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마법사-156화 (156/397)

< -- 156 회 -- >

물론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다.

‘지금 이 연구 결과만 마무리한 후에, 논문을 발표하면 그 새끼들을 완전히 엿 먹일 수가 있겠지. 그리고 지금 대학 조교 자리도 당장에 때려치울 수도 있고!’

미소가 절로 나왔다.

마침 전화기가 울린 것은 그가 딱 이 생각을 할 무렵이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이세종 박사님입니까?>

<그렇습니다. 실례지만 누구신지?>

조민우는 마침 제 시간에 전화했다는 것을 깨닫자 쾌재를 불렀다.

<전 DS라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조민우라고 합니다.>

간단한 반문.

하지만 곧 한 가지 때문에 고개를 갸웃했다.

‘가만 어디서 정말 많이 들어본 이름 같은데, 어디서 들었더라......’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그가 입을 연 것은 딱 이 시점이었다.

<지금은 DS X라는 생수를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혹시 들어 보았나 모르겠군요. 대구에 있으시니, 아마 봤으리라 생각을 합니다만.......>

<아, 그 DS X요? 당연히 알죠.>

모를 리가 없었다.

이세종 박사도 그것을 복용한 후에 특이한 효능 때문에 한 동안 취미 삼아서 연구를 했을 정도였다.

‘다만 그 원인을 찾을 수는 없었지. 시간이 있었다면 거기에 매달렸을 수도 있는데.......’

지금 새삼 떠오른 생각이지만 그 당시 결과만 놓고 보면 확실히 이상한 면이 너무 많았다. 상식적으로 DS X라는 물질 자체가 존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조민우는 이런 사실을 잘 몰랐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어차피 이세종 박사가 DS X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전화한 것이 아니었다.

<사실 미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군요. 조수연 통해서 박사님에게 듣고 전화를 한 것입니다.>

<아, 그렇군요. 어쩐지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를 하신 것입니까?>

<어차피 만나서 할 이야기이지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하죠. 저희 쪽에서 최고의 연구원을 채용 중입니다. 그래서 이 쪽 저 쪽을 알아보는 중인데, 마침 박사님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지금 상황에서 대해서 불만이 꽤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혹시 박사님도 저희 DS에 들어와서 같이 일을 할 생각이 없습니까?>

이세종 박사는 당연히 DS와 같은 중소기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유전 연구와 같이 자본이 많이 드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그건.......>

하지만 그는 생각보다 눈치가 빨랐다.

<아마 만나서 협의를 해야겠지만 연봉이 대체적으로 7천-1억 정도 사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물론 인센티브나, 스톡옵션은 별도입니다.>

이것만으로는 약했다. 이 정도는 미국에 어떻게 해서라도 남으면 충분히 받을만한 조건이었다.

<.......한 번 고민을........>

조민우는 상대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결정타를 날렸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DS 유전 공학 연구소 십층 현대식 건물이 이미 준공이 된 상태입니다. 거기에는 아마 박사님이 원하는 최첨단 장비가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전자 현미경은 물론 기본이겠죠? 다시 말해서 저희 회사에서 원하는 일 외에는 얼마든지 박사님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하셔도 됩니다.>

연구원에게는 그야말로 최상의 조건.

<......하는 것이 맞지만 일단 제가 가서 뵙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겠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제가 저희 회사 약도는 이 메일로 바로 보내겠습니다.>

<네.>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이세종 박사는 조민우 페이스에 말려서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했지만 막상 전화를 끊고 나서야 자신의 한 행동을 떠올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귀신에 홀린 기분이군.’

***

다음 날.

이세종 박사는 아침에 일어나서 세면을 한 후에 간단히 식사를 끝내고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

조수연에게 연락이 온 것은 딱 이 무렵이었는데, 뜻밖의 제안을 들을 수가 있었다.

