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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마법사-157화 (157/397)

< -- 157 회 -- >

그녀도 조민우가 한다는 DS 회사 자체에 호기심을 가져서 여기 온 것도 이유가 꽤 컸다.

따라서 어느 정도는 만만히 본 것도 사실이었다.

조민우 나이에 가질 수 있는 인간관계의 한계라면  그 직원도 뻔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을 안내하는 정성일 부장은 함부로 할 사람이 아니었다.

일단 나이부터가 많았다.

‘이 정도면 우리 아버지에 비해서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적지는 않아. 그리고 경험도 많으신 분 같은데, 도대체 이런 사람이 왜 조민우씨 밑에서 일을 하는 것일까?’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이가 차이가 월등하게 나면 이런 의문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막상 나이든 사람을 부리면 쉽게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말이다. 그건 곧 한 가지를 의미하고 있었다.

‘조민우씨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말인가?’

***

DS 유전 공학 건물 사장실.

조민우는 노트북 화면에 집중한 채로 앞으로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역시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은 DS X와, 마법진에 관한 것이었다.

‘일단 DS 마법진은 시간을 가지고 계속 진행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 그건 지금 당장에 답을 얻을 수가 없는 사실이잖아?’

일단 이것이 대원칙이었다. 다만 그 자신은 관여를 하지 않는 대신에 누군가 꾸준히 연구를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조수연씨와, 제니퍼겠지? 두 사람이라면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 분명히 가능할 거야.’

여기까지는 그의 판단이었다.

조민우는 이내 다음 고민, 바로 DS X에 대한 것을 감안하기 시작했다.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은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DS X 양산화겠지? 빌어먹을 DS X 양산만 가능해도 이렇게까지 돈을 아껴가면서 연구동 신설을 할 필요가 없을 텐데.......’

이건 그냥 하는 푸념일 뿐이었다.

이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양산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고민 중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온 다음 결론은 현실적인 또 다른 방안이었다.

‘지금 당장은 DS X 물량이 정해져 있잖아? 이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른 응용 부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거야. 그게 가능해도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제품 창출이 가능하잖아?’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DS X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었다. 그리고 가장 일차적으로 필요로 한 것은 한 사람을 채용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세종 박사라고 했지? 그 사람이 과연 DS X에 대한 것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과연 그 비밀을 유지하면서 성실하게 계속 우리 회사를 위해서 이 DS에서 연구를 하게 될까?’

이것이 문제였다.

사실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건 단순히 이세종 박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앞으로 채용할 모든 사람에 대해서 적용될 문제야!’

조민우는 이런 고민을 거듭하는 중에 단순히 사람을 믿는 것만으로 곤란하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살다보면 피치 못하게 회사 기밀 정보를 누설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은 곤란하겠지? 그렇다면 결국 그들에게 조차 제한된 정보만을 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

이것이 그의 최종적인 결론이었다. 부분적인 정보를 각 연구원에게 나누어주데, 절대로 전체적인 것을 알 수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 대원칙에 대한 것을 세우고 나서야 다소 마음이 편해졌다. 앞으로 계속 채용하게 되면 연구원 숫자가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보안관리가 첨예한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할 것이기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따라서 이런 점은 세 사람에게 분명해 해둘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보게 되면 이런 점부터 먼저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겠지.’

물론 그냥 그대로 있지 않았다.

곧 바로 정성일 부장에게 받은 채용 계약서에서 이와 관련되는 항목에 추가로 기입하기 시작했다.

-DS 내부 기밀 외부 업체에 누설 시는 최소 50억 이상의 벌금을 부여함.

당연히 이런 것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에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감안해서 철저하게 항목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조민우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자신이 봐도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리고 자신의 집무실 문 노크 소리가 들린 것은 바로 이 때였다.

-똑똑.

-누구죠?

-정성일입니다. 채용하려고 하신 세 분이 지금 도착하셨습니다.

-아, 들어오라고 하세요.

***

조민우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안으로 들어오는 세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수연을 비롯한 나머지 두 사람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서 첨단 보안 설비에 꽤나 충격을 받았는지 아직도 상기된 얼굴이었다.

‘하긴 이곳 보안 설비가 어떻게 보면 미국의 최첨단 연구소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이니 놀라만도하겠군.’

“앉으시죠.”

“아, 네.”

세 사람은 곧 사장실 한 쪽에 놓은 소파에 각자 앉고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조수연 경우는 가장 심했다.

‘우와, 조민우씨가 이런 연구소를 가진 회사의 사장이었다는 말인가?’

정말 충격이었다.

그녀가 아는 바로 DS는 겨우 대충 중소기업 수준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때문에 DS에 입사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건 제니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미국에 있으면 최소한 어느 정도 복지가 완벽하게 보장되는 회사에 입사가 가능한데, 한국 중소기업에 입사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조민우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세종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저, 저기 조민우 사장님.”

조민우는 느긋한 표정으로 뻥찐 표정을 하고 있는 세 사람의 얼굴을 즐기면서 여유를 가지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쯧쯧, 사람들 하고는.......’

“네? 말씀하시죠.”

“DS가 이렇게 큰 회사라는 말씀은 하시 않았잖아요?”

“이렇게 큰 회사? 무슨 말씀이시죠?”

“하아, 저는 그저 사장님이 쉽게 말하기에 단순히 대학생 중심으로 만들어진 그런 벤처 기업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봐서는.......”

