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9 회 -- >
조민우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 셈입니다. 다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잘만 사용해도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하겠죠?”
이세종 박사 역시 부인하지 않았다.
“하긴 이 조직을 가지고 계속 배양해서 실험을 거듭하면 이와 유사한 효과를 주는 약 조제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건 아주 독특한 약이 될 겁니다. 심지어 신체 내부의 조직에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 되겠죠.”
그는 그제야 지금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결과가 어떻게 적용되는 지 깨닫고는 안색을 굳혔다.
“마, 만약 그런 약 조제가 성공이 된다면.......”
조민우 역시 심각한 표정을 한 채 대답했다.
“주변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겠죠. 아니 단순한 흥미 정도가 아니라.......좀 더 절박한 상황이 되겠죠.”
“.......”
‘하긴 조 사장님 의견이 전혀 틀린 것은 아냐.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
***
이세종 박사는 이렇게 해서 조민우 지시를 받은 후에는 이전에 비해서 좀 더 진지하게 연구에 빠져들어가야 했다.
그도 바보가 아닌 이상에는 조민우에게 저런 소리를 듣고 쉽게 생각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은 역시 그 자신의 고용 계획서의 옵션 사항이었다.
‘하긴 어떻게 보면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보안을 강조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나친 것은 아니었어. 더욱이 이 조직 배양도 정확히 어디서 생긴 것인지 말해주지도 않았잖아. 아마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겠지.’
고개를 내저었다.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이런 부분은 다소 마음에 들지는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했다.
‘내가 회사에 들어온 지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아마 그 때문에 더욱 중요한 기업 비밀이 될만한 것은 말해주지 않겠지.’
***
그는 이렇게 확신을 가지자 곧 일에 매진해 들어갔다.
물론 조직 배양 하는 일이 순리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었다.
퍼석.
조직이 마치 거품이 커지는 것처럼 부풀어 올라서 터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스륵.
심지어 주의의 수분을 흡수해서 아예 배양 조직이 고물 줄처럼 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독특하군. 어떻게 조직이 이런 변화를 일으킬 수가 있을까? 이제까지 이런 저런 경험이 많았지만 이런 특성을 지니는 것은 정말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당연한 사실이었다. 다크 피부로 만들어진 조직인데, 어디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중에도 시행착오는 점점 줄어갔고, 어느 순간이 딱 되자 적절한 조직 배양 환경을 조성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됐다!’
***
조민우는 물론 이세종 박사에게 반 협박 식으로 일을 맡기 후에 자신의 일에 한참 빠져 있었다.
물론 그가 이렇게 한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다크의 변화를 보면 그와 관련된 비슷하가 변화가 있어야 해. 그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것이 맞겠지.’
그는 이런 상황이었다.
따라서 비록 적극적인 실험 체크는 머뭇거렷지만 관심을 계속 가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세종 박사의 결과 보고.
그는 곧 그 내용 보고를 받자 확인도 하지 않고는 무조건 쾌재부터 불렀다.
“수고하셨습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저야 당연히 해야 할 바를 했을 뿐입니다.”
털털하면서도 조용한 이세종의 태도는 확실히 신뢰가 가는 인물이었다.
물론 소개를 받아서 어느 정도 믿는 바는 있었지만 역시 사람은 직접 경험해봐야 아는 법.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한 바에 따르면 정말 괜찮은 인물이었다.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이세종 박사님이 하시는 업무 스타일은 제 입장에서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지금 성급하게 결론 내릴 수는 없지만, 이대로만 계속 DS에서 일을 해주시다면 제가 책임지고 실적이 나오면 해드릴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줄 겁니다.”
뜻밖의 이야기였다.
이세종 박사도 이미 조민우가 생각보다 직원, 특히 유능한 인재에 대한 대우가 탁월하다는 것은 느꼈다.
