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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127화 (127/397)

< -- 127 회 -- >

바로 제니퍼였다.

***

조민우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자신 쪽으로 우아하게 걸음을 걷고 있는 제니퍼를 보고는 천천히 다가가서는 가볍게 앉아주었다.

물론 평소라면 부담스러워서 하지 않은 가벼운 키스(?)까지 해주었다. 그것도 혀를 살짝 가볍게 접촉한 모습이 살짝 보였다.

쪽.

“?”

제니퍼가 오히려 평소보다 적극적인 조민우 반응에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그녀가 굳이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양손으로 그의 허리를 부드럽게 껴안으면서 슬쩍 하체를 비비기까지 했다.

의도적인 동작.

평소라면 당혹할 일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그제야 제니퍼의 놀라운 미모에 놀라있는 두 커플을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마치 자기 자랑은 하듯 뜨거운 동작을 보여주었다.

솔직히 커플이 조금 전에 보여준 행동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모습이었다.

잠깐 이런 상황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일이 분이지 계속 이런 분위기만 연출되자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제니퍼가 결국 먼저 입을 열어야 했다.

<민우씨, 안 갈 거에요?>

<아, 잠깐만요. 여기 조금만 더 있다가 가요.>

조민우는 이렇게 간단하게 말을 하고는 제니퍼를 슬쩍 데리고는 묘령의 커플 바로 옆으로 가서는 슬쩍 그녀의 키를 내세웠다.

무려 170이 넘는 훤칠한 제니퍼였다. 두 사람, 특히 여인의 경우에는 겨우 160정도라 다소 외소해보였는데, 은 상대적으로 난장이처럼 보일 정도였다.

비교가 너무도 뚜렷하게 된 것이다.

딱 이 상태에서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는 남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을 무차별로 박살낼 여자의 아픈 곳을 쿡 찔렀다.

그것도 이번에는 한국어로.

“제니퍼는 키가 좀 작은 것 같아?”

“응? 저요? 한국에서는 그렇게까지 작은 편은 아닌데.......,하긴 미국에서는 다소 작은 편에 속하죠. 겨우 171밖에 안 되니까!”

깡!

두 사람의 강하게 자극하는 멘트.

특히 여자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그냥 놔두면 곧 바로 울음을 터트릴 모양이었다.

‘흐음, 내가 너무 했나?’

그도 시간이 지나자 장난삼아서 시작한 일이 커졌다고 판단하자 곧 말을 돌렸다.

“제니퍼 가요, 오늘은 좀 평소보다 아주 뜨거운 시간을 보내자고요!”

조민우는 사실 몇 번 더 자극하려다 이제는 재미가 없어지자 곧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끌어 앉고는 밖으로 향한 것이다.

“?”

물론 제니퍼는 도통 알아듣기 어려운 그의 말에 생뚱맞은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았다. 너무 미묘한 상황이라서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

대구 중앙로.

<왜 그랬어요?>

조민우는 딱히 보이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그녀의 허리를 껴안은 상태라서 어쩔 수 없이 가볍게 안고는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중앙로를 거닐었다.

물론 다들 쳐다보는 시선의 대부분은 제니퍼였다.

가히 세계적인 모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미인이 떡 하나 한국사람 옆에 달라붙어서 아양을 떠는 모습은 이상해 보인 것이다.

솔직히 이것은 누구라도 이상해보였다.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백인 남성이, 동양인 여자를 데리고 있다면 오히려 이해라도 하건만.

저건 도대체가 국가 망신, 아니 국가 선양(?)의 모습인 탓이다.

당연히 처음에는 의아한 시선이 자연스럽게 존경으로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휴우, 정말 대단한 친구야!)

(그러게 솔직히 난 한국 여자가 백인 애들 옆에 붙어 있는 것을 보면.......휴우, 정말 한국인이라는 것이 쪽팔린다니까.)

(그건 나도 공감이야. 가끔 정말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도대체 우리나라 여자들은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니까.)

