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39 회 -- >
최두한은 이미 사이드 미러를 통해서 다크의 움직임을 보고 있었기에 다크가 천정에 오르기 무섭게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쳤다.
-처, 천정이다. 빠, 빨리 속도를 더 올려! 그리고 쏘란 말이야! 빨리!!!!
절박한 외침.
부아아앙.
하지만 지금 승용차 속도는 벌써 70Km를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승용차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승용차 천정이 마치 종이 장처럼 양쪽으로 찢겨진 것이었다.
콰지직.
“!”
뒤 좌석에 타고 있는 수하들도 그렇지만 최두한은 안색이 시퍼렇게 질린 채 다시 공포에 가득 질려서는 처절하게 외쳤다.
-처, 천정이다. 쏴, 쏘란 말이다!
타앙.
타앙.
곧 이어서 반사적인 엽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다크가 뚫린 천정에서 뒤쪽으로 살짝 피한 지 오래였다. 그리고 이놈은 총알 소리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굳이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마구잡이로 쏘면서 벌써 총알 전부 낭비한 것이다.
다크는 그것을 본능으로 느끼자 다시 우람한 왼팔로 뚫려 있는 천정 다른 한 쪽을 그대로 잡아 당겼다.
콰지직.
순간 승용차 천정의 오분의 일 정도가 그대로 옆으로 찢겨 나가버렸다.
-빠, 빨리 쏘란 말이다. 제발 좀 빨리!
최두한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차량 앞 쪽으로 바짝 붙은 공포에 질려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수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차량 바닥으로 몸을 파고들면서 와들와들 떨기에 급급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다크는 그런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나머지 삼분의 일 정도의 승용차 천정을 완전히 뜯어내서는 옆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콰앙.
차량 철판은 도로와 충돌한 후에 옆으로 튕겨서 날아버렸다.
하지만 다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드디어 자신이 노린 놈들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번쩍.
귀화와도 같은 무시무시한 광채가 승용차 안으로 밝힌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이미 차량 안에 있는 이들은 다들 공포에 질려서는 와들와들 떨면서 이성을 잃은 지가 오래였다.
설마 이런 상황까지는 상상도 못한 것이다.
다만 고등어만큼은 달랐다. 그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차량 속도를 보고 있다가 커브 길을 발견하자 곧 바로 브레이크 살짝 밝으면서 차량 움직임에 변화를 준 것이었다.
끼이익.
갑자기 걸린 브레이커라서 차량은 마치 태풍을 만나서 흔들리는 나무처럼 좌우로 심하게 요동을 치면서 흔들렸다.
다크가 아무리 힘이 좋아서 차량을 잡고 있다고 하지만 무려 70km를 넘어서 75km 가까운 속도에서 이런 변화가 생기자 더는 견기기가 어려웠다. 아니 그가 견디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잡고 있는 차량 천정 일부가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것이다.
콰직.
다크는 자신의 몸이 허공으로 밀리는 것을 느끼자 곧 바로 승용차 트렁크 쪽을 강하게 차면서 허공으로 높이 치솟았다가 마치 덤블링하듯이 지면에 가볍게 내려 선 것이었다.
타악.
하지만 승용차는 이미 쫓기에는 거리가 너무 많이 벌어져있었다. 더욱이 승용차 속도가 저기서 멈추는 커녕 계속 올라가고 있기에 이제는 그라도 쫓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일까?
다크는 분노를 풀기 위해서라도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마치 천하가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한 포호소리를 토해냈다.
-쿠우우우우!
분노에 가득한 포효소리가 이내 조민우가 소유한 부지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때문인지 멀어지는 최두한이 탄 승용차는 오히려 미친 놈이 운전하는 것 마냥 더욱 가속이 붙기 시작한 것은 마냥 특이한 현상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다크는 그 모습을 보고서야 자신의 분노가 가라앉자 고개를 내저었다.
(아쉽군.)
하지만 조금 전에 보여 준 그 다크의 무시무시한 동작과, 행동은 도저히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건 조민우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
조민우는 양 손에 기절한 최현주를 앉은 채 멍하니 조금 전에 다크가 보여준 일장활극을 보고는 밑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언덕 밑으로 나 있는 소로를 따라서 펼쳐진 도로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보았기 때문이다.
‘어, 엄청난 놈이군!’
그도 다크가 보통 놈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건 도가 너무 지나쳤다.
뭔가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저럴 수가 없었다.
***
조민우는 물론 어느 정도 일이 마무리가 되자 최현주는 자신의 집 침실에 눕혀 놓고는 곧 바로 정원으로 나와야 했다.
바로 다크 때문이었다.
‘이거 혹시 도망가지 않았을까?’
이런 염려가 들기는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크는 놀랍게도 자신의 우리 안으로 들어가서는 다시 처음과 같은 자세로 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조금 전에 그 난리를 치고도 천하태평인 다크를 보자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서 의자까지 하나 가져와서는 다크 우리 앞에 놓고는 이놈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지금 당장은 이놈과 싸워보고 싶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직도 조금 전에 그 활극 내용이 눈에 생생한 탓이다.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그 놀라운 모습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다크는 이런 조민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무조건 모른 척 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상황은 잠깐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까지라도 계속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곧 이어서 들이 닥친 한 사람, 정성일 부장의 다급한 목소리 때문이었다.
-사, 사장님, 조, 조금 전에 그 소리 들었습니까?
“.......”
조민우는 힐끗 그를 잠깐 쳐다보았다가 이내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그냥 내 버려 둘 수는 없었다.
“별 일 아닙니다. 가서 다른 직원들에게 전달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그래요? 하지만.......”
영 미심쩍어 하는 눈치.
