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6 회 -- >
(조민우 선배는.......)
(조민우 여자는.......)
(조민우 최현주는.......)
조민우에 대한 이야기는 주제를 살짝살짝 바꾸어가면서 주구장창 계속되었는데, 이것이 끝난 것은 무려 십오 분(?)에 지난 후였다.
이런 상황이었다.
평소라면 그냥 농담 삼아서 들어줄만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달랐다.
김동인은 다시 혈압이 치밀어 오르면서 압력을 더욱 받자 그 때문에 몸을 휘청했다.
비틀.
“어? 도, 동인아, 괘, 괜찮아!”
-야아, 조민우 개새끼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했잖아?!!!!
움찔.
이것은 김동인 친구들이 놀란 것이었다.
응?!
이것은 벤치에 앉아서 느긋하게 반쯤 눈을 감고는 노곤한 분위기 때문인지 아예 꾸벅꾸벅 졸던 조민우가 귀를 쫑긋한 반응이었다.
아무리 따스한 햇살에 졸업이 왔다지만 자신에게 ‘조민우 개새끼’라는 표현을 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냥 넘길까하다가 두런두런 거리는 이야기가 희미하게 들려오자 그럴 수가 없었다.
시선을 돌린 것이다.
비록 구내서점 건물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어라? 저 놈은 김동인?’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자 더욱 정신을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저들이 떠드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조민우는 처음에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는 도중에 한 가지 사실을 알자 이내 눈빛을 반짝였다.
‘호오, 저놈이 혈압이 좋지 않다고? 그렇다면 분노해서 화가 치밀어 오르면 더욱 심하겠군. 쯧쯧, 딱 봐서는 아까 조수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자식 질투심은 많아 가지고.’
여기까지는 그저 한 생각.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자신에 대한 비하가 그 수위를 넘어가자 생각을 달리했다.
‘오호, 그래? 현주에게 관심이 많았나 보군. 하긴 하는 짓 보면 당연하기는 하지만.......쯧쯧, 나에게 단단히 쌓인 것이 많은 가봐. 보자 뭐 저렇게 주제파악을 못하는 놈을 골려 줄 방법이.......있군!’
딱히 김동인에게 유감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상대가 적의마저 보이는 상황.
더욱이 자신에게 아주 원한이 가득해서 이를 가는 상황이라면 좀 달랐다.
그리고 기다렸다.
다행히 제니퍼는 불과 오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가쁜 숨을 쉬고 나타난 것이다.
<민우씨!>
<여어, 제니퍼!>
간단하게 일단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벤치에서 일어나서는 슬쩍 부담 없도록 만들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제니퍼는 이미 조민우와 안면을 튼 후에 생각보다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되자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살짝 안긴 것이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연락을 왜 안한 거에요?>
<안 좀 바빴어요.>
조민우는 간단한 말과는 달리 제니퍼의 암묵적인 허락(?)에 확신을 가지자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인 태도로 보였다. 바로 양 손으로 그녀의 히프 바로 위쪽을 부드럽게 잡아당기면서 몸을 바짝 밀착 시킨 것이다.
뭉클.
이것은 부드러운 그녀의 가슴이 접촉한 느낌.
콱.
이것은 자연스럽게 화가 잔뜩 난 자신의 물건이 그녀의 허벅지를 압박하는 감각.
하지만 제니퍼는 오히려 촉촉한 눈빛을 한 채 지긋한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거기에는 기묘한 열기마저 가득 담겨 있었다.
이미 단란주점(?)은 사업적인 이유 때문에 꽤나 견식한 몸.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조민우는 슬그머니 그녀의 뒤태 이곳저곳을 주물럭거리면서 일단 걸음을 옮겼다.
바로 김동인 패거리가 있는 방향이었다.
그러면서 온갖 갖은 손재주(?)를 다 보여주었다.
등부터 시작해서, 히프 그 아래(?)에 까지 이곳저곳을 안 건드리는 곳이 없었다.
조물락조물락.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제니퍼의 반응이었다.