<박사님, 오늘 DS 방문하죠?>

<그건 그렇습니다. 그런데 수연씨가 그걸 어떻게 아신 겁니까?>

<아, 조민우 사장님이 연락을 주셨더군요. 어차피 올 때 같이 왔으면 한다고요. 저는 이미 DS에 입사가 결정된 상황이거든요.>

그는 정말 깜짝 놀랐다. MIT 시절에 조수연이 얼마나 대단한 인재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런 그녀가 뜬금없이 회사에 취업한다?

그것도 DS 같이 듣보잡 회사에?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어? 정말입니까?>

그녀 역시 대충 말을 듣는 것만으로 눈치를 채고는 곧 간단하게 마무리했다.

<호호호, 그렇게 됐어요. 제가 만나면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드리죠.>

<알겠습니다.>

***

끼익.

이세종 박사는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약속장소인, 단과 대학 앞에 이미 전화상으로 연락을 받은 흰색 소나타 승용차가 서자 곧 바로 차에 올라탔다.

차량 운전석에는 조수연이 앉아 있었다. 비록 오랜 만에 만난 그녀였다. 그런데 그녀의 미모는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휴우, 정말 살인적인 외모다. 옛날에 비해서 더욱 아름다워진 것 같아.’

새삼 놀라워하면서 곧 바로 안부 인사를 전했다.

“이거 정말 오랜 만에 뵙네요. 여기 일자리도 수연씨 덕분에 얻었는데, 이거 계속 제가 폐만 끼치는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어차피 미국에서 같이 고생한 동료이잖아? 서로 돕고 도와야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죠.”

“말이라도 고맙습니다.”

간단하게 대답을 했지만 새삼 MIT 시절에 한국인 출신끼 모임을 만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들은 잘 지내나 모르겠군요.”

조수연은 턱짓으로 뒤에 타 있는 제니퍼와 간단하게 인사를 시킨 후에 그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해주었다.

“저 쪽은 제니퍼라고 해요. 그리고 대다수는 잘 적응을 하고 있어요. 지금 한국에 온 사람은 저와, 박사님을 포함해서 두 명이 채 안 될 겁니다.”

“어? 그래요? 두 사람이 더 한국에 왔습니까?”

“네, 그런데 저도 그 두 사람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는 잘 몰라요. 무슨 사연이 있어서 한국에 왔다고 듣기는 했지만 연락이 잘 안 되더라고요.”

“으음, 별일이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이상하군요. 왜 한국에 왔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뭐래도 연구하기는 미국이 더 좋으니까요.”

조수연 역시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건 맞죠. 하지만 사정이 있을 수가 있죠. 어떻게 보면 DS도 그런 축에 들어가요. 저기도 워낙에 사장님 만인드가 좋아서 일하기에는 나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설비가 어떤지 그걸 확실할 수가 없어서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그가 궁금해 하던 바였다. 곧 바로 질문을 했다.

“그래요?”

“네, 저도 DS에 대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릅니다. 아마 도착하면 알게 되겠죠.”

그녀는 이 말을 끝으로 곧 차량을 DS 유전 연구소가 있는 위치를 향해서 곧 바로 출발시켰다.

부르릉.

***

DS 임시 사옥 근처 주차장.

조수연은 대략 삼십 분 정도 차량을 몰았는데, 곧 DS가 어디 있는 지 찾을 수가 있었다.

아니 찾았다고 하기 보다는 눈에 저절로 들어왔다는 것이 보다 정확했다.

그녀가 승용차를 몰고 들어가 지역에는 남아 있는 건물이라고 해봐야 DS 본사 임시 사옥, 공장, 어느 정도 완공이 된 현대식 건물, 여기에 한창 공사로 바쁜 건물만 보였다.

“어라? 여기가 DS 맞나?”

제니퍼 역시 주변을 돌아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우와, 정말 심하다. 아니 어떻게 다른 건물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여?”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다. DS 근처에는 어떻게 된 것인지 그 흔한 민가조차 보이지 않았다.

간간히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해봐야 부서진 건물의 잔해뿐이었는데, 누군가 보기 싫으니 아예 완전히 박살을 내놓은 것이다.