그리고 정성일 부장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다크를 향한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크의 행동이 변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별 일 아닙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다시 조용히 이야기 하죠.”
“하아, 그래요?”
“네. 그러니 가서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무조건 우기기는 난감했다.
하지만 정성일 부장도 요즘 들어서 일에 지쳤는지 무의식적으로 불만이 나온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휴우, 그나마 다행입니다. 요즘 DS X 불량이 늘어나서 그것만 해도 문제인데, 여기에 이상한 사고라면 정말 난감합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아, 제가 보고를 아직 안 드렸군요. 이달 들면서 DS X 불량률이 좀 늘었습니다. 대략 0.5% 정도 됩니다.”
조민우는 깜짝 놀랐다.
“저, 정말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제가 다시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보고 안을 올릴 생각인데, 이 점에 대해서는 좀 고민을 해보셔야 합니다. 문제는 불량이 생긴 것이 아니라, 그 비율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금 생산하는 DS X은 그나마 운이 좋아서 양산이 가능해서 생산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불량이 늘고 있다는 의미는.......
‘그러면 지금 있는 생산 설비마저 문제란 말인가?’
그건 정말 곤란했다. 만약 지금 생산하는 설비가 아예 동작하지 않게 된다면 조민우가 또 다시 그 생고생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으음, 그렇다면 그 불량이 난 시료를 좀 가져다주시겠어요?”
“네? 지금요?”
“그건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강한 요구.
정성일 부장 역시 눈치가 아주 없지는 않았기에 곧 바로 회사로 돌아가서는 DS X 불량이 난 시료 열 개를 들고는 곧 바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으로 어쩔 생각이신지요?”
“분석을 해봐야죠. 일단 이 일은 저에게 맡기는 것으로 하고, 가서 다른 직원이나 좀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조민우는 정성일 부장이 다시 의혹스러운 표정을 보이는 것을 보았지만 이내 무시해버렸다.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닌 까닭이다.
‘다크 이 놈 처리가 우선이야. 더욱이 조금 전에 보인 그 능력은 도대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잖아?’
확실히 그의 추측 대로였다. 다크가 가진 능력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일반적인 개와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었다. 더욱이 그 뿐이 아니라, 다크가 가진 지능지수 역시 그냥 넘길 일이 아니었다.
지금이야 이렇게 조용히 있지만 마냥 저놈이 미쳐서 날뛰기라도 한다면 그건.......
‘대형 참사겠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동물원이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리는 것이 마땅했다.
조민우는 이런 고심을 거듭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다크의 힐끗 쳐다보았다.
그런데.
‘어라? 저놈이 왜 저래?’
다크는 놀랍게도 평소와는 달리 기묘한 눈빛을 반짝이면서 한 곳을 쳐다본 것이다. 거기에 있는 것은 바로 DS X 불량 시료였다.
“어? 너 이거 알아?”
그냥 해 본 질문인데.......
다크의 반응은 놀라웠다.
끄덕끄덕.
인정한 것이다.
아니 그런 정도가 아니었다.
턱짓으로 자신에게 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가만 이 반응은 설마 이놈이 DS X를 이제까지 먹었다는 말인가?’
추측이었다. 그런데 만약 그 사실이 맞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DS X가 단순히 성기능 장애에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인 까닭이다. 물론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런 보고는 전혀 없었잖아? 그저 단순히 신진 대사를 좀 키우는 역할만 했을 뿐이었지.’
의문은 점점 커져만 갔다.
하지만 조민우도 이 때문에 고민을 심각하게 거듭해봐야 했다. 그런데 그도 한 가지 사실을 깨닫자 이런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다크 이놈은 개잖아?’
그렇다면 좀 생각을 달리 해봐야 했다.
물론 개에게 모든 적용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DS X같이 비싼 물을 개에게 먹혔다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가만 그건 아니야. DS X를 초기에 판매할 때는 가격이 저렴했었잖아? 아마 그 때 구입했던 것을 마신 것이 아닐까?’
문득 떠오른 생각.
만약 그것이 맞다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초기에는 DS X의 성능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했기에 꽤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했다. 만약 그 때 사재기를 했다면 개에게도 먹였을 것이다.
조민우는 확신을 하자 곧 바로 자신이 들고 있는 불량 시료 하나를 들고는 다크 접시에 부었다.
촤르르.
접시가 워낙에 높아서인지 그렇게까지 조심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다크 이놈의 반응이었다.
평소에는 자신을 아는 척도 하지 하던 놈이 의외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눈치를 살핀다는 것이다.
‘이놈 봐라!’
하지만 확신을 가졌을 무렵에는 이미 물을 다 붓은 상황.
우리에서 살짝 물러나보았다.
다크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접시에 담겨 있는 DS X를 조심스럽게 핣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후르르.
그런데 놀라운 것은 DS X를 마시는 태도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정성스러운 지 오히려 보는 사람이 눈을 크게 떨 정도였다.
마치 생명수를 마시는 그 모습.
조민우는 그것을 지켜보면서 새삼 놀라워했다.
‘이상해. 이건 마치 이놈이 DS X의 효과에 대해서 알고 있는 눈치잖아?’
추측이었다. 그리고 지금 봐서는 거의 맞아 들어간다고 봐야 했다.
하는 행동만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다만 모든 개에게 적용되느냐?
그걸 확인하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옆에 있는 다른 시베리안 허스키에게 DS X를 보여주기만 하면 가능한 탓이다.
벌떡.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다른 놈들에게 잠깐 보여주었지만 그다지 변화 없는 다른 시베리안 허스키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저 다크만 이상해. 이놈이 저 물을 마셨다면, 다른 개 역시 마찬가지잖아? 그런데도 이놈만 이런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뭔가 이유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