실제로 채용 중에 그런 이야기를 몇 번 들었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면접 자리에서 나온 어떻게 보면 영업식 멘트.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일을 하는 중에도 이런 식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듣자 기분이 묘했다.
‘하긴 이런 면이 있었기에 부도난 후에 단 몇 달 만에 다시 재기할 수가 있었겠지. 나 같아도 이런 사람이 제안한다면 믿을 것 같아.’
그렇다고 솔직하게 이런 내심을 말할 수는 없는 법.
살짝 부담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건 유념하겠습니다.”
조민우 역시 몇 가지 분명한 조건을 제시하려다가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너무 성급하게 이런 식으로 나서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가 있겠죠. 하지만 제 마음이 이렇다 정도만 아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그는 이렇게 어느 정도 당근 하나를 손에 살짝 쥐어주었다가 다시 빼앗은 후에 지시를 내렸다.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이 배양된 조직을 가지고, 다양한 동물 실험을 우선적으로 해주었으면 합니다.”
“동물 실험요?”
조민우는 다크의 환골탈태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마 이 조직으로 만든 정제액을 가지고 직접 실험용 동물에 주입도 할 수가 있겠지만, 복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수가 있을 겁니다.”
이세종 박사가 모를 리가 없었다.
“아하, 그건 실험용 쥐로 하면 될 겁니다. 대체적으로 그런 실험은 생체실험 이전에 쥐를 통해서 많이 하니까요.”
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실험 중에 유의할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어떤 것을 조심하라는 말입니까?”
조민우는 앞으로 프로젝트 진행 방향과 관련되기에 이 부분만큼 딱딱한 어투를 사용해서 상대를 압박했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당장에 팔아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결과가 오래 걸리거나, 아니면 승인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은 가능하면 배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네?”
그는 상대가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구체적으로 한 가지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성공한 조직 배양액은 어떻게 보면 유전 조작과 같은 특이한 형태를 취한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개(?)의 조직 일부, 물론 이것도 DS X와 관련이 있지만, 를 가져와서, 그 조직을 배양한 후에 그것을 가지고 실험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
이세종 박사도 처음에는 뭔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상대가 워낙에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데, 그 내용이 좀 생뚱맞았다.
결국 말을 요약하자면 개와, 물을 합쳐서 만들어 진 것, 어떻게 보면 개소주, 개물(?)이라는 의미와도 상통했던 것이다.
‘끄응, 그게 그렇게 되나? 하긴 이런 식으로 만든 것이라면 굳이 승인받을 때도 쉽겠어. 솔직히 개고기를 가지고 뭐라고 하는 놈은 아무도 없겠지.’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물론 개고기 금지가 내린 나라라면 좀 다른 문제이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설사 유전 조작과 같은 실험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만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해야 되겠죠. 그런데 지금 하는 일은 이와는 별개로 해서 좀 더 빠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진행하기 바랍니다. 쉽게 말해서 일단 중요한 것은 바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에만 집중을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알겠습니다.”
***
이세종 박사도 처음에 채용을 하는 중에 조민우의 뛰어난 점을 확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의 어린 나이 때문에 은근히 무시한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도 이처럼 조민우의 강경한 지시에 내심 혀를 내둘렀다.
‘쯧쯧, 이거 나이가 있다고 해서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 확실히 경험이 많아서 그런 지 저런 점만큼은 어수룩한 기업과는 좀 틀려. 특히 대학생이라고 해서 얕잡아 봤다는 큰 코 다치겠어.’
당연한 추측이었다.
따라서 그는 이전에 비해서는 주어진 일정에 따라서 곧 바로 실험에 들어가야 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한 것은 역시 실험용 쥐를 구해서 곧 자신이 얻은 배양액을 가지고 다양한 실험을 해봐야 했다.
시작은 역시 주사기를 통해서 실제로 혈액에 투여하는 방법이었다.
스륵.
이미 많이 해온 일이었다.
