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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우는 최현주가 멀어지는 모습을 잠깐 쳐다본 후에 다시 다크 우리 앞에 놓인 의자에 앉고는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았다. 다크에게 일어날 것이라 예상한 변화를 기다린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지켜봐도 변화가 없자 더 이상은 참기가 어려웠다.
밤새도록 계속 다크를 지켜보는 것도 웃기는 일이었다. 더욱이 변화가 없다면 그건 그것대로 완전히 삽질이었다.
솔직히 지금 봐서는 오히려 변화가 없을 확률이 더 높았다.
더욱이 자신이 채취한 시료가 있는 이상.
이것을 분석하는 것이 더 확실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벌떡.
‘오늘은 나도 일찍 들어가서 좀 쉬자!’
***
새벽 네 시.
확실히 조민우의 판단은 현명했다.
다음 날이 어렴풋하게나마 밝아오는 시점에서도 다크에의 몸에는 변화가 없었다. 아니 또 다른 다크의 변모는 영원히 더 이상 생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새벽 네 시를 지날 무렵에 다크의 몸에서 신기한 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스르르.
일단 첫 번째 변화는 전신에 모피 털보다는 더 부드럽게 긴 털이 빠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전신에 가득한 털이 일시에 빠져나오는 모습은 사뭇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곧 이어서 나타난 현상은 더욱 놀라웠다.
털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이전 색과는 좀 달랐다.
바로 흰색이었다. 흰색 털은 이전 것에 비해서 그 윤기나, 부드러움이 오히려 월등했다. 은근한 달빛에 반사되는 모습은 한 편으로 신비롭기만 했다.
하지만 변화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변화 손톱, 발톱, 그리고 이빨이었다.
물론 이전의 것이 승용차의 차량을 단숨에 찢을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 것이 놀랍게도 자연스럽게 뽑혀 나간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투드드.
완전히 빠진 후에 얼마 있지 않아서 이것들이 다시 새로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다시 자란 손톱이나, 발톱은 이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옆에서 그냥 대충 보기만 해도 그 살을 에이는 날카로움이 섬뜩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은 겨우 약과에 불과했다.
아직 마지막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드득.
바로 다크 전신의 근골이 뒤틀리기 시작하더니, 곧 그것이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다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은 실로 놀라운 변화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크기가 무한정 작아진 것만은 아니었다. 다만 다른 시베리안 허스키에 비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까지만 줄어든 것이다.
그렇게 커다란 덩치가 줄어드는 모습은 사뭇 괴이하기만 했다. 바로 조민우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근히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는데, 결국 보지 못한 그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곧 다크의 몸은 자연스럽게 안정을 찾았다.
***
한 시간 후.
번쩍.
다크가 두 눈을 뜨자 시퍼렇게 광채가 아직은 여전히 어둡기만 한 어둠을 마치 대낮처럼 환하게 밝혔다.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광채에 담겨 있는 힘은 실로 압도적인 기세마저 포함하고 있었다. 더욱이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 역시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벌떡.
다크는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자신의 변한 신체를 이리저리 살폈다. 놀랍게도 이놈은 자신의 변화를 어느 정도 눈치 챈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더욱 깊어지고, 혜지로 가득한 눈빛이었다. 이제는 도저히 개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자신의 처지를 쭉 한 번 떠올려보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에 잠을 청했다. 설사 자신의 모습이 변화를 했다고 해도 현재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11장 DS 유전 공학 연구소
조민우는 요즘 와서 늘 반복되는 아침 때문이지 일어나자 습관적으로 세면과, 양치질을 한 후에 간단하게 주스 한 잔을 한 후에 오늘 해야 할 일을 한 번 쭉 떠올려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역시나.
‘DS X 불량 시료 분석인가? 이건 정말 화급하게 처리를 해야 할 것 같아. 만약 불량률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할 테니까.’
이런 결론이 내려지자 그 다음 안건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은 다크의 조직 세포 시료 분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봐서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에 멀어진 것이다.
