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144화 (14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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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우는 미묘한 시선을 한 채 다소 무안해 하는 조수연을 잠깐 쳐다보면서 곤혹스럽기만 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래, 니 똥 굵다!’ 라고 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일단 목적을 달성했으니, 되었잖아? 그냥 좋게 생각하자.’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

조민우는 이유야 어쨌든 두 여인 스카우트에 성공하자 곧 바로 다음 일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그건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에 따른 작업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정말 이상하게 보이는 일 진행이었다. 정성일 부장 역시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네? 사, 사장님, 정말 DS 유전 공학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말입니까?”

입을 살짝 벌린 채 놀라워하는 그의 모습은 사뭇 보기 힘든 표정이었다.

그 역시 과거 자신의 회사가 망하는 순간에 지었던 표정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자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렇게 심하게 놀라다니. 예상 밖이군. 그런데 그게 그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혹시 제 제안이 이상합니까?”

“그,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갑자기 우리 회사에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뜬금없이 DS 유전 공학 연구소를 만들겠다고 하시니.......”

“그건 뜬금없는 것이 아니죠. DS X 효과가 어떤지 알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DS X요? 물론 그 효과가 놀랍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도 그건 어디까지 물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물에 대한 것을 연구하기 위해서 유전 공학 연구소를 세운다는 것은 정말 주객인 전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만.”

꽤나 날이 서 있는 질문이다.

그리고 전혀 근거 없는 주장만은 아니었다. 최근 조민우가 이상한 실험을 한다고 하고서 깨먹은 돈이 벌써 수 십 억이 넘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그렇다고 속 시원하게 그 과정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말을 해 준 것도 아니었다.

그저 실험하겠다!

결과는 나중에 적당히 알아서 처리하겠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자연스럽게 불만이 계기를 만나자 폭발한 것이다.

조민우 역시 눈치가 좀 있기에 이런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휴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도 다소 강제성이 있기는 하지만 좀 따라 주셨으면 합니다.”

“......”

정성일 부장은 이내 입을 다물고는 안색을 굳혔다.

확실히 지난번과는 좀 다른 반응이었다.

점점 불확실성이 올라가자 나온 태도였다.

물론 이전 사업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저 단순히 연구만 하는 목적이기에 실패한다고 해도 연구소 관련된 손실만 본다곡 하면 지금 DS 경영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역시 이런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저도 내막을 말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정성일 부장님에게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진심입니까?”

“네, 하늘에 맹세코!”

“으음, 그렇다면.......”

정성일 부장도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무조건 자기 고집을 피울 생각은 없었다. 다만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조민우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궁금할 따름이다.

‘이건 완전히 세상 사람이 알면 절대로 안 되는 일인 양 행동하시잖아? 혹시 UFO에서 무슨 물건이라도 얻어서 그걸 가지고 연구하는 건가?’

좀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이해할 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에게도 비밀을 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하면 자신의 실세가 나락으로 떨어질 상황에서 아무리 긴밀한 관계라고 해도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좋습니다. 하지만 사장님도 이거 하나만큼은 약속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뭐죠?”

“절대 지금 DS 경영에 타격을 줄 정도의 일이 되면 곤란합니다. 제가 일일이 사장님이 투자하는 것을 전부 감시할 수도 없고, 이것만큼은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어떻게 보면 무례해보일 수도 있는 요구.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 사업 실패도 따지고 보면 이것이 큰 원인 중에 하나였다.

그 역시 이런 지난 일에 대해서 누구보다 본인 스스로 아픔을 겪었기에 정성일 부장의 지나치다 못해서 월권행위로 보이는 지적에도 개의치 않았다.

‘일단 중요한 것은 유전 공학 연구소 설립이 우선이잖아? 이런 것이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넘어가자!’

***

조민우는 이렇게 해서 정성일 부장의 설득마저 구하자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다른 직원 중에 특히 반대할만한 이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팀장 몇 사람을 불러 놓고 의견을 물어 본 바.

그들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정성일 부장님이 찬성했다면 저희가 반대할 이유는 없죠.

‘하긴 정성일 부장님이 확실히 감이 좋은 분이지. 아니다 싶은 일을 귀신같이 잘 찍어내니까. 아마 이 일도 DS 경영에 영향을 줄 일이었다면 심하게 반대했겠지.’

그의 추측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거의 정확하다고 봐야 했다.

정성일 부장은 경험도 경험이지만 안목이 꽤나 뛰어난 사람이었다.

더욱이 여기에 차분한 성격에, 주변에 신뢰를 잃지 않는 면 역시 높이 평가할 만했다.

그런 그가 반대하지 않는 이상 솔직히 더 이상 불안해 할 이유는 없었다.

다만 그도 DS 연구소 건설과 동시에 필요한 실험 장비에 대한 것을 제니퍼를 통해서 들은 후에 구입 목록 리스트를 제출하자 조금 상황이 달랐다.

“이, 이게 뭡니까? 전자 현미경을 구입하자고요? 거기에 원심 분리기, 그리고 이것은.......”

이렇게 시작된 잔소리.

끝이 보이지 않는 듯 보였다.

유전 공학 연구소에 필요한 설비는 단순히 관찰 정비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극 미소 장치 개발을 포함한, 미세 실험을 위한 다양한 장비가 필요한 까닭이다.

대다수가 주문자 생산 방식이라 가격이 고가라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었다.

“.......”

조민우도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 지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마른하늘에 폭탄이나 마찬가지였다.

뜬금없이 와서는 그냥 연구소를 설립한다?

그것도 유전 공학 연구소라고?

박수치면 좋아할 사람은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라고 봐야 했다.

따라서 뭔가 좀 설득이 필요했다. 다음 정성일 부장의 항의만 봐도 그건 알 수가 있었다.