딱 봐서는 건설 차량으로 밀어붙여서 저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온 상황이었다.

자세한 것은 알 수가 없지만 지금 상황만 봐서는 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

끼익.

이세종은 특히 차량에서 내려서 이리저리 둘러보고는 불안함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물론 한 쪽에 흘러가는 작은 하천이나, 저 멀리 보이는, 현재 조민우가 자기 마음대로 지어 놓은 가칭, DS 산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연 경관을 바로 옆에서 볼 수가 있어서 한 편으로 마음이 편했다.

실제로 DS 산자락을 따라서 쭉 펼쳐진 경관은 겉으로 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려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하지만.......’

썰렁하게 놓인 건물 4개가 문제였다.

물론 한 건물이 멋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봐서는 DS 건물로 보이지는 않아 보였다.

‘가만 저 건물 옆에 있는 붙어 있는 것은.......’

“어라? 저 건물이 DS 유전 연구소인가 본데요?”

그의 의견대로였다.

신축 건물 옆에 붙어 있는 간판에는 뚜렷한 글자로 ‘DS 유전 공학 연구소’라고 적혀 있었다.

조수연은 물론 조민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자신이 일해야 하는 건물이 무려 10층 가까운 건물이라는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헐? 저, 정말이네요.”

제니퍼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 입장에서는 얼떨결에 그야말로 이건 포커에서 가지고 있는 돈을 전부 올인 한 상태.

놀랍게도 그 결과는 그녀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도 많이 달랐다.

“으음, 저 정도 건물이라면 상식적으로 봐도 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을 것 같아요. 제가 아는 바로 중소기업 사장인 조민우씨가 저런 건물을 마음대로 만들 정도로 저렇게 돈이 많았어요?”

“.......”

물론 이 질문에 대답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

조수연은 어쩔 수 없이 먼저 앞장을 서서 자신의 건물로 보이는 곳까지 천천히 걸었다. 물론 그러는 중에 DS 유전 공학 연구소로 가고 있는 한 중년인을 볼 수가 있었다.

“어쩐 일로 오신 거죠?”

“아, 전 조수연이라고 합니다. 조민우 사장님이 요청을 하셨어.......”

그는 이 이야기를 듣자 누구인지 눈치 채고는 곧 한 바로 한 사람 한 사람씩 이름을 불렀다.

“아 조수연 박사님이군요. 그러면 저 쪽은 제니퍼 박사님, 그리고 이세종 박사님이죠?”

“마, 맞아요. 어떻게 아신 거죠?”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한 채 겉으로 봐서는 조수연의 놀라운 미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는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야 당연하죠. 제가 이 DS에서 기획 팀장을 맡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정성일 부장이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희 사장님이 지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따라 오시죠.”

정성일 부장은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후에 힐끗 자신의 뒤를 따라붙는 두 여인과, 한 남자를 확인하고는 혀를 내둘렀다.

‘헐, 미모가 장난이 아니잖아?’

이미 회사 내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두 여자 때문에 꽤나 초 미인에 대해서 단련이 되어 있는 그조차도 색다른 성숙함이 물씬 풍기는 두 사람에 대해서는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여기에 제니퍼같은 백인 미녀는 그도 태어나서 처음보기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물론 이런 중에 의혹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도대체 사장님은 이런 두 여인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설마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겠지?’

혹시나 하는 추측이었는데, 왠지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절로 고개를 내저었다. 뭐 자신이야 조민우의 개인 사생활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저 정도의 초 절정미인 두 사람이라면 좀 거시기 했다.

‘지금 있는 두 사람도 제대로 관리 못하시는 것 같은데, 저기에 두 명을 더 넣는다고?’

한 숨이 절로 나왔다. 조수연 역시 곤혹스럽기는 매 한가지였다.

============================ 작품 후기 ============================

###

자자 삼종세트를!!!

나쁘지는 않죠?

1. 그렇다.

2. 아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