‘뭐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도 오늘부터 마음먹은 아침 마법 수련 일정을 떠올리자 계속 이렇게 천하태평일 수는 없었다.
끼익.
곧 바로 오늘 부터는 꾸준한 마법 수련을 위해서 정원으로 나선 것이다.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잖아 있기에 다크가 들어있는 우리를 먼저 살피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보자, 과연 변화가 있을까?’
하지만 그는 이내 다크 우리에 들어있는 괴이한 흰 물체를 발견하고는 어리둥절했다.
‘뭐지? 저건?’
“?”
마치 우리 전체가 흰 눈으로 소복하게 덮여 있는 그 모습은 오히려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이내 떠오른 한 가지 생각.
‘이거 설마 다크 이놈이 암놈을 몰래 납치라도 해서 어제 밤에 거사(?)라도 치룬 건가? 하긴 DS X에 그런 기능이 좀 있지. 더욱이 그 농도가 스물 배가 되었으니, 당연한 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 암수 종족 본능에 대한 추리였다.
조민우는 그래서인지 혹시 주변에 다크가 있나 한 번 돌아보고는 크게 소리쳤다.
-다크!!
쫑끗.
하지만 반응을 보인 것은 흰 놈이었다. 이놈은 귀를 잠깐 멈칫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곧 머리를 들어서 물끄러미 한 쪽을 쳐다보고 있는 조민우를 쳐다보고는 망설였다.
이제는 어제처럼 조민우를 하인처럼 부려먹기가 망설여진 것이다.
자신에게 해준 것을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간간히 그에게서 나오는 이상한 기운를 떠올리자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민우가 완전히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뭔가 부스럭 거리는 움직임을 느끼자 다시 다크 우리를 힐끗 쳐다본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개인지, 아닌지 이제는 정체가 불분명한 다크의 시선이 허공에서 딱 부딪혔다.
“.......”
‘뭐지? 이놈은?’
그야 당연히 이제까지 익숙하다 못해서 건방지기까지 한 눈빛 때문에 의아해서 입을 다물었다.
“.......”
하지만 다크는 왠지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 때문에 쑥스러워서 곤혹스럽기만 했다.
조민우는 물론 곧 얼마 있지 않아서 건방지다 못해서 오만방자하기까지 한 눈빛을 보고는 설마 했다.
‘이건 분명히 다크 놈의 눈빛이 맞아. 그렇다는 이야기는 설마 이, 이놈이 다크란 말인가?’
그런지 지금 당장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이었다.
그리고 다시 묘한 시선을 한 다크의 눈빛을 수십 차례나 확인하고서야 확신할 수가 있었다.
‘저, 정말 다크잖아? 그렇다는 이야기는.......’
“!”
조민우는 그제야 다크의 변해버린 외양을 확인하고는 입을 딱 벌렸다. 아니 그냥 그대로 계속 서 있지만은 않았다.
곧 바로 우리 안을 열고는 들어가서는 다크의 이곳저것을 더듬기 시작했다.
더듬더듬.
“.......”
다크는 영 불편한 표정이었지만 일단 참았다. 그 자신도 지금의 변화가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모습의 체력도 체격이지만 분위기 자체가 너무 달라져서 그 자신도 스스로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는 아니었다. 과거라도 당연히 알았을 텐지만 지금은 오히려 지능이 더욱 좋아져서 어느 정도 짐작까지 한 상황이다.
(그 물 때문이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 자신의 변화는 이성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조민우가 참다못해서 다크의 앉아서 번쩍 들어 올린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이, 이럴 수가! 크, 크기가 줄어들었잖아?!!!”
비명에 가까운 소리.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는 모습이었다.
“.......”
다크 역시 의외로 반항을 하지 않고는 허공에 달랑 뜬 채로 물끄러미 조민우를 째려봤다. 한 번이야 그럴 수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는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자 그냥 방치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역시 다크가 얼마나 황당한 놈인지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크기가 작아졌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스르르.
