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114화 (114/397)

< -- 114 회 -- >

부르릉.

조민우는 어느 정도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을 끝나자 곧 바로 부친과 잠깐 감사의 이야기를 나눈 후에 차량에 올랐다.

기분은 당연히 좋았다.

자신이 지금 해야 할 것과,

그리고 당장에 누려야 할 것을 알아챈 것이다.

‘하긴 내 나이가 있잖아? 더욱이 주변에 아리따운 여인들도 늘려있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둔다? 정말 멍청한 짓이야.’

이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더욱이 두 사람은 아예 매일 그와 보다시피 하는 여인들이었다.

딱히 두 여인을 유혹해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조금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뭘 하는 것이 좋을까?’

잠깐 떠오른 생각.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굿을 봐야 떡을 볼 수가 있을 테니까.

그래서 DS 임시 사옥에 도착한 후에 잠깐 직원들의 눈치부터 살펴야 했다.

괜히 직원들 눈에 쓸데없이 뜨이면 곤란한 까닭이다.

하지만 소똥도 필요할 때는 정말 없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그 말이었다.

-오우, 그러면 현주씨는 사장님과 대학 강의 중에 만났다는 말이군요.

-당연하죠. 그 때만 해도 정말 어벙한 면이 있는 복학생 정도였거든요. 아마 제 친구가 옆에서 길을 놔주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잖아요?

-아, 그런데 같이 지내다 보니, 저도 사장님의 비범한 면을 안 것이죠.

-호오, 그래요? 그게 뭐죠?

이렇게 시작된 노가리.

일을 끝내고 나서 잠깐 쉬는 휴식 시간에 저러고 있는데, 뭐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놀라운 것은 대다수의 직원이 전부 최현주 주변에 둘러앉아서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쯧쯧, 도저히 지금은 어떻게 할 수가 없군. 이상하네, 평소에는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막상 말을 하려니......’

결국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의외로 틈은 잘 생기지 않았다.

최현주가 움직일 때마다 다른 회사 직원 최소 한 사람은 꼭 들러붙어서 따라다닌 것이다.

아니 보통은 2-3명이 일반적이었고, 간혹 6-7명까지 되었다.

물론 민현진이라고 해서 다른 것은 없었다.

-호호호, 그래요?

-그럼요, 민현진씨는 항상 자신만만한 그런 모습이 최고입니다.

-어머, 고마워요. 하지만 전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아뇨, 겉으로 그렇게 안 보이죠. 다만 현진씨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을 그런 면을 은연중에 내 보입니다. 그것은 마치 일개미에 둘러싸인 채로 위엄을 뿜어내고 있는 여왕개미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

‘여왕개미는 무슨 얼어 죽을!’

조민우는 내심 이를 갈면서 기회를 노렸지만 직원들 대다수가 내일 일을 준비하면서 휴게실과, 차량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자 결국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뭐 둘이 같이 있을 시간이 있어라 뭐라고 하지 않겠는가?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괜히 전화했다가 주변 직원이 알면 그야말로 회사 내부 망신이었다.

결국 포기를 해야 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이 뭐냐 하면, 포기하고 집에 일찍, 뭐 임시 사옥 바로 옆이기는 하지만, 나올 때 쪼르르 쫓아 나온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최현주였다.

-민우 사장 오빠!

조민우는 피식 웃고는 일단 주변부터 날카로운 눈치로 살펴야 했다. 괜히 직원들이 따라 나올까 염려한 까닭이었다.

물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면 용건만 간단히.

(저기 내일 잠깐 둘이만 학교에서 보지 않을래?)

응? 이건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

최현주 역시 눈치가 빨랐다. 아니 정확히는 민현진 고 여우를 경계한 것이다.

(저, 정말요?)

(응, 그러면 언제 시간 비어. 아니 강의가 언제 끝나는 거야?)

(전 한 시에 끝나요.)

(호오, 잘 됐네. 난 오전 강의만 있어. 그러면 한 시 끝나고 나서는 대학 정문 앞에 마주보이는 그 커피숍에서 보는 것으로 하죠.)

