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122화 (122/397)

< -- 122 회 -- >

“알겠습니다.”

***

최창민 부장은 이렇게 판단이 되자 곧 바로 박용운 부장에게 최종 결론을 보내주었다.

물론 그 요지는 아주 간단했다.

-이상 없음!

“.......”

이 친구가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식으로 보고서를 보내?

결국 확인이 필요했다.

<여보세요?>

<아, 박부장, 잘 지냈는가?>

은근한 딴 소리.

<이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왜 이 따위로 보고서를 보낸 건가?>

<응? 그게 무슨 말인가? 거기 첨부 기록이 다 나와 있지 않은가? 자네 우리 말 몰라? 거기 영어라고 해봐야 몇 개 안 나와 있어. 그리고 어떻게 실험했는지 그 과정도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은가? 자네라면 그 정도는 대충 알아볼 텐데?>

변명 한 번 확실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박용운 부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자네가 기획 실장이라면 이런 보고서를 보고 그냥 ‘아, 수고했네!’ 이러고 넘어갈 것 같아?>

<아니!>

<.......>

박용운 부장은 꼭 장난 식으로 이야기하는 이놈 때문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설마 이 따위로 나올 지는 예상도 못한 까닭이다.

그런데 상대의 다음 말은 확실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런 말하기는 좀 그래. 하지만 자네 기획 실장에게 그대로 보고하는 것이 맞을 거야.>

<흐음,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건 자네 개인적으로 요청할 일이 아냐. 그룹사끼리 정규 루트를 통해서 의뢰를 해주었으면 해. 그러면 내가 따로 임시 팀을 만들어서 그 일을 진행시켜 보기로 하지.>

더 이상 반론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확실한 말이었다.

<좋네.>

***

박용운 부장은 간단하게 어느 정도 결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자신의 기획 실장에게 그대로 보고를 올렸다.

물론 최창민 부장을 마지막에 첨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무래도 간단하게 답이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래도 정식으로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쪽의 견해입니다.”

아마 평소라면 난리를 치겠지만 보고서 첨부 내용과, 향후 원인 분석을 향한 대안을 내놓자 그럴 수는 없었다.

“으음,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건 실장님이 결정하셔야죠. 만약 그 DS X가 그만큼 상업 가치가 있다면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럴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DS X의 상업 가치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좋네, 일단 이 일은 내가 한 번 그 쪽에 정식으로 부탁하는 것으로 하지.”

“네.”

***

최창민 부장은 자신이 보고서를 보낸 지 딱 이틀 말에 정식 의뢰 요청을 받고는 혀를 끌끌 찼다.

‘쯧쯧, 정말 급하기는 급한가 보군. 도대체 누구 도움을 얻었기에 이렇게 빨리 요청이 내려온 거지.’

그런데 이 보다 놀라운 것은 자신의 연구팀 실장의 반응이었다.

“이봐, 최 부장.”

“네?”

“내가 이 안건을 몇 번이나 확인해보았어. 더욱이 자네 팀원이 분석한 결과를 다시 몇 번이나 봤는데,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솔직히 말이 안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굳이 숨길 이유는 없었다.

“아직까지 원인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아니 지금 원인 파악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이 DS X가 정말 성기능 장애에 효력이 있는 건가?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바로 그거야.”

“그건 저도 처음에는 좀 부정적이었는데, 제 밑에 직원이 직접 사용해 본 결과에 따르면 효과가 확실하다고 하더군요.”

“허어, 이 친구야, 그러면 이거 단순히 생각할 문제는 아니잖아?”

“하지만 이건 저희 그룹사 제품이 아니지 않습니까? 엄연히 DS 사에서 조제하는 상품인데.......”

“쯧쯧, 이봐, 지금 자네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요즘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어?”

“네?”

“분석을 제대로 해서 그 원인을 파악한 후에 필요하면 얼마든지 우리 제품에 곧 바로 응용해서 팔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요?”

“쯧쯧, 그거야 해결 방안이 많지. 자네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뜻밖의 이야기였다. 필요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DS X에 대한 것을 파악해서 우리 것으로 만들어라! 이런 제안이었던 것이다.

‘흐이구, 참, 뭐라고 할 말이 없군. 이러니 중소기업이 대기업 욕을 하는 거지!’

하지만 이런 내심을 그대로 토로할 수는 없었다.

“휴우, 알겠습니다.”

“자네를 믿지!”

***

최창민 부장은 이렇게 해서 정식 지시를 받게 되자 곧 바로 자신의 팀원을 불러 모았다. 일단 지금 하는 일을 우선 적으로 끝내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물론 먼저 다양한 시도를 하기 전에 몇 가지 기존 결과를 가지고 확인, 및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자연히 김찬성 대리가 나서서 자신이 이제까지 한 실험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세미나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입니다. 따라서 아마 제가 한 실험 결과만 놓고 보면 DS X는 기존의 생수와 전혀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 생각은 좀 달랐다.

바로 조용히 듣고 있는 한 여인, 조미희 대리였다.

그녀는 곧 손을 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성기능 장애자에게 정말 효과가 있다는 말인가요?”

“네, 사실 이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대답은 그와는 좀 관점이 달랐다.

“아니죠. 뭔가 차이가 있기에 말이 안 되는 것이겠지요.”

“네?”

그녀는 의외로 이미 다른 복안을 떠올렸는지 다른 팀원을 한 번 돌아보고는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지금 봐서는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무기물질 함량이 아니라, 이 외에는 DS X에 차별화되는 물질이 문제겠죠. 저는 일단 그것을 가칭 X라고 칭하겠습니다. 이 X라는 물질의 정체를 밝히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죠.”

최창민 부장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뭔가?”