다시 조심스럽게 우리 지면에 내려놓고는 다크에게 사과 한 마디까지 해주었다.
“야아, 미안하다. 너무 변화가 심해서 정말 놀랐거든.”
끄덕끄덕.
그 사과 받아주마!
이런 의미였다.
“.......”
조민우는 역시 겉은 바뀌었지만 알맹이는 전혀 바뀌지 않은 이 건방진 다크를 잠깐 쳐다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다크의 변화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은 까닭이다.
‘지금 딱 봐서는 골격 전체가 바뀌었잖아? 거기에 털도 이전과는 너무도 달라. 저렇게 윤기가 있고, 아름다운 털을 생전 처음 볼 정도잖아?’
하지만 그도 이제는 더욱 광채가 깊어져서 대하기가 부담스러운 다크의 눈빛을 보고는 혀를 내두르다가 이내 우리 밖으로 나왔다.
지금 상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까닭이다.
물론 그가 내린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저건 완전히 무협 소설에 흔히 나오는 환골탈태로 봐도 무방할 정도잖아? 아니 무방한 것이 아니지. 결국 근골이 완전히 바뀌었지. 그렇다면 그렇게 봐야 돼.’
조민우도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서야 진한 DS X가 급격한 생체 조직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도 진한 DS X를 마시면 환골탈태를 이룰 수가 있다는 이야기잖아?’
이것이 최종적인 판단이었다.
그렇다면.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후다닥.
곧 바로 자신의 거실로 다시 번개같이 튀어간 것이다.
“?”
다크만이 물끄러미 조민우의 이런 모습을 쳐다보다가 흥미를 느끼고는 우리를 나와서는 거실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도대체 이 인간이 어쩔 생각이지?)
***
조민우는 물론 집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곧 바로 DS X 조제에 빠져들었다. 이미 경험이 쌓인 상황이라서 조제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저 단순한 반복적인 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태도로 조심스럽게 DS X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미 다크의 변화를 통해서 결과를 안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자신 역시 다크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 비슷한 결과는 나와야 했다.
여기서 내심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즉 일반적인 남자들이 대다수 하는 생각이었다.
바로 키였다.
물론 그 자신의 키가 그렇게 작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키가 큰 놈에 비해서는 확실히 너무 많이 떨어져.’
콤플렉스까지는 아니지만 지금보다 한 5cm 정도, 아니 10cm 정도만 커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만약 다크의 몸에 DS X의 작용 결과의 일부만 맞아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물론 지금이야 다크의 키는 줄어들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크의 원래 신체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커서라는 것의 그의 판단이었다.
‘결국 다크 놈의 기형적인 덩치는 DS X의 과다 복용 때문이라고 봐야 해. 그런데 오히려 그 이상의 DS X를 복용하게 나자 환골탈태를 했고, 오히려 다시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봐야 해.’
드러난 결과만 보면 정확한 추측이었다.
조민우는 더욱이 마나소의 효과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부작용 따위는 이미 잊은 지가 오래였다. 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DS X를 적절하게 농축한 것은 실로 놀라운 효과가 있을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바로 키 크는 효과겠지!’
정말 그것이 가능할까?
그건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만약 성공만 한다면 그 약의 가치는 얼마 정도가 될까?
그야말로 부르는 가격일 것이 틀림없었다.
한 병에 백만 원씩 팔아도 그다지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말이다.
조민우는 이런 상념을 거듭하면서도 계속 DS X 조제에 깊이 빠져들었는데, 이번에는 다크에게 사용한 것보다 딱 1.5 배 정도로 농축하기 시작했다.
요령은 아주 간단했다. 물의 양을 줄이기만 하면 되는 까닭이다. 다만 반복적인 작업 과정이 역시 필요해서 그것이 귀찮고, 지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견딜만한 했다.
‘과연 효과가 어느 정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