(알았어요.)

간단한 대답.

하지만 더 이상의 말은 필요가 없었다.

최현주가 여기까지 쫓아온 것은 오늘은 영 이상하게 풀리지 않아서 조민우와 같이 있지 못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쫓아 나온 것뿐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더 이상은 말이 필요 없었다.

(오빠, 내일 봐요.)

(응.)

조민우는 생각보다 쉽게 약속을 정하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괜히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이렇게 간단히 되는 것을.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이미 최현주는 알게 모르게 반쯤 조민우에게 완전히 넘어가 있는 상태.

솔직히 계기가 생기면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 역시 본능적으로 이것을 느끼기에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

다음날 공대 9호관 207호실.

김동인은 오늘 따라 부산스럽기만 한 강의실 분위기에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에 와서는 자신이 노리고 있던 한 여자에 대한 노력이 흐지부지되자 꽤나 정신적인 타격을 받았기에 더욱 심했다.

상대가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이거나, 아니면 부자라면 솔직히 그나마 이해라도 한다. 그런데 상대는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

‘빌어먹을 겨우 복학생 늙다리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기다니.’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당연히 인상이 좋을 리가 없었다.

주변 친구들은 그런 김동인을 보면서 위안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우정이었다.

“야아, 동인아, 얼굴이 요즘 왜 계속 그 모양이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네 꼴은 마치 사랑하는 애인을 다른 놈팽이에게 빼앗긴 것 같잖아?”

눈치 하나는 귀신이었다.

“하아, 헛소리는 그만 하고, 걍 책이나 봐!”

단호한 호통.

하지만 택도 없는 이야기였다.

주변에 같이 어울려 다니는 놈들이 다들 눈빛을 반짝인 것이었다. 더욱이 남의 불행은 곧 자신의 행복이라는 생활신조를 가진 이들이었다.

그냥 놔둘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너 설마 여자한테 차인 거야?”

“쯧쯧, 이거 동인이가 여자한테 뒤통수 맞다니. 정말 세상은 이래서 재미있다니까.”

“그러게 말이야. 이제까지 저놈이 여자를 찬 것은, 아니 울린 것은 많이 봤지만 설마 거꾸로 당하다니. 정말 놀랄 일이야!”

“......”

김동인은 가소로운 표정을 한 채 친구들을 쳐다보다가 이내 안색을 잔뜩 찌푸렸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친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그 자신.

쓸데없는 소리를 해봐야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잘 알았다.

‘그냥 떠들어!’

내버려두었다.

물론 친구들은 그냥 있지 않았다.

시끌시끌.

웅성웅성.

끝도 없이 수다를 떨기 시작한 것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이들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의 듣고 있는 이들에게 전부 퍼져간 것이다.

물론 그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김동인이 여자에게 차였다!

그런데 어떤 놈은 정말 심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푸하하하, 십년 묵은똥이 다 내려간다!

“.......”

김동인은 안색을 잔뜩 찌푸리고는 이런 모습을 보고는 참아야 했다. 괜히 나대다가는 그야말로 이상한 놈으로 찍힌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물론 이런 소란은 본인이 입을 다물어버리자 곧 서서히 가라앉았다. 하지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바로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 간 놈에게.

‘조민우 그 씹 새끼, 한 번 두고 보자, 내가 아주 네 여자는 전부 유혹해 줄 테니까.’

다행스러운 것은 친구들의 반응이었다.

자신들도 좀 지나쳤다는 것을 느끼자 곧 김동인에게 사과를 해온 것이다.

-동인아, 오늘은 내가 한 짓(?)도 있고 하니, 당구나 한 게임 하러 가자.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

김동인은 강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곧 바로 강의실을 나와서는 당구 한 게임을 위해서 좋은 당구 다이가 유독 많은 대학 정문으로 향했다.

대학 본관 쪽으로 뻥 뚫려 있는 길옆에는 놓인 꽃은 마치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뽐내듯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그 주변을 지나가는 캠퍼스 커플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최현주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주변 친구들이라고 해서 다른 것이 없었다.