그런 회사와는 아주 멀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 해도 그녀의 말과 거의 틀리지 않았다. 최근 몇 달 동안에 급격한 수익이 늘어나면서 그 탈을 벗었던 것이다.

그 역시 이런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제가 아무려면 애들하고 구멍가계 수준으로 사업을 시작했겠습니까? 그런 정도라면 아예 안 하는 것이 좋죠.”

“그, 그런가요?”

조민우는 검지손가락을 살짝 자신의 가슴을 가리킨 채로 좌우로 흔들면서 세 사람 눈빛을 하나하나 쳐다보면서 의미심장하게 속삭였다.

“제가 이래 뵈도 사업을 한 번 했다가 망한 경험이 있죠. 그 당시에는 애들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너무 경험이 없어서 망했죠. 그런 경험까지 한 마당인데, 이전과 똑같이 주먹구구식으로 할 수는 없죠.”

“아!”

조수연은 새삼 다른 시선으로 그를 멍하니 쳐다봤다.

그건 다른 두 사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저 가볍게 생각하고 이 자리에 왔는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채용 조건을 들어보고 조금은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좋았다.

조민우 역시 이런 점에 대해서는 이들에게 분명하게 의사를 표시해주었다.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올해부터 대략 년 간 매출이 2,500억 정도 예상이 됩니다. 당기순이익은 대략 2,200억이 넘을 겁니다. 따라서 몇 년 안에 곧 상장이 될 겁니다. 결국 여러 분이 만약 지금 입사하게 된다면 정말 좋은 시기에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되는 겁니다. 딱 이 시점에서 실적만 제대로 만들면 거기에는 충분한 대우가 따라갈 겁니다.”

“!”

세 사람은 입을 살짝 벌리고는 멍하니 조민우를 쳐다보았다. 이야기를 듣고서는 너무 황당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상에 어떤 회사가 매출액이 거의 당기 순이익이 된다는 말인가?

조민우 역시 이들의 안색을 살피고는 이런 점에 대해서 굳이 질문을 받기 전에 미리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아마 좀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건 우리 DS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워낙에 독점적인 성향이 강해서라도 보면 됩니다. DS X만 해도 재료비는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죠. 다르게 표현하게 우리 회사에는 향후 DS X에서 사용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따라서 연구원은 최상의 대우를 받겠죠?”

“으음.”

놀라움의 신음 소리가 나왔다.

그는 의외로 분위기가 고무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자 슬그머니 정성일 부장에게 받아서 수정한 채용 서류를 이들에게 내놓았다.

“자자, 그렇다면 대충 분위기 파악을 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이건 채용 서류이고, 각자 서명을 하시면 됩니다.”

“.......”

세 사람은 황당한 조민우의 직설적이면서 빠른 제안에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그야말로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다.

그저 단순한 소개와 더불어서 채용 계약서를 내놓다니!

도대체 뭔가 기본적인 설명을 해주고 해야 하지 않는가?

하다못해 면접이라도 보던지.

조민우 역시 이것을 느껴서인지 힐끗 정성일 부장을 쳐다보았다.

“정 부장님, 한 마디 해주시죠.”

정성일 부장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아는 바로 여러분의 경력에 관한 것만 주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여러분과 하루 이틀 안 것이 아니더군요. 이미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저희가 굳이 짧은 시간 면접을 봐서는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맞지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성일 부장은 여기까지 설명을 한 후에 세 사람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간단한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확실히 느낌이 남 다른 면이 있었다.

‘더욱이 세 사람 모두가 MIT 출신이지. 심지어 두 사람은 어느 정도 그곳에 일까지 하는 상황이잖아? 비록 한 사람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이 정도라면 대기업조차 감지덕지할 인물이지. 더욱이 지금 봐서는 그다지 결격 사유가 없어 보이고.’

이런 느낌이었다.

따라서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에는 오히려 이들이 DS를 얕잡아볼 생각을 버리게끔 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미 우리 사장님이 그냥 대수롭게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지 않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여러분의 경우에는 정말 운이 좋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어느 정도 회사 자리가 잡히거나, 상장을 한 후라면 사장님이 아무리 일방적인 추천을 해도 싶지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그 때쯤이면 누구라도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 인재는 많을 테니까요.”

“.......”

세 사람은 묘한 표정을 한 채 입을 다물었다.

설마 이렇게 작은 회사에 와서는, 이런 소리를 듣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것이다.

그들은 솔직히 말해서 삼성과 같은 대기업조차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보고 운이 좋은 것이라니.

‘하지만 곧 상장하게 도리 점과, 실제로 지금 이 DS 매출과, 순이익 구조만 놓고 본다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

이것이 그들의 판단이었다.

조민우 역시 이런 그들의 분위기에 한 마디를 더 부언해주었다.

“여러분 노력에 따라서 오년 안에 십억, 아니 오십 버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겁니다!”

딱 이 한 마디 말.

더 이상은 필요가 없었다.

이미 제안을 받았던 두 여인이지만 이전과는 달리 진심으로 수긍한 것이었다.

“좋아요.”

그는 다른 두 여인이 수긍한 모습을 보이자 은근한 기대를 한 채 이세종 박사를 쳐다보았다.

“이세종 박사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합니까?”

“그, 그게 좀.......”

망설이는 표정.

역시 오늘 당장 이 자리에서 참석한 그로써는 어쩔 수가 없는 태도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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