에 A 조각만 교체를 한 것이다.

그리고 곧 바로 마법진의 구동.

(불.)

반짝반짝.

놀라운 것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돼, 됐다!’

다만 그 변화가 1차 DS 마법진 결과와는 달랐지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제까지 이런 변화조차 없었으니까.

조민우는 설마 이런 것이 가능할지는 몰랐기에 그 결과가 나오자 정말 환호했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뒤 늦은 후회.

하지만 그는 곧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자 그럴 수는 없었다.

꿀꺽꿀꺽.

바로 DS 수정된 DS 마법진을 통해서 나온 DS X를 직접 마셔본 것이다.

그런데 그 맛이 좀.

‘이건 그 맛(?)이 아니군.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물맛과는 좀 틀려. 뭐 그렇다면 DS X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겠지.’

이것이 문제였다. 이것은 도저히 100,000원으로 팔수가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더욱 곤란한 것은 다시 이것을 테스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도 후.

꿀꺽꿀꺽.

‘으음, 이 맛(?)도 아냐!’

그리고 다시 이어진 시도.

꿀꺽꿀꺽.

‘으음, 이 맛(?)도 역시 틀려!’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확신이 서지 않았다.

‘제길 일단 몇 가지를 더 시도해보자.’

이렇게 다시 시작된 시도.

이전 실험과는 달리 꽤 체계적으로 하나하나 실험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반복적인 실험만 한 것은 아니었다.

***

삼일 후.

“사장님, 여기 있습니다.”

조민우는 DS 마법진 A 조각만 무려 20개를 받아서 이리 저리 확인하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이 정도라면 한 놈은 제대로 된 것이 나오겠지? 설마 이 중에서도 안 나오겠어?’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솔직히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무려 20개다. 그것도 DS 마법진 전체가 아니라 단순히 한 조각만 따로 한 것이다.

그런데도 전혀 해당되는 놈이 없다?

그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정성일 부장만큼은 우려스러운 표정이었다.

“저기 사장님, 그런데 정말 괜찮겠습니까? 지금 거기에 들어간 비용만 해도 정확히 4억 정도가 됩니다.”

4억.

실로 가볍지 않는 금액.

조민우 역시 DS 마법진 실험에만 빠져 있다가 이런 지적을 받자 대수로이 생각할 수만은 없었다.

“솔직히 저도 이번 제안이 무리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DS X를 통해서 벌어들이고 있는 수익과, 앞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생각하면 당연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딱 현실적인 지적. 정성일 부장이 상황은 제대로 모르지만 이런 말에는 정말 뭐라고 하기 힘들었다.

“으음, 하지만 그렇다고 결과도 나오지 않는 일에 계속해서 돈을 마구잡이로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은 좀 자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역시 따끔한 질책.

조민우는 기분이 나쁘다고 보다는 오히려 이런 그가 옆에서 있어서 더욱 안심이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시원한 대답.

정성민 부장 역시 굳어 더 나가지는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정도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었다.

“더 이상은 곤란합니다. 뭐 여기서 더 지금 하는 일을 진행하고 싶으면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사장님이라고 하셔도 맹목적으로 일 진행은 곤란합니다. 아니면 저에게 만이라도 사실을 오픈하셔도 좋고요.”

“끄응, 알겠습니다.”

좀 마음에 들지 않는 면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점을 지적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정성일 부장의 태도가 오히려 더욱 바람직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조민우도 DS 마법진에 관해서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너무 많아서 그런 점을 비밀로 할 따름이었다.

‘사실 정상적인 일이라면 내가 이렇게 숨기고 말 것도 없지. 그런 점에서 보면 오히려 정성일 부장에게 미안하다고 봐야 할 것 같아.’

하지만 그는 이내 이런 상념을 털어버리고는 곧 바로 DS 마법진 조각을 들고는 실험실에 처박혔다.

***

DS 마법진 실험실.

조민우는 일단 20개의 DS 마법진 A 조각에 각각 번호표를 붙여서 이전과는 달리 좀 더 체계적인 실험을 목표로 잡았다.

일단 시작한 것은 역시 ‘1’ 꼬리표가 붙은 것부터였다.

물론 그도 이런 작업이 지루하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DS 마법진 제작 시행착오를 경험해 본 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곧 바로 ‘1’ DS 마법진 A 조각으로 교체했다.

나름 기대도 되었다.

============================ 작품 후기 ============================

오 연속 2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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