“아주 간단합니다. 기존에 DS X에서 일단 물만을 따로 전부 증류시켜서 제거한 후에, 거기에 증류수를 넣는 겁니다.”

“호오, 그리고?”

“그 다음은 아주 간단하죠. 변화를 주지 않는 DS X와 무게 비교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분명히 무게 차이가 나야 할 겁니다.”

하지만 김찬성 대리는 반대였다.

“일단 X가 정말 있는지도 전 의문입니다. 더욱이 설사 그 X가 있다고 해도 mg/L이하 단위 일 텐데, 측정이 가능할까요?”

“그건 아주 간단하죠. DS X 전체 양을 늘리면 될 테니까요. 1L-100L까지 각 L 단위로 해서 무게를 측정해보면 분명히 일정한 차이가 날 겁니다. 지금 봐서는 그 양이 아주 적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것을 확인하면 분명히 DS X 성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하지만 그 정도 실험을 하려면 최소한 DS X 1억 원치가 구입을 해야 할 텐데요?”

조용히 듣고 있던 최창민 부장이 나섰다.

“쯧쯧, 이봐, 김찬성 대리 지금 장난하는 건가? 지금 1억 원이 문제야? 이 효과의 원인만 밝혀내면 다른 제품에서 수천억 원치 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데?!”

“그건.......”

“일단 이 대로 실행하게. 정말 무게 변화가 있는 지 확인부터 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으니까!”

이렇게 결론이 나버리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끄응, 알겠습니다.”

***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 해야 할 방향이 정해지자 이들은 곧 바로 DS X를 자신들과 관련이 있는 할인 마트를 통해서 겨우 구할 수가 있었다.

“이거야 원 금보다 구하기가 더 힘들어!”

“이 DS라는 놈들도 정말 웃기는 놈들이야. 차라리 많이 생산하면 될 텐데, 왜 딱 눈 코 딱지 만하게 생산만 해서는 이러는 것인지!”

어쩌면 당연한 불만이었다. 이들은 DS X 생산에 대한 것을 전혀 모르는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곧 이어진 실험 결과가 더욱 중요했다.

물론 여러 차례 시행착오가 있었다.

DS X를 합쳐서 무게 비교를 하는 것이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닌 까닭이다.

더욱이 전자저울을 사용해서 측정을 해야 했는데, 이것도 쉬운 것이 아니었다.

이런 저런 문제가 많았고, 그것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실험 과정은 처음에 염두에 둔 방법과는 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답은 결국 찾을 수가 있었다.

-0.022mg/10L!

바로 계측 장비에 나타난 숫자는 0.022mg/10L라는 숫자였다.

그리고 이것은 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숫자였다.

“헐? 1L에 0.0022mg이라고? 정말 황당하네.”

하지만 조미희 대리는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아마 김찬성 대리 실험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거죠. 그 계측 장비로는 저 변화를 측정할 수가 없을 테니까요. 단순히 실험적인 오차로만 보일 겁니다.”

“확실히 맞는 이야기야. 하지만 문제가 있어. 저렇게 작은 양이라면 도대체 저걸 어떻게 추출할 수가 있을까?”

“그건 간단하다고 봅니다. 어차피 물을 증류하고 난 후에 남은 물질을 가지고, 정밀 검사를 하면서 그 과정에서 기본적인 무기물질을 전부 배제하고 난 후에, 남은 물질만을 따로 전자 현미경으로 간단히 분석하면 된다고 봅니다. 아니 굳이 배제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죠. 어차피 나머지 무기물질의 구조에 대해서는 이미 저희 역시 알고 있는 바이니까요.”

“호오, 그렇다면 그 중에 정체불명의 물질이 바로 X라는 건가?”

“바로 그렇게 되는 겁니다!”

사실 이렇게 판단이 내리고 나자 다들 흥분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잘만하면 X의 정체가 무엇인지 곧 알 수가 있는 까닭이었다.

실제 그 결과는 흥미로운 것이었다.

***

조미희 대리는 이번 안건이 자신이 제안한 것이라서 그녀가 주도가 되어서 곧 회사 내부에 있는 전자 현미경을 사용해 보았다.

전자 현미경은 보통 작은 자로 잴수록 정확한 값을 알 수가 있듯이 파장이 작은 매체를 통해서 사물을 볼 때 정밀한 영상을 얻는 방법을 응용한 것이다.

보통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전자빔을 사용한 투과 현미경이었다.

이것은 전자빔을 시료의 표면 한 점에 맞추어서 시료영역을 훑어서 전체 영상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서 자기장을 이용하여 전자렌즈에 의해서 형광판이나 사진필름에 초점을 만들고, 시료를 투과하여서 시료의 원자 및 전자들과 상호작용한다.

이 전자빔은 검출기인 형광판이나, 사진필름을 통해서 영상을 만들게 되는 확대율과 해상력이 좋은 장점이 있어서 미세구조 관찰에 좋다.

그녀가 사용한 것은 바로 이 방식이었다.

삐익.

마지막 소리와 함께 서서히 컴퓨터 화면에 영상이 떠오르자 그녀는 기대를 가지고 멍하니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가 해당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다른 팀원 역시 과연 X의 정체가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나타난 사진.

“?”

처음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기괴한 형상 격자가 서로 섞여 있어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무기물질의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그 구조를 알고 있는 바.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 구조를 하나하나 분리해 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곧 얼마 있지 않아서 마지막을 남은 특이한 놈 하나!

바로 흑색 구(?)였다.

‘이, 이게 뭐지?’

그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둥근 구는 마치 구슬과 비슷했는데, 다만 그 크기가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이제까지 전혀 본적이 없는 것이기도 했다.

지켜보고 있던 연구원들은 모두가 크게 치켜뜨고는 이 의문의 X에 대해서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그리고 이들은 결코 여기서 실험을 끝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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