(그런데 어쩌겠냐? 본인이 좋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어. 설마 백인 좆 대가리가 한국남자보다 커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고!)

(그렇게 보면 저 친구는 정말 짱이야. 짱! 속이 다 시원하다. 그것도 저렇게 멋진 여자의 교태까지 받으면서 저럴 수가 있다니!)

“.......”

조민우는 뜬금없는 자기 찬양에 어깨를 으쓱하면서도 곤혹스러웠다.

솔직히 쪽팔렸다.

원래 그런 의도로 제니퍼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저렇게 나오자 민망했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제니퍼의 반응이었다.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편으로 고마웠다.

<미안해요. 나라 망신을 다 시키는 놈들이라니까요!>

<킥킥킥, 괜찮아요.>

나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차가운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막상 알게 되자 그런 느낌은 점점 사라졌다.

‘원래 이런 성격일까?’

조민우는 이런저런 상황에 간간히 코믹한 요소를 넣어서 웃기려고 노력도 했다.

<.......그렇게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놈이 아니라, 다른 친구 놈이 한 짓이었다는 겁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

다소 썰렁한 농담이라서 걱정이 되었는데.

그녀의 반응은.

<호호호!>

보조개가 살짝 보인 화려한 미소였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정말 웃겨서 웃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생각해줘서 상대를 생각한 미소를 짓는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자신에 대한 배려였다.

푸른색 눈빛이 오늘 따라서 더욱 환하게 빛나는 느낌이었다.

원래 목적은 미남계를 이용해서 스카우트 하려는 생각이었는데, 그런 의도는 흔적조차 사라졌다.

‘정말 아름답군!’

간간히 바람이 불어올 때 마다 금빛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모습은 정말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두근두근.

오늘 따라 유난히 제니퍼가 다르게 보였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도보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

속 타는 박가네.

대구 중앙로에서 맞은편을 지나서 골목을 쭉 따라 가다보면 대구역 근처 중에 위치한 곳이다. 특히 매운 갈비찜으로 대구에서 꽤나 알려진 곳이기도 했다.

조민우가 유명 요리 가게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이 몇 군데 유명한 가게 정도는 기억하고 있는데, 바로 그 중에 하나였다.

사실 과거에 사연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첫 사업 주문 계약을 한 곳이었지!’

어떻게 보면 이전 사업을 딱 시작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

당연히 기억에 남았다.

주문은 그 때 그 주문.

-속 따는 갈비찜 하나 부탁하죠.

종업원은 딱 왔다가 이 주문만 받고는 곧 바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사라지기 전에 보여주는 깔끔한 매너는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뭐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곧 이어서 나온 요리가 더 중요했다.

고춧가루를 어떻게 요리 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온도를 어떤 식으로 사용해서 조리했는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갈비 고기 자체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서 넘어가는 그 느낌은 여기가 아니면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추측하자면.

당장 눈에 보이는 감자, 당근, 무를 썰인 것은 확실하고, 여기에 간장, 설탕을 기본으로 해서 양념을 조리했다는 것 분명하다.

거기에 매콤하도록 마른 고추가 들어가고, 마늘, 생각은 당연히 빼놓을 수가 없었다.

다만 느낌만으로 보면 설탕을 좀 많이 넣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드는데, 그 맛은 아니었다.

이게 이 가게의 노하우였다.

‘역시!’

물론 꼭 이처럼 갈비찜 맛을 즐기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제니퍼는 갈비찜은 처음 먹어보았지만 스테이크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먹을 만했다.

하지만 혀끝을 포크로 꽉 찌르는 것 같은 그 짜릿한 느낌.

눈물이 핑 돌았다.

“흐윽.”

조민우는 그제야 아차 했지만 내심은 좀 달랐다.

‘역시 뜨거운 맛(?)을 좀 보니,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는 것 같군.’

