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5 회 -- >
최두한은 망치로 얼굴을 한 대 맞은 사람처럼 입을 다물고는 멍하니 애꾸가 주는 AK47을 받아서 살펴봐야 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여기에 어떻게 AK47과 같은 자동 소총이 있다는 말인가?
아마 경찰이 알면 난리가 날 일이었다.
애꾸는 그러거나 말거나 고등어에게 총 하나를 주고는 설명을 계속했다.
“한 번 봐라. 지금 보면 알겠지만 이놈의 장점은 가스 피스톤 시스템을 사용해서 잦은 청소나 관리가 필요치가 않고, 부품 수가 적고 내구성이 높아서 고장이 거의 없지. 더욱이 꽂을대가 가늠쇠 밑 부분에 장착되어 있는 총열 청소도구를 휴대할 필요가 없지.”
하지만 그는 이 설명으로 끝내지 않았다.
몇 가지 추가적인 설명을 계속 거듭한 것이다.
‘어느 정도는 설명을 해줘야 이놈들이 제대로 사용하겠지. 그렇지 않고 엄한 곳에 이것을 사용했다가는 정말 큰일이 날 테니까.’
“보통 무겁고 반동이 심해서 명중률이 낮은 편이다. 특히 실제 교전거리가 짧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안 되나, 적격용으로 응용하기 어렵지. 특히 제2차 세계 대전의 STG44 돌격 소총의 탄젠트식 조준기 때문에 가늠자의 영점 조절을 할 수가 없어. 사용탄의 특성상 반동이 세고, 그로 인해서 완전 자동으로 발사할 시에는 총에 대한 컨트롤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지. 그리고 또 다른 문제로는 발열을 들 수가 있지.”
생각보다는 상세한 설명이었다.
최두한 역시 묵묵히 들으면서 감탄어린 시선으로 그를 쳐다볼 정도였다.
‘애꾸 형님이 총에 대해서 이렇게 많이 알았나?’
애꾸는 다소 묘한 시선을 받자 피식 웃었다.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 북한의 58식 소총이 AK-47의 복제품이고, 북한 68식이 AKM의 복제품이기에 군대에 있으면 알게 된 상식이니까. 물론 제대 후에도 어쩔 수 없이 관심을 좀 가졌지. 가지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는 다소 쓸쓸한 미소를 한 채 자신이 들고 있는 AK47을 이곳저곳을 만지는 중에 꼼꼼하게 쳐다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 잘 알았다.
‘사실 한국에서 총기 장사를 한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지.’
물론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소총은 한국에서 판매할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조직에서 사용할 용도로 가지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애꾸도 그런 점은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었다.
“이 소총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쪽등에 판매를 할 물건들이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안 되는 일이야.”
“으음, 그 말씀은........”
그는 그제야 침중한 얼굴을 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경찰에서 이 소총을 발견하게 되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러니 사용할 때는 그런 점을 잘 감안해서 사용해야 했다. 내가 듣기로 그 놈이 있는 곳이 사람이 그렇게 많이 살지 않는 외진 곳이라고 했지?”
“네, 그건 그렇습니다. 물론 DS 직원들이 있기야 하지만 그들이야 소리만 들을 수 있을 테지만 그 뿐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그래, 그 정도면 상관이 없겠지. 이 AK47로 너희들이 무장한다면 굳이 그 괴이한 개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거야. 아무리 그 놈이 대단하다고 해도 6명이 이것을 연발로 사용하는데, 피할 수는 없을 거다.”
“그건.......”
하지만 최두한은 대답을 망설였다. 확실히 AK47이라면 사냥용 엽총과는 성능 자체가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이건 어디까지나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소총이지, 사냥용이 아니었다.
다만 과연 다크에게 통할 지는 좀 미지수였다.
애꾸 역시 총을 다시 받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자 눈살을 찌푸렸지만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몇 사람이 너희들을 곧 찾아갈 거다. 그들은 검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인데, 최두한 네 녀석이 의뢰를 제대로 끝내는 것을 도와줄 거다.”