-캠퍼스 커플 놈들은 모두 추방해야 한다니까!

-면학 분위기가 기본인 우리 대학에 암적인 존재들이지!

-내가 저번에 우리 학과장님에게 건의까지 한 거 아냐?

-헐 정말이야?

-당연히 뽕이지!

-.......

쓸데없는 수다.

걍 영양가 없는 노가리.

“.......”

김동인은 새삼 안색을 잔뜩 구겨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조민우 그 씹 새끼만 아니었다면 나도 현주와 근사하게 이곳을 거닐 텐데.......’

생각할수록 정말 분했다. 그놈만 아니었다면 정말 자신의 대학 인생은 활짝 꽃을 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이런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지독해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그 놈을 함부로 하기에는 또 문제가 있었다.

어느 정도 조민우가 싸움을 할 줄 안다는 것은 그도 이제는 확실히 아는 까닭이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김동인은 이 때문에 캠퍼스를 거닐어도 다른 이들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복수할 수 있는 방법에만 집착을 거듭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사람만큼은 달랐다.

바로 조민우였다. 그는 이미 자신의 영상에 사진처럼 딱 각인되어 있기에 머리에 완전히 입력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순간에 알아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응? 저놈은 조민우?’

그의 시선이 가 있는 곳에는 확실히 조민우가 앉아 있었다. 대학 중앙 도서관 쪽으로 나 있는 소로 한 쪽에 놓인 한 벤치였다.

10장 데이트

조민우는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진 후에 오늘은 특별히 최현주와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오늘은 운이 좋아서인지 자신이 오전에 들어야 하는 과목이 마침 휴강이었다. 순간 시간이 그냥 붕 떠버린 것이다.

얼마 전 같으면 중앙도서관에 털어 박혀서 DS 마법진에 대한 고민을 빠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여유가 생기자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정확히는 그런 노력이 이제는 삽질이라는 알자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습관적으로 중앙도서관 쪽으로 걸음을 옮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런데 중앙도서관 앞에 도착하자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고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건 단단히 중독이 되었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요즘 들어서 너무 돈독(?)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무려 2조가 걸려 있는 DS 마법진 때문에 너무 깊이 빠져 들어간 것이다.

조민우는 여유를 가지고서야 이런 자신의 노력에 대해서 한 걸음 떨어져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자연스럽게 중앙도서관으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는 따스한 해살이 내려 쬐이는 벤치에 앉아서 캠퍼스의 낭만을 즐겼다.

솔직히 지금 매달 벌어들이는, 150억 정도의 수익이라면 굳이 더 이상 욕심낼 이유는 없었다.

차라리 이 정도로 해서 이 년 정도는 느긋하게 보내면서 현금을 비축하는 것이 오히려 미래를 위해서 더욱 바람직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앞날의 캐시카우를 키우는 것 역시 그냥 둘 수는 없겠지.’

그리고 추가로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 하나.

‘DS 본사 주변을 발전시키는 것이 그 다음이야. 가능하면 연구 단지를 만들어서 마치 미국의 실리콘 밸리처럼 방향을 잡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것이 그의 구상이었다.

조민우는 그제야 마음이 편해지면서 새삼 캠퍼스 주변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런 그의 눈에 마치 중앙도서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한 여인을 발견한 것은 마냥 운만은 아니었다.

‘조수연? 아마 중앙도서관에 DS 문자 연구 때문에 자료를 찾으러 가는 건가?’

아마 맞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시선도 문제이지만 분위기란 것이 있다.

조수연도 이제는 조민우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할 리가 없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익숙한 시선을 느끼자 그냥 있지 않아다. 곧 바로 고개를 돌렸다가 발견한 것은 바로 벤치에 앉은 조민우였다.

‘어, 어머 민우씨!’

이거야 말로 횡재!

요즘 들어서 통 전화를 해도 연락도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전화를 받아도 싱숭맹숭 끝나서 데이트하고 말 여유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뜨인 조민우.

그녀의 다음 반응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것이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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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자 추천추천추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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