“제가 말입니다. 이제까지는 그냥 넘어왔습니다. 하지만 최소 이건 뭔가 해명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다 못해서 단순 개발 연구소라면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유전 공학 연구소라뇨? 이건 절대로 안 됩니다!”

결국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이 나왔다.

조민우도 다만 무조건 이해시키려고 해봐야 큰 의미가 없다는 것 정도는 알기에 눈치를 살펴야 했다. 어느 정도 화를 풀고 나면 사람 감정이 가라앉는다는 것 정도는 경험으로 알아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대략 10분 정도 지나자 정성일 부장 역시 자신이 지나친 말에 대해서 고개 숙였다.

“하아, 제가 너무 갑자기 연구소라는 말을 듣고는 좀 지나치게 흥분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유전 공학 연구소 설립을 허락한 것은 아닙니다.”

조민우는 그제야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

“으음 저 역시 설명을 좀 해주고, 의견을 내놓았어야 했습니다. 그런 점은 사과드리죠.”

“설명이라 하시면......”

“간단하게 설명 드리죠. DS X가 대표적인 효과 중에 하나가 바로 성 기능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아시죠?”

“그건 당연합니다. 그 때문에 날개돋인 듯이 팔리는 상황이니까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성일 부장 역시 바보가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추측할 수 있었다.

‘가만 설마 그렇다면 DS X가 복용자의 유전적인 영향을 준다는 말인가?’

다만 그도 자신이 가정하고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고개를 내저었다.

‘아냐, 그건 말이 안 돼. 유전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 어느 정도 뭔가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지.’

확신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마냥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DS X에 무슨 다른 성분이라도 들어 있으면 그나마 라도 현실성이 있다.

그런데 실제 내부 성분만 봐서는 그렇지가 않은 까닭이다.

조민우는 그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이것을 느끼고는 곧 바로 끼어들었다.

“성 기능 장애 개선에 영향을 주려면 단순히 물의 요소만 가지고 그런 효능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나서는 슬쩍 과장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DS X는 기적의 신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적인 질문.

정성일 부장 역시 곤혹스러워 했다.

“솔직히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건 저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대다수 많은 사람이 그 부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니까요.”

여기까지 하고는 다음 말은 그냥 삼켰다.

‘하지만 사장님은 의도적으로 그 비밀을 감추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더욱이 그런 상황에서 물어볼 수조차 없죠.’

조민우는 대화를 거듭할수록 그의 얼굴에 자신에 대한 의혹이 떠오르는 것을 확인하자 피식 웃었다.

“그러면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죠. DS X가 단순히 물이었다면 그런 효력을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그건 절대로 안 됩니다.”

“그, 그렇다면 DS X에 유전적인 요소를 변경시킬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간의 세포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이건 짧은 기간이기에 그렇죠. 만약 그것이 장복하는 경우에는 좀 다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이지 않습니까? 저도 사장님 의견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추측만으로 유전 공학 연구소를 설립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에 다시 반대.

조민우는 정성일 부장의 아닐 때 나오는 강철 같은 고집에 고개를 내저었다.

“하하하, 알았습니다. 제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드리죠. 사실 전혀 근거 없이 나온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그건 제가 나중에 따로 설명을 드리죠.”

“네?”

처음에는 반문.

하지만 그 다음에는 이 말의 의미를 알아듣고는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서, 설마 DS X가 인간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입니까?!!”

그는 다른 일행을 눈치를 살피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뭐 이 정도라면 상관이 없겠지. 어차피 이런 이야기는 인터넷에 가면 늘렸으니까. 거기에 몇 사람 더 추가된다고 해서 다를 것은 없어.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곤란하겠지.’

“그건 저도 확신을 못합니다. 그래서 유전 공학 연구소를 설립하려는 거죠. 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유전 공학 연구 보다는 DS X의 특성과, 응용 제품 개발에 더욱 치중할 생각입니다.”

“아!”

정성일 부장은 감탄사와 동시에 그제야 자신이 좀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사장님은 DS X의 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은가 보군. 그와 동시에 DS X의 근원에 대해서 원인을 파악하려는 목적이었군.’

그렇게 보면 좀 유전 공학 연구소 설립이 좀 심하기는 하지만 마냥 억측은 아니었다. 조금 더 기업의 미래를 본다면 그렇다는 말이다.

조민우 이런 점에 대해서는 외부인도 외부인데, 정성일 부장에게 조차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꽤 있었다.

‘사실 다크의 변화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지. 그놈이 신체가 변한 것이 뭘 의미하는 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까. 어떻게 보면 환골탈태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잖아? 지금까지는 그런 변화가 겪은 것 자체가 없었으니, 아예 연구 자체가 없다고 봐야겠지.’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동시에 자연스럽게 사고가 흘러간 것은 이것의 응용에 관한 것이다.

‘바로 다크의 경우에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서 그런 변화를 겪었다고 볼 수도 있어. 그렇게 보면 사람은 그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 다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이 시점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겠지.’

확신이 여기까지 흐르자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연구소 설립과 동시에 나올 수 있는 결과와, 그것을 통해서 이룩할 수 있는 방향에 관한 것이었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해도 분명히 변화되는 부분이 있을 거야.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다보면 가히 기적에 가까운 신약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DS X를 조제할 수도 있을 거야!’

이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상황만 봐서는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었다.

***

다음 날.

조민우는 정성일 부장 설득을 통해서 유전 공학 연구소 설립에 대해서 허락을 구할 수 있었다. 다른 직원들의 의견은 굳이 물어볼 필요조차 없었다.

이미 정성일 부장이 알아서 조치를 끝낸 것이다.

어떻게 참으로 편해 보일 수도 있는 일처리이다.

하지만 이것은 처음부터 이렇게 나온 방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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