물론 이런 생각을 그대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말은 이와 반대였던 것이다.

<괜찮아요?>

제니퍼는 물론 바로 옆에 있는 콜라 한 잔을 그냥 한 번에 원숏을 하고는 이내 입김을 불었다.

<휴우, 아, 이제 좀 나아요.>

<맛이 좀 특이하죠?>

<이게 도대체 무슨 요리에요? 고기 맛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는데, 양념은 좀 매운 것 같아요. 이렇게 딱 소는 음식은 정말 처음이에요.>

<김치하고 비슷하지 않아요?>

제니퍼는 아직도 혀끝에 남아 있는 고통이 기억나는지 혓바닥을 살짝 내밀면서 툴툴거렸다.

<김치요? 김치는 그래도 먹을 만하죠. 이건 그야말로 혀를 고문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꽤나 불만이 많았나 보다.

툴툴 거리는 태도는 여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그 다음이었다.

쿡.

젓가락이 서툴러서인지 따로 요청한 포크를 가지고 계속 갈비찜을 쉬지 않고 먹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씹어야 하지 않는가?

이건 뭐 제대로 씹지도 않았다. 약간 먹나 싶으면 꿀꺽 삼키는 모습만 봐서는 완전히 갈비찜 양념 맛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갈비찜 양념 때문에 입가가 빨갛게 물들어 있는 모습은 그렇게 에로틱해 보일 수가 없었다.

<맛있어요?>

제니퍼는 놀랍게도 처음과는 달리 혀를 내두르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 이젠 먹을 만 해요. 그럭저럭 처음에만 참으니, 그 다음은 정말 독특해요. 이런 요리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어요.>

<하하하, 다행이에요.>

그는 시원하게 웃으면서 간간히 맥주를 시켜서 그녀에게 건 내었다.

분위기와는 맞지 않지만 이런 때 간간히 알코올을 약해도 권해주면 꽤나 취기가 오르는 것을 경험적으로 아는 까닭이다.

창.

꿀꺽꿀꺽.

의도적으로 상대에게 술을 먹이기 위해서 시원하게 마시는 포즈까지 취해보였다. 제니퍼는 역시 쾌활한 성격다워서인지, 지지 않으려고 한 것인지 빼지 않았다.

그 모습이 실로 야릇하기만 했다.

물론 싫어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좋군.’

***

대구 중앙로 근처의 한 호텔.

쏴아아.

“.......”

조민우는 지금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인지 먼저 샤워를 끝내고 난 후에 나체로 침대에 누운 채 호텔 천정을 올려다보면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샤워 실에서 시원하게 흘러나오는 물소리는 새삼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보다는 곧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 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다.

두 사람 사이에 중간 과정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꼭 구미호에 홀린 기분이군.’

분명히 맥주를 간간히 마시면서 갈비찜을 먹은 것까지는 어느 정도 기억 했다.

그리고 2차로 호프집에 가서 맥주를 연속으로 먹은 것까지는 떠올릴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 과정이 왜 기억나지 않는 것일까?

기억을 계속해서 더듬어 봐도 마치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마법에 당한 것처럼 흐릿하기만 했다.

‘이거 설마 최면 마법에 당한 것은 아니겠지?’

어처구니가 없는 망상.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그 자신도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까닭이다.

다만 최면 마법이 가능한 지는 확실치가 않았다.

조민우는 물론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했기에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다만 그도 이런 상념에 계속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딸칵.

샤워실 문이 열린 것이다.

그리고 튀어 나온 제니퍼.

아니 여기까지는 눈에 들어왔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으음.”

분명히 조금 전에는 샤워 실에 나왔는데, 마치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사라진 후에는, 벌써 침대에 올라와서는 자신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콤하면서 감로와도 같은 그 느낌.

뼈와 살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조민우는 특히 제니퍼의 야들야들한 제니퍼의 독특한 피부 촉감 때문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절정에 오를 뻔했다.

‘제길 장난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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