다만 지금처럼 아직 검증이 제대로 되지도 않는, 아니 실험 중에 나온 결과만 보면 꼭 독에 가까운, 특이한 물체를 가지고 실험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을 실험용 쥐의 몸에 투입하는 일이었다.
찜찜했다.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더욱이 일정 때문에 한 마리만 가지고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다른 실험용 쥐에게는 용도를 달리해서, 또는 다양한 조건의 변화를 주어서 동시에 진행했다.
스르.
이세종 박사는 도대체 주사 바늘을 몇 번이나 사용했는지 모를 정도로 반복을 거듭하면서 다급하게 실험을 진행시켰는데, 그러면서도 불안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괜찮을지 모르겠군.’
***
이일 후.
일차로 실험한 쥐들이 처음에는 그다지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오히려 어떤 녀석들은 좀 더 활동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다행이군.’
하지만 이세종 박사는 불과 다시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곧 실험용 쥐 곳곳에 마치 수포처럼 부풀어 올라서 마치 종양처럼 보이는 징그러운 괴이한 피부 덩어리를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헉, 이, 이게 뭐야?’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는 당연히 우려했다.
‘다른 쥐도 이러면 큰일이잖아?’
그런데 이것은 예외가 없었다. 조직 배양액을 접종 받은 실험용 쥐들은 한 마리로 예외 없이 이런 결과가 생긴 것이다.
겉으로 봐서는 죽어갈 것처럼 보였다.
그 결과는 그렇지가 않았다.
***
이세종 박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음에는 크게 당황했다. 다만 그도 시간이 흐르자 겨우 이성을 찾고는 실험용 의 나타난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해야 했다.
‘골치 아프군. 그런데 처음에는 금방 죽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가 않아. 아직도 한 마리도 죽지가 않았다니. 점점 체력이 약해져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일까?’
이런 그의 추측은 맞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콰앙.
특수 유리로 만들어진 강화 유리에 몸으로 강한 충격을 줘서 부수려고 하는 변종 쥐들의 모습은 사뭇 놀란 것이었다.
도저히 실험용 쥐가 가지고 있는 힘이 아니었다.
‘으음, 정말 이상하구나.’
***
이세종 박사는 자신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결과에 대해서 점점 흥미를 가졌다.
그런 중에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이들의 변화였다.
바로 실험용 쥐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싶었고, 곧 바로 행동으로 옮겨 보았다.
다른 실험용 쥐 몇 마리를 넣어본 것이다.
그 결과는 실로 참혹한 것이었다.
파직.
변이 실험용 쥐가 압도적인 근력으로 정상 쥐를 그냥 터트려서 죽여 버린 것이었다. 눈이 붉게 달아올라 있는 모습은 확실히 일반적인 실험용 쥐와는 많이 달랐다.
‘도,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이거 아무래도 사장님에게 알려야겠어!’
***
조민우는 이세종 박사가 갑작스러운 실험용 쥐의 변이에 충격을 받고 자신을 부르자 곧 바로 실험실 안으로 들어가서 변화된 쥐를 보고는 안색을 굳혔다.
비록 기형적인 몸체이기는 했지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이 하나가 있었다.
‘서, 설마, 화, 환골탈태?’
물론 아니었다.
환골탈태로 보기에는 너무 괴이하게 생긴 놈이었다.
덩 쪽이 망치 혹처럼 부어올라 있는 놈이었는데, 이놈은 특이하게 다른 부위는 정상처럼 보이는 놈이었다.
그런데 그 근력이나, 점프력 마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콰앙.
어떻게 해서라도 도망치려고 버둥거리는 모습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리고 붉은 눈으로 두 사람을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또르르 굴리면서 고민하는 모습. 어느 정도 지능이 있다는 의미였다.
조민우는 그 모습을 보자 곧 한 가지 연상이 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환골탈태한 다크가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었다.
다만 다크의 변이와는 너무도 달랐다.
‘으음, 불완전한 환골탈태라고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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