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3 회 -- >
조민우는 누구인지 깨닫자 후다닥 달려가서는 그녀의 이곳저곳을 잠깐 만져보다가 곧 그녀의 심장에 귀를 살짝 대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괜찮군.”
그리고 자연스럽게 떠오른 의문 하나.
‘가만 다크가 어떻게 현진이 여기 있는 것을 알았지?’
곧 바로 고개를 돌렸다.
다크는 물론 슬그머니 시선을 피한 채 딴 짓에 여념이 없었다.
“너 설마 현진이 두들겨 패서 기절시킨 거야? 아니 물어뜯지는 않았겠지?”
도리도리.
대답은 확실히 하는 놈이었다.
그도 저놈이 특이하게 여자한테는 이상하게 잘해준다는 것은 이미 최현주 통해서 틀림없이 경험했기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 어떻게 된 거지?’
처음부터는 짐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곧 떠오른 생각 하나.
지금 시간이 밤이라는 것.
그리고 다크가 민현진을 납치하기 위해서 집으로 처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설마 현진이가 우리 집 안으로 들어올 때 갑자기 다크 널 보고 혼자 기절한 거야?”
끄덕끄덕.
다크는 딱 두 번에 추측을 끝낸 조민우를 보고는 감탄의 눈빛을 한 채 긍정을 표시해주었다.
‘인간치고는 확실히 똑똑해!’
그리고는 곧 몸을 돌려서 사라진 것이다.
그는 잠깐 그 모습을 보다가 다시 민현진에게 고개를 돌렸다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신의 집에 이 시간에 왔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마 나랑 같이 자려고 온 것은 아니겠지?’
추측이지만 그럴 듯했다.
아니 그럴 수도 있었다. 평소에 민현진이 한 행동만 보면 그게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을 굳혀느냐 하는 점이었다.
‘아직 중간고사 시험기간일 텐데, 왜 그런 마음을 먹은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알 수가 없었다.
***
다음 날.
민현진은 아침에 일어나자 뭔가 찜찜해서 고개를 갸웃했다.
그냥 평소하고는 너무도 달랐다.
‘뭔가 좀 이상한데?’
처음에는 잘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이 누워 있는 침대가 자신의 방에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화들짝 놀랐다.
아니 우선 자신의 몸부터 확인해야 했다.
몸에 이상은 없었다.
‘휴우, 다행이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주변을 돌아보자 자연스럽게 익숙하지 않는 방 모습에 깜짝 놀랐다.
‘여, 여기가 어디지?’
곧 지난밤의 일을 떠올렸다.
바로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최현주에게 전화를 받고나서는 흥분해서 나선 것이 곧 기억에 떠올랐다.
그리고 곧 밤에 자신을 노린 그 괴이한 물체.
‘무, 무서웠어!’
그녀는 아직도 그때 광경이 선한지 두려움에 몸을 떨면서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리고 곧 자신이 대충 어디에 있는 지 짐작할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오빠 집이란 말인가? 그러면 어제 밤에 그 괴물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알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서는 방에서 빠져나왔다. 일단 조민우를 찾아야 무슨 이야기라도 될 것이라는 생각한 것이다.
딸칵.
***
다크 우리 안.
다크는 어제 약간의 소란(?)도 있고 해서 오늘은 자중한 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희미하게 들린 소리 하나.
‘딸칵?’
쫑끗.
우리에서 조민우 집 안 내부에 있는 방문까지는 거리도 거리지만 너무 방해물이 많아서 도저히 그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크는 달랐다. 그는 놀랍게도 거의 들리지 조차 않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으음, 이거 감각이 너무 뛰어나도 귀찮군.’
내심 툴툴거리면서 자신의 뛰어난 청각에 스스로 자아도취 되어서는 조금 전의 소리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했다.
조민우는 잠깐 수련의 일환으로 운동 삼아서 집 방을 나가서 조깅을 하러 간지가 조금 되었다.
아마 곧 들어올 테지만.......
중요한 것은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황할 수도 있겠군.’
