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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옆에 바짝 붙어 있는 고등어는 좀 달랐다. 그는 본능적으로 다크의 동작에서 뭔가 좀 이상하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저놈이 설마 오히려 이쪽을 공격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건 안 될 말이었다. 여기서 먼저 조준을 해서 한 방에 잡으면 쉽게 끝날 일을 굳이 위험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형님, 차라리 가능하면 가까이 가서 저놈을 사냥하는 것이 어떨까요? 근거리에서 집중 사격한다면 쉽게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야아, 고등어, 총소리는 어떻게 하고?”
“그건.......”
확실히 문제였다.
더욱이 DS 임시 사옥에 드나드는 사람이 아직 간간히 보이는 상황.
어설프게 대처해서 DS 직원이 이쪽으로 몰려오면 그것도 곤란했다.
“한 반에 잡은 후에, 곧 바로 저 계집을 납치한 후에 도망가는 것이 최선이야.”
이것이 결론이었다. 주위에서 듣고 있는 다른 수하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바로 엽총으로 최대한 다크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리가 너무 멀었다.
‘골치 아프군, 그렇다고 저 아래로 내려갈 수도 없는 일이잖아? 잘못했다가는 오히려 이 쪽 종적만 들킬 수도 있는 상황이고.......’
애매모호한 상황.
그런데 변화가 생긴 것은 딱 이 무렵이었다.
최현주가 다크를 그대로 두고 DS 개천으로 움직이는 것을 본 것이다.
‘가만 저 계집이 기회를 주는 군.’
그는 곧 바로 자신의 수하 중에 한 사람인 칼치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가서 계집을 잡아!
-알겠습니다.
칼치가 조심스럽게 언덕 소로 쪽으로 이동을 하자 그는 마치 군대 소대장처럼 능숙한 솜씨로 자신의 수하에 수신호와 동시에 언덕을 따라서 조심스럽게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바로 최현주를 이용해서 다크를 사냥하기 위함이었다.
***
최현주는 다크를 데리고 나온 것이 조민우 때문에 받은 심사가 불편해서가 가장 컸다. 특히 최근에 자신과 섹스를 같이 했지 않은가?
그런데 그 일은 아예 없는 일인 양 자신을 대하는 조민우가 너무도 속상했다.
그래서 이렇게 다크와 잠깐 나들이를 나온 것인데.......
문제는 다크 조차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맘대로 군다는 점이다.
실망이었다.
그녀는 그래서 다크 줄을 그냥 던져버리고는 졸졸 흘러가는 DS 하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심란한 마음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DS 개천에 간간히 보이는 작은 징검다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다크가 뒤 늦게 그것을 알아채고 그녀를 멈추게 만들기 위해서 입을 벌릴 틈을 주지 않고는 후다닥 건너 가 버린 것이다.
벌떡.
다크는 그제야 몸을 세우고는 잔뜩 긴장했다. 자신이 느낀 물체와 최현주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 것이다. 최소한 저기서 멈추었다면 괜찮을 상황인데, 그렇지가 않았다.
그녀는 아예 언덕을 향해서 나 있는 소로를 따라서 천천히 걸음을 내딛었다.
(크, 큰일 났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다크.
파악.
순간 뛰기 시작했다. 가볍게 몸을 그냥 움직인 것처럼 보였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무려 십 미터였다.
한 보폭의 움직임이 이 정도였다는 말이다.
당연히 이런 몸놀림을 사용해서 DS 개천 징검다리 중앙에 있는 바위를 곧 건너편에 내려섰다.
탁.
실로 경쾌한 몸놀림이었다.
산 같은 덩치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기괴한 몸동작이었다.
바스륵.
흠칫.
하지만 다크는 거기서 바로 최현주를 향해서 갈 수가 없었다. 자신을 향해서 뭔가 섬뜩한 기운이 느꼈기 때문이다.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일단 최현주가 우선이었다.
파악.
질주하기 시작하는 다크의 몸놀림은 단순히 빠르다는 말로 표현이 부족했다. 더욱이 일직선이 아니라 교묘하게 몸을 비틀어서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유령을 방불 하게했다.