최두한은 뜬금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무슨 말입니까?”
“직접 보면 알게 될 테니, 나에게 묻지 마. 그리고 이번 의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완수해야 됨을 잊지 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 의뢰를 완수하라는 이야기이다!”
“알겠습니다.”
마지막 말은 꽤나 의미심장한 했다. 최두한도 뭐라고 항변하려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야 말았다. 대수롭게 생각한 일이 생각보다 점점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그 놈이 누구이기에 조직 상부에서 이렇게까지 하려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아마 조민우가 지금 진행하는 있는 일의 내력을 대충이라도 알았다면 이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
DS 유전 공학 연구소 조민우 집무실.
조민우는 물론 이런 주변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는 솔직히 자신을 습격한 이들이 아직 누구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능력으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 정확했다. 만약 그 자신을 습격했다면 생포라도 해서 어떻게 노력이라도 해보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다만 그도 자신의 집에 침입한 이들에 대해서 잊지 않고 있었다. 그가 마법 수련을 계속하는 것도 그런 일환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그 자신의 능력으로는 많은 한계가 있기에 일단 지금 자신이 알고 있는 마법 수련의 완숙에만 계속 열중했다.
바로 단단 마법이었다. 계속 수련을 거듭할수록 점점 마법이 숙달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역시 엄연히 한계가 있었다.
‘뭔가 다른 대안이 필요하군. 그것도 아니면 원래부터 이렇게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일까?’
둘 다라고 봐야 했다.
조민우 역시 그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다. 결국 마법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 조급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은 본인이 잘 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 목표로 하고 있는 일차 타켓은 다름 아닌 다크였다.
동기야 어쨌든 목표가 있기에 자만하지 않고 묵묵히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복이었다. 다만 그 목표의 수준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가면 갈수록 자꾸 자신의 마법 수준이 정체에 도달하자 실망이 커져만 갔다. 스스로 이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제길 나도 다크 놈처럼 환골탈태만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자연스러운 불만이었다. 다크가 만약 환골탈태전이라면 해볼 만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었다.
‘그 강철 같은 발톱에 당하기라도 하면 아마 사지 하나는 그냥 흔적도 없이 찢겨질 것이 틀림없어.’
이건 단순한 추측만은 아니었다.
조민우 역시 다크의 괴이한 발톱 형상 때문에 그냥 넘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거 한 번 내 앞발로 쳐봐.”
다크는 생뚱맞은 표정을 한 채 고개를 갸웃했다.
귀찮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냥 무시하면 저 인간이 계속 포기하지 않고 달라붙을 것이 분명했다.
사실 이유야 어쨌든 자신의 개라는 틀을 벗어던질 수 있었던 것도 저 인간의 이유가 컸다.
그리고 다크는 결코 그런 은혜를 모른 척할 정도로 배은망덕한 개는 아니었다.
스윽.
앞발을 내밀었다.
“.......”
조민우는 은근히 이놈이 계긴다는 것을 알고는 입을 잠깐 다물었다가 그냥 넘어갔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대신 자신의 손으로 발톱 모양을 한 채 자신이 들고 있는 강철판 중앙을 내리쳤다.
타악.
“이런 식으로 해보라고!”
다크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왜 그런 쓸데없는 행동을 해야 하나라는 표정을 잠깐 보였다.
정말 생각같아서는 두들겨 패주고 싶도록 얄미웠지만 그건 어느 정도 힘의 격차가 있을 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부탁 좀 하자!”
벌떡.
다크는 곧 바로 몸을 일으켜서는 철판 앞에 다가가서는 잠깐 확인을 해보았다.
철판 두께는 대략 20cm가 넘을 정도로 통짜 강철판이었다.
아마 웬만한 개라면 아예 쳐다보지 않을 정도의 무지막한 두께였다.
그런데 이놈은 달랐다.
그는 곧 바로 자신의 앞발을 들어서 힘을 살짝 가했다.