개답지 않게 숙녀에 대해서, 아니 초 미인에 대해서만큼은 꼼꼼한 다크였다.
슬그머니 곧 몸을 일으켜서는 그냥 닫겨 있는 우리 문을 툭 쳐서 열고는 곧 빠져나왔다.
이번에는 제대로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여자 인간 친구 한 사람을 더 얻으려는 계획이었다.
딱히 인간 여자 하나가 생긴다고 해서 좋은 것은 없을 수도 있지만 최현주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자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느꼈던 그 따스한 정.
한 사람이라도 더 있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타악.
다만 다크 자신은 아직 그가 걷는 걸음이 거의 흔적이나, 소리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근골자체가 환골탈태 후에 자연스럽게 본능에 따라서 은밀해지면서 더욱 조용해진 것이다.
마치 유령처럼 움직이는 다크의 모습은 평소 우리 안에서 팅자탱자 하는 모습과는 천양지차였다.
다크는 그 때문에 자신이 움직여도 상대가 전혀 느끼지 못한 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그는 그런 중에도 현관문을 열고는 거실 안으로 조용히 스며들었다.
거실 안으로 들어서 눈에 보인 것은 곧 주변을 두런두런 살피는 민현진의 뒤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크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너무 조용한 움직임도 움직이지만 본능적으로 은신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거실을 따라서 움직이자 표가 잘 안 난 것이다.
마치 풀 속에서 자연스럽게 섞여서 표가 나지 않는 카멜레온 같았다. 아니 그보다는 더욱 은밀하면서, 더욱 조용하기만 했다.
그리고 곧 위치한 것은 거실 소파였다.
탁.
다크는 조용히 그곳에 도착하자 평범한 개(?)인양 얼굴을 땅에 살짝 묻고는 조용히 민현진이 나타나서 자신의 빼어난 몸을 보기는 기다렸다.
‘아마 보면 깜짝 놀라겠지? 그리고 열심히 귀여워 하겠지? 아암, 내 털이 어디 보통 털이야?’
이것이 다크의 생각이었다.
민현진이 만약 평소와 같은 기분으로 보았다면 다크의 이런 생각대로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녀는 아직도 어제 밤에 보았던 그 무시무시한 괴물에 대한 깊은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 역시 거실을 돌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소파 근처에 와서 휴식을 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이제야 어느 정도 안심을 한 눈치였다.
그리고 그녀는 곧 조민우가 집에 없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빠는 어디 간 걸까?’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결국 머리를 굴리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닫자 마냥 그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꼬르르.
‘배고파.’
아침을 아직 안 먹은 것이다. 그녀는 결국 다시 일어나서 냉장고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툭.
“?”
하지만 곧 자신의 다리에 뭔가 걸리자 의아한 표정을 한 채 힐끗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한 가득 들어온 특이한 흰색 괴물(?).
아마 보통 심리 상태였다면 그렇게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저 다크란 놈이 다소 특이한 놈이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 특이한 놈이 제 딴에는 아는 척을 하려고 입을 살짝 연 것이 문제였다. 당연히 환골탈태 후에 호랑이라도 한 방에 숨통을 끊어 놓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어금니가 훤히 들어났다.
여기까지였다면 그나마 라도 괜찮았을 것이다.
다크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빼어난 근육미를 자랑하기 위해서 몸을 일으키려고 발에 살짝 힘을 주자 상황은 또 달라졌다.
번쩍.
좀 과장해서 말하면 아마 강철도 종잇장처럼 찢을 것 같이 섬뜩한 광채를 번뜩이고 있는 날카로운 발톱이 드러난 것이다.
동물의 발톱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실제로 환골탈태 이전에 이미 승용차 천정 정도는 가볍게 찢을 정도였으니, 지금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일반 남자가 보았다고 해도 충격을 받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광채였다.
민현진이 무슨 제주로 그것을 버티고 제정신을 유지하겠는가?
“으음.”
다시 가벼운 신음 소리와 함께 창백한 얼굴을 한 채로 곧 바로 기절해버린 것이다.