스르르.
거기에 동작이 얼마나 고요한 지, 지면을 밞을 때는 기교하게도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은 당연히 최현주를 향해서 다가가고 있던 칼치였다.
‘헉? 어, 엄청나게 빠르다!’
그 역시 두목이 뭘 원하는지 알기에 최현주를 빨리 납치해서 차량으로 데려가려는 것이 가장 컸다. 그런데 자신을 향해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다크.
솔직히 자신의 두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지 않을 정도로 무서운 속도였다. 아마 평범한 조직 폭력배였다면 이 정도에서 줄행랑을 놓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기겁을 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더욱 빠른 속도로 소로를 따라서 내려와서는 당혹해하는 최현주를 엽총으로 무식하게 후려친 것이다.
빠악.
“아악.”
그리고 최현주가 무지막지한 고통에 신음성을 터트리면서 지면에 쓰려지려는 것을 받아서 어깨에 둘러메고는 곧 바로 봉고차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헉헉.”
정말 미친 듯이 뛰었다.
물론 다크를 떨쳐버릴 수가 있다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 자신이 본 것이 정확하다면 도저히 자신 혼자 도망쳐도 도망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렇게 한 것은 믿는 바가 있는 탓이다.
‘두, 두목이 저놈을 잡을 거야!’
일단 자신을 추적한 이상은 궤적이 분명히 보일 것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가 다크의 능력을 모르기에 한 생각일 뿐이었다.
파악.
파악.
보통 야행성 야수가 움직일 때는 그렇게까지 근력이 강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 방향 조절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다크는 달랐다. 이놈은 근본적으로 근육 자체가 일반적인 동물과는 천양지차였다. 그것만으로 얼마든지 속도 변화를 자유자재로 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빠를 때는 그야말로 치타 보다 오히려 더욱 쾌속해 보였고, 느릴 때는 오히려 멧돼지보다 더욱 느린 면모가 있었다.
더욱이 여기에 방향 전환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분명히 자신이 보고 있는 자리에 있다고 겨누는 순간에 사라져 버렸고, 다시 찾았다고 생각한 순간에는 이미 반대 위치에 있었다.
이걸 어떻게 엽총으로 맞춘다는 말인가?
허둥지둥.
최두한을 비롯한 이들은 정신없이 다크의 궤적을 쫓아서 엽총을 움직였지만 도저히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었다.
오히려 다크의 무시무시한 움직임에 입을 딱 벌린 채로 경악하기에 급급했다.
‘이, 이럴 수가!’
다크는 왼 쪽에 있는데, 오른 쪽에 총을 쏠 수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엽총은 M16같은 연발이 아니었다.
마구잡이로 쏠 수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좀 달라졌다.
이대로 그냥 둘 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단 쏘고 보자!’
이판사판이 되자 그도 무조건 사격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사격!
수하들 역시 기다리지 않았다. 다들 다크의 무시무시한 몸놀림에 완전히 새파랗게 질려 있는 상황인지 무조건 쏘고 봤다.
타앙.
그런데 그 순간에 이미 다크가 칼치가 가까스로 올라탄 차량에 도착한 지가 오래였다. 아니 이놈은 거기에 도착한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곧 바로 허공으로 떠올라서 내려서는 기세를 그대로 이용해서 그 우람한 강철같은 어깨로 바로 차량 운전석을 그대로 들이 박은 것이었다.
콰아앙.
마치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운전석 쪽은 완전히 측면에서 차량 충돌 사고를 겪은 차량처럼 무려 반 이상이나 밀려들어갔다.
그리고 그 충돌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한광이 번뜩이는 다크의 눈을 지근거리에서 본 칼치는 공포(?)로 죽으라고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하지만 다크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놈은 자신의 왼발로 차문 사이로 벌어진 틈에 넣고는 그대로 당겨서 벌린 것이다.
와드득.