발톱이 햇빛에 반짝이자 섬뜩한 광채가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번쩍.
다크가 자신의 앞발을 내린 찍은 것은 그 순간이었다.
콰직.
놀랍게도 마치 해머로 내리 친 것도 철판이 움푹 들어안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 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발톱이 철판을 관통해서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
그는 내심 기겁을 하고는 입을 다물어야 했다.
이건 사람이 한 방 맞았다가는 즉사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에 가둔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었다.
웬만한 강철판으로 막아도 아마 완력으로 부수가 나갈 놈이 다크였던 것이다.
‘개 같지 않는 놈!’
***
조민우도 이런 답답한 상황이 되자 무조건 수련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았다. 일단 마법이 완전히 자신의 몸에 익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그래서 그는 곧 바로 다음 수순으로 우선 넘어갔다.
<저 조민우입니다.>
<아 민우씨군요.>
<네, 수연씨는 잘 지내요?>
<저야 늘 그렇죠. 그런데 생각보다 좀 늦게 연락을 주시네요. 저는 일을 하겠다고 말을 하면 바로 그 다음 날부터 회사에 출근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는 피식 웃었다.
<하하하, 그거야 두 분이 일한 곳이 있어야 그런 제안이 가능하죠. 그런데 아직은 그런 공간 자체가 없어서 못한 겁니다.>
<어머? 그러면 지금은 준비가 끝났다! 로 들리네요.>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렇죠. 그렇지 않고야 제가 두 분을 정식으로 초대하기 위해서 전화할 리가 없죠.>
<그렇다면 저희가 정식으로 DS에서 일을 한 게 되는 건가요?>
<네, 가능하면 빨리 와주셨으면 합니다. 제니퍼에게도 좀 전해주시고요.>
<알았어요. 그건 그렇게 하죠.>
조민우는 여기까지 통화를 하고는 곧 바로 한 가지 제안을 더 내놓았다.
<참 저희 연구소에서 앞으로 계속 사람을 충원할 생각입니다. 혹시 유전 공학 쪽으로 추천할 만한 연구원이 없습니까? 가능하면 결과가 많은 분이면 좋겠습니다.>
생뚱맞은 이야기.
아니 여기서 왜 유전 공학 이야기가 나와야 할까?
누가 생각해도 알기가 어려웠다.
조수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전 공학 쪽요?>
그는 부드러운 어조로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렇다면 잠깐만요. 마침 한 사람 적임자가 있어요.>
<누구죠?>
<이세종 박사요.>
7장 채용
이세종 박사는 미국 MIT에서 생물학,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그는 특히 생물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회귀 본능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는 사람이다.
물론 이것을 단순히 추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세포 단위에서 일일이 확인을 해서 검증 하는 일을 주로 연구해왔다.
그리고 생물 중에는 의외로 미세 단위 크기를 가진 이들이 의외로 좀 있는데, 이런 녀석을 실험적으로 사용해서 연구를 계속해왔다.
최근에 와서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중이었다.
‘드디어 결과가 나오겠군.’
그는 생각할수록 기분이 들 떠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연구 결과를 미국에서 박사과정 논문으로 연구를 했지만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비록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당시에 나온 결과는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다.
다만 지금 이 정도라면 충분히 재정적인 후원뿐만 아니라 MIT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만한 연구였는데, 그것이 아쉬운 다름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기존의 결과만 보면 충분히 다음 실적에서 이 정도 결과는 예상이 가능한데도 자신에게 한 행동을 보면 좀 억지가 있었다.
‘빌어먹을 인종 차별 때문일까?’
지금 당장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알 수가 없었다.
그는 그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서는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이유야 어쨌든 미국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자 한국 역시 그다지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건 그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오로지 첫 단추를 잘못 맞추었다고 봐야 했다.
그런데 이것은 그의 실수도 있었다. 바로 그 자신의 연구 결과를 뒷 받침해줄 근거가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
자자 삼종세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