풀썩.
“.......”
다크는 어이가 없어서 이 겁이 너무 많아서 근처에 가기도 부담스러운 민현진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겁이 정말 많은 인간 여자군!’
정말 한숨이 다 나왔다.
아무리 인간 여자라고 해도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이건 막말로 자신을 괴물로 여기는 처사가 아닌가?
그는 순간 그 때문에 괜히 기분이 나빠져서 맥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조민우가 와서 이것을 본다면 뭐라고 하겠는가?
그게 정말 난감했다.
‘일단 오늘 일은 잡아떼자. 내가 입만 다물면 누구도 알 수가 없지!’
***
다크도 벌써 한 번 일 있었기에 이렇게 마음을 먹고는 몸을 돌렸다. 그냥 자신의 우리에 처박혀서 오늘은 잠이나 퍼질러 잘 생각이었다.
멈칫.
하지만 딱 그 순간에 거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한 사람의 눈빛과 정면으로 마주친 것이었다.
바로 조민우였다.
“.......”
“.......”
조민우는 물론 힐끗 쓰러져 있는 민현진을 발견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도대체 지금 사정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였다.
그렇다고 화를 내기에는 맞지가 않았다.
요즘 와서 다크가 생각보다 많이 변했다는 것 정도는 느꼈다.
‘느낌이 좀 달라. 마치 생각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정말 개 같지 않는 개라니까!’
확신이 서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현진이가 너 보고 또 기절한 거야?”
끄덕끄덕.
다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여기서 한 가지 더 확신할 것은 보여 주었다. 앞발을 척 들어올렸다.
“?”
조민우는 이놈이 도대체 무슨 짓인가 싶어서 쳐다보았다.
번쩍.
그런데 섬뜩한 광채와 더불어서 곧 한 가지, 다크의 공포스럽기까지 한 발톱을 발견하자 그 조차 깜짝 놀라서 뒤로 세 걸음이나 물러나야 했다.
‘뭐, 뭐야? 이, 이 비상식적인 발톱은?’
확실히 드러난 다크의 발톱은 정말 무서웠다.
마치 첨단 SF 영화에나 나오는 특수 금속으로 만들어진 검과도 비슷한 질감이었다. 그런데 그 삼엄한 기운이 얼마나 차가운 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름이 오싹하게 만들었다.
다크 역시 그런 자신의 발톱에 눈살을 찌푸리고는 이리저리 발톱을 흔들어보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꼭 자신이 무슨 괴물처럼 느껴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발톱을 좀 깎아야 할까?’
하지만 그는 피식 웃고는 가당치도 않은 생각이라는 것을 느끼고는 이내 몸을 조용히 움직였다.
스르르.
그리고 조용히 거실에서 사라졌다.
조민우는 그 모습을 보고는 오히려 한 걸음 비켜나서 떠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솔직히 지금 같아서는 다크와 싸워봤자 자기 꼴만 웃기는 꼴이 되리라는 것 정도는 느꼈다.
‘괴물 같은 놈!’
내심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일단 민현진의 처리가 우선이었다.
그는 결국 그녀를 앉아서 다시 침실에 눕힌 후에 거실로 돌아와서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벌써 두 번째 기절이군. 그나저나 저러고 있어도 되나, 중간시험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나름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다시 떠오른 고민 하나.
‘다크 저 놈이 좀 문제야. 지금 봐서는 손을 대는 것조차 겁이 날 정도이니, 다른 일반인이 저놈을 데려갔다가 흉포한 저놈의 성격(?)을 건드렸다가는......’
그야말로 대형 참사였다. 차라리 다크의 본질을 알고 있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나았다. 정확히 자신의 집 경비견으로 데려온 것이고, 사실 그 부분만큼은 대 만족이었다.
‘이젠 도둑 놈 걱정은 안 해도 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도둑이 뭐야, 국정원, 아니 CIA라도 이제 겁이 나지 않아.’
실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마냥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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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여러 분!
삼종세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