다소 튕기는 느낌이 나기는 했지만 그다지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것보다 더욱 큰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확실히 미국인이라서 그런지 섹스에는 개방적인 걸까? 아니면 내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둘 다일까?’
아마 둘 다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손에 착착 달라붙는 그 느낌은 정말 죽였다.
피부가 동양 여인과는 질적으로 달랐기 때문이었다.
원래 제니퍼만이 예외적으로 그런지는 알 수는 없지만.......
조민우는 물론 이런 촉감(?)를 즐기면서 김동인 패거리는 의도적으로 모른 척한 채 그 주변에서 얼쩡(?)거리면서 임시 주물럭 쇼를 벌였다.
제니퍼 외모는 이미 기술한 바가 있다.
백인 여인의 수려한 몸매는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연출이 더욱 압도적이었다.
캠퍼스 중앙로를 따라서 마침 불어온 산들바람이 그녀의 머릿결을 쭉 허공으로 살짝 밀어 올리면서 드러나 얼굴은 가히 눈이 부셔서 쳐다보기만 어려웠다.
꿀꺽.
이것은 김동인 패거리가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
특히 김동인은 자신의 코앞(?)에서 벌어진 두 남녀의 엽기적인 행동에 이를 부서지도록 악물어야 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어떻게 싱글 패거리 바로 앞에서 저런 몰지각한 행동을 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저렇게 초월적인 백인미녀와 함께.
다른 두 여인이야 물론 좀 뛰어난 외모이기는 하지만 저런 광경을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가 없었다.
‘도, 도대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거야? 아니 저런 백인 여자는 언제 사귄 거야?’
조민우는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제니퍼의 몸 이곳저곳을 계속 만지는, 아니 애무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세미 포르노 장면을 김동인 패거리 앞에서 연출한 것이다.
“아흑.”
어떻게, 어디를 만져는 지 제니퍼는 아예 간헐적인 신음소리마저 내보였다.
“.......”
김동인은 급기야 입을 다물 채 몸을 부르르 떨다가 간헐적으로 경련까지 일으켰다.
그 역시 가자미눈으로 힐끗 보고 있었기에 흠칫하고는 이내 제니퍼의 백옥 같은 손을 잡고는 대학 본관을 따라서 나 있는 도로로 접어들었다.
‘흐음,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아니 내가 좀 심해나? 그나저나 저 놈은 정말 질투심이 많은 가보군. 하지만 괜찮을 런지.......’
딱 봐서는 상태가 영 안 좋아 보였던 것이다.
***
김동인은 물론 조민우가 떠난 시점에는 숨을 헐떡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성 호흡 곤란까지 갈 정도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곧 정상을 회복한 것이다.
“헉헉, 이, 이젠 좀 살겠다.”
“야, 동인아, 정말 괜찮아? 지금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겠냐?”
“아, 정말 괜찮다고 하잖아!”
버럭 소리친 김동인.
하지만 이내 후회가 몰려왔다. 자신을 쳐다보면서 걱정하는 친구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 까닭이다.
‘하아, 내가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겨우 여자 때문에 질투해서 이런 행동을 하다니.’
스스로 한탄했다.
“야아, 미안하다.”
“아니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너라도 아마 조민우 선배의 저런 엽기적인 행동을 보면 정말 그냥 놔두지 않았을 거다.”
“그러게, 정말 너무 한 것 아냐? 여자를 두 명이나 있는 주제에, 그 착한 현주를 유혹하다니. 휴우, 정말 너무 한 것 같아.”
“나도 공감이야. 도대체 조민우 선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일까? 세상 미인은 전부 자기가 거두려고 하는 것일까?”
다들 조민우에 대한 비방이었다.
처음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최현주만 사귀고 있다면 그나마 라도 이해가 된다.
아 한 명 정도는 숨겨놓은 애인이 있다?
이 정도도 쉽지는 않지만 이해할 수가 있다.
그런데 거기에 백인여자 한 명이 더 있다고?!
이건 아니었다.
다들 이런 분위기였다.
결국 이들은 한 동안 조민우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잠깐 시간을 보냈다.
조민우 선배는 복학생주제에 정말 너무 한 것 같아!