차량 문짝이 통째로 뜯기는 과정은 실로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칼치는 마치 SF 영화에 나오는 괴물을 본 사람마냥 시퍼렇게 변해서는 한 쪽에 있는 최현주는 아예 방치한 채로 반대쪽으로 잽싸게 움직였다.
그리고 양 발을 이용해서 강하게 차량 창문을 차서는 부수었다.
차앙.
하지만 그 때 들려온 주변 전체를 울리다 못해서 옆 마을 까지 퍼져나갈 정도로 압도적인 포효 소리.
-크아아앙!
‘비, 빌어먹을 느, 늦으면 주, 죽는다!’
칼치는 이빨을 덜덜 떨면서, 몸을 부르르 전율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멈추는 순간에 어떤 결과가 있다는 것 정도는 금방 눈치를 챈 까닭이다.
실로 절박했다.
그는 이런 처절한 노력 때문인지 부서진 창문 사이에 아직도 나 있는 창문 유리에 피투성이가 되는 것을 무시하고는 겨우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그런데 딱 이 시기에 다크가 최현주 확인 때문에 차량 안에 머리를 넣고 있다는 것이다.
운이 좋았다.
‘사, 살았다.’
칼치는 미친 듯이 남아 있는 다른 승용차를 향해서 뛰기 시작했다. 그는 불과 일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절박한 속도로 뛰어서 운전석으로 가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찰컥.
차문이 열린 것이었다.
-빠, 빨리 타!
다급한 목소리.
굳이 의문을 표시할 필요는 없었다.
바로 차량 안으로 그냥 몸을 날려서 점프했다.
차량은 물론 그가 몸을 날린 것을 확인하기 무섭게 곧 바로 엑셀을 밞았다.
부르릉.
그리고 차량은 이내 무서운 속도로 가속을 올리면서 질주하기 시작했다.
물론 차량을 모는 이는 당연히 고등어었다. 다만 옆에 앉아 있는 이가 최두한이었는데, 그는 이미 출발한 다른 승용차를 확인하고는 곧 바로 사이드 미러를 확인하고는 기겁했다.
-빠, 빨리! 노, 놈이 쫓아온다!!!
-아, 알고 있습니다.
고등어역시 안색을 잔뜩 굳힌 채 질려 있기는 매 한 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차량 속도를 올리기 시작할 뿐이었다.
부아아앙.
파악.
바로 최현주가 어느 정도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다크는 최현주 복수 때문인지 무시무시한 속도로 따로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얼마나 빠른 지 승용차와 다크 사이의 거리는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좁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 빌어먹을 벌써 50km인데, 오히려 거리가 더 좁혀지다니.’
옆에서 지켜보던 최두한은 이제 식은땀까지 흘리면서 도저히 안 되겠는지 엽총에 가까스로 다시 탄알을 장전해서 쏘기 시작했다.
타앙.
물론 다른 수하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들 역시 다들 겁에 질려서는 미친 듯이 다크에게 총을 쏘기 시작한 것이었다.
타앙.
10장 다크의 비밀
최두한 일행이 하는 사격은 딱히 다크를 겨냥해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들 공포에 질려서 어쩔 수 없이 총을 마구잡이로 쏜 것이다.
그런데 이건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지금 봐서는 제대로 겨냥을 해서 쏘아도 다크를 맞추기가 어려워 보였다. 그들이 겨냥을 하는 순간에 다크의 몸놀림은 지그재그로 움직인 탓이다.
파악. 파악.
이제는 도로에 들어서자 움직임은 한 층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아니 단순히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었다.
속도는 점점 더욱 가속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승용차의 속도 역시 빠르기는 매 한 가지였다.
벌써 60km를 넘어서서 65km에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거리가 벌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좁혀진다는 점이다.
아니 그 정도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타닥.
다크는 바로 승용차 뒤 트렁크가 닿을 정도로 바짝 붙은 것이다.
그리고는 이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는 강하게 지면을 밞으면서 가속을 이용해서 승용차 바로 위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파악.
타앙.
승용차 뒤 쪽에 올라타기가 무섭게 밑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양 발로 승용차 천정을 강하게 내리 찍었다.
콰지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