그리고 김동인 역시 그 소리를 듣고는 어느 정도 혈압이 가라앉자 겨우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조금 전에 일을 떠올리고 크게 소리쳤다.
“야아, 오늘 내가 당구 끝나고, 근사하게 한 턱 사마!”
***
김동인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혈압이 가라앉았는데, 캠퍼스를 가로지르면서 다시 남아 있는 작은 앙금마저 곧 사라졌다.
그는 기분이 풀리자 이내 쾌활한 음성으로 친구들과 노닥거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내가 말이야.......”
뭐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다시 대학 정문 근처 맞은 편 커피숍 앞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자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응? 저, 저건 현주잖아?’
아니 뭐 그럴 수도 있었다.
최현주가 대학 정문에 잠깐 나와 있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바로 입고 있는 복장.
화사하게 입고 있는 옷도 옷이지만 은근하게 속이 훤히 다 보이는 재질은 아무리 봐도 좋은 의도로 볼 수만은 없었다.
노골적으로 남자의 시선을 끄는 용도라고 봐야 했다.
더욱이 그녀의 외모가 얼마나 늘씬한가? 그런데 하의로 입은 것은 그야말로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 초미니 핫팬츠!
비록 단발 커트머리라서 다소 매력이 떨어지는 점은 있었지만 찰랑찰랑 거리는 모습은 결코 가볍게 봐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욱이 은근히 장난스럽고, 애교스러운 면이 고혹적인 표정과 섞이자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절로 떠올리게 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일행 역시 눈치가 완전히 없지는 않았다.
김동인이 갑자기 정문 입구 근처에서 갑자기 멈춰서 멍한 표정을 하고 있지 그 시선을 따라가서 본 최현주를 보고는 다들 놀라워했다.
(우와, 저거 현주잖아?)
(그런데 옷이 영.......멋지다!)
(자식 속 들여다보이는 소리 하고 있네. 그냥 좋다고 그래. 그나저나 도대체 현주가 왜 저런 괴이한 옷(?)을 입고 저러고 있는 거지?)
(딱 봐서는 누굴 기다리는 눈치인데?)
이 때 혹시나 하고 나온 소리 하나.
(서, 설마 조민우 선배는 아니겠지?)
“.......”
김동인은 이내 입을 다물고는 안색을 굳혔다. 그도 설마 한 표정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모습만 봐서는 너무도 노골적인 티(?)가 물씬 풍긴 까닭이다.
‘도, 도대체 왜 저런 복장을 하고 있는 거야?!’
11장 호텔
조민우는 김동인이 최현주를 보고 있기 전에 이미 그와 헤어진 후에 계속 제니퍼와 같이 산책하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다. 지금 자신은 그녀와 당장에 호텔에 가려고 만난 것이 아닌 까닭이었다.
그가 아무리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해도 중요한 일을 앞 둔 시점에서 그야말로 똥오줌을 못 가릴 정도는 아니었다.
<저기 제니퍼.>
이제는 금반지 때문에 훈련이 되어서인지 꽤나 능숙한 영어 발음.
제너퍼 역시의 그의 품에 들러붙어서 백치 같은 눈빛을 반짝였다.
<네? 말해보세요.>
말하란다.
그런데 말이나, 행동하는 태도는 영 호텔로 가자는 노골적인 분위기였다.
일단 몸으로 기본적인 대화를 한 후에 본격적인 협의를 하자는 그런 식이다.
조민우는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으음, 현주만 아니었으면 딱 인데, 정말 아쉽군.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기 전에, 한 여자와 섹스를 하고 만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었다. 일단 이것이 허락하고 말고를 떠나서 상대가 문제였다.
여자가 생각보다 감성이 꽤나 뛰어난데, 한 여자를 만난 후에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경험적으로 잘 아는 까닭이다.
‘생각해보면 도망간 개도, 뭐 지금 생각하면 잘 해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싸운 것도 결국 전날 단란주점(?)의 애와 2차간 다음 날에 만난 후에 그 낌새를 눈치 채면서 나빠졌잖아? 그런 경우를 다시 겪을 수는 없지!’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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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자자 추천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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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들 말이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